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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도3000 판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2003.11.1.(189),2132]
판시사항

[1] 형법 제20조 소정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의 의미 및 정당행위의 성립 요건

[2] 간통 현장을 직접 목격하고 그 사진을 촬영하기 위하여 상간자의 주거에 침입한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형법 제20조 소정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고,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이와 같은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2] 간통 현장을 직접 목격하고 그 사진을 촬영하기 위하여 상간자의 주거에 침입한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1 외 2인

상고인

검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의 인정 사실 및 판단

원심은, 피고인들이 공동하여 2002. 1. 13. 20:30경부터 21:30경까지 사이에 피고인 1의 남편인 공소외 1이 피해자와 사귄다는 이유로 창원시 가음정동 104-4 소재 주택(이하 '이 사건 주택'이라고 한다) 내에 있는 피해자 피해자의 방에 침입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1) 피고인 1은 공소외 1의 전처, 피고인 2는 피고인 1의 동생, 피고인 3은 피고인 1과 공소외 1의 아들인 사실, (2) 공소외 1은 2000. 8.경부터 외출 및 외박이 많아지다가 2001. 1. 4. 피고인 1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였고, 2001. 1. 5.에는 자신의 승용차를 주차하여 둔 채 차안에서 피해자와 30여분 간 이야기를 하고 포옹을 하였으며, 피고인 1이 이를 목격한 사실, (3) 공소외 1은 2001. 2.경 가출하여 창원시 가음정동 667에 방을 얻어 생활하였고 피해자 역시 공소외 1의 위 거주지 부근에 있는 이 사건 주택 내에 방 1칸을 임차하여 생활한 사실, (4) 피고인 1, 피고인 2는 2002. 1. 13. 20:30경 피해자가 공소외 1과 함께 외출하였다가 이 사건 주택 내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이들의 간통현장을 확보하기 위하여 근처의 가음정동 파출소에 가서 경찰관에게 동행을 요구하였으나 고소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동행을 거절당한 사실, (5) 그 직후 피고인 2가 시정되어 있는 피해자의 집 현관문을 노크하자 피해자는 "잠깐만요"하면서 공소외 1의 신발을 감추고 문을 열어 주었고, 이에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방에 들어가 피고인 1은 피해자에게 욕설을 하고, 피고인 2, 피고인 3은 피해자와 공소외 1이 함께 있는 것, 공소외 1의 옷가지, 부엌 살림살이 등에 관하여 사진 촬영을 한 사실, (6) 피고인 1, 피고인 3은 2002. 1. 20. 위 가음정동 667에 거주하는 이웃 주민으로부터 공소외 1이 일주일에 한차례 정도만 위 방에서 잔다는 사실을 확인하였고, 피해자의 집에 거주하는 이웃 주민으로부터는 공소외 1과 피해자가 부부같아 보였다는 이야기를 들은 사실, (7) 피고인 1은 2002. 1. 18. 창원중부경찰서에 공소외 1과 피해자를 간통으로 고소하였으나, 공소외 1과 피해자는 2002. 3. 27. 창원지방검찰청으로부터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실, (8) 2002. 7. 19. 위 이혼청구소송의 항소심에서 공소외 1의 이혼 청구는 기각되고 피고인 1의 이혼 및 위자료 청구의 반소가 받아들여져 그 인용 판결이 선고되었고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된 사실을 인정하고 나서, 이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방에 침입하게 된 동기는 피해자 및 공소외 1의 간통 현장을 목격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동기나 목적이 정당하고, 피해자의 방에 들어간 방법도 문을 부수거나 폭력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피해자로 하여금 시정된 문을 열게 한 것으로서 그 수단이나 방법 역시 상당하며, 위와 같은 간통 현장에서 다른 법적 조치를 강구하여 실행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점에 비추어 긴급성이 인정되고, 위 간통 현장을 목격하기 위하여 가음정동 파출소에 경찰의 입회를 요청하였으나 경찰이 이를 거절하였으므로 부득이 피고인들이 현장을 목격하기 위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점에 비추어 보충성도 인정된다는 이유를 들어, 피고인들의 행위는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정도의 상당성이 있는 것으로서 형법 제20조 의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범죄로 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피고인들의 이 사건 주거침입 행위가 정당행위라고 본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형법 제20조 소정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고,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이와 같은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 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2도5077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은 1973.경 공소외 1과 혼인을 하였는데 2000. 8.경부터 공소외 1이 휴대폰으로 여자와 자주 전화를 하고 외출, 외박을 하게 되자 공소외 1의 여자관계를 의심하게 되었고 이후 공소외 1과 이 문제로 심하게 다투다가 공소외 1을 폭행하여 그에게 상해를 가한 사실, 이로 인하여 공소외 1이 피고인 1을 상대로 위 이혼 및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고 피고인 1은 혼인파탄의 책임이 공소외 1에게 있음을 이유로 공소외 1을 상대로 이혼 및 위자료의 지급을 구하는 반소를 제기하였으며, 공소외 1은 위 이혼소송 제기 직후인 2001. 2. 가출한 이래 따로 방을 얻어 살면서 피고인 1과 별거를 한 사실, 피고인 1은 공소외 1과의 이혼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공소외 1과 피해자 사이의 불륜관계를 의심하고 공소외 1과의 이혼소송에 제출할 증거자료를 수집하기 위하여 공소외 1과 피해자를 미행한 사실, 한편 피해자는 1999. 남편과 이혼을 한 후 창원시 대방동 성원아파트에서 거주하면서 이와는 별도로 공소외 1의 위 주거지에 인접한 이 사건 주택 중 부엌이 딸린 방 1개를 임차하여 가끔 그 곳에서 잠을 자는 등으로 이를 사용하였는데, 이 사건 주택은 담장 안에 마당이 있고 4가구가 각기 구분된 현관문을 통하여 출입하면서 따로 거주할 수 있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중 피해자의 방은 현관문을 통하여 부엌을 거쳐 들어가도록 되어 있는 사실, 피고인들은 2001. 1. 13. 공소외 1과 피해자를 미행하다가 이들이 함께 피해자의 집으로 올 것을 예상하여 미리 이 사건 주택으로 와서 피고인 3은 먼저 이 사건 주택으로 들어가 마당에 숨어서 기다리고 있었고 피고인 1, 피고인 2는 이 사건 주택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피해자와 공소외 1이 함께 승용차를 타고 와서 이 사건 주택의 대문을 잠그고 피해자의 방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피고인 3이 그 대문을 열어 피고인 1, 피고인 2가 대문안으로 들어오도록 한 다음 피해자의 방문을 두드렸고, 피해자가 방문을 열어주자 함께 방안으로 들어가 피고인 1은 피해자에게 심한 욕설을 하고 그 곳의 서랍장을 열어 보았고, 피고인 2는 부엌과 방안 내부 등에 관하여 사진 촬영을 하였으나, 공소외 1과 피해자가 그 장소에서 간통행위를 하였다는 구체적인 정황은 확인하지 못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 사실에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를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은 공소외 1과 피해자가 이 사건 주택 내의 피해자의 방에서 간통을 할 것이라는 추측하에 피고인 1과 공소외 1 사이의 이혼소송에 사용할 증거자료 수집을 목적으로 그들의 간통 현장을 직접 목격하고 그 사진을 촬영하기 위하여 이 사건 주택에 침입한 것으로서 그러한 목적이 피해자의 주거생활의 평온이라는 법익침해를 정당화할 만한 이유가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원심이 내세운 사정들을 감안하더라도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행위가 그 수단과 방법에 있어서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공소외 1과 피해자의 간통 또는 불륜관계에 관한 증거수집을 위하여 이와 같은 주거침입이 긴급하고 불가피한 수단이었다고 볼 수도 없다.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이 사건 주거침입 행위는 형법 제20조 의 정당행위로 볼 수 없다고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를 정당행위라고 보고 이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형법 제20조 의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이 명백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그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유지담(재판장) 조무제 이규홍 손지열(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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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창원지방법원 2003.5.13.선고 2002노2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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