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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10. 17. 선고 2013도8683 판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재물손괴등)][미간행]
판시사항

형법 제20조 에 규정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의 의미 및 정당행위의 성립 요건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법 제20조 에 정하여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므로, 어떤 행위가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 균형성, 긴급성, 그 행위 이외의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 대법원 1986. 10. 28. 선고 86도1764 판결 , 대법원 2005. 2. 25. 선고 2004도8530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양주시 (이하 생략)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장인 공소외 1이 자신과 분쟁을 벌이는 반대파인 ○○발전위원회 소속의 피고인들이 주로 입주자대표회의실로 사용하는 주민회의실에 들어가 회의를 하는 것에 대하여 불만을 품고 위 회의실에 별도의 자물쇠를 잠궈 놓았는데, 이에 피고인들은 같은 해 2. 10. 18:30경 다시 위 사무실에서 회의를 열려고 하였으나 문이 자물쇠로 잠겨있자 이를 부수고 그 안으로 들어가기로 마음먹고, 관리사무소에 비치되어 있던 절단기를 이용해 시가 5천 원 상당의 위 자물쇠를 잘라 공동으로 재물을 손괴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피고인들의 이러한 행위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기록에 의하면, 위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 임원선거가 2011. 12. 28. 개최되어 회장으로 공소외 1이 선출된 사실, 피고인들을 비롯한 주민들이 2012. 1.경 선거비용의 과다지출과 선거절차의 위법을 문제삼으며 선거무효를 주장하면서 공소외 1의 사퇴를 촉구한 사실, 피고인 2를 포함한 동대표 4명은 2012. 1. 30. 선거비용의 과다지출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기 위하여 관리사무소에 공문을 보내 주민회의실을 사용하겠다고 요청한 사실, 위 동대표들은 2012. 2. 5. 관리사무소 직원으로부터 열쇠 1개를 교부받아 주민회의실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한 사실, 피고인 1을 포함한 주민 11명은 2012. 2. 6. △△△△발전위원회(‘□□□□□□발전위원회’로 변경됨)를 구성하고, 피고인 1이 위원장이 된 사실, 피고인들이 위와 같이 관리사무소에 보관 중인 열쇠를 이용하여 주민회의실에 들어가자 공소외 1은 피고인들이 그곳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별도의 자물쇠를 설치한 사실, 피고인 1은 2012. 2. 8. 관리사무소에 열쇠 중 1개를 보관해 달라고 요청하고 2012. 2. 9.에는 공소외 1에게 열쇠 1개를 관리사무소에 보관해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공소외 1은 이를 거절한 사실, 피고인 1은 같은 날 관리사무소에 2012. 2. 10. 개최되는 □□□□□□발전위원회의 회의를 위하여 주민회의실을 사용하겠다고 통지한 사실, 피고인 1은 2012. 2. 10. 공소외 1에게 다시 한번 열쇠 1개를 보관해 달라고 요청하였고, 공소외 1은 이를 거절한 사실, 2012. 2. 10. 18:30경 피고인들은 다시 주민회의실에서 회의를 열려고 하였는데 출입문이 자물쇠로 잠겨있자 관리사무소 직원에게 알리고 관리사무소에 비치되어 있던 절단기를 이용해 시가 5천 원 상당의 위 자물쇠를 자르고 문을 연 후 그 안으로 들어가서 회의를 하였고, 그 후 관리사무소 직원이 가져다 준 새로운 자물쇠로 시정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나. 위 사실관계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피고인들이 주민회의실의 자물쇠를 손괴하고 주민회의실에 들어간 것은 자물쇠의 손괴나 주민회의실의 침입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선거비용의 과다지출을 검토하기 위한 □□□□□□발전위원회의 회의를 진행하기 위한 것인 점, 이 사건 주민회의실은 공용부분인 주민공동시설로서 관리주체인 관리사무소가 관리권을 가지고 있다고 할 것인데, 공소외 1은 그동안 입주자대표회의실로 사용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종전의 자물쇠를 바꾸고 별도의 자물쇠로 시정하여 피고인들이 관리권자인 관리사무소의 동의를 받더라도 이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였고, 더구나 피고인들이 미리 열쇠 1개를 관리사무소에 보관해 달라고 수차례 요청하였음에도 피고인들이 주민회의실을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거절하였으며, 결국 예정된 회의시간에 임박한 피고인들이 불가피하게 관리사무소 직원에게 알리고 그 직원으로부터 절단기와 새로운 자물쇠를 받아 공소외 1이 설치한 자물쇠를 부수고 주민회의실에 들어간 것이므로 그 전반적인 경위를 고려하면 피고인들의 행위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 점, 피고인들의 행위는 5천 원 상당의 자물쇠를 부순 것에 불과하여 그 피해가 매우 적은 반면, 주민공동시설인 주민회의실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주민들의 피해는 그에 비하여 더 큰 것으로 보이는 점, 이미 예정된 회의시간이 임박하였음에도 주민회의실의 출입문을 열 수 없었던 피고인들로서는 달리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불가피하게 관리사무소 직원에게 알리고 자물쇠를 손괴할 수밖에 없었다고 보여지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의 행위는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 균형성, 긴급성, 그 행위 이외의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충족하므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들의 행위를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신영철 김용덕 김소영(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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