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형법 제20조 에 정하여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의 의미 및 정당행위의 성립 요건
[2]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의 임원 또는 아파트관리회사의 직원들인 피고인들이 기존 관리회사의 직원들로부터 계속 업무집행을 제지받던 중 저수조 청소를 위하여 출입문에 설치된 자물쇠를 손괴하고 중앙공급실에 침입한 행위는 정당행위에 해당하나, 관리비 고지서를 빼앗거나 사무실의 집기 등을 들어낸 행위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3] 원심이 공소사실 전부 무죄의 제1심판결에 대한 검사의 항소에 대하여, 공소사실 일부만 유죄로 인정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가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음에도, 제1심판결 전부를 파기한 후 판결주문에서 유죄로 인정한 부분만 형의 선고를 유예하였을 뿐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자판한 사례
참조조문
[1] 형법 제20조 [2] 형법 제20조 [3] 형사소송법 제391조 , 제396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86. 10. 28. 선고 86도1764 판결 (공1986, 3159)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도3000 판결 (공2003하, 2132)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3도4732 판결 (공2004하, 1615)
피 고 인
피고인 1외 7인
상 고 인
피고인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정덕장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3에 대한 부분 및 제1심판결 중 위 피고인의 업무방해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3에 대하여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검사의 피고인 3에 대한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피고인 1, 7, 8 및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 1, 3, 7, 8의 상고이유 및 검사의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형법 제20조 에 정하여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므로, 어떤 행위가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법익과 침해법익과의 법익균형성, 긴급성,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 대법원 1986. 10. 28. 선고 86도1764 판결 , 2003. 9. 26. 선고 2003도3000 판결 , 2004. 8. 20. 선고 2003도4732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2, 4의 재물손괴로 인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 및 피고인 2, 3, 4, 5, 6의 건조물침입으로 인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에 대하여는,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새롭게 관리업무를 위임받은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직원들인 위 피고인들이 저수조 청소를 위하여 중앙공급실에의 출입을 시도하여 오다가 기존에 관리업무를 수행하던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직원들로부터 계속 출입을 제지받자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출입문에 설치된 자물쇠를 손괴하고 중앙공급실에 침입한 사실은 인정되나, 위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행위는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정도의 상당성이 있어 형법 제20조 소정의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8의 관리비징수업무 방해 부분 및 피고인 1, 3, 7, 8의 아파트관리업무 방해 부분에 대하여는, 채택 증거에 의하여 위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의 임원 또는 위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직원들인 위 피고인들이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은 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행위는 소극적으로 위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및 위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업무집행에 대한 위 공소외 2 주식회사의 방해행위 중단을 요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리비 고지서를 빼앗거나 사무실의 집기 등을 들어낸 것으로서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정도의 상당성이 있는 행위라고 볼 수 없어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위의 법리에 따라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정당행위의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그러나 직권으로 살피건대, 피고인 3에 대한 공소사실 전부에 관하여 제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어 검사가 항소하였고, 원심은 판결 이유에서 검사의 위 피고인에 대한 항소 중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은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음에도 판결주문에서는 그 부분 항소를 기각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위 피고인에 대한 제1심판결 전부를 파기한 후 업무방해 부분만 유죄로 인정하여 그 형의 선고를 유예하였을 뿐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에 대하여는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않았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 3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기로 하되, 이 사건은 소송기록과 원심에 이르기까지 조사된 증거들에 의하여 판결하기에 충분하다고 인정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96조 에 의하여 이 법원이 직접 판결하기로 한다.
검사의 피고인 3에 대한 항소이유의 요지는, 제1심판결에 정당행위의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것인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위 피고인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에 관한 항소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으나, 위 피고인의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업무방해 부분 기재 행위도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제1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인정되므로, 제1심판결 중 위 피고인의 업무방해 부분을 파기하여 다음과 같이 판결하고,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검사의 위 피고인에 대한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피고인 3의 업무방해 부분에 관한 범죄사실과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과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99조 , 제369조 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나아가 위 피고인의 판시 행위는 형법 제314조 제1항 , 제30조 에 해당하는바, 정해진 형 중 벌금형을 선택하여 그 금액범위 내에서 위 피고인을 벌금 30만 원에 처하고,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않는 경우에는 형법 제70조 , 제69조 제2항 에 의하여 4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다만 단수금액은 1일로 한다)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할 것이나, 위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와 방법 및 범행 후의 정황 등 제반 양형조건을 참작할 때 개전의 정상이 현저하므로 형법 제59조 제1항 에 의하여 위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3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여 위와 같이 자판하고, 피고인 1, 7, 8 및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