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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9. 28. 선고 93도1730 판결
[국가보안법위반,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공1993.11.15.(956),3008]
판시사항

가. 국가보안법헌법상의 평화통일 원칙과 모순되는지 여부

나. 국가보안법이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되는지 여부

다. 같은 법의 위헌 여부

라. 같은 법 제7조 제5항 소정의 이적표현물의 요건

마. 북한이 대남적화통일을 기본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하여 남한정권을 타도하여야 한다고 선전, 선동하는 등 각종 전술활동을 전개하고 있음이 공지의 사실인지 여부

바.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제의하고 정부의 대북관련 개방정책선언이 있었으며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가입하고 "남북 사이의 화해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가 발효되었다는 등의 사유가 있다 하여 북한이 국가보안법상의 반국가단체가 아니라고 할 수 있는지 여부

사. 북한의 선전선동 내용과 일치되는 유인물을 작성 배포한 행위가 반국가단체활동동조죄를 구성한다고 본 사례

아.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이 같은 법상의 이적단체에 해당한다고 본사례

판결요지

가. 우리 헌법이 전문과 제4조 , 제5조 에서 천명한 국제평화주의와 평화통일의 원칙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우리 헌법의 대전제를 해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므로 북한이 막강한 군사력으로 우리와 대치하면서 우리 사회의 자유민주적 기본체제를 전복할 것을 포기하였다는 명백한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어 우리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위협이 되고 있음이 분명한 상황에서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가보안법이 평화통일의 원칙과 모순되는 법률이라고 할 수 없다.

나. 국가보안법같은 법 소정의 행위가 국가의 존립, 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줄 경우에 적용되는 한에서는 헌법 제12조 제1항 이 규정하는 죄형법정주의에 배치되는 무효의 법률이라고 할 수 없다.

다. 양심의 자유, 언론·출판 등 표현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통신의 자유, 사상의 자유 등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적 권리이긴 하나 무제한한 것이 아니라 헌법 제37조 제2항 에 의하여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그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제한할 수 있는 것이므로 국가보안법 규정의 입법목적과 적용한계를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이를 제한하는 데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같은 법을 위헌이라고 볼 것은 아니다.

라. 어떤 표현물이 대한민국의 안전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면 이러한 표현물은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같은 법 제7조 제5항 에 규정된 이적성 있는 표현물이라고 보아야 한다.

마. 북한이 대남적화통일을 기본목표로 설정하고 변증법적 유물론의 역사관에 서서 한국의 역사를 지배계급에 대한 피지배계급의 계급투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대남민족해방과 인민민주주의 혁명전략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전술로 남한이 미제국주의에 종속된 식민지이고 남한정권이 반동적 파쇼정권이라고 매도하면서 남한의 노동자, 농민을 혁명의 주력군으로, 지식인, 청년 학생, 도시 소시민 등에 이르는 각계각층을 보조군으로 삼아서 반미, 반정부통일전선을 형성하여 폭력, 비폭력, 합법, 반합법, 비합법 등의 모든 수단을 써서 미제국주의와 군사파쇼독재정부 및 매판자본가를 타도하여야 한다고 선전, 선동하고 통일방안으로 이른바 고려연방제를 제의하면서 선결조건으로 남한에서의 반공정권 퇴진, 반공정책과 국가보안법 폐지, 미국과 북한간의 평화협정체결 및 주한미군철수 등을 내세우고 있는 외에 제3국의 공작거점 및 해외 반한교민단체를 전위조직으로 하여 위장평화 공세를 전개함과 아울러 국내 반정부인사 및 운동권학생을 입북시켜 연공통일전선을 구축하고자 획책하고 있음은 공지의 사실에 속하는 것으로서 그 인정에 반드시 증거를 요하지 아니한다.

바. 북한이 우리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위협이 되고 있음이 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북한당국자의 명칭을 쓰면서 남북동포간의 화해와 협력 그리고 통일을 논의하기 위한 정상회담을 제의하고 7·4남북공동성명과 전임대통령의 7·7선언 등 정부의 대북관련 개방정책선언이 있었으며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에 가입하였고 이로써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하나의 주권국가로 승인받았거나 남북한 총리들이 남북사이의 화해,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에 서명하고 위 합의서가 발효되었다는 등의 사유가 있다 하여 북한이 국가보안법상의 반국가단체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사. 북한의 선전선동 내용과 일치되는 유인물을 작성 배포한 행위가 반국가단체활동동조죄를 구성한다고 본 사례.

아.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련합이 같은 법상의 이적단체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참조판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기욱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65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피고인과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함께 본다.

1. 우리 헌법이 전문과 제4조 , 제5조 에서 천명한 국제평화주의와 평화통일의 원칙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우리 헌법의 대전제를 해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아직도 북한이 막강한 군사력으로 우리와 대치하면서 우리 사회의 자유민주적 기본체제를 전복할 것을 포기하였다는 명백한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어 우리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위협이 되고 있음이 분명한 상황에서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가보안법 제1조 제1항 ) 국가보안법이 평화통일의 원칙과 모순되는 법률이라고 할 수 없고 ( 당원 1990.9.14. 선고 90도1518 판결 ; 같은 달 25. 선고 90도1451 판결 등 참조) 국가보안법같은 법 소정의 행위가 국가의 존립, 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줄 경우에 적용되는 한에서는 헌법 제12조 제1항 이 규정하는 죄형법정주의에 배치되는 무효의 법률이라고 할 수 없으며 ( 당원 1992.7.14. 선고 91도41 판결 ; 같은 해 8.14. 선고 92도1211 판결 ; 헌법재판소 1990.4.2. 자 89헌가113 결정 등 참조) 양심의 자유, 언론·출판 등 표현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통신의 자유, 사상의 자유 등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적 권리이긴 하나 무제한한 것이 아니라 헌법 제37조 제2항 에 의하여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그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제한할 수 있는 것이므로 국가보안법 규정의 입법목적과 적용한계를 위와 같이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이를 제한하는 데에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위헌이라고 볼 것이 아니다 ( 당원 1990.9.25. 선고 90도1586 판결 ; 1991.11.22. 선고 91도2341 판결 ; 1992.8.14. 선고 92도1211 판결 ; 1993.2.9. 선고 92도2583 판결 등 참조).

덧붙여 어떤 표현물이 대한민국의 안전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면 이러한 표현물은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에 규정된 이적성 있는 표현물이라고 보아야 한다 ( 당원 1992. 3. 31. 선고 90도2033 전원합의체판결 ; 1992.6.9. 선고 91도2221 판결 ; 1992.9.22. 선고 92도1558 판결 ; 1993.2.9. 선고 92도258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와 다른 견해에 선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2. 북한이 대남적화통일을 기본목표로 설정하고 변증법적 유물론의 역사관에 서서 한국의 역사를 지배계급에 대한 피지배계급의 계급투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대남민족해방과 인민민주주의 혁명전략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전술로 남한이 미제국주의에 종속된 식민지이고 남한정권이 반동적 파쇼정권이라고 매도하면서 남한의 노동자, 농민을 혁명의 주력군으로, 지식인, 청년 학생, 도시 소시민 등에 이르는 각계각층을 그 보조군으로 삼아서 반미, 반정부통일전선을 형성하여 폭력, 비폭력, 합법, 반합법, 비합법 등의 모든 수단을 써서 미제국주의와 군사파쇼독재정부 및 매판자본가를 타도하여야 한다고 선전, 선동하고 통일방안으로 이른바 고려연방제를 제의하면서 그 선결조건으로 남한에서의 반공정권 퇴진, 반공정책과 국가보안법 폐지, 미국과 북한간의 평화협정체결 및 주한미군철수 등을 내세우고 있는 외에 제3국의 공작거점 및 해외 반한교민단체를 전위조직으로 하여 위장평화 공세를 전개함과 아울러 국내반정부인사 및 운동권학생을 입북시켜 연공통일전선을 구축하고자 획책하고 있음은 공지의 사실에 속하는 것으로서 그 인정에 반드시 증거를 요하지 아니하고 ( 당원 1986.10.28. 선고 86도1764 판결 ; 1991.4.23. 선고 91도212 판결 등 참조) 북한이 우리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위협이 되고 있음이 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북한당국자의 명칭을 쓰면서 남북동포간의 화해와 협력 그리고 통일을 논의하기 위한 정상회담을 제의하고 7·4남북공동성명과 전임대통령의 7·7선언 등 정부의 대북관련 개방정책선언이 있었으며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에 가입하였고 이로써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하나의 주권국가로 승인받았거나 남북한의 총리들이 남북 사이의 화해,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에 서명하고 위 합의서가 발효되었다는 등의 사유가 있다 하여 북한이 국가보안법상의 반국가단체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 당원 1990.9.25. 선고 90도1451 판결 ; 1991.4.23. 선고 91도212 판결 ; 1992.3.31. 선고 91도3279 판결 ; 1992.8.14. 선고 92도1211 판결 ; 1993.2.9. 선고 92도1711 판결 ; 같은 날 선고 92도2583 판결 ; 1993.2.23. 선고 92도315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대학교의 고등교육을 받아 높은 지식 수준에 있는 피고인이 북한의 위와 같은 대남적화통일전략과 전술 그리고 이를 위한 선전선동책동 내용과 북한이 정부를 참칭하고 국가를 변란할 목적으로 조직된 반국가단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할 수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지적하는 바와 같은 국가보안법에 관한 법리오해와 채증법칙위배의 위법이 없다.

3. 반국가단체활동동조죄의 점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히 확정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제1심판시 제1의 가항에 있어서의 판시 유인물에 한미관계를 정치적, 경제적 예속관계로, 현정권을 분열주의자로 단정짓고 반미와 정권타도를 주창하며 미군철수, 국가보안법철폐, 팀스피리트훈련의 영구폐기, 평화협정체결, 연방제통일방안합의 등을 위하여 투쟁하여야 한다는 내용을 담아 이를 그 판시와 같이 배포하였다면 피고인의 행위는 그 의도가 남한의 진정한 민주적 발전, 한반도 내에서 고조되는 군사적 긴장과 대결의 해소, 평화구조의 정착, 한미간불평등 협정의 개정과 수입개방반대, 외세의 배격,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통일방안의 제시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 내용이 객관적으로 북한이 그들의 대남적화통일전략을 위하여 우리의 정치, 경제, 사회체제를 미제국주의의 식민지 내지 매판체제 또는 종속적 지배관계라고 허위선전하면서 반미반정부활동을 책동하고 위장평화공세를 하고 있는 선전선동활동과 그 궤를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서 현실적으로 북한이 이를 악용할 수 있게 되면 반국가단체인 북한을 이롭게 한 것이라 볼 수 있고 피고인의 지식 정도로 보아 피고인은 판시행위가 반국가단체인 북한을 이롭게 하고 대한민국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내용이라는 것쯤은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원심이 피고인의 소위가 반국가단체의 활동에 동조한 내용이고 피고인에게 범의가 있었다고 판시한 것은 정당하며, 이적표현물 제작, 반포죄의 점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히 확정한 바와 같이 제1심판시 제1의 나항에 있어서 피고인이 판시 유인물에 이북의 통일정책을 소개하고 남한정권이 식민지권력이고 기만적 대북정책을 유지하고 있으며 연방제통일방안합의, 반미와 미군철수투쟁, 연공연북의식의 고양 등의 내용을, 제1심판시 제1의 라항에 있어서 피고인이 판시 유인물에 미, 일외세의 식민지정책에 대한 앞잡이 노릇하는 친미군사독재정권종식과 반미투쟁, 핵무기배치와 팀스피리트 등 핵전쟁연습반대운동전개, 연방제통일방안합의, 미군철수, 불평등조약협정폐기, 국가보안법철폐 등을 위하여 투쟁하여야 한다는 내용을, 제1심판시 제1의 마항에 있어서 피고인이 판시 전대협총회자료집이란 유인물에 반미와 친미군사정권의 식민지 파쇼통치철폐, 노동자·농민 등 기층민중을 중심으로 한 투쟁, 연방제합의, 국가보안법철폐, 미군철수등을 위하여 투쟁하여야 한다는 내용을 담아 각 배포하였고 판시 전대협총회에 보내는 조선학생위원회 축전이란 유인물은 남한정권이 분립주의자들로서 외세에 의존하고 전쟁과 분열을 추구하고 있으며 국가보안법에 의하여 남한의 통일운동을 탄압하는 남한당국을 규탄할 것을 주장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이었음에도 이를 판시와 같이 배포하였다면 그와 같은 내용은 객관적으로 보아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대남혁명전략이나 그에 따른 통일노선 등 대남선전선동 등의 활동에 동조하는 등의 이적성을 담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고 피고인의 지식 정도로 보아 피고인은 판시 행위가 반국가단체인 북한을 이롭게 하고 대한민국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내용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으며 객관적으로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대남선전선동 등의 활동에 동조하여 반국가단체나 그 활동을 이롭게 하거나 그 이익이 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는 이적표현물을 그와 같이 인식을 하면서도 이를 반포하였다면 피고인에게는 위 표현물의 내용과 같은 이적행위가 될지도 모른다는 인식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고 기록상 피고인의 판시행위가 이적목적이 없었다는 다른 자료가 나타나지 않고 있으므로 미필적 인식으로서의 목적 또한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당원 1992.3.31. 선고 90도2033 전원합의체판결 참조) 따라서 원심이 위 각 표현물을 반포한 피고의 판시행위에 대하여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을 적용한 것은 정당하며, 또한 제1심판시 제1의 다항에 있어서 원심 및 제1심이 그 증거에 의하여 적법히 확정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판시 서신교환의 성격을 국가보안법폐지를 위한 같은 법 어기기투쟁의 일환으로 규정하여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구성원과 판시와 같이 서신을 주고 받았다면 피고인은 그 행위가 북한의 대남선전선동활동에 동조하는 것으로서 반국가단체인 북한을 이롭게 하고 대한민국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내용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이 피고인의 판시행위에 대하여 국가보안법 제8조 제1항 을 적용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지적하는 바와 같은 체증법칙을 어기고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다.

그리고 판시 전대협총노선에 나와 있는 주장들이 시중의 진보적인 잡지에 나와 있고 그 잡지 등이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하더라도 제1심판결 제1의 마항에 있어서의 판시 유인물이 이적표현물이 아니라고 할 수 없으며( 당원 1992.4.14. 선고 90도2759 판결 ; 1992.6.9. 선고 91도2221 판결 ; 1992.6.26. 선고 92도759 판결 등 참조) 사상의 자유, 정치견해의 자유는 기본적 권리이기는 하나 무제한한 것이 아니라 국가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그 자유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한도내에서 제한할 수 있는 것인바, 피고인의 주한미군철수와 연방제통일안 등의 주장은 앞서 본 바와 같이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활동에 동조하는 것으로서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4. 원심이 적법히 확정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판시 인공기게양운동의 성격을 국가보안법폐지를 위한 같은 법 어기기 투쟁의 일환으로 스스로 규정하여 판시와 같이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인공기를 게양하는 등 하였다면 피고인의 행위는 그 의도가 남과 북이 동반자관계에 있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목적에 있다 하더라도 그 내용이 객관적으로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실체와 권위를 인정하여 그 존재와 활동에 호응 가세한다는 의견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서 북한의 대남선전선동활동에도 동조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은 위 행위가 반국가단체인 북한을 이롭게 하고 대한민국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내용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할 것이고 또한 원심이 적법히 확정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판시와 같이 연방제통일방안확정을 위하여 투쟁하자는 등의 통화내용이 녹취된 테이프를 방송하였다면 피고인의 행위는 그 내용이 객관적으로 반국가단체인 북한이 대남적화통일전략을 위하여 전개하고 있는 선전책동과 그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서 북한을 이롭게 한 것이라고 볼 수 있고 피고인의 지식 정도로 보아 피고인은 판시행위가 반국가단체인 북한을 이롭게 하고 대한민국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내용이라는 것쯤은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원심이 피고인의 판시행위가 반국가단체의 활동에 동조한 내용이고 피고인에게 범의가 있었다고 판단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지적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을 어기고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다.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5.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은 그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은 1992.4.10. 공소외 1, 2 등과 공모하여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약칭 범청학련) 건설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개최하고 그 위원장이 되어 그 조직의 성격을 92년 제2차 통일대축전에서 범청학련이 결성될 때까지를 시한으로 하는 한시적 조직으로 규정한 다음 “범청학련결성을 위한 남측준비위원회 발족 선언문”이라는 제하의 조국분단의 원흉 미제와 민족분열주의자들의 반통일적 매국행위분쇄, 민족분열주의자들의 긴장고조와 대결책동 분쇄, 외세축출, 조국의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을 위한 제2차 남북해외동포청년학생통일대축전개최결의, 연방제통일, 독재지원분단원흉미국인들축출, 한반도비핵화쟁취, 주한미군철수, 민족통일정치협상회의소집 등 북한의 대남적화선전선동활동에 동조하는 내용의 발족 선언문을 발표케 하였고 그 뒤 같은 해 8.15. 판문점의 북측에서 범청학련결성식이 개최되어 강령으로 미제에 의한 조국분단, 외세의 개입과 간섭배제, 주한미군과 핵무기 철수, 남과 북의 상호군축, 비핵평화지대화투쟁, 연방제방식통일실현, 통일방안의 확정을 위한 전민족통일정치협상회의 개최실현, 국가보안법철폐 등이, 규약으로 범청학련은 남의 전대협, 북의 조선학생위원회, 해외동포청년학생들로 구성하며 자주, 평화통일을 막는 외세를 반대하고 민족의 대단결 실현을 위해 투쟁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는 등의 내용이 각 채택된 다음 의장단 및 중앙위원으로 북측은 조선학생위원장 문경덕 등 25명, 남측은 피고인 등 24명 등이 선출되고 같은 날 남측의 서울대학교에서도 공소외 2 등에 의하여 범청학련 대표로 남측에서는 피고인, 북측에서는 문경덕, 해외에서는 김창호 등으로 결정되었다고 발표되고 앞서 본 범청학련의 강령, 규약 및 결성선언문 등이 배포되었으며 공소외 1의 주도로 범청학련결성식이 개최되고 피고인 등이 범청학련 남측 중앙위원으로 선임됨으로써 범청학련이 구성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는 국가보안법상의 이적단체로 각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게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어겼거나 이적성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주장은 이유 없다.

6.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이 든 증거를 종합하여 보면, 제1심판시 제2항 중 1992.4.25.의 집회, 시위에 대하여 피고인은 명지대 총학생회, 전대협, 민주주의 민족통일전국연합이 공동으로 개최한 ‘강경대 1주기 추모행사’에 전대협의장 자격으로 참가하여 3천여 명의 대학생등이 모인 가운데 추모사를 하는 등 주도적 역할을 하고 그 집회의 연장으로 참석자들이 스크람을 짜고 판시와 같은 구호를 제창하고 이를 저지하는 경찰을 향해 돌을 투척하는 등의 시위를 전개하였으며, 같은 해 5.31.의 시위에 대하여 피고인은 전대협 제6기 총회를 개최하고 2만여 명의 학생이 모인 가운데 전대협의장의 자격으로 시내로 진출하여 서울시민들에게 제6기 전대협 출범을 알리고 우리의 요구를 올바르게 전달하자는 등의 요지로 시위를 선동하는 연설 등으로 ‘서울시민 한마당 참가를 위한 청년학생 출정식’ 행사를 주관하고 그 뒤 참가학생 중 1만여 명이 판시와 같이 시가지로 진출하여 차도를 점거하고 일부학생은 쇠파이프와 각목 등으로 경찰관을 구타하거나 시위진압장구를 탈취하여 소훼하는 등으로 시위를 전개하고 같은 달 19.의 집회, 시위에 대하여 그 형식적인 주최자는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으로 되어 있으나 전대협도 그 한 소속단체로서 피고인은 전대협의장의 자격으로 위 전대협소속의 대학생들을 동원하여 위 집회에 참석한 다음 학생 등 참석자 1만여 명이 차도를 점거하여 농성하고 이를 저지하는 경찰을 향하여 각목,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돌을 투척하는 등의 시위를 하는 판시 현장에서 민자당 타도하고 노태우정권을 퇴진시키자라는 등으로 시위를 선동하는 연설을 하는 등 주도적 역할을 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피고인은 위 각 집회, 시위의 실질적 주최자의 한 사람이라고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또한 판시와 같은 위 각 집회, 시위의 목적, 시간, 장소, 참가인원의 규모, 사전준비상황, 그 진행과정, 시위의 방법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각 집회, 시위는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이 규정한 집단적인 폭행, 협박, 손괴 등으로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할 것이 명백한 집회, 시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며, 공동정범의 주관적 요건인 공모는 공범자 상호간의 범죄의 공동실행에 관한 의사의 결합이 있으면 되는 것이므로 공범자 전원이 동일한 일시, 장소에서 모의하지 아니하고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져도 공모관계는 성립한다 할 것이여 이와 같은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범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지는 것이므로 피고인이 위 각 집회, 시위의 주최에 대하여 다른 공동주최자들과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앞서 본 여러 정황을 종합하여 볼 때 위 각 집회, 시위를 주최한 피고인으로서는 사전에 쇠파이프 및 각목을 소지한 시위참가자의 집단적인 폭행, 손괴 등 폭력사태와 돌의 투척 등이 수반되는 격렬한 가두시위를 용인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폭력 사태 등이 벌어지고 있던 시위현장에 없었다고 하더라도 공동정범으로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옳게 수긍이 가고 거기에 지적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을 어기고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이 악법이라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하고 집회와 시위의 권리가 기본권이더라도 이는 무제한의 자유가 아니고 국가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허용될 뿐인바 피고인이 주최한 판시 각 집회와 시위가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이 규정하고 있는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할 것이 명백한 집회와 시위에 해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며 1992.5.19.과 같은 달 31.의 판시 집회와 시위를 주최함에 있어 주장과 같은 집회신고서를 제출하였음에도 관계당국이 위 집회와 시위를 정당한 이유 없이 불허, 봉쇄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기록상 찾아 볼 수 없다.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7. 피고인 본인의 상고이유 중 국토분단의 폐해와 통일의 의미, 통일운동의 주체와 방식 및 지금 통일운동을 하여야 하는 이유, 현정권에 대한 요구사항 등에 관한 부분은 이에 관한 피고인의 생각을 나타낸 것일 뿐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8.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일부를 징역형에 산입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준(재판장) 윤관(주심) 김주한 천경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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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3.6.3.선고 93노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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