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가. 국가보안법이 국가보위입법회의에서 전문개정되었다는 사유만으로 위헌인지 여부(소극)
다.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주권국가로 존속하고 우리 정부가 북한 당국자의 명칭을 쓰면서 정상회담을 제의하였다 하여 북한이 반국가단체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라. 국가보안법이 죄형법정주의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인지 여부(소극)
마. 정부정책비판을 지나서 객관적으로 이적행위를 하고 이적이 됨을 인식하면서 민주군대쟁취투쟁 위원회 등을 구성한 행위의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 제3항 해당 여부(적극)
다. 헌법 제3조 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법리상 이 지역에서는 대한민국의 주권과 부딪치는 어떠한 국가단체도 인정할 수가 없는 것이므로 비록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하나의 주권국가로 존속하고 있고, 우리 정부가 북한 당국자의 명칭을 쓰면서 정상회담 등을 제의하였다 하여 북한이 대한민국의 영토고권을 침해하는 반국가단체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
마. 단지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 전투경찰은 미제국주의의 식민지정책에 종속한 파쇼군사독재의 사병이고, 주한미군은 통일의 적이므로 철수되어야 하며, 팀스피리트 훈련도 핵전쟁 연습을 하는 것이어서 중지되어야 한다는 주장 등을 하여 객관적으로 반국가단체인 북한공산집단의 활동에 동조하거나 이를 이롭게 하는 행위를 하고 위 반국가단체의 이익이 된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민주군대쟁취투쟁위원회와 민족자주군대쟁취투쟁위원회를 구성한 경우에는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 제3항 에 해당한다.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손건웅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이후의 판결선고전 구금일수 중 49일을 원심판결의 형에 산입한다.
이유
각 상고이유에 대하여,
1. 국가보안법의 위헌 여부
1980.10.27. 공포된 구 헌법 부칙 제6조 제1항에 의하면, 국가보위입법회의는 구 헌법시행일로부터 구 헌법에 의한 국회의 최초의 집회일 전일까지 국회의 권한을 대행한다고 규정하여 헌법상 국가보위 입법회의에 입법권을 부여하는 근거규정을 마련하고 있었고, 한편 구 헌법을 개정하여 1987.10.29. 공포되고 1988.2.25.부터 시행된 현행 헌법 부칙 제5조에 의하면, 현행 헌법시행당시의 법률은 현행 헌법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한 그 효력을 지속한다고 규정하여 구 법률에 이른바 지속효를 인정하고 있는 바, 이 규정에 따라 현행 헌법에 위배되어 효력을 상실하는 구 법률은 현행 헌법과 합치될 수 없어 폐지실효되었다고 보여지는 법률에 한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는 한 비록 헌법개정에 의하여 그 법률의 제정근거나 제정절차가 변경되었다 하더라도 그 법률은 일응 지속효를 갖는 것이고, 나아가 그 법률의 위헌여부는 그 실질적 내용이 새로운 헌법이 규정하는 바에 위반되는 여부로 가려져야 하는 것이므로, 국가보안법이 현행 헌법과는 달리 국민의 대의기관이 아닌 국가보위입법회의에의하여 전문개정되었다는 사유만으로는 위 법이 위헌이라 할 수 없고, 또한 우리 헌법이 전문과 제4조 , 제5조 에서 천명한 평화통일의 원칙과 국제평화주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대전제하에서 추구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아직도 북한이 막강한 군사력으로 우리와 대치하면서 우리사회의 자유민주적 기본체제를 전복할 것을 포기하였다는 명백한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위협이 되고 있음이 분명한 상황에서 국가보안법이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본다고 하여 우리 헌법이 천명한 국제평화주의 등의 원칙과 모순되는 법률이라고 볼 수 없고 ( 당원 1990.6.8. 선고 90도646 판결 참조), 더욱이 헌법 제3조 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법리상 이 지역에서는 대한민국의 주권과 부딪치는 어떠한 국가단체도 인정할 수가 없는 것이므로( 당원 1961.9.28.선고 4292형상48 판결 참조), 비록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하나의 주권국가로 존속하고 있고, 우리정부가 북한 당국자의 명칭을 쓰면서 정상회담 등을 제의하였다 하여 북한이 대한민국의 영토고권을 침해하는 반국가단체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끝으로 국가보안법은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인 만큼( 국가보안법 제1조 ) 국가보안법의 규정을 그 법률의 목적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해석하는 한 국가보안법 소정의 각 범죄구성요건의 개념이 애매모호하고 광범위하여 죄형법정주의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 위 1990.6.8. 선고 90도646 판결 ), 논지는 모두 이유없다.
2. 법리오해, 채증법칙위반 등의 여부
원심판결이 채용한 증거내용을 살펴보면 피고인은 단지 경찰과 조국의 민주화를 위하여 전투경찰이 해체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여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있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 전투경찰은 미제국주의의 식민지정책에 종속한 파쇼군부독재의 사병이고, 주한미군은 통일의 적이므로 철수되어야 하며, 팀스피리트 훈련도 핵전쟁연습을 하는 것이어서 중지되어야 한다는 등의 주장도 아울러 함으로써 객관적으로 반국가단체인 북한공산집단의 활동에 동조하거나 이를 이롭게 하는 행위를 하고 위 반국가 단체의 이익이 된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원심설시 민주군대쟁취투쟁위원회 이른바 민군투사와 민족자주군대쟁취투쟁위원회 이른바 민자군을 구성하였으며, 또 설시 각 이적표현물을 제작하거나 반포, 소지한 사실이 모두 인정되고 원심의 위 사실인정과정에 소론의 채증법칙위반이 없으므로, 피고인의 설시 각행위에 대하여 국가보안법제7조 제1항 , 제3항 , 제5항 을 적용하여 처단한 데에 소론과 같이 법률의 해석과 적용을 그르치거나 채증법칙위반의 위법이 없고, 논지는 모두 이유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이후의 판결선고 전 구금일수 중 49일을 원심판결의 징역형에 산입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