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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4. 4. 27. 선고 2004도482 판결
[정치자금에관한법률위반·국가공무원법위반·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배임증재][공2004.6.1.(203),946]
판시사항

[1] 검사의 공소권 행사가 공소권의 남용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

[2] 검찰이 수사와 기소 단계에서 정치적인 고려를 하여 공소제기하였다고 하더라도 공소권 남용으로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3] 공모공동정범에 있어서 공모관계의 성립요건 및 그 인정 방법

[4] 피고인 아닌 자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 피고인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경우, 그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 및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1항 이 규정한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의 의미

[5] 정치자금에관한법률 제14조 가 규정하고 있는 '타인의 의사를 억압하는 방법'으로 기부를 알선한 행위의 의미 및 억압의 정도

[6] 국세청 고위 공무원들이 기업들로부터 특정 정당에 대한 대통령선거자금을 모금한 행위가 정치자금에관한법률 제14조 의 '타인의 의사를 억압하는 방법'으로 정치자금의 기부를 알선한 것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7] 정치자금에관한법률 제30조 제1항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8] 미결구금일수의 통산에 관한 형법 제57조 의 규정 취지

[9] 피고인이 범행 후 미국으로 도주하였다가 대한민국정부와미합중국정부간의범죄인인도조약에 따라 체포되어 인도절차를 밟기 위한 절차에 해당하는 기간은 본형에 산입될 미결구금일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10] 정치자금의 기부를 알선한 자가 교부받은 금품을 제공자의 뜻에 따라 당이나 후보자 본인에게 전달한 경우, 몰수 또는 추징의 대상

판결요지

[1] 검사가 자의적으로 공소권을 행사하여 피고인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을 줌으로써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였다고 보여지는 경우에는 이를 공소권의 남용으로 보아 공소제기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다.

[2] 기업들에 대하여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던 국세청의 고위 공무원들과 공모하여 기업들로부터 거액의 정치자금을 모금한 행위는 정치자금의 투명한 조달을 왜곡하고 공정한 선거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기업들에 대하여는 막중한 경제적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서, 검찰이 수사와 기소 단계에서 제15대 대통령 선거의 당선자측과 낙선자측을 불평등하게 취급하는 정치적인 고려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범죄행위에 상응한 책임을 묻는 검사의 공소제기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3]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어느 범죄에 공동 가공하여 그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지는 것이고, 이와 같은 공모에 대하여는 직접증거가 없더라도 정황사실과 경험법칙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4] 전문진술이나 전문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형사소송법 제310조의2 의 규정에 의하여 원칙적으로 증거능력이 없으나, 다만 피고인 아닌 자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 피고인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것인 때에는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1항 의 규정에 따라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에 한하여 이를 증거로 할 수 있고, 여기서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라 함은 그 진술을 하였다는 것에 허위 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고, 그 진술 내용의 신빙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는 경우를 가리킨다.

[5] 정치자금에관한법률 제14조 에서 업무, 고용, 기타의 관계를 이용하여 부당하게 '타인의 의사를 억압하는 방법'으로 정치자금의 기부를 알선한다는 의미는, 상대방에게는 정치자금의 기부를 할 의사가 없는데도 알선행위자와의 업무, 고용 기타의 관계로 불이익을 받을 것을 염려하여 상대방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하지 못한 채 마지못해 정치자금을 내게 된다는 인식을 하면서도 부당하게 정치자금의 기부를 하도록 알선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데, 의사를 억압하는 방법이나 정도도 업무, 고용 등의 관계로 상대방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침해하는 정도면 족하며 협박죄에서와 같이 명시적으로 해악을 고지하거나, 공갈죄에서와 같이 상대방을 외포시킬 정도의 억압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6] 국세청 고위 공무원들이 기업들로부터 특정 정당에 대한 대통령선거자금을 모금한 행위가 정치자금에관한법률 제14조 의 '타인의 의사를 억압하는 방법'으로 정치자금의 기부를 알선한 것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7] 정치자금에관한법률 제30조 제1항 은 "이 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주거나 받은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입법자의 입법형성의 범위 내의 제한이라 할 것이어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

[8] 미결구금은 공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피고인 또는 피의자를 구금하는 강제처분이어서 형의 집행은 아니지만, 자유를 박탈하는 점이 자유형과 유사하기 때문에 형법 제57조 는 인권보호의 관점에서 미결구금일수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본형에 산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9] 피고인이 범행 후 미국으로 도주하였다가 대한민국정부와미합중국정부간의범죄인인도조약에 따라 체포되어 인도절차를 밟기 위한 절차에 해당하는 기간은 본형에 산입될 미결구금일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10] 정치자금에관한법률 제30조 제3항 의 규정에 의한 필요적 몰수 또는 추징은 같은 법 제30조 제1항 제2항 을 위반한 자에게 제공된 금품 기타 재산상 이익을 그들로부터 박탈하여 그들로 하여금 부정한 이익을 보유하지 못하게 함에 그 목적이 있는 것이므로, 대통령 선거와 관련하여 같은 법 제30조 제1항 을 위반하여 정치자금을 수수하거나 같은 법 제30조 제2항 제6호 , 제14조 에 위반하여 정치자금의 기부알선을 하는 과정에서 알선자가 정치자금을 받은 경우에, 교부받은 금품을 제공한 자의 뜻에 따라 당이나 후보자 본인에게 전달한 경우에는 그 부분의 이익은 실질적으로 범인에게 귀속된 것이 아니어서 이를 제외한 나머지 금품만을 몰수하거나 그 가액을 추징하여야 한다.

참조판례
피고인

주정중 외 4인

상고인

피고인들 및 검사 (피고인 2, 3, 4에 대하여)

변호인

변호사 노성환 외 53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피고인 서상목, 피고인 이석희에 대하여는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115일씩을 각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인 주정중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의 점에 대하여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이 채용한 증거들을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 주정중이 공소외 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공소외 2로부터 그 판시와 같은 청탁과 함께 두 차례에 걸쳐 합계 2,500만 원을 수수하였다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것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을 어긴 위법이 없다.

2. 피고인 이회성, 서상목의 공소권남용 주장에 대하여

검사가 자의적으로 공소권을 행사하여 피고인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을 줌으로써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였다고 보여지는 경우에는 이를 공소권의 남용으로 보아 공소제기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음 은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으나( 대법원 1999. 12. 10. 선고 99도577 판결 , 2001. 10. 9. 선고 2001도3106 판결 등 참조), 피고인 이회성, 서상목이 기업들에 대하여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던 국세청의 고위 공무원들과 공모하여 기업들로부터 거액의 정치자금을 모금한 행위는 정치자금의 투명한 조달을 왜곡하고 공정한 선거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기업들에 대하여는 막중한 경제적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서, 가사 수사와 기소 단계에서 제15대 대통령 선거의 당선자측과 낙선자측을 불평등하게 취급하는 정치적인 고려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 피고인들에 대하여 그 범죄행위에 상응한 책임을 묻는 검사의 이 사건 공소제기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공소권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국가공무원기부금모집 및 정치자금기부알선의 점에 대하여

가. 피고인 이회성, 서상목, 김태원이 피고인 이석희와 공모하였는지에 대하여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어느 범죄에 공동 가공하여 그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지는 것이고 ( 대법원 1988. 9. 13. 선고 88도1114 판결 , 2003. 12. 12. 선고 2001도606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공모에 대하여는 직접증거가 없더라도 정황사실과 경험법칙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2도868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판결이 채용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 이석희가 피고인 서상목, 피고인 이회성으로부터 한나라당의 대선자금이 부족하니 모금을 도와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받고 나서 적극적으로 기업들로부터 모금을 한 사실, 피고인 서상목은 피고인 이석희가 알선한 기업들로부터 대선자금을 직접 건네받기도 하고, 피고인 이회성은 피고인 이석희의 주선으로 국세청장이던 제1심 공동피고인 임채주를 만나 대선자금 모금을 격려하거나 공소외 이익치를 만나 직접 도와달라고 말하기도 한 사실, 특히 피고인 이회성은 피고인 이석희로부터 그가 1997. 10. 말경 대선자금 모금을 위하여 빌린 롯데호텔 객실 1510호, 1512호(위 객실은 내부에서 연결되어 있다.)의 열쇠를 건네받아 피고인 이석희와 함께 수시로 사용하기도 하였고, 공소외 방석현의 자금요청에 대하여 피고인 이석희를 통하여 이를 해결하기도 한 사실, 피고인 김태원도 공소외 차수명으로부터 피고인 이석희가 대선자금을 요구하여 승낙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고 (주) 하이트맥주 및 (주) 오비맥주 측 관계자들과 구체적인 후원금액을 협의한 사실 등을 각 인정하고 나서, 피고인 서상목이 피고인 이석희, 위 임채주와, 피고인 이회성, 피고인 서상목이 피고인 이석희, 위 임채주와, 피고인 김태원이 피고인 이석희, 위 차수명과 각 공모하여 그 판시와 같이 기업의 관련자들로부터 그 판시와 같은 방법으로 기부금을 모집하고 정치자금의 기부를 알선한 사실을 인정하여 각 국가공무원법위반 및 정치자금에관한법률위반의 점에 관한 범죄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위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수긍이 가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반, 심리미진 또는 공모공동정범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나. 피고인 이회성의 전문법칙 위배 주장에 대하여

전문진술이나 전문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형사소송법 제310조의2 의 규정에 의하여 원칙적으로 증거능력이 없으나, 다만 피고인 아닌 자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 피고인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것인 때에는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1항 의 규정에 따라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에 한하여 이를 증거로 할 수 있고, 여기서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라 함은 그 진술을 하였다는 것에 허위 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고, 그 진술 내용의 신빙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는 경우를 가리킨다 ( 대법원 2001. 10. 9. 선고 2001도3106 판결 , 2002. 5. 10. 선고 2002도1187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제1심이 채용한 증거들인 장진호, 한성기, 전태준의 검찰 및 제1심 법정에서의 각 진술을 피고인 이회성과 피고인 이석희 등의 공모사실을 인정하는 증거로 채택하였는바, 기록에 의하면 검찰 및 제1심 법정에서 장진호, 한성기는 "피고인 이회성과 대선자금 모금방법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로부터 국세청을 동원하여 자금을 모금하고 있는데 잘 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태준은 "피고인 이회성과 함께 부산으로 내려가는 비행기 안에서 피고인 이회성으로부터 피고인 이석희가 기업들로부터 후원금을 열심히 모금하고 있어서 고맙게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각 진술하였고, 한편 피고인 이회성은 공소외 한성기의 소개로 공소외 장진호를 3차례 만나면서 처음에는 호텔에서 만났지만 장진호의 집에 찾아가 만나기도 하였고, 장진호로부터 진로그룹의 부동산 매각을 돕기로 하면서 대신 대선자금의 지원을 약속 받거나 기독교연합회장인 공소외 김차생을 소개받기도 한 사실, 그 과정에서 피고인 이회성은 장진호로부터 과거 대선자금의 모금 방법을 전해 듣기도 한 사실, 또한 피고인 이회성은 피고인 이석희의 소개로 의무사령관으로 근무하다 전역한 공소외 전태준을 알게 되었는데 자진하여 선거운동을 돕겠다는 그를 통하여 부산, 경남 지역의 사람들을 소개받으면서 여러 차례 부산, 경남 지역을 함께 다닌 사실, 피고인 이회성이 하였다는 원진술은 모두 이회창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운 자들과 여러 차례 만나 대선자금 모금 방법에 관하여 의견을 나누거나 선거운동을 하려고 함께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자연스레 나온 이야기인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 이회성의 원진술은 그 진술을 하였다는 것에 허위 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고 그 진술 내용의 신빙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는 때에 행하여진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러한 피고인 이회성의 원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장진호, 한성기, 전태준의 검찰 및 제1심 법정에서의 각 전문진술을 증거로 함에 피고인 이회성이 동의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증거능력이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장진호 등의 전문진술을 유죄의 증거로 채택한 원심판결에 전문증거에 관한 채증법칙을 어기거나 전문증거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피고인 주정중, 이회성, 서상목, 이석희가 정치자금에관한법률 제14조 의 '타인의 의사를 억압하는 방법'으로 정치자금의 기부를 알선하였는지에 대하여

정치자금에관한법률 제14조 에서 업무, 고용, 기타의 관계를 이용하여 부당하게 '타인의 의사를 억압하는 방법'으로 정치자금의 기부를 알선한다는 의미는, 상대방에게는 정치자금의 기부를 할 의사가 없는데도 알선행위자와의 업무, 고용 기타의 관계로 불이익을 받을 것을 염려하여 상대방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하지 못한 채 마지못해 정치자금을 내게 된다는 인식을 하면서도 부당하게 정치자금의 기부를 하도록 알선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데, 의사를 억압하는 방법이나 정도도 업무, 고용 등의 관계로 상대방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침해하는 정도면 족하며 협박죄에서와 같이 명시적으로 해악을 고지하거나, 공갈죄에서와 같이 상대방을 외포시킬 정도의 억압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

원심은 제1심판결이 채용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 이석희, 주정중이 국세청 차장, 조사국장인 지위에 있어서 그들의 조세부과·징수권 및 세무조사권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해당 기업의 관계자들에게 은근히 압력을 행사하는 방법으로 한나라당에 대한 대선자금의 지원을 요청한 사실, 피고인 이회성, 서상목도 피고인 이석희가 국세청 차장으로 기업에 대한 위와 같은 권한으로 영향력을 행세할 수 있는 점을 이용하여 대선자금을 모금할 것임을 인식하면서도 그에게 정치자금의 모금을 도와 달라고 요청한 사실, 해당 기업의 관계자들도 피고인 이석희, 주정중이 국세청 고위 공무원들로서 기업에 대하여 가지는 막강한 권한 때문에 당시는 이른바 IMF 사태를 전후한 시기로서 경제사정이 매우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마지못해 그들이 요구하는 대선자금을 지원하게 된 사실을 각 인정하고 나서, 피고인 이석희, 주정중이 기업들로부터 정치자금을 모금한 행위는 정치자금에관한법률 제14조 의 '타인의 의사를 억압하는 방법'으로 정치자금의 기부를 알선한 것이고, 피고인 이회성, 서상목 역시 피고인 이석희 등과 공모하여 정치자금의 기부를 알선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위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인정과 판단은 모두 수긍이 가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타인의 의사를 억압하는 방법' 내지 그에 대한 고의에 관한 채증법칙을 어기거나 정치자금에관한법률 제14조 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라. 피고인 이석희의 공소외 최순영에 대한 정치자금기부알선의 점에 대하여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이 채용한 증거들을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 이석희가 피고인 주정중을 통하여 신동아건설측에 대선자금을 내도록 요구하여 공소외 최순영으로부터 5억 원을 수수한 점에 대한 정치자금에관한법률위반 및 국가공무원법위반의 점에 관한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것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을 어긴 위법이 없다.

4. 피고인 이회성의 정치자금수수의 점에 대하여

가. 정치자금에관한법률 제30조 제1항 헌법에 위반된다는 주장에 대하여

정치자금에관한법률 제30조 제1항 은 "이 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주거나 받은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입법자의 입법형성의 범위 내의 제한이라 할 것이어서 헌법에 위반되지 않으므로 ( 헌법재판소 2001. 10. 25. 선고 2000헌바5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위 법률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정치자금 수수의 시기에 대하여

원심이, 피고인 이회성의 정치자금수수의 범행이 정치자금에관한법률이 개정된 1997. 11. 14. 이후에 범하여진 것으로 판단한 것은 옳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반의 위법이 없다.

다. 정치자금 수수의 주체에 대하여

원심이, 피고인 이회성이 한나라당 재정국장인 피고인 김태원과 공모하여 판시와 같이 정치자금을 수수하였으며, 정치자금에관한법률 제30조 제1항 에서 정치자금을 받는 당사자를 정당이나 혹은 선거에 입후보한 후보자 등으로 한정하지 아니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 이회성이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동생으로 그의 당선을 위하여 선거운동을 실질적으로 수행하면서 판시와 같이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수수한 정치자금 중 일부를 직접 선거운동 경비에 소비하기도 한 사정을 들어 피고인 이회성이 '정치자금을 받은 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을 어기거나 정치자금 수수의 주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5. 피고인 이석희의 미결구금일수 산입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미결구금은 공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피고인 또는 피의자를 구금하는 강제처분이어서 형의 집행은 아니지만, 자유를 박탈하는 점이 자유형과 유사하기 때문에 형법 제57조 는 인권보호의 관점에서 미결구금일수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본형에 산입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 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도6606 판결 참조), 피고인 이석희가 미결구금일수로서 본형에의 산입을 요구하는 일수는 공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진 강제처분 기간이 아니라, 피고인 이석희가 범행 후 미국으로 도주하였다가 대한민국정부와미합중국정부간의범죄인인도조약에 따라 체포되어 인도절차를 밟기 위한 절차에 해당하는 기간에 불과하여 본형에 산입될 미결구금일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원심이 피고인 이석희에 대한 미결구금일수를 일부라도 산입한 이상 거기에 주장과 같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6. 피고인 김태원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징역 10년보다 가벼운 벌금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 있어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사유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7.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무죄가 선고된 부분에 대하여

가. 피고인 이회성, 서상목, 이석희의 1997. 12. 6.자 현대그룹 각 계열사에 대한 합계 20억 원의 국가공무원기부금모집 및 정치자금기부알선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위 20억 원 부분에 관하여 현대그룹이 한나라당 재정위원장인 차수명의 여러 차례에 걸친 부탁을 받고 계열사별로 각 2억 원씩 한나라당 후원회로 공식적으로 납부하였고, 그 과정에서 5천만 원은 차수명에게 지정기탁까지 한 점을 인정한 다음, 그보다 앞서 기부된 10억 원과는 지원경위가 다르고, 은밀하게 지원한 것이 아니라 정식으로 납부한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이회성, 서상목이 피고인 이석희 등의 국세청 공무원과 공모하여 기부금을 모집하였거나 기업 관계자의 의사를 부당하게 억압하는 방법으로 기부알선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다.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인정과 판단은 모두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반의 위법이 없다.

나. 피고인 이회성, 서상목의 한국화장품, 한국야쿠르트, 한국타이어, 금강제화, (주) 하이트맥주, (주) 오비맥주 등의 기업에 대한 국가공무원기부금모집의 점 및 정치자금기부알선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위 각 기업들로부터 모금한 부분에 관하여 그 발단경위가 한나라당 재정위원장인 차수명이 피고인 이석희에게 부탁하여 이루어진 것인 점, 자금모집 과정이 차수명으로부터 독촉을 받고 있다가 피고인 주정중이 납부를 요구하거나 한나라당 재정국장인 피고인 김태원이 전화 협의를 하여 이루어진 점, 액수가 비교적 소액이고 한나라당 후원회에 공식 입금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한나라당 재정국 차원에서 국세청 직원을 이용하여 이루어진 범죄로서 피고인 이회성, 피고인 서상목과의 공모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한 것은 옳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을 어긴 위법이 없다.

다. 피고인 이회성, 서상목, 이석희의 삼양사, 대림, 세아제강, 대한전선 등의 기업에 대한 정치자금기부알선의 점에 대하여

이 부분에 관하여는 검사의 상고장과 상고이유서에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다.

8. 검사의 추징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정치자금에관한법률 제30조 제3항 의 규정에 의한 필요적 몰수 또는 추징은 같은 법 제30조 제1항 제2항 을 위반한 자에게 제공된 금품 기타 재산상 이익을 그들로부터 박탈하여 그들로 하여금 부정한 이익을 보유하지 못하게 함에 그 목적이 있는 것이므로, 대통령 선거와 관련하여 같은 법 제30조 제1항 을 위반하여 정치자금을 수수하거나 같은 법 제30조 제2항 제6호 , 제14조 에 위반하여 정치자금의 기부알선을 하는 과정에서 알선자가 정치자금을 받은 경우에, 교부받은 금품을 제공한 자의 뜻에 따라 당이나 후보자 본인에게 전달한 경우에는 그 부분의 이익은 실질적으로 범인에게 귀속된 것이 아니어서 이를 제외한 나머지 금품만을 몰수하거나 그 가액을 추징하여야 한다 .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 이회성이 피고인 김태원과 공모하여 동부그룹 회장 김준기로부터 받은 30억 원과 피고인 이회성이 삼부토건 회장 조남욱으로부터 받은 1억 원의 정치자금을 모두 한나라당에 전달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부분의 이익이 실질적으로 피고인 이회성이나 피고인 김태원에게 귀속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피고인 이석희, 서상목에 대하여는 위 피고인들이 정치자금의 기부를 알선한 것일 뿐 판시와 같은 행위로 정치자금을 취득한 것이 아니고 달리 실질적으로 이익이 귀속되었다는 점에 대한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그들로부터 추징을 하지 아니하고, 다만 피고인 이회성으로부터 그가 사용한 5,000만 원만을 추징하였는바, 위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 이회성으로부터 추징한 5,000만 원 이외에는 피고인 이회성, 이석희, 서상목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유죄로 판시한 부분에 해당하는 금원을 사용하여 실질적으로 그 이익이 위 피고인들에게 귀속되었다고 단정할 자료가 없으므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추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9.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피고인 서상목, 피고인 이석희에 대하여는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115일씩을 각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이용우 이규홍(주심) 박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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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3.12.23.선고 2003노2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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