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미결구금일수의 통산에 관한 형법 제57조 의 규정 취지
[2] 필리핀에서 범행을 저지른 피고인이 필리핀 당국에 의하여 체포된 후 강제로 출국되기까지의 기간이 형법 제57조 에 의하여 본형에 산입될 미결구금일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미결구금은 공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피고인 또는 피의자를 구금하는 강제처분이어서 형의 집행은 아니지만, 자유를 박탈하는 점이 자유형과 유사하기 때문에, 형법 제57조 는 인권보호의 관점에서 미결구금일수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본형에 산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임순철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70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1.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수강도 및 합동감금 부분이 강요된 행위에 해당한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시 37세의 나이로 2001. 1. 필리핀으로 건너가 소각로사업을 시작하였는데, 필리핀에서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공소외인으로부터 피해자 를 상대로 범행을 하자는 제안을 받고 이를 승낙한 다음, 미리 약속한 호텔방에서 혼자 대기하고 있다가 공소외인이 피해자를 그 호텔방으로 유인하여 오자, 수갑을 피해자의 손목에 채우고 스카프 천으로 발목을 묶은 뒤 포장용 테이프로 입을 막아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하고, 피해자에게 돈을 입금하도록 요구하면서 피고인이 동거녀 어머니의 국내 계좌번호를 알려 주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를 감금한 16시간 동안 공소외인과 함께 범행현장에 같이 있으면서 피해자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등 이 사건 범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위 범행을 강요된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그 거시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처단하였는바, 피해자 의 제1심 증언을 비롯하여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명시의 증거들(사법경찰리 작성의 공소외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제외)을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의 각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나 법리오해 또는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없다.
2. 미결구금은 공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피고인 또는 피의자를 구금하는 강제처분이어서 형의 집행은 아니지만, 자유를 박탈하는 점이 자유형과 유사하기 때문에, 형법 제57조 는 인권보호의 관점에서 미결구금일수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본형에 산입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인바 ( 대법원 2001. 10. 26. 선고 2001도4583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미결구금일수로서 본형에의 산입을 요구하는 일수는 이 사건 공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진 강제처분 기간이 아니라, 피고인이 필리핀 당국에 의하여 이민법위반 혐의(체류자격외 활동)로 체포된 후 필리핀에서 강제로 출국되기까지의 기간에 불과하므로, 이는 형법 제57조 에 의하여 본형에 산입될 미결구금일수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이 점에 관한 피고인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후의 구금일수 일부를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