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자백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판단 기준
[2] 검사 작성의 피고인들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의 자백진술 내용 자체의 진실성과 신빙성이 의심스러워 증명력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
[3] 형사재판에서 공소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의 소재 및 유죄의 인정을 위한 증거의 증명력 정도
[4]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 없이 불분명한 피해자들의 진술만으로 곧바로 피고인들을 범인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유죄의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자백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자백의 진술내용 자체가 객관적으로 합리성을 띠고 있는지, 자백의 동기나 이유는 무엇이며, 자백에 이르게 된 경위는 어떠한지, 그리고 자백 외의 정황증거 중 자백과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것은 없는지 여부의 점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검사 작성의 피고인들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의 자백진술 내용은 그 자백경위가 석연하지 아니하고, 다른 증거들과의 관계에서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점이 있는 등 그 진술내용 자체의 진실성과 신빙성이 극히 의심스러워 믿을 만한 증명력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
[3]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4]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 없이 불분명한 피해자들의 진술만으로 곧바로 피고인들을 범인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유죄의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참조조문
[1] 형사소송법 제308조 [2] 형사소송법 제308조 [3] 형사소송법 제308조 [4] 형사소송법 제308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85. 2. 26. 선고 82도2413 판결(공1985, 525) 대법원 1990. 2. 13. 선고 89도2205 판결(공1990, 705) 대법원 1992. 6. 12. 선고 92도873 판결(공1992, 2182) 대법원 1995. 1. 24. 선고 94도1476 판결(공1995상, 1186) 대법원 1995. 10. 12. 선고 95도1957 판결(공1995하, 3838) 대법원 1998. 3. 13. 선고 98도159 판결(공1998상, 1116) 대법원 1999. 1. 15. 선고 98도2605 판결(공1999상, 322) 대법원 2000. 3. 28. 선고 99도5023 판결(공2000상, 1118) 대법원 2001. 9. 28. 선고 2001도4091 판결(공2001하, 2408) 대법원 2001. 10. 26. 선고 2001도4112 판결(공2001하, 2636) 대법원 2002. 3. 12. 선고 2001도2064 판결(공2002상, 922)
[3] 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4305 판결(공2000상, 896) 대법원 2000. 7. 28. 선고 2000도1568 판결(공2000하, 1964) 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도4946 판결(공2001상, 686) 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공2001하, 2128) 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0도1773 판결(공2002하, 1431)피고인
피고인 1 외 1인
상고인
피고인들
변호인
변호사 조영일
주문
원심판결 중 징역형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의 판단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은 그 판시의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에 대한 판시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선고하였고, 원심은 제1심판결이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들을 종합한 판시와 같은 사정들 즉, 피고인들이 이 사건으로 검거될 당시 피고인 피고인 2가 회칼과 피고인 1의 모자를 소지하고 있었던 점, 피고인 2에 대한 각 경찰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는 범행을 모두 부인하는 내용으로 작성되어 있고, 피고인 1이 경찰에서 작성한 범죄일람표 중 검찰에서 부인한 부분은 제외하고 공소가 제기되는 등 피고인들이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경위 및 그 내용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경찰관들의 폭행 등으로 인하여 허위자백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이 사건 범행들이 주로 야간에 또는 순식간에 이루어졌으므로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피고인들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의 각 범행을 저질렀음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하여, 제1심판결에 대한 피고인들의 사실오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항소를 기각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가. 피고인들이 범인으로 지목된 경위
2002. 2. 6. 17:50경 경찰관이 112순찰차를 타고 순찰업무를 수행하던 중 인천 남동구 만수동 소재 '하얀교회' 뒷골목에서 번호판 없는 125㏄ 오토바이를 운전하던 피고인 1을 발견하고 불심검문을 하였는데, 당시 무면허운전임이 드러나 위 피고인을 연행하려는 순간, 부근에 있던 피고인 2가 숨는 것을 발견하고 피고인들을 검거하였고, 당시 피고인 2의 몸에서 칼과 피고인 1의 모자가 발견되었다.
나. 피고인들의 검찰에서의 자백진술
피고인들이 진정성립 및 임의성을 인정한 검사 작성의 피고인들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있는바, 기록에 나타난 피고인들의 학력, 경력, 지능 정도 등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의 위 자백이 임의성이 없는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자백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자백의 진술내용 자체가 객관적으로 합리성을 띠고 있는지, 자백의 동기나 이유는 무엇이며, 자백에 이르게 된 경위는 어떠한지, 그리고 자백 외의 정황증거 중 자백과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것은 없는지 여부의 점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 대법원 1995. 1. 24. 선고 94도1476 판결 참조), 이와 같은 점에 착안하여 피고인들의 검사 앞에서의 각 자백진술의 신빙성을 검토해 보기로 한다.
(1) 피고인들이 자백을 하게 된 경위와 그 이후의 진술
(가) 위와 같이 피고인들이 체포된 다음날인 2002. 2. 7. 경찰에서 피고인 1은 강도예비죄만을 시인하는 진술을 하였고, 피고인 2도 강도예비죄를 시인하는 자술서를 작성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수사기록 55면부터 160면까지 사이에는 경찰관 작성의 강·절도 미제사건 15건의 자료가 편철되어 있고, 그 뒤에 같은 해 2. 7.자로 피고인 1이 강도 및 절도사건 30건 내지 40건을 시인하는 내용으로 작성한 2매의 자술서가 기록에 편철되어 있다(위 편철된 미제사건의 서류 중 같은 해 2. 10.자로 작성된 서류가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실제로는 위 자술서 작성일자인 같은 해 2. 7. 이후에 편철된 것으로 보인다). 위 2매의 자술서의 내용은 일시·장소·피해자 등의 점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과는 전혀 다르나, 편철된 미제사건 15건 중 14건의 자료들의 내용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14건의 강·절도 범행과 일치하고 있다.
한편, 그 후인 같은 해 2. 11.자 경찰 작성의 피고인 1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에는 당초 위 피고인이 작성한 자술서의 내용에 대하여는 전혀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피고인 1이 위와 같이 편철된 15건에 관하여 범행을 모두 자백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피고인 2는 위 15건의 범행을 모두 부인하였고, 이에 관한 수사보고서에는 " 피고인 2가 구두신문상으로는 시인하면서도 조서작성시에는 부인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나)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후인 같은 해 2. 15.자 제1회 피의자신문에서 피고인 1은 범행을 포괄적으로 시인하였고, 같은 날 피고인 2는 처음에 범행을 부인하다가 피고인 1과 대질한 직후 역시 범행을 포괄적으로 시인하였다. 그 후 피고인들에 대한 각 제2회 피의자신문에서는 피고인들은 당초 경찰이 작성한 위 15건의 강·절도사건 중 1건에 대하여는 범행을 부인하였으나, 이를 제외한 나머지 14건에 대하여는 범행을 시인하였다.
한편, 피고인들의 검찰에서의 위 각 자백진술의 내용을 보면, 피고인들의 기억이 불분명한 부분에 관하여는 검사가 위 미제사건 관련 피해자들의 진술 내용을 토대로 구체적인 범행방법과 피해물품 등에 대하여 신문하고 피고인들은 소극적으로 간략히 이를 시인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 그런데 피고인들은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된 후 제1심 법정에서 위 14건의 강·절도 범행 및 강도예비 범행 등에 관하여 그 범행을 모두 부인하였는바, 피고인 1은 경찰에서 수사관으로부터 손, 발 및 곤봉, 의자 등으로 구타를 당하는 등 심한 가혹행위로 자백을 강요받아 겁에 질린 나머지 경찰관이 범죄사실을 지적하는 대로 이를 모두 인정하여 허위로 자백한 것이고, 검찰에 송치된 후에도 경찰에서와 같은 가혹행위를 당할 것이 두려워 허위자백을 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고, 피고인 2는 경찰에서는 구타 등 가혹행위를 당하였음에도 범행을 자백하지 않았는데, 검찰 수사관이 " 피고인 1이 모두 시인하는 마당에 너만 부인한다."면서 윽박지르는 등 억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조사를 하였고, 옆에서 피고인 1이 울고 있어 가혹행위를 당할 것 같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허위자백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피고인들은 이 사건 칼은 영화 '공공의 적'을 보고 멋있게 생각되어 구입하여 소지하고 있던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고, 원심에 이르러도 제1심의 진술 내용과 같은 취지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2) 피고인들의 전과, 학력, 생활환경 등
피고인들은 모두 1981년생으로서 이 사건 범행 당시 만 20세 가량의 고등학교 동창생들인바, 피고인 1은 2001. 8. 26. 무면허운전으로 1회 입건되었을 뿐 다른 전과가 없고, 피고인 2는 아무런 전과가 없으며, 이 사건 당시 피고인들은 모두 부모와 떨어져 고시원 등에서 숙식을 하며 일정한 직업 없이 생활을 하고 있었다.
(3) 피고인들의 자백진술의 의문점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은 경찰에서 칼을 소지하였다는 이유로 강도예비죄로 조사를 받았는데, 피고인 1이 처음에는 강도예비죄만을 시인하였다가 갑자기 30∼40건의 강·절도 범행을 시인하는 자술서를 작성하였고, 그 자술서의 내용과도 전혀 일치하지 않는 다른 15건의 미제사건의 자료가 확보되자마자 곧바로 피고인 1이 그 15건 모두가 피고인들의 범행이라고 시인을 하였으며, 피고인 2는 검찰에 이르러 피고인 1과 대질신문을 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자백하게 된 점, 피고인들의 위 자백진술의 내용상 검사가 피해자들의 진술내용에 터잡아 구체적인 범행방법이나 피해물품 등에 대하여 주도적으로 신문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들이 소극적으로 간략하게 답변한 부분이 상당 부분 존재하고 있는 점, 피고인들이 일치하여 경찰에서 구타 등 가혹행위를 당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경찰 및 검찰조사단계에서 이 사건 피해자들과 피고인들과의 대질신문 등의 수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된 점, 위에서 본 피고인들의 학력·전과·생활환경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의 경우, 경찰관이 우범지역을 순찰하다가 피고인들이 칼을 소지하고 오토바이를 함께 타고 다니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피고인들을 체포한 후 과거 관내에서 일어난 강·절도 미제사건의 범인이 피고인들이라고 속단하고 그 범행사실에 관하여 엄히 추궁하자, 나이도 어리고 무면허운전으로 1회 입건된 외에는 전과가 없는 피고인 1은 칼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이유로 강도예비죄에 대하여 조사를 받다가 경찰관의 엄한 추궁에 따라 자포자기의 심정에서 허위의 자술서를 작성한 다음, 경찰관의 미제사건 제시 및 추궁에 따라 항변을 포기하고 제시된 미제사건의 범행 내용에 맞추어 허위의 자백을 하고 이와 같은 심리상태는 피고인이 구속되어 검찰에서의 조사를 받을 때까지 연장되어, 검찰에서도 허위의 자백을 하였으며 이와 같이 피고인 1이 공동으로 범행을 하였다고 자백함에 따라, 나이 어리고 전과가 전혀 없는 피고인 2 역시 더 이상 자신의 주장을 고집하지 못하고 절망감에 빠져 허위의 자백을 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객관적으로 피고인들의 위 각 자백진술의 증거능력을 부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를 찾기 어렵다고 할지라도, 피고인들이 위와 같이 수사기관에서 자신들에게 가하여진 강요나 회유 등으로 인한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그 진술내용에 영향을 미쳤을 개연성을 충분히 상정해 볼 수 있다고 할 것인바, 이와 같은 사정들 및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은 이 사건 관련 피해자들의 진술내용과 피고인들의 인상착의나 자백진술 내용이 상당 부분 불일치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비록 원심이 지적한 바와 같이 피고인들이 검찰에서 당초 지목된 15건의 범행 내용 중 1건을 부인하는 진술을 하였고 이와 같은 사정이 공소제기에 반영되었다는 점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원심이 유죄의 증거로 채용한 검사 작성의 피고인들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의 자백진술 내용은 그 자백경위가 석연하지 아니하고, 다른 증거들과의 관계에서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점이 있는 등 그 진술내용 자체의 진실성과 신빙성이 극히 의심스러워 믿을 만한 증명력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다. 피고인들의 신체적 특징 및 이 사건 피해자들의 진술
(1) 피고인들의 신체적 특징
피고인들의 신장은 피고인 1이 178cm, 피고인 2가 165cm로서 피고인 1이 피고인 2에 비하여 키가 더 크고, 모두 비교적 마른 체형인데, 피고인 2는 스포츠형 머리를 하고 있다.
(2) 피해자들의 진술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강·절도범행의 피해자들에 대하여는 피고인들이 체포된 후에도 전혀 조사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채 공소가 제기되었는데, 제1심에서 비로소 피해자들 중 일부에 대하여 증인신문을 하였고, 피고인들과 대질하여 인상착의를 확인하였는바, 그 진술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해자들 중 피고인들을 명확히 범인이라고 지목한 사람은 제1심판시 1. 나. (1) 범행의 피해자인 이연주가 유일한바, 이연주는 제1심 법정에서 피고인들을 구체적으로 지목하면서 범인이라고 진술하고 있기는 하나, 피고인들의 키의 차이에 관하여 반대로 진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사기관에서는 피고인들 중 1인을 지칭하여 '약간 뚱뚱한 체격'이라고 진술하였는데, 그 내용도 피고인들의 체격과는 차이가 난다. 또 제1심판시 1. 가. (1) 범행의 피해자인 권혁배, 1. 다. (1)의 피해자인 유옥근의 각 진술은 범인들과 피고인들이 전체적인 분위기나 몸매가 비슷하다는 취지일 뿐이어서 피고인들을 그 범인으로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반면, 제1심판시 1. 가. (2) 범행의 피해자인 김정화는 피해를 당한 직후 범인에 대해 "30대 중반의 남자이고, 180cm 이상으로 컸으며 70kg 정도로 마른 편"이라고 하면서 범인이 한 명이라고 진술하였고, 이 사건 공소사실처럼 강도범행이 아니라 "이유 없이 다짜고짜 때렸다."고 진술하였으며, 그에 관한 수사보고서에는 강도범행과는 전연 관련 없는 내용을 진술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어, 과연 피고인들이 이 부분 범행을 저질렀다고 볼 수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또 기록에 의하면, 피해자들 일부는 범인들을 30대로 지목하거나{1. 나. (2)}, 최초 20대 남자 1명을 범인으로 지목하기도 하고{1. 다. (3)}, 중·고등학생풍의 남자 2명이라고 지목하기도 하며{1. 다. (8)}, 범인들의 키 차이가 거의 한 뼘 정도였는데, 피고인들보다 더 차이가 났다고 진술하고 있는 등{1. 다. (9)}, 피고인들의 나이나 신체적 특징 및 공소사실과 대조하여 볼 때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밖에 나머지 피해자들은 피고인들과의 대질신문에 있어서도 범인인지 여부를 식별할 수 없다고 진술하고 있을 뿐이고, 제1심에서 조사·채택되었으나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은 피해자들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들은 피해사실을 증명할 뿐 피고인들이 그 범행의 범인들이라고 인정할 자료로는 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인데, 그들의 진술 역시 나이, 키, 용모 등에서 피고인들과는 다른 점이 적지 아니하다.
결국, 이 사건 피해자들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14건의 강·절도의 범행이 피고인들에 의하여 저질러졌다고 보기에는 의심스러운 점이 많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3)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할 것인바( 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참조), 비록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이, 이 사건 강·절도 범행시간이 야간이거나 순간적으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피해자들이 범인들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범인들을 식별하는 것이 곤란하다는 점은 수긍할 수 있다 할 것이나, 그러한 사정이 있다고 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 없이 위와 같이 불분명한 피해자들의 진술만으로 곧바로 피고인들을 범인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라. 그 밖의 정황
기록에 의해 인정되는 바와 같이, 피고인들은 당시 만 20세임에도 피고인 1이 무면허운전으로 1회 입건된 외에는 전과가 없는 점, 피고인 2가 검찰 제1회 피의자신문에 이르기까지 계속 범행을 부인한 점, 경찰관이 피고인 1의 집을 수색하였으나 이 사건 범행과 관련된 자료가 발견되지 아니한 점, 수사기관에서 피고인들을 체포한 후에도 피고인들로부터 자백만을 받은 채 피해자들 및 증거물 등에 관하여 아무런 조사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피해품도 전혀 확보되지 아니하는 등 각 피해사례들과 피고인들의 범행을 연결시킬 만한 자료가 전혀 나타나지 아니한 점, 피고인 피고인 2가 2002. 1. 10.경 오토바이를 140만 원에 구입하였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는데,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위 오토바이 구입일자 이후의 강·절도 범행에는 모두 오토바이가 등장하지 아니하는 반면에, 오히려 구입일자 이전의 범행에 오토바이가 등장하는데도 그 종전 범행에 사용된 오토바이의 출처가 규명되지 아니한 점 등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강·절도 범행에 관한 피고인들의 제1심 및 원심법정에서의 일관된 변소를 가볍게 배척할 수 없다고 보인다.
마.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기에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여러 가지 의문점들이 있고, 이러한 의문점들이 합리적으로 해명되기 전에는 제1심판결이 채용한 증거들만으로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섣불리 유죄로 단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위와 같은 점들을 감안하여 유죄의 증거들의 신빙성에 관하여 좀 더 면밀히 검토한 다음,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유·무죄의 판단에 나아갔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와 같이 신빙성이 의심스러운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조치에는 증거의 가치판단을 그르친 나머지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증거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징역형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