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06. 5. 26. 선고 2006도1716 판결
[뇌물공여·뇌물공여약속][미간행]
판시사항

[1] 자동차를 뇌물로 수수하였다고 하기 위해서는 그 수수자가 자동차에 대한 법률상 소유권을 취득하여야 하는지 여부(소극)

[2] 법원이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공소사실과 달리 사실인정을 하기 위한 요건

[3] 형사재판에서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의 소재(=검사) 및 유죄의 인정을 위한 증거의 증명력 정도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우의형외 1인

주문

검사의 상고와 피고인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공소외 1에 대한 승용차 뇌물공여의 점에 관한 검사 및 피고인의 각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2003. 5. 23.경 공소외 1에게 BMW 735 승용차 1대 시가 1억 2,600만 원 상당을 뇌물로 공여하였다는 공소사실 부분에 대하여, 비록 피고인과 공소외 1이 위 승용차를 실질적으로 공소외 1의 소유로 하고자 하였다고 하여도, 자동차등록원부에 대우캐피탈 주식회사(이하 ‘대우캐피탈’이라고 한다)와 제이디에스 주식회사(이하 ‘제이디에스’라 한다) 명의로 등록되었을 뿐 공소외 1 명의로 등록된 사실이 없으므로, 위 승용차는 대우캐피탈 내지 제이디에스의 소유이지 공소외 1의 소유는 아니라는 이유로,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공여한 뇌물은 시가 1억 2,600만 원 상당의 위 승용차 자체가 아니라, 리스보증금 및 리스료 지급 등과 같은 형태의 금전적인 부담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위 승용차를 공소외 1의 의사대로 사용·수익할 수 있는 무형의 이익이라고 보고 이를 유죄로 인정하고, 이와 일죄의 관계에 있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였다.

나. 검사의 상고에 대하여

자동차를 뇌물로 공여한 경우 자동차등록원부에 뇌물수수자가 그 소유자로 등록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자동차의 사실상 소유자로서 자동차에 대한 실질적인 사용 및 처분권한이 있다면 자동차 자체를 뇌물로 취득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 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6도735 판결 참조), 원심이 자동차 자체를 뇌물로 공여하였다고 하려면 그 수수자가 자동차에 대한 법률상 소유권을 취득하여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본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 기록에 나타난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제공한 위 BMW 735 승용차는 그 제공 당시 제이디에스 명의로 대우캐피탈과 사이에 리스계약이 체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대우캐피탈 명의로 소유권등록이 되어 있었던 점, 위 자동차에 대한 위 리스계약이 기간만료 또는 리스료 연체로 종료되어 리스회사인 대우캐피탈에서 위 승용차의 반환을 구하는 경우 공소외 1이 이에 응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달리 위 자동차에 대한 대우캐피탈 명의의 소유권등록에도 불구하고, 공소외 1이 이를 자유로이 처분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대우캐피탈의 처분승낙서나 권리확인서 등을 공소외 1이 소지하고 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본다면, 공소외 1에게 위 승용차에 대한 실질적인 처분권한이 있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고, 따라서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위 승용차 자체를 뇌물로 공여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결국, 원심판결의 이유는 적절하지 아니하지만 위 승용차 자체를 뇌물로 공여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한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므로,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는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피고인의 상고에 대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는 경우에는 공소사실과 기본적 사실이 동일한 범위 내에서 법원이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다르게 사실을 인정하였다고 할지라도 불고불리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 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2도2134 판결 , 2003. 6. 13. 선고 2003도1060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의 공소외 1에 대한 2003. 5. 23.경 뇌물공여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라고 인정한 “금전적인 부담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BMW 735 승용차를 공소외 1의 의사대로 사용·수익할 수 있는 무형의 이익을 뇌물로 공여한 것”이라는 사실 부분은 “BMW 735 승용차 1대 시가 1억 2,6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공여한 것”이라는 취지의 위 공소사실과 기본적 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고 그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포함되어 있으며, 기록에 나타난 이 부분에 대한 심리과정에 비추어 피고인을 그 죄로 처벌하더라도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이 초래되었다고도 할 수 없으므로, 결국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공소장변경에 법리를 오해하거나 불고불리의 원칙을 위반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검사의 나머지 상고이유(피고인의 공소외 2, 3에 대한 각 뇌물공여 중 무죄 부분 및 공소외 1에 대한 뇌물공여약속의 점)에 대하여

형사재판에서 기소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 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5도7989 판결 , 2006. 4. 27. 선고 2006도735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인정한 다음, 그 사정들에 비추어 보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검사의 나머지 상고 부분에 대한 공소사실들을 섣불리 유죄로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들을 무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이나 경험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검사의 상고와 피고인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이강국 손지열(주심)

arrow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6.2.10.선고 2005노2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