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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5도8965 판결
[음반·비디오물및게임물에관한법률위반][공2006.3.15.(246),475]
판시사항

[1] 형사재판에서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의 소재 및 유죄의 인정을 위한 증거의 증명력 정도

[2] 노래연습장의 범법사실을 신고하는 것을 일삼는 자의 진술을 쉽사리 믿어 노래연습장 업주인 피고인이 술을 판매하고 접대부를 알선하였다는 공소사실에 관하여 적극적인 증명이 있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피고인이 유죄라는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2] 일반적으로 불순한 동기를 가지고 타인의 범법을 탐지하여 감독관청에 고자질함을 일삼는 사람의 언행에는 허위가 개입될 개연성이 농후하므로, 이를 신빙하여 유죄의 선고를 함에 있어서는 특히 신중하여야 하는 것임에도, 노래연습장에서의 주류 판매 및 접대부 알선 등의 범법사실을 신고하는 것을 반복하는 자의 진술을 쉽사리 믿어 노래연습장 업주인 피고인이 술을 판매하고 접대부를 알선하였다는 공소사실에 관하여 적극적인 증명이 있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은, 그 설시의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2004. 10. 13. 21:20경 자신이 운영하는 (상호 생략) 노래연습장에서 손님인 공소외 1, 공소외 2에게 맥주를 판매하고 접대부 2명으로 하여금 이들과 동석하여 노래를 부르고 술을 마시도록 알선한 사실을 인정하여, 피고인을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처단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고 이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사실인정과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피고인이 유죄라는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 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은 수사기관 이래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제1심 및 원심이 위 사실인정의 증거로 내세운 것은 공소외 1, 공소외 2의 경찰 또는 제1심 법정에서의 진술과 피고인 경영의 노래연습장에서 발견되었다는 김을 촬영한 사진 등이 있는데, 그 김은 공소외 1이 제시한 것으로서 그 존재 자체만으로는 범죄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위 공소외 1, 공소외 2의 진술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주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먼저 공소외 1의 진술의 신빙성에 관하여 본다. 공소외 1의 경찰에서의 진술의 요지는, 공소외 1이 공소외 2와 함께 (상호 생략) 노래연습장에서 1,600㏄들이 피이티(PET) 병에 담긴 하이트 맥주를 마시고 접대부 2명을 불러서 같이 놀았는데 경찰관이 단속하러 오기 3~4분 전에 남자종업원이 들어와 단속이 있다고 하면서 접대부 2명을 밖으로 내보내고 술을 치운 사실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공소외 1은 이 사건 제1심 법정에서 위와 같은 내용에 관한 검사의 주신문에 대하여 대부분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하였고 접대부는 부르지 않았던 것 같다고 증언하여 경찰에서의 진술내용과는 다른 내용의 진술을 하였으며, 다만 자신은 술을 팔거나 접대부를 알선하는 노래연습장 여러 곳을 경찰에 신고하였는데 그 중 한번도 거짓으로 신고한 적이 없으며 이 사건과 관련하여 경찰에서 작성한 진술서의 내용도 허위가 아니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공소외 1의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공소외 1이 7일 내지 10일에 걸쳐 전주시내에 있는 30여 곳의 노래연습장을 돌아다니면서 노래연습장 업주에게 술을 주문하고 접대부 알선을 요구하여 이에 응한 20여 노래연습장의 주류 판매와 접대부 알선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였는바, 그 중 이 사건은 노래연습장 업주인 피고인이 단속 현장에서 법규위반사실을 극구 부인하였고 이에 대하여 공소외 1 본인이 자신의 신고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로서 먹다 남은 김을 제시하기까지 하였기 때문에 공소외 1의 기억에 분명히 남았을 것으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공소외 1은 이 사건 발생일로부터 9개월 남짓 지난 시점에 한 제1심 증언 당시 이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한 질문에 대하여 대부분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하면서 단지 자신의 진술이 허위가 아니라는 것만을 강조하고 있을 뿐인 점, 공소외 1의 제1심 증언 내용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분명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접대부의 알선 여부에 관하여는 경찰에서의 진술과 그 내용이 다른 점, 공소외 1로부터 신고를 받고 그로부터 약 4분 후에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들은 노래연습장으로 출입하는 후문이 잠겨있자 그 중 2명이 반대쪽 출입문인 노래연습장 정문을 통해 피고인 운영의 노래연습장으로 지체 없이 들어갔고 이어서 공소외 1, 공소외 2가 있던 방으로 곧장 갔는데, 그 때 노래연습장 안에서 술이나 안주 등을 전혀 찾을 수 없었는바, 공소외 1의 경찰에서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피고인은 공소외 1이 경찰에 신고하였을 즈음에 이미 신고사실을 알아채고 접대부를 밖으로 내보내고 술과 안주를 치웠다는 것이 되는데, 피고인이 공소외 1의 신고사실을 미리 알았다고 볼 만한 별다른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 공소외 1과 공소외 2는 광주에 살고 있었는데, 공소외 2가 채무를 많이 부담하고 있는 상태에서, 그 채권자로 보이는 친구의 종용에 따라, 전주로 와서 상당기간 전주시내에 있는 노래연습장을 돌아다니면서 술을 주문하고 접대부 알선을 요구하여 이에 응하는 노래연습장을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서 그 동기에 석연치 않은 점이 있는 점, 수사과정에서 피고인은 공소외 1과의 대질신문을 요구하였고 이에 따라 수사기관도 공소외 1과의 대질신문을 하고자 하였으나 공소외 1이 이에 응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1의 경찰 및 법정에서의 진술은 쉽사리 믿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말하여, 불순한 동기를 가지고 타인의 범법을 탐지하여 감독관청에 고자질함을 일삼는 사람의 언행에는 허위가 개입될 개연성이 농후하므로 이를 신빙하여 유죄의 선고를 함에 있어서는 특히 신중하여야 하는 것이다.

다음, 공소외 2의 진술에 관하여 본다. 공소외 2의 제1심 법정에서의 진술은, 앞서 본 여러 사정 외에 기록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그 진술내용이 자신이 공소외 1과 함께 약 10일간에 걸쳐 30여 곳의 노래연습장을 전전하면서 술을 주문하고 접대부를 알선하여 줄 것을 요구하여 이에 응한 노래연습장을 경찰에 신고한 경험 일반에 관한 것으로서 자신은 거짓신고를 한 사실이 없다는 막연한 내용에 불과하고 피고인이 운영하는 노래연습장에서 일어난 개별 사실에 관하여는 전혀 구체적이지 않은 점,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접대부를 알선하였는지에 관하여는 그러한 사실이 없었던 것 같다고 증언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과 배치되는 증언을 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 진술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공소외 1, 공소외 2의 진술을 쉽사리 믿어 피고인이 술을 판매하고 접대부를 알선하였다는 사실에 관하여 적극적인 증명이 있다고 본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고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것은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황식(재판장) 이규홍 박재윤(주심) 김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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