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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6. 9. 10. 선고 95누7239 판결

[법인세등부과처분취소][공1996.10.15.(20),3064]

판시사항

[1] 처분문서의 기재내용과 다른 약정이 인정될 경우, 그 처분문서의 증명력과 자유심증주의의 적용 가부(적극)

[2] 묵시적 합의에 의한 명의신탁관계의 성립 가부(적극) 및 그 대내적 법률관계의 내용에 관한 사적자치의 적용

[3] 납세자가 부동산을 매수한 것처럼 과세관청에 신고하였다가 그 후의 쟁송에서 명의신탁한 것이라고 주장하더라도,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반증이 없는 한 그 문서의 기재내용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합리적인 이유설시도 없이 이를 배척하여서는 아니 되나, 처분문서라 할지라도 그 기재내용과 다른 명시적, 묵시적 약정이 있는 사실이 인정될 경우에는 그 기재내용과 다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작성자의 법률행위를 해석함에 있어서도 경험법칙과 논리법칙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로운 심증으로 판단할 수 있다.

[2] 명의신탁관계는 반드시 신탁자와 수탁자 간의 명시적 계약에 의하여서만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묵시적 합의에 의하여서도 성립될 수 있고, 그 당사자 중 일방이 법인인 경우라도 이와 달리 볼 것은 아니며, 일반적으로 명의신탁에 있어서 신탁자와 수탁자 간의 대내적인 법률관계는 신탁자가 목적물의 소유권을 보유하고 이를 관리, 수익하면서 단지 공부상의 소유명의만을 수탁자로 하여 두는 것이나, 그 대내적인 법률관계는 신탁자와 수탁자 간에 체결된 일종의 신탁계약에 의하여 성립되는 것이므로 당사자간의 명의신탁계약 내용에 따라 그 목적물의 관리, 수익에 관하여 달리 정할 수도 있다.

[3] 납세자가 부동산을 매수한 것처럼 과세관청에 신고 및 회계처리를 하였다가 그 후의 쟁송에서 명의신탁한 것이라고 번복하여 주장하였다 하더라도,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본 사례.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전)

피고,상고인

종로세무서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선집 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본다.

제1, 2, 4점에 대하여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반증이 없는 한 그 문서의 기재내용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합리적인 이유설시도 없이 이를 배척하여서는 아니됨은 소론과 같다 할 것이나 처분문서라 할지라도 그 기재내용과 다른 명시적, 묵시적 약정이 있는 사실이 인정될 경우에는 그 기재내용과 다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작성자의 법률행위를 해석함에 있어서도 경험법칙과 논리법칙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로운 심증으로 판단할 수 있다 고 할 것인바( 당원 1991. 7. 12. 선고 91다8418 판결 참조), 이 사건에 있어서 소외인이 소외 주식회사 영흥빌딩(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매도한다는 내용의 부동산매매계약서(을 제6호증의 3)가 작성되어 있기는 하나, 관계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부동산이 소외 회사에게 명의신탁되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고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처분문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소론이 들고 있는 당원의 판결들은 위와 같은 판단에 배치되지 아니한다.

그리고 명의신탁관계는 반드시 신탁자와 수탁자 간의 명시적 계약에 의하여서만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묵시적 합의에 의하여서도 성립될 수 있고, 그 당사자 중 일방이 법인인 경우라도 이와 달리 볼 것은 아니라 할 것이며 ( 당원 1983. 7. 12. 선고 83누139 판결 참조), 일반적으로 명의신탁에 있어서 신탁자와 수탁자 간의 대내적인 법률관계에서는 신탁자가 목적물의 소유권을 보유하고 이를 관리, 수익하면서 단지 공부상의 소유명의만을 수탁자로 하여 두는 것이나, 그 대내적인 법률관계는 신탁자와 수탁자 간에 체결된 일종의 신탁계약에 의하여 성립되는 것이므로 ( 당원 1987. 5. 12. 선고 86다카2653 판결 참조), 당사자간의 명의신탁계약 내용에 따라 그 목적물의 관리, 수익에 관하여 달리 정할 수도 있다 할 것인바, 원심이 이 사건 부동산을 소외 회사가 임대하여 그로 인한 수입이 소외 회사에 귀속되었다고 하면서도 이 사건 부동산이 소외 회사에게 명의신탁된 것이라고 본 것은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명의신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이유가 모순되는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제3점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피고가 원심에서 위 소외인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소외 회사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가 소외 회사의 청산 중에 다시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일련의 행위가 법인세법 제20조 소정의 부당행위계산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반대의 전제에서 원심이 피고의 부당행위계산부인 주장에 관하여 판단을 유탈하거나 심리를 미진하였다는 논지는 이유 없음에 돌아간다 할 것이다.

제5점에 대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은 강행규정에 위배되는 것이므로, 당사자의 주장이 없더라도 법원은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할 것이나( 당원 1989. 9. 29. 선고 88다카17181 판결 , 1995. 12. 22. 선고 94다42129 판결 등 참조),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이 원고의 피상속인인 위 소외인이 이 사건 부동산을 소외 회사에게 매도한 것처럼 부동산매매계약서를 작성하여 과세관청에 제출하고, 소외 회사의 회계장부상으로도 이 사건 부동산을 자산으로 그 대금 일부를 위 소외인에 대한 미지급금으로 각 계상하였다가 소외 회사의 청산 중에 이 사건 부동산이 소외 회사에 명의신탁된 것이라고 하여 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고, 그 후 원고가 이 사건 과세처분에 대한 쟁송에서 같은 주장을 하였다 하더라도 과세처분의 적법성에 대한 입증책임은 과세관청에 있고, 과세관청은 실지조사권을 가지는 등 납세자에 대하여 우월적 지위에 있을 뿐만 아니라, 조세법률관계에 있어서는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에 의하여 합법성의 원칙이 보다 강하게 요구되는 특성이 있는 점 ( 당원 1993. 6. 8. 선고 92누12483 판결 , 1993. 9. 24. 선고 93누6232 판결 , 1995. 11. 7. 선고 95누10525 판결 등 참조) 등을 고려하면 이를 가지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심리를 미진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도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석수(재판장) 정귀호 이돈희(주심) 이임수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5.4.20.선고 94구3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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