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도11029 판결
[횡령][미간행]
판시사항

[1] 이른바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 있어서 수탁자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한 경우 횡령죄의 성립 여부(적극)

[2] 행위자가 타인의 이름으로 계약을 체결한 경우 계약 당사자 확정방법

[3] 처분문서의 기재 내용과 다른 약정이 인정될 경우, 그 처분문서의 증명력과 자유심증주의의 적용 가부(적극)

[4] 농지의 명의신탁과 관련하여 명의신탁자가 농지매매증명을 발급받을 수 있게 된 시점 이후에 수탁자가 그 농지를 임의처분한 경우, 횡령죄의 성립 여부(적극)

[5] 농지법상 농지취득자격증명이 농지취득의 원인이 되는 법률행위의 효력발생요건인지 여부(소극) 및 농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에서 농지취득자격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그 청구를 거부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안상순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80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부동산에 관하여 신탁자가 수탁자와 명의신탁약정을 맺고, 신탁자가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되어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되, 다만 등기를 매도인으로부터 수탁자 앞으로 직접 이전하는 방법으로 명의신탁을 한 경우, 명의수탁자가 그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였다면 횡령죄가 성립한다 ( 대법원 2002. 8. 27. 선고 2002도292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자가 타인의 이름으로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행위자 또는 명의인 가운데 누구를 계약의 당사자로 볼 것인가에 관하여는, 우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한 경우에는 그 일치한 의사대로 행위자 또는 명의인을 계약의 당사자로 확정해야 하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 계약의 성질·내용·목적·체결 경위 등 그 계약 체결 전후의 구체적인 제반 사정을 토대로 상대방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행위자와 명의자 중 누구를 계약 당사자로 이해할 것인가에 의하여 당사자를 결정하여야 할 것이며 ( 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3다44059 판결 등 참조), 처분문서의 진정 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반증이 없는 한 그 문서의 기재 내용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합리적인 이유 설시도 없이 이를 배척하여서는 아니 되나, 처분문서라 할지라도 그 기재 내용과 다른 명시적·묵시적 약정이 있는 사실이 인정될 경우에는 그 기재 내용과 다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작성자의 법률행위를 해석함에 있어서도 경험법칙과 논리법칙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로운 심증으로 판단할 수 있다 ( 대법원 2006. 4. 13. 선고 2005다34643 판결 , 대법원 2006. 12. 21. 선고 2004다45400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원심이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해자가 이 사건 농지를 매수함에 있어서 명의수탁자인 공소외인과 사이에 이른바 ‘계약명의신탁’이 성립되었다는 피고인의 변명을 배척하면서, 피해자가 이 사건 농지에 관한 매매계약의 당사자로서 매도인과 사이에 매매계약을 체결한 다음 그 등기만을 매도인으로부터 공소외인 앞으로 직접 이전하도록 한 것이라고 판단하여 이 사건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반이나 당사자 확정 및 명의신탁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구 농지개혁법(1994. 12. 22. 법률 제4817호 농지법 부칙 제2조에 의하여 1996. 1. 1.자로 폐지된 것 이하 ‘구 농지개혁법’이라 한다)상 농지를 매수할 수 있는 자는 농가이거나 농가가 되려는 자에 한하므로, 농지를 명의신탁하는 경우에도 수탁자가 구 농지개혁법에 의하여 그 농지를 매수할 수 없는 경우라면 그 명의신탁은 무효이지만, 수탁자가 적법하게 그 농지를 매수할 수 있는 경우에는 비록 그 명의신탁 시점에 신탁자가 농지매매증명을 발급 받을 수 없어 위 농지를 매수할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그 후 사정변경으로 인하여 신탁자가 수탁자에 대하여 위 농지에 관한 명의신탁을 해지하고 그 반환을 구할 수 있게 된 이상, 그 시점부터는 수탁자가 신탁자를 위하여 위 농지를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서게 되고, 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에 별도의 법률행위가 없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 대법원 1998. 7. 28. 선고 97도3283 판결 등 참조). 한편, 농지법 제8조 제1항 소정의 농지취득 자격증명은 농지를 취득하는 자가 그 소유권에 관한 등기를 신청할 때에 첨부하여야 할 서류로서, 농지를 취득하는 자에게 농지취득의 자격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일 뿐 농지취득의 원인이 되는 법률행위의 효력을 발생시키는 요건은 아니므로, 농지에 관한 명의신탁자가 명의신탁을 해지하고 그 반환을 구하는 청구를 하는 경우 수탁자는 신탁자 명의의 농지취득 자격증명이 발급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을 내세워서 그 청구를 거부할 수 없다 ( 대법원 2006. 1. 27. 선고 2005다59871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구 농지개혁법의 시행 당시 이 사건 농지의 매도인으로부터 명의수탁자인 공소외인 앞으로 이전된 등기는 적법하게 경료된 것이고, 그 후 농지법이 시행됨에 따라서 명의신탁자인 피해자는 그 명의의 농지취득 자격증명 발급 여부와 관계없이 이 사건 농지에 관한 명의신탁을 해지하고 공소외인에 대하여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최소한 그 시점부터는 공소외인이 피해자를 위하여 이 사건 농지를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서게 되었고, 따라서 농지법 시행 이후인 2004. 7. 23.경 피고인이 공소외인과 공모하여 이 사건 농지를 임의로 증여받은 행위는 횡령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농지에 관한 매매계약의 효력, 구 농지개혁법농지법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일부를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박일환 김능환(주심)

arrow
심급 사건
-수원지방법원 2007.12.6.선고 2007노4245
본문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