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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1. 6. 15. 선고 2000두2952 판결
[양도소득세부과처분취소][공2001.8.1.(135),1646]
판시사항

[1] 민사소송법 제422조 제1항 제7호 소정의 '증인의 허위 진술이 판결의 증거로 된 때'의 의미

[2] 토지의 이전에 대한 등기원인이 취득시효완성으로 되어 있는데 그 이전이 유상양도가 아니라는 근거로 취득시효완성에 의한 소유권이전임을 주장하였으나 입증되지 아니한 경우, 유상양도에 대한 입증책임의 소재(=과세관청)

[3] 재심소송심리의 범위

[4] 조세소송에서의 신의성실의 원칙의 적용 기준

판결요지

[1] 행정소송법 제8조에 의하여 행정소송에 준용되는 민사소송법 제422조 제1항 제7호 소정의 재심사유인 '증인의 허위 진술이 판결의 증거가 된 때'라 함은, 증인의 허위 진술이 판결 주문에 영향을 미치는 사실인정의 자료가 된 경우를 의미하고, 판결 주문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만약 그 허위 진술이 없었더라면 판결 주문이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개연성이 있는 경우를 말하고 변경의 확실성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그 경우에 있어서 사실인정의 자료로 제공되었다 함은 그 허위 진술이 직접적인 증거가 된 때뿐만 아니라 대비증거로 사용되어 간접적으로 영향을 준 경우도 포함된다.

[2] 과세요건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과세관청에게 있으며, 과세대상 토지의 이전에 대한 등기원인이 취득시효완성으로 되어 있다면, 위 이전이 등기원인과 달리 양도소득세의 대상이 되는 유상양도에 해당한다는 점은 과세관청이 입증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원고가 유상양도가 아니라는 근거로 취득시효완성에 의한 소유권이전임을 주장한 경우에 취득시효완성에 관한 원고의 주장이 입증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바로 유상양도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이와 같은 경우에도 유상양도라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은 여전히 과세관청이 부담하되 다만 취득시효완성에 관한 원고의 주장이 입증되지 않는다는 사정은 유상양도 인정을 위한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음에 그치는 것이다.

[3] 재심사유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어 재심의 대상이 된 확정판결 사건의 본안에 대하여 다시 변론을 한다는 것은 전 소송의 변론이 재개되어 재심 이전의 상태에 돌아가 속행되는 것을 말하며, 따라서 재심법원이 사실심이라면 새로운 공격방어방법을 제출할 수도 있다.

[4] 조세소송에서의 신의성실의 원칙의 적용은 조세소송절차법과 관련한 적용 및 실체법과 관련한 적용으로 나누어 볼 수 있고 조세소송의 절차법과 관련한 적용은 민사소송에서의 그것과 특별히 구분된다 할 수 없지만, 조세법률주의에 의하여 합법성의 원칙이 강하게 작용하는 조세 실체법과 관련한 적용은 사적자치의 원칙이 지배하는 사법에서보다는 제약을 받으며 합법성을 희생하여서라도 구체적 신뢰보호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비로소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더구나 납세의무자가 과세관청에 대하여 자기의 과거의 언동에 반하는 행위를 하였을 경우 받게 되는 각종 불이익처분과 과세관청의 우월적 지위와 과세처분의 적법성에 대한 입증책임은 원칙적으로 과세관청에 있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납세의무자에 대한 신의성실의 원칙의 적용은 극히 제한적으로 인정하여야 하고 이를 확대 해석하여서는 아니된다고 할 것이다.

참조판례
원고(재심원고),피상고인

이호익 (소송대리인 변호사 장기욱)

피고(재심피고),상고인

서초세무서장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재심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원심 판단의 요지

원심은, 먼저 그 판시와 같이 원고(재심원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 소유이던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서울민사지방법원 91가단7956 소유권이전등기 사건의 판결에 기하여 1984. 4. 15. 취득시효완성을 원인으로 1991. 12. 31. 소외 1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사실, 이에 피고(재심피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가 위 소유권 이전이 소득세법상 양도에 해당한다고 보고, 그 양도시기는 1991. 12. 31.로 하여 기준시가에 의하여 양도차익을 계산하여 이 사건 부과처분을 하자, 원고는 이 사건 토지의 양도시기를 취득시효 완성일인 1984. 4. 15.이 아닌 위 이전등기일로 본 이 사건 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결국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이 선고되고 위 판결은 대법원의 상고기각 판결로 확정된 사실을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원심법원에 현저한 사실로 정리한 다음,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은 그 사건 환송 전후의 변론기일에서의 소외 2( 소외 1의 처)의 다음과 같은 증언 즉 원고가 위 소외 1의 부친이 경작하는 농장에서 인부로 일하였기 때문에 알게 되었으며 소외 1이 원고의 이순복에 대한 금 800,000원의 채무를 대신 갚아 준 사실이 있다는 취지의 증언에 터잡아 원고가 1960년대 소외 1의 소개로 제3자로부터 금 800,000원을 차용하였다가 이를 갚지 못하자 소외 1이 이를 대신 갚아 준 사실을 인정하고, 그 밖의 다른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이 사건 토지의 위치와 점유관계, 이 사건 토지의 시가가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소송에서 전혀 다투지 아니한 점, 취득시효 완성일이라고 주장하는 일자로부터 약 7년이나 경과하여 소가 제기된 점, 그리고 원고가 위 금원의 차용 및 위 소외 1이 변제와 관련하여 그 당시 대물변제조로 이 사건 토지를 위 소외 1에게 양도하기로 하였다는 주장과 증거는 전혀 없는 등의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시효취득을 원인으로 한 위 의제자백 판결의 내용은 신빙성이 없고 오히려 원고가 위 의제자백의 판결이 있은 무렵에 위 소외 1에게 이 사건 토지를 유상으로 양도하였다고 추단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고 하고, 이어 원심은 그 내세운 증거를 종합하여, 1999. 8. 19. 서울지방법원에서, 위 소외 2가 기억에 반하여 소외 1이 원고의 이순복에 대한 금 800,000원의 채무를 대신 갚아 준 사실이 있다는 허위의 진술을 하여 위증하였다는 이유로 소외 2에 대하여 벌금 1,000,000원에 처한다는 약식명령을 고지하여 그 무렵 확정된 사실을 인정하고 나서, 그렇다면 재심대상판결이 이 사건 토지가 유상으로 양도되었다고 추단할 수밖에 없다고 하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로서, 위 소외 2의 증언에 의하면 원고가 1960년대에 위 소외 1의 소개로 제3자로부터 금 800,000원을 차용하였다가 이를 갚지 못하자 위 소외 1이 이를 대신 갚아 준 사실이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위 금원의 차용 및 위 소외 1의 변제와 관련하여 그 당시 대물변제조로 이 사건 토지를 위 소외 1에게 양도하기로 하였다는 원고의 주장과 그 증거는 전혀 없다는 사정을 들고 있으며, 한편 이를 제외하고 재심대상판결이 거시하고 있는 나머지 사정은 모두 이 사건 토지의 점유관계 내지 위 의제자백 판결의 신빙성에 관한 부수적 정황에 지나지 않는 이상, 유죄로 확정된 소외 2의 허위진술은 재심대상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사실인정의 직접적인 또는 간접적인 자료로 제공되어 그 허위진술이 없었더라면 판결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므로 이는 민사소송법 제422조 제1항 제7호 소정의 재심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원고가 소외 2의 위증을 내세워 이 사건 재심의 소를 제기한 것은 신의칙에 위반되어 허용될 수 없다는 취지의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는, 확정판결에 재심사유가 있는 경우 재심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재판청구권의 정당한 행사로서 그 자체만으로는 신의칙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며, 또한 원고가 사기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조세포탈을 꾀하고 있음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는 이상 소송상의 주장을 변경하는 것만 가지고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도 없다고 하여 피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본안에 대한 판단을 함에 있어 위와 같은 이 사건 토지의 이전이 유상양도라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오히려 그 내세운 증거를 종합하여, 이 사건 토지는 원래 소외 1의 아버지인 장갑천이 소유하던 땅으로서 장갑천은 1965년경 자신이 경영하던 농장에서 인부로 일하던 원고에게 그 소유권명의를 신탁한 다음 상속재산분배에 관한 유언을 남기지 아니한 채 1966. 12. 14. 사망하자 이에 소외 1을 포함한 상속인들이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하면서 이 사건 토지를 소외 1의 단독 소유로 하기로 함으로써 소외 1이 명의신탁자의 지위를 승계하였으며, 그 후 명의신탁을 해지하기로 마음먹은 소외 1이 편법으로 의제자백 판결을 이용하여 이 사건 토지의 소유명의를 환원하는 바람에 위와 같이 취득시효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여, 이 사건 토지는 자산이 유상으로 사실상 이전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그 이전이 유상이전으로서 양도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2. 재심사유 및 입증책임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행정소송법 제8조에 의하여 행정소송에 준용되는 민사소송법 제422조 제1항 제7호 소정의 재심사유인 '증인의 허위 진술이 판결의 증거가 된 때'라 함은, 증인의 허위 진술이 판결 주문에 영향을 미치는 사실인정의 자료가 된 경우를 의미하고, 판결 주문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만약 그 허위 진술이 없었더라면 판결 주문이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개연성이 있는 경우를 말하고 변경의 확실성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그 경우에 있어서 사실인정의 자료로 제공되었다 함은 그 허위 진술이 직접적인 증거가 된 때뿐만 아니라 대비증거로 사용되어 간접적으로 영향을 준 경우도 포함된다 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7. 12. 26. 선고 97다42922 판결 참조).

한편, 과세요건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과세관청에게 있으며, 이 사건 토지의 이전에 대한 등기원인이 취득시효완성으로 되어 있는 이 사건에서 위 이전이 등기원인과 달리 양도소득세의 대상이 되는 유상양도에 해당한다는 점은 피고가 입증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대법원 1994. 11. 8. 선고 94누3667 판결 참조), 재심대상판결에서처럼 원고가 유상양도가 아니라는 근거로 취득시효완성에 의한 소유권이전임을 주장한 경우에 취득시효완성에 관한 원고의 주장이 입증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바로 유상양도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이와 같은 경우에도 유상양도라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은 여전히 피고가 부담하되 다만 취득시효완성에 관한 원고의 주장이 입증되지 않는다는 사정은 유상양도 인정을 위한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음에 그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

이러한 법리를 전제로 하여 기록을 살펴보면, 재심대상판결은 이 사건 토지의 이전 원인이 시효취득완성이라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다음, 소외 2의 허위 증언에 의거한 금 800,000원 채무의 대위변제와 관련한 사정을 포함하여 여러 간접사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토지의 이전은 유상양도로 추단할 수밖에 없다고 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것인바, 비록 소외 2의 허위 증언 내용이 이 사건 토지의 이전이 시효취득완성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한 재심대상판결의 사실인정과는 무관하다고 하더라도, 재심대상판결이 그 허위 증언의 내용과 관련된 사실을 간접사실 중의 하나로 삼아 이를 토대로 이 사건 토지의 이전이 유상양도에 해당함을 인정한 이상, 위 소외 2의 허위 증언 내용이 재심대상판결 주문에 영향을 미치는 사실인정의 자료가 되었음은 분명하다 할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채증을 거쳐 그 판시의 사실을 인정하고 나서, 유죄로 확정된 소외 2의 허위 진술부분이 재심대상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사실인정의 직접적인 또는 간접적인 자료로 제공되어 허위진술이 없었더라면 판결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다고 본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재심사유나 입증책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재심사유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어 재심의 대상이 된 확정판결 사건의 본안에 대하여 다시 변론을 한다는 것은 전 소송의 변론이 재개되어 재심 이전의 상태에 돌아가 속행되는 것을 말하며, 따라서 재심법원이 사실심이라면 새로운 공격방어방법을 제출할 수도 있는 것이므로 (대법원 1965. 1. 19. 선고 64다1260 판결 참조), 원심이 재심대상판결에서는 전혀 쟁점이 되지 아니하였던 명의신탁에 관한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 사건 토지의 이전을 유상양도로 볼 수 없다고 한 것이 재심에서의 심리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신의칙 위반 주장에 대하여

조세소송에서의 신의성실의 원칙의 적용은 조세소송절차법과 관련한 적용 및 실체법과 관련한 적용으로 나누어 볼 수 있고 조세소송의 절차법과 관련한 적용은 민사소송에서의 그것과 특별히 구분된다 할 수 없지만, 조세법률주의에 의하여 합법성의 원칙이 강하게 작용하는 조세 실체법과 관련한 적용은 사적자치의 원칙이 지배하는 사법에서보다는 제약을 받으며 합법성을 희생하여서라도 구체적 신뢰보호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비로소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더구나 납세의무자가 과세관청에 대하여 자기의 과거의 언동에 반하는 행위를 하였을 경우 받게 되는 각종 불이익처분과 과세관청의 우월적 지위와 과세처분의 적법성에 대한 입증책임은 원칙적으로 과세관청에 있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납세의무자에 대한 신의성실의 원칙의 적용은 극히 제한적으로 인정하여야 하고 이를 확대 해석하여서는 아니된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7. 3. 20. 선고 95누18383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의 신의칙 위반에 관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원심은 정당하여 이를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조세소송에 있어서의 신의성실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송진훈 이규홍 손지열(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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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0.3.24.선고 99재누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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