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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10. 12. 선고 93누9408 판결
[유족보상금등지급청구부결처분취소][공1993.12.1.(957),3101]
판시사항

가. 업무상 재해에 있어서 업무와 질병 또는 사망간의 인과관계에 관한 입증책임의 소재 및 입증 정도

나. 이황화탄소에 폭로될 위험이 높은 작업에 종사한 근로자가 고혈압에 의한 뇌출혈로 사망한 것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조 제1항 소정의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중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재해가 질병 또는 질병에 따른 사망인 경우 업무와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위 질병 또는 위 질병에 따른 사망간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지만,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작업장에 발병원인물질이 있었는지 여부, 발병원인물질이 있는 작업장에서의 근무기간, 같은 작업장에서 근무한 다른 근로자의 동종 질병에의 이환 여부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또는 그에 따른 사망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나. 이황화탄소에 폭로될 위험이 높은 작업에 종사한 근로자가 고혈압에 의한 뇌출혈로 사망한 것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시민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윤종현 외 3인

피고, 상고인

의정부지방노동사무소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경근

피고보조참가인

정리회사 원진레이온주식회사의 관리인 한국산업은행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피고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조 제1항 소정의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는 것이므로 그 재해가 질병 또는 질병에 따른 사망인 경우에는 업무와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위 질병 또는 위 질병에 따른 사망간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는 것이지만,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작업장에 발병원인물질이 있었는지의 여부, 발병원인물질이 있는 작업장에서의 근무기간, 같은 작업장에서 근무한 다른 근로자의 동종 질병에의 이환 여부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또는 그에 따른 사망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당원 1992.5.12. 선고 91누10022 판결 참조).

원심판결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증거에 의하여 고혈압에 인한 뇌출혈로 사망한 망 소외인은 1977.12.22. 소외 원진레이온 주식회사에 입사할 당시에는 혈압이 정상 범위에 속하는 등 건강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1983. 9. 20. 위 회사를 퇴사할 때까지 약 6년동안 이황화탄소에 폭로될 위험이 높은 원액 2과 작업에 종사하여 왔으며, 같은 작업장에서 근무한 동료 근로자 중에도 이황화탄소 중독으로 판정된 사례가 있는 사실, 위 망인에게 위 회사 퇴사 직전부터 사망 당시까지 지속적으로 나타났던 고혈압, 손발저림, 발음장애 등의 임상증상이 의학계에 보고된 이황화탄소 중독환자의 일반적 증상과 부합할 뿐만 아니라 위 망인 사망후에 실시된 사체부검 및 조직검사 결과 위 망인에게 발견된 관상동맥경화증과 사구체경화증상은 의학계에서 공인된 이황화탄소 중독환자의 일반적 병리기전과 일치하는 사실, 이황화탄소에 일단 중독되어 생화학적 변화가 시작되면 이황화탄소 폭로가 중단된 이후에도 혈관병변이 계속 진행되는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위 망인의 고혈압, 관상동맥경화증 및 사구체경화증이 다른 원인에 의하여 발생하였다는 특단의 사정이 엿보이지 않는 이 사건에 있어서, 위 망인의 고혈압 등은 위 회사 근무당시 원액 2과에서의 작업과정에서 발생한 이황화탄소에 중독되어 발생된 증상이라고 추단할 것이고, 따라서 위 망인은 위 이황화탄소 중독에 의한 고혈압이 악화되어 사망하기에 이르렀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결국 위 망인의 사망은 업무수행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과 관계법령 및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고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조 제1소정의 “업무상 재해”의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주한(재판장) 김용준 천경송(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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