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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두10103 판결
[유족보상일시금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공1999.3.1.(77),379]
판시사항

[1] 업무상 재해에 있어서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한 입증책임의 소재 및 입증의 정도

[2] 재해발생원인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에도 업무상 재해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

[3] 시설의 결함 또는 사업주의 시설관리소홀이 다른 사유와 경합하여 재해가 발생한 경우, 업무상 재해의 인정 여부(한정 적극)

[4] 측두엽성간질을 앓고 있는 근로자가 타워크레인에 올라갔다가 추락하여 사망한 사안에서, 근로자의 업무상 과로 또는 스트레스에 의한 간질증상의 발현과 타워크레인의 관리상의 하자가 경합하여 사고의 원인이 되었다는 이유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의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간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할 것이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또한 인과관계의 입증 정도에 관하여도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할 것이다.

[2] 재해발생원인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라도 간접적인 사실관계 등에 의거하여 경험법칙상 가장 합리적인 설명이 가능한 추론에 의하여 업무기인성을 추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사업주가 관리하고 있는 시설의 결함 또는 사업주의 시설관리소홀로 인하여 재해가 발생하거나 또는 그와 같은 시설의 결함이나 관리소홀이 다른 사유와 경합하여 재해가 발생한 때에는 피재근로자의 자해행위 등으로 인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보아야 할 것이다.

[4] 측두엽성간질을 앓고 있는 근로자가 타워크레인에 올라갔다가 추락하여 사망한 사안에서, 근로자의 업무상 과로 또는 스트레스에 의한 간질증상의 발현과 타워크레인의 관리상의 하자가 경합하여 사고의 원인이 되었다는 이유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사례.

원고,피상고인

원고

피고,상고인

근로복지공단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의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간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할 것이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또한 인과관계의 입증 정도에 관하여도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대법원 1994. 6. 28. 선고 94누2565 판결 등 참조), 재해발생원인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라도 간접적인 사실관계 등에 의거하여 경험법칙상 가장 합리적인 설명이 가능한 추론에 의하여 업무기인성을 추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사업주가 관리하고 있는 시설의 결함 또는 사업주의 시설관리소홀로 인하여 재해가 발생하거나 또는 그와 같은 시설의 결함이나 관리소홀이 다른 사유와 경합하여 재해가 발생한 때에는 피재근로자의 자해행위 등으로 인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보아야 할 것이다 .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남편인 소외 망인은 사망 당시 측두엽성간질을 앓고 있는 환자로서 이러한 사실을 원심 판시 소외 회사에서도 알고 있었는데, 휴가 중 출근하라는 지시를 받고 마음이 내키지 아니함에도 심야에 광주에서 부산까지 승용차를 타고 이동하여 제대로 수면을 취하지도 못한 채 출근하여 회의자료를 작성함으로써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쌓였고, 그 외에 달리 위 망인이 타살되었거나 정상적인 의식상태에서 위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자살할 만한 사유가 나타나 있지 아니한 이 사건에서는 그에 따라 위 망인에게 측두엽성간질의 증상이 발현되어 위와 같은 인식기능의 장애를 일으키고 상당한 시간 이러한 정신착란이 지속된 상태에서 자다가 일어나 작업복을 입고 위 현장으로 가 타워크레인에 올라갔다가 추락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고, 한편 구 산업안전기준에관한규칙(1997. 1. 11. 노동부령 제113호로 개정되기 이전의 것) 제449조는 건설작업에 의한 위험예방을 위하여 사업주는 추락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위험을 미칠 우려가 있는 장소에는 관계 근로자 외의 자의 출입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타워크레인에 관계 근로자 외의 자가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던 이상 위 타워크레인에는 안전상의 하자가 있었다고 보아야 하고, 이러한 하자가 위 망인의 간질증상발현과 경합하여 위 사고의 원인으로 되었다 할 것이어서, 위 망인의 업무상 과로 또는 스트레스에 의한 위 간질증상의 발현 및 위 타워크레인의 관리상의 하자와 이 사건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과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소론이 인용하는 판결들은 사인불명의 경우에 업무에 기인한 사망으로 추정된다고 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또한 원심은, 원고가 소외 삼성생명보험 주식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청구사건에서 망인이 자살한 것이라는 점이 인정되지 않았다고 하여 이 사건에서 바로 망인의 사망을 업무상의 재해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한 것이 아니라, 단지 위 보험금청구사건 기록을 업무상 재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사실인정의 증거로 채용한 것일 뿐이므로 원심이 산업재해보상보험과 생명보험과의 차이를 간과하였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박준서(주심) 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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