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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7. 16. 선고 93누814 판결
[공해배출부과금부과처분취소][공1993.9.15.(952),2312]
판시사항

가. 국가기관이 측정한 오염물질농도의 신빙성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배척한 조치에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국가기관이 측정한 오염물질농도의 신빙성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배척한 조치에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나. 배출부과금 부과권자가 구 환경보전법(1990.8.1. 법률 제4257호 환경정책기본법에 의거 폐지) 제24조 의 규정에 의하여 관계공무원에게 검사시킨 결과라고 볼 수 없는 환경관리공단의 검사 결과 다른 측정치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같은법시행령(1991.2.2. 대통령령 제13303호 환경정책기본법시행령에 의거 폐지) 제17조의13 제1항 제2호 소정의 조정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그와 같은 다른 측정치가 있다는 자료를 부과권자에게 제시하거나 부과권자가 스스로 그와 같은 자료를 입수함으로써 오염물질의 배출상태가 당초의 측정시와 달라졌다고 인정하여 그에 따라 재점검을 하였다든지, 그와 같은 자료가 부과권자에게 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부과권자가 합리적 이유 없이 재점검을 실시하지 않았다든지 하는 경우라야만 위 조정사유에 해당한다.

원고, 피상고인

유니온물산 주식회사

피고, 상고인

전라북도지사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 소송수행자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1990.5.11. 환경단속공무원이 원고 회사가 배출한 폐수시료를 채취하여 오염물질의 농도를 측정한 바, 특정유해물질인 비소(As)가 배출허용기준인 1.0㎎/ℓ를 훨씬 초과한 189.31㎎/ℓ로 측정되었음을 근거로, 구 환경보전법(1990.8.1. 법률 제4257호 환경정책기본법에 의거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고 줄인다) 제19조의2 제1항 , 제3항 , 같은법시행령(1991.2.2. 대통령령 제13303호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에 의거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시행령”이라고 줄인다) 제17조의7 제2호 , 제17조의8 제1항 제1호 , 제2항 별표 2, 제17조의9 , 제17조의10 등에 의하여 이 사건 배출부과금 1,195,431,620원의 부과처분(기록에 의하면 원고 회사의 위반행위는 이 사건이 처음이므로 산출근거 중 위반회수별 부과계수는 1.5가 아니라 1.0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을 한 사실을 인정하고, 그 증거에 의하여 위 단속 당시 원고 회사의 1일 폐수배출량이 165,000ℓ이므로 위의 측정치는 원고 회사가 비소를 하루에 31㎏ 이상의 막대한 양을 제품의 재료나 부재료 또는 폐수처리과정에서 사용하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데, 원고 회사가 제조하는 화공약품에는 그 재료나 촉매로 비소 혹은 비소를 함유하는 물질이 사용되지도 아니할 뿐만 아니라 필요하지도 아니하며, 다만 원고 회사가 경영하는 공장의 폐수를 처리함에 있어서 비소가 함유된 농황산을 사용하기는 하나 그 농황산에 함유된 비소의 양은 위의 165,000ℓ의 폐수 속에 희석되어 0.03 내지 0.02 P.P.M 정도 밖에 나타나지 아니한 사실, 한편 환경관리공단 이리사업소장이 1990.5.13.부터 5.28.까지 사이에 원고 회사가 배출한 폐수를 채취하여 환경오염공정시험방법에 따라 비소의 농도를 측정한 수치는 원심판결 별지 3 기재와 같은 바, 그 수치 중 최고의 수치가 위 189.31의 4분의 1에도 못미치는 47.0에 지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1990.5.11.에만 유독 비소의 측정치가 189.31로 측정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도 없는 이 사건에서 위 189.31 측정치는 채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피고의 주장에 의하면, 광주지방환경청 단속공무원인 소외 1은 1990.5.11. 원고 회사의 이사 소외 2와 배출시설관리인 소외 3을 입회시킨 가운데 폐수의 시료를 채취하였고, 채취된 폐수의 시료는 광주지방환경청 측정분석과 환경 7급공무원인 소외 4에게 전달되어 환경오염공정시험법 수질편 제25조 제2항 흡광광도법에 의하여 30회 이상 시험을 거친 결과 위 189.31의 수치로 측정되었다는 것인 바, 위 광주지방환경청 측정분석과의 시설, 장비, 기술능력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었다면 그 시험결과는 매우 공신력이 높은 것으로 보아야 하고, 합리적인 이유 없이 함부로 그 신빙성이 배척되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원심은 위 광주지방환경청의 측정수치를 믿을 수 없는 이유로서, 첫째로 원고 회사의 제조공정에 투입되는 재료나 촉매에 비소함유물이 없고, 필요하지도 않으며, 다만 폐수처리과정에서 비소함유물인 농황산을 사용하기는 하나 이는 극소량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고 있으나, 이는 같은 무렵 환경관리공단 이리사업소의 측정결과에서도 적지 않은 양의 비소가 검출되었다는 점, 또한 환경단속공무원이 시료채취를 하던 1990.5.11. 원고 회사에서 다량의 무허가 폐수배출시설이 적발되었던 점, 원심이 증거로 채용한 갑 제7호증과 증인 소외 5의 증언 등은 원고 회사에서 제공한 공정에 관한 일방적 자료에만 기초한 것이므로 크게 신빙할만한 것이 못되는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수긍하기가 어렵다 하겠고, 둘째로 환경관리공단 이리사업소에서 같은 무렵인 1990.5.13.부터 5.28.까지 사이에 원고 회사가 배출한 폐수를 조사한 결과 나타난 비소 측정치와 엄청난 차이가 나는데다가 5.11. 비소의 측정치가 유달리 높을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는 점을 들고 있으나, 환경관리공단의 측정치가 환경단속공무원이 원고 회사에서 시료채취를 하고 간 지 이틀 후인 5.13.부터 측정된 것이므로(다만 을 제16호증에 기재된 환경관리공단 이리사업소의 자료에는 원고 회사에 대한 수질검사결과가 1990.1.4.분부터 나타나 있으나 1990.5.13. 이전분에는 비소의 검출 여부 표시가 나타나 있지 않아 비소의 함유 여부에 관하여 당시 검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인지 혹은 검사를 하였으나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인지 여부가 분명하지 않고, 그 검사가 환경오염공정시험법을 준수한 것인지에 관하여도 기록상 아무런 담보가 없다) 원고 회사에서 경각심을 가지고 비소함유물의 사용을 급격히 줄인 결과일 수도 있다는 점과 위 을 제16호증의 자료에 나타나 있는 바와 같이 1990.5.13. 경부터 같은 해 6,7월경까지 집중적으로 다량의 비소가 검출되던 것과는 달리 1990.8.이후에는 거의 비소가 검출되지 않거나 극소량만이 검출되는 과정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원고 회사의 경우 폐수에 비소성분을 줄이는 여부가 그 의지 여하에 달려 있다는 사정을 엿볼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역시 수긍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다만 문제는 당초의 189.31로 나온 측정치가 원고 회사의 시설 및 생산 규모에 비추어 상식적으로 도저히 상정할 수 없는 정도로 이례적인 것이라면, 예컨대 폐수시료채취의 장소나 조건 등이 폐수의 성분을 가장 잘 대표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정에 적합하였던 것인지, 폐수의 실험분석을 위한 시설, 장비나 기술능력에 이상은 없었는지, 측정방법에 관한 일반적 원칙이 제대로 준수되었던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는 것이므로,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검사를 하였던 광주지방환경청과 환경관리공단 이리사업소의 시료채취 장소, 조건, 기타자료, 시설, 장비, 기술능력, 측정방법 등을 각각 대조하여 보고, 그 각각의 타당성에 관하여 객관적인 전문가로부터 분석을 받아 보거나, 현재도 1990.5.11. 당시 채취한 폐수시료의 일부를 광주지방환경청에서 보관하고 있다는 것이므로 상당한 시일이 경과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오염도 측정에 지장이 없다는 전제하에 객관적인 전문기관으로부터 재측정을 받아 봄으로써 어느 정도 그 의문점들을 규명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같은 무렵 원고 회사에서 무허가 배출시설이 다량 적발되었으므로 그 시설들의 운영과 이 사건 비소의 검출에 무슨 상관관계는 없는지, 적발된 무허가 시설들에 관하여 나중에 적법한 허가를 받았는지, 그 허가를 받았다면 그 시기와 환경관리공단 이리사업소의 수질검사자료에 나타나는 비소검출 증감추이와 대조하여 그 사이에 무슨 상관관계는 없는지 여부 등도 위와 같은 의문점들을 규명함에 있어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원심으로서는 위와 같은 점들에 관하여 더 자세한 심리를 한 후 국가기관의 검사결과에 대한 채용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이르지 아니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을 위배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아니할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당초 광주지방환경청의 측정치가 신빙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배출부과금 산정의 기초가 된 배출기간(1990.5.11.부터 5.28.까지) 중의 일부에 해당하는 1990.5.13.부터 5.28.까지 사이의 비소배출량이 당초에 측정한 배출량과 다르게 환경관리공단 이리사업소에 의하여 측정된 사실이 있으므로 이는 시행령 제17조의13 제1항 제2호 소정의 배출부과금 조정사유에 해당하고, 따라서 위 배출기간 중 계속하여 189.31㎎/ℓ의 비소가 함유된 폐수를 배출하였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배출금부과처분은 배출한 오염물질 처리비용에 상당한 배출부과금의 부과를 규정한 법 제19조의2 제1항 의 규정에도 어긋난다고 하면서 이 사건 배출금부과처분은 이 점에 의하더라도 위법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위 시행령 제17조의13 제1항 제2호 소정의 조정사유는 배출부과금의 부과 후 오염물질 등의 배출상태가 당초의 측정시와 달라졌다고 인정하여 다시 점검한 결과 오염물질 또는 배출물질의 배출량이 당초에 측정한 배출량과 달라진 경우라고 규정되어 있고, 그 제3항 의 규정에 의하면 위와 같은 사유가 있어 부과금을 조정하는 경우의 부과금 산정에 있어서는 재점검일 이후의 기간에 한하여 다시 측정한 배출량을 기초로 하여 산정한다고 되어 있으므로, 부과권자가 법 제24조 의 규정에 의하여 관계공무원에게 검사시킨 결과라고 볼 수 없는 환경관리공단 이리사업소의 검사 결과 다른 측정치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위 조정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그와 같은 다른 측정치가 있다는 자료를 부과권자에게 제시하거나 부과권자가 스스로 그와 같은 자료를 입수함으로써 오염물질의 배출상태가 당초의 측정시와 달라졌다고 인정하여 그에 따라 재점검을 하였다든지, 그와 같은 자료가 부과권자에게 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부과권자가 아무런 합리적 이유도 없이 재점검을 실시하지 않았다든지 하는 경우라야만 위 조정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 이며, 위와 같은 조정사유가 없는 한 당초 측정된 배출량에 배출기간을 곱하여 배출부과금을 산정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시행령 제17조의9 제1항 ), 그와 같이 산정된 배출부과금의 부과처분이 법 제19조의2 제1항 의 규정에 어긋난다고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원심으로서 원고 회사가 부과관청인 피고에게 환경관리공단 이리사업소에서 측정한 다른 자료가 있다는 사실을 들어 재점검을 요구한 사실이 있는지, 그러한 요구가 있었거나 또는 피고가 스스로 그러한 자료를 입수하여 재점검의 필요성이 있음을 인식하고서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재점검을 실시하지 않았던 것인지 여부를 가려보지 않고서는 이 사건 처분이 법 제19조의2 제1항 의 규정에 어긋나 위법하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원심판결에는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위 조정사유에 관한 법리나 배출부과금 부과의 근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도 이유 있다.

이상의 이유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영철(재판장) 박우동(주심) 김상원 박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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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광주고등법원 1992.11.26.선고 90구20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