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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9. 12. 26. 선고 88다카16867 전원합의체 판결
[손해배상(자)][집37(4)민,241;공1990.2.15(866),356]
판시사항

가. 일반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 개인택시운전사의 일실이익 산정에 있어서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를 자본적 수익재로 볼 것인지 여부(소극)

나. 불법행위로 사망한 피해자의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를 유족들이 매도한 경우 그 처분가액에 대한 가동연한까지의 중간이자 상당액이 손익상계의 대상인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가. 우리나라의 사회적, 경제적 구조와 생활여건이 급속하게 향상발전됨에 따른 제반사정의 변화에 비추어 보면 이제 일반육체노동 또는 육체노동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생계활동의 가동연한이 만 55세라는 경험칙에 의한 추정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렵다고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오히려 일반적으로 만 55세를 넘어서도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합당하다고 할 것이다.

나.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가 유상으로 양도되고 있어 사실상 교환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하여도 이러한 사실만으로 곧 위 면허자체를 자본적 수익재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는 없으므로, 개인택시운전사이던 피해자의 일실이익을 산정함에 있어서 위 면허가 차지하는 자본적 기여부분에 해당하는 면허처분가액의 법정이자 상당액을 공제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 불법행위로 사망한 피해자 명의의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를 유족들이 다른사람에게 매도함으로써 발생한 그 처분가액에 대한 가동연한까지의 중간이자 상당의 이익은 직접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이익이라고는 보기 어려울뿐 아니라, 위 망인의 가동연한이 도래한 때에 있어서의 위 개인택시의 처분가액이 유족들의 처분가액과 반드시 같은 것이라고 예측할 수도 없는 것이어서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이익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손익상계에 의하여 손해에서 공제할 수 있는 이득이라고 할 수 없다.

원고, 상고인겸 피상고인

원고 1 외 5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오세도 외 1인

피고, 피상고인겸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보영

주 문

원심판결 중 원고들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이 상고 기각부분에 관한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1. 원고들 소송대리인들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를 가지고 개인택시를 운전하다가 이 사건 사고로 사망한 망 소외인의 일실이익을 산정함에 있어서 그 가동연한에 관하여 개인택시운송사업은 그 면허를 받은 자가 직접 운전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운전업무는 사고방지를 위하여 고도의 주의력이 요구될 뿐 아니라 그 육체적 활동이 일반육체노동에 비하여 가벼운 것은아닌 점을 들어 이 망인이 만60세가 끝날 때까지 가동할 수 있다는 원고들 주장을 배척한 후 위 망인의 가동연한은 만 55세가 끝날 때까지임이 경험칙에 의하여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2) 당원은 종래에 일반육체노동 또는 육체노동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생계활동의 가동연한은 경험칙상 만 55세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를 표명해 왔고 위 원심판단은 이러한 당원의 견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경험칙이라는 것은 각개의 경험으로부터 귀납적으로 얻어지는 사물의 성상이나 인과의 관계에 관한 사실판단의 법칙을 말하는 것으로서 구체적인 경험적 사실로부터 도출되는 공통인식에 바탕을 둔 판단형식으므로, 그 기초가 된 경험적 사실의 변화에 따라 그 판단내용도 달라질 수 밖에 없음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일반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이 경험칙상 만 55세라고 본 당원의 판례는 1950년대( 1956.1.26.선고 4288민상352 판결 참조)와 1960년대( 1966.10.11.선고 66다1399 판결 ; 1967.1.31.선고 66다2217 판결 ; 1968.7.16.선고 68다997 판결 ; 1969.1.21.선고 68다2237 판결 등 각 참조)에 형성되기 시작하였는 바, 이러한 판례형성의 초기에 있어서 위 경험칙의 기초가 된 제반사정을 당원에 현저한 사실관계에 터잡아 살펴보면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여명(0세 기준)이 1950년대에는 남자 51.12세, 여자 53.73세이고 1960년대에는 남자 54.92세, 여자60.99세에 불과하였고(1960년도 한국통계연감(내무부) 및 1967년도 한국 통계연감(경제기획원) 각 참조), 육체노동을 주된 업무내용으로 하는 선로수, 토목수, 목공, 운전수 등 기능직공무원의 정년이 법령상 만 55세로 한정되어 있었으며( 1963.4.17. 법률 제132호로 공포시행된 국가공무원법 제74조 , 1963.5.29. 각 령 제1317호로 공포시행된 공무원임용령 제3조 제2항 각 참조), 여기에 당시의 우리나라의 경제수준과 고용조건 등의 사회적, 경제적 여건을 감안하여 일반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은 만 55세라는 경험칙에 의한 추정이 도출되었던 것으로 이것이 현재까지 유지되어 왔던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나라의 사회적, 경제적 구조와 생활여건이 급속하게 향상발전됨에 따라 국민의 평균여명(0세 기준)은 남자 63세, 여자 69세로 늘어났고(1981년도 한국통계연감(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참조), 기능직공무원중 육체노동을 주된 업무내용으로 하는 철도원, 토목원, 건축원, 기계원등의 정년도 법령상 만 58세로 연장되었으며( 1986.12.31. 대통령령 제12052호로 개정된 공무원임용령 제3조 제3항 참조), 또 국민연금법상 노동능력을 상실한 노령자에게 지급되는 노령연금의 지급대상연령도 갱내작업광부와 어로작업선원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만 60세로 규정되기에 이르렀다( 1986.12.31. 법률제3902호로 공포시행된 국민연금법 제56조 제1항 , 같은법시행령 제38조 참조).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제반사정의 변화에 비추어보면 이제 일반육체노동 또는 육체노동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생계활동의 가동연한이 만55세라는 경험칙에의한 추정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렵다고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오히려 일반적으로 만55세를 넘어서도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합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당원이 종래에 일반육체노동 또는 육체노동을 주로하는 생계활동의 가동연한을 경험칙상 만 55세라고 본 견해 는 이를 폐기하기로 한다.

다만 오늘날 만 55세를 넘어 가동할 수 있는 한계연령이 구체적으로 몇살인가 하는 점은 앞에서 당원이 현저한 사실관계에 터 잡아 살펴본 평균여명과 기능직공무원의 정년 등 사유만가지고 정하기에 미흡하다고 생각되므로, 사실조사의 권능을 가진 사실심에서 앞에서 본 사유 외에 연령별 근로자인구수, 취업률 또는 근로참가율 및 직종별 근로조건과 정년제한등 제반사정을 조사하여 이로부터 경험칙상 추정되는 일반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을 도출하든가 또는 당해 피해자의 연령, 직업, 경력, 건강상태등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그 가동연한을 인정하든가 하여야 할 것이다.

(3) 결국 원심판결은 위 망 소외인의 가동연한을 인정함에 있어서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제12조 제2항 소정의 파기사유에 해당하므로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있다.

2. 피고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망 소외인이 이 사건 사고발생당시 택시운전석에 부착되어 있던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배척하고 있는 바, 기록에 나타난 증거관계를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판단은 정당하다.

논지는 피해자 망 소외인이 이 사건 사고로 입은 뇌좌상, 흉부좌상, 다발성 늑골골절상등 상해의 부위로 보아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것이 명백한데도 위와 같이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심리미진과 과실상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는 것이나 기록에 의하면 위 피해자는 피해차량을 운전하던 중 가해차량과 정면 충돌하여 차량전면이 부서지면서 흉부좌상과 다발성 늑골골절상을 입고 사망하였음이 명백하고 소론과 같이 뇌좌상을 입었다는 자료는 찾아볼 수 없는 바, 위와 같은 흉부좌상 등의 상처는 안전벨트를 착용한 경우에도 운전대에 충격되어 생길 수 있는 상처라고 보여지므로 위 논지는 이유없다.

(2) 제2점

개인택시운송사면허가 유상으로 양도되고 있어 사실상 교환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하여도 이러한 사실만으로 곧 위 면허자체를 자본적 수익재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는 없으므로, 위 면허가 자본적 수익재임을 전제로 위 망 소외인의 일실이익을 산정함에 있어서 위 면허가 차지하는 자본적 기여부분에 해당하는 면허처분가액의 법정이자 상당액을 공제하여야 한다는 논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

또 논지는 원고들이 위 망 소외인의 가동연한이 도래하기 전에 미리 위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를 다른 사람에게 처분함으로써 그 처분가액에 대한 가동연한까지의 법정이자 상당의 이익을 얻었으므로 이를 망인의 일실이익손해에서 공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손익상계에 의하여 손해에서 공제할 수 있는 이익은 손해가 발생한 동일한 원인사실로부터 발생한 것이어야 하고 또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것임을 요하는 바, 피고가 주장하는 중간이자상당이익은 원고들이 위 망인명의의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를 다른 사람에게 매도함으로써 발생한 이익이고 직접적으로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이익이라고는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위 망인의 가동연한이 도래한 때에 있어서의 위 개인택시의 처분가액이 원고들의 처분가액과 반드시 같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도 없는 것이어서 원고들의 처분가액에 대한 중간이자 상당액이 이 사건 불법행위와 상당인과 관계가 있는 이익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할 것이다.

소론 당원 결정은 상고허가신청기각결정으로서 이유의 기재가 없는 것이므로 원심판결과 상반된 판례라고 볼 수 없다.

결국 원심판결에 손해범위에 관하여 법리를 오해하고 당원판례와 상반된 법률해석을 한 위법이 있다는 논지는 모두 이유없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들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의 상고는 이를 기각하고, 이 상고기각부분에 관한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일규(재판장) 김덕주 이회창 박우동 윤관 배석 이재성 김상원 배만운 안우만 김주한 윤영철 김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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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구고등법원 1988.5.6.선고 87나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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