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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8. 6. 28. 선고 2011헌바379 2012헌가17 2013헌가5 2013헌가23 2013헌가27 2014헌가8 2015헌가5 2011헌바383 2012헌바15 2012헌바32 2012헌바86 2012헌바129 2012헌바181 2012헌바182 2012헌바193 2012헌바227 2012헌바228 2012헌바250 2012헌바271 2012헌바281 2012헌바282 2012헌바283 2012헌바287 2012헌바324 2013헌바273 2015헌바73 2016헌바360 2017헌바225 공보 [병역법 제88조 제1항 등 위헌소원]
[공보(제261호)]
판시사항

가. 병역의 종류를 규정한, 2006. 3. 24. 법률 제78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병역법부터 현행 병역법까지의 병역법 제5조 제1항(이하 모두 합하여 ‘병역종류조항’이라 한다)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규정하고 있지 않음을 이유로 그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청구인지 여부(소극)

나. 병역종류조항의 위헌여부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형사 재판의 전제가 되는지 여부(적극)

다. 병역의 종류를 현역, 예비역, 보충역, 병역준비역, 전시근로역의 다섯 가지로 한정하여 규정하고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아니한 병역종류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적극)

라. 현역입영 또는 소집 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이나 소집일부터 3일이 지나도 입영하지 아니하거나 소집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를 처벌하는, 2009. 6. 9. 법률 제97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병역법부터 현행 병역법까지의 병역법 제88조 제1항 본문 제1호, 2009. 6. 9. 법률 제97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병역법 및 2013. 6. 4. 법률 제118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병역법의 각 제88조 제1항 본문 제2호(이하 모두 합하여 ‘처벌조항’이라 한다)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마. 병역종류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되 계속 적용을 명한 사례

결정요지

가. 비군사적 성격을 갖는 복무도 입법자의 형성에 따라 병역의무의 내용에 포함될 수 있고, 대체복무제는 그 개념상 병역종류조항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따라서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입법자가 아무런 입법을 하지 않은 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이 아니라, 입법자가 병역의 종류에 관하여 입법은 하였으나 그 내용이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를 포함하지 아니하여 불완전·불충분하다는 부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나. 병역종류조항이 대체복무제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위헌으로 결정된다면,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현역입영 또는 소집 통지서를 받은

후 3일 내에 입영하지 아니하거나 소집에 불응하더라도 대체복무의 기회를 부여받지 않는 한 당해 형사사건을 담당하는 법원이 무죄를 선고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병역종류조항은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된다.

다.병역종류조항은, 병역부담의 형평을 기하고 병역자원을 효과적으로 확보하여 효율적으로 배분함으로써 국가안보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정당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다.

병역종류조항이 규정하고 있는 병역들은 모두 군사훈련을 받는 것을 전제하고 있으므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그러한 병역을 부과할 경우 그들의 양심과 충돌을 일으키는데, 이에 대한 대안으로 대체복무제가 논의되어 왔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수는 병역자원의 감소를 논할 정도가 아니고, 이들을 처벌한다고 하더라도 교도소에 수감할 수 있을 뿐 병역자원으로 활용할 수는 없으므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더라도 우리나라의 국방력에 의미 있는 수준의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 국가가 관리하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사전심사절차와 엄격한 사후관리절차를 갖추고, 현역복무와 대체복무 사이에 복무의 난이도나 기간과 관련하여 형평성을 확보해 현역복무를 회피할 요인을 제거한다면, 심사의 곤란성과 양심을 빙자한 병역기피자의 증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므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면서도 병역의무의 형평을 유지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따라서 대체복무제라는 대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만을 규정한 병역종류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어긋난다.

병역종류조항이 추구하는 ‘국가안보’ 및 ‘병역의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공익은 대단히 중요하나, 앞서 보았듯이 병역종류조항에 대체복무제를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공익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반면, 병역종류조항이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아니함으로 인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최소 1년 6월 이상의 징역형과 그에 따른 막대한 유·무형의 불이익을 감수하여야 한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공익 관련 업무에 종사하도록 한다면, 이들을 처벌하여 교도소에 수용하고 있는 것보다는 넓은 의미의 안보와 공익실현에 더 유익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병역종류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

그렇다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아니한 병역종류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

헌법재판소는 2004년 입법자에 대하여 국가안보라는 공익의 실현을 확보하면서도 병역거부자의 양심을 보호할 수 있는 대안이 있는지 검토할 것을 권고하였는데, 그로부터 14년이 경과하도록 이에 관한 입법적 진전이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그사이 여러 국가기관에서 대체복무제 도입을 검토하거나 그 도입을 권고하였으며, 법원에서도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무죄판결을 선고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할 때 국가는 이 문제의 해결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으며, 대체복무제를 도입함으로써 기본권 침해 상황을 제거할 의무가 있다.

라.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서기석의 합헌의견]

병역종류조항에 대체복무제가 규정되지 아니한 상황에서 현재의 대법원 판례에 따라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한다면, 이는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처럼 병역종류조항에 대체복무제가 규정되지 아니한 상황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처벌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되므로, 양심적 병역거부는 처벌조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결국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처벌은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아니한 병역종류조항의 입법상 불비와 양심적 병역거부는 처벌조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원의 해석이 결합되어 발생한 문제일 뿐, 처벌조항 자체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니다. 이는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과 그에 따른 입법부의 개선입법 및 법원의 후속 조치를 통하여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다.

이상을 종합하여 보면, 처벌조항은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의무를 거부하는 병역기피자를 처벌하는 조항으로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는 없다.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조용호의 합헌의견]

처벌조항은 병역자원의 확보와 병역부담의 형평을 기하고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를 통해 헌법상 인정되는 중대한 법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으로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입영기피자 등에 대한 형사처벌은 위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다.

양심을 빙자한 병역기피자를 심사단계에서 가려내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주관적인 양심의 형성과정을 추적해야 하는 쉽지 않은 일이다. 나아가 생명과 신체에 대한 위험 속에서 이행하는 병역의무와 등가성이 확보된 대체복무를 설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매우 까다로운 일이다.

대체복무제의 도입은 국가공동체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합법성과 정당성을 인정하는 문제이므로, 그 도입여부는 규범적 평가 이전에 국민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아직 이에 관한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형벌을 부과한다고 하여 침해의 최소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볼 수 없다.

병역거부는 양심의 자유를 제한하는 근거가 되는 다른 공익적 가치와 형량할 때 우선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보편적 가치를 가진다고 할 수 없다. 반면 처벌조항에 의하여 달성되는 공익은 국가공동체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를 수호함으로써, 헌법의 핵심적 가치와 질서를 확보하고 국민의 생명과 자유,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 것이다. 따라서 처벌조항에 의하여 제한되는 사익이 달성하려는 공익에 비하여 우월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처벌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요건을 충족한다.

그렇다면 처벌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유남석의 일부위헌의견]

병역종류조항은 처벌조항의 의미를 해석하는 근거가 되고, 처벌조항은 병역종류조항의 내용을 전제로 하므로, 병역종류조항의 위헌 여부는 처벌조항의 위헌 여부와 불가분적 관계에 있다. 따라서 병역종류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는 이상, 처벌조항 중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부분에 대하여도 위헌 결정을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처벌조항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처벌의 예외를 인정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형벌을 부과하고 있으나, 대체복무제의 도입은 병역자원을 확보하고 병역부담의 형평을 기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을 처벌조항과 같은 정도로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되므로, 처벌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어긋난다.

‘국가안보’ 및 ‘병역의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공익은 중요하나,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한정하여 볼 때 형사처벌이 특별예방효과나 일반예방효과를 가지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처벌조항이 위 공익 달성에 기여하는 정도는 그다지 크다고 하기 어렵다. 반면, 형사처벌로 인한 불이익은 매우 크므로, 처벌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따라서 처벌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처벌조항 중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

[재판관 김창종의 각하의견]

청구인들의 주장은 양심상의 결정을 내세워 입영을 거부하였을 경우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법원의 법령 해석·적용은 잘못된 것이고, 그렇게 해석하면 청구인들의 양심의 자유 등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이다. 이는 처벌조항 자체의 위헌 여부를 다투는 것이 아니라, 법원의 처벌조항에 대한 해석·적용이나 재판결과를 다투는 것에 불과하므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으로는 부적법하다.

제청법원들의 위헌제청 역시 대법원판결과 같이 양심적 입영거부를 처벌조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처벌조항이 위헌이라는 취지로서, 처벌조항 중 ‘정당한 사유’의 포섭이나 해석·적용의 문제에 관하여 헌법재판소의 해명을 구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부적법하다. 나아가 제청법원들은 처벌조항의 ‘정당한 사유’의 합헌적 해석을 통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그들의 기본권 침해를 방지할 수 있음에도, 자신의 합헌적 법률해석에 일반적 구속력을 얻기 위하여 헌법재판소에 위헌제청을 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러한 관점에서도 제청법원들의 위헌제청은 부적법하다.

마. 병역종류조항에 대해 단순위헌 결정을 할 경우 병역의 종류와 각 병역의 구체적인 범위에 관한 근거규정이 사라지게 되어 일체의 병역의무를 부과할 수 없게 되므로, 용인하기 어려운 법적 공백이 생기게 된다. 더욱이 입법자는 대체복무제를 형성함에 있어 그 신청절차, 심사주체 및 심사방법, 복무분야, 복무기간 등을 어떻게 설정할지 등에 관하여 광범위한 입법재량을 가진다. 따라서 병역종류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되, 다만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적용을 명하기로 한다. 입법자는 늦어도 2019. 12. 31.까지는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개선입법을 이행하여야 하고, 그때까지 개선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병역종류조항은 2020. 1. 1.부터 효력을 상실한다.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조용호의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청구인 등이 주장하는 대체복무는 일체의 군 관련 복무를 배제하는 것이므로, 국방의무 및 병역의무의 범주에 포섭될 수 없다. 따라서 병역종류조항에 대체복무를 규정하라고 하는 것은 병역법 및 병역종류조항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조항을 신설하라는 주장이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에서 위와 같은 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은 그 자체로 허용되지 아니하므로,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재판관 김창종의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병역종류조항은 당해사건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할 때 적용된 법률조항이 아니고 법원이 이를 적용하지 않더라도 당해사건 해결을 위한 재판을 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으므로, 병역종류조항의 위헌 여부는 당해사건을 해결하기 위하여 필요한 선결문제가 아니다.

병역종류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되면 그에 근거한 병역처분은 후발적으로 위법하게 되는 하자가 있게 되지만, 그러한 병역처분의 하자는 독립적인 후속처분인 입영처분에 승계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으로 인하여 입영처분까지 위법한 처분으로 된다고 볼 수 없다. 당해사건 법원은 입영처분이 적법, 유효한 이상, 그 입영처분에 따른 의무의 이행을 거부한 청구인들에게 ‘정당한 사유’가 없다면 처벌조항에 따라 유죄판결을 선고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청구인들에게 당연히 무죄판결을 선고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청구인들의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당해사건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므로 각하하여야 한다.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선애,재판관 유남석의 병역종류조항 법정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병역종류조항은 처벌조항의 의미를 해석하는 근거가 되고, 처벌조항은 병역종류조항의 내용을 전제로 한다. 만약 병역종류조항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위헌으로 결정된다면, 처벌조항이 이행을 강제하는 병역의무의 내용 역시 대체복무제를 포함하여야 하는 것으로 달라지게 되고, 그에 따라 처벌조항 중 대체복무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고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부분 역시 위헌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병역종류조항의 위헌 여부는 처벌조항의 위헌 여부와 불가분적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병역종류조항은 당해 사건에 간접 적용되는 조항으로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된다.

재판관 서기석의 병역종류조항 법정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처벌조항에 대한 합헌의견에서 본 바와 같이, 병역종류조항에 대체복무제가 규정되지 아니한 상황에서 현재의 대법원 판례에 따라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한다면, 이는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 따라서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아니한 현행 병역종류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함으로써 대체복무제가 도입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한편, 대체복무제가 도입되지 아니한 현 상황에서 법원이 현재의 견해를 변경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하여 무죄 판결을 선고한다면,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결과적으로 병역의무도 면제받고 대체복무도 이행하지 않게 됨으로써, 군복무를 이행하는 사람과 비교하여 형평에 어긋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위헌적인 결과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아니한 현행 병역종류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여야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조항에 의하여 처벌하든지, 처벌하지 않든지 간에 위헌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대체복무제가 도입되어야 하므로, 병력종류조항에 대하여는 헌법불합치 결정이 선고되어야 한다고 본다.

재판관 조용호의 병역종류조항 반대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병역의 종류를 어떻게 형성할 것인지는 병력의 구체적 설계, 안보상황의 예측 및 이에 대한 대응 등에 있어서 매우 전문적이고 정치적인 사항에 관한 규율이므로, 입법자가 광범위한 입법형성의 재량 하에 결정할 사항이다.

입법자에게 법률의 제정 시 개인적인 양심상의 갈등의 여지가 발생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하여 사전에 예방적으로 양심의 자유를 고려하는 일반조항을 둘 것을 요구할 수는 없다. 양심의 자유에서 파생하는 입법자의 의무는 단지 입법과정에서 양심의 자유를 고려할 것을 요구하는 ‘일반적 의무’이지 구체적 내용의 대안을 제시해야 할 헌법적 입법의무가 아니므로, 양심의 자유는 입법자가 구체적으로 형성한 병역의무의 이행

을 양심상의 이유로 거부하거나 법적 의무를 대신하는 대체의무의 제공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다.

그렇다면 처벌조항과 달리 양심에 반하는 행위를 강제하는 효력이 없는 병역종류조항에 대하여 입법자가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위헌확인을 할 수는 없다. 나아가 입법자가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지 않고서는 양심의 자유를 실현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기 때문에 대체복무의 가능성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이러한 결단은 국가안보라는 공익의 중대함에 비추어 정당화될 수 있는 것으로서 위헌이라고 할 수 없다.

재판관 안창호의 병역종류조항 반대의견 및 처벌조항 합헌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처벌조항에 대한 합헌의견을 토대로, 국가공동체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합법성과 정당성을 인정하기 전에라도 다음과 같이 형사처벌 이외의 법적 제재를 완화함으로써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기본권 제한을 경감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

예컨대 ① 학계·법조계·종교계 등으로 구성된 전문위원회가 형 집행 종료 즈음에 형 집행 과정에서 취득한 자료 등에 기초하여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인지 여부를 판정하고, 양심적 병역거부자인 경우에는 사면을 하는 방법, ② 공직 임용, 기업의 임·직원 취임, 각종 관허업의 특허 등 취득 등과 관련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불이익의 예외를 인정하는 방법, ③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징역형을 선고받고 정역에 복무할 때, 그 정역을 대체복무에서 고려될 수 있는 내용으로 함으로써, 일정부분 대체복무제를 도입한 효과를 거둘 수 있게 하는 방법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이런 불이익 완화 조치는 ‘평상시’에만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법적 제재를 완화하여 국가안보의 위험성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나아가 위 조치는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하여 합법성과 정당성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므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하더라도 그 합의는 상대적으로 쉽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합헌의견은 민주주의의 포용성과 다양성을 포기하려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가치와 질서를 수호하여 이를 바탕으로 그 포용성과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며, 이를 통해 우리와 우리 자손들이 자유롭고 평등한 가운데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참조판례

가. 헌재 1995. 12. 28. 91헌마80 , 판례집 7-2, 851, 868

나. 헌재 2011. 10. 25. 2010헌바476 , 판례집 23-2하, 18, 22-23

다. 헌재 2002. 8. 29. 2000헌가5 등, 판례집 14-2, 106, 123헌재 2004. 8. 26. 2002헌가1 , 판례집 16-2상, 141, 151헌재 2004. 10. 28. 2004헌바61 등헌재 2011. 8. 30. 2008헌가22 등, 판례집 23-2상, 174, 188-191,198

당사자

제청법원1.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12헌가17 )

2. 서울북부지방법원( 2013헌가5 )

3. 서울남부지방법원( 2013헌가23 )

4. 울산지방법원( 2013헌가27 )

5. 서울동부지방법원( 2014헌가8 )

6.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 2015헌가5 )

제청신청인[별지 1] 제청신청인 명단과 같다.

청 구 인[별지 2] 청구인 명단과 같다.

당해사건[별지 3] 당해사건 목록과 같다.

주문
이유

1. 사건개요

가. 위헌제청 사건

(1) 2012헌가17 사건

제청신청인 김○인은 2010. 10. 7. ‘현역병입영대상’ 처분을 받은 사람으로, 2011. 8. 17. 경남지방병무청장으로부터 2011. 9. 20.까지 입영하라는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병역법위반죄)로 기소되었다(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11고단596). 위 제청신청인은 재판계속 중 병역법 제3조, 제5조, 제88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하였고(2012초기8), 제청법원은 2012. 8. 9. 위 신청을 받아들여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제1호가 위헌이라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2) 2013헌가5 사건

제청신청인 강○왕은 2008. 10. 9. ‘현역병입영대상’ 처분을 받은 사람으로, 2011. 7. 4. 서울지방병무청장으로부터 2011. 8. 14.까지 입영하라는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병역법위반죄)로 기소되었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12고단2397). 위 제청신청인은 재판계속 중 구 병역법 제3조 제1항, 제2항, 제5조 제1항,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제1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하였고(2012초기1554), 제청법원은 2013. 1. 14. 위 신청 중 일부를 받아들여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제1호가 위헌이라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3) 2013헌가23 사건

제청신청인 김○형은 2011. 10. 19. ‘현역병입영대상’ 처분을 받은 사람으로, 2012. 9. 28. 서울지방병무청장으로부터 2012. 11. 13.까지 입영하라는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병역법위반죄)로

기소되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12고단4636). 위 제청신청인은 재판계속 중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제1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하였고(2013초기641), 제청법원은 2013. 7. 9. 위 신청을 받아들여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제1호가 위헌이라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4) 2013헌가27 사건

당해사건 피고인인 정○윤은 2011. 8. 23. ‘현역병입영대상’ 처분을 받은 사람으로, 2012. 11. 19.경 자신의 거주지에서 2012. 12. 24.까지 입영하라는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병역법위반죄)로 기소되었다(울산지방법원 2013고단601). 제청법원은 그 심리 중 당해사건에 적용되는 병역법 제88조 제1항이 위헌이라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2013. 8. 27. 직권으로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5) 2014헌가8 사건

제청신청인 이○린은 2012. 11. 30. ‘현역병입영대상’ 처분을 받고 2012. 12. 31. 보충역으로 병역처분이 변경된 사람으로, 2013. 4. 2.경 병무청으로부터 2013. 5. 16.까지 소집에 응하라는 공익근무요원 소집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소집기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소집에 응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병역법위반죄)로 기소되었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13노1256). 위 제청신청인은 재판계속 중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제2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하였고(2014초기30), 제청법원은 2014. 2. 20. 위 신청을 받아들여 위 조항이 위헌이라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6) 2015헌가5 사건

제청신청인 박○범은 2011. 10. 18. ‘현역병입영대상’ 처분을 받은 사람으로, 2014. 9. 15. 전북지방병무청장으로부터 2014. 10. 28.까지 입영하라는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병역법위반죄)로 기소되었다(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 2014고단559). 위 제청신청인은 재판계속 중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제1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하였고(2015초기3), 제청법원은 2015. 1. 26. 위 신청을 받아들여 위 조항이 위헌이라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나. 위헌소원 사건

(1) 2011헌바379 사건

청구인 차○화는 2002. 11. 4. ‘현역병입영대상’처분을받은사람으로, 2010. 4. 22.경 경남지방병무청장으로부터 2010. 6. 7.까지 입영하라는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병역법위반죄)로 기소되었다(창원지방법원 2010고단1965). 위 청구인은 1심 법원에서 징역 1년 6월의 형을 선고받고 항소하여 재판계속 중(창원지방법원 2010노2192), 병역법 제3조, 제5조, 제88조 제1항 본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11. 10. 27. 기각되자(2010초기980), 2011. 12. 1. 병역법 제88조 제1항 본문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한편, 위 청구인은 2011. 12. 5. 병역법 제3조, 제5조에 대한 심판청구를 청구취지에 추가하는 내용의 청구취지추가서를 제출하였다.

(2) 2011헌바383 사건

청구인 김○호는 2007. 7. 12. ‘현역병입영대상’ 처분을 받은 사람으로, 2009. 5. 초순경 경기북부병무지청장으로부터 2009. 6. 8.까지 입영하라는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기일부터 3일이 경과하도록 입영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병역법위반죄)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던 중(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09고단1584), 병역법 제3조, 제5조, 제88조 제1항 본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11. 11. 3. 기각되자(2009초기1110), 2011. 12. 8. 위 조항들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3) 2012헌바15 사건

청구인 홍○석은 2003. 3. 20. ‘현역병입영대상’ 처분을 받은 사람으로, 2011. 7. 29. 서울지방병무청장으로부터 2011. 8. 23.까지 입영하라는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병역법위반죄)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던 중(서울중앙지방법원 2011고단6033),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11. 12. 22. 기각되자(2011초기4656), 2012. 1. 4.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제1호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4) 2012헌바32 사건

청구인 윤○환은 2006. 8. 9. ‘현역병입영대상’ 처분을 받은 사람으로, 2010. 8. 24. 경남지방병무청장으로부터 2010. 10. 19.까지 입영하라는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병역법위반죄)로 기소되었다(창원지방법원 2010고단3598). 위 청구인은 1심 법원에서 징역 1년 6월의 형을 선고받고 항소하여 재판계속 중(창원지방법원 2011노2349), 병역법 제88조 제1항 본문, 제65조 제1항 제2호 등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11. 12. 16. 기각되자(2011초기983), 2012. 1. 18. 병역법 제88조 제1항 본문, 제65조 제1항 제2호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한편, 위 청구인은 2015. 6. 28. 병역법 제65조 제1항 제2호에 대한 심판청구를 청구취지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청구취지변경서를 제출하였다.

(5) 2012헌바86 사건

청구인 김○원은 2002. 5. 21. ‘보충역’ 처분을 받은 사람으로, 2010. 10. 19.경 경기북부병무지청장으로부터 2010. 11. 25.까지 소집에 응하라는 공익근무요원 소집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소집기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소집에 응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병역법위반죄)로 기소되었다(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11고단42). 위 청구인은 1심 법원에서 징역 1년 6월의 형을 선고받고 항소하여 재판계속 중(의정부지방법원 2011노2265), 병역법 제88조 제1항 본문, 제65조 제1항 제2호 등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12. 1. 31. 그 신청이 각하 및 기각되자(2012초기81), 2012. 3. 5. 병역법 제88조 제1항 본문, 제65조 제1항 제2호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한편, 위 청구인은 2015. 6. 28. 병역법 제65조 제1항 제2호에 대한 심판청구를 청구취지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청구취지변경서를 제출하였다.

(6) 2012헌바129 사건

청구인 이○원은 2010. 3. 16. ‘현역병입영대상’ 처분을 받은 사람으로, 2011. 7. 14. 인천경기지방병무청장으로부터 2011. 8. 23.까지 입영하라는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병역법위반죄)로 기소되었다(수원지방법원 2011고단4165). 위 청구인은 1심 법원에서 징역 1년 6월의 형을 선고받고 항소하여 재판계속 중(수원지방법원 2011노5398), 병역법 제88조 제1항 본문, 제65조 제1항 제2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12. 2. 23. 그 신청이 각하 및 기각되자(2012초기240), 2012. 3. 30. 병역법 제88조 제1항 본문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7) 2012헌바181 사건

청구인 심○수는 2007. 5. 11. ‘현역병입영대상’ 처분을 받은 사람으로, 2011. 7. 18. 서울지방병무청장으로부터 2011. 8. 29.까지 입영하라는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병역법위반죄)로 기소되었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11고단2614). 위 청구인은 1심 법원에서 징역 1년 6월의 형을 선고받고 항소하여 재판계속 중(서울북부지방법원 2011노1831), 병역법 제3조, 제5조, 제88조 제1항 본문, 제65조 제1항 제2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12. 4. 19. 그 신청이 각하 및 기각되자(2012초기423), 2012. 5. 23. 병역법 제3조, 제5조, 제88조 제1항 본문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8) 2012헌바182 사건

청구인 김○환은 2003. 4. 30. ‘현역병입영대상’ 처분을 받고 2010. 11. 22. 보충역으로 병역처분이 변경된 사람으로, 2011. 7. 13. 서울지방병무청장으로부터 2011. 8. 25.까지 소집에 응하라는 공익근무요원 소집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소집기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소집에 응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병역법위반죄)로 기소되었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11고단2284). 위 청구인은 1심 법원에서 징역 1년 6월의 형을 선고받고 항소하여 재판계속 중(서울북부지방법원 2012노95), 병역법 제3조, 제5조, 제88조 제1항 본문, 제65조 제1항 제2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12. 4. 19. 그 신청이 각하 및 기각되자(2012초기422), 2012. 5. 23. 병역법 제3조, 제5조, 제88조 제1항 본문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9) 2012헌바193 사건

청구인 김□환은 2008. 6. 9. ‘현역병입영대상’ 처분을 받은 사람으로, 2011. 10. 4. 인천경기지방병무청장으로부터 2011. 11. 15.까지 입영하라는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병역법위반죄)로 기소되었다(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1고단2229). 위 청구인은 1심 법원에서 징역 1년 6월의 형을 선고받고 항소하여 재판계속 중(인천지방법원 2012노730), 병역법 제3조, 제5조, 제88조 제1항 본문, 제65조 제1항 제2호 등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12. 5. 4. 그 신청이 각하 및 기각되자(2012초기970), 2012. 6. 11. 병역법 제3조, 제5조, 제88조 제1

항 본문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10) 2012헌바227 사건

청구인 조○찬은 2008. 10. 29. ‘보충역’ 처분을 받은 사람으로, 2011. 8. 22. 대전충남지방병무청장으로부터2011. 9. 19.까지 소집에 응하라는 공익근무요원 소집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소집기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소집에 응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병역법위반죄)로기소되었다(대전지방법원천안지원2011고단1763). 위 청구인은 1심 법원에서 징역 1년 6월의 형을 선고받고 항소하여 재판계속 중(대전지방법원 2012노41), 병역법 제3조, 제5조, 제88조 제1항 본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12. 5. 17. 기각되자(2012초기306), 2012. 6. 22. 병역법 제3조, 제5조 제1항, 제88조 제1항 본문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11) 2012헌바228 사건

청구인 조○호는 2004. 8. 16. ‘현역병입영대상’ 처분을 받은 사람으로, 2009. 10. 16. 서울지방병무청장으로부터 2009. 11. 10.까지 입영하라는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기일부터 3일이 경과하도록입영하지아니하였다는범죄사실(병역법위반죄)로기소되었다(서울동부지방법원2009고단3648). 위 청구인은 1심 법원에서 징역 1년 6월의 형을 선고받고 항소하여 재판계속 중(서울동부지방법원 2011노284), 병역법 제88조 제1항 본문, 제65조 제1항 제2호 등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12. 5. 18. 그 신청이 각하 및 기각되자(2011초기639), 2012. 6. 25. 병역법 제88조 제1항 본문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12) 2012헌바250 사건

청구인 서○은 2008. 10. 17. ‘현역병입영대상’ 처분을 받은 사람으로, 2011. 7. 12. 서울지방병무청장으로부터 2011. 8. 16.까지 입영하라는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병역법위반죄)로 기소되었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11고단2727). 위 청구인은 1심 법원에서 징역 1년 6월의 형을 선고받고 항소하여 재판계속 중(서울동부지방법원 2012노58), 병역법 제3조, 제5조, 제88조 제1항 본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12. 5. 17. 기각되자(2012초기424), 2012. 7. 2. 위 조항들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13) 2012헌바271 사건

청구인 이○빈은 2010. 6. 30. ‘현역병입영대상’ 처분을 받은 사람으로, 2011. 9. 27. 대전충남지방병무청장으로부터 2011. 11. 8.까지 입영하라는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아니하였다는범죄사실(병역법위반죄)로기소되었다(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 2011고단829). 위 청구인은 1심 법원에서 징역 1년 6월의 형을 선고받고 항소하여 재판계속 중(대전지방법원 2012노608), 병역법 제3조, 제5조, 제88조 제1항 본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12. 6. 14. 기각되자(2012초기643), 2012. 7. 18. 위 조항들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14) 2012헌바281 사건

청구인 이○찬은 2010. 3. 24. ‘현역병입영대상’ 처분을 받은 사람으로, 2011. 10. 14. 인천경기지방병무청장으로부터 2011. 11. 8.까지 입영하라는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입영하지아니하였다는범죄사실(병역법위반죄)로 기소되었다(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11고단1528). 위 청구인은 1심 법원에서 징역 1년 6월의 형을 선고받고 항소하여 재판계속 중(수원지방법원 2012노662), 병역법 제3조, 제5조, 제88조 제1항 본문, 제65조 제1항 제2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12. 4. 19. 기각되자(2012초기512), 2012. 7. 27. 병역법 제3조, 제5조 제1항, 제88조 제1항 본문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15) 2012헌바282 사건

피고인 이○로는 2007. 10. 18. ‘현역병입영대상’ 처분을 받은 사람으로, 2011. 7. 15. 인천경기지방병무청장으로부터 2011. 8. 9.까지 입영하라는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병역법위반죄)로 기소되었다(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1고단2891).위 청구인은 1심 법원에서 징역 1년 6월의 형을 선고받고 항소하여 재판계속 중(수원지방법원 2011노5778),병역법 제3조, 제5조, 제88조 제1항 본문, 제65조 제1항 제2호 등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12. 4. 24. 그 신청이 각하 및 기각되자(2012초기513), 2012. 7. 27. 병역법 제3조, 제5조 제1항, 제88조 제1항 본문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16) 2012헌바283 사건

청구인 박○영은 2007. 8. 30. ‘현역병입영대상’ 처분

을 받은 사람으로, 2010. 5. 27. 인천경기지방병무청장으로부터 2010. 6. 29.까지 입영하라는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병역법위반죄)로 기소되었다(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0고단1857). 위 청구인은 1심 법원에서 징역 1년 6월의 형을 선고받고 항소하여 재판계속 중(수원지방법원 2011노4661), 병역법 제88조 제1항 본문, 제65조 제1항 제2호 등에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12. 1. 12.그 신청이 각하 및 기각되자(2011초기2415), 2012. 7. 27. 병역법 제88조 제1항 본문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17) 2012헌바287 사건

청구인 서○○원은 2010. 7. 19. ‘현역병입영대상’ 처분을 받은 사람으로, 2011. 9. 4. 서울지방병무청장으로부터 2011. 10. 18.까지 입영하라는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병역법위반죄)로 기소되었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11고단2876). 위 청구인은 1심 법원에서 징역 1년 6월의 형을 선고받고 항소하여 재판계속 중(서울동부지방법원 2012노195), 병역법 제3조, 제5조, 제88조 제1항 본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12. 6. 28. 기각되자(2012초기470), 2012. 8. 2. 병역법 제3조, 제5조 제1항, 제88조 제1항 본문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18) 2012헌바324 사건

청구인 손○빈은 2002. 5. 22. ‘현역병입영대상’ 처분을 받고 2007. 9. 6. ‘보충역’으로 병역처분이 변경된 사람으로, 2008. 8. 13. 강원지방병무청장으로부터 2008. 9. 22.까지 소집에 응하라는 공익근무요원 소집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소집기일부터 3일이 경과하도록 소집에 불응하였다는 범죄사실(병역법위반죄)로 기소되었다(춘천지방법원 2008고단777). 위 청구인은 1심 법원에서 징역 1년 6월의 형을 선고받고 항소하였으나 항소기각된 후(춘천지방법원 2011노803), 대법원에 상고하여 재판계속 중(대법원 2012도6813), 병역법 제3조, 제5조 제1항, 제88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12. 7. 26. 기각되자(2012초기366), 2012. 8. 30. 병역법 제3조, 제5조 제1항, 제88조 제1항 본문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19) 2013헌바273 사건

청구인 최○규는 2006. 9. 1. ‘현역병입영대상’ 처분을 받은 사람으로, 2011. 6. 14. 서울지방병무청장으로부터 2011. 8. 1.까지 입영하라는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병역법위반죄)로 기소되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1고단5520). 위 청구인은 1심 법원에서 징역 1년 6월의 형을 선고받고 항소하여 재판계속 중(서울중앙지방법원 2012노581), 병역법 제3조, 제5조, 제88조 제1항 본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13. 7. 19. 기각되자(2012초기1483), 2013. 8. 19. 병역법 제3조 제1항 및 제2항, 제5조 제1항, 제88조 제1항 본문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0) 2015헌바73 사건

청구인 박○훈은 2004. 2. 16. ‘현역병입영대상’ 처분을 받은 사람으로, 2013. 9. 16. 부산지방병무청장으로부터 2013. 10. 8.까지 입영하라는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병역법위반죄 등)로 기소되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14고단178,2013고단3320(병합)]. 위 청구인은 1심 법원에서 징역 1년 6월의 형을 선고받고 항소하였으나 항소심에서도 같은 형을 선고받은 후[서울서부지방법원 2014노433, 1188(병합)], 대법원에 상고하여 재판계속 중(대법원 2014도16132),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15. 1. 29. 기각되자(2014초기762), 2015. 2. 23. 위 조항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1) 2016헌바360 사건

청구인 김○만은 2006. 7. 26. ‘현역병입영대상’ 처분을 받은 사람으로, 2016. 4. 16.경 부산지방병무청장으로부터 2016. 4. 19.까지 입영하라는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병역법위반죄)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던 중(부산지방법원 2016고단2368),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제1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16. 9. 8. 기각되자(2016초기2374), 2016. 10. 10. 위 조항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2) 2017헌바225 사건

청구인 홍○훈은 2009. 10. 28. ‘현역병입영대상’ 처분을 받은 사람으로, 2016. 11. 9.경 인천병무지청장으로부터 2016. 12. 5.까지 입영하라는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병역법위반죄)로 기

소되어 재판을 받던 중(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고단470),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제1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17. 4. 20. 기각되자(2017초기597), 2017. 5. 23. 위 조항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병역법 제3조제5조의 경우

일부 청구인들은, 병역법 제3조제5조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대안을 선택할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하고 일률적으로 병역의무를 부과하여 청구인들의 양심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위 조항들의 위헌확인을 구한다.

그런데 청구인들의 주장은 병역의무를 완전히 면제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집총 등 군사적 역무를 수반하지 아니하는 대체복무를 이행하게 해 달라는 것인바,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에 대해 성실히 병역의무를 수행할 것을 주된 내용으로 규정하고 있는 병역법 제3조는 그러한 주장과는 무관하므로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한편, 청구인들의 주장과 관련되는 부분은 병역법 제5조 전체가 아니라 병역의 종류를 설정하고 구분하는 병역법 제5조 제1항이므로, 심판대상을 해당 부분으로 한정한다.

제청법원들과 일부 청구인들은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 대하여만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거나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을 뿐, 병역법 제5조 제1항에 대하여는 그러한 심판제청이나 심판청구를 하지 아니하였다. 그러나 앞서 보았듯이 청구인들 중 일부가 병역법 제5조 제1항의 위헌확인을 구하여 해당 사건들에서 이를 심판대상으로 삼는 이상, 나머지 사건들에 대하여도 병역법 제5조 제1항을 심판대상으로 삼는 것이 소송경제 및 당사자의 권리 구제를 위하여 바람직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지 아니하고 그들을 처벌하는 것이 헌법에 위반되는지가 핵심 쟁점인 사건으로서, 병역의 종류를 정하고 있는 병역법 제5조 제1항은 위 핵심쟁점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병역법 제5조 제1항의 위헌확인을 구하지 않은 사건들에 대하여도 이를 심판대상으로 삼아 판단하기로 한다.

그렇다면 병역법 제5조 제1항과 관련한 개별 사건들의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다.

한편, 구 병역법 제5조 제1항은 2013. 6. 4. 법률 제11849호로, 2016. 1. 19. 법률 제13778호로, 2016. 5. 29. 법률 제14183호로 각각 개정되었으나, 그 개정내용은 ‘제1국민역’을 ‘병역준비역’으로, ‘제2국민역’을 ‘전시근로역’으로, ‘공익근무요원’을 ‘사회복무요원’으로 바꾸는 등 용어를 변경하고, 국제협력 분야와 예술·체육 분야 공익근무요원을 각각 ‘국제협력봉사요원’과 ‘예술·체육요원’으로 구분하여 별도의 보충역 편입대상자로 분류하였다가 관련법의 폐지에 따라 보충역의 종류에서 ‘국제협력봉사요원’ 및 ‘국제협력의사’를 삭제하는 등 경미한 것들일 뿐이고, 위 조항의 실질적 내용에는 변화가 없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위 개정된 조항들도 그 위헌 여부에 관하여 2013. 6. 4. 법률 제118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병역법 제5조 제1항과 결론을 같이할 것이 명백하므로, 이를 심판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한다.

제청법원들 및 청구인들은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전체 또는 그 중 제1호, 제2호에 대하여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으나, 제청신청인들, 당해사건의 피고인 및 청구인들(이하 ‘이 사건 청구인 등’이라 한다)과 관련되는 부분은 병역법 제88조 제1항 본문 제1호 또는 제2호이므로, 심판대상을 해당 부분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위 조항들과 관련한 개별 사건들의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다.

(3) 2017헌바225 사건

위 사건의 심판대상조항은 병역법(2016. 5. 29. 법률 제14183호로 개정된 것) 제88조 제1항 본문 제1호이다.

(4) 2012헌바324 사건

다. 소결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① 구 병역법(2000. 12. 26. 법률 제6290호로 개정되고, 2006. 3. 24. 법률 제78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구 병역법(2006. 3. 24. 법률 제7897호로 개정되고, 2009. 6. 9. 법률 제97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구 병역법(2009. 6. 9. 법률 제9754호로 개정되고, 2010. 1. 25. 법률 제99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구 병역법(2010. 1. 25. 법률 제9955호로 개정되고, 2013. 6. 4. 법률 제118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구 병역법(2013. 6. 4. 법률 제11849호로 개정되고, 2016. 1. 19. 법률 제137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구 병역법(2016. 1. 19. 법률 제13778호로 개정되고, 2016. 5. 29. 법률 제141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병역법(2016. 5. 29. 법률 제14183호로 개정된 것) 제5조 제1항(이하 모두 합하여 ‘병역종류조항’이라 한다), ② 구 병역법(2004. 12. 31. 법률 제7272호로 개정되고, 2009. 6. 9. 법률 제97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8조 제1항 본문 제1호, 구 병역법(2009. 6. 9. 법률 제9754호로 개정되고, 2016. 5. 29. 법률 제141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8조 제1항 본문 제1호, 병역법(2016. 5. 29. 법률 제14183호로 개정된 것) 제88조 제1항 본문 제1호, 구 병역법(1999. 2. 5. 법률 제5757호로 개정되고, 2009. 6. 9. 법률 제97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8조 제1항 본문 제2호, 구 병역법(2009. 6. 9. 법률 제9754호로 개정되고, 2013. 6. 4. 법률 제118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8조 제1항 본문 제2호(이하 모두 합하여 ‘처벌조항’이라 하고, 병역종류조항과 처벌조항을 합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별지 4] 기재와 같다.

[관련조항]

[별지 5] 기재와 같다.

3. 제청법원들의 위헌제청이유 및 청구인들의 주장 요지

가. 제청법원들의 위헌제청이유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서는 처벌조항이 부과하는 형벌이 병역의무 이행을 강제하는 효과를 가지지 못하고, 형벌의 일반예방 및 특별예방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이므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국가안보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라 할 수 없다.

세계의 많은 나라들은 오래 전부터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여 성공적으로 운영하여 왔다. 군의 전체 병력 수에 비추어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므로, 대체복무제를 도입한다 하여 국방력이 약화된다고 볼 수 없고, 대체복무기간과 복무 강도 등을 적절히 조절하여 양심을 빙자한 병역기피자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처럼 대체복무제 등 대안을 통하여 양심의 자유와 병역의무의 형평성 사이의 갈등관계를 조화롭게 해결할 수 있는데도,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하여 아무런 대안의 제시 없이 오로지 가장 강력한 제재수단인 형사처벌만을 감수하도록 하는 처벌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인간의 존엄과 가치, 양심의 자유,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

나. 청구인들의 주장 요지

(1) 병역종류조항은 직접 적용되는 처벌조항과 규범적으로 내적 관련성이 있는 간접 적용되는 조항이므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된다.

(2)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안보상황이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지 못하는 근거가 될 수 없고, 대체복무제 도입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 또는 양심을 빙자한 병역기피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는 실증된 바 없다. 심사의 곤란성을 이유로 대체복무제 자체가 허용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을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강제하여 얻는 이익은 거의 없거나 매우 추상적인 반면,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겪어야 하는 불이익은 1년 6개월의 수형생활 및 출소 이후 각종 유·무형의 불이익으로서 구체적이고 심대하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양심의 자유, 종교의 자유,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평등권을 침해하고, 국가의 기본권 보장의무를 규정한 헌법 제10조 제2문에 위반된다.

(3)우리나라가 가입한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8조 및 그에 관한 자유권규약위원회, 국제연합 인권위원회 및 인권이사회의 반복된 결의에 따르면 위 규약의 당사국은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대체복무제를 도입할 의무가 있으므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국제인권규범을 위반한 것이며 국제법 존중주의를 규정한 헌법 제6조 제1항에 위배된다.

(4)그 밖의 내용은 제청법원들의 위헌제청이유와 대체로 같다.

4. 법원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각하·기각이유 및 이해관계인의 의견

가. 법원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각하·기각이유

(1)서울북부지방법원(2012초기422, 2012초기423)의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각하이유

병역종류조항은 처벌조항에 따른 형사처벌 여부가 문제되는 당해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규정이 아니므로, 재판의 전제성이 없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기각 이유

병역의무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현역입영을 거부하는 자에 대하여 형벌을 부과할 것인지, 대체복무를 인정할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는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재량이 유보되어 있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특유한 안보상황, 대체복무제 도입 시 발생할 병역자원의 손실 문제, 병역거부가 진정한 양심에 의한 것인지 여부에 대한 심사의 곤란성, 사회적 여론이 비판적인 상태에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는 경우 사회 통합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대체복무제를 허용하더라도 국가안보와 병역의무의 형평성이라는 중대한 공익의 달성에 지장이 없다는 판단을 쉽게 내릴 수 없다. 따라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하여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지 않은 채 형사처벌을 한다고 하여 이들의 양심의 자유 및 종교의 자유, 인간의 존엄과 가치, 평등권을 침해한다거나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를 위반한 것이라 볼 수 없다.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8조에 따라 바로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인정되거나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 법적인 구속력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한다고 하여 헌법 제6조 제1항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나. 국방부장관의 의견 요지

처벌조항은 입영을 기피하는 현역 입영대상자에게 형벌을 부과함으로써 병역자원의 확보와 병역부담의 형평을 기하고 국가의 안전보장을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절성이 인정된다. 병역의무 부담의 막중함과 열악한 복무여건 등을 고려할 때, 병역의무 이행의 강제를 위해서는 병역기피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이 불가피하다. 처벌조항이 추구하는 ‘국가안보’ 및 ‘병역의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공익은 대단히 중요하고, 양심적 병역거부는 누구에게나 부과되는 병역의무에 대한 예외를 요구하는 것이므로 사회공동체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대단히 크다. 따라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형사처벌한다고 하더라도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그들의 양심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그 밖의 내용은 법원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각하·기각이유와 대체로 같다.

다. 병무청장의 의견 요지

헌재 2011. 8. 30. 2008헌가22 결정과 의견을 같이하며, 위 결정 이후 특별한 사정변경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라. 창원지방검찰청 검사장,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장,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 등의 의견 요지

법원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기각이유 및 국방부장관의 의견과 대체로 같다.

5.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가.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판단

(1) 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인지 여부

헌법 제39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누구든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국방의 의무’ 및 ‘병역의무’가 무엇인지에 관하여는 따로 정의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 헌법 제39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고 하고, 병역법 제3조 제1항은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은 헌법과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병역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고 하므로, 결국 ‘국방의 의무’ 및 ‘병역의무’의 내용과 범위는 입법자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에서 어떠한 내용을 ‘국방의 의무’ 또는 ‘병역의무’로 규정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국방의 의무는 외부의 적대세력의 직접적·간접적인 위협으로부터 국가의 독립을 유지하고 영토를 보전하기 위한 의무를 말한다(헌재 1995. 12. 28. 91헌마80 참조). 현대전이 고도의 과학기술과 정보를 요구하고 국민 전체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이른바 총력전인 점, 그리고 오늘날 국가안보의 개념이 군사적 위협뿐만 아니라 자연재난이나 사회재난, 테러 등으로 인한 안보 위기에 대한 대응을 포함하는 포괄적 안보 개념으로 나아가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국방의 의무의 내용은 군에 복무하는 등의 군사적 역무에만 국한되어야 한다고 볼 수 없다. 즉,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 재난사태 발생 시의 방재(防災)·구조·복구 등 활동이나, 그러한 재난사태를 예방하기 위한 소방·보건의료·방재(防災)·구호 등 활동도 넓은 의미의 안보에 기여할 수 있으므로, 그와 같은 비군사적 역무 역시 입법자의 형성에 따라 국방의 의무 또는 그 주요한 부분을 이루는 병역의무의 내용에 포함될 수 있다.

뒤에서 보듯이 현행 병역법에 의하면 보충역의 일종인 사회복무요원은 30일 이내의 군사교육소집기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복무기간을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단체 및 사회복지시설의 공익목적에 필요한 사회복지, 보건·의료, 교육·문화, 환경·안전 등 사회서비스업무의 지원업무 등 비군사적 역무에 종사하고(제26조 제1항), 이는 예술·체육요원(제33조의7), 공중보건의사(제34조), 공익법무관(제34조의6) 등 다른 보충역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이와 같이 현행 병역법은 이미 비군사적 역무를 국방의 의무 및 병역의무의 내용으로 상당 부분 포함하고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

청구인들은 병역종류조항의 병역의무가 제한적으로 규정되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집총 등 군사훈련이 수반되지 않는 대체복무의 선택 기회가 제공되지 아니하기 때문에 기본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군사적 성격을 갖는 복무 역시 입법자의 형성에 따라 병역의무의 내용에 포함될 수 있음은 앞에서 살펴 본 바와 같다. 나아가 대체복무제는 병역의무의 부과를 전제로 그에 대한 대체적 이행을 허용하는 제도이므로, 그 개념상 병역의무의 내용에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는 결국 병역의 종류를 규정한 병역종류조항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따라서 청구인들의 위 주장은 입법자가 아무런 입법을 하지 않은 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이 아니라, 입법자가 병역의 종류에 관하여 입법은 하였으나 그 내용이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비군사적 내용의 대체복무제를 포함하지 아니하여 불완전·불충분하다는 부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2)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는지 여부

당해사건은 형사사건으로서 공소장에 적용법조로 기재되지 않은 병역종류조항은 당해사건에 직접 적용되는 조항이 아니지만, 심판청구된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사건 재판에 직접 적용되는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가 결정되거나 당해사건 재판의 결과가 좌우되는 경우 또는 당해사건의 재판에 직접 적용되는 규범의 의미가 달라짐으로써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등에는 간접 적용되는 법률조항에 대하여도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할 수 있다(헌재 2011. 10. 25. 2010헌바476 참조).

병역종류조항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위헌으로 결정된다면,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현역입영 또는 소집 통지서를 받은 후 3일 내에 입영하지 아니하거나 소집에 불응하더라도 대체복무의 기회를 부여받지 않는 한 당해 형사사건을 담당하는 법원이 무죄를 선고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병역종류조항의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사건 재판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병역종류조항은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된다.

나. 처벌조항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청구인 등은 현역입영통지서, 공익근무요원 소집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이나 소집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입영을 하지 아니하거나 소집에 응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처벌조항에 따라 기소되었다. 따라서 처벌조항은 당해사건 재판에 적용되고, 처벌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될 경우 당해사건의 피고인들은 무죄판결을 선고받는 등 주문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처벌조항은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된다.

다. 소결

그 밖에 다른 적법요건의 흠결이 없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적법하다.

6. 본안 판단

가. 양심과 양심의 자유의 의미

헌법상 보호되는 양심은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함에 있어서 그렇게 행동하지 아니하고는 자신의 인격적인 존재가치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로서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을 말한다. 즉, ‘양심상의 결정’이란 선과 악의 기준에 따른 모든 진지한 윤리적 결정으로서 구체적인 상황에서 개인이 이러한 결정을 자신을 구속하고 무조건적으로 따라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양심상의 심각한 갈등이 없이는 그에 반하여 행동할 수 없는 것을 말한다.

이때 ‘양심’은 민주적 다수의 사고나 가치관과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 현상으로서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다. 양심은 그 대상이나 내용 또는 동기에 의하여 판단될 수 없으며, 특히 양심상의 결정이 이성적·합리적인가, 타당한가 또는 법질서나 사회규범·도덕률과 일치하는가 하는 관점은 양심의 존재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헌재 2004. 8. 26. 2002헌가1 ; 헌재 2004. 10. 28. 2004헌바61 등; 헌재 2011. 8. 30. 2008헌가22 등 참조).

이처럼 개인의 양심은 사회 다수의 정의관·도덕관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으며, 오히려 헌법상 양심의 자유가 문제되는 상황은 개인의 양심이 국가의 법질서나 사회의 도덕률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이므로, 헌법에 의해 보호받는 양심은 법질서와 도덕에 부합하는 사고를 가진 다수가 아니라 이른바 ‘소수자’의 양심이 되기 마련이다.

특정한 내적인 확신 또는 신념이 양심으로 형성된 이상 그 내용 여하를 떠나 양심의 자유에 의해 보호되는 양심이 될 수 있으므로, 헌법상 양심의 자유에 의해 보호받는 ‘양심’으로 인정할 것인지의 판단은 그것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된 것인지 여부에 따르게 된다. 그리하여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장하는 사람은 자신의 ‘양심’을 외부로 표명하여 증명할 최소한의 의무를 진다.

물론 그렇게 형성된 양심에 대한 사회적·도덕적 판단이나 평가는 당연히 가능하며, ‘양심’이기 때문에 무조건 그 자체로 정당하다거나 도덕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양심의 자유 중 양심형성의 자유는 내심에 머무르는 한, 절대적으로 보호되는 기본권이라 할 수 있는 반면, 양심적 결정을 외부로 표현하고 실현할 수 있는 권리인 양심실현의 자유는 법질서에 위배되거나 타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법률에 의하여 제한될 수 있다.

나. 양심적 병역거부의 의미와 대체복무제

일반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는 병역의무가 인정되는 징병제 국가에서 종교적·윤리적·철학적 또는 이와 유사한 동기로부터 형성된 양심상의 결정을 이유로 병역의무의 이행을 거부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그런데 일상생활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말은 병역거부가 ‘양심적’, 즉 도덕적이고 정당하다는 것을 가리킴으로써, 그 반면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사람은 ‘비양심적’이거나 ‘비도덕적’인 사람으로 치부하게 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앞에서 살펴 본 양심의 의미에 따를 때, ‘양심적’ 병역거부는 실상 당사자의 ‘양심에 따른’ 혹은 ‘양심을 이유로 한’ 병역거부를 가리키는 것일 뿐이지 병역거부가 ‘도덕적이고 정당하다’는 의미는 아닌 것이다. 따라서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하여 병역의무이행은 ‘비양심적’이 된다거나, 병역을 이행하는 거의 대부분의 병역의무자들과 병역의무이행이 국민의 숭고한 의무라고 생각하는 대다수 국민들이 ‘비양심적’인 사람들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양심적 병역거부는 인류의 평화적 공존에 대한 간절한 희망과 결단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사유를 불문하고 일체의 살상과 전쟁을 거부하는 사상은 역사상 꾸준히 나타났으며, 비폭력·불살생·평화주의 등으로 표현된 평화에 대한 이상은 그 실현가능성과 관계없이 인류가 오랫동안 추구하고 존중해온 것이다. 우리 헌법 역시 전문에서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을 선언하여 이러한 이념의 일단을 표명하고 있다. 뒤에서 보듯이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해왔고 국제기구들에서도 끊임없이 각종 결의 등을 통해 그 보호 필요성을 확인해온 것은, 이 문제가 위와 같은 인류 보편의 이상과 연계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것이 여호와의 증인 등을 비롯한 특정 종교나 교리에 대한 특별취급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앞서 본 것처럼 인류 공통의 염원인 평화를 수호하기 위하여 무기를 들 수 없다는 양심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일 뿐, 특정 종교나 교리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한다고 해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병역의무를 전적으로 면제하는 것은 아니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징병제 국가들은 대부분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하여금 비군사적 성격의 공익적 업무에 종사하게 함으로써 병역의무의 이행에 갈음

하는 제도를 두고 있는데, 이를 대체복무제라고 한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병역의무를 단순히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양심을 지키면서도 국민으로서의 국방의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집총 등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를 대신하는 제도를 마련해달라고 국가에 호소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병역거부를 군복무의 고역을 피하기 위한 핑계라거나 국가공동체에 대한 기본의무는 이행하지 않으면서 국가의 보호만을 바라는 무임승차라고 볼 수는 없다. 즉,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단순히 군복무의 위험과 어려움 때문에 병역의무 이행을 회피하고자 하는 다른 병역기피자들과는 구별된다고 보아야 한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현재의 대법원 판례에 따를 때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해 형사처벌을 받게 되고 이후에도 공무원이 될 기회를 가질 수 없게 되는 등 여러 부가적 불이익마저 받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절박한 상황과 대안의 가능성을 외면하고 양심을 지키려는 국민에 대해 그 양심의 포기 아니면 교도소에의 수용이라는 양자택일을 강요하여 왔을 뿐이다. 국가에게 병역의무의 면제라는 특혜와 형사처벌이라는 두 개의 선택지밖에 없다면 모르되, 국방의 의무와 양심의 자유를 조화시킬 수 있는 제3의 길이 있다면 국가는 그 길을 진지하게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다. 국제인권규범에 비추어 본 양심적 병역거부

(1) 1966년 국제연합(UN)에서 채택한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 이하 ‘자유권규약’이라 한다)’ 제18조는 사상, 양심 그리고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고, 1993년 자유권규약위원회(Human RightsCommittee)는 사상, 양심, 종교의 자유에 관한 일반의견 제22호에서, 자유권규약 제18조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도출될 수 있다고 하였다. 우리나라는 1990년 위 규약에 제18조에 대한 아무런 유보 없이 가입하였다.

국제연합 인권위원회(United Nations Commission on Human Rights)도 반복된 결의를 통하여 같은 입장을 밝혔다. 예를 들면, 위 위원회는 1989년 제59호 결의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자유권규약 제18조에 규정된 사상, 양심, 종교의 자유의 정당한 권리행사로 인정하였고, 1998년 제77호 결의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 행위의 진정성을 판단할 독립적이고 공정한 결정기관의 설립, 비전투적 또는 민간적 성격을 띤 대체복무제의 도입,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구금 및 반복적 형벌부과 금지 등을 각국에 요청하였으며, 그 외에도 수차례의 결의를 통하여 위와 같은 내용을 재확인하였다.

또한 2006년부터 국제연합 인권위원회를 대신하게 된 국제연합 인권이사회(United Nations Human RightsCouncil)는 2013. 9. 27.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 결의를 통하여 앞서 살펴본 인권위원회의 결의 내용들을 다시 언급하면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처벌을 중단하고 현재 수감 중인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석방할 것, 대체복무제를 도입할 것 등을 각국에 촉구하였다.

한편, 유럽연합의회는 2000. 12. 7. 채택한 ‘유럽연합 기본권헌장(Charter of Fundamental Rights of the European Union)’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권은 인정되며, 그 권리의 행사는 각국의 국내법에 따른다.”(제10조 제2항)라고 규정하여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있다. 위 기본권헌장은 2009. 12. 1. 발효된 새로운 유럽연합조약(Treaty on European Union) 제6조 제1항에 따라 유럽연합 회원국에 대해 법적 구속력을 가지게 되었다.

유럽인권재판소는 2011. 7. 7. 양심적 병역거부가 유럽인권협약 제9조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판단하면서, 진지한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의무를 거부하는 사람에게 대체복무를 부과하지 않고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필요한 제한이라고 볼 수 없어 유럽인권협약 제9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Bayatyanv. Armenia (Application no. 23459/03)].

(2) 자유권규약위원회는 2006년 자유권규약 관련 대한민국의 제3차 국가보고서에 대한 최종견해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형사처벌을 받고 국가기관 및 공공기관의 채용에서 배제되며 전과자의 낙인을 안고 살아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하면서, 대한민국에게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군복무에서 면제하고 자유권규약 제18조에 부합하는 입법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하였고, 2015년에도 대한민국의 제4차 국가보고서에 대한 최종견해를 통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석방하고, 그들의 전과기록을 말소하고 적절한 보상을 하며, 민간적 성격의 대체복무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하였다.

한편, 자유권규약위원회는 처벌조항에 따라 유죄확정판결을 받은 여호와의 증인인 우리 국민 2인이 제기한 개인통보에 대해 2006. 11. 3. 채택한 견해에서, 대한민국이 자유권규약 제18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고 하면서, 대한민국은 위 국민들에게 효과적인 구제조치를 하고 유사한 위반이 장래에 또 발생하지 않도록 할 의무가 있다고 하였다. 그 후 자유권규약위원회는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하여 우리 국민이 제기한 모든 개인통보 사건들에서 같은 취지의 견해를 채택하였다.

라. 제한되는 기본권 및 심사기준

(1) 제한되는 기본권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병역종류조항은 국민이 부담하는 병역의 종류를 현역·예비역·보충역·병역준비역·전시근로역으로 규정하고, 처벌조항은 위와 같은 병역의무의 이행을 강제하고자 현역입영 또는 소집 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이나 소집일부터 3일이 지나도 입영하지 아니하거나 소집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처벌조항은 그 자체로는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아니하거나 소집에 응하지 아니하는 경우만을 처벌하도록 하고 있으나, 양심상의 결정을 내세워 입영을 거부하거나 소집에 불응하는 것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고한 판례이므로(대법원 2004. 7. 15. 선고 2004도2965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양심적 병역거부자도 일반 병역기피자와 마찬가지로 처벌조항에 의하여 처벌되고 있다.

이 사건 청구인 등이 자신의 종교관·가치관·세계관 등에 따라 일체의 전쟁과 그에 따른 인간의 살상에 반대하는 진지한 내적 확신을 형성하였다면, 그들이 집총 등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의 이행을 거부하는 결정은 양심에 반하여 행동할 수 없다는 강력하고 진지한 윤리적 결정이며,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상황은 개인의 윤리적 정체성에 대한 중대한 위기상황에 해당한다. 이와 같이 병역종류조항에 대체복무제가 마련되지 아니한 상황에서, 양심상의 결정에 따라 입영을 거부하거나 소집에 불응하는 이 사건 청구인 등이 현재의 대법원 판례에 따라 처벌조항에 의하여 형벌을 부과받음으로써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강요받고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강요당하지 아니할 자유’, 즉, ‘부작위에 의한 양심실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헌재 2011. 8. 30. 2008헌가22 등 참조).

한편, 헌법 제20조 제1항은 양심의 자유와 별개로 종교의 자유를 따로 보장하고 있고, 이 사건 청구인 등의 대부분은 여호와의 증인 또는 카톨릭 신도로서 자신들의 종교적 신앙에 따라 병역의무를 거부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이들의 종교의 자유도 함께 제한된다. 그러나 종교적 신앙에 의한 행위라도 개인의 주관적·윤리적 판단을 동반하는 것인 한 양심의 자유에 포함시켜 고찰할 수 있고, 앞서 보았듯이 양심적 병역거부의 바탕이 되는 양심상의 결정은 종교적 동기뿐만 아니라 윤리적·철학적 또는 이와 유사한 동기로부터도 형성될 수 있는 것이므로, 이 사건에서는 양심의 자유를 중심으로 기본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로 한다(헌재 2011. 8. 30. 2008헌가22 등 참조).

청구인들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 제10조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양심의 자유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정신적 기본권이고, 행복추구권은 다른 개별적 기본권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에 한하여 보충적으로 적용되는 기본권이므로(헌재 2002. 8. 29. 2000헌가5 등 참조), 양심의 자유의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별도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나 행복추구권 침해 여부는 판단하지 아니한다.

(2) 심사기준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상 기본의무인 국방의 의무를 구체적으로 형성하는 것이면서 또한 동시에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양심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해서 국가의 존립과 안전을 위한 불가결한 헌법적 가치를 담고 있는 국방의 의무와 개인의 인격과 존엄의 기초가 되는 양심의 자유가 상충하게 된다. 이처럼 헌법적 가치가 서로 충돌하는 경우, 입법자는 두 가치를 양립시킬 수 있는 조화점을 최대한 모색해야 하고, 그것이 불가능해 부득이 어느 하나의 헌법적 가치를 후퇴시킬 수밖에 없는 경우에도 그 목적에 비례하는 범위 내에 그쳐야 한다. 헌법 제37조 제2항의 비례원칙은, 단순히 기본권제한의 일반원칙에 그치지 않고, 모든 국가작용은 정당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행사되어야 한다는 국가작용의 한계를 선언한 것이므로, 비록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 제39조에 규정된 국방의 의무를 형성하는 입법이라 할지라도 그에 대한 심사는 헌법상 비례원칙에 의하여야 한다(헌재 2011. 8. 30. 2008헌가22 등 참조).

마. 병역종류조항의 위헌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병역종류조항은 병역의 종류를 현역, 예비역, 보충역, 병역준비역, 전시근로역의 다섯 가지로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그에 대한 어떠한 예외도 규정하지 않음으로써, 병역의무자는 병역법에 따라 특별히 병역을 면제받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누구라도 그 중 자신에게 해당되는 병역을 이행하도록 하고 있다.

위와 같은 병역종류조항은, 병역의 종류와 각 병역의 내용 및 범위를 법률로 정하여 병역부담의 형평을 기하고, 병역의무자의 신체적 특성과 개인적 상황, 병

력수급 사정 등을 고려하여 병역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병역의 종류를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그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병역자원을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국가안전보장이라는 헌법적 법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병역종류조항은 그러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다.

(2) 침해의 최소성

병역종류조항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병역의 종류를 현역, 예비역, 보충역, 병역준비역, 전시근로역의 다섯 가지로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그 이외에 다른 병역의 종류나 내용을 상정하지는 않고 있다. 그런데 위 병역들은 모두 군사훈련을 받는 것을 전제하고 있으므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병역종류조항에 규정된 병역을 부과할 경우 필연적으로 그들의 양심과 충돌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입법자는 기본권을 제한하는 경우에도 입법목적 실현에 적합한 여러 수단 중에서 되도록 기본권을 최소로 침해하는 수단을 선택해야 한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하여금 비군사적 성격의 공익적 업무에 종사하게 함으로써 병역의무의 이행에 갈음하도록 하는 대체복무제는 국방의 의무와 양심의 자유의 보장 사이에 발생하는 헌법적 가치의 충돌 문제를 해결하는 유력한 수단으로 오래전부터 제시되어 왔다. 이러한 대체복무제는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를 일률적으로 부과하는 것에 비하여 양심의 자유를 덜 제한하는 수단임이 명백하므로, 이하에서는 대체복무제를 도입할 경우 현재의 병역종류조항과 동등하게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검토한다.

종래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면 국방력의 저하, 병역의무의 형평성 저해가 우려된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왔다.

(가) 우선 대체복무제의 도입이 우리나라의 국방력에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본다.

2016년 국방백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병력은 대략 육군 49만 명, 해군(해병대 포함) 7만 명, 공군 6만 5천 명으로 총 62만 5천 명에 이르는 한편, 병무청 통계에 의할 때 2016년 병역판정검사를 받은 인원은 총 34만 명(현역 28만 1천 명, 보충역 4만 3천 명, 전시근로역 8천 명 등으로 판정)에 달한다. 이에 비하여 우리나라의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연평균 약 600명 내외일 뿐이므로 병역자원이나 전투력의 감소를 논할 정도로 의미 있는 규모는 아니다.

더구나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처벌한다고 하더라도 이들을 교도소에 수감할 수 있을 뿐 입영시키거나 소집에 응하게 하여 병역자원으로 활용할 수는 없으므로, 대체복무제의 도입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대체복무를 이행하게 된다고 해서 병역자원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할 수 없다.

물론 대체복무제가 도입됨으로써 처벌 및 그에 따른 불이익이 두려워 그동안 자신의 양심상의 확신을 외부로 드러내지 못했던 사람들이 대체복무를 신청하여 종전보다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늘어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뒤에서 보듯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절차, 현역복무와 대체복무 사이의 형평성 확보 등을 통하여 진정한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이를 가장한 병역기피자를 제대로 가려낸다면,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숫자가 지금보다 다소 늘어나더라도 우리의 국방력에 영향을 미칠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급격한 출산율 감소로 인해 향후 예상되는 병역자원의 감소를 감안할 때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국방력은 인적 병역자원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고, 현대전은 정보전·과학전의 양상을 띠므로, 전체 국방력에서 병역자원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이는 우리의 실제 국방정책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2006. 12. 28. 제정되어 2018년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국방개혁에 관한 법률’ 제25조 제1항같은 법 시행령 제14조 제1항은 국군의 상비병력 규모를 연차적으로 감축하여 2020년까지 50만 명 수준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국방부는 2018년 업무보고에서, 군 구조 개편과 방위사업 혁신을 추진함과 동시에 2017년 현재 61만 8천 명인 상비병력을 2022년까지 50만 명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감축할 계획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대체복무를 부과하더라도 우리나라의 국방력에 의미 있는 수준의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다음으로 대체복무제를 도입함으로써 발생할 수있는 병역의무의 형평성 문제에 관하여 본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하여 대체복무를 인정하면, 양심적 병역거부를 빙자한 병역기피자들이 증가하여 국방의무의 평등한 이행확보가 어려울 수 있고, 국민개병제를 바탕으로 한 전체 병역제도의 실효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러한 우려는, 진정한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양심을 가장한 병역기피자를 심사를 통하여 가려내기 어렵고, 이에 따라 대체복무제를 허용할 경우 양심을 가장한

병역기피자가 급증할 것이라는 점에 주된 근거를 두고 있다. 그러나 국가가 관리하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사전심사절차와 엄격한 사후관리절차를 갖출 경우, 진정한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그렇지 않은 자를 가려내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즉, 대체복무를 신청할 때 그 사유를 자세히 소명하고 증빙자료를 제출하게 하고, 신청의 인용 여부는 학계·법조계·종교계·시민사회 등 전문분야의 위원으로 구성된 중립적인 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하며, 필요한 경우 서면심사 뿐만 아니라 대면심사를 통하여 신청인·증인·참고인으로부터 증언 또는 진술을 청취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위원회에 폭넓은 사실조사 권한을 부여하고, 신청인·증인·참고인 등의 자료나 진술이 허위인 것으로 사후에 밝혀지는 경우 위원회가 재심사를 통하여 종전의 결정을 번복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면, 양심을 가장한 병역기피자를 가려낼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현역복무와 대체복무 사이에 복무의 난이도나 기간과 관련하여 형평성을 확보해 현역복무를 회피할 요인을 제거한다면, 심사의 곤란성과 병역기피자의 증가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빙자하여 복무를 기피하는 것은 대체복무에의 종사가 개인적으로 이익이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일 것이므로, 대체복무의 부담과 어려움이 커질수록 양심을 빙자한 병역기피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체복무의 기간을 현역 복무기간보다 어느 정도 길게 하거나, 대체복무의 강도를 현역복무의 경우와 최소한 같게 하거나 그보다 더 무겁고 힘들게 함으로써 양심을 가장한 병역기피자가 대체복무 신청을 할 유인을 제거한다면, 심사의 곤란성 문제를 상당 부분 극복하고 병역기피자의 증가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대체복무의 기간이나 고역의 정도가 과도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라 하더라도 도저히 이를 선택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은, 대체복무제를 유명무실하게 하거나 징벌로 기능하게 할 수 있으며 또 다른 기본권 침해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할 경우 병역기피자가 증가하고 병역의무의 형평성이 붕괴되어 전체 병역제도의 실효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견해는 다소 추상적이거나 막연한 예측에 가깝다. 반면, 이미 상당한 기간 동안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면서도 여러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해결하여 징병제를 유지해오고 있다는 사실은,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면서도 병역의무의 형평을 유지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사실을 강력히 시사한다.

(다) 한반도의 특수한 안보상황을 고려할 때 대체복무제를 도입하기 어렵다는 주장에 관하여 살펴본다.

한반도는 6·25 전쟁 이후 남북으로 분단되어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휴전상태로 대치하여 왔다. 최근 이러한 상황에 대한 변화의 토대가 마련되었으나 항구적인 평화의 정착을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고, 우리나라 및 주변국들을 둘러싼 국제정세도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앞서 보았듯이 대체복무제의 도입이 우리나라의 국방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거나 병역제도의 실효성을 떨어뜨린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위와 같은 특수한 안보상황을 이유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지 않거나 그 도입을 미루는 것이 정당화된다고 할 수는 없다. 실제로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중에도 종교적 사유로 참전에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전투복무 대신 비전투복무 또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민간업무에 복무하도록 하였고, 통일 전 서독은 동서냉전이 진행 중이던 1949년 및 1956년 각각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에 관한 내용을 기본법에까지 규정하였다. 아르메니아는 아제르바이잔과 1994년까지 전쟁 후 휴전하였으나 지금까지도 소규모 무력충돌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2003년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였다. 그리고 중국과 군사적 긴장관계에 있는 대만에서도 2000년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외국의 사례들은, 안보위협이 심각하더라도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실시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한다.

(라) 요컨대,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더라도 우리의 국방력에 유의미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반면, 대체복무 편입여부를 판정하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사절차를 마련하고 현역복무와 대체복무 사이의 형평성이 확보되도록 제도를 설계한다면, 대체복무제의 도입은 병역자원을 확보하고 병역부담의 형평을 기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을 병역종류조항과 같은 정도로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이와 같이 대체복무제라는 대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만을 규정한 병역종류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어긋난다.

(3) 법익의 균형성

(가) 병역종류조항이 추구하는 공익이 국가의 존립과 모든 자유의 전제조건인 ‘국가안보’ 및 ‘병역의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대단히 중요한 것임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앞서 보았듯이 병역종류조항에 대체복무제를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공익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나)반면, 병역종류조항이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아니함으로 인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감수하여야 하는 불이익은 심대하다.

우선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현재의 대법원 판례에 따라 처벌조항에 의하여 대부분 최소 1년 6월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으며 형 집행이 종료된 이후에도 일정기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3호, 지방공무원법 제31조 제3호). 또한 병역기피자로 간주되어 공무원 또는 일반 기업의 임·직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던 경우에는 해직되어 직장을 잃게 되고(병역법 제76조 제1항 제2호, 제93조 제1항), 이전에 취득하였던 각종 관허업의 특허·허가·인가·면허 등도 모두 상실한다(같은 법 제76조 제2항). 게다가 병역의무 기피자로서 인적사항과 병역의무 미이행 사항 등이 병무청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공개될 수 있다(같은 법 제81조의2 제1항 제3호). 이러한 법적인 불이익과는 별도로, 처벌 이후 사회생활에서는 징역형을 선고받은 전과자로서 여러 가지 유·무형의 냉대와 취업곤란을 포함한 불이익 역시 감수하여야 한다.

더구나 우리나라에서는 병역거부에 관한 종교적 신념을 가족들이 공유하는 경우 위와 같은 피해가 해당 양심적 병역거부자 개인에게 그치지 아니하며, 형제들 모두가 형사처벌 받거나 아버지와 아들이 대를 이어서 처벌되는 가혹한 사례도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심적 병역거부행위는 사회공동체의 법질서에 대한 적극적인 공격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양심을 지키려는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행위이며,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집총 등 병역의무 이외의 분야에서는 국가공동체를 위한 어떠한 의무도 기꺼이 이행하겠다고 지속적으로 호소한다. 따라서 비록 이들의 병역거부 결정이 국가공동체의 다수의 가치와 맞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양심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는 헌법질서 아래에서는 그 결정을 국가가 동원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인 형벌권을 곧바로 발동하여야 할 정도의 반사회적인 행위라고 할 수는 없다.

양심의 자유에서 보호하는 양심은 그 어느 것으로도 대체되지 아니하며, 그에 따라 행동함으로써 자기를 표현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확인하는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따라서 강요에 의하여 그러한 신념을 의심하고 그 포기 여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는 것만으로도 개인의 인격에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자신이 전인격을 걸고 옳은 것이라고 믿는 신념을 변경하지 않을 경우 형벌과 사회생활에서의 제약 등 커다란 피해를 입는 것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 처하면, 개인은 선택의 기로에서 자신의 인격적 존재가치에 회의를 느끼지 않을 수 없고, 이는 결국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손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한편,양심적병역거부자를처벌하는것보다 이들에게 대체복무를 부과하는 것이 넓은 의미의 국가안보와 공익 실현에 오히려 더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억지로 입영시키거나 소집에 응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으므로, 현 상황에서는 오로지 이들을 처벌하여 교도소에 수용하는 것만이 가능할 뿐이다. 그런데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오랜 기간 형사처벌 및 이에 뒤따르는 유·무형의 막대한 불이익을 겪으면서도 꾸준히 입영이나 집총을 거부하여 왔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형사처벌이 그들에게 특별예방효과나 일반예방효과를 가지지 못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병역자원을 단순히 교도소에 수용하고 있는 것은 국가안보나 공익에 거의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앞서 보았듯이, 국방의 의무의 내용은 군사적 역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비군사적 역무까지 포함한다고 할 수 있고, 오늘날 국가안보의 개념은 군사적 위협과 같은 전통적 안보 위기뿐만 아니라, 자연재난이나 사회재난, 테러 등으로 인한 안보 위기에 대한 대응을 포함하는 포괄적 안보 개념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현대 국가에서는 후자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따라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소방·보건·의료·방재·구호 등의 공익 관련 업무에 종사하도록 한다면, 이들을 일률적으로 처벌하여 단순히 교도소에 수용하고 있는 것보다는 넓은 의미의 안보에 실질적으로 더 유익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우리 사회에는 공익을 위하여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지만, 힘들거나 위험하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피하여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업무들이 많이 있다. 예를 들어 노인·장애인·중증환자 등의 보호·치료·요양 등 사회복지 관련 업무가 그런 업무에 속할 수 있을 것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로 하여금 위와 같이 어렵고 힘든 공익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거나 그 중 전문적인 지식과 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 그것을 활용하여 또 다른 공익업무에 복무하도록 한다면, 이는 우리 사회에 큰 혜택이 될 것이다.

현행제도에서도 이와 유사한 병역의무 이행방식을

찾아볼 수 있다. 병역법은 사회복무요원(제26조 제1항), 예술·체육요원(제33조의7),공중보건의사(제34조),공익법무관(제34조의6) 등으로 복무할 수 있는 보충역 복무규정을 두고 있다. 사회복무요원의 경우를 보면, 이들은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단체 및 사회복지시설의 공익목적에 필요한 사회복지, 보건·의료, 교육·문화, 환경·안전 등 사회서비스업무의 지원업무,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단체의 공익목적에 필요한 행정업무 등의 지원업무 등에 종사한다(제26조 제1항). 이러한 사회복무요원의 복무는 30일 이내의 군사교육소집(제29조 제3항, 제55조 제1항, 병역법시행령 제108조)을 받는다는 점을 제외하면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하게 될 대체복무와 그 복무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결국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대체복무제를 통해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떳떳하게 공익에 기여할 수 있게 되어 국가와 사회에 대한 소속감을 키우고 스스로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동시에 우리 사회는 이들을 공동체 구성원으로 포용하고 관용함으로써 국가와 사회의 통합과 다양성의 수준도 높아지게 될 것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관용은 결코 병역의무의 면제와 특혜의 부여에 대한 관용이 아니다. 대체복무제는 병역의무의 일환으로 도입되는 것이고 현역복무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최대한 등가성을 가지도록 설계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라)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병역종류조항이 추구하는 공익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기는 하나, 병역종류조항에 대체복무제를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공익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반면, 병역종류조항에 대체복무제가 규정되지 않음으로 인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감수하여야 하는 불이익은 심대하고, 이들에게 대체복무를 부과하는 것이 오히려 넓은 의미의 국가안보와 공익 실현에 더 도움이 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병역종류조항은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초과하여 법익의 균형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4) 소결

(가) 따라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아니한 병역종류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

(나) 대한민국 병역제도가 생긴 이래 지금까지 양심적 병역거부의 문제는 계속 논의되어 왔고, 또한 대체복무제에 대한 논의도 적어도 2000년대 초반부터는 본격적으로 활발해졌다고 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2004. 8. 26. 선고한 2002헌가1 결정에서 구 병역법(1999. 2. 5. 법률 제5757호로 개정되고, 2004. 12. 31. 법률 제72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8조 제1항 제1호에 대하여 합헌 결정을 하면서도, 입법자는 양심의 자유와 국가안보라는 법익의 갈등관계를 해소하고 양 법익을 공존시킬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국가안보라는 공익의 실현을 확보하면서도 병역거부자의 양심을 보호할 수 있는 대안이 있는지, 우리 사회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하여 이해와 관용을 보일 정도로 성숙한 사회가 되었는지에 관하여 진지하게 검토하여야 할 것이며, 설사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지 않기로 하더라도, 법적용기관이 양심우호적 법적용을 통하여 양심을 보호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입법을 보완할 것인지에 관하여 숙고하여야 한다고 권고하였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2005. 12. 26. 국회의장과 국방부장관에게 대체복무제 도입을 권고한 바 있고,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2017. 6. 27.에도 다시 그 도입을 권고하였다. 또한, 본 사건과 관련하여 2016. 11. 28.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권과 국방의 의무가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대체복무제가 마련되어야 하며,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대체복무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고 형사처벌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본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국방부는 2007. 9. 18. 사회복무제도의 일환으로 종교적 사유 등에 의한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 도입을 공론화과정을 거쳐 추진하겠다는 ‘「병역이행 관련 소수자」의 사회복무제 편입 추진 방안’을 발표하였다. 법무부도 2018. 4. 29.자 ‘제3차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 초안에서 ‘입영 및 집총거부자’에 대한 합리적 대체복무 방안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리고 국회에서는 대체복무 편입결정을 위한 심사기구의 구성, 심사의 절차, 대체복무의 업무영역, 대체복무 기간의 설정 등에 대하여 구체적인 설계가 이루어진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이 제17대 국회인 2004. 9. 22. 최초로 발의된 이래 제18대, 제19대, 제20대 국회까지 실제 입법으로 이어지거나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지지는 못한 채 끊임없이 발의되고 있다.

법원에서도 최근 하급심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무죄판결을 선고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비록 우리 재판소가 지난 2011년에는 처벌조항에 대하여 합헌 결정을 하였지만( 2008헌가22 ), 이미 2004

년에는 대체복무제 도입에 관한 검토를 권고한 바 있고( 2002헌가1 ), 이제 그로부터 약 14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 지나고 있다.

이러한 모든 사정을 감안해 볼 때 국가는 이 문제의 해결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으며 대체복무제를 도입함으로써 병역종류조항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 상황을 제거할 의무가 있음이 분명해진다. 양심의 자유와 국가안보라는 공익을 조화시킬 수 있는 대안이 존재하며 그에 관한 우리 사회의 논의가 성숙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개인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국가의 중대한 임무 해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다수결을 기본으로 하는 민주주의 의사결정구조에서 다수와 달리 생각하는 이른바 ‘소수자’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반영하는 것은 관용과 다원성을 핵심으로 하는 민주주의의 참된 정신을 실현하는 길이 될 것이다.

바. 처벌조항의 위헌 여부

(1)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서기석의 합헌의견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처벌조항은 국민의 의무인 국방의 의무의 이행을 강제하고 관철함으로써 징병제를 근간으로 하는 우리의 병역제도 하에서 병력자원의 확보와 병역부담의 형평을 기하고 궁극적으로 국가의 안전보장이라는 헌법적 법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다. 그리고 정당한 사유 없는 병역의무 불이행에 대하여 형벌을 부과함으로써 병역의무의 이행을 강제하는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나) 침해의 최소성

처벌조항은 현역입영 또는 소집 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입영하지 아니하거나 소집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현역병을 기준으로 할 때, 병역의무를 이행하려면 대부분 20대 초반의 나이에 약 2년간 학업을 중단하거나 안정적 직업 및 직업훈련의 기회를 포기하여야 하고, 열악한 복무여건 속에서 각종 총기사고나 폭발물사고 등 위험에 노출되어 생활하여야 한다. 이처럼 병역의무 이행에 따른 부담이 막중하며, 그러한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병역의무자가 각종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경우도 있으므로, 형사처벌 이외에는 병역기피행위를 방지할 수 있는 다른 효과적인 수단을 찾기 어렵다.

한편, 처벌조항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아니하거나 소집에 응하지 아니하는 경우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을 뿐, 양심적 병역거부를 처벌하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처벌되는 것은, 병역종류조항이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음에 따라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입영을 거부하거나 소집에 불응하고 있고, 이에 대하여 법원이 그와 같은 양심적 병역거부는 처벌조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대법원 2004. 7. 15. 선고 2004도2965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병역종류조항에 대체복무제가 규정되지 아니한 상황에서 현재의 대법원 판례에 따라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한다면, 이는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처럼 병역종류조항에 대체복무제가 규정되지 아니한 상황에서는 양심상의 결정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하거나 소집에 불응하더라도 이를 처벌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되므로, 처벌조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결국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처벌은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아니한 병역종류조항의 입법상 불비와 양심적 병역거부는 처벌조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원의 해석이 결합되어 발생한 문제일 뿐, 처벌조항 자체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니다.

향후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통하여 병역종류조항에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대체복무제가 도입된다면,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더 이상 대체복무의 이행을 거부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병역종류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이 선고되면, 법원도 더 이상 처벌조항에 따라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심상의 결정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하거나 소집에 불응하여 형사재판을 받고 있던 사람에 대하여는, 심리결과 그 양심의 진실성이 인정될 경우 당해 사건 법원은 대체복무제가 도입되기 전이라 하더라도 입영거부 또는 소집불응 행위에 ‘정당한 사유’가 있음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그 사람에 대하여는 향후 병역법의 개정으로 대체복무제가 도입되는 경우, 군복무를 이행하는 사람과의 형평상 다시 현역 입영통지 또는 소집통지를 하여 대체복무를 하게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병역종류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이 선고되는 이상 대체복무제가 도입되는 내용으로 병역법이 개정될 것이므로, 위와 같이 불필요한 절차를 반복하는 것보다는, 당해 사건 법원으로서는 개선입법이 될 때까지 재판절차를 정지하였다

병역법이 개정되어 대체복무제가 도입되면 개정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사건을 처리하는 방안도 있다고 생각된다.

이와 같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형사처벌은 처벌조항 자체에서 비롯되는 문제가 아니고, 이는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과 그에 따른 입법부의 개선입법 및 법원의 후속 조치를 통하여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다.

이상을 종합하여 보면, 처벌조항은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의무를 거부하는 병역기피자를 처벌하는 조항으로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다.

(다) 법익균형성

처벌조항이 추구하는 ‘국가안보’ 및 ‘병역의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공익은 대단히 중요하고, 처벌조항으로 인하여 병역기피자가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불이익이 위와 같은 공익에 비하여 결코 크다고 할 수 없으므로, 처벌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라) 소결

따라서 처벌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는 없다.

(2)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조용호의 합헌의견

이에 관하여는 뒤의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조용호의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및 처벌조항에 대한 합헌의견’에서 함께 살펴본다.

(3)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유남석의 일부위헌의견

뒤의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유남석의 병역종류조항 법정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에서 보는 바와 같이, 병역종류조항은 처벌조항의 의미를 해석하는 근거가 되고, 처벌조항은 병역종류조항의 내용을 전제로 하므로, 병역종류조항의 위헌 여부는 처벌조항의 위헌 여부와 불가분적 관계에 있다. 따라서 병역종류조항에 대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규정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는 이상, 처벌조항 중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부분에 대하여도 위헌 결정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결론이다.

이하에서는, 처벌조항의 위헌성에 대해 위 논의와는 별도로 더 나아가 살펴본다.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처벌조항은 국방의 의무의 이행을 강제하고 관철함으로써 징병제를 근간으로 하는 우리의 병역제도 하에서 병역자원의 확보와 병역부담의 형평을 기하고 궁극적으로 국가의 안전보장이라는 헌법적 법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으로 그입법목적이 정당하다.

또한 현역입영 또는 소집 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아니하거나 소집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 형벌을 부과함으로써 병역의무의 이행을 강제하는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나) 침해의 최소성

처벌조항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처벌의 예외를 인정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형벌을 부과하고 있다. 그런데 형벌은 다른 법적 수단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강력한 법률효과 및 기본권 제한 효과를 발생시키므로 가급적 그 사용을 억제할 필요가 있고, 따라서 형벌 아닌 다른 수단으로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입법자는 마땅히 그 방법을 모색하여야 한다(헌재 2011. 8. 30. 2008헌가22 등 참조).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더라도 우리의 국방력에 유의미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반면, 대체복무 편입여부를 판정하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사절차를 마련하고 현역복무와 대체복무 사이의 형평성이 확보되도록 제도를 설계한다면, 그리고 대체복무제 도입 이후 그 이행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처벌조항에 따라 처벌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대체복무제의 도입은 병역자원을 확보하고 병역부담의 형평을 기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을 처벌조항과 같은 정도로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지 아니한 채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오로지 가장 강력한 제재수단인 형사처벌만을 부과하는 처벌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어긋난다.

(다) 법익의 균형성

처벌조항이 추구하는 공익이 국가의 존립과 모든 자유의 전제조건인 ‘국가안보’ 및 ‘병역의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대단히 중요한 공익이고, 처벌조항에 따른 형사처벌이 일반적인 병역기피를 예방하여 위와 같은 공익을 달성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타의 병역기피자들이 아닌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한정하여 볼 때에는, 처벌조항이 그러한 공익 달성에 기여하는 정도는 그다지 크다고 하기 어렵다. 앞서 보았듯이,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오랜 기간 형사처벌 및 이에 뒤따르는 막대한 불이익을 겪으면서도 꾸준히 입영이나 집총을 거부하여 왔다는 사실은, 형

사처벌이 그들에게 특별예방효과나 일반예방효과를가지지 못한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병역기피 풍조를 방지한다는 일반예방적 차원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형사처벌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함으로써 다른 병역기피자의 억제나 병역의무 이행의 형평성 확보 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할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자료나 외국사례 등을 쉽사리 찾아보기는 어렵다. 병역기피 풍조를 방지하는 것은 양심을 가장한 병역기피자들을 정확하게 가려내어 처벌함과 동시에 군복무여건을 개선하고 병영 내 악습과 부조리를 철폐하는 등의 방법을 통하여 달성하여야 할 일이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처벌함으로써 달성할 성질의 것은 아니다.

반면, 앞서 보았듯이 처벌조항에 따른 형사처벌로 인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감수하여야 하는 불이익은 최소 1년 6월 이상의 징역형과 그에 따른 공무원 임용 제한 및 해직, 각종 관허업의 특허·허가·인가·면허 등 상실, 인적사항 공개, 전과자로서의 각종 유·무형의 불이익 등 심대하다.

이처럼 처벌조항이 추구하는 공익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기는 하나,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것이 그러한 공익에 그다지 기여한다고 보기 어려운 반면, 처벌조항에 따른 형사처벌로 인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감수하여야 하는 불이익은 심대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처벌조항은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초과하여 법익의 균형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라) 소결

처벌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 다만 처벌조항이 가지는 위헌성은 병역거부 행위를 처벌하는 것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하여 대체복무의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한 채 처벌하는 데 있으므로, 처벌조항 중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

(4) 재판관 김창종의 각하의견

나는 처벌조항에 대하여 본안판단을 한다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본안판단을 하기에 앞서 청구인들의 처벌조항에 대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법원의 처벌조항에 대한 해석·적용이나 재판결과를 다투는 경우에 해당하여 부적법하고, 제청법원들의 처벌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은 법원의 합헌적 법률해석 권한이나 위헌법률심판제청의 보충성에 비추어 역시 부적법하므로, 모두 각하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위헌소원 사건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른 헌법소원은 당해사건 법원에 법률의 위헌 여부 심판 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그 신청이 기각된 때에 그 신청 당사자가 헌법재판소에 청구하는 것이므로, 그 본질은 헌법소원이라기보다는 위헌법률심판의 일종이다(헌재 1997. 7. 16. 96헌바36 등 참조).

구체적 사건에 관하여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법률을 해석하여 적용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법원의 역할이고, 헌법재판소는 법원이 구체적 사건에 관한 재판을 할 때 선결문제가 되는 법률의 위헌 여부를 심사하는 것이므로, 법원의 재판규범인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다투는 경우가 아닌 한, 단순히 법률의 해석·적용을 다투는 것은 헌법재판소의 심판대상이 될 수 없고, 그 최종적인 사법적 해석권한은 법원에 있다(헌재 2004. 10. 28. 99헌바91 ; 헌재 2005. 9. 29. 2001헌바60 참조). 따라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른 헌법소원을 청구한 당사자가 그 법률조항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그 주장의 실질적인 내용에 비추어 볼 때 법원에 의한 사실관계의 판단과 법률의 해석·적용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등 사실상 법원의 재판을 다투는 것일 때에는 원칙적으로 부적법하고, 그러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재판소원을 금지하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취지에 비추어 허용되지 않는다(헌재 2002. 10. 31. 2000헌바76 ; 헌재 2012. 12. 27. 2011헌바117 ; 헌재 2013. 5. 30. 2012헌바74 ; 헌재 2018. 1.25. 2016헌바357 등 참조).

대법원은 처벌조항에 정한 ‘정당한 사유’는 원칙적으로 추상적 병역의무의 존재와 그 이행 자체의 긍정을 전제로 하되 다만 병무청장 등의 결정으로 구체화된 병역의무의 불이행을 정당화할 만한 사유, 즉 질병 등 병역의무 불이행자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사유에 한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하면서, 양심의 결정에 따른 입영거부는 처벌조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일관되게 판시하여 왔다(대법원 2004. 7. 15. 선고 2004도2965 전원합의체판결; 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522 판결;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도7941 판결; 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9도7981 판결 등 참조). 당해사건 법원 역시 대법원판결과 같은 이유로 청구인들의 처벌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기각하였고, 그러자 청구인들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라 처벌조항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청구인들은 여러 가지 내용의 주장을 하고 있지만, 그 주된 요지는 결국 대체복무제도와 같은 예외를 두지 않은 채 양심상의 결정을 내세워 입영을 거부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청구인들의 양심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것이 되므로 그 처벌근거규정인 처벌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청구인들의 위와 같은 주장은 양심상의 결정을 내세워 입영을 거부하였을 경우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대법원이나 당해사건 법원의 법령 해석·적용은 잘못된 것이고, 그렇게 해석하면 청구인들의 양심의 자유 등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되므로 이를 다툰다는 취지에 불과하다. 이처럼 청구인들이 비록 처벌조항 자체의 위헌 여부를 다투는 것과 같은 형식을 취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으나, 그 실질적인 주장 내용은 처벌조항에 대하여 가능한 해석내용 중 대법원판결에서 일관되게 양심을 이유로 한 입영거부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고 당해사건 법원 역시 대법원판결과 같은 해석을 취하고 있는데 그렇게 해석하는 것이 위헌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결국 구체적 사건에서 법원의 처벌조항에 대한 해석·적용을 다투기 위한 방편으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청구인들의 처벌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법률조항 자체의 위헌 여부를 다투는 것이 아니라 당해사건 재판의 기초가 되는 사실관계의 인정이나 평가 또는 개별적·구체적 사건에서의 법률조항의 단순한 포섭·적용에 관한 법원의 재판결과를 다투는 것에 불과하므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으로는 부적법하다.

(나) 위헌제청 사건

1) 법률조항의 포섭·적용에 관한 주장과 위헌제청의 적법성

법원이 법률의 위헌 여부 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제청할 때에는 제청서에 위헌이라고 해석되는 법률 또는 법률조항과 함께 ‘위헌이라고 해석되는 이유’를 적어야 한다(헌법재판소법 제43조 제4호). 한편, 우리 헌법재판소는 한정위헌결정을 구하는 한정위헌청구도 원칙적으로 적법하나, 재판소원을 금지하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취지에 비추어, 개별·구체적 사건에서 단순히 법률조항의 포섭이나 적용의 문제를 다투거나 의미 있는 헌법문제에 대한 주장 없이 단지 재판결과를 다투는 헌법소원심판청구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헌재 2012. 12. 27. 2011헌바117 참조). 마찬가지로 제청법원이 법률이나 법률조항 자체의 고유한 위헌성에 관한 헌법문제를 주장하지 않은 채 개별·구체적 사건에서 단순히 법률조항의 포섭이나 적용의 문제만을 위헌이라고 해석되는 이유로서 주장하는 경우 그와 같은 위헌법률심판제청도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위헌법률심판제청이나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은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을 청구하는 주체에 차이가 있을 뿐 그 법적 성질이 ‘위헌법률심판절차’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므로, 개별적·구체적 사건에서의 법률조항의 단순한 포섭·적용에 관한 문제만을 다투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청구가 부적법한 것처럼, 제청법원의 그러한 위헌법률심판제청도 역시 부적법하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청법원들의 제청이유를 살펴보면, 처벌조항 자체의 고유한 위헌성에 관한 주장(예컨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배, 책임과 형벌의 비례원칙 위배, 평등원칙 위배 등)을 찾아볼 수 없고, 양심상의 결정을 내세워 입영을 거부하는 것은 처벌조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대체복무제와 같은 예외를 두지 않은 채 이를 처벌하는 처벌조항이 위헌이라는 것이다. 이는 결국 대법원판결과 같이 양심적 입영거부를 처벌조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처벌조항이 위헌이라는 취지이다. 따라서 이 사건 제청법원들의 위헌법률심판제청은 처벌조항 자체의 위헌 여부 심판을 제청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개별·구체적 사건에서 처벌조항 중 ‘정당한 사유’의 포섭이나 해석·적용의 문제에 관하여 헌법재판소의 해명을 구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그러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은 부적법하다.

2)법원의합헌적법률해석과위헌법률심판제청의 보충성

우리 헌법재판소는 구체적 규범통제를 하는 권한 밖에 없고(헌법 제107조 제1항, 제111조 제1항 제1호, 헌법재판소법 제41조 제1항, 제68조 제2항), 구체적 규범통제는 당해사건의 재판을 위한 것이므로 위헌법률심판제청은 구체적 소송사건의 해결을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정당화된다. 법원이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면 당해사건의 재판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있을 때까지 정지된다(헌법재판소법 제42조 제1항 본문). 그러므로 당해사건의 피고인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헌법 제27조 제3항)를 보장하기 위해서도 법원은 당해사건 재판 해결에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할 수 있다고 하여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법관이 당해사건에 적용되는 법률이나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의 의심을 가지고 있으

나 이를 헌법과 합치하는 방향으로 해석할 수 있고, 이러한 방법으로 해당 법률이나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확인을 피하고 당해사건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경우에는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이것은 헌법소송의 보충성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구체적 규범통제절차에서 헌법소송의 보충성은 한편으로는 ‘재판의 전제성’의 형태로, 다른 한편으로는 법원의 위헌법률심판제청의 ‘필요불가결성’의 형태로 나타난다.

합헌적 법률해석은 헌법재판소의 독점적 권한이 아니라, 법적 안정을 위하여 법률의 규범력을 유지하면서도 헌법의 최고규범성과 법질서의 통일성을 기하기 위한, 모든 법원의 권한이자 의무이다. 법원은 어떠한 법률조항을 해석·적용함에 있어서 한 가지 해석방법에 의하면 헌법에 위배되는 결과가 되고 다른 해석방법에 의하면 헌법에 합치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때에는 위헌적인 해석을 피하고 헌법에 합치하는 해석방법을 택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5. 8.자 91부8 결정; 대법원 2015. 5. 28. 선고 2015도1362, 2015전도19 판결 참조). 법원은 해당 법률조항에 대한 합헌적 법률해석이 가능하다면 헌법재판소에 그 위헌 여부의 심판을 제청할 필요도 없이 그 법률조항을 합헌적으로 해석·적용하여 당해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므로 법원은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기 전에 해당 법률조항의 의미와 목적, 입법배경 및 다른 관련 규정과의 관계 등을 고려한 합헌적 법률해석을 통해서 그 법률조항의 위헌성을 제거할 수 있는지 여부를 먼저 살펴보고 나서, 그러한 합헌적 법률해석이 불가능한 때에만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그 법률조항의 위헌성을 제거할 수 있는 해석이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하지 않은 채 곧바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는 것은 부적법한 제청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여야 한다. 특히 대법원은 헌법재판소 결정을 통해서 자신이 가능하고 옳다고 생각하는 합헌적 법률해석에 일반적 구속력을 부여하기 위해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하급심 법원이 대법원의 합헌적 법률해석의 부당성을 주장하면서 헌법재판소 결정을 통해 자신의 합헌적 법률해석의 정당성을 얻기 위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는 것도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의 합헌적 법률해석에 따른 판단은 ‘해당 사건’에 관하여는 하급심 법원을 기속하고(법원조직법 제8조), 대법원으로부터 파기환송을 받은 법원은 그 파기이유로 한 사실상 및 법률상의 판단에 기속되는 것이지만(대법원 1986. 6. 10. 선고 85도1996 판결 등 참조), 대법원의 판단이 해당 사건이 아닌 다른 사건을 담당하는 하급심 법원을 법적으로 기속하지는 않는다. 물론 대법원판례가 선언한 법률적 판단이 하급심 법원에 대하여 사실상 강한 구속력을 가지고 있고, 법해석의 통일이나 법적 안정성 및 소송경제의 측면에서 사실상의 구속력을 인정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법원판례가 형성되도록 한 해당 사건이 아닌 다른 사건을 재판하는 하급심 법원은 헌법과 법률에 대한 자신의 판단이 대법원의 견해와 다를 경우 반드시 그 대법원판례를 따를 법률상의 의무는 없다. 특히 대법원판례의 취지가 명백히 불합리하다거나 그러한 판례가 형성되게 된 헌법현실에 커다란 변화가 생겨서 종래의 판례를 따를 경우 부적절하다는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든가, 구체적인 사건에서 그 사건만의 특수한 사정이 인정되어 대법원판례가 취하는 일반적인 법해석을 그대로 적용하게 되면 현저히 부당한 결과를 야기하는 경우에는 대법원판례와 다른 새로운 이론적 근거 아래, 최근의 많은 하급심 법원에서 위헌제청을 하지 않고 처벌조항의 ‘정당한 사유’를 헌법에 합치되도록 해석하는 방법을 통하여 종래의 대법원판례와 달리 양심의 결정을 이유로 한 입영거부행위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하고 있는 것처럼, 대법원판례와 다른 내용의 재판을 얼마든지 할 수도 있는 것이고, 이러한 과정을 거쳐 하급심 법원의 새로운 판단이 타당하고 설득력이 있다면 대법원판례도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이다.

대법원 2004. 7. 15. 선고 2004도2965 전원합의체 판결은 양심을 이유로 한 입영거부는 처벌조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도, 이에 덧붙여 “구체적 병역의무의 이행을 거부한 사람이 그 거부 사유로서 내세운 권리가 우리 헌법에 의하여 보장되고, 나아가 그 권리가 위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을 능가하는 우월한 헌법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인정될 경우에 대해서까지도 병역법 제88조 제1항을 적용하여 처벌하게 되면 그의 헌법상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는 결과에 이르게 되므로 이때에는 이러한 위헌적인 상황을 배제하기 위하여 예외적으로 그에게 병역의무의 이행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라고 판시하고 있다. 이는 장차 우리나라의 안보상황이 변화하고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해도 좋다는 국민적 합의가 성숙된다면 양심적 입영거부도 처벌조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될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이처럼 제청법원들은 양심의 결정에 따른 입영거부

가 처벌조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스스로 판단한다면, 헌법재판소에 처벌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여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받지 않더라도, 처벌조항의 ‘정당한 사유’의 합헌적 해석을 통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당해사건을 해결할 수 있고, 얼마든지 그들의 기본권 침해를 방지할 수 있다.

그러함에도 제청법원들은 처벌조항에 관한 합헌적 법률해석의 의무를 회피한 채 처벌조항에 대한 대법원의 합헌적 법률해석이 부당하다거나 양심의 결정에 따른 입영거부를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자신의 합헌적 법률해석에 일반적 구속력을 얻기 위해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제청법원들의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제청은 부적법하다.

(다) 결론

청구인들의 처벌조항에 대한 이 사건 심판청구와 제청법원들의 처벌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은 모두 부적법하므로 각하하여야 한다.

사. 청구인들의 그 밖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청구인들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일반 병역기피자들과 같이 취급하여 처벌함으로써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주장은 결국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지 않은 것이 위헌인지’의 판단 문제로 귀착되고, 앞서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고 있는 병역종류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이미 판단한 이상, 위 주장에 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 청구인들은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지 아니하고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국제인권규범을 위반한 것이며 국제법 존중주의를 규정한 헌법 제6조 제1항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나,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아니한 병역종류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이미 판단한 이상, 위 주장에 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3) 기본권 보호의무 위반 여부

헌법 제10조 후문은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기본권 보호의무란 기본권적 법익을 기본권 주체인 사인에 의한 위법한 침해 또는 침해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여야 하는 국가의 의무를 말하며, 주로 사인인 제3자에 의한 개인의 생명이나 신체의 훼손에서 문제된다. 이 사건은 제3자에 의한 개인의 생명이나 신체의 훼손이 문제되는 사안도 아닐 뿐만 아니라, 앞서 양심의 자유라는 기본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였으므로, 기본권 보호의무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헌재 2011. 8. 30. 2008헌가22 등 참조).

아.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과 잠정적용명령

앞서 본 것처럼 병역종류조항의 위헌성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아니한 부작위에 있다. 그런데 위와 같은 부작위의 위헌성을 이유로 병역종류조항에 대해 단순위헌 결정을 할 경우 병역의 종류와 각 병역의 구체적인 범위에 관한 근거규정이 사라지게 되어 일체의 병역의무를 부과할 수 없게 되므로, 용인하기 어려운 법적 공백이 생기게 된다. 더욱이 입법자는 대체복무제를 형성함에 있어 그 신청절차, 심사주체 및 심사방법, 심사결과에 대한 이의신청절차, 복무분야, 복무기간 등을 어떻게 설정할지 등에 관하여 광범위한 입법재량을 가진다. 따라서 병역종류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 결정을 하는 대신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되, 다만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적용을 명하기로 한다. 입법자는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개선입법을 해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늦어도 2019. 12. 31.까지는 개선입법을 이행하여야 하고, 그때까지 개선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병역종류조항은 2020. 1. 1.부터 효력을 상실한다.

7. 결 론

그렇다면 병역종류조항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나 2019. 12. 31.을 시한으로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잠정적으로 적용되도록 하고, 처벌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조용호의 아래 8.과 같은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및 처벌조항에 대한 합헌의견, 재판관 김창종의 아래 9.와 같은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유남석의 아래 10.과 같은 병역종류조항 법정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재판관 서기석의 아래 11.과 같은 병역종류조항 법정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재판관 조용호의 아래 12.와 같은 병역종류조항 반대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재판관 안창호의 아래 13.과 같은 병역종류조항 반대의견 및 처벌조항 합헌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8.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조용호의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및 처벌조항에 대한 합헌의견

우리는 다수의견과 달리 병역종류조항은 적법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고, 처벌조항은 합헌이라고 생

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그 의견을 밝힌다.

가.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판단

(1)넓은 의미의 입법부작위에는, 입법자가 헌법상 입법의무가 있는 어떤 사항에 관하여 전혀 입법을 하지 아니함으로써 입법행위의 흠결이 있는 경우(입법권의 불행사)와 입법자가 어떤 사항에 관하여 입법은 하였으나 입법의 내용·범위·절차 등이 당해 사항을 불완전, 불충분 또는 불공정하게 규율함으로써 입법행위에 결함이 있는 경우(결함이 있는 입법권의 행사)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전자를 진정입법부작위, 후자를 부진정입법부작위라고 부르고 있다(헌재 2008. 10. 30. 2006헌바80 ; 헌재 2014. 4. 24. 2012헌바332 참조).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의견(이하 ‘헌법불합치의견’이라 한다)은 국가안보의 개념이 군사적 위협뿐만 아니라 사회재난이나 테러 등으로 인한 안보 위기에 대한 대응을 포함하는 포괄적 안보개념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하면서, 이러한 넓은 의미의 안보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라면 비군사적 의무 역시 광의의 병역의무에 포함될 수 있으므로, 청구인들의 주장은 병역종류조항이 비군사적 내용의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아니하여 불완전·불충분하다고 문제를 삼는 것으로 부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이라고 한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가 넓은 의미의 국방의무의 내용이 될 수 있는지, 대체복무가 병역의 종류로서 규정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인지에 따라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입법부작위의 내용이 확정되는 것이므로, 이에 대하여 살펴본다.

(2) 국방의무란 외부 적대세력의 직접적·간접적 침략행위로부터 국가의 독립을 유지하고 영토를 보전하기 위한 의무로서 직접적인 병력형성의무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병역법 등에 의한 간접적인 병력형성의무 및 병력형성이후 군 작전명령에 복종하고 협력하여야 할 의무도 포함한다(헌재 1995. 12. 28. 91헌마80 ; 헌재 2002. 11. 28. 2002헌바45 참조). 이와 같이 국방의무가 군복무에 임하는 등의 직접적인 병력형성의무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 의무의 내용이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라는 국가과제와 직접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닐 경우에는 국방의무 및 그 의무의 가장 직접적인 내용인 병역의무의 범주에 포섭될 수 없다. 이는 국민이 납부한 세금이 국방비로 사용된다고 하여 납세의무를 국방의무라고 하지 아니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일반적으로 대체복무제란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하여금 국가기관, 공공단체,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공익적 업무에 종사하게 함으로써 현행 병역법에 따른 병역의무에 갈음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 사건 청구인 등은 단순히 집총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현역입영이나 사회복무요원 등으로 소집통지를 받고 입영일이나 소집일로부터 3일이 지나도 입영하지 아니하거나 소집에 응하지 아니한 사람들이다. 청구인 등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여호와의 증인’신도들은 직·간접의 병력형성과 군 작전명령에 대한 복종·협력뿐만 아니라, 군사훈련 및 군사업무지원을 거부하고, 군과 관련된 조직의 지휘를 받거나 감독을 받는 민간영역에서의 복무도 거부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현행 병역법상 병역의무의 일부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양심의 자유의 제한을 전혀 완화하지 못한다. 이들에게는 모든 종류의 직·간접의 병력형성과 군 작전명령에 대한 복종·협력뿐만 아니라, 군사훈련 및 군사업무지원 등을 거부하는 양심상의 결정은 당위의 요청으로서 진실하고 진지한 것이고, 어떠한 불이익이 주어지더라도 이에 반할 수 없으며, 타협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이들에게는 이러한 의무가 모두 면제되어야 비로소 양심의 자유의 제한이 제거될 수 있다.

현재 대체복무제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병역법 개정안 등은 대체복무요원이 국군조직법에 따른 국군의 업무 등에 복무할 수 없도록 하면서 대체복무의 내용을 사회복지관련 업무 또는 소방·재난·구호 등의 공익관련 업무로 규정하고 있다. 독일 등 대체복무제를 도입한 많은 나라에서는 본인의 희망에 따라 군대와 관련 없는 대체복무가 가능하도록 하여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유럽인권재판소도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군의 관리와 감독을 받는 민간영역에서 복무하게 하는 것도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이와 같이 직·간접의 병력형성의무, 군 작전명령에 복종·협력할 의무, 군사훈련 및 군사업무지원 의무 등을 포함하지 아니하는 대체복무는 국방의무 및 그 의무의 가장 직접적인 내용인 병역의무의 범주에서 벗어난 사회봉사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며, 병역의무의 조건부 면제로 평가될 수 있을 뿐이다. 한편 병역법상 보충역의 경우 국가의 안전보장 및 국토방위와 관련성이 적은 사회적·공익적 서비스에 복무하기도 하지만, 이들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언제든지 부대편성이나 작전수요를 위한 병력동원 또는 군사업무지원을 위한 소집대상이 되고, 또한 일정한 경우 군사교육을 위한 소집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이들의 복무는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해서 논의되는 대체복무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병역법 제44

조, 제53조, 제55조).

따라서 청구인 등이 주장하는 대체복무는 직·간접의 병력형성의무, 군 작전명령에 복종·협력할 의무, 군사훈련 및 군사업무지원 의무와는 관계가 없는 것이므로 국방의무 및 병역의무의 범주에 포섭될 수 없다.

(3)병역법은 국민의 병역의무에 관하여 규정함을 목적으로 제정되었고(제1조), 병역종류조항은 직·간접의 병력형성의무, 군 작전명령에 복종·협력할 의무, 군사훈련 및 군사업무지원 의무를 내용으로 하는 병역의 종류를 정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이 조항에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이러한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와 직접 관련이 없는 대체복무를 규정하라고 하는 것은 병역법 및 병역종류조항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새로운 조항을 신설하라는 주장이다.

이처럼 종래의 법률에 포섭될 수 없는 전혀 새로운 조항을 신설하라는 주장은 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으로 보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확고한 입장이다(헌재 2004. 1. 29. 2002헌바36 등; 헌재 2010. 2. 25. 2009헌바95 ; 헌재 2014. 4. 24. 2012헌바332 ; 헌재 2016. 11. 24. 2015헌바413 등 참조). 결국 위와 같은 청구인들의 주장은 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주장과 다름 아닌 것이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은 ‘법률’의 위헌성을 적극적으로 다투는 제도이므로 ‘법률의 부존재’ 즉 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은 그 자체로 허용되지 아니한다(헌재 2004. 1. 29. 2002헌바36 등; 헌재 2016. 11. 24. 2015헌바413 등).

(4) 그렇다면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법률의 부존재가 위헌임을 주장하는, 즉 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으로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에서는 그 자체로 허용될 수 없으므로 부적법하다.

나. 처벌조항에 대한 판단

(1) 국방의 의무 개관

(가) 대한민국의 목적과 과제

1) 헌법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함으로써(제10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최고의 헌법적 가치로 삼고 있다.

평화는 이러한 헌법의 이념과 가치를 보호하고 지키기 위한 전제이며, 국민은 평화가 유지될 때에만 자유와 평등, 안전과 행복을 누릴 수 있다. 헌법은 전문에서 ‘평화적 통일의 사명’을 언급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라고 하여 평화통일의과제와국제평화주의를 천명하고 있다. 또 헌법제4조에서 평화통일의 과제를, 제5조에서 국제평화주의를 다시 구체화하고, 제6조에서 국제법질서를 존중하며 외국인의 법적 지위를 보장함으로써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국제적 평화공존의 질서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2) 국가공동체는 평화라는 이상적 가치의 공허한 외침만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평화질서를 공고히 하고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평화를 지킬 힘과 능력이 필요하다. 국가공동체의 독립과 영토의 보전, 구성원의 생명과 자유, 안전과 행복은 그 구성원이 이를 지키려는 의지와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질 때 수호될 수 있다. 헌법의 핵심적 가치와 질서를 지키고 국가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것은, 외부의 위협이나 침략을 방어하고 내부적으로 평화질서를 확립함으로써 구체적으로는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를 통하여 실현될 수 있다(헌법 제5조 제2항 참조).

국가의 안전보장이란 기본적으로 외부의 위협이나 침략으로부터 국가의 존립과 안전을 지키는 것을 의미하고, 국가의 독립, 영토의 보전, 국가적 안전을 확보하는 것을 말하며, 국토방위란 외부의 위협이나 침략으로부터 영토를 보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는 국가의 존립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 요건이자, 헌법의 핵심적 가치와 질서를 확보하고 국민의 생명과 자유, 안전과 행복을 보장하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서 헌법상 인정되는 중대한 법익이다.

헌법은 국제평화주의를 선언하면서 침략전쟁을 부인하고 있으나(제5조 제1항), 이것이 방위전쟁까지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국제법상으로도 국가는 무력공격에 대한 개별적인 또는 집단적인 자위(自衛)의 고유한 권리를 보장받는다(국제연합헌장 제51조).

(나) 헌법상 국방의무와 병역법상 병역의무

1) 국가공동체의 구성원인 국민은 그 공동체의 존립과 영토보전, 국가공동체가 가지는 헌법의 핵심적 가치와 질서의 확보를 위해서 기본의무를 부담한다.

국민의 기본의무는 기본권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기본권을 보장하고 국가공동체가 존속하고 기능하기 위한 필수적 전제조건으로, 국가공동체의 구성원이면 누구나 함께 그리고 균등하게 부담하는 의무이다. 물론 실제로 모든 국민이 기본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국민이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동등하게 그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 이는 국민의 기본의무가 평

등한 자유를 누리는 국민이 공평하게 나누어지는 부담이기 때문이다.

헌법 제11조 제1항 제1문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규정한다. 입법자는 모든 국민에 대해 차별 없이 국민으로서의 기본의무를 부과해야 한다.

2) 국방의무는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를 위해 구성원인 국민 모두가 균등하게 부담해야 하는 기본의무로서, 국가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생명과 자유, 안전과 행복을 보장하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불가결한 헌법적 가치이다.

헌법 제39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국방의무란, 외부 적대세력의 직·간접적인 침략행위로부터 국가의 독립을 유지하고 영토를 보전하기 위한 의무로서, 현대전이 고도의 과학기술과 정보를 요구하고 국민전체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이른바 총력전인 점에 비추어 단지 병역법에 의하여 군복무에 임하는 등의 직접적인 병력형성의무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병역법, 향토예비군설치법, 민방위기본법, 비상대비자원 관리법 등에 의한 간접적인 병력형성의무 및 병력형성 이후 군 작전명령에 복종하고 협력하여야 할 의무도 포함하는 개념이다(헌재 1995. 12. 28. 91헌마80 ; 헌재 2002. 11. 28. 2002헌바45 ).

그리고 국방의무 가운데 외부 적대세력의 직·간접적인 침략행위로부터 국가의 독립을 유지하고 영토를 보전하기 위한 활동을 가장 직접적으로 규율하고 있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의 병역의무에 관하여 규정함을 목적으로 하는 병역법이다(제1조). 병역법은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이 병역법에 따른 병역의무를 이행하도록 규정하고(제3조 제1항), 병역종류조항을 통하여 구분되는 병역의 종류에 따라 병역의무의 내용을 구체화하고 있다.

3) 헌법은 전문에서 국제평화주의를 천명하면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추진하며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4조 내지 제6조). 헌법상 국방의무에 따른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서의 군사적 활동이나 지원은 인명의 살상이나 평화의 파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외부 적대세력의 직·간접적인 침략행위로부터 국가의 독립과 영토를 수호하고 국가의 정체성을 확보하며 국민의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헌법에 규정된 국방의무와 그 의무의 가장 직접적인 내용으로 병역법에 따라 부과되는 병역의무는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를 통하여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적 가치와 질서를 확보하고 국민의 생명과 자유, 안전과 행복을 보장하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정당성과 보편성을 가진다.

(2) 제한되는 기본권

(가) 헌법 제19조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하여 양심의 자유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여기에서의 양심은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함에 있어서 그렇게 행동하지 아니하고는 자신의 인격적인 존재가치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로서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이다(헌재 2002. 4. 25. 98헌마425 등; 헌재 2004. 8. 26. 2002헌가1 참조). 즉 헌법상 양심의 자유에 의하여 보호되는 양심이란 개인의 모든 내적 확신이나 신념을 말하는 것이 아니며, 구체적인 상황에서 개인이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으로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양심상의 심각한 갈등이 없이는 그에 반하여 행동할 수 없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양심은 시대적·문화적 맥락에 따라 달리 취급되기도 하며 개인에 있어서도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라 변할 수 있는 것이므로, 지극히 개인적·주관적일 뿐만 아니라 가변적이라고 할 수 있다(헌재 2004. 8. 26. 2002헌가1 ; 헌재 2011. 8. 30. 2008헌가22 등 참조). 개인의 양심은 그 대상이나 내용 또는 동기에 의하여 판단될 수 없고, 양심상의 결정이 이성적·합리적인지 또는 법질서나 도덕률과 일치하는지 여부는 양심의 존재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

일반적으로 민주적 다수는 법과 사회의 질서를 그들의 정치적 의사와 도덕적 기준에 따라 형성하기 때문에, 국가의 법질서나 사회의 도덕률과 갈등을 일으키는 양심은 현실적으로 이러한 법질서나 도덕률에서 벗어나려는 소수의 양심이다. 따라서 진실성 내지 진지성을 전제로 하는 양심상의 결정은 어떠한 종교관·세계관 또는 그 밖의 가치체계에 기초하고 있는지와 관계없이, 헌법상 양심의 자유에 의해 보장된다(헌재 2011. 8. 30. 2008헌가22 등 참조).

(나) 양심의 자유는 내심의 자유인 ‘양심형성의 자유’와 양심적 결정을 외부로 표현하고 실현하는 ‘양심실현의 자유’로 구분된다.

양심형성의 자유는 외부로부터의 부당한 간섭이나 강제를 받지 않고 개인이 내심영역에서 양심을 형성하고 양심상의 결정을 내리는 자유를 말한다. 양심실현의 자유는 형성된 양심을 외부로 표명하고 양심에 따라 삶을 형성할 자유, 구체적으로는 양심을 표명하거나 또는 양심을 표명하도록 강요받지 아니할 자유(양

심표명의 자유),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강요받지 아니할 자유(부작위에 의한 양심실현의 자유), 양심에 따른 행동을 할 자유(작위에 의한 양심실현의 자유)를 모두 포함한다.

양심형성의 자유는 내심에 머무르는 한 절대적으로 보호되는 기본권인 반면, 양심실현의 자유는 법질서에 위배되거나 타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법률에 의하여 제한될 수 있는 상대적인 자유이다(헌재 1998. 7. 16. 96헌바35 등 참조).

(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헌법 제39조 제1항은 국방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법률 중 하나로 병역법이 제정되어 있다.

병역법은 병역의 종류를 현역, 예비역, 보충역, 병역준비역, 전시근로역으로 정하면서, 병역의무의 이행을 강제하기 위하여 처벌조항을 두고 있다. 처벌조항은 현역입영 또는 소집 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이나 소집일부터 일정기간이 지나도 입영하지 아니하거나 소집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처벌조항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거나 소집에 응하지 아니하는 경우만을 처벌하도록 하고 있으나, 양심상의 결정을 내세워 입영을 거부하거나 소집에 불응하는 것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고한 판례이므로(대법원 2004. 7. 15. 선고 2004도2965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양심적 병역거부자도 일반 병역기피자와 마찬가지로 처벌조항에 따라 처벌받게 된다.

자신의 종교관·가치관·세계관 등에 따라 전쟁과 그에 따른 인간의 살상에 반대하는 진지한 양심이 형성되었다면, 병역의무의 이행을 거부하는 결정은 양심에 반하여 행동할 수 없다는 강력하고 진지한 윤리적 결정이며, 병역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는 상황은 개인의 윤리적 정체성에 대한 중대한 위기상황에 해당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처벌조항이 병역의무 불이행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형벌을 부과함으로써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강요하고 있다.

따라서 처벌조항은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강요당하지 아니할 자유’, 즉 ‘부작위에 의한 양심실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규정이다(헌재 2011. 8. 30. 2008헌가22 등 참조).

(3) 양심의 자유 침해 여부

(가) 심사기준

헌법상 보장되는 양심의 자유는 헌법이 실현하고자 하는 가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와 관계있는 기본권이다. 국방의무는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를 위해 그 구성원인 국민 모두가 균등하게 부담하는 기본의무로서, 헌법의 핵심적 가치와 질서를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불가결한 헌법적 가치이다. 이와 같이 헌법적 가치가 서로 충돌하는 경우, 입법자는 양 가치를 양립시킬 수 있는 조화점을 모색해야 하고, 그것이 불가능해 부득이 어느 하나의 헌법적 가치를 후퇴시킬 수밖에 없는 경우에도 그 목적에 비례하는 범위 내에 그쳐야 한다.

헌법 제37조 제2항의 비례원칙은, 단순히 기본권제한의 일반원칙에 그치지 않고, 모든 국가작용은 정당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행사되어야 한다는 국가작용의 한계를 선언한 것이므로, 처벌조항에 대한 심사는 헌법상 비례원칙을 위반해서는 아니 된다(헌재 2011. 8. 30. 2008헌가22 등 참조).

다만 처벌조항에 대한 심사를 함에 있어, 헌법 제19조에서 보호되는 양심은 지극히 개인적·주관적일 뿐만 아니라 가변적일 수 있는 내적 확신 내지 신념이라는 점, 헌법 제39조 제1항제5조 제2항에서 국민의 기본의무로서 국방의무를 규정하고 이를 신성한 의무라고 선언하고 있는 점, 국가의 안전보장 및 국토방위와 관련된 작은 실수나 오판은 국가공동체의 존립과 안전을 치명적으로 훼손할 수 있으며, 그 회복은 영구히 불가능할 수 있다는 점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나)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절성

헌법제5조 제2항에서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한다고 하고, 제39조 제1항에서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를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가치로서 국방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는 국가공동체의 구성원 스스로가 국가공동체를 지키겠다는 국민적 합의의 표현이자 국방의무를 ‘국가공동체의 헌법적 가치’로 확인한 것이다. 또한 헌법제76조 제1항에서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해 대통령에게 국가긴급권을 부여하고 있고, 제91조에서 대통령의 자문기관으로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두도록 규정하는 등 국가의 안전보장을 중대한 헌법적 법익으로 규정하고 있다.

처벌조항은 국민개병제도와 징병제를 근간으로 하는 병역제도 아래에서 병역자원의 확보와 병역부담의 형평을 기하고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를 통해 헌법상 인정되는 중대한 법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으로 입법목적이 정당하다. 그리고 병역법에 의하여 직·간접의 병력형성의무, 군 작전명령에 복종·협력할 의무,

군사훈련 및 군사업무지원 등 병역의무에 관한 사항이 구체화됨에 따라, 처벌조항은 병역의무의 이행에 관한 입영기피 내지 소집불응자를 형사처벌을 하고 있는데, 이는 병역기피를 방지하고 병역의무의 이행을 강제하는 것으로서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 된다(헌재 2011. 8. 30. 2008헌가22 등 참조).

(다) 침해의 최소성

처벌조항은 국가의 안전보장 및 병역의무의 공평부담이라는 공익을 실현하기 위해 그 위반자를 3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어떠한 형벌을 과할 것인가에 관하여는 원칙적으로 입법자에게 형성권이 인정되나, 형벌은 다른 법적 수단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강력한 법률효과 및 기본권 제한 효과를 발생시키므로 가급적 그 사용을 억제하여야 한다. 입법자는 형벌이 아닌 다른 수단으로써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여 국민의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 하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병역의무와 관련하여 부담의 형평을 유지하면서도 개인의 양심을 지켜줄 수 있는 수단, 즉 양심의 자유와 병역의무라는 상충하는 법익을 조화시키는 방안으로 대체복무제의 도입이 논의되고 있으므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하여 대체복무를 허용하더라도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라는 중대한 공익의 달성에 지장이 없는지 여부도 판단한다(헌재 2011. 8. 30. 2008헌가22 등 참조).

1) 형사처벌의 필요성

우리나라와 같이 국민개병제도와 징병제를 근간으로 하는 병역제도 아래에서는 병역의무이행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공평하고 공정한 징집이라는 병역상의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러한 병역상의 정의를 실현하려면 의무부과가 평등하게 이루어져야 하고, 병역의무의 이행을 확보하는 수단 또한 마련되어야 한다. 병역의무의 이행확보 수단은 복무여건이 어떤가에 따라 강도가 달라질 수 있는데, 복무여건이 위험하고 열악할수록 의무이행을 회피하는 행위에 대하여 강력한 제재가 사용될 수밖에 없다(헌재 2011. 8. 30. 2008헌가22 등 참조).

우리나라에서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20대의 나이에 2년 내지 3년(일부 복무기간의 조정이 가능하고, 훈련기간이 추가되기도 한다)의 의무복무기간 동안 학업을 중단하거나 안정적 직업과 직업훈련의 기회를 포기한 채 병역에 복무해야 한다. 특히 현역병은 상명하복의 엄격한 규율과 열악한 복무환경(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하향식 의사결정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어 군대의 엄격한 규율과 결합해 열악한 복무환경의 주요 요인이기도 하다)에서 훈련과 총기 취급에 따른 각종 총기사고나 폭발물사고와 같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복무기간 동안 군부대 내에서 거주함에 따라(병역법 제18조 제1항), 신체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사생활의 자유 등의 다양한 기본권도 제한받게 된다.

이러한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병역의무를 지게 되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외국국적을 자진 취득함으로써 국적을 이탈하거나, 스스로 신체를 훼손하거나 또는 의료기록을 조작하는 등 병역기피를 위한 각종 탈법·불법행위를 자행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병역기피를 방지하고 군 병력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시켜 국가의 독립을 유지하고 영토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병역기피행위에 대한 일반적인 강제수단으로서의 형사처벌은 불가피하다(헌재 2011. 8. 30. 2008헌가22 등 참조).

2) 대체복무제의 도입가능성

가) 대체복무제의 의의

대체복무제란 자신의 종교관·가치관·세계관 등에 따라 전쟁과 인간의 살상에 반대하는 진지한 양심이 형성되었고 그 양심에 따라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없다고 결정한 사람(헌재 2011. 8. 30. 2008헌가22 등 참조), 즉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하여금 국가기관, 공공단체,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공익적 업무에 종사하게 함으로써 현행 병역법에 따른 병역의무에 갈음하는 제도를 말한다. 앞서 본바와 같이, 직·간접의 병력형성의무, 군 작전명령에 복종·협력할 의무 등을 전혀 포함하지 아니하는 대체복무는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를 위한 국방의무 및 병역의무의 범주에서 벗어난 사회봉사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며, 병역의무의 조건부 면제로 평가될 수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일반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기본권 침해를 제거하는 수단으로 대체복무제가 논하여지는 이유는, 일정한 불이익이나 부담의 부과가 양심상의 결정을 확인하는 간접적인 지표로 활용될 수 있고 일정한 의무의 부과를 통해 병역기피를 예방할 수 있으며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사람과 양심적 병역거부자 사이에 발생하는 부담의 형평에 관한 문제를 완화하는 방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존중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함으로써, 국민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하며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공동체이다. 헌법상 국방의무는 인명살상이나 평화파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부당하

고 불의한 침략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의 이념과 가치를 지키고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국방의무의 한 내용으로 병역법에 따라 부과되는 병역의무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공동체의 존립을 유지하고 그 영토를 보전함으로써 그 구성원인 국민의 생명과 자유, 안전과 행복을 지키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실현의 바탕이 되는 토대를 굳건히 하고자 하는 것으로 정당성과 보편성을 가진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자신의 종교관·가치관·세계관에 의해 전쟁과 인간의 살상에 반대하는 진지한 양심이 형성되었고 양심에 따라 병역의무의 이행을 거부한다 하더라도, 이러한 양심은 지극히 개인적·주관적인 것이고, 이에 기초한 병역거부는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양심실현행위라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의 도입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공동체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하여 합법성과 정당성을 인정하는 의미를 갖는다.

나) 한반도의 특수상황

우리나라는 대한민국만이라도 독립된 민주정부를 세울 수밖에 없었던 헌법제정 당시의 특수한 상황이 있고, 6·25전쟁이라는 동족 간 전면전을 치른 뼈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전쟁의 결과, 수백만의 사상자가 발생하였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기간시설과 산업시설은 파괴되었고 국토는 황폐해졌다. 아직도 전쟁은 끝난 것이 아니라 정전(停戰)인 불안정한 상태이다. 남·북한은 정전 이후 현재까지도 이념대립 속에서 적대적 군비경쟁을 통하여 군사력을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군사적·정치적 대치상태에 있는 분단국가이다. 더욱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 미사일 발사 등으로 초래되는 한반도의 위기상황은 주변국의 외교·안보 상황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얼마 전까지도 계속된 바 있는 각종의 무력 도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간접적·잠재적인 것이 아니라 직접적·현실적인 것이다(헌재 2011. 8. 30. 2008헌가22 등 참조).

한편 북한은 조선노동당에 의한 일당독재 및 세습수령에 의한 일인지배를 정당화하고 주체사상과 선군(先軍)사상에 의해 지배되는 유일지도 이념체제이다. 북한은 주민의 의사가 아니라 수령을 비롯한 노동당의 의사에 의하여 국가의 주요 정책이 결정되는 비민주주의 체제이다(헌재 2014. 12. 19. 2013헌다1 참조). 또한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가진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육지 또는 바다로 직·간접으로 인접해 있고, 한반도 주변에서 이들 강대국의 패권(覇權)경쟁 및 이해관계에 따라 언제라도 충돌할 수 있다. 이러한 점 등을 고려하면, 북한의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과 관련하여 남·북한 및 국제사회의 협상이 진행된다거나, 6·25전쟁에 대해 종전(終戰)이 선언되고 남한·북한 및 북한·미국 간 평화협정이 체결되어 한반도의 긴장상태가 개선된다 하더라도,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시아에서 평화체제가 공고해지기 전까지는 우리의 안보상황은 여전히 엄중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이러한 한반도의 특수한 안보상황을 고려할 때, 다른 나라에서 이미 대체복무제를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나라가 대체복무제를 도입해야 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오히려 우리나라의 특수한 안보상황을 무시하고 양심이라는 주관적인 사유로 병역의무의 예외를 인정하는 경우, 국민들 사이에 이념적인 대립과 갈등을 심화하고 우리나라의 안보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다) 군의 전투력 등에 미치는 영향

ⅰ) 병무청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연평균 약 600명 내외로 발생하고 있는데, 2016년 병역판정검사를 받은 339,716명 중 281,222명이 현역으로, 42,704명이 보충역으로 판정되었고,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부분은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이다. 단지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숫자만을 놓고 본다면,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병력규모나 현대전의 특성에 비추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의 도입이 국가의 안전보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나 전망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ⅱ)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한반도의 역사적·정치적 환경 및 지정학적 특수성에 비추어 보면 우리나라의 안보상황은 미국이나 서구 선진국 등과 같이 안정적이라고 할 수 없고 엄중하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군인은 전시는 물론이고 전시가 아니더라도 총기와 폭발물의 취급으로 인해 상시 생명과 신체의 안전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상명하복의 엄격한 규율과 열악한 복무환경에서 신체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사생활의 자유 등 기본권이 제한된 상태로 근무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들과 함께 대체복무제의 도입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합법성과 정당성을 인정하는 의미를 가지는 점에 비추어볼 때, 대체복무제를 도입할 경우에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부분이 특정 종교의 신도였던 지금까지의 현상과 달리, 병역의무를 면제받기 위하여 특정 종교로 개종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으리라

는 보장이 없다. 또한 자신의 종교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이는 교리에 따르면 반드시 병역거부가 요구되는 것은 아님에도 대부분의 종교가 내포하고 있는 생명존중의 사상을 이유로 또는 종교와 관계없이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이유로 병역거부를 정당화하고자 하는 사람 역시 그 수가 대폭 증가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참고로 독일의 경우, 대체복무자 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가 독일 전역에서 가능하게 된 1961년에는 574명에 불과하였으나, 1990년부터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전환하기 직전 해인 2010년 사이에는 매년 적게는 74,450명에서 많게는 135,924명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대만의 경우, 대체복무제가 도입된 해의 이듬해인 2001년부터 2017년 사이 대체복무자 수는 적게는 10,000명에서 많게는 26,941명에 이르고 있는데, 그 기간 동안 종교를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대체복무자 수는 10명에서 87명에 불과하다. 이러한 통계수치가 가지는 의미와 내용은 그 나라 제도의 구체적 내용과 역사적·사회적·종교적·문화적 특수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대체복무제 도입 이후 특정 종교와 관계없이 대체복무자 수가 크게 증가한 사실이 확인된다.

ⅲ) 국가공동체에 대한 구성원의 가치관과 공동체의식, 국방의무에 대한 국민의 법 감정, 국방의무와 관련된 역사적·사회적·종교적·문화적 가치와 환경 등에 따라, 대체복무제의 도입이 국가공동체의 안보상황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현행 헌법은 군인·군무원 등이 전투·훈련 등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받은 손해에 대하여는 법률이 정하는 보상 이외에 국가 등에 대하여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한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하고 있다(헌법 제29조 제2항). 게다가 과거뿐 아니라 현재까지도 국가공동체를 위해 희생·헌신한 사람들에 대한 보상 및 예우와 관련된 각종 법령과 법체계에 대한 평가가 반드시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길지 아니한 민주주의의 역사 속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병역기피를 위해 탈법·불법행위를 자행하거나 심지어는 대한민국 국적을 이탈하는 등, 국가공동체를 위한 그 구성원의 연대의식이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나아가 우리 사회에서는 최근까지도 정치인, 기업인, 고위 공직자 등 소위 사회지도층과 그 자녀의 병역기피는 사회문제가 되고 있고, 점증하는 국가적 위기 앞에서도 국민들 사이에는 이념·지역·세대 간의 갈등이 표출되고 있으며, 장애인 학교의 설립이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한다. 국민의 공동체의식, 즉 ‘국가공동체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라도 그 공동체의 존립과 안전을 위해 명예롭게 헌신하고 다른 구성원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다’는 연대의식이 충분히 성숙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의 도입은 국가공동체의 구성원인 국민의 공동체에 대한 책임의식을 치명적으로 훼손할 수 있고,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군인 등의 안보관과 사기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국방의무와 관련하여 역사적·종교적 환경이 다르고 국가공동체 구성원의 일체감과 책임 의식 등이 다른 외국에서 국내외의 분쟁 중에도 대체복무제가 시행되었다는 사실은 우리나라가 현 상황에서 대체복무제를 도입해도 국가안보에 위해가 되지 않는다는 근거가 될 수 없다.

ⅳ) 특히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상황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의 도입이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더욱 엄중할 수 있다.

전쟁의 포화가 빗발치는 전투현장에서 또는 적의 타격 대상이 되는 군사시설 등에서 근무하는 사람 중에는 전쟁의 참혹한 현실을 직시하면서 진정한 양심의 명령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전투현장 등에서 벗어나 국토방위와 전혀 관련 없는 시설에서 대체복무하게 된다면, 전쟁의 최일선 등에서 생명을 담보로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군인의 안보관과 사기는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으며, 그 결과 양심을 빙자한 병역거부자도 급증할 수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의 도입은 양심적 병역거부가 국가공동체로부터 합법성과 정당성을 인정받는 것이며, 그러하지 아니한 지금과는 군인을 비롯한 국가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의식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ⅴ) 한편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면서, 현행 병역법이 규정하고 있는 병역의무 중 특정 내용(예를 들면 집총훈련)만을 배제하는 대체복무제를 도입하거나, 대체복무자를 일정한 수 이하로 제한하거나,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경우에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하여 대체복무를 인정하지 아니하는 방안이 주장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들은 양심의 자유 및 평등권 침해라는 또 다른 위헌성 논란을 야기할 수 있고 대체복무제 도입의 의미를 형해화하거나 양심적 병역거부 주

장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것이 될 수 있다. 특히 평상시보다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경우에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대체복무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것은 가장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국면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부인하는 것이 되어, 양심적 병역거부 주장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것이 될 수 있으며 그 주장의 논리적 일관성을 상실하게 하는 것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자신의 종교관·가치관·세계관 등에 의해 전쟁과 인간의 살상에 반대하는 진지한 양심에 따라 병역의무의 이행을 거부하는 사람이고,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경우는 양심적 갈등이 가장 첨예하고 현실화된 상황이므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여야 할 당위성이 크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면서,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경우에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대체복무를 인정하지 아니하는 방안은 적어도 대체복무제의 도입을 주장하는 사람이 그 도입에 따라 초래될 안보상황의 위험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주장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ⅵ)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 보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의 도입은 ‘국가공동체는 반드시 우리 손으로 지켜야 한다.’는 국가공동체 구성원의 책임의식과 병역의무를 이행하고 있는 군인 등의 안보관에 부정적 영향을 주어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양심을 빙자한 병역기피자의 급격한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 나아가 대체복무제의 도입은 이와 같은 병력자원의 감소와 함께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군인 등의 사기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국가가 안보를 위해 필요한 시기에 병력수급을 적절하게 결정할 수 없게 하는 등 군의 전투력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와 대한민국의 안보상황에 엄중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라) 양심에 대한 심사의 곤란성

헌법불합치의견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면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절차와 엄격한 사후 관리절차를 갖춘다면, 진정한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그렇지 않은 자를 가려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인지 여부를 독립성과 전문성이 부여된 위원회에서 판정하도록 하고 그 판정절차를 엄격하게 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면 ‘일정부분’ 양심을 가장한 병역기피자를 가려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헌법이 보호하는 양심은 그 주체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판단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부분은 특정한 종교의 신도였으므로 그간의 종교활동 등을 근거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병역기피자를 구분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서 본바와 같이, 양심의 자유에서 보장하는 양심은 반드시 종교적인 신념에 기초한 것을 요하지 않고, 그 밖의 세계관과 가치체계에 기초할 수 있으며, 후천적·경험적으로 체득한 지식이나 깨달음에 의해 형성될 수도 있다. 비종교적 양심을 빙자한 병역기피자를 심사단계에서 가려내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주관적인 양심의 형성과정을 추적해야 하는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조건부 병역거부의 경우, 그 자체는 양심의 실현 문제는 아니라고 볼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이를 양심적 병역거부와 구분하는 것이 곤란할 수 있다. 병역거부의 최초 동기는, 특정한 조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병역의무의 본질에 대한 윤리적 판단으로 전화(轉化)되어 형성·발전되었다고 주장하는 경우, 그러한 주장의 신뢰성을 판단할 준거를 마련하는 것은 매우 까다로운 문제가 될 수 있다.

더욱이 헌법상 양심의 자유에 의해 보호되는 양심은 시대적·문화적 맥락에 따라 전혀 달리 취급되기도 하며 개인에 있어서도 고정불변이 아니라 변할 수 있는 것이다. 특정한 경험으로부터 양심이 형성되거나 ‘양심상의 결정’을 한 시기가 병역거부의 의사를 표시한 때로부터 시간적으로 근접해 있다면, 양심형성의 인과관계나 진지성 등에 관하여 파악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를 얻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다. 특히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현장에서 전쟁의 참혹한 현실을 보고 갑자기 생명존중과 평화주의에 기반해 양심상의 결정을 하고 이를 이유로 병역의무의 이행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는데, 제3자가 이러한 결정의 바탕이 되는 양심형성의 인과관계나 진지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일 수 있다.

한편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한 후, 양심적 병역거부의 심사과정에서 판단 자료가 부족하다거나 그 판단이 쉽지 아니하다는 이유로 또는 양심의 형성이 상당기간에 걸쳐 형성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지 않게 된다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한 의미가 없어지며, 실질적으로는 특정 종교의 신도만을 보호하는 방편으로 전락할 수 있다. 또 양심적 병역거부의 심사가 지나치게 엄격하게 진행된다면, 이는 또 다른 양심의 자유 침해라는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이러한 헌법적 문제를 초래하지 아니하고 진정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특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매우 까다로운 일이라고 아니할 수 없으므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 도입이 이 제도를 악용한 대규모 병역기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마) 대체복무의 등가성

헌법불합치의견은 병역의무와 대체복무 사이의 형평성을 확보함으로써, 대체복무를 통해 병역의무를 회피하려는 요인을 제거한다면, 병역을 거부하는 양심에 대한 심사의 곤란성과 병역기피자의 증가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대체복무의 복무 기간 및 강도 등을 현역복무의 그것보다 길고 무겁게 하여 양심을 가장한 병역기피자가 대체복무를 신청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대체복무가 너무 무거우면, 이는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거나 형평에 어긋난다는 또 다른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이러한 문제 소지가 없도록 병역의무와 대체복무 사이의 등가성이 확보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나, 생명과 신체에 대한 위험 속에서 이행하는 병역의무와 등가성이 확보된 대체복무를 설정하는 것은 매우 까다로운 일이며, 그 기준을 설정함에 있어 국민적 합의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사회통합을 해하고 자의적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헌법불합치의견은 가능한 대체복무의 내용으로 소방·의료·재난복구·구호 등의 공익관련 업무나 사회복지관련 업무 등을 그 예로 들고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국방의무는 외부 적대세력의 직접적·간접적 침략행위로부터 국가의 독립을 유지하고 영토를 보전하기 위한 의무로서 직접적인 병력형성의무와 함께 병역법 등에 의한 간접적인 병력형성의무 및 군 작전명령에 복종하고 협력할 의무도 포함한다. 물론 소방·의료·재난복구·구호 등 공익관련 업무가 군 작전명령에 따르는 것이라고 한다면 국방의무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청구인 등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은 직·간접의 병력형성과 군 작전명령에 대한 복종·협력뿐만 아니라, 군사훈련 및 군사업무지원을 거부하고, 군과 관련된 조직의 지휘를 받거나 감독을 받는 민간영역에서의 복무도 거부하고 있다. 이들은 현행 병역법이 규정하고 있는 모든 병역의무 및 그 이상의 복무형태를 거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만일 군 작전명령과 관련된 공익관련 업무를 내용으로 하는 대체복무제가 도입된다면, 이들은 이러한 내용의 대체복무에 대해서도 양심상 결정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고 지금과 같이 형사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헌법불합치의견에서 언급하는 대체복무의 내용이 군 작전명령에 따르는 것이라면, 이러한 대체복무제의 도입은 그 자체로 그 도입의 의미를 형해화하고 그 당위성을 부정하는 것이 될 수 있다. 결국 대체복무의 내용이 될 수 있는 소방·의료·재난복구·구호 등 공익관련 업무는 군 작전명령 등과 관계없는 것이어야 한다. 서구 선진국에서도 소방·의료·재난복구·구호 등 공익관련 업무를 대체복무의 내용으로 하면서도 군 작전명령 등과 관련이 없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군 작전명령 등과 관계없는 공익관련 업무를 내용으로 하는 대체복무를 상명하복의 엄격한 규율과 열악한 복무환경에서 각종 총기사고나 폭발물사고와 같은 위험에 노출되어 생명과 신체가 상시적으로 위협받고 있는 군인 등의 병역의무와 어떠한 방법으로 등가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더욱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경우, 군인 등은 정당한 사유없이 수소(守所) 또는 직무를 이탈하거나, 상관의 정당한 명령에 반항 또는 복종하지 아니할 때에는, 법정형이 최고 사형에 이르는 엄중한 법적 책임을 지게 되고(군형법 제28조, 제30조 제1항, 제31조, 제44조, 제45조 등), 생명과 신체의 위험이 구체적으로 현실화된 상황에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의무를 이행하게 되므로, 이러한 병역의무와 그러하지 아니한 대체복무 사이에 등가성이 확보될 수 없다.

따라서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상황까지 포함한다면, 대체복무와 병역의무 사이에 등가성에 의문이 제기되지 아니하도록 대체복무제를 설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매우 까다로운 일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하여,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경우에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하여 대체복무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가장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국면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부인하는 것이 된다.

바) 대체복무제 도입과 국민적 합의

ⅰ)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헌법제5조 제2항에서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한다고 하고, 제39조 제1항에서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를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가치로

서 국방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는 국가공동체 구성원 스스로가 국가공동체를 지키겠다는 국민적 합의의 표현이자 국방의무를 공동체적 헌법가치로 확인한 것이다. 그렇다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의무를 면제하는 대신 대체복무를 부담하게 하는 것은 국민적 합의가 있을 때만 가능한 것이다.

또한 대체복무제의 도입은 국가공동체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합법성과 정당성을 인정하는 문제이고, 국방의무는 외부 적대세력의 침략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공동체의 존립과 안전을 수호하는 문제이며, 국가공동체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그 구성원의 생명과 자유, 안전과 행복을 보장하는 문제이므로, 대체복무제의 도입여부는 규범적 평가 이전에 국민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할 영역이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국민개병제도과 징병제를 채택함으로써 병역문제와 관련하여 국민 모두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병역부담의 형평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다른 어떤 나라보다 강력하고 절대적이다. 국민적 합의가 전제되지 않는 한, 대체복무제의 도입은 사회통합을 저해하여 국가 전체의 역량에 심각한 손상을 가할 수 있고, 나아가 국민개병제도에 바탕을 둔 병역제도의 근간을 흔들 수도 있다(헌재 2011. 8. 30. 2008헌가22 등 참조).

따라서 대체복무제의 도입여부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처벌문제는 단순히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규범적 요청만을 근거로 판단할 사안이 아니다.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가 이러한 문제의 해결에 있어 전면에 나서서 국회로 하여금 대체복무제의 도입을 실질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권력분립의 원칙이나 헌법재판소의 기능적 한계를 벗어난 것이다. 만일 국회의 입법 등을 통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문제 해결을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헌법재판소가 그 역할을 담당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면, 그 주장 자체로 아직은 대체복무제의 도입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참고로 다른 서구선진국가에서 헌법이나 법률로 대체복무제가 도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법기관이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도록 결정한 사실은 없다.

ⅱ) 병역의무와 대체복무 사이의 등가성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만일 병역의무와 대체복무 사이의 등가성에 대해서 국민적 합의가 전제되지 아니한다면, 이와 관련된 새로운 헌법적 문제가 초래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통합에도 저해요인이 될 수 있다.

군복무의 형태 및 기간과의 관계에서, 대체복무의 내용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 대체복무의 기간은 어느 정도로 설정하여야 할 것인지 등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또한 현역복무에 상응하는 수준의 기본권 제한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대체복무에 합숙의무를 부과해야 하는 것인지, 합숙의무를 부과한다면 어떠한 유형의 합숙의무를 부과할 것인지(대체복무자 위주의 합숙은 배경이 서로 다른 사람들로 이루어진 현역병의 합숙과 동질의 합숙형태라고 볼 수 없으며, 현역병의 합숙에는 취침 중간에 경계근무를 서야 하고 군기의 유지를 위해 내무생활에서 엄격한 규율이 적용되는 점도 대체복무자의 합숙형태를 결정할 때 고려되어야 한다), 그 밖에 대체복무제도의 운영방식과 그 비용에 관하여도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ⅲ) 남북한 사이에 평화체제가 확고히 형성되고 한반도 주변의 국제질서가 안정적으로 정착되어 우리나라의 안보상황이 위협받지 아니한 다음, 군복무와 관련된 제반 환경이 개선됨으로써 병역기피의 요인이 제거되고, 나아가 우리 사회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이해와 관용이 자리 잡음으로써 그들에게 대체복무를 허용하더라도 병역의무의 이행에 있어서 부담의 평등이 실현되고 사회통합이 저해되지 않는다는 국가공동체 구성원의 공감대가 형성된다면(헌재 2004. 8. 26. 2002헌가1 참조),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병역의 면제와 대체복무의 부과가 처벌조항의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까지 대체복무제의 도입에 관하여 실시된 많은 여론조사 결과가 설문의 형태에 따라 찬반을 달리하고 있고 국회에서 대체복무제의 도입을 결의하지 못하는 것은, 국가공동체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합법성과 정당성을 부여할지 여부, 대체복무제 도입이 국가안보 등에 미치는 영향, 대체복무의 구체적인 내용 등 핵심적 사항에 관하여 아직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ⅳ)결국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의 도입이 병역기피를 억제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확실하고, 국가공동체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합법성과 정당성을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으며, 양심에 대한 심사와 병역의무에 상응하는 대체복무의 내용 등에 대한 우리 사회의 논의가 충분히 성숙된 상태에 있다고 볼 수 없는 등 대

체복무제의 도입과 관련하여 국민적 합의가 있다고 볼 수 없다.

3) 소결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는 것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공동체의 독립과 영토보전, 국가공동체의 정체성 확보라는 국가과제를 수행함에 있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통합에도 저해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사정과 함께 국가의 안전보장 및 국토방위와 관련된 작은 실수나 오판은 국가공동체의 존립과 안전을 치명적으로 훼손할 수 있으며, 그 회복은 영구히 불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와 같은 대한민국의 상황에서 처벌조항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형벌을 부과한다고 하여 침해의 최소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11. 8. 30. 2008헌가22 등 참조).

(라) 법익의 균형성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강력하고 진지한 내적 확신 내지 신념에 반하여 행동하지 아니하는 대신, 처벌조항에 의하여 3년 이하의 징역이라는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이러한 불이익은 결코 경미한 것이 아니며, 이와 같은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지키고자 하는 개인의 내적 확신 내지 신념은 그 진지성이 인정될 수 있다. 또한 병역의무의 이행을 거부하는 양심상의 결정은 대개 생명존중과 평화주의에 기반한 종교관, 세계관, 그 밖의 가치관 등에 기초하였을 것으로 생각되고, 그러한 양심은 존중될 수 있다.

그러나 병역의무의 이행을 거부하는 양심의 자유는 양심실현의 자유에 관한 것이므로 형량이 가능하며, 양심상 결정의 표현으로서 병역거부는 양심의 자유를 제한하는 근거가 되는 다른 공익적 가치와 형량할 때 결코 우선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보편적 가치를 가진다고 할 수 없다.

반면 처벌조항에 의하여 달성되는 공익은 국민개병제도와 징병제를 근간으로 하는 병역제도 아래에서 병역자원의 확보와 병역부담의 형평을 기하고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공동체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를 수호함으로써,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적 가치와 질서를 확보하고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자유, 안전과 행복을 지키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실현의 바탕이 되는 토대를 굳건히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들과 함께, 처벌조항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형사처벌의 내용이 헌법적으로 용인될 수 없을 정도로 과도한 제한이라고 할 수 없는 점을 고려하면, 처벌조항에 의하여 제한되는 사익이 달성하려는 공익에 비하여 우월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처벌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요건을 충족한다.

한편 청구인 등은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거나 기업의 임직원으로 채용될 수 없고 재직 중인 경우에는 해직되며, 각종 관허업(官許業)의 특허·허가·인가·면허·등록 또는 지정 등을 받을 수 없고 이를 받은 경우에는 취소될 뿐만 아니라, 형사처벌 이후에는 일정기간 동안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고 변호사로서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등 추가적인 제재를 받는다고 하면서 이러한 추가적 법적 제재가 가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법적 제재는 처벌조항에 의한 불이익이 아니라, 다른 법률조항(병역법 제76조 제1항, 제2항,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3호, 지방공무원법 제31조 제3호, 변호사법 제5조 등)에 의한 불이익일 따름이다.

(마) 소결론

처벌조항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절성이 인정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 요건도 충족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 등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4) 기타 청구인 등의 주장 등에 대한 판단

(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반 여부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의 선택은 그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 감정 그리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된다(헌재 2006. 6. 29. 2006헌가7 참조).

처벌조항은 그 법정형으로 3년 이하의 유기징역형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병역의무의 이행으로서 현역병의 복무는 2년 내지 2년 4개월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고(병역법 제18조 제2항, 제19조에 따라 복무기간의 조정이 가능하다), 보충역으로서 사회복무요원, 예술·체육요원, 공중보건의사, 공익법무관, 공중방역수의사, 전문연구요원 등의 복무 역시 2년 2개월 내지 3년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다(병역법 제30조 제1항, 제33조의8 제1항, 제34조 제2항, 제34조의6 제2항, 제34조의7 제2항, 제39조 제1항).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장교의 의무복무기간은 3년이며(군인사법 제7조 제1항 제4호), 공중보건의사, 공익법무관, 공중방역수의사 등과 함께 군사교육기간은 의무복무기간에 포함되지 아니하여 그

기간만큼 의무복무기간이 연장된다(병역법 제34조제3항, 제34조의6 제3항, 제34조의7 제3항, 제58조 제4항).

현역병은 복무기간 중 생명·신체가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다양한 기본권, 즉 신체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사생활의 자유,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 교육을 받을 권리, 근로의 권리 등을 현실적으로 제한받는다. 보충역의 경우에도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는 부대편성이나 작전수요를 위한 병력동원소집의 대상이 되어 현역과 같이 복무하여야 하고, 병력동원소집을 위한 병력동원훈련소집의 대상이 되어 현역에 준하여 복무하며, 군사교육을 위하여 일정기간 교육소집의 대상이 되는 등 현역에 비하여 정도가 덜하기는 하지만 위와 유사한 기본권 제한이 따르고 있다(병역법 제44조, 제48조, 제49조, 제52조, 제55조 제1항).

한편 청구인들은 처벌조항에 따라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는 것이 너무 무거운 처벌이라고 주장을 한다. 그러나 이는 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하여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병역법 제65조 제1항 제2호, 병역법 시행령 제136조 제1항 제2호 가목, 제6항에 따라 전시근로역에 편입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법원이 구체적인 사건에서 처벌조항을 적용하여 판결을 한 결과일 따름이다.

이러한 사정들에 병역자원의 확보와 병역부담의 형평을 위하여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사람에 대해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는 점을 보태어 보면, 위와 같은 법정형이 입법형성권의 재량을 벗어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처벌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나) 헌법 제6조 제1항 위반 여부

헌법 제6조 제1항“헌법에 의하여 체결 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고 규정함으로써 국제법질서 존중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가 가입한 국제조약이나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있다면 우리나라에도 법적인 구속력이 발생하게 된다.

1) 국제조약과 양심적 병역거부

우리나라는 1990. 4. 10.(효력발생은 1990. 7. 10.)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 이하 ‘규약’이라 한다)에 가입하였고, 규약 제18조에는 양심 및 종교의 자유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바, 규약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도출되는지 여부와 규약이 국내법으로 수용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규약 제18조에는, “① 모든 사람은 사상, 양심 및 종교의 자유를 향유할 권리를 가진다. 이러한 권리는 스스로 선택하는 종교나 신념을 가지거나 받아들일 자유와 단독으로 또는 다른 사람과 공동으로, 공적 또는 사적으로 예배, 의식, 행사 및 선교에 의하여 그의 종교나 신념을 표현할 자유를 포함한다. ② 어느 누구도 스스로 선택하는 종교나 신념을 가지거나 받아들일 자유를 침해하게 될 강제를 받지 아니한다. ③ 자신의 종교나 신념을 표현하는 자유는, 법률에 규정되고 공공의 안전, 질서, 공중보건, 도덕 또는 타인의 기본적권리 및 자유를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만 제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의 해석과 관련하여 국제연합 인권이사회(Human Rights Committee)와 국제연합 인권위원회(United NationsCommission on Human Rights)는 이미 여러 차례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규약 제18조에 기초한 정당한 권리행사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이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국가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신념의 본성을 차별하지 말고, 특정 사안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가 진지하게 이루어졌는지를 결정하기 위한 독립적이고 공정한 의사결정기구를 만들 것을 호소하고 있으며, 또한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의 경우 비전투적 또는 민간적 임무를 수행하고 ‘징벌적 성격’을 띠지 않는 대체복무제를 실시할 것을 권고하였다.

그러나 규약 제18조는 물론, 규약의 다른 어느 조문에서도 양심적 병역거부권(right of conscientious objection)을 기본적인 인권의 하나로 명시하고 있지 않은 점, 위와 같은 국제인권기구의 해석은 각국에 권고적 효력만 있을 뿐 법적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닌 점, 양심적 병역거부권의 인정 문제와 대체복무제의 도입문제는 어디까지나 규약 가입국의 역사와 안보환경, 사회적 계층 구조, 정치적·문화적·종교적 또는 철학적 가치 등 국가별로 상이하고도 다양한 여러 요소에 기반한 정책적인 선택이 존중되어야 할 분야로 가입국의 입법자에게 형성권이 인정되는 분야인 점 등을 고려하면, 규약에 따라 바로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인정되거나,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 법적인 구속력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11. 8. 30. 2008헌가22 등 참조).

2)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와 양심적 병역거부

우리나라가 가입하지 않았지만 일반성을 지닌 국제조약과 국제관습법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로서 양심적 병역거부의 근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유럽연합 기본권헌장(Charter of FundamentalRights of the European Union)과 유럽국가 등 일부국가의 법률 등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권의 보장에 관한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가 존재한다거나 국제관습법이 형성되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양심적 병역거부가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로서 우리나라에 수용될 수는 없다(헌재 2011. 8. 30. 2008헌가22 등 참조).

3) 소결

처벌조항이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형사처벌한다고 하더라도 국제법 존중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는 헌법 제6조 제1항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다) 헌법 제10조 위반 여부

청구인 등은 처벌조항이 헌법 제10조 전문에 규정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고, 헌법 제10조 후문에 규정된 기본권 보호의무를 위반한다고 주장한다.

1) 헌법 제10조 전문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함으로써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헌법이념의 핵심적 가치로 삼고 있다.

헌법 제10조는 국가가 헌법에 규정된 개별적 기본권을 비롯하여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자유와 권리까지도 보장해야 하며, 이를 통해 개별 국민이 가지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확보하여야 한다는 헌법의 기본원리를 선언하고 있다. 국민의 자유와 권리의 보장은 1차적으로 개별적 기본권규정을 매개로 이루어지지만 기본권제한에 있어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다거나 기본권형성에 있어서 최소한의 필요한 보장조차 규정하지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한다면, 헌법 제10조 전문에서 규정한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위반된다(헌재 2000. 6. 1. 98헌마216 참조).

이렇듯 헌법의 기본원리로서 보충적으로 작용하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처벌조항의 양심의 자유 침해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고려하면 족하다고 할 것이므로, 처벌조항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 헌법 제10조 후문은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기본권 보호의무란 기본권적 법익을 기본권 주체인 사인에 의한 위법한 침해 또는 침해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여야 하는 국가의 의무를 말하며, 주로 사인인 제3자에 의한 개인의 생명이나 신체의 훼손에서 문제된다(헌재 2009. 2. 26. 2005헌마764 참조). 이 사건은 제3자에 의한 개인의 생명이나 신체의 훼손이 문제되는 사안도 아닐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양심의 자유라는 기본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므로, 기본권 보호의무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헌재 2011. 8. 30. 2008헌가22 등).

다. 결론

병역종류조항은 부적법하고, 처벌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하고 헌법 제6조 제1항의 국제법 존중의 원칙에도 위배되지 아니한다.

9. 재판관 김창종의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나는 청구인들의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이 없어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구체적 규범통제절차로서의 헌법소원과 재판의 전제성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에 있어서는 법원에 계속 중인 구체적 사건에 적용할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야 한다(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 제41조 제1항). 재판의 전제가 된다는 것은 당해사건의 재판에 적용될 법률의 위헌 여부가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하여 필요한 선결문제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먼저 위헌 여부가 문제되는 법률이 당해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것이어야 할 뿐 아니라 그 위헌 여부에 따라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져야만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된다. 우리 헌법재판소는 구체적 규범통제를 하는 권한 밖에 없으므로(헌법 제107조 제1항, 제111조 제1항 제1호, 헌법재판소법 제41조 제1항, 제68조 제2항), 구체적 규범통제의 본질에 내재해 있는 ‘재판의 전제성’ 요건을 통하여 헌법재판소가 심판할 수 있는 구체적 권한 범위가 정해진다. 만약 헌법재판소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라 청구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의 전제성이 없는 법률에 대하여 까지 위헌 여부를 심판한다면 이는 당해사건의 해결과 아무런 관계없는 법률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되어 구체적 규범통제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일 뿐 아니라 헌법이 헌법재판소에 부여한

권한의 범위를 벗어나는 일이다.

나. 병역종류조항의 재판의 전제성 유무

(1) 어떤 법률규정에 대하여 위헌의 의심이 있다 할지라도 그것이 당해 사건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재판의 전제성이 부정된다. 특히 형사사건에서 청구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적용되지 아니한 법률이나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청구인들이 재판을 받고 있는 당해 형사사건에 있어서 그 재판의 전제가 된다고 할 수 없다(헌재 1989. 9. 29. 89헌마53 ; 헌재 1997. 1. 16. 89헌마240 ; 헌재 2006. 2. 23. 2003헌바84 등 참조). 당해사건에서 법원이 적용하지 아니한 법률조항은 설사 그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내려진다 하더라도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로 인하여 당해사건의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지도 않기 때문이다.

(2) 청구인들은 ‘현역 입영통지서, 공익근무요원 소집통지서 등을 받고서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이나 소집일로부터 3일이 지나도 입영하지 아니하거나 소집에 응하지 아니하였다’는 내용의 처벌조항위반죄로 기소되었고, 법원 역시 당해사건 재판에서 처벌조항을 적용하여 청구인들에 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 그러므로 당해사건에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는 법률조항은 원칙적으로 처벌조항뿐이다. 병역종류조항은 당해사건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할 때 적용된 법률조항이 아닐 뿐 아니라 법원이 이를 적용하지 않더라도 당해사건 해결을 위한 재판을 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법원으로서는 설사 병역종류조항에 대하여 위헌의 의심이 든다고 할지라도 그 위헌 여부와 상관없이, 처벌조항에 규정된 ‘정당한 사유’에 대한 합헌적 법률해석을 통하여 청구인들에 대하여 유죄 또는 무죄를 얼마든지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병역종류조항의 위헌 여부는 당해사건을 해결하기 위하여 필요한 선결문제가 아니므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3)다수의견은 병역종류조항이 당해 사건에 직접 적용되는 규정은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적용되므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된다고 본다.

헌법재판소는 당해사건에 적용되는 법률인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반드시 직접 적용되는 법률일 것만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으며 직접 적용되는 법률과 내적 관련성이 있는 경우에는 간접 적용되는 법률규정에 대해서도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와 같은 내적 관련성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당해사건에 직접 적용되지 않는 법률조항이라 하더라도 그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사건의 재판에 직접 적용되는 법령조항의 위헌 여부가 결정되거나 당해 사건을 담당하는 법원이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될 정도의 밀접한 관련성이 존재하여야 한다(헌재 1996. 10. 31. 93헌바14 ; 헌재 2000. 1. 27. 99헌바23 ; 헌재 2001. 10. 25. 2000헌바5 등 참조).

그러나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위헌결정(헌법불합치결정 포함)이 있다고 하여 그로 인하여 처벌조항이 당연히 위헌으로 귀결되는 것으로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당해사건 재판에 직접 적용되는 처벌조항에 대하여 별도의 위헌결정이 없는 한, 병력종류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이 있었다는 점만으로는 당해사건을 담당하는 법원이 청구인들에게 다른 내용의 재판, 즉 무죄를 선고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병역종류조항이 당해사건 재판에 간접 적용되어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된다고 하려면 처벌조항 그 자체의 위헌결정 여부와 관계없이 병역종류조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있으면 당연히 그 결과로서 처벌조항도 따라서 위헌으로 귀결되는 것이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청구인들이 처벌조항 자체는 심판대상으로 삼지 않은 채 병역종류조항에 대하여만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여 그에 대한 위헌결정을 받거나, 이 사건처럼 병역종류조항과 처벌조항 모두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으나 병역종류조항만 위헌으로 결정되고 처벌조항 그 자체에는 위헌성이 없는 경우에도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의 효과에 의하여 처벌조항까지 위헌으로 되고 법원이 이를 이유로 당연히 무죄를 선고한다는 정도의 밀접한 관련성이 인정되어야만 병역종류조항이 당해사건에 간접 적용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법원이 처벌조항 그 자체에 대한 위헌결정이 없음에도 병역종류조항의 위헌결정만을 이유로 청구인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

(4) 행정청이 법률에 근거해 작위·부작위·수인 등을 명하는 하명처분을 하고 그 처분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위반행위에 대하여 처벌하는 규정을 두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침익적 행정처분은 행정형벌의 적극적 구성요건에 해당하고, 의무부과의 측면에서 범죄성립의 전제가 된다. 구체적인 병역의무를 부과하기 위하여 소정 기간 내에 입영·소집을 명하는 입영·소집통지처분(이하 편의상 ‘입영처분’으로 줄여 쓴다)도 침익적 행정처분으로서 처벌조항의 적극적 구성요건에 해당한다.

범죄성립의 전제가 되는 행정처분의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지 아니하여 단지 취소사유에 불과하고, 제

소기간을 도과하여 그 처분에 불가쟁력이 발생한 경우에도, 형사재판을 담당하는 법원은 당해재판의 선결문제로서 독자적으로 그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를 심리·판단할 수 있다. 대법원도 일관되게 행정처분에 따른 의무를 불이행하였음을 이유로 행정형벌을 과하기 위하여는 그 행정처분이 적법할 것을 요하며, 따라서 형사소송에서 법원은 독자적으로 그 행정처분의 위법성을 판단하여 이를 이유로 무죄를 선고할 수 있다고 판시해 왔다(대법원 1992. 8. 18. 선고 90도1709 판결;대법원 1996. 7. 12. 선고 96도1237 판결; 대법원 2004.5. 14. 선고 2001도2841 판결; 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7도7321 판결 등 참조).

처벌조항은 입영처분을 받고서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처벌하는 규정이다. 그러므로 처벌조항에 따라 청구인들을 처벌하려면 그 선결문제로서 입영의 근거가 된 입영처분이 적법하여야 하고, 만약 입영처분이 위법한 경우라면 이에 불응하였다고 하더라도 청구인들을 처벌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청구인들은 그들에 대한 입영처분 그 자체에 어떠한 위법한 사유가 있다는 주장을 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설사 병역종류조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있더라도 그 위헌결정의 기속력이 입영처분에는 미치지 않으므로 입영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고, 달리 기록상 입영처분이 위법하다는 사정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도 없다. 더구나 청구인들에 대한 입영처분은 불복할 수 있는 제소기간을 이미 도과하였기 때문에 불가쟁력이 생겨 확정적으로 유효한 처분이다.

이처럼 청구인들에 대한 입영처분이 적법, 유효한 것이라면 청구인들은 그 입영처분에 의하여 부과된 입영의무를 이행하여야 하고, 이를 불이행하면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처벌조항에 따라 처벌될 수밖에 없다.

(5)입영처분 자체에 고유한 위법이나 하자가 없더라도 그 처분의 전제가 되는 병역처분의 위법성 내지 하자가 후속처분인 입영처분에 승계된다면 입영처분도 위법한 것으로 되므로 이를 이유로 청구인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행정청이 어떠한 법률에 근거하여 행정처분을 한 후 헌법재판소가 그 처분의 근거가 된 법률을 위헌으로 결정하였다면 그 행정처분은 결과적으로 법률의 근거 없이 행하여진 것과 마찬가지로 되어 후발적으로나마 하자가 있게 되지만, 하자 있는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기 위하여는 그 하자가 중대할 뿐 아니라 명백한 것이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법률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사정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있기 전에는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하자는 행정처분의 취소사유일 뿐 당연무효사유라고 할 수 없다(헌재 2001. 9. 27. 2001헌바38 ; 헌재 2006. 11. 30. 2005헌바55 ; 헌재 2007. 10. 4. 2005헌바71 ; 헌재 2010. 9. 30. 2009헌바101 ; 헌재 2014. 1. 28. 2010헌바251 ; 헌재 2014. 1. 28. 2011헌바246 등; 대법원 1994. 10. 28. 선고 92누9463 판결;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7두1620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2개 이상의 행정처분이 연속적 또는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 선행처분과 후행처분이 서로 합하여 1개의 법률효과를 완성하는 때에는 선행처분에 하자가 있으면 그 하자는 후행처분에 승계된다. 이러한 경우에는 선행처분에 불가쟁력이 생겨 그 효력을 다툴 수 없게 되더라도 선행처분의 하자를 이유로 후행처분의 효력을 다툴 수 있다. 그러나 선행처분과 후행처분이 서로 독립하여 별개의 법률효과를 발생시키는 경우에는 선행처분에 불가쟁력이 생겨 그 효력을 다툴 수 없게 되면 선행처분의 하자가 당연무효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선행처분의 하자를 이유로 후행처분의 효력을 다툴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1994. 1. 25. 선고 93누8542 판결; 대법원 2001. 11. 27. 선고 98두9530 판결; 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두13159 판결;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두46505 판결; 대법원 2017. 7. 18. 선고 2016두49938 판결 등 참조).

그런데 병역처분은 구체적인 병역의무부과를 위한 전제로서 병역판정검사 결과 신체등위와 학력·연령 등 자질을 감안하여 향후 이행하게 될 현역, 보충역 등 역종을 부과하는 행정처분인 데 반하여, 입영처분은 병역처분을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병역의무(입영 등)의 부과와 그 이행을 명하는 행정처분이다. 따라서 입영처분이 병역처분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두 처분은 각각 그 근거규정을 달리하면서 단계적으로 별개의 법률효과를 발생하는 독립된 행정처분이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1두5422 판결 참조). 이처럼 입영처분은 병역처분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만 그것과는 별개의 행정처분으로서 병역처분의 근거규정(병역종류조항 및 병역법 제14조)이 직접 적용되지 않고 입영처분과 관련된 규정(병역법 제16조, 그 시행령 제21조제109조)만이 적용될 뿐이다. 병역종류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되면 그에 근거한 병역처분은 후발적으로 위법하게 되는 하자가 있게 됨은 물론이다. 그러나 그러한 병역처분의 하자(위법

성)는 독립적인 후속처분인 입영처분에 승계된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14. 3. 17. 2014헌바101 참조). 따라서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이 있더라도 입영처분까지 위법한 처분으로 된다고 볼 수 없다.

결국 당해사건 법원으로서는 처벌조항의 적극적 구성요건인 입영처분이 적법, 유효한 이상 그 입영처분에 따른 의무의 이행을 거부한 청구인들에게 ‘정당한 사유’가 없다면 처벌조항에 따라 유죄판결을 선고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이 있었고, 그로 인하여 병역처분이 후발적으로 위법하게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청구인들에게 당연히 무죄판결을 선고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6)처벌조항위반죄 사건에서 병역종류조항에 대하여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하지 아니하면 청구인들은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종류조항의 위헌 여부를 다툴 수 있는 길이 없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청구인들과 같이 양심적 병역거부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병역판정검사 후 그들에 대하여 현역병입영대상자 등의 병역처분(병역법 제14조)이 내려지면, 그 병역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후 법원에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입법부작위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병역처분의 근거조항의 하나로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는 병역종류조항을 심판대상으로 삼아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고, 법원이 그 신청을 기각하면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라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었다. 그러므로 청구인들에게 병역종류조항의 위헌 여부를 다툴 수 있는 구제수단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 청구인들은 모두 그들에 대한 병역처분이나 입영처분에 대하여 불복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전혀 다투지 아니하여 병역처분 및 입영처분이 유효한 처분으로 확정(불가쟁력 발생)된 이후에, 양심의 결정을 내세우면서 입영을 거부한 행위로 처벌조항에 따라 처벌될 우려가 있게 되자 뒤늦게 당해사건에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는 병역종류조항까지 심판대상으로 삼아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고 있을 뿐이다.

다수의견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하여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는 것이 규범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는 전제를 설정한 다음, 처벌조항위반죄로 기소된 청구인들이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라 제기한 헌법소원심판청구사건에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도 않는 병역종류조항에 대하여 까지 위헌(헌법불합치) 판단을 함으로써 입법자로 하여금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강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절차에서는 재판의 전제성이 있는 법률에 대하여만 위헌심사가 가능하다는 구체적 규범통제제도의 본질을 명백히 훼손하는 것이어서 찬성할 수 없다.

(7) 병역종류조항에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입법부작위가 과연 진정입법부작위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부진정입법부작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논란의 여지가 많지만, 설사 다수의견과 같이 이를 부진정입법부작위로 파악하고 또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된다고 보더라도,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종류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① 국가안보상의 중요정책에 관하여 결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과제이고, 국가의 안보상황에 대한 입법자의 판단은 존중되어야 하며, 입법자는 이러한 현실 판단을 근거로 헌법상 부과된 국방의 의무를 법률로써 구체화함에 있어서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를 가지므로, 병역종류조항에 병역의 종류의 하나로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여 규정할지 여부나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정할지는 기본적으로 입법정책의 문제로서, 입법형성권을 가진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이라는 점, ② 입법자는 대체복무제를 도입할 것인지를 판단함에 있어서 국가의 전반적인 안보상황, 국가의 전투력, 병력수요, 징집대상인 인적자원의 양과 질, 대체복무제의 도입 시 예상되는 전투력의 변화, 한국의 현실적인 안보상황에서 병역의무가 지니는 의미와 중요성, 병역의무이행의 평등한 부담에 관한 국민적·사회적 요구, 군복무의 현실적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는 점, ③ 병역의무와 양심의 자유가 충돌하는 경우 입법자가 법익형량의 결과 국가안보라는 공익을 위태롭게 하지 않고서는 양심의 자유를 실현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병역의무를 대체하는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지 않았다면 이러한 입법자의 결정은 국가안보라는 공익의 중대성에 비추어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이고, 이를 두고 입법자의 ‘양심의 자유를 보호해야 할 의무’에 대한 위반이라고 할 수 없는 점, ④ 한국의 현실적인 안보상황, 징병의 형평에 대한 사회적 요구, 대체복무제를 채택하는 데 수반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제약적 요소 등을 감안할 때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더라도 국가안보라는 중대한 법익에 손상이 없으리라고 단정할 수 없는 것이 현재의 우리나라 상황인 점, ⑤ 대체복무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남북한 사이에 평화공존관계가 정착되어야 하고, 군복무여건의 개선 등을 통하여 병역기피의 요인이 제거되

어야 하며, 나아가 우리 사회에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이해와 관용이 자리 잡음으로써 그들에게 대체복무를 허용하더라도 병역의무의 이행에 있어 부담의 평등이 실현되며 사회통합이 저해되지 않는다는 사회공동체 구성원 사이의 공감대가 생성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선행조건들이 충족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현 단계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기는 어렵다고 본 입법자의 판단이 현저하게 불합리하거나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볼 수 없기 때문이다(헌재 2004. 8. 26. 2002헌가1 참조).

(8)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현재까지도 남북이 대치하여 휴전상태로 있는 우리나라에서 병역문제 보다 더 민감한 주제는 드물다. 그래서 병역기피를 정당화 시키거나 병역기피의 수단으로 활용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대체복무제의 도입은 더욱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또한 양심적 병역거부의 문제는 국방의 의무, 평등권 등 다양한 헌법적 가치들과 미묘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어느 하나를 일방적으로 우선시할 수 없는 상태에 있다. 그리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의 인정이나 대체복무제 도입 여부는 국민의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하여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인 전제조건이 된다. 그러므로 헌법현실의 정확한 파악과 분석, 평가 및 이에 기초한 다양한 의견 수렴 내지 찬반토론을 통해 대체복무제 도입의 합리적인 방향과 방법 및 시기, 이를 통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역할에 앞장서야 할 국가기관은 헌법재판소가 아니라 국민의 일차적 대표기관인 국회여야 한다. 이처럼 양심적 병역거부의 인정이나 이를 위한 대체복무제의 도입은 결국 국회가 국민의 폭넓은 의견수렴을 통하여 입법적으로 해결하여야 할 과제임에도,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가 이 문제 해결의 전면에 나서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할 필요성이 있다는 규범적 요청만을 근거로, 이 사건에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도 않는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을 통하여 국회로 하여금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사법적 강제를 가하는 것은 권력분립원칙이나 헌법재판소의 기능적 한계에 비추어 보아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다. 결론

청구인들의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당해사건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므로 각하하여야 한다.

10.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유남석의 병역종류조항 법정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우리는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심판청구가 적법하고, 병역종류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법정의견과 견해를 같이하면서, 병역종류조항이 당해사건에 간접 적용되는 법률조항으로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는 이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보충의견을 밝힌다.

당해사건은 형사사건으로서 공소장에 적용법조로 기재되지 않은 병역종류조항은 당해사건에 직접 적용되는 조항이 아니지만, 심판청구된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사건 재판에 직접 적용되는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가 결정되거나 당해사건 재판의 결과가 좌우되는 경우 또는 당해사건의 재판에 직접 적용되는 규범의 의미가 달라짐으로써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등에는 간접 적용되는 법률조항에 대하여도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할 수 있다(헌재 2011. 10. 25. 2010헌바476 참조).

처벌조항은 현역입영 또는 소집 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일정한 기간 내에 입영하지 아니하거나 소집에 불응하는 행위를 처벌하는데, 이때 ‘입영하지 아니하거나 소집에 불응하는 행위’는 병역의무자가 현역, 예비역, 보충역, 전시근로역의 복무의무를 부과받았음에도 그 의무이행을 거부하거나 그 의무이행을 위하여 군부대에 들어가는 것을 거부하는 행위를 말한다(병역법 제2조 제1항 제1호, 제2호, 제3호).

그런데 위 ‘현역’, ‘예비역’, ‘보충역’, ‘전시근로역’의 구체적인 내용은 병역종류조항이 규정하고 있으므로, 병역종류조항은 처벌조항의 의미를 해석하는 근거가 되고, 처벌조항은 병역종류조항의 내용을 전제로 한다.

만약 병역종류조항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위헌으로 결정된다면, 처벌조항이 이행을 강제하는 병역의무의 내용 역시 대체복무제를 포함하여야 하는 것으로 달라지게 되고, 그에 따라 처벌조항 중 대체복무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고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부분 역시 위헌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병역종류조항의 위헌 여부는 처벌조항의 위헌 여부와 불가분적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병역종류조항은 당해사건에 간접 적용되는 조항으로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된다.

11. 재판관 서기석의 병역종류조항 법정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나는 처벌조항에 대하여 합헌의견을 개진하면서도

병역종류조항에 대하여 법정의견과 마찬가지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여야 한다고 보는 이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보충의견을 밝힌다.

앞서 처벌조항에 대한 합헌의견에서 본 바와 같이, 병역종류조항에 대체복무제가 규정되지 아니한 상황에서 현재의 대법원 판례에 따라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한다면, 이는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 따라서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아니한 현행 병역종류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함으로써 대체복무제가 도입되도록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한편, 대체복무제가 도입되지 아니한 현 상황에서 법원이 현재의 견해를 변경하여 양심적 병역거부를 처벌조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하여 무죄 판결을 선고한다면,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결과적으로 병역의무도 면제받고 대체복무도 이행하지 않게 됨으로써, 군복무를 이행하는 사람과 비교하여 형평에 어긋나는 위헌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위헌적인 결과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아니한 현행 병역종류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여야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조항에 의하여 처벌하든지, 처벌하지 않든지 간에 위헌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대체복무제가 도입되어야 하므로, 병력종류조항에 대하여는 헌법불합치 결정이 선고되어야 한다고 본다.

12. 재판관 조용호의 병역종류조항 반대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앞서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조용호의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및 처벌조항에 대한 합헌의견’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에서 허용되지 아니하는 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청구로서 그 자체로 부적법하므로 각하하여야 한다.

설령 이와 달리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를 적법하다고 보아 본안에 나아가 판단하더라도, 나는 양심의 자유의 법적 성격, 보호범위 및 한계와 국방의무의 헌법상 기본의무로서의 성격을 종합해 볼 때, 병역종류조항에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양심의 자유의 법적 성격, 보호범위 및 한계

헌법 제19조의 양심의 자유는 자유권의 본질상 ‘무엇으로부터의 자유’이지 ‘무엇을 위한 자유’로 존재할 수 없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양심의 자유는 국가에 의한 신앙의 강제에 대하여 개인의 자유를 보호하고자 하는 방어권으로서 출발하였다. 양심의 자유는 일차적으로 국가에 대한 소극적 방어권, 즉 국가가 양심의 형성 및 실현 과정에 대하여 부당한 간섭이나 강요를 ‘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소위 국가에 대한 ‘부작위 청구권’이다. 개인에게 자신의 사상과 결정에 따라 외부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사회를 적극적으로 형성하는 광범위한 가능성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의 헌법적 기능이 아니다. 인간의 존엄성 유지와 개인의 자유로운 인격발현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우리 헌법상의 기본권체계 내에서 양심의 자유의 기능은 양심상의 이유로 국가가 강요하는 명령에 대한 방어권을 부여함으로써 개인적 인격의 정체성과 동질성을 유지하는 데 있다(헌재 2004. 8. 26. 2002헌가1 참조).

양심의 자유는 크게 양심형성의 내부영역과 이를 실현하는 외부영역으로 나누어 볼 수 있으므로, 그 구체적인 보장내용에 있어서도 내심의 자유인 ‘양심형성의 자유’와 양심적 결정을 외부로 표현하고 실현하는 ‘양심실현의 자유’로 구분된다. 양심의 자유 중 양심형성의 자유는 내심에 머무르는 한 절대적으로 보호되는 기본권인 반면, 양심적 결정을 외부로 표현하고 실현할 수 있는 권리인 양심실현의 자유는 법질서에 위배되거나 타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법률에 의하여 제한될 수 있는 상대적인 자유이다(헌재 2004. 8. 26. 2002헌가1 ; 헌재 2011. 8. 30. 2008헌가22 등).

이와 같이 양심의 자유가 개인의 내면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양심형성의 자유 뿐만 아니라 외부세계에서 양심을 실현할 자유를 함께 보장하므로, 양심의 자유는 법질서나 타인의 법익과 충돌할 수 있고, 이로써 필연적으로 제한을 받는다. 양심의 자유를 의도적으로 제한하는 법률이 아니라 할지라도, 국민 모두에 대하여 적용되는 법률은 국민 누군가의 양심과 충돌할 가능성을 항상 내재하고 있다. 양심의 자유는 헌법상의 기본권으로 보호되는 자유로서 실정법적 질서의 한 부분이다. 기본권적 자유는 법적 자유이며, 법적 자유는 절대적 또는 무제한적으로 보장될 수 없다. 국가의 존립과 법질서는 국가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이 자유를 행사하기 위한 기본적 전제조건이다. 기본권의 행사가 국가공동체 내에서의 타인과의 공동생활을 가능하게 하고 국가의 법질서를 위태롭게 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모든 기본권의 원칙적인 한계이

며, 양심의 자유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양심의 자유가 보장된다는 것은, 곧 개인이 양심상의 이유로 법질서에 대한 복종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개인의 양심이란 지극히 주관적인 현상으로서 비이성적·비윤리적·반사회적인 양심을 포함하여 모든 내용의 양심이 양심의 자유에 의하여 보호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모든 개인이 양심의 자유를 주장하여 합헌적인 법률에 대한 복종을 거부할 가능성이 있는데, ‘국가의 법질서는 개인의 양심에 반하지 않는 한 유효하다.’는 사고는 법질서의 해체, 나아가 국가공동체의 해체를 의미한다. 그러나 어떠한 기본권적 자유도 국가와 법질서를 해체하는 근거가 될 수 없고, 그러한 의미로 해석될 수 없다(헌재 2004. 8. 26. 2002헌가1 ).

나. 헌법상 기본의무와 기본권

우리 헌법은 1948년 제정 이래 지금까지 제2장에서 국민의 권리와 함께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바, 기본권과 기본의무는 국가에 대한 개인의 헌법적 지위의 양면이다. 기본권의 주체로서 국민은 국가에 대하여 작위와 부작위 등 무엇을 요구할 수 있는 반면, 기본의무의 주체로서 국민은 국가에 대하여 무엇인가를 부담하고 수인해야 한다.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 개인의 자유로운 생존을 위한 기본 조건에 관한 것이라면, 국민의 기본의무는 국가의 존립과 보전을 위한 기본조건에 관한 것이고, 국가의 존속과 기능이 보장되지 않고서는 개인의 자유도 있을 수 없다.

헌법이 국가공동체의 유지와 존속을 위하여 국민으로부터 특정한 기여나 희생을 요구하는 것에 기본의무의 본질이 있다. 이러한 국민의 기본의무는 자유민주국가를 조직하고 유지해야 하는 필요성에 근거를 두고 있다. 국가에 의한 개인의 자유 보장과 국가에 대한 개인의 의무는 자유민주주의가 기능하기 위한 기본 조건인 것이다. 특히, 국방의 의무는 국가공동체의 최고 법익인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수호하고 지지하는 것이 모든 국민의 의무라는 사고를 그 이념적 기초로 한다. 국가에 대하여 자신의 자유와 재산을 보호해 줄 것을 요청하는 국민의 권리에 필연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국가공동체를 유지하고 방어해야 할 국민의 의무인 것이다. 따라서 국민은 자신의 기본권을 주장하여 기본의무의 이행 그 자체를 거부할 수 없다. 다만, 국민은 헌법상 기본의무를 구체화하는 입법자의 법률에 대하여 기본의무의 부과를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정도를 넘어 자신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이러한 의미에서 입법자에 의한 기본의무의 실현은 법률유보와 과잉금지원칙의 구속을 받는다.

다. 국방의 의무와 양심의 자유

(1) 헌법상 기본의무와 입법형성권

우리 헌법제38조제39조에서 각 납세의 의무와 국방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데, 그 규정 형식을 보면 모두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개인의 자유영역에 대한 모든 제한과 마찬가지로 국민에 대한 의무의 부과는 법률에 의해야 한다는 법치국가적 요청에 근거한 것이다. 그 결과 헌법상 기본의무의 관철과 집행을 위해서는 입법자에 의한 형성과 구체화를 필요로 한다.

그런데 입법자에 의한 의무의 부과는 필연적으로 자유권의 제한을 수반하게 되고, 헌법상 기본의무는 입법자에게 자유권을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규범이 된다. 이로써 국민의 기본의무는 공동체의 유지를 위하여 필수적인 국가목적·과제의 실현을 위하여 자유권에 대한 제한을 허용하고 정당화하는 헌법적 근거가 된다.

(2) 국방의 의무와 입법형성권

헌법 제5조 제2항은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하며, 그 정치적 중립성은 준수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66조 제2항은 ‘대통령은 국가의 독립·영토의 보전·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국가의 안전보장’은 국가의 존립과 영토의 보전, 국민의 생명·안전의 수호를 위한 불가결한 전제조건이자 모든 국민이 자유와 권리를 행사하기 위한 기본적 전제조건으로서, 헌법이 이를 명문으로 규정하는가와 관계없이 헌법상 인정되는 중대한 법익이다. 국방의 의무는 국가의 안전보장을 실현하기 위하여 헌법이 채택한 하나의 중요한 수단이다. 이러한 국가안보상의 중요정책에 관하여 결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과제이다. 국가의 안보상황에 대한 입법자의 판단은 존중되어야 하며, 입법자는 이러한 현실판단을 근거로 헌법상 부과된 국방의 의무를 법률로써 구체화함에있어서광범위한형성의자유를가진다(헌재 2004. 8. 26. 2002헌가1 참조). 그리하여 헌법 제74조는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군을 통수한다. 국군의 조직과 편성은 법률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39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헌법규정과 국방의 의무의 의의를 종합해

볼 때, 구체적인 병역의 종류를 어떻게 형성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문제는 이른바 ‘직접적인 병력형성의무’에 관련된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국방의 의무의 내용을 법률로써 구체적으로 형성할 수 있는 입법자가 국방에 필요한 각 군의 범위결정과 적절한 복무기간의 산정 등을 비롯한 병력의 구체적 설계, 총량의 결정, 그 배분, 안보상황의 예측 및 이에 대한 시의적절한 대응 등에 있어서 매우 전문적이고 정치적인 사항을 규율해야 하는 속성상, 필연적으로 국회의 광범한 입법형성의 재량 하에 국민 모두에게 공평한 부담을 지울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다.

이 사건 병역종류조항은 그 목적이 국가안보와 직결되어 있고, 그 성질상 급변하는 국내외 정세 등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 ‘최적의 전투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합목적적으로 정해야 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이 매우 광범위하게 인정되어야 하는 영역이다(헌재 2002. 11. 28. 2002헌바45 ; 헌재 2011. 8. 30. 2008헌가22 등 참조).

(3)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입법형성권과 양심의 자유

다수의견도 밝히고 있듯이, 양심의 자유가 보장하는 ‘양심’은 민주적 다수의 사고나 가치관과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 현상으로서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다. 따라서 양심은 그 대상이나 내용 또는 동기에 의하여 판단될 수 없다. 양심상의 결정이 이성적·합리적인지, 타당한지 또는 법질서나 사회규범, 도덕률과 일치하는지 여부는 양심의 존재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

이렇게 양심의 자유는 본질상 지극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양심상의 결정과 국가법질서의 충돌로 말미암아 발생할 수 있는 양심의 자유에 대한 침해는 필연적으로 개인적이며 이로써 법규정이 한 개인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였다고 하여 다른 개인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반적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입법자에게 법률의 제정 시 이와 같이 개인적이고도 일반화할 수 없는 양심상의 갈등의 여지가 발생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하여 사전에 예방적으로 양심의 자유를 고려하는 일반조항을 둘 것을 요구할 수는 없다. 이와 같이 조감할 수 없는 무수한 개별적 양심갈등 발생의 가능성에 비추어 법적 의무를 대체하는 다른 대안을 제공해야 할 입법자의 의무는 원칙적으로 부과할 수가 없다(헌재 2004. 8. 26. 2002헌가1 , 재판관 이상경의 별개의견 참조). 비록 양심의 자유가 개인의 인격발현과 인간의 존엄성 실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기본권이기는 하나, 양심의 자유의 본질이 법질서에 대한 복종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라 국가공동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개인의 양심상 갈등상황을 고려하여 양심을 보호해 줄 것을 국가에 대하여 요구하는 권리이자 그에 대응하는 국가의 의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입법자가 양심의 자유를 보호할 것인지 여부 및 그방법에 있어서 광범위한 형성권을 가진다(헌재 2004. 8. 26. 2002헌가1 참조).

양심의 자유에서 파생하는 입법자의 의무는 단지 입법과정에서 양심의 자유를 고려할 것을 요구하는 ‘일반적 의무’이지 구체적 내용의 대안을 제시해야 할 헌법적 입법의무가 아니다. 따라서 양심의 자유는 입법자로부터 구체적 법적 의무의 면제를 요구하거나 법적 의무를 대체하는 다른 가능성의 제공을 요구할 수 있는 주관적 권리, 즉 자신의 주관적·윤리적 상황을 다른 국민과 달리 특별히 배려해 줄 것을 요구하는 권리를 원칙적으로 부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 헌법 제19조의 양심의 자유는 입법자가 구체적으로 형성한 병역의무의 이행을 양심상의 이유로 거부하거나 법적 의무를 대신하는 대체의무의 제공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다. 따라서 양심의 자유로부터 대체복무를 요구할 권리도 도출되지 않는다. 우리 헌법은 병역의무와 관련하여 양심의 자유의 일방적인 우위를 인정하는 어떠한 규범적 표현도 하고 있지 않다. 양심상의 이유로 병역의무의 이행을 거부할 권리는 단지 헌법 스스로 이에 관하여 명문으로 규정하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될 수 있다(헌재 2004. 8. 26. 2002헌가1 ).

다수의견은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청구가 부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으로 판단하고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한 후 병역종류조항이 대체복무를 규정하지 않은 점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양심의 자유의 본질과 헌법상 기본의무인 국방의 의무를 구체화하는 법률에 인정되는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을 종합해 볼 때, 이 사건 처벌조항과 달리 양심에 반하는 행위를 강제하는 효력이 없는 병역종류조항에 대하여 입법자가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위헌확인을 할 수는 없다. 나아가 병역의무와 양심의 자유가 충돌하는 경우 입법자는 법익형량과정에서 국가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능하면 양심의 자유가 보호되도록 고려해야 할 것이나, 법익형량의 결과가 국가안보라는 공익을 위태롭게 하지 않고서는 양심의 자유를 실현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기 때문에 병역의무를 대체하는 대체복무의 가능

성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이러한 입법자의 결단은 국가안보라는 공익의 중대함에 비추어 정당화될 수 있는 것으로서 위헌이라고 할 수 없다.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다수의견의 판단은 그 실질에 있어 헌법 제19조의 해석상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국가의 입법의무가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입법자가 아무런 입법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으므로 위헌이라는 것인바, 이는 병역종류조항에 대하여 통상 진정입법부작위가 위헌이라고 인정되는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라. 소결

이 사건 처벌조항은 형사처벌이라는 제재를 통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강요한다는 점에서 ‘국가에 의하여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강요당하지 아니 할 자유’, ‘양심에 반하는 법적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자유’를 제한함을 전제로 이러한 제한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를 심사한다. 그러나 헌법 제39조의 국방의 의무를 법률로 구체화한 규정일 뿐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강제하는 법률효과를 가지지 않는 병역종류조항에 입법자가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것이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하는 것은, 위와 같은 양심의 자유의 법적 성격, 보호범위와 그 한계 및 헌법상 기본의무를 구체화함에 있어 입법자에게 인정되는 광범위한 입법형성권과 조화될 수 없다. 헌법재판소의 선례가 대체복무제 도입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면서도 병역종류조항을 심판대상으로 하지 않았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13. 재판관 안창호의 병역종류조항 반대의견 및 처벌조항 합헌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나는 재판관 조용호와 같이 병역종류조항은 적법요건을 갖추지 못해 부적법하고, 처벌조항은 합헌이라는 의견(이하 ‘합헌의견’이라 한다)이다. 다만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가 국민적 합의 없이 도입될 수 있는지, 그 도입 시 고려할 사항이 무엇인지를 위 합헌의견을 토대로 추가하여 검토한 다음,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불이익 경감방안에 대해 다음과 같은 보충의견을 제시한다.

가. 국방의무 및 대체복무의 의의

(1) 사람은 정치공동체인 국가에서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 수 밖에 없는 존재이다. 국가공동체는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근본 터전으로, 가정 및 사회 공동체와 더불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공동체이다.

국가공동체는 외부 적대세력의 위협과 침략으로부터 그 구성원의 생명과 자유,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 보루이다. 국가공동체의 존립과 안전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국가공동체의 핵심적 가치와 질서를 확보할 수 없고 그 구성원의 생명과 자유, 안전과 행복은 보장될 수 없으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실현될 수 없다.

국방의무는 국민의 기본의무로서 국가공동체의 인적·물적 토대를 수호하기 위한 것이다. 국방의무는 국가공동체를 유지·존속시킴으로써 그 정체성을 확보하고 그 구성원의 생명과 자유, 안전과 행복을 보장하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는 전제가 된다. 국방의무는 헌법의 핵심적 가치·질서의 수호와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하여 양보할 수 없는 헌법적 가치이다.

우리나라는 한반도의 역사적·정치적 환경 및 지정학적 특수성, 국방의무에 대한 국민의 법 감정, 병력수급상황 등을 고려하여 국민개병제도와 징병제에 바탕을 둔 병역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2)양심적 병역거부에는 현행 병역법이 규정하고 있는 병역의무 중 일부(예를 들면 집총훈련)의 이행을 거부하는 행위도 포함된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헌법상 보호되는 ‘양심’은 그렇게 행동하지 아니하고는 자신의 인격적인 존재가치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로서 절박하고 구체적인 것이자 이에 무조건적으로 따라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에 그에 반하여 행동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바, 양심을 상대화 하는 것은 이러한 양심의 본질과 부합할 수 없다(헌재 2004. 8. 26. 2002헌가1 참조). 실제로 이 사건 청구인 등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은 직·간접의 병력형성과 군 작전명령에 대한 복종·협력뿐만 아니라, 군사훈련 및 군사업무지원을 거부하고, 군과 관련된 조직의 지휘를 받거나 감독을 받는 민간영역에서의 복무도 거부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현행 병역법상 병역의무의 일부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양심의 자유의 제한을 전혀 완화하지 못하므로, 그 의무가 모두 면제되어야 양심의 자유의 제한이 제거될 수 있다. 만일 현행 병역법상 병역의무의 일부만을 제외하는 대체복무제를 도입한다면, 이들은 이러한 내용의 대체복무에 대해서도 양심상 결정을 이유로 거부하고 지금과 같이 형사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러한 대체복무제의 도입은 그 도입의 의미를 형해화하고 그 도입의 당위성을 부정하는 것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현행 병역법상 병역의무의 전부를 배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대체복무제의 도입이 문제될 뿐이다.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의견(이하 ‘헌법

합치의견’이라 한다)은 현행제도 가운데 사회복무요원, 예술·체육요원, 공중보건의사, 공익법무관 등은 대체복무제와 유사한 제도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회복무요원 등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경우에는 언제든지 부대편성이나 작전수요를 위한 병력동원 또는 군사업무지원을 위한 소집대상이 되고 일정한 경우 군사교육을 위한 소집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이런 의무를 전혀 부담하지 아니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와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병역법 제44조, 제53조, 제55조). 이러한 대체복무는 국방의무 및 그 의무의 가장 직접적인 내용인 병역의무의 범주에 포섭될 수 없는 것이므로 사회봉사의무에 해당할 뿐이고, 실질적으로는 사회봉사의무의 부담을 조건으로 한 국방의무 및 병역의무의 면제라고 할 수 있다.

(3)한편 병역법에 따라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사람이 어떠한 종류의 병역에 복무할지는 국가가 신체등급 등 객관적·구체적으로 확인이 가능한 자료와 병력수급상황 등을 고려하여 결정하는 것으로 병역의무를 부담한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반면 대체복무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개인적·주관적인 내적 확신 내지 신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므로 실질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스스로 병역의 종류를 결정하는 것이 된다. 이러한 사정과 함께,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경우에는 병역의무와 대체복무 사이에 등가성이 확보될 수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대체복무제의 도입은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병역법에 따라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사람에 비하여 특혜를 부여받는 것이 될 수 있다.

나. 대체복무제의 도입과 국민적 합의

(1) 헌법불합치의견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할 필요성이 있다는 규범적 요청을 이유로 대체복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의 도입여부는 단순히 규범적인 문제만이 아니다. 대체복무제의 도입여부는 옳고 그름이나 좋고 나쁨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공동체의 존립·안전과 헌법가치의 수호와 직결되는 문제이다. 또한 대체복무제의 도입여부는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자유, 안전과 행복을 확보하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는 문제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한편 대체복무제의 도입은 그 제도의 도입 후에 구체적으로 내용을 형성하는 문제와는 달리, 국가공동체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합법성과 정당성을 인정하는 의미를 가진다. 결국 대체복무제의 도입여부는 규범적 평가 이전에 국민적 결단이 선행되어야 할 영역이라고 할 것이다.

(2)헌법 제5조 제2항이 국군은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한다고 규정한 것은 절대자와 같이 고결하고 신성한 국가공동체의 존재를 전제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그 구성원의 국방의무의 숭고함을 선언한 것이다. 헌법 제39조 제1항이 국방의무를 모든 국민의 의무로 규정한 것은, 국방의무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를 통해 헌법의 핵심적 가치와 질서를 확보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불가결한 공동체적 헌법의 가치임을 국민적 합의로 확인한 것이다.

그런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 등이 주장하는 대체복무는 국방의무 및 그 의무의 한 내용으로 규정될 수 있는 병역의무의 범주에 포섭될 수 없으며, 이는 국민적 합의로 확인된 국방의무 및 병역의무의 조건부 면제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이 역시 국민적 합의로 결정되어야 한다.

한편 헌법에 의해 보호되는 ‘양심의 결정’은 무한히 확대될 수 있다. 양심의 결정이 진실하고 진지한 것이라면 어떠한 종교관·세계관 또는 그 밖의 가치체계에 기초하고 있는지와 관계없이, 또한 선천적으로 타고난 어떤 소질에 기한 것이거나, 후천적·경험적으로 습득하거나 지각하여 형성된 식견에 기초한 것인지와 관계없이, 모든 내용의 양심상 결정이 양심의 자유에 의하여 보호되는 영역에 포섭될 수 있기 때문이다(헌재 2011. 8. 30. 2008헌가22 등 참조).

병역종류의 한 내용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하여 대체복무가 인정되고, 모든 병역의무자가 개인적 현상으로서 지극히 주관적 사유인 자신의 양심을 이유로 대체복무를 선택한다면, 국방의무를 이행할 사람이 없는 것이 된다. 결국 병역의 한 종류로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대체복무제를 도입한다는 것은, 불가결한 헌법적 가치인 국방의무와 정면으로 충돌하고 이를 배제함으로써 국가공동체의 해체라는 의미를 가지는 것이 될 수 있으므로 국민적 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

(3)국민의 기본권은 국가공동체를 통해 비로소 보장되고 실현될 수 있다. 따라서 국가공동체의 구성원인 국민은 공동체의 존립과 영토보전을 통해 스스로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기본의무를 부담한다. 인간존엄의 절대적 평등성과 국민주권의 일반성에 비추어 보더라도, 평등한 기본권을 가지는 국민 모두는 국민

의 기본의무인 국방의무를 공평하게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누군가에게 국방의무 및 병역의무의 예외를 인정하는 것은 국가공동체의 존립과 헌법질서를 확보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에 역행할 수 있으며,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국민개병제도와 징병제에 바탕을 둔 병역제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는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사람에게 가중된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 될 수 있으므로, 국방의무 및 병역의무의 조건부 면제 내지 특혜인 대체복무제의 도입은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4)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대체복무제의 도입여부는, 헌법재판소에서 규범적으로 판단하기에 앞서 대한민국의 구성원인 국민의 현실인식과 법 감정에 기초한 국민적 합의에 의하여 결정되고 평가되어야 한다.

헌법은 대통령과 국회는 헌법개정을 발의할 수 있고(제128조 제1항),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제72조).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의 도입여부는 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사항이므로, 그 제도의 도입은 헌법 개정이나 국민투표에 의하여, 그 구체적 내용은 국회에 의하여 결정하는 것도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국민적 합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참고로 독일은 기본법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였으며,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는 헌법 또는 법률에 의해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였지 사법기관이 먼저 대체복무제의 도입을 결정한 사실이 없다.

다. 대체복무제를 도입할 경우 고려 사항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는 국민적 합의에 기초하여 도입되어야 하고, 그 도입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일정한 전제가 충족되고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병역기피자를 구분하는 합리적 기준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

(1) 먼저 대체복무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병역기피를 초래하는 환경에 대한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

합헌의견에서 본 바와 같이, 한반도의 역사적·정치적 환경 및 지정학적 특수성에 비추어 보면 대한민국의 안보상황이 엄중하다 아니할 수 없다. 대체복무제의 도입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와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그 제도의 도입에 앞서 북한의 올바른 선택을 유도하고,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들과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국제사회와 공조하여 한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동북아시아의 평화체제를 공고히 구축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사회지도층의 국가공동체를 위한 희생과 봉사의 실천으로 ‘국가공동체의 자유로운 구성원이라면 누구라도 국가공동체의 존립과 안전을 위해 명예롭게 헌신하고 다른 구성원을 위하여 자신을 희생할 수 있다’는 연대의식을 확산·정착시키고, 공동체 정신을 함양하여 양심을 빙자한 병역기피자의 발생을 막아야 한다.

나아가 국가공동체를 위하여 희생·헌신한 사람들에 대한 보상 및 예우와 관련한 각종 법령을 정비하고 의무복무를 하는 군인에 대한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여야 한다. 또한 군대의 특성상 엄격한 규율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병영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 침해를 예방·억제하고, 시정되어야 할 군대 문화를 대폭 개선해야 한다.

이러한 개선조치와 함께, 병력자원의 적재적소 배치, 전략·전술의 개발 및 첨단 무기 도입을 통해 병역의무의 질적 변화방안도 마련하여야 하며, 그밖에 구체적 병역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부정이 발생하지 않도록 투명한 절차를 형성하여 병역의무의 이행에 대한 공정성을 강화해야 함은 물론이다.

(2) 국민 모두가 공평하게 부담하여야 할 의무를 누군가는 부당하게 회피하였거나 회피하려 한다는 인식의 확산은 국가공동체의 결속을 저해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체복무제의 도입을 포함한 새로운 병역제도의 형성에 관하여 열린 토론의 장을 마련하는 것 자체를 힘들게 하기도 한다. 따라서 대체복무제 도입 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병역기피자와 구분해내는 합리적 기준을 마련하고 대체복무와 병역의무 사이에 형평성이 있어야 한다.

양심이란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함에 있어서 그렇게 행동하지 아니하고는 자신의 인격적인 존재가치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라고 추상적으로 정의되고 있다. 그러나 병역의무의 이행 거부가 양심에 근거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구체적 병역처분을 하여야 하는 행정주체에게도, 그러한 처분의 위법·무효 여부나 병역기피자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는 재판기관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대체복무제가 도입된 이후에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사칭하는 자들이 대폭 증가할 수 있고, 그 경우 이들을 진정한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구분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작업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현재까지의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현황과 병역거부에 이른 사유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함께, 앞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한 국가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병역기피자를 구분하는 합리적 기준을 마련하여야 한다.

한편 현재까지 양심을 빙자한 병역기피자가 폭증하고 있지 않은 것은 처벌조항에 의한 형사처벌 및 추가적 법적 제재 등이 병역의무의 이행보다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도 그 원인이 된다 할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대체복무가 병역의무에 비해 가벼워서는 아니 된다. 반대로 그것이 지나치게 무거운 부담이 되는 것은 또 다른 양심의 자유의 침해 및 형평성 논란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병역의무와 대체복무 사이에 등가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다만, 병역의무의 이행은 신체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사생활의 자유 등 각종 기본권이 제한되는 것을 의미하고, 나아가 생명과 신체가 직접적인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는 것이므로 이를 등가적으로 대체할 만한 복무를 상시적으로 마련하기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따라서 특정한 종교관, 가치관 및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특혜가 되거나, 또는 반대로 지나치게 대체복무자에게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지 않도록 그 부담의 내용을 세밀하게 검토하고, 대체복무제의 운영에 따를 수 있는 부작용을 예측하여 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3) 특히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경우에는, 대체복무제의 도입이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에 심각하게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병역기피자를 구분하는 심사뿐만 아니라 병역의무와 대체복무 사이의 등가성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매우 까다로운 일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이러한 경우에는 국가안보가 매우 엄중하고 긴박한 시기이므로 ‘특칙’을 두어 대체복무제의 도입에 따른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에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

라.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불이익 경감 방안

(1)국가안보에 대한 위험이 상존하고, 복무여건이 열악한 현실에서도 대다수 병역의무자들은 기꺼이, 그리고 묵묵히 병역의무를 다하고 있다. 그러나 탈법적이거나 불법적인 방법을 통해서 병역기피를 시도하는 사람들 역시 상당수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고, 이들의 병역기피가 모두 적발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우리 국민이 공유하는 위와 같은 현실인식과 병역의무 이행의 부담을 고려할 때, 병역의무를 면하였거나 면하려고 하는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에 대한 ‘모든’ 국민의 법 감정이 우호적일 것을 기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합법성과 정당성을 인정하는 것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정일 수 있다.

그리고 양심은 지극히 개인적·주관적이고 가변적일 수 있으므로 과연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양심을 빙자한 병역기피자를 구분할 수 있는지 의문이고, 생명의 위험 속에서 근무하는 병역의무와 대체복무 사이에 등가성을 확보하는 것도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경우에는, 전쟁의 참혹한 현상을 보고 갑자기 생긴 ‘병역거부의 양심’에 대한 심사가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또한 개인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생명은 전체 우주보다도 소중한 것이므로, 생명과 신체가 직접적·구체적으로 위협받는 전시 등의 상황에서 생명을 담보로 의무를 이행하는 병역의무와, 일체의 군 관련 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하는 대체복무 사이에 등가성이 확보된다고 할 수 없다.

더욱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경우에는 특칙을 만들어 대체복무의 예외를 두는 방안은 양심적 갈등이 가장 첨예하고 현실화된 상황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부정하는 것이므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대체복무제의 도입을 주장하는 견해는 이 방안을 채택할 수 없다. 이에 다음과 같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불이익 경감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2)처벌조항은 현역입영 또는 소집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 또는 소집일로부터 정하여진 기간 내에 입영하지 아니하거나 소집에 불응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실제 법원 형사재판의 실무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전시근로역에 편입될 수 있는 최소한의 실형(제65조 제1항 제2호, 병역법 시행령 제136조 제1항 제2호 가목), 즉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처벌조항에 의한 형사처벌은 불가피하고, 형사처벌의 내용은 현역병의 병역의무의 기간과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헌법적으로 용인할 수 없을 정도로 과도한 제한이라고 할 수 없다.

다만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서는 처벌조항에 의한 형사처벌 이외에 공무원 임용 및 기업의 임·직원취임 제한, 각종 관허업의 특허·허가·인가·면허·등록 또는 지정 등의 제한, 형사처벌에 따른 공직 임용과 변호사의 직업수행의 제한(병역법 제76조 제1항,

제2항,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3호, 지방공무원법 제31조 제3호, 변호사법 제5조) 등의 법적 제재가 수반된다. 이러한 법적 제재와 형사처벌로 인한 부정적인 사회적 평가는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사람과 달리 양심적 병역거부자만 받게 되는 불이익이다. 그런데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형사처벌, 그로 인한 부정적인 사회적 평가 및 추가되는 법적 제재는 모두 국민적 합의에 기초하여 경감될 수 있는 것이지만, 국가공동체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합법성과 정당성을 인정하기 전에라도(양심적 거부자에 대한 형사처벌로 인한 부정적인 사회적 평가는 양심적 병역거부가 합법성을 인정받으면 당연히 부수적으로 해소될 수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형사처벌 이외의 법적 제재를 완화함으로써 그에 대한 기본권 제한을 경감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

(3)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하여, 현재와 같이 처벌조항에 의하여 형사처벌을 하는 것을 전제로 그 외의 법령에 의한 제재는 경감되는 방안은 아래와 같다.

예컨대 학계·법조계·종교계 등으로 구성된 전문위원회가 형 집행 종료 즈음에 수형자에 대한 형 집행 과정에서 취득한 자료 등에 기초하여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인지 여부를 판정하고, 양심적 병역거부자인 경우에는 사면을 통하여 형 집행이 종료된 이후에도 계속될 수 있는 불이익을 완화하거나, 공직 임용과 기업의 임·직원 취임, 각종 관허업의 특허 등 취득 등과 관련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불이익의 예외를 인정하는 방법이 고려될 수 있다. 이에 더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징역형을 선고받고 정역에 복무할 때(형법 제67조), 그 정역을 대체복무에서 고려될 수 있는 내용으로 함으로써,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지 아니한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일정부분 대체복무제를 도입한 효과를 거둘 수 있게 하는 방법도 고려될 수 있다.

(4) 이런 불이익 완화 조치는 병역의무와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자유’와의 조화를 모색하는 가운데, ‘평상시’에만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법적 제재를 완화하여 국가안보의 위험성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조치는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합법성과 정당성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실질적으로 그 정당성을 일정부분 확보하는 의미가 될 수 있다. 나아가 이러한 완화 조치는 현 단계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하여 합법성과 정당성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므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하더라도 그 합의는 상대적으로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러한 완화 조치 역시 병역기피를 유발할 위험이 없다고 단언하기 어렵고 국방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사람에 대해 공직 임용 등을 허용할 것인가와 관련해서 논란이 있을 수 있으므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불이익 완화 조치 역시 국민적 합의를 전제로 가능한 것이다.

마. 소결론

(1) 대한민국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함으로써, 그 구성원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하며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하는 국가공동체이다(헌법 제10조). 이와 같은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이념과 가치는 인류가 보편적으로 지향하는 공동선과 공통의 가치에 부합한다. 따라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공동체의 구성원인 국민이 외부 적대세력의 직·간접의 위협이나 침략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그 이념과 가치를 지키는 것은 정당성과 보편성을 가진다.

대한민국은 평화통일과 국제평화주의를 지향한다(헌법 전문, 제4조, 제6조). 평화는 인류가 지향해야 할 숭고한 가치이고, 전쟁 및 무기사용의 금지는 평화라는 숭고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전쟁 없는 사회가 이상일 수 있으나 현실에서는 그 실현이 불가능하고, 자유와 평화가 공격받을 때에는 무장해제가 아니라 물리력을 통해서라도 지켜내야 한다. 인류의 반복된 역사적 경험은 이러한 사실을 확인해 준다. 대한민국과 국제사회는 침략전쟁을 부인하고 있으나 방위전쟁까지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헌법 제5조 제1항, 국제연합헌장 제51조).

대한민국은 모든 국민이 신성한 국방의무를 가진다고 선언하고 있다(헌법 제39조 제1항, 제5조 제2항). 이런 국방의무는 침략전쟁이나 평화파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를 통해 헌법의 핵심적 가치를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하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2)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는 국가공동체의 존재와 정체성에 관한 엄중한 사안이므로, 항상 ‘최악의 사태’를 가정하고 이를 대비해야 한다. 국가의 안전보장 및 국토방위와 관련된 작은 실수나 오판은 국가공동체의 존립과 안전을 치명적으로 훼손할 수 있으며, 그 회복은 영구히 불가능할 수 있다. 대체복무제의 도입은 국가의 안전보장 및 국토방위와 직결되는 문제이고 이와 관련된 실수나 오판은 국가공동체의 존립과 안전에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한다.

합헌의견에서 본 바와 같이, 한반도의 역사적·정치적 환경 및 지정학적 특수성에 비추어 보면 대한민국의 안보상황이 엄중하다 아니할 수 없다. 더구나 지금과 같이 한반도의 안보환경이 급변할 수 있는 상황에서, 국민적 합의 없이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는 것은 국가안보와 직결된 법체계를 변경하는 것으로 국가안보에 엄중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통합에도 저해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국가와 관련된 공동체 의식과 법 감정, 국방의무와 관련된 역사적·사회적·종교적·문화적 가치와 환경 등에 비추어 볼 때, 대체복무제의 도입이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아니한다는 확실한 보장이 없다. 특히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경우에는, 대체복무제의 도입은 국가공동체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합법성과 정당성을 부여하는 의미를 가지는 것이므로,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대폭 증가하지 아니한다고 장담할 수 없는 등 군의 전투력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와 우리나라의 안보상황에 엄중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합헌의견에서 본 바와 같이,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지 아니하고 처벌조항에 의해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한다고 하여 개인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대체복무제를 도입함으로써 보호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자유가 그 도입으로 인해 침해될 수 있는 국민 모두의 기본권 및 헌법의 가치와 질서보다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대체복무제의 도입이 병역기피를 방지하고 병역의무의 공평한 부담을 실현해 국가의 존립과 안전을 수호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본 입법자의 판단이 부당하다거나 처벌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다만 병역의무의 이행을 거부하는 양심상의 결정은 대부분 생명존중과 평화주의 등의 가치관에 바탕을 둔 것이므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 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앞서 본 바와 같이 평상시에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하여 형사처벌 이외의 법적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3)국가공동체가 외부 적대세력의 위협과 침략을 방지하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평화를 지키려는 의지와 능력이 있어야 한다. 현재와 같은 대한민국의 안보상황에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지 아니하고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것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견해라고 하여, 북한 및 국제사회와 공조하여 평화를 위한 노력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현 단계에서 이러한 견해를 취하는 것은 튼튼한 대한민국의 안보에 기반하여,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합헌의견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자유가 개인에게 있어 마땅히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공동체의 존립과 안전을 지키고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적 가치와 질서를 확보하여 그 구성원인 국민 ‘모두’의 생명과 자유, 안전과 행복을 보장하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는 것 또한 소중하기에 이러한 의견을 취하는 것이다. 또한 합헌의견은 민주주의의 포용성과 다양성을 포기하려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가치와 질서를 수호하여 이를 바탕으로 그 포용성과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며, 이를 통해 우리와 우리 자손들이 자유롭고 평등한 가운데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재판관

재판관 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해외출장으로 행정전자서명 불능)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별지

[별지 1] 제청신청인 명단

1. 김○인

2. 강○왕

3. 김○형

4. 이○린

5. 박○범

[별지 2] 청구인 명단

(2011헌바379)

1. 차○화

2. 김○호

청구인 1, 2의 대리인 변호사 오두진

3. 홍○석대리인 법무법인 이공담당변호사 허진민

법무법인 지향담당변호사 김수정법무법인 해마루담당변호사 임재성

4. 윤○환

5. 김○원

6. 이○원

7. 심○수

청구인 4 내지 7의 대리인 변호사 오두진

8. 김○환대리인 변호사 오두진, 이창화

9. 김□환

10. 조○찬

11. 조○호

12. 서○

13. 이○빈

14. 이○찬

15. 이○로

16. 박○영

17. 서○○원

18. 손○빈

19. 최○규

청구인 9 내지 19의 대리인 변호사 오두진

20. 박○훈대리인 변호사 김현성

21. 김○만대리인 변호사 정상규, 조애진법무법인 해마루담당변호사 임재성

22. 홍○훈대리인 변호사 김선휴법무법인 해마루담당변호사 임재성

[별지 3] 당해사건 목록

1. 창원지방법원 2010노2192 병역법위반(2011헌바379)

2.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09고단1584 병역법위반( 2011헌바383 )

3.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고단6033 병역법위반( 2012헌바15 )

4. 창원지방법원 2011노2349 병역법위반( 2012헌바32 )

5.의정부지방법원 2011노2265 병역법위반( 2012헌바86 )

6. 수원지방법원 2011노5398 병역법위반( 2012헌바129 )

7.서울북부지방법원 2011노1831 병역법위반( 2012헌바181 )

8.서울북부지방법원 2012노95 병역법위반( 2012헌바182 )

9. 인천지방법원 2012노730 병역법위반( 2012헌바193 )

10. 대전지방법원 2012노41 병역법위반( 2012헌바227 )

11. 서울동부지방법원 2011노284 병역법위반( 2012헌바228 )

12.서울동부지방법원 2012노58 병역법위반( 2012헌바250 )

13. 대전지방법원 2012노608 병역법위반( 2012헌바271 )

14. 수원지방법원 2012노662 병역법위반( 2012헌바281 )

15.수원지방법원2011노5778병역법위반( 2012헌바282 )

16.수원지방법원2011노4661병역법위반( 2012헌바283 )

17. 서울동부지방법원 2012노195 병역법위반( 2012헌바287 )

18. 대법원 2012도6813 병역법위반( 2012헌바324 )

19.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노581 병역법위반( 2013헌바273 )

20. 대법원 2014도16132 병역법위반 등( 2015헌바73 )

21.부산지방법원 2016고단2368 병역법위반( 2016헌바360 )

22.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고단470 병역법위반(2017헌

바225)

23.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11고단596 병역법위반( 2012헌가17 )

24.서울북부지방법원 2012고단2397 병역법위반( 2013헌가5 )

25.서울남부지방법원 2012고단4636 병역법위반( 2013헌가23 )

26.울산지방법원 2013고단601 병역법위반( 2013헌가27 )

27.서울동부지방법원 2013노1256 병역법위반( 2014헌가8 )

28.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 2014고단559 병역법위반( 2015헌가5 )

[별지 4] 심판대상조항

제5조 (병역의 종류) ① 병역은 다음 각 호와 같이 현역·예비역·보충역·제1국민역및제2국민역으로 구분한다.

1.현역: 징집 또는 지원에 의하여 입영한 병(兵)과 이 법 또는 군인사법에 의하여 현역으로 임용된 장교(將校)·준사관(准士官)·부사관(副士官) 및 무관후보생

2.예비역: 현역을 마친 사람 기타 이 법에 의하여 예비역에 편입된 사람

3.보충역: 징병검사(徵兵檢査)를 받아 현역복무를할 수 있다고 판정된 사람 중에서 병력수급(兵力需給) 사정에 의하여 현역병입영대상자(現役兵入營對象者)로 결정되지 아니한 사람과 공익근무요원·공중보건의사·징병전담의사·국제협력의사·공익법무관·전문연구요원·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 또는 의무종사하고 있거나 그 복무 또는 의무종사를 마친 사람 기타 이 법에 의하여 보충역에 편입된 사람

4.제1국민역: 병역의무자로서 현역·예비역·보충역 또는 제2국민역이 아닌 사람

5.제2국민역: 징병검사 또는 신체검사(身體檢査) 결과 현역 또는 보충역복무는 할 수 없으나 전시근로소집(戰時勤勞召集)에 의한 군사지원업무(軍事支援業務)는 감당할 수 있다고 결정된 사람 기타 이 법에 의하여 제2국민역에 편입된 사람

제5조 (병역의 종류) ① 병역은 다음 각 호와 같이 현역·예비역·보충역·제1국민역및제2국민역으로 구분한다.

1.현역: 징집 또는 지원에 의하여 입영한 병(兵)과 이 법 또는「군인사법」에 의하여 현역으로임용된 장교(將校)·준사관(准士官)·부사관(副士官) 및 무관후보생

2.예비역: 현역을 마친 사람 기타 이 법에 의하여 예비역에 편입된 사람

3.보충역: 징병검사(徵兵檢査)를 받아 현역복무를할 수 있다고 판정된 사람 중에서 병력수급(兵力需給) 사정에 의하여 현역병입영대상자(現役兵入營對象者)로 결정되지 아니한 사람과 공익근무요원·공중보건의사·징병전담의사·국제협력의사·공익법무관·공익수의사·전문연구요원·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 또는 의무종사하고 있거나 그 복무 또는 의무종사를 마친 사람 기타 이 법에 의하여 보충역에 편입된 사람

4.제1국민역: 병역의무자로서 현역·예비역·보충역 또는 제2국민역이 아닌 사람

5.제2국민역: 징병검사 또는 신체검사(身體檢査) 결과 현역 또는 보충역복무는 할 수 없으나 전시근로소집(戰時勤勞召集)에 의한 군사지원업무(軍事支援業務)는 감당할 수 있다고 결정된 사람 기타 이 법에 의하여 제2국민역에 편입된 사람

제5조(병역의 종류) ① 병역은 다음 각 호와 같이 구분한다.

1.현역: 징집이나 지원에 의하여 입영한 병(兵)과 이 법 또는「군인사법」에 따라 현역으로 임용된 장교(將校)·준사관(准士官)·부사관(副士官) 및 무관후보생(武官候補生)

2.예비역: 현역을 마친 사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예비역에 편입된 사람

3.보충역: 징병검사를 받아 현역 복무를 할 수 있다고 판정된 사람 중에서 병력수급(兵力需給) 사정에 의하여 현역병입영 대상자로 결정되지 아니한 사람과 공익근무요원(公益勤務要員),공중보건의사(公衆保健醫師),징병검사전담의사, 국제협력의사, 공익법무관(公益法務官),

공익수의사, 전문연구요원,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 또는 의무종사하고 있거나 그 복무 또는 의무종사를 마친 사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충역에 편입된 사람

4.제1국민역: 병역의무자로서 현역·예비역·보충역 또는 제2국민역이 아닌 사람

5.제2국민역: 징병검사 또는 신체검사 결과 현역 또는 보충역 복무는 할 수 없으나 전시근로소집에 의한 군사지원업무는 감당할 수 있다고 결정된 사람과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제2국민역에 편입된 사람

제5조(병역의 종류) ① 병역은 다음 각 호와 같이 구분한다.

1.현역: 징집이나 지원에 의하여 입영한 병(兵)과 이 법 또는「군인사법」에 따라 현역으로 임용된 장교(將校)·준사관(准士官)·부사관(副士官) 및 무관후보생(武官候補生)

2.예비역: 현역을 마친 사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예비역에 편입된 사람

3.보충역: 징병검사를 받아 현역 복무를 할 수 있다고 판정된 사람 중에서 병력수급(兵力需給) 사정에 의하여 현역병입영 대상자로 결정되지 아니한 사람과 공익근무요원(公益勤務要員),공중보건의사(公衆保健醫師),징병검사전담의사, 국제협력의사, 공익법무관(公益法務官), 공중방역수의사, 전문연구요원,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 또는 의무종사하고 있거나 그 복무 또는 의무종사를 마친 사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충역에 편입된 사람

4.제1국민역: 병역의무자로서 현역·예비역·보충역 또는 제2국민역이 아닌 사람

5. 제2국민역: 징병검사 또는 신체검사 결과 현역 또는 보충역 복무는 할 수 없으나 전시근로소집에 의한 군사지원업무는 감당할 수 있다고 결정된 사람과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제2국민역에 편입된 사람

제5조(병역의 종류) ① 병역은 다음 각 호와 같이 구분한다.

1. 현역: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

가. 징집이나 지원에 의하여 입영한 병(兵)

나.이 법 또는「군인사법」에 따라 현역으로 임용 또는 선발된 장교(將校)·준사관(準士官)·부사관(副士官) 및 무관후보생(武官候補生)

2.예비역: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

가. 현역을 마친 사람

나.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예비역에 편입된 사람

3.보충역: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

가.징병검사 결과 현역 복무를 할 수 있다고 판정된사람중에서병력수급(兵力需給) 사정에 의하여 현역병입영 대상자로 결정되지 아니한 사람

나.다음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으로 복무 또는 의무종사하고 있거나 그 복무 또는 의무종사를 마친 사람

1) 사회복무요원

2) 국제협력봉사요원

3) 예술·체육요원

4) 공중보건의사

5) 징병검사전담의사

6) 국제협력의사

7) 공익법무관

8) 공중방역수의사

9) 전문연구요원

10) 산업기능요원

다.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충역에 편입된 사람

4.제1국민역: 병역의무자로서 현역, 예비역, 보충역 및 제2국민역이 아닌 사람

5.제2국민역: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

가.징병검사 또는 신체검사 결과 현역 또는 보충역 복무는 할 수 없으나 전시근로소집에 의한 군사지원업무는 감당할 수 있다고 결정된 사람

나.그 밖에 이 법에 따라 제2국민역에 편입된 사람

제5조(병역의 종류) ① 병역은 다음 각 호와 같이 구분한다.

1. 현역: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

가. 징집이나 지원에 의하여 입영한 병(兵)

나.이 법 또는「군인사법」에 따라 현역으로 임용 또는 선발된 장교(將校)·준사관(準士官)·부사관(副士官) 및 무관후보생(武官候補生)

2.예비역: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

가. 현역을 마친 사람

나.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예비역에 편입된 사람

3.보충역: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

가.징병검사 결과 현역 복무를 할 수 있다고 판정된 사람 중에서 병력수급(兵力需給) 사정에 의하여 현역병입영 대상자로 결정되지 아니한 사람

나.다음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으로 복무 또는 의무종사하고 있거나 그 복무 또는 의무종사를 마친 사람

1) 사회복무요원

2) 삭제

3) 예술·체육요원

4) 공중보건의사

5) 징병검사전담의사

6) 삭제

7) 공익법무관

8) 공중방역수의사

9) 전문연구요원

10) 산업기능요원

다.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충역에 편입된 사람

4.제1국민역: 병역의무자로서 현역, 예비역, 보충역 및 제2국민역이 아닌 사람

5.제2국민역: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

가.징병검사 또는 신체검사 결과 현역 또는 보충역 복무는 할 수 없으나 전시근로소집에 의한 군사지원업무는 감당할 수 있다고 결정된 사람

나.그 밖에 이 법에 따라 제2국민역에 편입된 사람

제5조(병역의 종류) ① 병역은 다음 각 호와 같이 구분한다.

1. 현역: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

가. 징집이나 지원에 의하여 입영한 병(兵)

나. 이 법 또는「군인사법」에 따라 현역으로 임용또는선발된장교(將校)·준사관(準士官)·부사관(副士官) 및 군간부후보생

2.예비역: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

가. 현역을 마친 사람

나.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예비역에 편입된 사람

3.보충역: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

가.병역판정검사 결과 현역 복무를 할 수 있다고 판정된 사람 중에서 병력수급(兵力需給) 사정에 의하여 현역병입영 대상자로 결정되지 아니한 사람

나. 다음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으로 복무하고 있거나 그 복무를 마친 사람

1) 사회복무요원

2) 삭제

3) 예술·체육요원

4) 공중보건의사

5) 병역판정검사전담의사

6) 삭제

7) 공익법무관

8) 공중방역수의사

9) 전문연구요원

10) 산업기능요원

다.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충역에 편입된 사람

4.병역준비역: 병역의무자로서 현역, 예비역, 보충역 및 전시근로역이 아닌 사람

5.전시근로역: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

가.병역판정검사 또는 신체검사 결과 현역 또는 보충역 복무는 할 수 없으나 전시근로소집에 의한 군사지원업무는 감당할 수 있다고 결정된 사람

나.그 밖에 이 법에 따라 전시근로역에 편입된 사람

제88조 (입영의 기피) ① 현역입영 또는 소집통지서(모집에 의한 입영통지서를 포함한다)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 또는 소집기일부터 다음 각 호의 기간이 경과하여도 입영하지 아니하거나 소집에 불응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단서 생략)

1. 현역입영은 3일

제88조(입영의 기피 등) ① 현역입영 또는 소집 통지서(모집에 의한 입영 통지서를 포함한다)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이나 소집기일부터 다음 각 호의 기간이 지나도 입영하지 아니하거나 소집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단서 생략)

1. 현역입영은 3일

제88조(입영의 기피 등) ① 현역입영 또는 소집 통지서(모집에 의한 입영 통지서를 포함한다)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이나 소집일부터 다음 각 호의 기간이 지나도 입영하지 아니하거나 소집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단서 생략)

1. 현역입영은 3일

제88조 (입영의 기피) ① 현역입영 또는 소집통지서(모집에 의한 입영통지서를 포함한다)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없이 입영 또는 소집기일부터 다음 각 호의 기간이 경과하여도 입영하지 아니하거나 소집에 불응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단서 생략)

2. 공익근무요원소집은 3일

제88조(입영의 기피 등) ① 현역입영 또는 소집 통지서(모집에 의한 입영 통지서를 포함한다)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이나 소집기일부터 다음 각 호의 기간이 지나도 입영하지 아니하거나 소집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단서 생략)

2. 공익근무요원소집은 3일

[별지 5] 관련조항

제2조(정의 등) ① 이 법에서 사용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징집”이란 국가가 병역의무자에게 현역(現役)에 복무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2. “소집”이란 국가가 병역의무자 또는 지원에 의한 병역복무자(제3조제1항 후단에 따라 지원에 의하여 현역에 복무한 여성을 말한다) 중 예비역(豫備役)·보충역(補充役) 또는 전시근로역에 대하여 현역 복무 외의 군복무(軍服務)의무 또는 공익 분야에서의 복무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3. “입영”이란 병역의무자가 징집(徵集)·소집(召集) 또는 지원(志願)에 의하여 군부대에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제3조(병역의무) ①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은 헌법과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병역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 여성은 지원에 의하여 현역 및 예비역으로만 복무할 수 있다.

② 이 법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병역의무에 대한 특례(特例)를 규정할 수 없다.

제26조(사회복무요원의 업무 및 소집 대상) ① 사회복무요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업무에 복무하게 하여야 한다.

1.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단체 및 사회복지시설의 공익목적에 필요한 사회복지, 보건·의료, 교육·문화, 환경·안전 등 사회서비스업무의 지원업무

2.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단체의 공익목적에 필요한 행정업무 등의 지원업무

제29조(사회복무요원의 소집) ③ 제1항과 제2항에 따라 사회복무요원으로 소집된 사람에 대하여는 제55조에 따른 군사교육소집을 하며, 그 군사교육소집 기간은 복무기간에 산입한다.

제33조의7(예술·체육요원의편입)①병무청장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예술·체육 분야의 특기를 가진 사람으로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추천한 사람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다. 이 경우 제1호부터 제3호까지에 해당하는 사람은 보충역에 편입한다.

1. 현역병입영 대상자

2.현역병으로 복무(제21조 및 제25조에 따라 복무 중인 사람을 포함한다) 중인 사람

3. 승선근무예비역으로 복무 중인 사람

4.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인 보충역

5.보충역으로복무(사회복무요원,공중보건의사, 병역판정검사전담의사, 공익법무관, 공중방역수의사, 전문연구요원 및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하는 것을 말한다) 중인 사람

제34조(공중보건의사 등의 편입) ① 병무청장은 의사·치과의사 또는 한의사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이 원할 경우

공중보건의사 또는 병역판정검사전담의사(한의사 자격이 있는 사람은 제외한다. 이하 같다)로 편입할 수 있다. 이 경우 현역병입영 대상자는 보충역에 편입한다.

1.현역병입영 대상자로서 제58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의무 분야 현역장교의 병적 편입을 지원한 사람 중 편입이 되지 아니한 사람

2.제58조 제2항 제1호에 따른 의무사관후보생의 병적에 편입된 사람으로서 의무 분야 현역장교 병적에 편입되지 아니한 사람

3.의사·치과의사 또는 한의사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서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인 보충역에 해당하는 사람

제34조의6(공익법무관의 편입) ① 병무청장은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이 원할 경우 공익법무관으로 편입할 수 있다. 이 경우 현역병입영 대상자는 보충역에 편입한다.

1.현역병입영 대상자로서 제58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법무 분야 현역장교의 병적 편입을 지원한 사람 중 편입이 되지 아니한 사람

2.제58조 제2항 제2호에 따른 법무사관후보생의 병적에 편입된 사람으로서 법무 분야 현역장교의 병적에 편입되지 아니한 사람

3.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서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인 보충역에 해당하는 사람

제55조(군사교육소집대상등)①군사교육소집은 군사교육을 위하여 보충역과 승선근무예비역에 대하여 60일 이내로 실시할 수 있으며, 그 시기·소집기간·소집해제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다만, 전시근로역에 대하여는 군사교육이 필요한 경우 소집할 수 있다.

제76조(병역의무 불이행자에 대한 제재) ①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고용주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을 공무원이나 임직원으로 임용하거나 채용할 수 없으며, 재직 중인 경우에는 해직하여야 한다.

2. 징집·소집을 기피하고 있는 사람

②국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에 대하여는 각종 관허업(官許業)의 특허·허가·인가·면허·등록 또는 지정 등(이하 이 조에서 “특허등”이라 한다)을 하여서는 아니 되며, 이미 이를 받은 사람에 대하여는 취소하여야 한다.

제81조의2(병역의무 기피자의 인적사항 등의 공개) ① 병무청장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인적사항과 병역의무 미이행 사항 등을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공개할 수 있다. 다만, 질병, 수감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3.정당한 사유 없이 현역 입영 또는 사회복무요원 소집이나 군사교육소집에 응하지 아니하는 사람

제93조(고용금지 및 복직보장 위반 등) ① 고용주가 제76조 제1항 또는 제5항을 위반하여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사람을 임직원으로 채용하거나 재직 중인 사람을 해직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3조(결격사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3.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제25조(상비병력 규모의 조정) ① 국군의 상비병력 규모는 군구조의 개편과 연계하여 2020년까지 50만 명 수준을 목표로 한다.

제31조(결격사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공무원이 될 수 없다.

3.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제108조(군사교육소집 기간) 법 제55조 제1항에 따른 보충역의 군사교육소집 기간은 30일 이내로 한다. 다만, 국방부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30일의 범위에서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제14조(연도별 상비병력 규모 및 군별 구성비율) ① 국방부장관은 법 제25조 제1항에 따라 2020년까지 국군의 상비병력 규모를 50만 명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하여 그 상비병력 규모를 연차적으로 감축하여 2010년까지 64만 명 수준, 2015년까지 56만 명 수준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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