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헌재 2007. 10. 4. 선고 2005헌바71 결정문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 제12조 제2항 등 위헌소원 (제5조 제1항, 제6항)]
[결정문]
청구인

【당 사 자】

청 구 인 송○숙

대리인 법무법인 중추

담당변호사 이성규 외 4인

당해사건

서울행정법원 2005구합2278 과징금부과처분무효확인등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은 1973. 9. 16. 서울 강남구 ○○동 918 대 498㎡(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를 박○영으로부터 매수하여 1979.경 그 지상에 2층 주택(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을 신축하였다. 그리고 나서 청구인은 자신의 아버지인 청구외 망 송○헌과 명의신탁약정을 하여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는 1980. 12. 31.위송○헌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고,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는 1983. 1. 21.에 위 송○헌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다.

(2) 그런데 위 송○헌이 1993. 7. 6. 사망하여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을 청구인, 청구인의 어머니인 이○완, 청구인의 형제자매들인 송○갑, 송○희, 송○삼, 송○영, 송○훈, 송○숙 등 8인이 공동상속하였다.

(3) 그러자 청구인은 1997.경 위 이○완 등 다른 상속인들에 대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청구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그들이 불응하자 이들을 상대로 소를 제기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청구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는 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확정되었다.

(4) 한편 삼성세무서는 1999. 5. 3. 이 사건 부동산이 상속재산임을 전제로 청구인 등 공동상속인들에 대하여 상속세 부과처분을 하였는데, 청구인은 위 부동산의 실제소유자는 자신이라고 주장하면서 상속세부과처분취소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았고, 위 판결은 확정되었다.

(5) 그런데 서울특별시 강남구청장은 2003. 5. 12. 청구인이 이 사건 부동산을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2002. 3. 30. 법률 제6683호로 개정된 것) 제11조 제1항에서 정한 실명등기 유예기간인 1996. 6. 30.까지 실명등기를 하지 않았다는 사유로 위 법률 제12조 제2항, 제5조, 위 법시행령 제3조의2에 의하여 과징금 111,628,210원을 부과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6)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2005. 1. 19. 서울특별시 강남구청장을 상대로 주위적으로 이 사건 처분의 무효확인을, 예비적으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서울행정법원 2005구합2278)을 제기하고,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2002. 3. 30. 법률 제6683호로 개정된 것) 제12조 제2항, 제5조 제1항, 제6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위 법원은 2005. 6. 22. 청구인의 주위적 청구를 기각하고, 예비적 청구 부분의 소를 각하하고, 청구인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기각하였다.

(7) 청구인은 서울행정법원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기각결정문을 2005. 7. 6.에 송달받은 후,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2002. 3. 30. 법률 제6683호로 개정된 것) 제12조 제2항, 제5조 제1항, 제6항이 청구인의 행복추구권, 평등권 등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2005. 8. 5.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규정에 따라 이 사건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다.

(8) 청구인은 2007. 1. 11.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 제3항, 제5조 제2항, 제3항,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조의2를 청구취지에 추가하고,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5조 제6항을 청구취지에서 제외하는 내용으로 청구취지를 일부 변경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1) 청구인의 변경된 청구취지에 의하면 청구인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2항, 제5조 제1항, 제11조 제1항 및 제3항, 제5조 제2항 및 제3항,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조의2를 심판대상으로 하여 위헌판단을 구하고 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은 법원이 법률의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신청을 각하 또는 기각한 경우에만 당사자가 직접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의 형태로 심판청구를 할 수 있는 것이므로, 법원의 위헌제청신청기각결정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 규정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청구를 추가한 경우 그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다(헌재 1997. 11. 27.

96헌바12 , 판례집 9-2, 607, 618; 헌재 2001. 9. 27. 2000헌바13 , 판례집 13-2, 316, 320 참조).

청구인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 및 제3항, 제5조 제2항 및 제3항,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조의2에 대해서는 당해 사건의 법원에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신청을 한 바 없고, 당해 사건 법원이 이에 대한 기각결정을 한 바도 없다. 따라서 추가된 청구취지들은 법원의 위헌제청신청기각결정의 대상이 된 법률규정에 대한 것이 아닌 헌법소원으로 부적법하다.

따라서 청구인이 2007. 1. 11. 추가한 청구취지는 모두 부적법하여 본안판단에 나아갈 수 없음이 명백하고,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5조 제6항은 청구인이 청구취지변경을 통하여 취하하였으므로 심판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다.

(2) 그리고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중 당해 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은 제1호에 한정되고, 제2호 부분은 청구인과 아무런 관련이 없고 당해 사건의 재판의 전제가 되지 아니함이 명백하므로, 심판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다.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2항은 그 중 제5조 제1항 제1호를 적용하는 부분을 문제삼고 있음이 청구서 자체에 의하여 명백하므로 심판대상을 이에 한정한다.

(3)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2002. 3. 30. 법률 제6683호로 개정된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항 제1호 부분, 제12조 제2항제5조 제1항 제1호를 적용하는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그 규정내용은 다음과 같다.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2002. 3. 30. 법률 제6683호로 개정된 것) 제5조(과징금) ①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는 당해 부동산가액의 100분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의 범위 안에서 과징금을 부과한다.

1. 제3조 제1항의 규정을 위반한 명의신탁자

제12조(실명등기의무위반의 효력등) ② 제11조의 규정을 위반한 자에 대하여는 제3조 제1항의 규정을 위반한 자에 준하여 제5조 및 제6조의 규정을 적용한다.

(4) 관련법규정

(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2002. 3. 30. 법률 제6683호로 개정된 것) 제3조(실권리자명의등기의무 등) ① 누구든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명의신탁약정에 의하여 명의수탁자의 명의로 등기하여서는 아니된다.

제5조 ② 제1항의 부동산가액은 과징금을 부과하는 날 현재의 다음 각 호의 가액에 의한다. 다만, 제3조 제1항 또는 제11조 제1항의 규정을 위반한 자가 과징금을 부과받은 날 이미 명의신탁관계를 종료하였거나 실명등기를 하였을 때에는 명의신탁관계 종료시점 또는 실명등기시점의 부동산가액으로 한다.

1. 소유권의 경우에는 소득세법 제99조의 규정에 의한 기준시가

2. 소유권 외의 물권의 경우에는 상속세및증여세법 제61조 제5항제66조의 규정에 의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법에 의하여 평가한 금액

③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과징금의 부과기준은 제2항의 규정에 의한 부동산가액(이하 “부동산평가액”이라 한다), 제3조의 규정을 위반한 기간, 조세를 포탈하거나 법령에 의한 제한을 회피할 목적으로 하였는지 여부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6조(이행강제금) ① 제5조 제1항 제1호의 규정에 의한 과징금을 부과받은 자는 지체 없이 당해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자신의 명의로 등기하여야 한다. 다만, 제4조 제2항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며, 자신의 명의로 등기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소멸된 후 지체 없이 자신의 명의로 등기하여야 한다.

제11조(기존 명의신탁약정에 의한 등기의 실명등기 등) ① 이 법 시행전에 명의신탁약정에 의하여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명의수탁자의 명의로 등기하거나 하도록 한 명의신탁자(이하 “기존 명의신탁자”라 한다)는 이 법 시행일부터 1년의 기간(이하 “유예기간”이라 한다) 이내에 실명등기하여야 한다. 다만, 공용징수․판결․경매 기타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명의수탁자로부터 제3자에게 부동산에 관한 물권이 이전된 경우(상속에 의한 경우를 제외한다)와 종교단체, 향교 등이 조세포탈, 강제집행의 면탈을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명의신탁한 부동산으로

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부동산의 경우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③ 실권리자의 귀책사유 없이 다른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실명등기 또는 매각처분 등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소멸한 때부터 1년 이내에 실명등기 또는 매각처분 등을 하여야 한다.

(나)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시행령(2002. 4. 8. 대통령령 제17569호로 개정된 것) 제3조의2(명의신탁자 등에 대한 과징금 부과기준) 법 제5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한 과징금 부과기준은 별표와 같다. 다만, 조세를 포탈하거나 법령에 의한 제한을 회피할 목적이 아닌 경우에는 100분의 50을 감경할 수 있다.

[별표]과징금 부과기준(제3조의2․제4조의2 및 제8조 관련)

과징금의 금액은 제1호와 제2호의 과징금 부과율을 합한 과징금 부과율에 그 부동산평가액을 곱하여 산정한다.

1. 부동산평가액을 기준으로 하는 과징금 부과율

부 동 산 평 가 액
과 징 금 부 과 율
5억 원 이하
5%
5억 원 초과 30억 원 이하
10%
30억 원 초과
15%

2.의무위반 경과기간을 기준으로 하는 과징금부과율

의 무 위 반 경 과 기 간
과 징 금 부 과 율
1년 이하
5%
1년 초과 2년 이하
10%
2년 초과
15%

2. 청구인의 주장과 법원의 위헌심판제청신청 기각이유 및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요지

(1)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시행 이전에 조세를 포탈하거나 법령에 의한 제한을 회피할 아무런 의사없이 명의신탁을 하고 난 후, 명의수탁자인 청구인의 부친이 사망하여 청구인의 모친과 형제들에게 부동산이 상속되어 결국 모친과 형제들의 자발적인 의사나 소송의 제기에 의해서만 이전등기를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 실명등기를 하지 못한 경우와 같이,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과징금을 면제할 수 있는 여지를 두지 않고, 명의신탁으로 이득을 얻었는지 여부, 유예기간 내에 실명등기를 하지 못한 경위, 명의신탁의 반사회성의 정도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아니하고 일률적으로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 및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2) 과징금의 부과와 같은 행정적 제재를 가하여모친과 형제들에 대해서도 소송의 제기를 강제하여, 형제간의 우애와 설득에 의해 재산권 분쟁을 종결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는 것은 가족 간의 우애와 정리를 통해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인 헌법상 행복추구권을 침해하고, 부모 형제 사이에 극복할 수 없는 의심과 균열을 가져와 가족생활을 파탄에 이르게 함으로써 가족생활의 유지를 보장하는 헌법의 정신에 반한다.

나. 서울행정법원의 위헌심판제청신청 기각이유 요지

(1)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상의 과징금은 명의신탁이라는 행위를 한 자에 대하여, 행정청이 명의신탁행위라는 일정한 법률위반행위로 인한 불법적인 이익을 박탈하거나, 혹은 부동산실명법상의 실명등기의무의 이행을 강제하기 위하여 의무자에게 부과․징수하는 금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법이 제정되기 전까지 명의신탁은 위법한 법률행위가 아니라 판례에 의하여 확립되어 빈번히 이용되는 적법한 법률행위로서 확립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많은 경우의 명의신탁이 탈세 등 위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되기도 하였을 것이나 단순한 편의를 위하여 명의신탁을 이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보여지는바, 그것이 탈세나 투기를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었는지, 그로 인하여 이득을 얻었는지, 실명등기의무 지체의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등의 요소들을 고려하지 않고 과징금을 일률적으로 부과한다면 이는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있다.

(2) 그러나 법 제12조 제2항 중 제5조 제1항 적용 부분은 구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과는 달리 유예기간 내에 실명등기를 하지 못한 경위, 당해 명의신탁의 반사회성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적정한 과징금

을 부과징수할 수 있도록 개정된 법률이고, 이에 따라 법시행령 제3조의2 단서는 조세를 포탈하거나 법령에 의한 제한을 회피할 목적이 아닌 경우에는 100분의 50을 감경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한편,〔별표〕에서 과징금 부과기준도 부동산평가액과 의무위반 경과기간 등을 기준으로 차등적으로 부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과잉금지의 원칙이나 평등의 원칙, 헌법상 행복추구권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다. 법무부장관의 의견요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과징금은 투기나 탈세 등을 방지하고 부동산거래의 정상화와 가격안정을 도모하는 것으로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이러한 과징금을 유예기간 내에 실명등기를 하지 아니한 기존 명의신탁자에 대해 부과하는 것도 필요 적절한 방법이다. 법 제11조 제1항의 규정에 따른 1년의 유예기간은 기존 명의신탁자가 내용을 인식하고 실권리자 명의로 등기하기에 짧은 기간이 아니며, 법 제11조 제2항은 매각위탁 등 실명등기를 한 것으로 보는 사유를 규정하고, 법 제11조 제3항, 제4항에서는 귀책사유 없이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실명등기 등을 할 수 없는 경우 및 부동산물권에 관한 쟁송이 법원에 제기된 경우에는 유예기간의 기산점을 연장하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 등 1년의 유예기간이 과도하게 단기간이라고 볼 수 없다.

3. 판 단

이 사건 심판청구가 재판의 전제성 요건을 충족하여 적법한지 여부를 직권으로 살펴본다.

가. 재판의 전제성 요건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문제된 법률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재판의 전제성을 갖추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재판의 전제성이라 함은 구체적인 사건이 법원에 계속되어 있었거나 계속중이어야 하고, 위헌 여부가 문제되는 법률이 당해 소송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것이어야 하며, 그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의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을 담당한 법원이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헌재 1992. 12. 24. 92헌가8 , 판례집 4, 853, 864; 헌재 1995. 7. 21. 93헌바46 , 판례집 7-2, 48, 58).

나. 당해 사건의 예비적 청구와 재판의 전제성 존재 여부

당해 사건의 예비적 청구와 같이, 제소기간이 경과한 이후에 이 사건 처분의 취소 청구를 하고 이 사건 처분의 근거법률조항들이 위헌이라고 다투는 경우에,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대한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 본다.

(1) 구체적인 사건이 법원에 계속중일 것이라는 요건은 당해 사건이 법원에 ‘적법’하게 계속될 것을 요하기 때문에, 만일 당해 사건이 부적법한 것이어서 법률의 위헌 여부를 따져 볼 필요조차 없이 각하를 면할 수 없는 것일 때에는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신청은 적법요건인 재판의 전제성을 흠결한 것으로서 각하될 수밖에 없고 이러한 경우에는 위헌법률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없다(헌재 1992. 8. 19. 92헌바36 , 판례집 4, 572, 574; 헌재 2000. 11. 30. 98헌바83 , 판례집 12-2, 278, 284; 헌재 2005. 3. 31. 2003헌바113 , 판례집 17-1, 413, 420 참조).

그리고 법원에서 당해 소송사건에 적용되는 재판규범 중 위헌제청신청대상이 아닌 관련법률에서 규정한 소송요건을 구비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소각하 판결을 선고하고 그 판결이 확정되거나, 소각하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당해 소송사건이 부적법하여 각하될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당해 소송사건에 관한 재판의 전제성 요건이 흠결되어 부적법하다(헌재 2000. 11. 30. 98헌바83 , 판례집 12-2, 278, 284; 헌재 2005. 3. 31. 2003헌바113 , 판례집 17-1, 413, 419).

(2) 당해 사건 법원은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 청구인이 이 사건 처분이 있음을 안 2003. 5. 12.경으로부터 90일이 경과한 2005. 1. 19.에야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였음을 들어 예비적 청구 부분의 소를 각하하였으며, 이 부분 판단은 날짜 계산상 명백하여 상급심에서 변경될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에 대한 취소청구 부분은 제소기간이 경과하였기 때문에 부적법하여 각하를 면할 수 없으므로, 이 부분과 관련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대한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할 수 없어 부적법하다.

다. 당해 사건의 주위적 청구와 재판의 전제성 존재 여부

당해 사건의 주위적 청구와 같이, 제소기간이 경과한 후에 이 사건 처분의 무효확인 청구를 하고 이 사건 처분의 근거법률조항들이 위헌이라고 다투는 경우에,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대한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할 수 있는

지 여부에 대해서 본다.

(1) 대법원은 1995. 7. 11. 선고한 94누4615 건설업영업정지처분무효확인 사건에 대한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대법관 10:2의 의견으로 ‘중대명백설’을 채택하였다. 즉, “하자 있는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기 위하여는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하며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한 것인지 여부를 판별함에 있어서는 그 법규의 목적, 의미, 기능 등을 목적론적으로 고찰함과 동시에 구체적 사안 자체의 특수성에 관하여도 합리적으로 고찰함을 요한다.”고 하였다. 이어서 대법원은 1996. 11. 12. 선고 96누1221 판결, 1998. 4. 10. 선고 96다52359 판결, 2000. 9. 5. 선고 99두9889 판결, 2004. 10. 15. 선고 2002다68485 판결 등에서 중대명백설을 취하고 있으므로, 이에 관하여 이제는 대법원의 판례가 확립되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위 대법원 94누4615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헌법재판소는 1999. 9. 16. 선고한 92헌바9 사건에서 “원칙적으로 행정처분의 근거가 된 법률이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으로 선고된다고 하더라도 그 전에 이미 집행이 종료된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지는 않으므로, 행정처분에 대한 쟁송기간 내에 그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한 경우는 별론으로 하고 쟁송기간이 경과한 후에는 행정처분의 근거법률이 위헌임을 이유로 무효확인소송 등을 제기하더라도 행정처분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 그러므로 행정처분에 대한 쟁송기간이 경과된 후에 그 행정처분의 근거가 된 법률에 대한 위헌 여부에 대한 심판청구를 한 경우에는 당해 사건을 담당하는 법원이 그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이 있는 경우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할 예외적인 사정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재판의 전제성 유무가 달라지게 된다고 할 것인데, 그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이 행정처분의 효력에 영향을 미칠 여지가 없는 경우에는 그 법률의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에 대한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질 수 없는 것이므로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할 수 없게 된다. 한편, 위와 같은 경우 행정처분이 무효인지 여부는 당해 사건을 재판하는 법원이 판단할 사항이다.”라고 판시하였다(헌재1999. 9. 16. 92헌바9 , 판례집 11-2, 262, 270; 헌재 2004. 1. 29. 2002헌바73 , 판례집 16-1, 103, 109-110; 헌재 2005. 3. 31. 2003헌바113 , 판례집 17-1, 413, 420 참조).

(2) 이 사건에서 당해 사건의 주위적 청구는 행정처분에 대한 쟁송기간이 경과한 후에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한 것인바, 위 대법원 및 헌법재판소의 판례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위헌이라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설사 위헌이라고 하더라도 국회에서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의하여 제정ㆍ공포된 법률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사정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있기 전에는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하자는 행정처분의 취소사유에 해당할 뿐 당연무효 사유는 아니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의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의 주위적 청구와 관련하여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로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 요건을 충족하지 아니하였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5.와 같은 재판관 조대현 및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김종대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의 의견일치에 따른 것이다.

5. 재판관 조대현의 반대의견

가. 행정처분의 무효사유와 근거법률의 위헌성

대법원은 “하자 있는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기 위하여는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하며,”1)“법률에 근거하여 행정처분이 발하여진 후에 헌법재판소가 그 행정처분의 근거가 된 법률을 위헌으로 결정하였다면, 결과적으로 그 행정처분은 법률의 근거가 없이 행하여진 것과 마찬가지가 되어 하자가 있는 것으로 된다고 할 것이나, 일반적으로 법률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사정이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있기 전에는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전에 행정

처분의 근거로 된 법률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사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연무효 사유는 아니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하였다.2)

다수의견은 이러한 대법원 판례에 따른 것이라고 보이지만, 동의하기 어렵다.

나. 헌법의 최고규범성

헌법은 모든 국가기관과 모든 국가작용을 기속하는 최고규범이므로, 국회가 제정한 법률이라도 헌법에 위반되면 헌법의 최고규범력에 저촉되는 한도에서 효력을 인정받을 수 없다.

헌법헌법의 최고규범력을 보장하기 위하여 위헌법률심판제도를 마련하면서, 위헌법률심판권을 헌법재판소에만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가 어느 법률을 위헌으로 결정하기 전에는, 행정부나 법원은 그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적용하게 된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어느 법률을 위헌이라고 결정하면 그 법률은 효력을 상실하고 행정부나 법원도 그 법률을 적용할 수 없게 된다.

다.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위헌이라면 과징금부과처분의 무효사유로 되는가?3)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청구인들에게 과징금을 부과하는 직접적인 근거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위헌결정으로 실효되면 과징금부과처분의 존재 근거가 없어지게 된다. 따라서 대법원 판례에 따르더라도 청구인들에 대한 과징금부과처분은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의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위헌이라고 결정되면, 위와 같은 하자가 객관적으로 명백해진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위헌결정이 있기 전에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있는 날부터는 객관적으로 명백해진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대법원 판례에 따르더라도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이 있는 날부터는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한 과징금부과처분에 무효사유가 있음이 명백해진다고 할 수 있다.

라. 위헌결정의 효력과 법적 안정성

법률의 위헌 여부는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의하여 비로소 밝혀지는 것이지만, 그 위헌성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의하여 비로소 생기는 것이 아니라 법률이 위헌적인 내용으로 제정될 때부터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헌법의 최고규범력을 철저히 보장하려면 법률의 위헌성이 생긴 때(위헌인 법률이 제정된 때)부터 위헌법률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위헌법률의 효력을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선고된 이후부터 부인한다면, 위헌선고가 있기 전에는 헌법에 위반되는 법률의 효력을 허용하는 셈이 되어 헌법의 최고규범성을 해치게 된다.

그러나 헌법에 위반되는 법률도 헌법재판소가 위헌이라고 심판하기 전에는 합헌적인 법률로 간주되어 적용되므로, 그로 인하여 형성된 법률관계의 법적 안정성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은 위헌법률의 소급적 실효를 제한하고 있다. 즉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을 받은 법률이라도 형벌에 관한 법률만 소급적으로 실효되고, 그 밖의 법률은 위헌결정이 있는 날로부터 효력을 상실하도록 하고 있다.4)

마.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이 행정처분의 무효사유로 되는 시기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헌법재판소에 의하여 위헌이라고 결정되면,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본문에 의하여 그 위헌결정이 있는 날로부터 이 사건 법률조항들의 효력이 상실된다.5)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을 근거로 한 과징

금부과처분은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대한 위헌결정이 있는 날로부터 법적 근거를 상실하게 되는 중대한 하자를 가지게 되고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된다.

그러므로 청구인들에 대한 과징금부과처분이 취소청구기간의 도과로 형식적으로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처분의 근거법률인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있는 날부터는 무효로 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거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이 선고된 경우에,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본문의 제한으로 인하여 위헌결정 전에 이루어진 과징금부과처분이 소급하여 무효로 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위헌결정으로 과징금부과처분의 근거법률이 사라진 이후에는 과징금부과처분이 장래에 향하여 무효로 되고, 위헌법률에 근거한 과징금부과처분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에는 그 확정이 차단되며, 과징금부과처분이 확정된 경우라도 그에 따른 강제징수 등의 후속처분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6)법률이 위헌결정으로 실효된 경우에 그 법률에 근거한 처분의 효력을 계속 존속시키거나 실현시키는 것을 허용하면, 위헌결정에 의하여 구체화된 헌법의 최고규범력과 위헌결정의 기속력을 무시하게 된다.

바. 이 사건 심판청구와 재판의 전제성

이처럼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선고될 경우에 이 사건 법률조항들을 근거로 이루어진 과징금부과처분이 위헌결정이 있는 날부터 장래에 향하여 무효로 된다고 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들을 근거로 이루어진 과징금부과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당해 사건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의 위헌 여부는 당연히 재판의 전제로 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있더라도 과징금부과처분이 처음부터 소급적으로 무효로 되는 것이 아니라 위헌결정 이후의 장래에 향하여 무효로 됨에 그친다고 하여 재판의 전제성을 부인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가 재판의 전제성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각하할 수는 없다.

6. 재판관 김종대의 반대의견

나는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당해 사건의 주위적 청구에 관하여 재판의 전제성이 있다고 보므로 아래와 같이 반대의견을 밝힌다.

가. 문제의 소재

다수의견은,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기 위해서는 행정처분의 하자가 중대한 것일 뿐 아니라 명백한 것이어야 한다는, 이른바 ‘중대명백설’이 대법원의 판례임을 들어, 행정처분의 근거 법률에 대해 위헌결정이 내려지더라도 그 행정처분의 하자가 중대한 것이기는 하지만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있기 전까지는 그 하자가 명백하지는 않으므로 처분의 근거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이 있더라도 그 처분이 무효로 되지는 않는다는 이유에서, 이 사건 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당해 사건의 주위적 청구에 관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대해 재판의 전제성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른바 ‘중대명백설’에 입각하여 위헌인 법률에 근거한 처분이 무효로 될 가능성을 전면 부정하는 것은 헌법 이념인 법치주의에 반할 뿐 아니라, 구체적인 사건의 재판을 담당한 법원이 반드시 ‘중대명백설’에 기속되어야 하는 것으로 볼 수도 없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이유로 재판의 전제성을 부인하는 것은 부당하다.

나. ‘중대명백설’에 입각하여 재판의 전제성을 부인하는 견해의 문제점

(1) 행정처분의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한” 경우에만 그 행정처분이 무효로 된다고 보는 이른바 ‘중대명백설’에 입각하여, 행정처분의 근거 법률이 위헌으로 결정되는 경우에도 그 처분이 무효로 될 가능성을 부정하고 그 결과 그 처분의 근거 법률에 대하여 재판의 전제성을 부인하는 견해는 법적 안정성만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모든 공권력의 행사는 헌법에 합치하여야 한다는, 헌법의 기본이념인 법치주의를 무시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헌법의 하위규범인 법률이 헌법에 위반된다면 그 법률의 효력은 부정되므로 위헌인 법률에 근거하였던 행정처분 역시 법치주의의 원리에 따라 원칙적으로는 그 효력을 부인하는 것이 순리이다.

다만, 법적 안정성 또는 신뢰보호 역시 헌법적 가치로서 존중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에 근거하였던 행정처분의 효력을 그대로 인정해야 할 필요성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법적 안정성을 우선할 것인지 아니면 모든 공권력의 행사를 헌법에 합치시키는 법치주의의 이념을 우선할 것인지는 결국 개별적인 사안이 가지는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달리 판단할 수 있어야 하며 일방적으로 어느 한 쪽의 가치만을 앞세우는 것은 부당하다.

(2) ‘중대명백설’에 따르더라도 “명백성”의 판단은 구체적 사안에 따라 다르다. 하자의 명백성이 ‘처음부터 누가 보더라도 명백한 하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상정하기는 어려우며, 대부분의 경우 그 하자는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않아 법원의 최종적인 판단에 의해 결정될 수밖에 없다.

현재 ‘중대명백설’을 따르고 있는 대법원 역시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한 것인지 여부를 판별함에 있어서는 그 법규의 목적, 의미, 기능 등을 목적론적으로 고찰함과 동시에 구체적 사안 자체의 특수성에 관하여도 합리적으로 고찰함을 요한다”고 함으로써(대법원 1995. 7. 11. 선고 94누4615 판결 등) 하자의 명백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구체적인 사정들을 고려한 가치의 형량이 필요함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 나아가 위 대법원 판결에서 “행정행위의 무효사유를 판단하는 기준으로서의 명백성은 행정처분의 법적 안정성 확보를 통하여 행정의 원활한 수행을 도모하는 한편 그 행정처분을 유효한 것으로 믿은 제3자나 공공의 신뢰를 보호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보충적으로 요구되는 것으로서, 그와 같은 필요가 없거나 하자가 워낙 중대하여 그와 같은 필요에 비하여 처분 상대방의 권익을 구제하고 위법한 결과를 시정할 필요가 훨씬 더 큰 경우라면 그 하자가 명백하지 않더라도 그와 같이 중대한 하자를 가진 행정처분은 당연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라는 소수의견도 제시된 바 있다)

결국 하자의 명백성 여부는 구체적 사안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행정처분의 근거 법률이 위헌으로 결정되기 전까지는 그 하자가 명백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일률적으로 그 처분이 무효로 될 가능성을 부인하고 그 근거 법률의 위헌 여부에 대해 재판의 전제성을 부인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다. 행정처분의 무효 여부 판단의 주체는 당해 법원이다.

행정처분이 무효가 되기 위해서는 그 하자가 어느 정도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법률은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따라서 어떤 행정처분에 존재하는 하자가 그 처분의 무효사유인지 아니면 취소사유에 불과한 것인지 여부는 개별적인 사건에서 당해 법원이 판단할 수밖에 없다.

다만 무효사유의 기준에 관하여는 하자의 중대성을 기준으로 하는 견해, 하자의 중대성과 명백성을 함께 고려하는 견해, 하자의 중대성을 기준으로 하되 법적 안정성을 위해 하자의 명백성 요건을 보충적으로 고려하는 견해, 개별 사건마다 구체적인 가치들을 형량하여 판단하는 견해 등이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으며, 앞에서 보았듯이 대법원은 94누4615 판결 이후로 하자의 중대성과 명백성을 함께 고려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효사유의 판단 기준에 관하여 대법원이 하자의 중대성과 명백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입장을 취한다고 하여 모든 법원이 개별 사건에서 반드시 하자의 중대성과 명백성을 함께 고려하는 기준으로써 무효사유를 판단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법률이 명문으로 당연무효설을 받아 들이고 있지 않은 상황하에서, 특정한 사건에서 중대명백설을 취한 대법원의 견해는 대법원에 상소된 당해 사건에 관하여서만 그 하급심을 기속할 뿐이므로(법원조직법 제8조) 별개의 사건에서의 다른 하급심 법원은 상급법원의 판단과 얼마든지 달리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대법원의 판단 역시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다(법원조직법 제7조 제1항 제3호 참조). 현재 대법원은 행정처분의 근거가 된 법률이 후에 위헌으로 결정되더라도 그 처분이 당연무효가 되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으나(대법원 1994. 10. 28. 선고 92누9463 판결; 대법원 2000. 6. 9. 선고 2000다16329 판결 등), 이전의 대법원 판결 중에는 위헌법률에 근거한 행정처분은 당연무효라는 취지로 판시한 판결들도 있었으며(대법원 1991. 6. 28. 선고 90누9346 판결; 대법원 1993. 1. 15. 선고 91누5747 판결 등), 현재의 대법원 견해가 변경되지 않을 것으로 단정할 수

도 없다.

따라서 문제된 행정처분으로 인해 국민이 받게 되는 불이익은 심대한 반면 그 처분을 무효로 하더라도 법적 안정성에 대한 침해의 정도는 그리 크지 않다고 판단되는 사안이라면, 법원은 그 처분의 근거 법률이 위헌으로 결정되는 경우에 그 처분을 무효라고 판단할 수도 있을 것이므로, 결국 근거 법률의 위헌결정으로 인해 그 처분이 무효로 될 것인지 여부는 궁극적으로 당해 사건을 담당한 법원이 판단할 사항이다.

그렇다면 헌법재판소로서는 행정처분의 근거가 된 법률의 위헌 여부가 그 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당해 사건에 대하여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행정처분의 무효사유에 관해 제시되는 여러 기준 가운데 하나로 제시되는 이른바 ‘중대명백설’을 들어 전면적으로 부정할 것이 아니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궁극적인 무효 여부는 당해 법원의 판단에 맡기고 일응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하여 본안 판단에 나아가야 할 것이다.

라. 이 사건에서의 판단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당해 사건에서 청구인이 무효확인을 구하고 있는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되는 법률조항들로서, 헌법재판소가 이 사건 법률조항들을 헌법에 위반되는 것으로 결정할 경우 당해 사건의 법원이 이 사건 처분을 무효로 판단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현재 대법원이 취하는 중대명백설 아래서도 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리고 실제로 당해 사건의 법원은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대한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대하여 마땅히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하고 본안 판단에 나아가야 할 것이다.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이공현 조대현 김희옥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주심) 목영준 송두환

arrow
피인용판례
본문참조조문
판례관련자료
유사 판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