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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유예
서울고등법원 2010. 8. 9. 선고 2010노733,1858(병합) 판결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피고인10,16,18,20을제외한나머지피고인들에대하여일부인정된죄명:특수공무집행방해)·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퇴거불응)·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피고인16,20을제외한나머지피고인들에대하여일부인정된죄명: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폭행)}·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체포)·특수체포치상·화염병사용등의처벌에관한법률위반·업무방해·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재물손괴등){피고인6,10에대하여일부인정된죄명: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재물손괴등)}·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재물손괴등)·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상해)·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폭행)·총포·도검·화약류등단속법위반][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1 외 21인

항 소 인

쌍방

검사

조경헌

변 호 인

변호사 김차곤 외 3인

원심판결
주문

1. 제1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과 제2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모두 파기한다.

가. 피고인 1, 2, 22(대법원 판결의 피고인 21)를 각 징역 3년에, 피고인 3, 4, 5, 6, 7, 8, 9, 11, 12, 13, 14, 15, 17, 19(대법원 판결의 피고인 18), 21(대법원 판결의 피고인 20)을 각 징역 2년에, 피고인 10, 16, 18(대법원 판결의 피고인 17), 20(대법원 판결의 피고인 19)을 각 징역 1년 6월에 각 처한다.

나.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피고인 2, 22에 대하여는 각 4년간, 피고인 3, 4, 5, 6, 7, 8, 9, 11, 12, 13, 14, 15, 17, 19, 21에 대하여는 각 3년간, 피고인 10, 16, 18, 20에 대하여는 각 2년간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다. 이 사건 각 공소사실 중 아래의 점은 모두 무죄.

1) 피고인 2, 6의 2009. 5. 11.자 공소외 2에 대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의 점

2) 피고인 16에 대한 각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 각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폭행),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체포), 특수체포치상, 각 특수공무집행방해, 각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및 각 화염병사용등의처벌에관한법률위반의 점

3) 피고인 13에 대한 각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 각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폭행),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체포) 및 특수체포치상의 점

4) 피고인 1, 2, 3, 4, 5, 6, 7, 8, 9, 11, 12, 13, 14, 15, 17, 19, 21, 22의 2009. 7. 22.자 공소외 3에 대한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2009. 7. 24.자 공소외 4, 5에 대한 각 특수공무집행방해의 점

5) 피고인 1에 대한 총포·도검·화약류등단속법위반의 점

2. 제1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1. 피고인들

가. 쟁의행위의 정당성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제1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항 관련) : 피고인 10, 16, 17, 18, 20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

정리해고의 실시 문제가 노동쟁의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으며, 설령 이와 달리 본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쟁의행위는 오로지 정리해고 문제만을 목적으로 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임금인상, 근로시간 단축, 근무형태의 변경 등도 주된 쟁점이어서 정리해고 문제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임금인상 등 다른 교섭사항만으로도 쟁의행위에 나아갔을 가능성이 충분하므로 그 목적에 있어서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또한 쌍용자동차 노조는 이 사건 쟁의행위에 앞서 조합원들의 찬반투표를 거쳤을 뿐만 아니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을 신청하여 행정지도를 받는 등 조정절차도 거쳤으므로 이 사건 쟁의행위는 절차에 있어서도 정당성이 인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쟁의행위는 형법상 정당행위로서 그 위법성이 조각된다.

나. 점거파업 이전의 개별 폭력행위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제1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항 관련)

1) 피고인 2, 6(제1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의 자항)

공소외 6은 쇠파이프로 화분을 손괴하는 과정에서 공소외 2의 발뒤꿈치를 가격하게 된 것으로 당시 공소외 6에게는 상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 설령 공소외 6에게 상해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위 피고인들은 공소외 6의 상해행위를 목격하거나 인식하지도 못하여서 상해와 관련하여 공소외 6과 의사연락이 있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위 피고인들에게 상해죄의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2) 피고인 5, 9, 15(제1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의 타항)

가) 당시 피해자 공소외 7의 등 부위를 발로 걷어찬 사람은 공소외 8이었고, 피고인 9, 15는 위 폭행 장면을 목격한 바도 없으므로 위 피고인들에게 상해죄의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나) 피고인 5는 당시 22:05경부터 22:35경까지 제조품질1팀 사무실에서 공소외 8과 함께 손괴행위를 한 사실은 있으나, 22:35경부터 22:45경까지 생산관리팀 사무실 등지에서 이루어진 손괴행위나 공소외 7에 대한 상해행위에는 가담한 사실이 없다.

다. 점거파업 시기의 폭력행위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제1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4항 관련)

1) 공모공동정범의 성립 여부

가) 피고인 1, 10, 18, 20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

(1) 제1원심은 피고인 10, 18, 20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을 이른바 ‘파업주도세력’으로 보아 점거파업 시기에 이루어진 폭력행위에 관하여 위 피고인들에게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물었으나, 위 피고인들 중 피고인 1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이 점거파업 조합원들의 개별적인 폭력행위를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함이 없이 용인하였다고 함은 몰라도 이들에게 공동가공의 의사가 있었다고 할 수는 없다. 또한 위 피고인들이 점거파업 과정에서 차지하는 지위, 역할이나 그 경과에 대한 지배 내지 장악력 등을 종합해 보아도 이들에게 범죄에 대한 본질적인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점거파업 시기의 폭력행위에 대하여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2) 공소외 1(대법원 판결의 공소외인) 수첩사본의 증거능력에 대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제1원심이 위 피고인들의 공모사실에 관하여 유력한 증거로 채용한 공소외 1 작성의 수첩사본은 공소외 1이 실제 경험한 사실이 아니라 재전문진술에 해당하는바, 원진술자가 특정되어 있지도 아니하고 원진술자의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증거능력이 없다.

나) 피고인 16

피고인 16은 조립3팀의 대표대의원인 공소외 9가 점거파업에서 이탈하자 그를 대신하여 중앙쟁대위 회의에 2, 3차례 참석하여 일정이나 전달사항 등을 전달받아 온 것이 전부이므로, 위 피고인을 파업주도세력으로 보아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

다) 피고인 17

피고인 17은 중앙쟁대위 위원이 아니고, 선봉대장으로서 중앙쟁대위 회의에 2, 3차례 참석한 적은 있으나 위 피고인이 참석한 회의에서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특정한 행위가 결정된 바 없고 발언권도 없었으며, 위 피고인이 담당했던 평택선봉대는 약 8명에 불과하고 오폐수처리장 쪽 경계근무만을 담당하여 점거파업 이후의 불법행위에 실제로 가담한 사실이 거의 없었으므로, 위 피고인을 파업주도세력으로 보아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

2) 피고인 13(제1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4의 나, 다, 라, 마항)

피고인 13은 2009. 6. 26.부터 2009. 6. 27.까지 별건으로 체포되어 있었으므로 이 시기에 이루어진 폭력행위에 대하여도 위 피고인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

3) 피고인 18(제1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4의 나항)

피고인 18은 파업주도세력이 아닌 단순 파업참가자로서 2009. 6. 26. 15:00경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본관 앞에서 쇠파이프를 휘두른 사실은 있으나, 다른 시각, 장소에서 폭력행위를 한 사실은 없으므로, 위 일시, 장소에서 이루어지지 아니한 폭력행위(제1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3 순번 1, 11, 17, 21, 22번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이 없다.

4) 피고인 16(제1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4의 마항)

피고인 16은 피해자 공소외 10이 조합원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이후 공소외 10을 발견하고는 조합원들을 말려 폭행을 하지 못하도록 한 사실만이 있을 뿐이므로 위 피고인에게 특수체포치상의 죄책을 물을 수는 없다.

5) 피고인 10, 18, 20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제1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4의 바, 사항)

공소외 3(제1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6 순번 17번 피해자)은 부대이동 중 땅에 떨어져 있던 못을 밟은 것이고, 공소외 4, 5(제1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7 순번 3, 4번 피해자)도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바닥에 뿌려져 있던 윤활유에 미끄러진 것에 불과하여, 피고인들이나 점거파업 조합원들이 이들을 폭행하였다고 할 수 없다.

라. 모의총포에 관한 법리오해(제2원심 판시 범죄사실) : 피고인 1

총포·도검·화약류등단속법 제11조 에서는 ‘모의총포’를 ‘총포와 아주 비슷하게 보이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이라고 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발사체(다연발대포)가 모의총포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총포와 아주 비슷하게 보이는 것’이라는 요건이 필요한데, 이 사건 발사체는 그와 같은 유사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2원심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로 인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잘못이 있다.

마. 양형부당 : 피고인들

제1, 2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주1) 형 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검사

가. 사실오인(제1원심 판시 무죄 부분)

공소외 11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 10, 18, 20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이 쇠파이프로 철조망을 내려친 성명불상 조합원과 공모하여 공소외 11에게 상해를 가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제1원심은 사실을 오인한 나머지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잘못이 있다.

나. 양형부당

제1원심의 형은 오히려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1. 이 사건 쟁의행위의 정당성 유무에 관하여(제1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항)

가. 관련 법리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1. 10. 25. 선고 99도4837 판결 등 참조).

한편 정리해고나 사업조직의 통폐합 등 기업의 구조조정의 실시 여부는 경영주체의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이는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고,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동조합이 실질적으로 그 실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하여 쟁의행위에 나아간다면, 비록 그 실시로 인하여 근로자들의 지위나 근로조건의 변경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하더라도 그 쟁의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 대법원 2001. 4. 24. 선고 99도4893 판결 , 2002. 2. 26. 선고 99도5380 판결 등 참조).

또한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그 쟁의목적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부당한 요구사항을 제외하였다면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1도1863 판결 , 2004. 4. 9. 선고 2002도736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사용자가 경영권의 본질에 속하여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사항에 관하여 노동조합과 ‘합의’하여 시행한다는 취지의 단체협약의 일부 조항이 있는 경우, 그 조항 하나만을 주목하여 쉽게 사용자의 경영권의 일부 포기나 중대한 제한을 인정하여서는 아니 되고, 그와 같은 단체협약을 체결하게 된 경위와 당시의 상황, 단체협약의 다른 조항과의 관계, 권한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원칙에 입각하여 노동조합이 경영에 대한 책임까지도 분담하고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그 조항에 기재된 ‘합의’의 의미를 해석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2. 2. 26. 선고 99도5380 판결 , 2003. 2. 11. 선고 2000도4169 판결 참조).

나. 인정사실

제1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이 인정된다.

① 쌍용자동차 주식회사(이하 ‘쌍용자동차’라 한다)는 2008년 유가급등과 경제위기에 따른 판매감소, 연구개발투자 부진에 따른 경쟁력 약화 등으로 심각한 재정상태에 빠져 2009. 1. 9.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여 2009. 2. 6. 회생절차가 개시되었는바, 회생법원은 ‘쌍용자동차의 조직과 사업 현황을 전면 재점검하고 회생의 바탕이 될 수 있도록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전반에 걸쳐 실시하라.’는 지침을 밝혔다.

② 이에 따라 쌍용자동차는 회계법인을 통한 실사결과를 바탕으로 2009. 4. 8. 쌍용자동차의 위와 같은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쌍용자동차의 근로자 7,177명의 37%에 해당하는 2,646명을 희망퇴직 및 분사의 방법으로 구조조정하는 한편 신차개발투자자금 등으로 2,500억 원 상당을 대출받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2009. 4. 8.부터 4. 24.까지 6차례에 걸쳐 □□□ 쌍용자동차지부(이하 ‘쌍용자동차 노조’라 한다)에 대하여 정리해고의 회피방안으로서의 희망퇴직, 분사 등과 아울러 정리해고의 규모와 기준 등에 관한 노사협의를 요청하였다.

③ 그러나 쌍용자동차 노조는 노사협의가 아닌 단체교섭의 진행을 요구하면서 사측의 위와 같은 노사협의 요청을 거부하였고, 2009. 4. 9.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총회소집을 결의하고, 2009. 4. 13.과 4. 14.에 ‘임금교섭 및 정리해고 분쇄’를 목적으로 하는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친 다음 이 사건 쟁의행위에 돌입하였다.

④ 이 사건 쟁의행위를 전후로 쌍용자동차 노조가 발행한 유인물에는 “총고용보장, 정리해고분쇄, 공적자금투입”이라는 표어 아래 “정리해고 분쇄하고, 반드시 총고용 지켜내자.(4. 10.자 중앙쟁대위속보)”, “노동조합은 총고용 쟁취가 목적이다.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총고용을 보장한다면 모든 것 열어놓고 이야기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 어떠한 협상도 필요없음을 밝힌다.”(4. 15.자 중앙쟁대위속보), “정리해고 철회가 되지 않는 한 조립3팀 및 관련 지원부서는 오늘부터 전면 야간출근을 거부한다.”(5. 6.자 중앙쟁대위 투쟁지침 1호), “희망퇴직은 정리해고다. 따라서 노동조합은 2,646명 정리해고와 희망퇴직 반대를 분명히 하며 강고한 철폐투쟁을 전개한다.”(중앙쟁대위 투쟁지침 2호), “모든 역량 총 집결해 반드시 정리해고 분쇄할 것”(5. 11.자 중앙쟁대위속보), “노동조합은 분사에 대한 반대와 거부를 명확히 하며, 변형된 정리해고 ‘분사’ 철폐투쟁을 전개한다.”(5. 13.자 중앙쟁대위 투쟁지침 3호), “정리해고 통보를 단호히 거부하고 투쟁대오를 사수하라. 해고통지서가 집으로 도착하면 우편물 수취를 거부한다.”(중앙쟁대위 투쟁지침 6호)는 등의 내용이 실려 있으며, 사측에 제시한 대안이라는 것도 한명의 정리해고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전제 아래 근로시간 단축(이른바 ‘5+5 방식’)을 통한 총고용 유지를 주장하는 것이었다.

⑤ 한편 위 회생절차에서 조사위원인 공소외 12 법인은 2009. 5. 6. ‘회생절차개시일 기준으로 쌍용자동차의 계속기업가치는 1조 3,275억 7,900만 원인 반면 청산가치는 9,385억 9,500만 원으로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3,889억 8,400만 원 상회하지만, 계속기업가치는 근로자 7,177명의 37%에 상당하는 2,646명의 대폭적인 구조조정과 2,500억 원의 신규자금 조달을 전제로 추산한 것이므로 위와 같은 전제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회생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취지의 실사결과를 제출하였다.

다. 판단

1) 위 인정사실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쌍용자동차 노조는 사측이 회생법원의 지침과 회계법인의 실사결과를 바탕으로 마련한 인력구조조정 방안 자체를 전혀 수용할 수 없다는 태도를 유지하여 왔던 점에 비추어 보면 쌍용자동차 노조가 이 사건 쟁의행위 당시 내세운 임금교섭 등에 관한 주장은 쟁의행위를 합법화하기 위하여 내세운 형식적인 주장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은 정리해고 자체를 전혀 수용할 수 없다는 노조 측의 입장을 관철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바, 쌍용자동차 노조의 위와 같은 주장은 사용자의 정리해고에 관한 권한 자체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으로서 경영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내용이어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쌍용자동차는 심각한 재정상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기업의 회생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쌍용자동차의 위와 같은 구조조정 방침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2) 한편 쌍용자동차와 쌍용자동차 노조가 체결하여 이 사건 쟁의행위 당시 시행되던 2008년도 단체협약 제48조 제1항에 ‘회사의 경영상 인원을 정리하고자 할 때에는 조합과 합의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주2) 공판기록 제1,912쪽), 위 조항에는 희망자를 우선하여 퇴직시키되 희망자가 감원계획 인원에 미달하는 때에는 임시직원, 수습사원, 중징계자 등의 순으로 정리한다는 취지로 인원정리의 규모 및 구체적인 방법 등이 규정되어 있고, ’회사는 인원정리를 일방적으로 실시하지 않으며 해고 이전에 해고를 피하기 위한 자구노력을 다해야 한다. 또한 해고가 불가피할 경우에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나아가 위 단체협약 체결 당시 쌍용자동차는 노조에게 경영에 대한 책임까지도 분담시켜 노사가 회사를 공동으로 경영하기로 방침을 정할 상황도 아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단체협약 제48조 제1항은 사용자가 정리해고 등 경영상 결단을 하기 위하여는 반드시 노조와 사전 합의할 것을 요건으로 한다는 취지가 아니라 사전에 노조에게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필요한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주고 사용자는 노조의 의견을 성실히 참고하게 함으로써 구조조정의 합리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고자 하는 ’협의‘의 취지로 해석함이 상당하여, 위 규정에 의하여 이 사건 쟁의행위에 그 목적의 정당성이 부여될 수도 없는 것이다.

3) 결국 이 사건 쟁의행위는 그 목적에 있어서 정당성이 있다고 볼 수 없으며, 따라서 쌍용자동차 노조가 이 사건 쟁의행위에 이르기 전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소정의 조정절차를 거쳤다거나 쟁의행위의 수단과 방법에 있어 어떠한 위법이 없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쟁의행위에 정당성이 부여될 수 없으므로, 피고인 10, 16, 17, 18, 20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점거파업 이전의 개별 폭력행위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가. 피고인 2, 6(제1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의 자항)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2, 6은 2009. 5. 21. 19:02경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생산1담당부장 사무실에서 공소외 6, 13 등과 공동하여 공소외 6이 쇠파이프로 공소외 2의 오른쪽 발뒤꿈치를 때려 공소외 2에게 약 21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다발성 좌상 등을 가하였다.

2) 판단

공소외 2는 당시의 부상 경위에 관하여, 공소외 6 등이 사무실에 난입하여 책상, 컴퓨터 등 사무실 집기를 훼손하자 자신은 자리에서 일어나 문밖으로 나가려고 하였는데, 그 때 공소외 6이 쇠파이프로 난 화분을 가격하였고 그 반동에 의해 돌아오던 쇠파이프에 발뒤꿈치를 맞게 되었다면서, 당시의 정황상 공소외 6이 자신을 직접 가격하려 한 것은 아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공소외 2의 제1원심 법정진술, 공판기록 제1,093쪽 이하).

위와 같은 공소외 2의 부상 경위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6에게 공소외 2에 대한 상해의 고의가 있었다고는 볼 수 없으며, 따라서 위 피고인들에게도 상해죄의 공범으로서의 죄책을 물을 수 없다 할 것이다 주3) . 따라서 위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나. 피고인 5, 9, 15(제1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의 타항)

공소외 7의 제1원심 법정진술을 비롯하여 제1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5, 9, 15는 2009. 5. 22. 22:35경 공소외 8과 함께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이하 ‘이 사건 공장’이라 한다.) 생산관리팀, 물류운영팀, 물류기획팀, 자재조달팀 사무실에 찾아가 그곳에 있던 관리직 사원들에게 밖으로 나갈 것을 요구하면서 쇠파이프로 책상 등을 내리쳐 손괴하였던 사실, 그 과정에서 공소외 8과 피고인 15는 물류운영2팀 내 생산2담당 사무실로 들어갔고, 공소외 8은 피고인 15로부터 쇠파이프를 건네받아 이를 휘두르면서 피해자 공소외 7의 등 부위를 발로 걷어차 상해를 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이 위 피고인들이 이 사건 공장 내에 남아있던 관리직 사원들을 밖으로 몰아낼 목적으로 쇠파이프를 휴대한 채 “지금 당장 나가지 안 나가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등 소란을 부리며 공소외 8과 함께 생산관리팀, 물류운영팀, 물류기획팀, 자재조달팀 사무실에 찾아가 그곳에 있던 집기를 손괴하였던 이상 위 피고인들과 공소외 8은 공범관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위 피고인들이 위 사무실로 찾아간 목적, 당시의 상황, 손괴행위와 상해행위 사이의 시간적, 장소적 근접성 등에 비추어 보면, 위 피고인들로서는 그 과정에서 다른 공범이 사람을 다치게 하리라는 것도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직접 상해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공범으로서 상해에 대한 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위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점거파업 시기의 폭력행위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가. 공모공동정범의 성립 여부( 피고인 1, 10, 18, 20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

1) 관련 법리

형법 제30조 의 공동정범은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 실행이라는 주관적·객관적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성립하는바, 공모자 중 일부가 구성요건 행위 중 일부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않은 경우라 할지라도 전체 범죄에 있어서 그가 차지하는 지위, 역할이나 범죄 경과에 대한 지배 내지 장악력 등을 종합해 볼 때, 단순한 공모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된다면, 이른바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 대법원 2005. 3. 11. 선고 2002도5112 판결 , 2006. 12. 22. 선고 2006도162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 경우, 범죄의 수단과 태양, 가담하는 인원과 그 성향, 범행 시간과 장소의 특성, 범행과정에서 타인과의 접촉 가능성과 예상되는 반응 등 제반 상황에 비추어, 공모자들이 그 공모한 범행을 수행하거나 목적 달성을 위해 나아가는 도중에 부수적인 다른 범죄가 파생되리라고 예상하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데도 그러한 가능성을 외면한 채 이를 방지하기에 족한 합리적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공모한 범행에 나아갔다가 결국 그와 같이 예상되던 범행들이 발생하였다면, 비록 그 파생적인 범행 하나하나에 대하여 개별적인 의사의 연락이 없었다 하더라도 당초의 공모자들 사이에 그 범행 전부에 대하여 암묵적인 공모는 물론 그에 대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7도428 판결 참조).

한편 공모공동정범에 있어서 공모 또는 모의는 ‘범죄될 사실’의 주요부분에 해당하는 이상 가능한 한 이를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특정하여야 할 뿐 아니라 엄격한 증명의 대상에 해당하나, 범죄의 특성에 비추어 부득이한 예외적인 경우라면 형사소송법이 공소사실을 특정하도록 한 취지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소사실 중 일부가 다소 개괄적으로 기재되었다고 하여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도6103 판결 참조), 그 공모 또는 모의의 판시는 모의의 구체적인 일시, 장소, 내용 등을 상세하게 판시하여야만 할 필요는 없고 의사합치가 성립된 것이 밝혀지는 정도면 된다(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도3631 판결 참조).

2) 인정사실

제1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쌍용자동차 노조는 창원지회 소속 조합원 약 560명과 정비지회 소속 조합원 약 280명을 포함한 약 5,200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으로서, 조합원 전원으로 구성되는 총회에 갈음하여 각 선거구별로 조합원 약 50여 명 중 1명씩 대의원을 선출하여 대의원대회에서 각종 의사결정을 한다. 노조 집행부는 임원급으로 지부장, 수석부지부장, 부지부장, 사무국장의 4명, 실장급으로 조직쟁의실장, 정책기획실장, 노동안전실장, 후생복지실장, 교육선전실장, 대외협력실장, 재정총무실장의 7명, 그리고 각 실 산하 부장 22명 합계 33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 임원, 실장 및 부장은 ‘노조전임자’ 또는 ‘시간할애자’로서 노조 활동만을 전담하면서 통상 상임집행부 또는 상집간부로 불린다. 그리고 이와 별도로 쌍용자동차 창원공장에 창원지회와 정비직 직원들로 구성된 정비지회를 각각 두고 있다.

② 한편 사측과 쟁의가 발생하면 쟁의행위에 대한 의사결정 및 집행을 총괄하는 최고 의사결정 및 집행기구로 중앙쟁의대책위원회(이하 ‘중앙쟁대위’라 한다.)가 구성되는데, 쌍용자동차 노조는 2009. 4. 9.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하여 노조 집행부 33명과 평택공장 대표대의원 7명, 창원지회의 지회장과 대표대의원 각 1명, 정비지회의 지회장과 대표대의원 각 1명 합계 44명이 위원으로 참가하는 중앙쟁대위를 구성하고 향후 모든 파업일정 및 방법을 중앙쟁대위에서 결정하도록 위임하였다.

③ 이 사건 점거파업 당시 피고인 1은 지부장, 피고인 2는 사무국장, 피고인 22는 수석부지부장, 피고인 3은 조직쟁의실장, 피고인 11은 후생복지실장, 피고인 12는 정책기획실장, 피고인 13은 교육선전실장, 피고인 14는 재정총무실장, 피고인 5, 6, 7, 8, 9는 조직쟁의실 소속의 조직쟁의부장, 피고인 4는 조직쟁의실 소속의 문화체육부장, 피고인 15는 정책기획실 소속의 기획부장, 피고인 19는 창원지회장, 피고인 21은 정비지회장으로서 모두 중앙쟁대위 위원으로 활동하였다.

④ 중앙쟁대위는 최고의 의결기관 및 집행기관으로서 조합원들의 찬반투표를 거쳐 2009. 5. 21. 이 사건 점거파업을 하기로 결정하고 조합원들에게 그에 따른 지침을 하달하였다 주4) .

⑤ 이후 중앙쟁대위는 집회의 선두에 서서 집회를 주도하는 선봉대를 조직함과 주5) 아울러 조직쟁의실이 중심이 되어 조합원들을 소속 팀이나 지회별로 편성하여 이 사건 공장의 출입문과 옥상 등 각 거점에 배치하고, 복면, 마스크, 쇠파이프, 새총, 볼트, 화염병 등을 준비하여 이를 조합원들에게 나누어 주거나 거점별로 배치한 다음 주6) , 조합원들을 상대로 수차례에 걸친 전술훈련과 거점별 전술토론 주7) , 화염병 주8) 투척시범 등의 일정을 진행하여 쌍용자동차의 임직원이나 경찰의 진입에 대비하도록 하였다.

⑥ 점거파업 기간 중 중요한 의사결정을 위하여 중앙쟁대위 회의는 수시로 개최되었고, 위 회의에는 중앙쟁대위 구성원 전원 또는 대다수가 참석하였으며 주9) , 파업과 관련한 모든 지침이나 지시는 중앙쟁대위의 결정에 따라 중앙쟁대위 위원인 피고인들 또는 대표대의원 등을 통하여 조합원들에게 전달되었다 주10) .

⑦ 중앙쟁대위는 2009. 5. 하순경 회의를 개최하여 조합원들에게 새총 및 쇠파이프를 만들어 가지고 다니게 할 것을 결정하고 피고인 1은 그 무렵 개최된 집회에서 조합원들에게 이를 지시하였으며 주11) , 2009. 6. 중순 상집간부들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개최하여 쌍용자동차 임직원이나 경찰의 진입을 막기 위하여 컨테이너 박스를 설치하고 그 뒤에 조합원들을 배치하며 이후 밀리게 되면 지게차를 동원하여 대응하기로 하는 등의 전술을 논의하였고, 이후 여러 차례 중앙쟁대위 지침에 따라 체계적으로 전술훈련을 실시하였다. 또한 경찰이 이 사건 공장 내로 진입한 후로는 화염병 등 무슨 방법을 사용해서든지 각자의 거점 장소를 사수하라는 지시를 하달하기도 하였다 주12) .

⑧ 한편 피고인 17은 선봉대장으로서 점거파업기간 중 선봉대원들을 지휘하여 각종 집회의 선두에 서서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쌍용자동차 임직원 및 경찰들과 대치하는 등 폭력행위를 주도하였고 주13) , 중앙쟁대위 위원은 아니나 중앙쟁대위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석하여 그 회의내용이나 집행부의 지침 등을 선봉대 대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주14) .

3) 판단

가) 공모공동정범의 인정

(1)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바와 같이, ① 이 사건 점거파업의 과정에서 중앙쟁대위는 복면, 마스크와 함께 쇠파이프, 새총, 화염병 등 각종 무기들을 사전에 준비하여 조합원들에게 분배하는 한편 조합원들을 각 거점별로 배치하고 여러 차례 전술훈련과 거점별 전술토론, 화염병투척시범 등의 일정을 진행하여 쌍용자동차의 임직원이나 경찰의 진입에 대비하는 등 점거파업 전과정에 걸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 점 주15) , ② 피고인 10, 16, 17, 18, 20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은 중앙쟁대위 위원으로서 수시로 개최되는 중앙쟁대위 회의에 참석하여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하였으며 이를 조합원들에게 전달하는 등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였고, 피고인 17도 비록 중앙쟁대위 위원은 아니나 적극적으로 회의에 참석하여 그 내용을 선봉대원들에게 전달함과 아울러 선봉대원들을 지휘하여 각종 집회에서 폭력행위를 주도하였던 점, ③ 이 사건 점거파업에 참여한 인원의 규모나 당시의 과열된 분위기 등을 감안할 때 위 피고인들로서는 이 사건 공장을 점거하고 있는 조합원들과 정상조업을 희망하면서 평택공장에 진입하려는 쌍용자동차 임직원들 사이의 분쟁, 집단적인 점거농성 과정에서 표출될 조합원들의 과격한 행동, 진압을 위한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과 그에 따른 집단적 폭행, 상해행위가 뒤따를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방지하기에 충분한 합리적이고 적절한 조치도 없이 오히려 위와 같은 집단행동을 독려하고 감행하였던 점, 그 밖에 위 집단행동들의 성격과 경위, 그 규모와 형태, 구체적인 방법과 진행과정, 그 과정에서 위 피고인들의 지위 및 역할, 쟁의행위 중인 노동조합이라는 조직화된 단체에서 지휘계통을 통한 실행행위에 대한 지배 내지 장악력이라는 관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피고인들이 비록 조합원들의 제1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4항의 각 폭행, 체포, 상해 등 범죄행위들 중 일부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모의하거나 이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한 바가 없었다 하더라도, 위 각 범행에 대한 암묵적인 공모는 물론 그 범행들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하는 자들로 인정된다 할 것이므로, 조합원들이 행한 위 각 범행에 대한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

(2) 한편 위 피고인들은 제1원심이 유죄의 증거로 채용한 공소외 1 수첩사본(증거기록 제2,787쪽 이하)은 공소외 1이 경험하지 아니한 사실을 기록한 재전문증거로서 원진술자에 의하여 그 진술의 진정성립이 인정된 바 없으므로 이를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수첩사본은 쌍용자동차 노조가 속한 □□□의 미조직비정규국장인 공소외 1이 이 사건 점거파업에 가담하여 이 사건 공장 내에 머물면서 당시 상황을 일자, 시간순으로 기재하고 그때그때의 소감 등을 기재하여 둔 것인데, 원진술자인 공소외 1이 제1원심 법정에서 그것이 자신의 자필로 작성된 것임과 그 진정성립을 인정하였으므로(공판기록 1,469쪽),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에 따라 증거능력이 있다 할 것이다.

(3) 다만 제1원심은 2009. 5. 22.경 개최된 ‘전술기획팀 3차 회의’ 관련 부분(제1원심판결문 제19쪽 19행부터 제20쪽 15행 부분)을 위 피고인들에 대한 공모사실의 일부로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점거파업시기를 전후하여 □□□와 쌍용자동차지부 노조 간부들로 구성된 전술기획팀 회의가 수차례 열렸던 점은 인정되나 주16) , 위 전술기획팀 3차 회의의 일시나 개최 여부, 구체적인 논의 내용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증거가 없으므로 제1원심의 이러한 조치는 잘못이라 할 것이지만 주17) ,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위 피고인들이 중앙쟁대위 위원 또는 선봉대장으로서 이 사건 점거파업의 전 과정을 주도하였고 그 시기에 이루어진 개별적 폭력행위들에 대하여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었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제1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공모공동정범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나) 피고인 16의 경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6은 조립3팀의 초선 대의원인데, 대의원들의 직접투표와 대의원대회의 인준을 거쳐 선출되는 조립3팀의 대표대의원은 공소외 9였던 사실, 공소외 9는 이 사건 점거파업에 동참하여 중앙쟁대위 위원으로 활동하다가 2009. 6. 말경 이탈하였고 주18) , 이어 조립3팀 내 다른 대의원들도 모두 이탈하기에 이르자, 위 피고인이 공소외 9를 대신하여 한두 차례 중앙쟁대위 회의에 참석하였다가 일정 등을 조립3팀 조합원들에게 전달하여 주었던 사실, 피고인 16이 중앙쟁대위 회의에 참석하여 발언하거나 표결에 참여한 적은 없었던 사실 등이 인정된다.

살피건대, 피고인 16이 위와 같은 경위로 중앙쟁대위 회의에 참석하게 되었으나 그 참석회수가 미미하고 발언이나 표결 등 적극적인 활동을 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 또한 위 피고인이 조립3팀의 실질적인 대표대의원으로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였다고 볼 만한 뚜렷한 자료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16에게 점거파업 기간 중에 이루어진 개별 폭력행위에 대하여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포괄적인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판단된다.

다) 소결론

따라서 점거파업시기에 이루어진 개별 폭력행위에 대하여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취지의, 피고인 1, 10, 16, 18, 20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의 주장은 이유 없으며 주19) , 피고인 16의 주장은 이유 있다.

나. 피고인별 주장에 대하여

1) 피고인 16(제1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4항 전부)

가) 제1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4의 나, 다, 라, 바 내지 차항

피고인 16이 이른바 파업주도세력으로서 공모공동정범의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고, 기록을 살펴보아도 위 피고인이 점거파업시기에 이루어진 위 범죄사실 기재 폭력행위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가담하였다거나 실행행위를 직접 분담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증거가 없다.

나) 제1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4의 마항

점거파업시기의 폭력행위 중 피고인 16이 실행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적시된 유일한 범행은 피해자 공소외 10에 대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체포) 및 특수체포치상 부분인바, 이에 관하여 위 피고인은, 공소외 10이 도장1팀과 조립3팀 사이에서 조합원 7, 8명에게 둘러싸여 바닥에 넘어져 있는데 조합원들이 공소외 10을 밀치고 때리려 하는 것을 보고 이를 말린 다음, 당시 조합원들이 흥분해 있었던 탓에 지부장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는 것이 가장 안전할 것으로 생각되어 공소외 10을 도장2공장 옥상으로 데려간 후 바로 옥상에서 내려와 복지동 식당으로 갔을 뿐이라는 취지로 변소하고 있다(증거기록 제2,576쪽 이하).

공소외 10도 당시 성명불상 조합원들로부터 쇠파이프로 2차례 폭행을 당한 이후로는 피고인 16을 포함하여 누구로부터도 폭행을 당하지 않았으며, 피고인 16은 다른 조합원들이 자신을 폭행하려고 할 때 말려주었다고 진술하고 있어( 공소외 10의 제1원심 법정진술, 공판기록 1,486쪽), 위 피고인의 변소내용에 부합한다.

위와 같이 피고인 16은 공소외 10이 폭행을 당하여 조합원들에게 붙잡힌 이후에야 공소외 10을 만나 추가적인 폭행을 제지한 다음 공소외 10의 신변보호에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곳으로 공소외 10을 데리고 갔으며 공소외 10을 폭행한 바는 전혀 없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위 피고인에게 공소외 10의 체포나 상해에 관하여 고의가 있었다거나 실행행위를 분담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다) 따라서 피고인 16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있다.

2) 피고인 13(제1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4의 나 내지 마항)

공모공동정범에 있어서 공모자 중의 1인이 다른 공모자가 실행행위에 이르기 전에 그 공모관계에서 이탈한 때에는 그 이후의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관하여는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 대법원 1995. 7. 11. 선고 95도955 판결 , 1996. 1. 26. 선고 94도2654 판결 등 참조).

피고인 13은 2009. 6. 26. 10:40경 현행범으로 체포되어 수원서부경찰서에 구금되어 있다가 2009. 6. 27. 21:20경 석방되어 그 다음날 무렵 이 사건 공장으로 복귀하였는바 주20) , 위 시기에 이루어진 폭력행위는 쌍용자동차 임직원들이 이 사건 공장 안으로 진입하여 일부를 점거하게 된 돌발적인 상황에서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거나 이후 임직원들을 공장 밖으로 밀어내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서 사전에 그에 관한 공모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 피고인으로서는 위 시기에 발생한 폭력행위에 관하여는 다른 공모자가 실행행위에 이르기 전에 공모관계에서 이탈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이에 관하여는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 13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3) 피고인 18(제1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4의 나항)

살피건대 제1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바와 같이, 2009. 6. 26. 이 사건 공장 내에서 있었던 폭력행위는 쌍용자동차 임직원들이 공장 내로 진입을 시도하자 이에 대항하여 이루어진 것인데, 피고인 18은 선봉대장인 피고인 17의 지시에 따라 미리 지정된 거점인 본관 앞에서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적극적으로 폭력을 행사하였던 점,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공장 내에 있었던 나머지 조합원들도 각자의 거점에서 쇠파이프나 새총 등으로 무장한 채 임직원들을 향하여 폭력행위를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위 피고인이 파업주도세력이 아니고 폭력행위가 매우 넓은 지역에서 상당한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발생하였던 관계로 위 피고인이 일부 실행행위에 직접 가담한 바 없다고 하더라도, 위 피고인은 폭력행위에 가담한 다른 조합원들과의 암묵적인 의사연락 아래 전체 폭력행위에 공동가공하려는 의사가 있었고 그 결과에 대한 기능적 행위지배도 있었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 18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피고인 10, 16, 18, 20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제1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4의 바, 사항)

가) 공소사실의 요지

위 피고인들은 나머지 중앙쟁대위 위원들 및 성명불상의 조합원들과 공모공동하여 다중의 위력으로써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① 2009. 7. 22. 23:00경 이 사건 공장 정문 부근에서 경계근무 중이던 경찰관 공소외 3을 폭행함으로써 공소외 3의 범죄예방 및 진압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고, ② 2009. 7. 24. 15:30경 및 15:40경 이 사건 공장 내 로디우스 공장 부근에서 경찰관 공소외 4, 5를 폭행함으로써 이들의 범죄예방 및 진압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

나) 판단

살피건대, 공소외 3은 당시 경계근무 중 이동하면서 조합원들이 발사하여 땅에 떨어져 있던 못을 밟아 다친 것이라고 진술하였고( 공소외 3의 2009. 7. 26.자 경찰 진술, 증거기록 별책 4권), 공소외 4, 5도 당시 진압 작전에 따라 로디우스 공장에 진입하였다가 바닥에 뿌려진 윤활유에 미끄러져 넘어졌다고 진술하였는바( 공소외 4, 5의 2009. 7. 26.자 각 경찰 진술, 증거기록 별책 제5권), 사정이 이러하다면 피고인들을 비롯한 점거파업 조합원들이 바닥에 못을 떨어뜨렸거나 윤활유를 뿌려 두었다는 점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공소외 3 등을 폭행하였다거나 직접적인 유형력의 행사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위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4. 모의총기 여부에 관하여 : 피고인 1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1은 2009. 7. 중순경 이 사건 공장 복지동 3층 노조사무실에서 공소외 14에게 대포제작을 지시하고, 공소외 14는 프레스생산팀 소속 조합원인 제2원심 공동피고인 2, 3, 4와 함께 그 무렵 도장1공장과 조립3·4공장 사이 휠 보관창고 앞에서 파업주도세력으로부터 제공받은 강관, 철제앵글, 용접기 등과 주변에 있던 절단기, 연마기, 부탄가스통 등을 이용하여 가스의 폭발력으로 볼트와 너트 등을 다량 발사할 수 있는 대포 2개를 제작하였는바, 위 대포들은 구경 6.9㎝, 길이 145㎝의 강관으로 만들어진 포신 2개에 휴대용 가스레인지에 사용되는 부탄가스통이나 락카통 등 폭발력이 있는 가스통을 넣은 다음 볼트와 너트 등 발사체 등을 넣고 외부에서 포신 하단을 부탄가스나 기름으로 가열하면 포신 내부의 가스통이 폭발하면서 그 폭발력으로 가스통의 몸통과 그 위의 볼트, 너트 등이 발사되는 구조로서 최대사거리가 270m에 이르고, 대포 1개의 크기는 전체길이 170㎝, 높이 135㎝, 나머지 1개의 크기는 전체길이 210㎝, 높이 110㎝이다.

이로써 피고인 1은 파업주도세력 및 공소외 14, 제2원심 공동피고인 2, 3, 4와 공모하여 총포제조업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총포 2개를 제조하거나, 금속 또는 금속 외의 소재로 만들어진 것으로서 금속 또는 금속 외의 물체를 발사하여 인명·신체상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모의총포 2개(이하 ‘이 사건 발사체’라 한다)를 각 제조하였다 주21) .

나. 판단

1) 관련 규정

제11조 (모의총포의 제조·판매·소지의 금지) ① 누구든지 총포와 아주 비슷하게 보이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것(이하“모의총포”라 한다)을 제조·판매 또는 소지하지 못한다. 〈단서 생략〉

제73조 (벌칙)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의 형으로 벌한다.

1. … 제11조제1항 …의 규정을 위반한 사람

법시행령

제13조 (모의총포의 기준)

법 제11조 의 규정에 의한 모의총포는 별표 5의2에 해당하는 것으로 한다.

[별표 5의2] 모의총포의 기준( 제13조 관련)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것을 모의총포로 한다.

1. 금속 또는 금속 외의 소재로 만들어진 것으로서 모양이 총포와 아주 비슷하여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현저한 것

2. 금속 또는 금속 외의 소재로 만들어진 것으로서 금속 또는 금속 외의 물체를 발사하거나 소리·불꽃을 내는 것 중 다음의 1에 해당하여 인명·신체상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것

가. 발사되는 물체(이하 “탄환”이라 한다)의 크기가 직경 5.7밀리미터 미만인 것

나. 탄환의 무게가 0.2그램을 초과하는 것

다. 발사된 탄환의 운동에너지(파괴력)가 0.02㎏/m를 초과하는 것

라. 탄환의 앞부분이 둥글게 처리되지 아니하여 예리한 것

마. 순간 폭발음이 90데시벨을 초과하거나 가연성의 불꽃을 내는 것

2) 관련 법리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문규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 대법원 2005. 11. 24. 선고 2002도4758 판결 등 참조).

또한 일반적으로 법률의 시행령은 모법인 법률에 의하여 위임받은 사항이나, 법률이 규정한 범위 내에서 법률을 현실적으로 집행하는 데 필요한 세부적인 사항만을 규정할 수 있을 뿐, 법률의 위임 없이 법률이 규정한 개인의 권리·의무에 관한 내용을 변경·보충하거나 법률에서 규정하지 아니한 새로운 내용을 규정할 수 없는 것이고( 대법원 1995. 10. 13. 선고 95누8454 판결 참조), 특히 법률의 시행령이 형사처벌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면서 법률의 명시적인 위임 범위를 벗어나 그 처벌의 대상을 확장하는 것은 헌법 제12조 제1항 제13조 제1항 에서 천명하고 있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대법원 1999. 2. 11. 선고 98도2816 전원합의체판결 등 참조).

3) 판단

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법 제11조 제1항 은 ‘총포와 아주 비슷하게 보이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것’을 모의총포로 규정하면서 그 제조 등을 금지하고, 법 제73조 제1호 는 이를 위반한 경우 처벌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한편 법시행령 제13조 에서는 법 제11조 제1항 의 위임에 따라 모의총포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법시행령 제13조 법 제11조 제1항 의 위임에 의하여 모의총포의 범위를 정함으로써 법 제11조 제1항 과 함께 법 제73조 제1호 의 규정과 결합하여 모의총포의 제조·판매·소지에 대한 처벌법규를 이루고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모의총포의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고 있는 법시행령 별표 5의2에 의하면, 제1호에는 ‘금속 또는 금속 외의 소재로 만들어진 것으로서 모양이 총포와 아주 비슷하여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현저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반면, 제2호에서는 ‘금속 또는 금속 외의 소재로 만들어진 것으로서 금속 또는 금속 외의 물체를 발사하거나 소리·불꽃을 내는 것 중 다음의 1에 해당하여 인명·신체상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것’이라고만 하고 있어 ‘총포와 아주 비슷할 것’이라는 요건은 필요치 않은 것처럼 규정하고 있으나, 법 제11조 제1항 은 제조 등이 금지되는 모의총포에 관하여 ‘총포와 아주 비슷하게 보이는 것으로서’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총포와 아주 비슷하게 보이는 것’이라는 요건(모양상의 유사성)은 어떠한 종류의 모의총포에도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요건이라고 하여야 한다. 이와 달리 모양상의 유사성은 없더라도 총포와 기능상 유사성이 있어 법시행령 별표 5의2 제2호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하기만 하면 모의총포에 해당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앞서 본 형벌법규 해석의 원칙이나 위임입법의 한계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다.

나) 한편 법은 ‘포’의 개념에 관하여 아무런 구체적 정의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나 주22) , 일반적으로 포는 구경의 크기가 일정 규모 이상이고, 발사된 탄두가 표적에서 파열(폭발)하도록 되어 있으며, 관측자와 사격자가 두 사람 이상인 점에서 총과 구별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포는 탄피나 장약을 수용하는 약실과 포신, 격발장치 등으로 구성된 포신결합체, 사격시 포와 포가(포가)에 미치는 힘을 조절하거나 제한하여 사격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주퇴장치, 포신 등을 지지하고 포의 구성부분 일부가 상하 또는 좌우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포가결합체로 구성된다(변호인 제출의 참고자료 제1호, 제2원심 공판기록 제70쪽 이하).

다) 그런데 이 사건 발사체는 이 사건 공장 내에 있던 강관, 철제 등을 이용하여 구경 6.9㎝, 길이 145㎝인 원통형 강관을 지면과 약 45도 각도로 이동형 손수레 등에 고정시킨 다음 한끝(뒤쪽)을 철판으로 막아둔 것으로서, 이 사건 발사체를 이용한 발사는 강관의 다른 끝(앞쪽)을 통하여 부탄가스통과 너트를 내부로 넣은 후 강관 내부의 부탄가스통을 외부에서 가열하면 부탄가스통이 폭발하면서 그 힘으로 너트를 밀어내는 구조로 되어 있는바(제2원심 증거기록 제285, 286쪽의 사진), 이는 위에서 본 포의 일반적인 구조와는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일반인이 인식하는 포의 모습과도 동떨어진 것으로서, 이 사건 발사체를 ‘포와 아주 비슷하여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현저한 것’이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다.

라) 가사 견해를 달리하여 모양상의 유사성은 인정되지 않지만 법시행령 별표 5의2 제2호의 요건을 갖추면 모의총포에 해당한다고 전제하고 살펴보더라도, 제1원심 공판과정에서의 검증 결과 등에 의하면, 이 사건 발사체를 통하여 너트 등을 발사하는 경우 그 위력이 상당하여 인명·신체상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기는 하나(제2원심 공판기록 제87쪽 이하), 검사가 제출한 모든 증거를 종합해 보더라도 이 사건 발사체가 위 별표 5의2의 제2호의 각목에 정한 요건 중의 하나를 충족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주23) .

마) 결국 이 사건 발사체는 모의총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음에도 제2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모의총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이 부분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잘못이 있다 할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 1의 주장은 이유 있다.

5.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가. 공소사실의 요지

쌍용자동차의 정상조업을 희망하는 임직원들 3,000여 명은 2009. 6. 25. 15:30경 이 사건 공장 후문에서 ‘쌍용자동차 경영정상화 촉구 결의대회’에 참여하고 북문 쪽으로 이동하면서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조합원들과 대치하였다.

그러던 중 점거파업 중이던 성명불상의 조합원이 철조망을 흔들던 공소외 11의 손 부위를 위험한 물건인 쇠파이프로 내리쳤다.

이로써 피고인 10, 18, 20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은 나머지 중앙쟁대위 위원들 및 위 성명불상 조합원을 비롯한 900여 명의 조합원과 공모하여 다중의 위력으로 위험한 물건인 쇠파이프를 이용하여 공소외 11에게 약 14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우측 4번 수지의 열상을 가하였다.

나. 판단

기록에 의하면, 쌍용자동차 임직원인 공소외 11은 당시 이 사건 공장의 후문과 제4초소 사이에 설치된 철조망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점거파업 조합원들과 대치하던 중 철조망을 제거하기 위하여 손으로 철조망을 흔들었고, 공장 안에 있던 성명불상 조합원이 이를 저지하기 위하여 쇠파이프로 철조망을 내리침으로써 공소외 11이 흔들리던 철조망 가시에 찔려 상처를 입게 되었음이 인정될 뿐이고( 공소외 11의 제1원심 법정진술, 제1공판기록 제1,126쪽), 달리 공소외 11이 쇠파이프에 직접 가격당하여 상해를 입었다고 인정할 충분한 증거가 없다.

한편 검사는 위와 같은 경위로 공소외 11이 다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성명불상 조합원에게는 상해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주장하나, 공소외 11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위 조합원은 공소외 11과 2~3m 떨어진 지점에서 철조망을 내리쳤다는 것이므로(공판기록 제1,134쪽), 위 조합원에게 상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상해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상해를 입게 된 경위가 위와 같이 전혀 다른 이상 위 피고인들의 방어권 보장 측면에서 공소장 변경 없이 유죄로 인정할 수도 없는 것이다.

따라서 제1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제1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그리고 제1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과 제2원심판결 중 피고인 1 부분에 대한, 피고인 10, 18, 20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은 일부 이유 있고, 피고인 10, 18, 20의 양형부당 주장도 이유 있으므로 주24) ,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따라 제1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과 제2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 및 그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제1원심판결의 각 해당란을 다음과 같이 고치는 것 외에는 제1원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1. 범죄사실 부분

○ 제1원심판결문 제10쪽 11행 중 “ 피고인 16”을 삭제함

○ 제1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의 자항 중

제1원심판결문 제15쪽 13행의 “및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를 삭제함

제1원심판결문 제16쪽 4, 5행의 “쇠파이프로 책상과 컴퓨터를 내리치고 공소외 6은 쇠파이프로 조립1팀 과장인 피해자 공소외 2의 오른쪽 발뒤꿈치를 때렸다.”를 “쇠파이프로 책상과 컴퓨터를 내리쳤다.”로, 8, 9행의 “손괴하고, 피해자에게 약 21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다발성 좌상 등을 가하였다.”를 “손괴하였다.”로 각 고침

○ 제1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의 타항 중

제1원심판결문 제17쪽 13행의 “ 피고인 9는”을 “ 공소외 8은”으로 고치고, 15행의 “ 공소외 8도”를 삭제함

○ 제1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4의 가항 중

제1원심판결문 제19쪽 19행부터 제20쪽 15행까지와 제20쪽 18, 19행의 “위 ’전술기획팀 3차 회의‘의 결의 내용을 기초로” 및 제23쪽 8행의 “ 피고인 16”을 각 삭제함

○ 제1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4의 나 내지 마항 중

제1원심판결문 제24쪽 11행, 제25쪽 14행, 제26쪽 10행, 제27쪽 4행의 각 “ 피고인 13”, “ 피고인 16”과 제27쪽 1행의 “ 피고인 16 및”을 각 삭제함

○ 제1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4의 바항 중

제1원심판결문 제27쪽 14행의 “ 피고인 16”을 삭제하고, 19행의 “피해자 21명의”를 “피해자 20명의”로 고치며, 범죄일람표 6 순번 17번 부분을 삭제함

○ 제1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4의 사항 중

제1원심판결문 제28쪽 제16행의 “ 피고인 16”을 삭제하고, 19행의 “경찰공무원 7명의”를 “경찰공무원 5명의”로 고치며, 범죄일람표 7 순번 3, 4부분을 각 삭제함

○ 제1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4의 아, 자, 차항 중

제1원심판결문 제29쪽 7행, 제30쪽 3행, 12행의 각 “ 피고인 16”을 각 삭제함

2. 증거의 요지 부분

공소외 3, 4, 5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를 각 제외함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가. 피고인들

2) 각 업무방해의 점 : 형법 제314조 제1항 , 제30조

나. 피고인 10, 13, 16, 18, 20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

4) 각 특수체포치상의 점 : 형법 제281조 제1항 전문, 제278조 , 제30조

5) 각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의 점 : 형법 제144조 제2항 , 제1항 , 제136조 제1항 , 제30조

6) 각 특수공무집행방해의 점 : 형법 제144조 제1항 , 제136조 제1항 , 제30조

다. 피고인 1, 4, 5, 8

라. 피고인 2

마. 피고인 3, 6, 7, 9

바. 피고인 10

사. 피고인 11, 12, 16

아. 피고인 13

1) 각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의 점 : 형법 제144조 제2항 , 제1항 , 제136조 제1항 , 제30조

2) 각 특수공무집행방해의 점 : 형법 제144조 제1항 , 제136조 제1항 , 제30조

자. 피고인 15

차. 피고인 18

카. 피고인 20

타. 피고인 22

1.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 제50조 { 피고인 10, 13, 16, 18, 20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체포)죄 및 특수체포치상죄 상호간 : 형이 더 무거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체포)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1. 형의 선택

각 업무방해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재물손괴등)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폭행)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상해)죄, 화염병사용등의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에 대하여 각 징역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 제50조 {① 피고인 10, 16, 18, 20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하여는 각 형, 죄질 및 범정이 가장 중한 피해자 공소외 15에 대한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에 정한 형에, ② 피고인 10에 대하여는 형 및 범정이 가장 중한 피해자 공소외 16에 대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죄에 정한 형에, ③ 피고인 16, 20에 대하여는 각 형이 가장 무거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퇴거불응)죄에 정한 형에, ④ 피고인 18에 대하여는 형 및 범정이 가장 중한 피해자 공소외 17에 대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죄에 정한 형에 각 경합범 가중}

1. 작량감경

피고인 1, 2, 16, 20, 22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 : 각 형법 제53조 , 제55조 제1항 제3호

1. 집행유예

피고인 1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 : 각 형법 제62조 제1항

양형의 이유

1. 쌍용자동차가 이 사건 당시 겪었던 심각한 경영위기의 근본원인에 관하여 피고인들은,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2005. 1.경 쌍용자동차의 경영권을 인수한 후 쌍용자동차 노조와의 합의사항인 신규투자나 기술개발은 등한시한 채 오히려 쌍용자동차의 기술을 유출하는 등 이른바 ‘먹튀 자본’으로서의 행태를 보여 왔으며, 주채권은행인 ○○은행과 정부당국 역시 자동차산업에 대한 정책적 고려 없이 대출채권 회수에만 급급하여 매각을 강행하였던 것에 기인한다고 주장한다. 상하이자동차의 경영권 인수를 전후하여 그 의도나 향후 행보를 의심하는 비판적 여론이 적지 않았고 실제로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되어 상하이자동차 측은 경영권 인수 이후 수년간 이 사건에 이르기까지 노조와의 합의에 따른 신규자금 투자나 신차개발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으며, 쌍용자동차 임직원 중 일부는 상하이자동차 측 임원과 공모하여 상하이자동차 측에 핵심기술 및 영업비밀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되기도 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주장은 상당한 근거가 있다 할 것이다.

한편 쌍용자동차는 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한 이후 생산직 근로자의 약 45%에 달하는 2,646명의 인원을 구조조정하겠다고 밝히면서도 그 과정에서 쌍용자동차 노조와의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정리해고를 강행하겠다는 경직된 자세를 취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쌍용자동차 노조는 근로시간 조정을 통하여 일자리를 나누는 한이 있더라도 총고용을 유지하도록 하자며 나름의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였고, 자금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의 회생을 위하여 근로자들의 임금을 담보로 1,000억 원의 연구개발비용 출연을 제안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하여 나름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는 점은 충분히 평가할 만하다.

쌍용자동차의 위와 같은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정리해고의 대상이 된 근로자들이 아무런 특별한 잘못도 없이 수십 년간 일해 온 직장을 잃게 됨으로써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느꼈을 막막한 심정이나 회사에 대한 배신감, 그리고 그 가족들이 향후 겪게 될 경제적인 시련, 특히 노동시장에서의 유연성 부족으로 한번 해고되면 다시 비슷한 수준의 새로운 일자리를 얻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실직에 대비한 사회보장제도도 충분히 갖추어져 있다고 보기 어려운 우리의 실정 등을 감안해 보면, 쌍용자동차 근로자들에게 해고의 의미는 단순히 직장을 잃는다는 것을 넘어 생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는 점에서 피고인들이 그토록 외쳤던 ‘정리해고는 살인이다’, ‘함께 살자’는 구호가 과장된 것이라고 볼 수만은 없으며, 정리해고에 대항하기 위하여 피고인들이 벌였던 이 사건 쟁의행위나 점거파업이 근로자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피고인들의 주장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2. 그러나 민주사회에서 목적달성을 위한 의사표명과 그 실현방법은 어떠한 경우에도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음은 당연한 이치이다. 법은 단체교섭이나 쟁의행위로서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한 정당한 행위에 대하여는 형법상의 정당행위로 인정하여 그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되, 다만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이나 파괴행위는 정당한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하고 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조 ).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법을 어기면서 상식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서는 폭력적인 방법으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려고 하였다. 피고인들이 국가기반산업시설일 뿐만 아니라 인화성 위험물질을 다량 보유하고 있어 자칫 대형 참사의 위험성마저 도사리고 있는 자동차 공장을 무단으로 점거하고, 생명에 치명적인 위험을 줄 수 있는 쇠파이프, 화염병 등으로 무장한 채 국가공권력에 대항하여 폭력행위를 저지른 것은 법질서의 근본을 유린하는 행동으로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무려 77일간이나 계속된 피고인들의 이 사건 점거파업으로 인하여 쌍용자동차는 사실상 파산 직전의 상태에까지 이르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들이 저지른 각종 폭력행위로 말미암아 엄청난 규모의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하였으며, 쌍용자동차의 회생을 위하여 한시바삐 회사를 정상화시키고자 노력하던 대다수 쌍용자동차의 임직원들이나 쌍용자동차의 파업으로 인하여 연쇄부도의 위기에 직면한 협력업체 종사자들, 장기간 계속되는 폭력사태로 몸살을 앓아야 했던 인근 지역주민들, 나아가 이를 지켜보는 일반 국민들까지도 엄청난 정신적·경제적인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따라서 피고인들은 이 사건 쟁의행위나 점거파업으로 발생한 위와 같은 중한 결과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만 한다.

3. 다만 피고인들이 회사 측과 극적인 타협을 통하여 공권력의 추가 투입 없이 스스로 점거파업을 종료함으로써 진압 과정에서 자칫 발생하였을지도 모를 대형 참사만은 막았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며, 쌍용자동차 노사 간에 점거파업에 동참한 일반 조합원들에 대하여는 형사상 고소·고발을 취하하기로 하는 등의 합의가 이루어졌고, 이후 쌍용자동차의 회생계획에 대하여도 강제인가결정이 내려짐으로써 회생의 가능성이 열렸으며, 쌍용자동차가 쌍용자동차 노조 등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 역시 취하하는 등 화해의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한편 이 사건 점거파업 기간 중 피고인들의 폭력행위로 피해를 본 쌍용자동차 임직원들과 경찰관들뿐만 아니라, 점거파업 조합원들도 쌍용자동차 임직원들과 사측이 동원한 용역 직원들의 폭력행위에 의하여 혹은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다수의 크고 작은 부상을 입게 되었고, 단전단수 조치와 함께 의료진의 출입마저 차단된 상태에서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마저 보장받지 못한 채 궁지에 몰린 조합원들에 대하여 경찰이 무리한 대응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인권침해 시비가 일기도 하였으며, 정리해고에 따른 절망감을 이기지 못한 일부 조합원과 그 가족이 자살 등으로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까지 있었던 점을 감안해 보면, “우리는 그 안에서 점점 미쳐갔었다.”는 피고인들의 절규가 수긍 가는 면이 없지 않으며, 피고인들의 폭력행위 중 일정 부분은 극한 상태에서 과격해진 일부 조합원들이 저지른 우발적인 범행으로 볼 여지도 있어 피고인들에게 그 책임을 온전히 묻기 어려워 보인다.

그리고 피고인들이 점거파업 기간 중 공장 내 생산설비를 파괴하는 등의 극단적인 행동을 취하지는 않았던 점, 또한 흥분한 일부 조합원들에 의하여 공장 내에 발생한 화재를 피고인들이 진압하는 한편, 단전 상태가 지속되면 도장공장 설비 내의 도료가 굳어버리는 탓에 발생할 엄청난 손실을 방지하기 위하여 자가발전기를 돌려가면서 이를 막으려 애썼으며 사측에서도 피고인들의 이러한 노력을 인정하고 있는 점, 또한 지역사회, 여야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 각계각층에서 피고인들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점 등도 피고인들에게 유리하게 참작할 만하다.

4.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점거파업에 이르게 된 경위, 점거파업과정에서의 불법성과 폭력행위의 정도 및 그로 인한 피해 규모, 피고인들 주장의 정당성 유무 등을 고려하고, 여기에 피고인들의 지위나 이 사건 쟁의행위 및 점거파업 과정에서 피고인들이 수행했던 역할, 개별 폭력행위에의 가담 정도, 피고인 10, 18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은 초범이거나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는 점, 임실장급 간부들인 피고인 2, 3, 11, 12, 13, 14, 22는 약 1년 동안 구금되어 있으면서 어느 정도 죗값을 치렀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끝에, 이 법원은 피고인들을 엄벌에 처하기보다는 최대한의 관용을 베푸는 것이 노사간 합의나 사회적 관용 요구에 더 부합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따라서 지부장으로서 이 사건 쟁의행위 및 점거파업을 기획하고 주도하여 가장 큰 책임을 면할 수 없는 피고인 1에 대하여는 실형을 선고하되,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하여는 각자의 지위와 역할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하면서 그 형의 집행을 유예하기로 한다.

다만 이 법원은 이러한 조치가 자신이 추구하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법에 정해진 정당한 방법과 적법한 절차를 무시한 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는 사회 일각의 태도에 면죄부를 주는 것으로 인식되는 것을 경계하며, 상호이해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 건설적이고 평화적인 노사관계를 정립하는 한 계기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무죄부분

1. 피고인 2, 6의 2009. 5. 11.자 공소외 2에 대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의 점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및 그에 대한 판단은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은바,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2. 피고인 16에 대한 각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 각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폭행),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체포), 특수체포치상, 각 특수공무집행방해, 각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및 각 화염병사용등의처벌에관한법률위반의 점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16은 피고인 1 등 파업주도세력 및 다수의 성명불상 조합원들과 공모하여 다중의 위력으로 위험한 물건을 이용하여 ① 2009. 6. 26. 제1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3 기재와 같이 피해자 23명에게 상해를 가하고 피해자 2명을 폭행하였으며, ② 2009. 6. 27. 제1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4 기재와 같이 피해자 23명에게 상해를 가하고 피해자 1명을 폭행하였으며, ③ 2009. 6. 27. 제1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5 기재와 같이 피해자 20명에게 상해를 가하고 피해자 3명을 폭행하였으며, ④ 2009. 6. 27. 공소외 10을 체포하고 이로 인하여 공소외 10에게 상해를 가하였으며, ⑤ 2009. 7. 22. 제1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6 기재와 같이 경찰공무원 21명의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이로 인하여 경찰공무원 13명에게 및 상해를 입게 하였으며, ⑥ 2009. 7. 24. 제1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7 기재와 같이 경찰공무원 7명의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이로 인하여 경찰공무원 1명에게 상해를 입게 하였으며, ⑦ 2009. 8. 4. 제1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8 기재와 같이 경찰공무원 29명의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이로 인하여 경찰공무원 15명에게 상해를 입게 하였으며, ⑧ 2009. 8. 5. 제1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9 기재와 같이 경찰공무원 18명의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이로 인하여 경찰공무원 3명에게 상해를 입게 하였으며, ⑨ 2009. 7. 22.부터 2009. 8. 5.까지 화염병을 제조, 보관, 사용하였다.

나. 판단

앞서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제3의 나. 1)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인 16은 이른바 파업주도세력으로서 피고인 1 등과 공모공동정범의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고, 위 각 범행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가담하였다거나 실행행위를 직접 분담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증거가 없으며, 위 피고인에게 공소외 10의 체포나 상해에 관하여 고의가 있었다거나 실행행위를 분담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3. 피고인 13에 대한 각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 각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폭행),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체포) 및 특수체포치상의 점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13은 피고인 1 등 파업주도세력 및 다수의 성명불상 조합원들과 공모하여 다중의 위력으로 위험한 물건을 이용하여 ① 2009. 6. 26. 제1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3 기재와 같이 피해자 23명에게 상해를 가하고 피해자 2명을 폭행하였으며, ② 2009. 6. 27. 제1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4 기재와 같이 피해자 23명에게 상해를 가하고 피해자 1명을 폭행하였으며, ③ 2009. 6. 27. 제1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5 기재와 같이 피해자 20명에게 상해를 가하고 피해자 3명을 폭행하였으며, ④ 2009. 6. 27. 공소외 10을 체포하고 이로 인하여 공소외 10에게 상해를 가하였다.

나. 판단

앞서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제3의 나. 2)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13은 위 각 범행에 관하여 다른 공모자가 실행행위에 이르기 전에 공모관계에서 이탈하였으므로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진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4. 피고인 10, 16, 18, 20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의 2009. 7. 22.자 공소외 3에 대한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2009. 7. 24.자 공소외 4, 5에 대한 각 특수공무집행방해의 점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및 그에 대한 판단은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제3의 나. 4)항 기재와 같은바,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5. 피고인 1에 대한 총포·도검·화약류등단속법위반의 점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및 그에 대한 판단은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제4항 기재와 같은바,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주25) .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인욱(재판장) 강화석 손동환

주1) 피고인 1 : 징역 4년(제1원심) 및 징역 1년(제2원심) 피고인 2, 3, 11, 12, 13, 14, 22 : 각 징역 3년 피고인 4, 5, 6, 7, 8, 9, 15, 17, 19, 21 : 각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피고인 10, 16, 18, 20 : 각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주2) 이하 특별한 언급이 없으면 ‘공판기록’, ‘증거기록’은 각각 제1원심의 그것을 의미한다.

주3) 위와 같은 경위에 비추어 보면 위 피고인들을 과실치상죄의 공동정범으로 의율하는 것이 가능해 보이기는 하나, 공소장의 변경 없이 고의범을 과실범으로 인정하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중대한 불이익을 주는 것이므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1. 6. 29. 선고 2001도1091 판결 참조).

주4) “ □□□ 쌍용차지부는 5. 21. 10:30부로 전면총파업에 돌입한다. 전조합원은 장기전에 대비한 모든 농성 물품을 준비하여 5. 22. 13:00까지 단결의 광장으로 집결한다.”(중앙쟁대위 투쟁지침 4호, 증거기록 761쪽)

주5) “현장 선봉대를 모집합니다.”(5. 24.자 중앙쟁대위속보, 증거기록 제778쪽)

주6) 각 사진(증거기록 제828쪽 이하), 피고인 14의 검찰 진술(증거기록 제2,346쪽)

주7) 문자메시지 발송내역(공판기록 1,429쪽) : “긴급대의원대회 결과에 따라 오전 전술훈련시간 확정 전체 현장 비상대기 바랍니다.”(6. 3.), “상집간부들은 복장 통일 후 무기 챙겨 가세요. 1층에서 지급”, “13시 30분에 조합회의실서 전술회의 실시합니다.”(6. 8.), “전술훈련 관련 설명회를 14시 조합회의실에서 진행합니다. 조장, 집행위원은 집결 바랍니다.”(6. 12.), “10시 30분 세부 전술 확인, 거점 집결바랍니다.”(6. 13.), “잠시 후 14시 조합회의실에서 상집집행위원장 전술회의 진행 후 15시부터 전술훈련 진행합니다.”(6. 17.), “집결시 파이(쇠파이프)들고 완전무장하시기 바랍니다. 전술훈련 15시 전체 승리3거리에 집결, 정비4팀 시범훈련 및 세부훈련실시! 규찰제외 전원 필참”(7. 7.), “10-12시 거점 앞 교육, 2시부터 전술훈련 오늘도 열외인원 없이 힘차게 투쟁바랍니다.”(7. 8.) 등

주8) 피고인 1의 검찰 진술(증거기록 제2,687쪽)

주9) 피고인 14의 검찰 진술(증거기록 제2,321쪽), 피고인 1의 검찰 진술(증거기록 제2,681쪽)

주10) 정책부장 공소외 6의 경찰 진술(증거기록 제3권 642쪽)

주11) 피고인 1의 검찰 진술(증거기록 제2,683쪽)

주12) 피고인 5의 검찰 진술(증거기록 제2,079쪽 이하)

주13) 각 사진(증거기록 제802쪽 이하, 제918쪽 이하)

주14) 피고인 1의 검찰 진술(증거기록 제2,711쪽 이하). 한편 피고인 17은 자신을 중앙쟁대위 회의에 불러주지 않는다며 집행부에 항의하기까지 하였다(증거기록 제2,029쪽 이하).

주15) 피고인들도 중앙쟁대위에서 폭력행위 등을 결의한 사실이 없다거나 자신들의 구체적인 역할이 미미하였다는 취지로 다투면서도, 중앙쟁대위가 이 사건 점거파업을 주도하였다는 점은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예컨대 피고인 12의 검찰 진술, 증거기록 1,574쪽 등).

주16) 제1원심 제5회 공판기일에서의 피고인 1, 12, 3의 각 진술(공판기록 제2,001쪽)

주17) 제1원심은 공소외 1로부터 압수한 이동저장장치(USB)에 저장된 문건을 토대로 이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위 USB 분석자료(증거기록 제2,961쪽 이하)는 검사가 탄핵증거로 제출한 것으로서{(제1원심 제2회 공판준비기일조서(공판기록 제1,681쪽) 및 증거목록(제1원심 공판기록 제44쪽)}, 탄핵증거는 진술의 증명력을 감쇄하기 위하여 인정되는 것이고 범죄사실 또는 그 간접사실의 인정의 증거로서는 허용되지 않으므로(대법원 1976. 2. 10. 선고 75도3433 판결, 1996. 9. 6. 선고 95도2945 판결 참조), 이를 공모사실 인정의 증거로 쓸 수는 없다.

주18) 검사는 피고인 16이 2009. 6.초경부터 실질적인 대표대의원으로서 파업주도세력이 된 것으로 공소장에 기재하였고, 제1원심은 공소외 9가 2009. 5. 20.경 점거파업에서 이탈하였다고 인정하였으나, 공소외 9의 이탈시점을 위와 같이 볼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 그리고 위 피고인이 2009. 6. 1.경 이후 쌍용자동차 노조 집행부가 보내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수령하였던 점은 인정되나(증거기록 2,599쪽), 위 피고인은 위 문자메시지가 대표대의원뿐만 아니라 전체 대의원들에게도 발송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으며, 제1원심 증인 1의 증언도 같은 취지여서 이를 근거로 피고인 16이 2009. 5. 20.경 또는 6.초경부터 대표대의원의 역할을 수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주19) 다만 피고인 13이 점거파업시기에 이루어진 일부 폭력행위에 관하여 공모관계에서 이탈하였음은 뒤에서 보는 바와 같다.

주20) 변호인 제출의 증 제47호증 및 이 법원의 수원서부경찰서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주21) 검사는 당초 적용법조를 법 제70조 제1항 제2호, 제4조 제1항, 제3항으로 하여 무허가 총포 제조로 기소하였다가, 2010. 5. 18. 적용법조를 법 제73조 제1호, 제11조 제1항으로 하여 모의총포 제조 공소사실을 택일적으로 추가하였고, 제2원심은 그 중 모의총포 제조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주22) 법 제2조 제1항, 법시행령 제3조 제1항 제2호에서 구경의 크기 등에 따라 소구경포, 중구경포, 대구경포, 박격포, 포경포로 분류하고 있을 뿐이다.

주23) 이 사건 발사체의 경우 발사되는 물체의 크기나 모양이 특정되어 있다고 볼 수 없어 위 별표 5의2 제2호의 가 내지 라목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발사 순간의 폭발음이 90데시벨을 초과하거나 가연성을 불꽃을 낸다고 볼 아무런 자료도 없다.

주24) 피고인 10, 20은 실질적으로 양형부당 주장 이외의 항소이유를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피고인 18의 항소이유 중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으므로 위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위 피고인들에게 적용된 범죄사실 및 범행가담 정도, 다른 피고인들과의 처벌상의 균형 등에 비추어 위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는 것으로 보되, 편의상 뒤에서 함께 판단한다.

주25) 피고인 1에 대한 총포·도검·화약류등단속법위반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택일적으로 공소제기된 공소사실 중 제2원심이 모의총포 제조의 점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나, 이 법원은 항소이유 있다고 인정하여 제2원심판결 중 위 피고인 부분을 파기하고 자판을 하는 것인바, 이와 같은 경우에는 제2원심에서 판단되지 아니한 무허가 총포 제조 공소사실도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발사체가 모의총포로도 볼 수 없는 이상 당연히 총포에도 해당하지 않는 것이므로 위 택일적 공소사실도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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