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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9. 7. 9. 선고 99도1695 판결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위반][공1999.8.15.(88),1685]

판시사항

[1] 형을 가볍게 개정하면서 그 부칙으로 개정법 시행 전의 범죄에 대하여 종전의 법을 적용하도록 규정하는 것이 형벌불소급원칙이나 신법우선주의에 반하는지 여부(소극)

[2]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상 추징의 성질

[3] 형법 제52조 제1항 소정의 자수의 성립 요건 및 자수가 성립한 후 범행을 부인하는 경우, 자수의 효력이 소멸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형법 제1조 제2항제8조에 의하면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형이 구법보다 경한 때에는 신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신법에 경과규정을 두어 이러한 신법의 적용을 배제하는 것도 허용되는 것으로서, 형을 종전보다 가볍게 형벌법규를 개정하면서 그 부칙으로 개정된 법의 시행 전의 범죄에 대하여 종전의 형벌법규를 적용하도록 규정한다 하여 헌법상의 형벌불소급의 원칙이나 신법우선주의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2]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상의 추징은 범죄행위로 인한 이득의 박탈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징벌적 성질을 가진 처분이므로 그 범행으로 인하여 이득을 취한 바 없다 하더라도 법원은 가액의 추징을 명하여야 한다.

[3] 형법 제52조 제1항 소정의 자수란 범인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범죄사실을 수사기관에 신고하여 그 소추를 구하는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으로서, 일단 자수가 성립한 이상 자수의 효력은 확정적으로 발생하고 그 후에 범인이 번복하여 수사기관이나 법정에서 범행을 부인한다고 하더라도 일단 발생한 자수의 효력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참조판례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주상수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변호인이 재정한 제1심법정에서 검사가 작성한 피고인에 대한 제1회 진술조서의 진정성립과 임의성을 인정하였고 피고인과 변호인은 그 증거조사 결과에 대하여 별 의견이 없다고 진술하였으며 또 피고인이 검찰에서 이 사건 범행사실을 자백한 그 조서의 내용과 피고인의 학력 및 지능정도 등을 참작하면 피고인이 검찰에서 조사를 받을 때 폭행이나 협박 등에 의하여 임의성이 없는 허위의 자백을 하였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에 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명시의 증거들과 그 추가한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여 본즉, 피고인이 공소외 공소외 1, 공소외 2와 공모하여 메스암페타민(속칭 히로뽕, 이하 히로뽕이라 한다) 200g을 수입하였다는 이 피고 사건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있다고 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형법 제1조 제2항제8조에 의하면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형이 구법보다 경한 때에는 신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신법에 경과규정을 두어 이러한 신법의 적용을 배제하는 것도 허용되는 것으로서, 형을 종전보다 가볍게 형벌법규를 개정하면서 그 부칙으로 개정된 법의 시행 전의 범죄에 대하여 종전의 형벌법규를 적용하도록 규정한다 하여 헌법상의 형벌불소급의 원칙이나 신법우선주의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1999. 4. 13.자 99초76 결정, 1992. 2. 28. 선고 91도2935 판결 등 참조).

구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 제40조가 1997. 12. 31. 법률 제5485호로 개정되어 그 법정형이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서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경하게 변경되었으나 신법인 법률 제5485호의 부칙 제4항에서 동법 시행 전의 행위에 대한 벌칙의 적용은 종전의 규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심이 구법 시행 당시에 행하여진 이 사건 공소범행에 대하여 구법을 적용하여 처벌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상의 추징은 범죄행위로 인한 이득의 박탈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징벌적 성질을 가진 처분이므로 그 범행으로 인하여 이득을 취한 바 없다 하더라도 법원은 가액의 추징을 명하여야 할 것 이므로(대법원 1993. 3. 23. 선고 92도3250 판결 참조), 원심이 피고인으로부터 판시 금원을 추징한 조치는 정당하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5. 형법 제52조 제1항 소정의 자수란 범인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범죄사실을 수사기관에 신고하여 그 소추를 구하는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으로서, 일단 자수가 성립한 이상 자수의 효력은 확정적으로 발생하고 그 후에 범인이 번복하여 수사기관이나 법정에서 범행을 부인한다고 하더라도 일단 발생한 자수의 효력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1997. 9. 29. 검찰에 자진출석하면서 작성한 자수서(수사기록 106면)의 기재에 의하면 부산에서 공소외 2의 부탁대로 먼지털이개를 받아다 주었는데 그 속에 히로뽕이 들어 있어 물의를 빚게 되어 자수한다는 취지이었다가, 다음날 작성된 진술조서(수사기록 107면)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범행을 대체로 시인한 것으로 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 후 검찰 그리고 제1심 및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하고, 비록 피고인이 수사기관에 자진출석하였더라도 위와 같이 범죄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이상 이를 형법상 형의 감경사유가 되는 자수라고 할 수 없다고 설시한 다음, 법정형이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형인데 유기징역형을 선택한 뒤 피고인의 자수를 인정하여 법률상 감경을 하고 거듭 작량감경을 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징역 3년을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형을 정하되 피고인만이 항소하여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되는 관계로 제1심과 동일한 형을 선고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거시한 자수서와 진술조서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1997. 9. 29. 검찰에 자진출석하여 제출한 자수서에 원심 판시와 같은 취지로 기재하면서 다만 먼지털이개 속에 히로뽕이 들어 있는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애매하게 기재하기는 하였으나 이를 알지 못하였다고 부인한 것은 아니었고, 다음날 작성된 진술조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 범의의 점을 포함하여 이 사건 범죄사실을 모두 자백하면서 범행을 뉘우치기 까지한 사실을 알아 볼 수 있으므로, 피고인이 검찰에 자진출석하여 위 자수서를 제출하고 범행을 자백함으로써 자수가 성립하였다고 할 것이고, 그 후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한다고 하여 일단 발생한 자수의 효력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므로 제1심이 피고인의 자수를 이유로 법률상 감경을 한 것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와 같은 이유로 양형부당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나아가지 아니하고 제1심을 파기한 조치에는 형법 제52조 제1항 소정의 자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6.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정귀호 김형선(주심) 이용훈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9.4.15.선고 98노3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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