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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9두15586 판결
[수의사국가시험합격무효취소][공2010상,48]
판시사항

[1] 수의사법 부칙(1999. 3. 31.) 제4항의 의미와 적용범위 및 구 수의사법 제9조 제2호 의 규정 취지

[2] 2001. 12. 31. 이전인 1997-1998학년도 1학기에 구 수의사법 제9조 제2호 에 해당하는 필리핀 소재 대학교 수의학과에 등록하였다가 중간에 다른 대학의 다른 학과로 편입, 재입학하여 졸업 후 2005. 11.부터 2007. 3.까지 다시 다른 대학의 수의학과를 졸업한 사람에게 수의사 응시자격이 있다고 한 사례

[3]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에서 처분의 근거 사유를 추가하거나 변경하기 위한 요건인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 유무의 판단 방법

판결요지

[1] 구 수의사법(1999. 3. 31. 법률 제59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2호 의 개정과 수의사법 부칙(1999. 3. 31.) 제4항 신설의 각 경위 및 내용과 그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부칙조항은 2001. 12. 31. 이전에 위 법 제9조 제2항 에서 정한 외국 대학교의 수의학과에 재학을 개시한 경우를 모두 보호하는 조항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한편 위 법 제9조 제2호 의 규정은 그 응시자격부여의 취지에 비추어 농림부장관이 인정한 대학에서 수의학을 전공으로 학사학위를 받은 자의 경우 국내 수의사 면허를 취득할 기본적 자질을 구비한 것으로 보아 그 응시자격을 부여하는 조항으로 해석될 뿐 당초 입학하여 수의학을 전공한 대학과 최종적으로 그 과정을 마치고 학사학위를 취득한 대학의 동일성까지 요구함으로써 이와 달리 중간에 다른 대학이나 학과로 편입이나 재입학을 하였다가 다시 수의학과로 편입 혹은 재입학하여 학사학위를 취득한 경우를 그 자격부여대상에서 배제하는 조항이라고 볼 수는 없다.

[2] 2001. 12. 31. 이전인 1997-1998학년도 1학기에 구 수의사법(1999. 3. 31. 법률 제59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2호 에 해당하는 필리핀 소재 A 대학교 수의학과에 등록만하고 학점을 취득하지 못한 채 귀국하여 병역의무를 마친 후 2000. 11. 7. 필리핀에 입국하여 B대학교 치의학과를 거쳐 C 대학교 치의학과를 2005. 3.경 졸업한 다음, 2005. 11.부터 2007. 3.까지 D 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한 사람에게 수의사법 부칙(1999. 3. 31.) 제4항에 따라 위 법 제9조 제2호 에 정한 수의사 응시자격이 있다고 한 사례.

[3]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에서, 처분청은 당초 처분의 근거로 삼은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다른 사유를 추가 혹은 변경할 수 있고, 여기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 유무는 처분사유를 법률적으로 평가하기 이전의 구체적인 사실에 착안하여 그 기초인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한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며, 추가 또는 변경된 사유가 처분 당시에 그 사유를 명기하지 않았을 뿐 이미 존재하고 있었고 당사자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여 당초의 처분사유와 동일성이 있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이인 담당변호사 박석홍)

피고, 피상고인

국립수의과학검역원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기록과 관계 법률의 규정에 의하면, 구 수의사법 (1999. 3. 31. 법률 제59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이를 ‘개정 전 법’이라고 하고 위 개정된 수의사법을 ‘개정법’이라고 한다)은 제9조 제2호 에서 ‘농림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의 대학에서 수의학을 전공하고 수의학사학위를 받은 자’에게 수의사 국가시험 응시자격을 부여하여 왔는데, 위 개정법이 ‘외국에서 수의학을 전공하는 대학(수의학과가 설치된 대학의 수의학과를 포함)을 졸업하고 외국의 수의사면허를 받은 자’로 그 응시자격요건을 강화하여 2002. 1. 1.부터 위 개정규정을 시행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위 개정 전에 이미 개정 전 법 제9조 제2호 에 기하여 외국의 대학에서 수의학을 전공으로 재학 중이거나 수의학사학위를 받은 자들에 대한 경과규정을 두지 않는 바람에 개정법이 시행되는 2002. 1. 1.부터 그들의 응시자격이 박탈되는 문제점이 지적되자 그들의 기득권 내지 신뢰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에서 2001. 12. 31. 위 개정법 부칙 제4항(이하 ‘이 사건 부칙조항’이라 한다)을 신설하여 ‘2001. 12. 31. 이전에 농림부장관이 인정한 외국의 해당 대학에서 수의학을 전공으로 재학 중이거나 수의학사학위를 받은 자의 수의사 국가시험 응시자격은 종전의 규정에 의한다’는 경과규정을 마련한 사실, 원고가 2001. 12. 31. 이전인 1997-1998학년도 1학기(1997. 6. ~ 1997. 10.)에 개정 전 법 제9조 제2호 에 해당하는 외국 대학인 필리핀 소재 A대학교 수의학과에 등록하여 재학 중이었음을 근거로 이 사건 부칙조항 및 개정 전 법 제9조 제2호 에 기하여 이 사건 제51회 수의사국가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한 사실, 그 후 피고는 원고의 응시자격 증명서류 검토 결과 원고가 2001. 12. 31. 당시 필리핀 소재 B대학교 치의학과에 재학 중이었던 관계로 이 사건 부칙조항에서 정한 ‘수의학을 전공으로 재학 중’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합격을 무효로 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한 사실, 원고는 위 A대학교 수의학과에는 등록만 하고 학점을 취득하지 못한 채 귀국하여 병역의무를 마친 후 2000. 11. 7. 필리핀에 입국하여 B대학교 치의학과를 거쳐 C대학교 치의학과를 2005년 3월경 졸업한 다음, 2005년 11월부터 2007년 3월까지 D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위에서 본 개정 전 법 제9조 제2호 의 개정과 이 사건 부칙조항 신설의 각 경위 및 내용과 그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부칙조항은 2001. 12. 31. 이전에 개정 전 법 제9조 제2항 에서 정한 외국 대학교의 수의학과에 재학을 개시한 경우를 모두 보호하는 조항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고, 한편 개정 전 법 제9조 제2호 의 규정은 그 응시자격부여의 취지에 비추어 농림부장관이 인정한 대학에서 수의학을 전공으로 학사학위를 받은 자의 경우 국내 수의사 면허를 취득할 기본적 자질을 구비한 것으로 보아 그 응시자격을 부여하는 조항으로 해석될 뿐 당초 입학하여 수의학을 전공한 대학과 최종적으로 그 과정을 마치고 학사학위를 취득한 대학의 동일성까지 요구함으로써 이와 달리 중간에 다른 대학이나 학과로 편입이나 재입학을 하였다가 다시 수의학과로 편입 혹은 재입학하여 학사학위를 취득한 경우를 그 자격부여대상에서 배제하는 조항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2001. 12. 31. 전이라도 수의학과에 재학 중이었던 자의 경우 위 부칙조항의 적용대상이 된다고 하면서도, 수의학사학위는 수의학을 전공한 당해 대학에서 받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원고와 같이 당초 수의학을 전공한 A대학교에서 그 학사학위를 받은 것도 아니고 위 대학의 학점을 졸업한 대학에서 인정받아 수의학사학위를 받은 것도 아닌 경우에는 개정 전 법 제9조 제2호 의 응시자격부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함으로써 결국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개정 전 법 제9조 제2호 에서 정한 수의사 국가시험 응시자격에 관한 해석을 그르쳐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한편,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에 있어서, 처분청은 당초 처분의 근거로 삼은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다른 사유를 추가 혹은 변경할 수 있고, 여기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 유무는 처분사유를 법률적으로 평가하기 이전의 구체적인 사실에 착안하여 그 기초인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한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며, 추가 또는 변경된 사유가 처분 당시에 그 사유를 명기하지 않았을 뿐 이미 존재하고 있었고 당사자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여 당초의 처분사유와 동일성이 있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는바 ( 대법원 1992. 2. 14. 선고 91누3895 판결 , 대법원 2003. 12. 11. 선고 2001두8827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의 근거로 삼은 사유는 원고가 2001. 12. 31. 당시 치의학과에 재학한 이상 그 시점에 수의학을 전공으로 재학 중에 있을 것을 요건으로 하는 이 사건 부칙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임에 반해, 원심이 이 사건 처분의 정당성을 인정한 근거로 삼은 사유는 원고가 당초 수의학을 전공한 대학과 그 학사학위를 취득한 대학이 같지 아니하여 개정 전 법 제9조 제2호 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양자의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니, 원심판결에는 제재적 행정처분에 있어서 처분사유의 동일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도 있다 할 것이다.

상고이유 중 위 각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주장은 모두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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