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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도14772 판결
[수질환경보전법위반][공2010상,849]
판시사항

[1] 과학적 증거방법이 사실인정에서 상당한 정도의 구속력을 갖기 위한 요건

[2]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여 특정 수질유해물질을 배출하였다는 구 수질환경보전법 위반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폐수 수질검사 결과 회신’을 유죄의 증거로 삼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판결요지

[1] 폐수 수질검사와 같은 과학적 증거방법이 사실인정에 있어서 상당한 정도로 구속력을 갖기 위해서는, 감정인이 전문적인 지식·기술·경험을 가지고 공인된 표준 검사기법으로 분석을 거쳐 법원에 제출하였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시료의 채취·보관·분석 등 모든 과정에서 시료의 동일성이 인정되고 인위적인 조작·훼손·첨가가 없었음이 담보되어야 하며 각 단계에서 시료에 대한 정확한 인수·인계 절차를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 유지되어야 한다.

[2] 수질오염 방지시설을 가동하지 아니한 채 폐수를 무단 방류함으로써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여 특정 수질유해물질을 배출하였다는 구 수질환경보전법(2007. 5. 17. 법률 제8466호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로 개정되기 전의 것) 위반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증거방법으로 제출된 울산광역시 보건환경연구원의 ‘폐수 수질검사 결과 회신’을 유죄의 증거로 삼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폐수 수질검사와 같은 과학적 증거방법은 전문지식과 경험을 지닌 감정인이 시료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확립된 표준적인 분석기법을 활용하여 분석을 실행하고, 그 분석이 적정한 절차를 통하여 수행되었음이 인정되는 이상 법관이 사실인정을 함에 있어 상당한 정도로 구속력을 가지므로, 비록 사실의 인정이 사실심의 전권이라 하더라도 아무런 합리적 근거 없이 함부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는 것이다( 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7도1950 판결 ,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8486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이러한 과학적 증거방법이 사실인정에 있어서 상당한 정도로 구속력을 갖기 위해서는 감정인이 전문적인 지식·기술·경험을 가지고 공인된 표준 검사기법으로 분석을 거쳐 법원에 제출하였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시료의 채취·보관·분석 등 모든 과정에서 시료의 동일성이 인정되고 인위적인 조작·훼손·첨가가 없었음이 담보되어야 하며 각 단계에서 시료에 대한 정확한 인수·인계 절차를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 유지되어야 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92번 시료에서 배출허용기준치보다 높은 10.8의 수소이온농도와 74.79㎎/ℓ의 시안이 검출된 사실을 인정하면서,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시청측은 폐수처리 전의 원폐수인 C 시료는 참고용으로 채취하였으나 성분검사를 의뢰하지 않고 폐기하였다고 주장하나, 위 시료를 누가, 언제, 어떤 절차를 거쳐 폐기하였는지를 전혀 밝히지 아니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채수통을 봉인까지 하여 가져간 C 시료를 전혀 검사해보지 않은 채 폐기하였다는 것은 선뜻 믿기 어려운 점, ② 증인 공소외 1의 진술에 의하면, A 시료는 일반 하수가 섞이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여 채취된 것이고, 설령 일반 하수와 섞였다 하더라도 그 양이 그다지 많은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고, 그 채취 지점도 최종방류구로부터 불과 20보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데다가 하수도 구조상 최종방류구로부터 위 시료 채취 지점 사이에 다른 폐수가 섞인다거나 폐수처리과정을 거치는 것도 아니므로 B 시료와 성분이 유사하여야 함에도, ○○시청측이 A, B 시료라고 주장하는 91, 92번 시료는 그 시안 함량이 180배나 차이가 나고 기타 오염물질의 함량 차이도 작지 않으므로 이를 A, B 시료와 같은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③ 시료채취기록부에 기재된 91, 92번 시료의 채취시각이 공소외 2가 자신의 수첩에 기재한 B, C 시료의 채취시각과 일치하는 점, ④ ○○시청측은 91번 시료가 B 시료와, 92번 시료가 C 시료와 같은 것이라면 폐수처리과정을 거친 91번 시료가 pH 산도 등 몇몇 항목에서 폐수처리 전의 92번 시료보다 더 큰 오염도를 보인 것을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처리된 폐수는 생활하수 등의 폐수와 섞여 최종방류구로 방류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단속 당시 중화처리시설도 제대로 작동되지 아니하였므로, 그로 인하여 B 시료가 처리 전 원폐수인 C 시료보다 부유물질량 등 일부 항목에 있어서 오염 정도가 더 커졌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폐수 수질검사 결과 회신’ 중의 92번 시료는 최종방류수에서 채취한 B 시료가 아니라 처리 전 원폐수로부터 채취한 C 시료로 봄이 상당하고, 그렇다고 하여 ‘폐수 수질검사 결과 회신’ 중의 91번 시료마저 효성금속 담장 밖 맨홀에서 채취한 A 시료가 아니라 B 시료인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워, 위 회신 중 91번 시료에 대한 성분검사 결과를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수소이온농도에 관한 배출허용기준 초과배출 부분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삼기에도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위 법리를 토대로 사실심 법관의 합리적인 자유심증에 따른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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