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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3. 23. 선고 92누10685 판결
[증여세등부과처분취소][공1993.5.15.(944),1319]
판시사항

임직원들이 그룹 회장에게 명의사용을 동의하였으나 주식에 관한 실질상의 권한은 모두 그룹 회장이 행사한 경우 증여를 은폐하여 증여세를 회피할 목적이 없다고 보아 증여의제에 관한 구 상속세법(1990.12.31. 법률 제42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2조의2 제1항 의 적용이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임직원들이 그룹 회장에게 명의사용을 동의하였으나 주식에 관한 실질상의 권한은 모두 그룹 회장이 행사한 경우 증여를 은폐하여 증여세를 회피할 목적이 없다고 보아 증여의제에 관한 구 상속세법(1990.12.31. 법률 제42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2조의2 제1항 의 적용이 없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2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영수

피고, 피상고인

개포세무서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증거에 의하여 동부그룹의 회장인 소외 1이 1987.1.27. 및 같은 해 6.27. 위 그룹계열회사인 소외 동부투자금융주식회사의 액면가 금 5,000원짜리 주식 35,000주 및 30,000주(이하 이 사건 주식이라고 한다)를 각 취득한 후 이 사건 주식 중 도합 30,000주에 관하여 위 소외 회사의 주주명부상에 위 그룹산하 계열법인의 임원들인 원고들 앞으로 각 10,000주씩 명의개서를 한 사실과 피고는 구 상속세법 제32조의2 제1항(1990. 12.31. 법률 제42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을 적용하여 이 사건 주식 30,000주가 원고들에게 증여된 것으로 보고 원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증여세 등의 부과처분을 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원고들은 위 소외 1의 명의신탁행위가 증권거래법 제188조 에 따른 제한이나 금융거래상의 불이익을 피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하나, 증권거래법 제188조 의 규정상 상장법인의 임원, 직원 또는 주요주주가 당해 법인의 주식을 거래함에 있어 받게 되는 제약의 내용은, 첫째 자신이 소유하는 주식이 아니면 이를 매도하지 못하고(주식선매의 금지), 둘째 주식매수 후 6개월 내의 매도나 주식매도 후 6개월 내의 매수에 따른 단기매매차익은 당해 법인 등의 청구에 따라 이를 당해 법인에 반환하여야 하며, 셋째 주식소유 상황 및 그 소유주식 비율의 변동상황을 일정일로부터 10일 이내에 증권거래소 등에보고하여야 하는 것인데, 이 사건의 경우에 있어서는 이 사건 주식에 관하여 사실대로 위 소외 1 앞으로 명의개서를 하였다가 나중에 이를 처분하면 오히려 위 주식선매금지의무의 위반문제를 발생케 할 소지가 없는 것이어서 위 소외 1이 이 사건 주식을 원고들에게 명의신탁한 것이 이러한 제한을 회피할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은 분명하고, 위 소외 1은 이 사건 주식을 취득하고 나서 1990.11.경 세무조사가 실시될 때까지도 이를 계속 보유하고 있다가 그 명의신탁 사실이 세무당국에 의하여 밝혀진 후에 비로소 이를 처분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서 위 소외 1이 주식 단기매매차익의 반환을 회피할 목적으로이 사건 주식을 원고들에게 명의신탁한 것이 아님도 분명하므로 위 소외 1은 결국 소유주식의 이동상황에 대한 보고의무를 회피할 목적으로 위 주식에 관하여 원고들 앞으로 명의개서를 한 셈이 되는 것이고 그러한 목적에서 명의신탁이 이루어졌다면 이는 오히려 증여세의 회피목적이 있었다고 의심할 사유가 된다 할 것이어서 결국 원고들의 주장에 부합하는 취지의 증인 소외 2의 증언만으로는 위 소외 1이 증여세 회피목적 없이 위 주식을 원고들에게 명의신탁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그 밖에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한편 위와 같이 주식을 명의신탁하게 된 또 하나의 목적이 상장법인의 주식을 과다 소유할 경우 받게 될 금융상의 불이익을 회피하기 위함이라는 원고들의 주장은 그 주장 자체의 내용이 막연하고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을 뿐 아니라 가사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위 소외 1이 금융상의 불이익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하여도 상장주식은 통상 증권거래소를 통하여 거래가 이루어져 특정주식이 누구로부터 누구에게로 이전된 것인지 이동경로가 전혀 밝혀지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위 소외 1이 위와 같이 원고들 앞으로 명의개서한 주식을 증권거래소를 통한 거래의 형식을 빌려 우회적인 방법으로 제3자에게 사실상 증여할 경우 세무당국에 의하여 그 사실이 밝혀지기 어려운 것이므로 이 점에서 상장주식의 명의신탁행위에 의하여 증여세를 회피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한 것임을 감안할 때 위 소외 1의 명의신탁행위가 증여세의 회피목적은 전혀 없이 단순히 금융상의 불이익을 피하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원고들의 주장도 이를 쉽사리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 등을 들어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고 위 증여의제규정을 적용하여서 한 이 사건 부과처분이 적법하다고 판시하였다.

2. 그러나 구 상속세법 제32조의2 의 증여의제규정은 등기 등을 요하는 재산에 있어서 그 실질소유자와 명의자를 달리하게 된 데에 증여를 은폐하여 증여세를 회피할 목적이 없는 경우에는 적용이 없다고 함이 당원의 확립된 견해인바,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고들은 위 소외 1이 회장으로 있는 동부그룹의 임직원들로서 위 소외 1이 위 소외 회사의 주주명부상에 이 사건 주식에 관하여 원고들 앞으로 명의개서를 함에 있어 단순히 위 소외 1에게 그 명의사용을 동의하여 준 것에 불과하고 그 의결권의 행사와 배당금의 수령 등 이 사건 주식에 관한 실질상의 권한은 모두 위 소외 1이 행사하여 왔으며, 후에 그 주식을 처분한 대금도 모두 위 소외 1에게 귀속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을 제4호증의 1, 2, 을 제5호증의 1, 2, 3의 각 기재 및 증인 소외 2의 증언 참조), 위와 같은 사실관계라면 원고들 앞으로 이루어진 이 사건 주식에 대한 명의개서는 그 실질에 있어 원고들에 대한 증여와 무관하게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 명의를 달리하게 된 데에 증여를 은폐하여 증여세를 회피할 목적은 없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따라서 위 증여의제규정은 그 적용이 없다고 할 것이다.

원심판결에는 위 증여의제규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는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므로 원심판결은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더 판단할 필요 없이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최재호(재판장) 김주한(주심) 김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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