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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8. 3. 27. 선고 97다53823 판결
[지분이전등기][공1998.5.1.(57),1194]
판시사항

[1] 점유자가 점유 개시 당시 소유권 취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법률요건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 타인 소유의 부동산을 무단점유한 경우, 자주점유 추정의 번복 가부(적극)

[2] 타주점유가 자주점유로 전환되기 위한 요건

[3] 점유시효취득에 있어서 환지예정지 지정 전후의 점유 대상 토지의 동일성 인정 여부(소극)

판결요지

[1] 민법 제197조 제1항에 의하면 물건의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점유자가 점유 개시 당시에 소유권 취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법률행위 기타 법률요건이 없이 그와 같은 법률요건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 타인 소유의 부동산을 무단점유한 것임이 입증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점유자는 타인의 소유권을 배척하고 점유할 의사를 갖고 있지 않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로써 소유의 의사가 있는 점유라는 추정은 깨어진다.

[2] 타주점유의 경우 점유자가 새로운 권원에 기하여 소유의 의사를 가지고 점유를 시작하거나 또는 소유의 의사가 있음을 표시함으로써 일단 시작된 타주점유가 중도에 자주점유로 전환되지 않고서는 그 점유기간 동안 계속하여 타주점유의 상태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3] 점유자나 그 점유를 승계한 점유자가 점유 토지를 그 지번의 착오로 인하여 원소유자로부터 매입한 토지로 잘못 알고 있었다고 할지라도, 환지처분이 있는 경우에는 그것이 제자리환지라고 할지라도 종전 토지는 환지로 인하여 전체 토지의 지적·모양 및 위치에 변동이 생기는 것이므로 환지예정지 지정이 있기 전의 종전 토지의 점유와 그 후의 점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일성을 인정할 수 없다.

원고,피상고인

원고

피고,상고인

대한민국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 증거에 의하여, 환지 전 인천 동구 (주소 1 생략) 전 5,720평은 원래 피고의 소유였는데 피고가 1961년경부터 위 토지 중 일부씩을 위치를 특정하여 여러 사람들에게 매도하면서 분할등기를 하지 아니하고 전체 면적에 대한 매도 부분의 면적에 상응하는 비율로 지분이전등기를 마쳐준 사실, 그 후 소외 인천시가 위 토지를 포함한 부근 일대의 토지에 대하여 토지구획정리사업을 시행함에 있어서 특정 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매수인들에게 그 점유 부분을 환지받을 수 있도록 환지예정지를 지정하고 그에 따라 1972. 6. 20. (주소 2 생략) 대 175.9㎡(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를 비롯한 여러 필지로 분할되어 환지처분된 사실, 이 사건 토지는 피고의 단독 소유로 환지확정되었음에도 등기부상으로는 피고 단독 명의로 등기되지 않고 종전 토지에 대한 지분이전등기가 그대로 전사됨으로써 원심 변론종결 당시에는 피고와 원심공동 피고 본인들 또는 그 피상속인 명의의 공유지분등기가 경료되어 있는 사실, 소외 1은 토지구획정리사업이 시행되기 이전인 1950. 2. 25.경부터 이 사건 토지 위에 건물을 소유하면서 이 사건 토지를 점유하여 오다가 1966. 12. 10. 소외 2에게 위 건물을 매도하였고, 위 소외 2는 1978년 소외 3에게, 위 소외 3은 1989. 5. 19. 원고 및 원고의 처인 소외 4에게 위 건물을 매도하였고, 1990. 11. 24. 위 소외 4의 지분이 원고에게 이전된 이후에는 원고가 이 사건 토지 및 위 건물을 점유·사용하여 온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가 실질적으로 소유하면서 다른 등기명의인들과는 상호명의신탁관계에 있는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원고가 위 소외 1, 소외 2, 소외 3의 각 점유를 승계하여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계속 점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는 한편,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위 점유가 무단점유로서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된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는, 원고가 피고의 소유권을 배척하고 점유할 의사를 가지고 있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볼 만한 객관적 사정에 관한 주장·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배척하여 최소한 위 환지확정일인 1972. 6. 20.부터 20년이 경과한 1992. 6. 20.에는 그 점유부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하였다.

민법 제197조 제1항에 의하면 물건의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점유자가 점유 개시 당시에 소유권 취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법률행위 기타 법률요건이 없이 그와 같은 법률요건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 타인 소유의 부동산을 무단점유한 것임이 입증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점유자는 타인의 소유권을 배척하고 점유할 의사를 갖고 있지 않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로써 소유의 의사가 있는 점유라는 추정은 깨어졌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7. 8. 21. 선고 95다28625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토지 위에 건립된 건물은 원래 국유지 위에 건립된 주택 및 영업소로서 위 소외 1이 이를 취득할 당시 그 건물만을 매입하였고 위 건물의 부지가 피고의 소유임을 알고 있었던 사실을 엿볼 수 있는바,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위 소외 1의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점유는 당초부터 성질상 소유권 취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법률행위 기타 법률요건이 없이 그와 같은 법률요건이 없다는 사정을 잘 알면서 이 사건 토지를 무단으로 점유한 것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의 점유는 타주점유로 보아야 할 것이고, 이러한 경우 위 소외 1이 새로운 권원에 기하여 소유의 의사를 가지고 점유를 시작하거나 또는 소유의 의사가 있음을 표시함으로써 일단 시작된 타주점유가 중도에 자주점유로 전환되지 않고서는 그 점유기간 동안 계속하여 타주점유의 상태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 인데, 기록에 의하면 위 소외 1은 1965. 6. 29. 피고로부터 이 사건 토지와 무관한 환지 전 (주소 3 생략) 답 988평 중 일부를 매입한 사실이 인정될 뿐이고 달리 이 사건 토지에 관한 타주점유를 자주점유로 전환하였다는 아무런 자료를 찾을 수 없고, 위 소외 1로부터 위 주택을 매입하여 그 점유를 승계한 위 소외 2 역시 동일한 태양의 점유를 계속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그 점유를 자주점유라고 볼 수 없을 것이며, 설사 위 소외 1이나 그 점유를 승계한 위 소외 2가 이 사건 토지를 그 지번의 착오로 인하여 피고로부터 매입한 토지로 잘못 알고 있었다고 할지라도, 환지처분이 있는 경우에는 그것이 제자리환지라고 할지라도 종전 토지는 환지로 인하여 전체 토지의 지적·모양 및 위치에 변동이 생기는 것이므로 환지예정지 지정이 있기 전의 종전 토지의 점유와 그 후의 점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일성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대법원 1996. 11. 29. 선고 94다53785 등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위 소외 1이 매수한 위 토지는 이 사건 토지와는 상당히 떨어진 위 (주소 4 생략) 대 91.6㎡로 환지된 점을 엿볼 수 있으므로, 위 소외 2가 환지처분 후에도 여전히 이 사건 토지에 대한 권원을 오인하여 계속하여 소유의 의사로 점유하였다거나 환지처분 후 새로이 그 권원을 오인하여 소유의사에 의한 자주점유를 개시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러함에도 원심은 위 소외 1이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점유를 개시할 당시 소유권 취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법률요건이 있었는지 여부와 자주점유로의 변환 여부 및 환지처분이 점유에 미치는 영향 등에 관하여 심리하지 아니한 채 무단점유에 관한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거기에는 자주점유의 추정과 무단점유에 관하여 법리를 오인한 나머지 그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정귀호 박준서(주심) 김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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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인천지방법원 1997.10.31.선고 97나4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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