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가. 한 사람이 여러 종류의 자동차 운전면허를 취득한 경우, 이를 취소·정지함에 있어서 서로 별개의 것으로 취급하여야 하는지 여부
나. 외형상 하나의 행정처분이라 하더라도 가분성이 있거나 그 처분대상의 일부가 특정될 수 있는 경우, 일부 취소의 가능성
다. 제1종 보통, 대형 및 특수면허를 가지고 있는 자가 레이카크레인을 음주운전한 행위는 위 특수면허의 취소사유에 해당될 뿐 위 보통 및 대형 면허의 취소사유는 아니라고 하여 3종의 면허를 모두 취소한 처분 전체를 취소한 원심판결 중 특수면허에 대한 부분은 위법하다는 이유로 파기환송한 사례
판결요지
가. 한 사람이 여러 종류의 자동차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경우뿐 아니라 이를 취소 또는 정지함에 있어서도 서로 별개의 것으로 취급하는 것이 원칙이고, 한 사람이 여러 종류의 자동차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경우 1개의 운전면허증을 발급하고 그 운전면허증의 면허번호는 최초로 부여한 면허번호로 하여 이를 통합관리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자동차 운전면허증 및 그 면허번호 관리상의 편의를 위한 것에 불과할 뿐 그렇다고 하여 여러 종류의 면허를 서로 별개의 것으로 취급할 수 없다거나 각 면허의 개별적인 취소 또는 정지를 분리하여 집행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나. 외형상 하나의 행정처분이라 하더라도 가분성이 있거나 그 처분대상의 일부가 특정될 수 있다면 그 일부만의 취소도 가능하고 그 일부의 취소는 당해 취소부분에 관하여 효력이 생긴다고 할 것인바, 이는 한 사람이 여러 종류의 자동차 운전면허를 취득한 경우 그 각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그 운전면허의 효력을 정지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다. 제1종 보통, 대형 및 특수 면허를 가지고 있는 자가 레이카크레인을 음주운전한 행위는 제1종 특수면허의 취소사유에 해당될 뿐 제1종 보통 및 대형 면허의 취소사유는 아니므로, 3종의 면허를 모두 취소한 처분 중 제1종 보통 및 대형 면허에 대한 부분은 이를 이유로 취소하면 될 것이나, 제1종 특수면허에 대한 부분은 원고가 재량권의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음에도, 원심이 그 점에 대하여 심리·판단하지 아니한 채 처분 전체를 취소한 조치는 위법하다고 하여 원심판결 중 제1종 특수면허에 대한 부분을 파기환송한 사례.
참조조문
가.다. 도로교통법 제68조 제2 내지 4항 , 제70조 제6호 , 제72조 제6호 , 제78조 , 도로교통법시행령 제45조 , 제46조 , 제50조 , 도로교통법시행규칙 제26조 〔별표 14〕 , 제34조 단서 , 제41조 , 자동차운전면허사무처리지침 제25조 나.다. 행정소송법 제2조 , 행정소송법 제19조 다. 도로교통법 제41조 ,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 민사소송법 제393조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대구광역시 지방경찰청장
주문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 중 제1종 특수면허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기각 부분에 관한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제1점에 대하여
도로교통법과 그 시행령 및 시행규칙은 자동차의 운전면허를 제1종 운전면허와 제2종 운전면허로 구분하고 제1종 운전면허는 대형면허, 보통면허, 소형면허, 특수면허로, 제2종 운전면허는 보통면허, 소형면허, 특수면허,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로 세분하여 각 그 면허의 종류에 따라 운전 가능한 차종, 면허의 취득자격이나 요건, 시험의 내용 등을 다르게 규정하고 있고( 법 제68조 제2 내지 4항 , 제70조 제6호 , 제71조 , 시행령 제45조 , 제46조 , 시행규칙 제26조 [별표14], 제41조 등), 또 한 사람이 여러 종류의 면허를 취득하는 것도 가능하게 규정하고 있으나( 법 제72조 제6호 , 시행령 제50조 등),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면허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다고 규정할 뿐( 법 제78조 ), 반드시 그 면허의 종류에 따라 별도로 구별하여 할 것을 규정하고 있지는 아니한 바, 한 사람이 여러 종류의 자동차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경우뿐 아니라 이를 취소 또는 정지함에 있어서도 서로 별개의 것으로 취급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할 것이다 ( 대법원 1992.9.22. 선고 91누8289 판결 ; 1994.11.25. 선고 94누9672 판결 참조).
따라서 한 사람이 여러 종류의 자동차운전면허를 취득하는 경우 1개의 운전면허증을 발급하고 그 운전면허증의 면허번호는 최초로 부여한 면허번호로 하여 이를 통합관리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도로교통법시행규칙 제34조 단서 및 자동차운전면허사무처리지침 제25조 참조) 이는 자동차 운전면허증 및 그 면허번호 관리상의 편의를 위한 것에 불과할 뿐 그렇다고 하여 여러 종류의 면허를 서로 별개의 것으로 취급할 수 없다거나 각 면허의 개별적인 취소 또는 정지를 분리하여 집행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논지는 이유가 없다.
제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는 원고가 1994.10.9.23:20경 혈중알콜농도 0.12%의 주취상태로 중형 특수차인 5톤 레이카크레인을 운전하다가 신호대기 중이던 승용차 2대를 연쇄추돌하여 위 각 승용차를 손괴하는 등의 교통사고를 일으켰음을 이유로, 1994.10.9.자로 원고가 가지고 있는 제1종 보통, 대형 및 특수면허를 취소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한 사실을 인정한 후, 원고가 운전한 위 레이카크레인은 특수면허로는 운전이 가능하나 제1종 보통면허나 대형면허로는 운전할 수 없는 것이므로 원고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면허 중 특수면허만으로 위 레이카크레인을 운전한 것이 되고 제1종 보통면허나 대형면허는 위 레이카크레인 운전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이므로, 원고의 위와 같은 주취운전행위는 원고가 가지고 있는 면허 중 특수면허에 대한 취소의 사유가 될 수 있을 뿐 제1종 보통면허나 대형면허에 대한 취소의 사유는 되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유로 원고가 가지고 있던 3종의 운전면허를 모두 취소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외형상 하나의 행정처분이라 하더라도 가분성이 있거나 그 처분대상의 일부가 특정될 수 있다면 일부만의 취소도 가능하고 그 일부의 취소는 당해 취소부분에 관하여 효력이 생긴다고 할 것인바, 이는 한 사람이 여러 종류의 자동차운전면허를 취득한 경우 그 각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그 운전면허의 효력을 정지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이 사건에 있어서, 원고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레이카크레인을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일으킨 행위는 원고가 가지고 있는 면허 중 제1종 특수면허의 취소사유에 해당될 뿐이고 제1종 보통 및 대형 면허의 취소사유에는 해당되지 아니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취소처분 중 제1종 보통 및 대형 면허에 대한 부분은 이를 이유로 취소하면 될 것이나, 한편 제1종 보통 및 대형면허에 대한 취소처분이 위법하다고 하여 제1종 특수면허에 대한 취소처분까지 당연히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닐 뿐만 아니라 원고가 이 사건 취소처분이 재량권을 일탈 남용하여 위법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제1종 특수면허에 대한 취소처분에 있어서는 그 점에 대하여 나아가 심리판단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에 나아감이 없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처분 전체를 취소한 조치는 잘못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달리 원심판시와 같은 취지의 견해를 표명한 바 있는 대법원 1993.5.11.선고 93누4229판결 은 그 범위 내에서 이를 변경하기로 한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제1종 보통 및 대형면허에 관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있어서는 심리미진 내지 판단유탈의 위법이 있거나 행정처분의 일부취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 중 제1종 특수면허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의 나머지 상고는 기각하며, 상고기각 부분에 관한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대법관 전원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