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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5. 4. 11. 선고 94다15646 판결
[손해배상(기)][공1995.5.15.(992),1830]
판시사항

가. 공설해수욕장에서 탈의실업자가 관리하는 전기시설이 부실하여 누전사고로 해수욕객이 사망한 경우, 해수욕장을 개설한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인정한 사례

나. 도전으로 인한 전기사고의 경우, 한전에게 도전의 적발 및 도전으로 인한 사고방지의무가 없다고 한 사례

다. 사용자책임에서 사용관계의 내용

판결요지

가. 공무원에게 부과된 직무상의 의무의 내용이 단순히 공공일반의 이익을 위한 것이거나 행정기관 내부의 질서를 규율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전적으로 또는 부수적으로 사회구성원 개인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설정된 것이라면 공무원이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함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

나. 도전은 그 자체가 불법행위이자 범죄행위로서 그 피해자는 한전이고, 따라서 한전은 각 지점에 도전방지요원을 두어 도전을 적발하려 하고 있는 점은 자신의 피해를 방지하려는 것에 불과하고, 한전이 전기를 독점적으로 공급한다 하여 도전을 적발할 법적인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나아가 한전에게 전기와 관련된 모든 사람의 안전을 배려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도전으로 인한 사고를 방지할 의무가 있다 할 수 없으며, 도전을 하는자가 임의로 설치한 불법 전기시설물이 부실하여 제3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까지 한전에게 배상책임을 지우는 것은 한전이 설치·관리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의사에 반하여 한전 몰래 설치된 불법 전기시설물로 인한 책임까지 부과하는 결과가 되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손해배상의 이념에도 어긋나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사용자책임은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로 하여금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하게 하는 것으로서, 사용자책임이 성립하려면 사용자와 불법행위자 사이에 사용관계 즉 사용자가 불법행위자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는 관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참조조문
원고, 피상고인

하준호 외 6인

피고, 상고인

부산광역시 남구 외 1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인수 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한국전력공사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 부산광역시 남구의 상고를 기각하고, 이 부분 상고비용은 같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은 거시증거에 의하여 원심공동피고 1이 1990.6. 피고 부산광역시 남구(이하 부산 남구라 한다)로부터 공유수면 및 사장 점용허가를 받고 제10호(원심설시의 제16호는 명백한 오기로 보인다) 탈의실을 운영하기 위하여 다른 탈의실업자들과 함께 피고 부산광역시 남구(이하 피고 부산 남구라고 줄여 쓴다) 산하 민락동사무소 고용직 2종 보조원으로 전기검침원인 원심공동피고 2에게 전기시설을 의뢰하고 비용을 지급한 사실, 그런데 원심공동피고 2는 피고 한국전력공사(이하 피고 한전이라고 줄여 쓴다)에 전기사용신청을 하지 아니한 채 무면허공사업자인 원심공동피고 3으로 하여금 피고 한전의 전주로부터 무단히 인입선을 뽑아 전기시설을 하게 하였고, 원심공동피고 3은 공사 당시 규정에 어긋나게 누전차단기를 설치하지 아니하였을 뿐 아니라, 100m 떨어진 파라솔까지 비닐전선으로 전기를 연결한 사실, 소외 망 하재갑은 1990.8.28. 01:00경 광안리해수욕장 제10호 탈의실 앞 약 100m 지점의 해변에 설치된 비치파라솔에서 옆의 파라솔살대를 잡다가 위 비닐전선이 벗겨져 그 살대에 누전되어 흐르는 전기에 감전되어 사망한 사실, 피고 부산 남구는 탈의실 운영을 위한 허가를 하고 해수욕장 내에 임해행정봉사실을 설치 운영하였으나, 탈의실업자들이 영업시간(일출시부터 자정까지)을 위반하고, 파라솔을 탈의실로부터 제한 (6m)보다 초과한 100m 지점에 설치하고 수십개의 비닐전선이 백사장에 널려 있었음에도 이를 단속하지 아니한 사실, 또한 피고 부산 남구는 피고 한전으로부터 전기사용료 징수를 위한 검침업무 등을 위임받고, 그 업무를 위하여 전기검침원을 두어 전기검침 및 도전 적발업무에 종사하게 하였는데, 위와 같이 전기검침원인 원심공동피고 2는 오히려 자신이 도전하여 탈의실업자들로 하여금 사용케 한 사실, 피고 한전은 1989년에는 위 해수욕장 내의 각 탈의실업자들로부터 전기사용신청을 받고 전기를 공급하였으나, 1990년에는 위 해수욕장 내 총 67개 탈의실 중 1개의 탈의실만이 적법하게 전기사용신청을 하였음에도 도전을 단속하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피고 부산 남구와의 업무위수탁계약상 피고 부산 남구소속 직원이 업무수행시 부당한 사례와 업무상 과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피고 부산 남구와 협의 후 확인 및 업무지도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한 후,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부산 남구는 탈의실업자의 위반사항의 단속을 게을리한 자신의 과실 및 원심공동피고2의 사용자로서 원심공동피고 2의 위와 같은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책임이 있고, 피고 한전은 도전의 적발 및 도전으로 인한 사고방지를 게을리한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책임이 있을 뿐 아니라 원심공동피고 2에 대하여 피고 부산 남구와 중첩하여 사용자의 지위에 있으므로 사용자책임이 있고, 위 피고들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연대배상책임이 있다고 판시하였다.

2. 피고 부산 남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과실의 점에 관하여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해수욕장은 피고 부산 남구가 개설한 공설해수욕장으로서 같은 피고는 해수욕장 내 탈의실업자들에게 공유수면 및 사장 점유허가를 하여 탈의실을 운영하도록 하였고, 해수욕장 내에 임해행정봉사실을 설치·운영하였는 바, 이 사건 해수욕장을 개설하여 관리하고 있는 같은 피고의 해수욕장 관리 담당직원으로서는 해수 욕장내의 제반 시설의 하자로 인한 위험을 예방하거나 제거하기 위하여 시설을 직접 운영하는 탈의실업자등을 감독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같은 피고는 위 허가를 하면서 피허가자의 준수사항으로 사장 내의 위험물질은 수시 제거하고 안전사고예방에 노력하여야 하고, 영업시간은 일출시부터 자정시까지로 하였으며, 피허가자는 같은 피고 소속 공무원의 수시 임검 또는 수시 현장조사에 응하여야 하고, 위 허가조건을 위반하면 허가취소까지 할 수 있도록 규정한 사실도 인정된다).

살피건대, 공무원에게 부과된 직무상 의무의 내용이 단순히 공공일반의 이익을 위한 것이거나 행정기관 내부의 질서를 규율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전적으로 또는 부수적으로 사회구성원 개인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설정된 것이라면 공무원이 그와 같은 직무상 의무를 위반함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배상책임을 져야 할 것인바 ( 당원 1993.2.12. 선고 91다43466 판결 참조), 위와 같은 감독의무는 이 사건 해수욕장을 이용하는 일반 공중의 안전과 이익을 위하여 인정되는 것임이 명백하므로, 같은 피고로서는 소속 공무원들이 위와 같은 감독의무를 위반함으로 인하여 해수욕장 이용자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배상책임을 부담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원심이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당시 탈의실업자들이 탈의실에서 100m나 떨어진 파라솔까지 연결하는 비닐전선이 수십 개 백사장에 널려 있어 그 전선으로 인한 사고위험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할 것이므로, 이를 감독하여야 할 같은 피고 소속 공무원들에게 과실이 없다 할 수 없고, 그 위험의 원인이 전기시설이라 하여 감독범위에서 벗어난다는 논지도 받아들일 수 없다.

다만, 원심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지방자치단체인 같은 피고를 주의의무의 주체로 설시하였으나, 지방자치단체의 배상책임은 공무원이 그 직무를 집행함에 당하여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에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성립하므로, 지방자치단체의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행위를 특정하여야 함에도 원심이 위와 같이 설시한 것은 부적절하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논지는 이유 없다.

나. 인과관계의 점에 관하여

논지는 이 사건 사고는 원심공동피고 1이 규격에 맞지 않는 전선을 사용한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고, 또한 일반적으로 예견할 수 없는 특별사정으로 인한 손해이므로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는 것이나, 이 사건 해수욕장에서 비닐전선이 수십개 백사장에 널려 있는 상태로 보아 그대로 방치할 경우 누전의 위험성이 있다고 예상할 수 있었고, 당시 감독업무에 종사하는 같은 피고 소속 공무원들도 이를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방치하여 이 사건 감전사고에 이르렀다면 위 공무원들의 직무위반행위와 이 사건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할 것이다.

논지도 이유 없다.

다. 원심공동피고 2의 직무행위의 점에 관하여

검침원인 원심공동피고 2가이 이 사건 전기공사를 불법으로 한 것이 동인의 직무범위에 속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 부산 남구는 피고 한전으로부터 전기사용료징수를 위한 검침업무 등을 위임받고 그 업무를 위하여 전기검침원을 두어 전기검침 및 도전 적발업에 종사하게 하였으나, 한편 기록에 의하면 전기공급 신청절차는 신청인이 전기공사면허업체를 선정하여 내선공사를 시공한 후, 전기공사면허업체가 작성한 내선설비 시공내역 및 점검표 등 구비서류를 갖추어 직접 또는 전기공사면허업체가 대행하여 관할 한전지점에 신청하면 한전지점에서 위 서류를 검토하고 현장을 확인한 후, 한전의 전선로와 수용가의 내선을 연결하고 계량기를 설치하여 전기를 공급하는 것인 사실을 알 수 있고, 따라서 전기공급공사 또는 전기공급은 피고 부산 남구의 고유업무가 아님은 물론이고 같은 피고가 피고 한전으로부터 위탁받은 업무의 범위에 속하지도 아니한다.

그렇다면 전기검침원인 원심공동피고 2의 이 사건 전기공급공사는 그 사용자인 같은 피고의 본래의 업무에 속하지도 아니할 뿐 아니라, 앞에서 본 검침원의 업무내용에 비추어 위 행위가 직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행위로 보기 어려워서 결국 개인적인 행위에 불과하다 할 것이므로, 피고 부산 남구에게 원심공동피고 2의 행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는 것은 부당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국가배상책임에 있어서의 직무의 점에 관한 법리오해가 있다 할 것이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 부산 남구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는 이상, 위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이 미치지 아니하였으므로 결국 논지는 이유 없다.

라. 과실상계의 점에 관하여

논지는 피해자의 과실정도가 더 크다는 것이나 기록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과실정도를 20%로 본 원심의 판단은 상당하다고 인정되므로, 이를 탓하는 논지는 이유 없다.

3. 피고 한전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과실의 점에 관하여

원심판시와 같이 피고 한전에게 도전의 적발 및 도전으로 인한 사고방지를 게을리한 과실이 있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도전은 그 자체가 불법행위이자 범죄행위로서 그 피해자는 피고 한전이고, 따라서 같은 피고는 각 지점에 도전방지요원을 두어 도전을 적발하려 하고 있는 점이 기록상 엿보이는데 이는 자신의 피해를 방지하려는 것에 불과하고, 원심인정과 같이 피고 한전이 전기를 독점적으로 공급한다 하여 도전을 적발할 법적인 의무가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

더 나아가 피고 한전에게 전기와 관련된 모든 사람의 안전을 배려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원심인정과 같이 도전으로 인한 사고를 방지할 의무가 있다 할 수 없으며, 이 사건과 같이 도전을 하는 자가 임의로 설치한 불법 전기시설물이 부실하여 제3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까지 피고 한전에게 배상책임을 지우는 것은 같은 피고가 설치·관리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그 의사에 반하여 같은 피고 몰래 설치된 불법 전기시설물로 인한 책임까지 부과하는 결과가 되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손해배상의 이념에도 어긋나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피고 한전에게 도전의 적발 및 도전으로 인한 사고의 방지의무가 있다고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과실의 점에 관하여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니,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나. 피고 한전과 원심공동피고 2간의 사용관계의 점에 관하여

사용자책임은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로 하여금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하게 하는 것으로서, 사용자책임이 성립하려면 사용자와 불법행위자 사이에 사용관계 즉 사용자가 불법행위자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는 관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피고 한전이 원심공동피고 2의 사용자라고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심공동피고 2는 피고 부산 남구 산하의 민락동 소속 공무원으로서 피고 한전에게 원심공동피고 2를 일반적으로 지휘·감독하는 권한이 없음은 명백하고, 다만 피고 한전과 소외 부산광역시 사이에 체결된 통합공과금 과징업무 위·수탁계약서(갑 제20호증) 제7조(확인 및 업무지도)에 “을(수탁기관)은 본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부당한 사례나 업무상과실이 발생치 않도록 하기 위하여 필요시 확인지도를 하도록 하며, 또한 갑(위탁기관)은 을과 협의 후 확인지도를 할 수 있으며, 을은 이에 적극 협조하여야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고, 원심은 위 조항에 근거하여 피고 한전이 원심공동피고 2에 대하여 중첩적으로 사용자 관계에 있다고 인정하였으나, 위 규정은 그 문언에 비추어 수탁기관에게 위 계약에 의하여 수탁받은 업무를 확인. 지도할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이 주된 취지로 보이고, 다만 위탁기관도 필요시 수탁기관과의 협의절차를 거쳐 업무를 확인·지도할 수 있다는 근거규정에 불과하다고 보여지고 위 규정에 기하여 피고 한전이 피고 부산 남구소속 공무원인 검침원을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할 수 있는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사용자책임에 있어서의 사용관계의 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니,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도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한전 패소부분은 유지될 수 없으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 부산 남구의 상고는 기각하고 그 부분 상고비용은 같은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석수(재판장) 정귀호 이돈희(주심) 이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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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부산고등법원 1994.1.28.선고 92나35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