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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2016. 05. 20. 선고 2015구합81942 판결
임차권이 설정된 부동산에 대한 물납불허가처분의 적부[국승]
전심사건번호

조심2015서2025 (2015.09.11)

제목

임차권이 설정된 부동산에 대한 물납불허가처분의 적부

요지

이 사건 처분 당시 이 사건 부동산 중 상당 부분에는 다수의 임차인들이 거주하고 있었고 이들은 임대차계약, 주택임대차보호법 또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서 정한 여러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어, 국가로서는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할 경우 위 임대차계약 등에 따른 분쟁에 휘말릴 위험성이 있는 점 등에 비춰 볼 때 물납불허가처분은 정당함

사건

2015구합81942 물납불허가 처분 취소청구

원고

○○○ 외 4

피고

○○세무서장

변론종결

2016. 4. 22.

판결선고

2016. 5. 20.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피고가 2015. 3. 4. 원고들에게 한 물납불허가 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들은 2014. 3. 3. 사망한 SSH(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공동상속인들이다. 원고들은 2014. 9. 30. 피고에게 자진납부할 상속세액으로 10,732,634,708원을 신고하면서, 그 중 2,753,634,708원은 연부납부를, 7,979,000,000원은 상속재산인 서울 강서구 소재 오피스텔 61개호(상속재산 가액 7,979,000,000원, 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로 물납을 신청하였다.

나. 피고는 2015. 1. 15. 원고들에게 '이 사건 부동산은 61개호 중 57개호를 임대하고 있어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73조 제1항에 따라 물납허가를 하지 아니할 수 있으므로, 이를 공실 상태로 제공하거나 관리・처분이 적당한 다른 재산으로 신청하여 달라.'고 보정요구를 하였고, 2015. 2. 9. 원고들에게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73조, 같은 법 시행령 제70조 내지 제72조의 규정을 적용할 때, 사권이 설정된 재산은 원칙적으로 그 사권이 소멸되어야만 물납을 허가할 수 있다.'는 취지의 사전안내문을 보냈다.

다. 피고는 2015. 3. 4. 원고들에게 '관리・처분 부적합'을 이유로 원고들의 물납신청에 대하여 불허가 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라. 원고들은 이에 불복하여 2015. 4. 15.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2015. 9. 11. 기각결정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내지 6호증, 을 제1, 2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의 주장

1) 이 사건 부동산이 임차인들에게 임대되었다는 사정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73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71조 제1항 제1호 내지 제4호, 같은 법 시행규칙 제19조의4 제1호 내지 제4호에서 규정한 물납 불허가 사유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71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한 '지상권・지역권・전세권・저당권 등 재산권이 설정된 경우'는 물납신청을 한 재산에 '물권'이 설정된 경우를 의미하므로, 임차권과 같은 '채권'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피고가 처분의 근거로 제시한 국세징수사무처리규정 제35조는 하급행정기관에 대한 조세행정의 운용방침 또는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명령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구속력이 있고 납세의무자인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은 없고, 설령 국세징수사무처리규정의 법규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위 규정은 모법의 수권범위를 벗어나 무효이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법령에 근거가 없어 위법하다.

2)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71조 제1항은 각 호에 해당하는 사유로 '관리・처분상 부적당하다고 인정'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사건 부동산은 소유권 상실의 위험이나 소유권에 관한 분쟁, 임차인들과의 분쟁 등이 없이 원활하게 수익을 창출하고 있었으므로 관리・처분에 적당한 부동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부동산이 관리・처분에 부적당하다는 이유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이 사건 처분의 근거 법령

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15. 12. 15. 법률 제135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상속세및증여세법'이라 한다) 제73조 제1항 단서는 "물납을 신청한 재산의 관리・처분이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물납허가를 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관리・처분이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다. 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령 제71조 제1항은 관리・처분이 부적당하다고 인정하는 사유로 제1호에서 '지상권・지역권・전세권・저당권 등 재산권이 설정된 경우'를, 제4호에서 '제1호 내지 제3호와 유사한 사유로서 관리・처분이 부적당하다고 기획재정부령이 정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규칙 제19조의4는 기획재정부령이 정하는 경우로 제4호에서 '제1호 내지 제3호와 유사한 것으로서 국세청장이 인정하는 것'을 규정하고, 국세징수사무처리규정 제35조 제2항은 "물납신청재산이「국유재산법」제11조와「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령」제71조 및「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규칙」제19조의4에서 정하는 관리・처분이 적당하지 않은 재산인 경우 물납허가를 거부하거나 관리・처분이 가능한 다른 재산으로의 변경을 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국유재산법 제11조 제1항은 "사권이 설정된 재산은 그 사권이 소멸된 후가 아니면 국유재산으로 취득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먼저 국세징수사무처리규정 제35조 제2항의 효력에 관하여 본다. 상급행정기관이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업무처리지침이나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기준을 정하여 발하는 이른바 행정규칙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지 않지만, 법령의 규정이 특정 행정기관에게 그 법령 내용의 구체적 사항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면서 그 권한 행사의 절차나 방법을 특정하고 있지 않아 수임행정기관이 행정규칙의 형식으로 그 법령의 내용이 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면, 그와 같은 행정규칙은 위에서 본 행정규칙이 갖는 일반적 효력으로서가 아니라 행정기관에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한 법령 규정의 효력에 의하여 그 내용을 보충하는 기능을 갖게 되고, 따라서 이와 같은 행정규칙은 당해 법령의 위임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그것들과 결합하여 대외적인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을 가진다(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6두3742 판결). 앞서 본 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규칙 제19조의4 제4호는 관리・처분이 부적당한 사유 중 일부를 국세청장이 인정하도록 규정하면서도 권한 행사의 절차나 방법을 특정하고 있지 않고 있다. 따라서 국세청장이 훈령의 형식으로 국세징수사무처리규정 제35조 제2항에 관리・처분이 부적당한 사유로 국유재산법 제11조를 규정한 것은 위법하지 않다.

또한 국세징수사무처리규정 제35조 제2항이 규정한 국유재산법 제11조는 '사권이 설정된 재산'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령 제71조 제1항 제1호가 정한 '지상권・지역권・전세권・저당권 등 재산권이 설정된 경우'와 유사한 것으로서 시행령, 시행규칙이 위임한 범위를 넘는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국세징수사무처리규정 제35조 제2항이 위법・무효라는 주장은 이유 없다.

다) 다음으로 이 사건 처분의 법적 근거가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앞서 본 법령의 규정과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처분 무렵인 2015. 2.경 이 사건 부동산 총 61개호 중 47개호가 임대되어 임차인들이 임차한 해당 오피스텔을 점유하고 있었던 점(을 제2호증), ② 이 사건 부동산의 오피스텔 임차인들은 경매신청의 등기 전 주민등록이나 사업자등록을 하면 주택임대차보호법 또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따른 최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있고, 이미 주민등록이나 사업자등록을 마친 경우에는 제3자에 대한 대항력도 가지고 있는 점, ③ 이처럼 임차권은 원래 채권계약에 기초한 권리이나 주택임대차보호법이나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게 되면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 등 제한물권과 유사한 특성을 가지게 되는 점, ④ 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령 제71조 제1항 제1호는 '지상권・지역권・전세권・저당권 등 재산권이 설정된 경우'라고 규정하여 관리・처분이 부적당한 경우를 물권이 설정된 경우에 한정하고 있지 않고, 국세징수사무처리규정 제35조 제2항에서 규정한 국유재산법 제11조 제1항도 국유재산으로 취득하지 못하는 경우를 물권이 설정된 경우에 한정하고 있지 않아 물권과 유사한 성격의 재산권이 포함될 여지가 있고, 부동산등기법 제74조는 임차권에도 설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점, ⑤ 물납제도는 조세의 현금납부원칙에 대한 예외로 인정된 것이어서 조세를 금전으로 납부하는 사람과 물납하려는 사람 사이의 조세부담의 형평성 및 조세징수의 충실성을 고려하여 물납의 허용범위를 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점(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0두19942 판결 참조)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은 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령 제71조 제1항 제1호 또는 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규칙 제19조의4, 국세징수사무처리규정 제35조 제2항에 근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에 법적 근거가 없다는 주장은 이유 없다.

2) 이 사건 부동산이 관리・처분에 적당하지 아니한지 여부

앞서 본 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령 제71조 제1항의 각 호 사유, 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규칙 제19조의4 각 호 사유 및 국유재산법 제11조 제1항의 사유는 그와 같은 사유가 있는 재산을 국가가 취득할 경우 국가가 분쟁에 휘말릴 위험성, 이로 인한 조세징수의 차질 등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취지에서 규정된 것으로 보인다(대법원 2010. 7. 22. 선고 2010추35 판결 참조).

그리고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처분은 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령 등에서 규정한 사유를 근거로 하는 점, ② 이 사건 처분 당시 이 사건 부동산 중 상당 부분에는 다수의 임차인들이 거주하고 있었고 이들은 임대차계약, 주택임대차보호법 또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서 정한 여러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어, 국가로서는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할 경우 위 임대차계약 등에 따른 분쟁에 휘말릴 위험성이 있는 점(이 사건 처분 이후에 임대차계약이 모두 종료되었다는 사정은 이 사건 처분의 위법여부를 판단하는데 고려할 수 없다), ③ 그러한 분쟁이 현실화된다면 법적 분쟁의 타당성과 관계없이 국가로서는 조세징수에 차질이 발생하게 되는 점, ④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임차권이 설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부동산이 관리・처분에 적당하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임대차를 통한 수익 창출과 매각이 원활할 것으로 예상되었다면 원고들은 물납 대신 직접 이 사건 부동산을 처분하여 현금으로 상속세를 납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등의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부동산이 관리・처분에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한 피고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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