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1구합1264 행정처분 등 취소청구
원고
한국철도공사
피고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충주지청장
변론종결
2012. 4. 12.
판결선고
2012. 5. 3.
주문
1. 피고가 2011. 3. 31. 원고에 대하여 한 11,441,170원의 지원금 반환명령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08. 2. 4.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장으로부터, 원고 산하 A지사에서 철도안전 전문인력을 양성할 목적으로 소속 근로자 중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자를 대상으로 실시하고자 하는 'B(14-07, 제1기)' 훈련과정[훈련방법 : 국내 집체훈련, 훈련기간 : 2008. 2. 5.부터 2008. 2. 29.까지(1차), 2008. 2. 12.부터 2008. 2. 25.까지(2차), 2008. 2. 14.부터 2008. 2. 26.까지(3차), 훈련시간 : 5일 40시간, 이하에서는 그 중 3차 과정을 '이 사건 훈련과정'이라 한다]을 직업능력개발 훈련과정으로 인정받았다.
나. 원고는 2008. 2. 14.부터 2008. 2. 26.까지 직원 34명을 대상으로 이 사건 훈련과정을 실시한 후, 2008. 3. 17.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장에게 이 사건 훈련과정을 포함한 위 B 훈련과정 전체에 대하여 훈련비용 지원을 신청하였고,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장은 2008. 3. 21. 원고에게 훈련비용으로 합계 14,364,600원을 지급하였는바, 그 중 이 사건 훈련과정에 대한 훈련비용은 4,933,298원이고, 훈련생 C(원고의 D사업소장, 전기통신 3급)에 대한 훈련비용 145,097원도 이에 포함되어 있다.다. 그런데 감사원과 고용노동부는 2010. 8.경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장에게 직업능력개발 훈련기간에 국외로 출입국한 훈련생의 명단을 통보하면서 부정출결관리 여부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였고,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장은 부정 출결관리 여부를 조사한 결과 원고의 직원인 C이 2008. 2. 15.부터 2008. 2. 26.까지 국외로 출국하여 이 사건 훈련과정에 참석하지 않았음에도 이 사건 훈련과정 실시일인 2008. 2. 14., 2008. 2. 15., 2008. 2. 20., 2008. 2. 21, 4일간 출석한 것으로 처리된 사실을 확인하였다. 라. 이에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장은 2011. 3, 21. 및 2011. 3. 22. 원고에 대하여 '출결관리 부정, 훈련에 참여하지 않은 훈련생에 대해 정상수료 보고하여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훈련비를 지원받은 사실'을 이유로 구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2008. 12. 31. 법률 제93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5조, 구 고용보험법(2008. 12, 31 법률 제93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5조를 적용하여 아래 표 기재와 같은 각 처분을 하였다.
마. 피고는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장의 위 표 순번 4 기재 지급제한처분에 따라, 2011. 3. 31. 원고에 대하여 피고가 지급제한기간(2008. 3. 24.부터 2009. 3. 23.까지) 동안 원고 산하 E본부에 지원하였던 훈련비 11,441,170원의 반환을 명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내지 갑 제5호증, 갑 제10호증, 갑 제11호증, 을 제1호증, 을 제4호증 내지 을 제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C이 훈련비용 신청대상자에 포함된 것은 당시 관련 업무를 처음 담당하여 업무가 미숙하였던 F의 행정상 착오로 말미암은 것일 뿐, 원고가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훈련비용을 지원받고자 한 것은 아니므로, 이를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2)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된 구 고용보험법 시행령(2010. 2. 8. 대통령령 제220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6조 제2항(이하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라 한다)은 모법인 구 고용보험법 제35조 제1항의 위임취지에 반할 뿐만 아니라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무효이므로, 이를 근거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설령 원고의 행위가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훈련비용을 지원받은 경우에 해당하고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처분의 상대방은 개별 사업장 등을 기준으로 하여 위반행위를 한 개별지사로 한정되어야 한다.
4) 원고의 위반행위가 행정상 착오로 말미암은 것이고 그 정도가 매우 가벼운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은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이 사건 훈련과정은 사업주인 원고 산하 A지사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한 훈련이고, 이에 관한 훈련계획 수립 및 훈련비용 지원신청 등 업무는 위 A지사의 인사노무팀 소속 F이 담당하였는데, F은 원래 기록물 관리, 보안 등 총무 관련 업무를 담당하다가 2008. 1. 14.부터 이 사건 훈련과정을 비롯한 직업능력개발 훈련과정 관련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2) 이 사건 훈련과정의 훈련생 명단에 포함된 C은 2008. 2. 15.부터 2008. 2. 26.까지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여 외국여행을 다녀왔는데, 이 사건 훈련과정의 훈련생 중
한 명인 G은 훈련시간 5일 중 2008. 2. 14., 2008. 2. 15., 2008. 2. 20., 2008. 2. 21. 총 4일간 C이 출석한 것처럼 출석부에 C의 서명을 대신하였다(G은 그 경위에 관하여, 자신이 C으로부터 부탁받은 바는 없고 단지 업무 관계로 안면이 있었던 C이 출석하고서도 출석부에 서명하는 것을 잊은 것으로 생각하여 대신 서명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3) 이 사건 훈련과정을 포함한 B(14-07, 제1기) 훈련과정의 훈련생은 총 102명이었는데, 그 중 C을 비롯하여 5일 미만으로 출석한 4명은 출석부상 '미수료' 내지 '미이수'로 처리되었다.
4) 이 사건 훈련과정 종료 후, F은 직업능력개발정보망 행정지원시스템 (HRD-Net)에 훈련생 C을 포함한 99명의 훈련생(C을 제외한 나머지 미수료자 3명은 포함되지 않았다)을 B(14-07, 제1기) 수료자로 입력하고, 위 99명에 대한 직업능력개발 훈비용 지원신청서를 작성하여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장에게 제출하였다.
5) 한편 C은 2008. 3. 25.부터 2008. 4. 18.까지 실시된 제2기 B 훈련과정에 5일간 출석하여 수료하였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4호증 내지 갑 제13호증, 갑 제17호증, 갑 제19호증, 갑 제21호증 내지 갑 제24호증,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 을 제4호증, 을 제5호증, 을 제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훈련비용을 지원받은 것인지 여부
가) 행정법규 위반에 대하여 가하는 제재조치는 행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행정법규 위반이라는 객관적 사실에 착안하여 가하는 제재이므로 위반자의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위반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부과될 수 있고, 이 사건 처분에 적용되는 구 고용보험법 관련 규정에서 제재조치가 가능한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이라고 함은 일반적으로 지급받을 자격 없는 사업주가 지급받을 자격을 가장하거나 지급받을 자격이 없음 등을 감추기 위하여 행하는 일체의 부정행위로서 직업능력개발 훈련비용의 지급에 관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적극적 및 소극적 행위를 뜻한다(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9두4272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직업능력개발 훈련과정에서는 출결관리가 매우 중요하고 본질적인 사항이고, 원고는 이 사건 훈련과정을 실시하는 주체로서 지원금을 신청하기 이전에 훈련생이 실제로 출석하여 훈련을 받았는지 여부 등을 최종적으로 확인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었음에도 위와 같은 의무를 게을리하여 훈련생 C에 대한 훈련비용까지 포함하여 지원금 지급을 신청한 점, ② 이 사건 훈련과정의 훈련생은 34명에 불과하여 훈련생의 출결을 관리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보이지도 않는 점, ③ C은 이 사건 훈련과정 기간에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한 상태였으므로 이 사건 훈련과정에 정상적으로 출석하는 것이 불가능하였고, 위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원고가 C의 출석 여부를 확인하지 아니한 채 C에 대한 훈련비용을 신청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④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장으로서는 위와 같이 C이 이 사건 훈련과정에 출석하지 않았음을 미리 알았더라면 원고에게 C에 대한 훈련비용을 지급하지 않았을 것임이 명백하여 결국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가 지원금의 지급에 관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장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아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C에 대한 훈련비용을 지원받았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의 무효 여부
가) 구 고용보험법 제35조 제1항,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의 규정 내용이나 형식, 체계 등에 비추어 직업능력개발 훈련비용 지원제한기간의 설정 및 그 지원제한기간에 지급된 지원금 등의 반환을 명하는 처분은 기속행위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처럼 구 고용보험법 제35조 제1항의 위임에 따라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직업능력개발 훈련비용 등을 받거나 받으려고 한 자(이하 '부정수급자'라 한다)에 대하여 의무적으로 1년간 지원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하고 그 지급제한기간에 지급된 지원금 등에 대하여는 반환을 명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모법의 위임취지나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 아닌지가 문제 된다.
나) 먼저,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직업능력개발 훈련비용의 지원제한 및 그에 따른 지원금 등의 반환을 정한 구 고용보험법 제35조 제1항의 위임취지를 벗어난 내용을 정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1) 구 고용보험법 제35조 제1항이 대통령령에 위임하는 사항의 범위를 명시적으로 특정하지는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위 조항의 입법 취지나 목적 등에 의한 내재적인 위임의 범위나 한계는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1996. 4. 9. 선고 95누11405 판결, 대법원 1997. 7. 22. 선고 96누6578 판결 등 참조), 구 고용보험법에 따라 지급되는 각종 지원금 등의 성격상 다양한 유형의 위반행위가 예상되는 점과 위 규정의 형식이나 입법목적 등을 고려하여 보면, 구 고용보험법 제35조 제1항의 위임취지는 부정행위의 유형과 그 위반의 정도, 내용, 동기 및 그 결과의 경중 등에 따라 지원제한이나 지원금 등의 반환 기준을 합리적으로 세분하여 규정하도록 위임하고 있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 관할 행정청에 일정한 범위 안에서 가중, 감경할 수 있도록 규정할 것을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위 규정의 위임에 따른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위반행위의 내용이나 정도에 따라 세부적인 기준을 정함이 없이 일률적으로 1년 동안의 지급제한 및 그 지급제한기간에 지급되는 지원금 등의 반환을 명하도록 강제하고 있을 뿐, 이를 가중 · 감경할 수 있는 재량의 여지도 부여하고 있지 아니하여 위반행위자의 위반 정도나 정상과 관계없이 일률적인 제재처분을 할 수밖에 없는 결과가 초래된다.
(2) 또한, 2010. 2. 8. 대통령령 제22026호로 개정된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56조 제2항은 부정수급자에 대한 1년 동안의 지원금 등 지급제한을 규정하면서도 '다만, 지원금이나 장려금을 받은 날부터 3년이 지난 경우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거나 받으려고 하는 금액이 300만 원 미만으로서 최초로 부정행위가 적발된 경우에는 1년 동안의 지급 제한을 적용하지 아니한다'라는 제한을 두었고, 2010. 12. 31. 대통령령 제22603호로 개정되어 현재 시행 중인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56조 제2항은 '법 제35조 제1항에 따라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제1항에 따른 각 지원금 중 어느 하나의 지원금을 받거나 받으려 한 자에 대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은 제1항에 따른 반환명령 또는 지급 제한을 한 날부터 1년의 범위에서 새로 지원하게 되는 제1항에 따른 각 지원 금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지원금에 대해서는 별표 1에 따른 기간 동안 지급을 제한한다. 다만 그 부정한 방법의 정도, 동기 및 결과 등을 고려하여 그 지급제한 기간의 3분의 1까지 감경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는 것으로 개정하였는데, 이는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의 위와 같은 문제점에 대한 반성적 고려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3) 따라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모법인 구 고용보험법 제35조 제1항의 위임취지를 벗어나는 것으로 위법하다.
다) 다음으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면,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부정수급자에 대한 1년 동안의 지원금 등 지급제한 및 그 지급제한기간에 지급된 지원금 등의 반환명령을 통하여 지원금 등의 지급과 관련한 부정행위를 방지하고 궁극적으로 실업의 예방, 고용의 촉진 및 근로자의 직업능력 개발과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지원금 등이 고용보험법상의 고용보험기금이라는 한정된 공적 재원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점에 비추어 그 입법목적 자체는 정당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에서 정한 징벌적 제재처분을 통하여 지원금 등의 지급과 관련한 부정행위가 감소될 것으로 보이고 그에 따라 고용보험기금이 더욱 건실화될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그 입법목적의 달성에 적합한 수단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의 내용은 아래에서 보는 여러 사정에 비추어 '피해의 최소성' 내지 '법익의 균형성'이라는 요건을 결여한 나머지 부정수급자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규정으로서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
(1) 구 고용보험법 제35조 제2항은 징벌적인 의미에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금액에 상당하는 액수 이하의 금액을 징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구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 제25조 제4항 제1호, 구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 시행령(2009. 3. 31. 대통령령 제2139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2조의2, 구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 시행규칙(2009. 4. 1. 노동부령 제3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에서는 과거 5년 동안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비용을 신청한 횟수 등을 기준으로 하여 추가 징수할 금액을 세분하여 정하고 있다. 한편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위 추가징수 처분과는 별도로 부정수급자에 대하여 의무적으로 1년 동안 지원금 등의 지원을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그 지급제한기간에 지급된 지원금 등이라면 그것이 거짓이나 그 밖에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된 것인지와 관계없이 모두 이를 반환할 것을 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위 추가징수처분의 근거 규정보다 훨씬 강한 징벌적 제재의 성격임에도 위 추가징수처분의 근거 규정과는 달리 위반행위의 내용이나 정도에 따라 세부적인 기준을 정함이 없이 일률적으로 1년 동안의 지급제한 및 그 지급제한 기간에 지급된 지원금 등의 반환명령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피고로서는 원고와 같이 부정수급액이 극히 소액인 사업주에 대하여도 일률적으로 위와 같은 제재처분을 할 수밖에 없는데, 반환명령의 대상이 되는 지원금 등은 통상 부정수급액보다 매우 큰 금액으로서 부정수급자가 부정수급에 대한 제재로서 예상할 수 있는 범위를 현저히 초과하고, 이는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을 고려하더라도 그 위반행위의 내용과 정도와 비교하면 부정수급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2) 그뿐만 아니라,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지급제한의 기산일을 제재처분 일이 아닌 '지원금 등을 받거나 지급 신청을 한 날'로 규정하고 있어 부정수급자로서는 제재처분을 받기 이전에 이미 지원받았던 지원금 등을 소급하여 반환하여야 한다. 그런데 부정수급자가 1년 동안 지원금 등에 대한 지급이 제한될 것이라는 사정을 미리 안다면 지급제한기간 동안 직업능력개발 사업을 탄력적으로 실시하여 그 손실을 줄일 수 있고, 그와 같이 직업능력개발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는바, 이 사건 시행령 조항에서 지급제한을 기속행위로 규정하면서도 그 기산일을 훈련비용 등의 수급일 또는 지급신청일로 정한 것은 기산일을 달리 정함으로써 부정수급자가 입게 되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피해의 최소성' 원칙을 준수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또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지원금 등을 받거나 지급 신청을 한 날'부터 1년 동안 지급제한 및 그 지급제한기간에 지급된 지원금 등에 대한 반환명령을 의무적으로 규정하면서도 위 제재처분을 할 수 있는 기간에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아니함으로써 부정수급자의 지위가 장기간 불안정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4) 2010. 2. 8. 대통령령 제22026호로 개정된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56조 제2항이나 2010. 12. 31. 대통령령 제22603호로 개정되어 현재 시행 중인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56조 제2항이 위반행위의 내용이나 정도 등을 고려한 지원제한 및 그에 따른 지원금 등의 반환이 가능하도록 개정된 것이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의 위와 같은 문제점에 대한 반성적 고려에 따른 결과로도 볼 수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라) 결국, 모법의 위임취지에 반하거나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무효인 이 사건 시행령 조항에 근거한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최병준
판사이경민
판사권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