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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7. 2. 14. 선고 96다36159 판결
[손해배상(기)][공1997.3.15.(30),751]
판시사항

[1] 의장권을 침해한 자가 그 의장권의 등록 사실을 모르고 단지 제3자의 주문을 받아 생산하여 주문자 상표부착 방식으로 제3자에게 전량 납품한 경우, 의장권 침해행위에 대한 과실 추정의 번복 여부(소극)

[2] 의장권을 침해한 자가 도리어 의장권자를 상대로 특허청 심판소에 심판을 청구한 경우, 의장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

[3] 불법행위에 의하여 재산권이 침해된 경우 그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판결요지

[1] 의장법 제65조 본문에서는 0b타인의 의장권 또는 전용실시권을 침해한 자는 그 침해행위에 대하여 과실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0c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의장권을 침해한 자가 비록 그 의장권이 등록된 사실을 몰랐고 또한 제3자와의 계약에 의하여 그 제3자가 제공한 설계도면과 장비, 부품으로 물품을 제조한 다음 제3자의 상호와 마크를 부착하여 전량 제3자에게 납품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생산행위 자체가 의장권을 침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실시행위로서 그와 같은 사유만으로는 과실이 없다거나 과실의 추정을 번복할 사유가 되지 못한다.

[2]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민법 제766조 제1항 소정의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라 함은 현실적으로 손해의 발생과 가해자를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그 가해행위가 불법행위로서 이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안 때라고 할 것인데, 의장권자의 의장권침해물품의 제조, 판매 등의 중지요청에 대하여 침해행위를 한 자가 자신이 제조, 판매하는 물품은 그 의장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특허청 심판소에 그러한 내용의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과 그 의장권의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한 경우, 의장권자는 대법원에서 그 심판이 확정된 때에 비로소 불법행위를 알았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그 날부터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가 진행한다.

[3] 일반적으로 타인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재산권이 침해된 경우에는 그 재산적 손해의 배상에 의하여 정신적 고통도 회복된다고 보아야 하지만, 재산상의 손해 이외에 명예나 신용의 훼손 등으로 재산적 손해의 배상만으로는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손해가 있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위자료를 지급하여야 한다.

원고,상고인겸피상고인

동환산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진억 외 6인)

피고,상고인겸피상고인

권석곤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일영)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각자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원고와 피고의 소송대리인들의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을 도과한 원고대리인의 각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내에서)를 판단한다.

1. 과실의 추정번복 또는 무과실에 관한 피고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의장법 제65조 본문에서는 0b타인의 의장권 또는 전용실시권을 침해한 자는 그 침해행위에 대하여 과실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0c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피고가 비록 이 사건 의장권에 관하여 원고 명의로 등록된 사실을 몰랐고, 또한 소외 풍성전기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와의 계약에 의하여 위 소외 회사가 제공한 설계도면과 장비, 부품으로 이 사건 물품을 제조한 다음 위 소외 회사의 상호와 마크를 부착하여 전량 위 소외 회사에 납품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생산행위 자체가 원고의 이 사건 의장권을 침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실시행위이며, 위와 같은 사유만으로는 피고에게 과실이 없다거나 위 과실의 추정을 번복할 사유가 되지 못한다.

위와 같은 판단을 한 원심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에 관한 피고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민법 제766조 제1항 소정의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라 함은 현실적으로 손해의 발생과 가해자를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그 가해행위가 불법행위로서 이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안 때라고 할 것인데, 원고가 피고 및 소외 회사에 대하여 이 사건 의장권침해물품의 제조, 판매 등의 중지요청에 대하여 피고와 위 소외 회사는 자신들이 제조, 판매하는 물품은 원고의 이 사건 의장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위 소외 회사는 특허청 심판소에 그러한 내용의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과 원고의 이 사건 의장권의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한 상황을 고려하면 원고는 대법원에서 위 심판이 확정된 때에 비로소 피고와 소외 회사의 불법행위를 알았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그 날부터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가 진행한다 하겠다.

위와 같은 판단을 한 원심의 조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소멸시효기산점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논지도 이유 없다.

3. 위자료 청구에 관한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타인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재산권이 침해된 경우에는 그 재산적 손해의 배상에 의하여 정신적 고통도 회복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나, 재산상의 손해 이외에 명예나 신용의 훼손 등으로 재산적 손해의 배상만으로는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손해가 있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위자료를 지급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도 원고가 이 사건 의장권의 침해에 의하여 신용훼손이 있었다거나 달리 재산적 손해의 배상만으로는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손해가 있었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위자료 청구는 인용될 수 없다 하겠다.

위와 같은 취지에서 원고의 위자료청구를 배척한 원심의 조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법리오해나 사실오인의 위법은 없다.

4. 사실오인 등에 관한 원고와 피고의 나머지 상고이유들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의 이 사건 물품 제조·판매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일실손해액이나, 원고가 생산한 제품에 대하여 물가 및 생산비상승률에 따른 납품가격이 인상되지 못한 손실액, 또는 피고가 실제로 얻은 순이익이 얼마인지를 인정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나 자료가 없어 그러한 손해액이나 이득액의 산정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이에 관한 원고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다만 의장법 제64조 제2항 에 따라 이 사건 의장권의 실시에 대하여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이른바 로얄티) 상당인 3%의 실시료에 해당하는 금원을 손해로 인정하였다.

기록에 의하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채증법칙 위반, 심리미진, 석명의무 위반이나 사실오인, 또는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의 특수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논지 역시 모두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각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경송(재판장) 지창권 신성택(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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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부산고등법원 1996.6.27.선고 95나3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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