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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9. 9. 26. 선고 89다카6584 판결
[손해배상(자)][집37(3)민,134;공1989.11.15.(860),1569]
판시사항

불법행위의 피해자가 도리어 가해자로서 형사소추를 당한 경우 민법 제766조 제1항 의 소정의 소멸시효의 기산점

판결요지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민법 제766조 제1항 소정의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라 함은 현실적으로 손해의 발생과 가해자를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그 가해행위가 불법행위로서 이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안 때라고 할 것이므로 피해자가 도리어 가해자로서 형사소추를 받고 있었다면 그의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하게 된 상황을 고려하여 동인에 대한 무죄판결이 확정된 때가 "가해자를 안 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원고, 상고인

박보순 외 6인

피고, 피상고인

이순자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 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증거에 의하여 피고소유의 로얄 한시택시 운전사인 소외 1은 1983.9.21 19:30경 위 택시를 운전하고 충남 대덕군 진잠면 방동리 앞길을 대전쪽에서 논산쪽으로 시속 약 70킬로미터 속도로 주행하던중 반대차선상을 중앙선에 근접하여 진행하여 오던 원고 박보순 운전의 오토바이를 갑자기 발견하고 급제동조치를 취하자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차체의 앞부분이 중앙선을 침범하여 위 택시 앞범퍼 좌측부분으로 원고 박보순 운전의 오토바이 좌측 안전대부분을 충돌함으로써 그 충격으로 원고 박보순과 위 오토바이 뒤에 동승하고 있던 원고 이금순이 땅에 넘어져 위 원고들이 설시와 같은 상해를 입었고, 그 직후인 1983.9.22.에 있은 경찰 1회 실황조사가 원고 박보순, 이금순이 참여하지 못한 가운데 실시되어 원고 박보순의 오토바이가 중앙선을 침범하여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처리되자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이의를 제기한 끝에 같은 해 10.6. 원고측의 참여인이 입회하여 소외 1의 택시가 중앙선을 침범하였고 원고 박보순의 오토바이는 중앙선을 침범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가운데 제2회 실황조사가 실시되었고, 그 후 같은 달 17. 경찰의 원고 박보순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작성시 및 같은 달 19. 원고 이금순에 대한 진술조서작성시에도 위 원고들이 위와 같이 주장한 사실, 그러나 1983.11.25. 위 사고는 원고 박 보순의 일방적 과실에 의하여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위 원고에게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로 벌금 50,000원에 처하는 약식명령이 내려졌으며, 이에 위 원고가 불복, 정식재판을 청구함과 동시에 대전지방법원 83카3521호 로 증거보전신청을 하여 같은 해 12.6. 위 원고의 대리인인 변호사 박종배가 참여한 가운데 현장검증이 이루어졌던 사실, 위 형사재판은 1심에서 1984.8.17. 선고유예의 유죄판결이 선고되었으나 항소심에서는 1986.12.5. 이 사건 사고는 소외 1의 택시가 중앙선을 침범하여 일어난 것이고 원고 박보순의 오토바이는 중앙선을 침범한 것이 아니라는 내용의 사실인정을 한 후 피해자(원고 이금순)의 처벌불원을 이유로 공소기각의 판결이 선고되고 그 후 그대로 확정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 박보순, 이금순과 그 가족인 나머지 원고들은 위 형사사건에 관한 항소심법원의 사실판단과 관계없이 소외 1의 불법행위로 손해가 발생한 사실과 피고가 사고차량의 차주로서 그 배상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이 사건 사고당시 및 그 직후에 알았거나 아니면 적어도 원고 박보순이 피고를 상대로 증거보전신청을 하고 현장검증을 한 1983.12.경에는 이를 알았다고 할 것이고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인 1987.5.2. 이 사건 소가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은 소제기 이전에 이미 시효완성으로 소멸되었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배척하였다.

그러나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민법 제766조 제1항 소정의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라함은 현실적으로 손해의 발생과 가해자를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그 가해행위가 불법행위로서 이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안 때라고 할 것인 바 ( 당원 1977.6.7. 선고 76다2008 판결 ; 1978.10.31. 선고 78다1611 판결 ; 1981.1.13. 선고 80다1713 판결 ; 1982.2.25. 선고 81다카1226 판결 각 참조), 위 원심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해자인 원고 박보순이 도리어 가해자로서 형사소추를 받고 있었으므로 그의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하게 된 상황을 고려하면 동인에 대한 무죄판결이 확정된 때가 민법 제766조 제1항 에서 말하는 "가해자를 안 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적어도 원고 박보순이가 자기에 대한 형사사건에서 자기의 무과실을 주장하거나 그를 입증하기 위한 증거조사를 시행하는 때에 가해자를 알았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는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의 기산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을 저질렀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고, 이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12조 제2항 소정의 파기사유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주한(재판장) 배석 김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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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89.2.2.선고 88나2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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