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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지방법원 2014.3.25. 선고 2013구합20248 판결
국가유공자요건비해당결정취소
사건

2013구합20248 국가유공자요건비해당결정취소

원고

A

피고

창원보훈지청장

변론종결

2014. 2. 25.

판결선고

2014. 3. 25.

주문

1. 피고가 2013. 3. 8. 원고에게 한 국가유공자 및 보훈대상자 요건 비해당 결정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00. 1. 10. 육군 논산훈련소에 입대하여 2000. 3. 7. 육군 제31사단 제8539부대 B대대에 배치 받아 복무하였다. 원고는 군 복무 중에 적응장애 진단을 받고 2001. 4. 26.부터 2001. 6, 7까지 국군광주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2002. 1. 17, 영양 결핍증 및 빈혈 등으로 의병 전역하였다.

나. 원고는 2012. 11. 7. 피고에게 군 복무 중 선임병들의 폭력, 폭언, 따돌림, 과다한 업무 등으로 우울증, 스트레스장애증후군, 식이장애, 정신분열병(이하 '이 사건 상이'라고 한다)이 발병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을 하였다.

다. 피고는 2013. 3. 8. 이 사건 상이가 공무수행과는 인과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국가유공자 및 보훈대상자 요건 비해당 결정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6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 을 제6호증의 1, 2,을 제8,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

원고는 입대 전 건강한 상태로 군에 입대하였으나 군 복무 중 계속되는 선임병들의 인격모독과 폭행, 따돌림, 과다한 업무 때문에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든 스트레스를 받아이 사건 상이가 발병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군 공무수행과 이 사건 상이는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련 법리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6호(공상군경)에서 말하는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 중 상이(공무상의 질병을 포함한다)'라 함은 군인 또는 경찰 공무원이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 중 부상하거나 질병에 걸리는 것을 뜻하므로, 위 규정이 정한 상이가 되기 위해서는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그 부상·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바,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이 직접의 원인이 되어 부상 또는 질병을 일으킨 경우는 물론 기존의 질병이 교육훈련이나 직무수행으로 인한 과로나 무리 등이 겹쳐서 재발 또는 악화된 경우에도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하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부상·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할 수 있으면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하며, 여기서 교육훈련 · 직무수행과 부상 ·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군인 등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두11252 판결 등 참조).

다. 인정사실

1) 원고는 D생 둘째 아들로 태어나 1998. 2. 10. 창원 E고등학교를 졸업하고, F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에서 학업을 계속하다가 2000. 1. 10. 입대하였다. 원고는 입대 당시 신체검사에서 신장 175cm, 체중 57kg의 체격이었고, 내과, 정신과 등 부분에서도 정상 판정을 받았다.

2) 원고는 입대 전까지 정신병을 앓거나 치료를 받은 바 없었고, 원고의 집안에서 정신질환의 가족력을 가진 사람도 없었다.

3) 원고는 2000. 1. 10. 육군 논산훈련소에 입소하여 군사훈련을 받은 후 2000. 3. 7. 육군 제31사단 제8539부대 B대대에 배속되었다. 원고는 처음 부대상황실의 상황병으로 근무하면서 야간에는 인근 해양의 선박 출입을 기록하여 상부에 보고하고, 주간에는 작전과의 부대원으로서 각종 사무업무를 맡아 하였다. 원고는 신입병으로서, 야간 근무 시에 취약 시간대인 밤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 주로 근무하였다.

4) 원고는 평소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성격으로 군 생활 적응에 힘들어하던 중 선임병들에게서 밥을 늦게 먹고 동작이 느리며 위생상태가 불량하다는 등의 질타를 받았다. 또한 원고는 선임병들이 매점을 갈 때 원고를 빼놓고 간다든지, 원고가 인사를 할 때 답례를 하지 않는 등으로 선임병들에게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였다.

5) 원고는 그 무렵 식욕을 잃고, 체중이 급속도로 저하되었으며, 소화 불량 등으로 국군광주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중 불안·우울 증세를 호소하였다. 원고는 국군광주병원에서 신경성 식욕부진과 정신과적 관찰이 필요하다는 적응장애 진단을 받아 2001, 4. 26.부터 2001. 6. 7.까지 입원치료를 받았다.

6) 원고는 그 무렵 위와 같은 사유로 인하여 상황병 업무가 힘들어져 장교식당 취사병으로 보직이 변경되었다.

7) 원고는 2001. 8. 2. 경상대학교 병원에서 체중 감소, 영양실조, 소화 장애, 불안·우 울, 사회적응 부족 등의 증상을 보이고 있어 식이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의심된다는 이유로 일정 기간의 내과,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원고는 2001. 12. 1. 영양결핍증, 빈혈 등으로 다시 국군광주병원에서 진료를 받았고, 그 당시 원고의 체중은 42kg에 불과하였다.

8) 원고는 2002. 1. 17. 국군광주병원에서 내과, 정신과 치료에도 큰 호전이 없고, 체력 및 신체여건 악화가 장기화되어 정상적인 군 복무가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아 비전공상으로 의병 전역하였다.

9) 원고는 전역 후에도 우울장애, 식이장애, 신경성 식욕부진, 단순형 정신분열병, 신경불안증 등의 증상으로 계속하여 치료를 받아왔다.

10) 원고의 이 사건 상이는 의학적으로 유전적, 생물학적, 환경적, 사회적, 기타 원인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군 공무수행 중 발생한 구타, 폭언, 기합, 왕따, 정신적 스트레스가 발병의 유발 요인 및 악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내지 10호증, 갑 제12 내지 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갑 제2, 28호증의 각 영상, 증인 C의 증언, 이 법원의 경남지방병무청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이 법원의 동아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 단

위 인정사실을 토대로 하여 본다.

원고는 군 입대 전 신체검사 결과 정신과 부분에 대한 정상 판정을 받는 등 정신질환 증세가 없었고, 원고의 가족 중에서도 정신질환 증세를 보인 사람이 없었다. 평소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인 원고는 입대 후 계급에 따라 명령과 복종으로 이루어지는 상하위계질서, 엄격한 규율 및 통제, 폐쇄적인 병영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고, 그럼에도 원고는 나름대로 군 생활에 적응하기 위하여 노력하였으나, 야간 업무에 따른 수면부족과 선임병들에게서 받는 집단 따돌림으로 군 생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소화 장애가 발생하여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고, 불안·우울 등의 증세를 호소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심리·사회적인 요인도 식이장애나 정신분열증의 발병 원인의 하나가 될 수 있고, 원고는 상시 영내에서 거주하는 사병으로서 군 복무 중에 받는 각종 스트레스 외에는 정신분열증 발병 원인이 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었던 점 등의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볼 때, 이 사건 상이는 평균인보다 성격상 정신적으로 취약한 원고가 군 입대 후 병영 생활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에서 받은 스트레스에다가 군대 내에서의 집단 따돌림 등으로 인하여 정신질환적 소인이 악화되어 비로소 발병하게 된 것이라고 추단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군 공무수행과 이 사건 상이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김해붕

판사이재환

판사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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