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도시계획시설물에 대한 건축허가의 경우 건폐율 산정기준이 되는 대지의 범위
[2] 도시계획사업시행자가 건축허가가 된 대상토지 중 일부에 대한 소유권 내지 사용권을 취득하지 못한 경우 건축허가를 취소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3] 법규해석을 그르쳐 위법한 행정처분을 한 행정청의 귀책사유 유무
판결요지
[1] 건폐율에 관한 법령의 규정은 당해 토지와 인근 토지의 이용관계를 조절하며, 토지의 규모나 도로사정 등을 고려하여 토지의 적정한 이용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고, 도시계획시설에 해당하는 건축물이 설치되는 일단의 토지는 여러 필지의 토지라도 하나의 대지로 보도록 되어 있으므로 건축허가의 대상이 된 도시계획시설이 설치될 일단의 토지 중 아직 소유권이나 사용권을 취득하지 못한 토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포함하여 건폐율을 산정하여야 할 것이다.
[2] 구 도시계획법(2000. 1. 28. 법률 제62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에 의한 도시계획실시계획의 인가를 받은 도시계획사업의 시행자는 같은 법 제29조 및 제30조에 따라 도시계획사업구역으로 지정된 토지를 도시계획사업의 시행기간 내에는 토지수용법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협의취득하거나 수용 또는 사용할 수 있으므로 건축허가 신청 당시 그 대지 중 일부에 대하여 도시계획사업의 시행자가 그 소유 또는 사용권을 아직 취득하지 못한 것을 하자로 보더라도 도시계획사업의 준공예정일이 경과하기 전까지는 그 치유가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더욱이 건축허가를 받게 되면 그 허가를 기초로 하여 일정한 사실관계와 법률관계를 형성하게 되므로 그 허가를 취소함에 있어서는 허가를 받은 자가 입게 될 불이익과 건축행정상의 공익 및 제3자의 이익을 허가조건 위반의 정도와 비교·교량하여 개인적 이익을 희생시켜도 부득이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니면 함부로 그 허가를 취소할 수 없는 것이므로, 건축허가가 된 대지 중 일부에 대하여 아직 도시계획사업시행자가 소유권 내지 사용권을 취득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건축허가를 취소할 정도의 하자라고 할 수는 없다.
[3] 법령에 대한 해석이 복잡, 미묘하여 워낙 어렵고, 이에 대한 학설, 판례조차 귀일되어 있지 않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반적으로 공무원이 관계 법규를 알지 못하거나 필요한 지식을 갖추지 못하고 법규의 해석을 그르쳐 행정처분을 하였다면 그가 법률전문가가 아닌 행정직 공무원이라고 하여 과실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원고,상고인겸피상고인
주식회사 건진미화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태세 외 1인)
피고,피상고인겸상고인
광주광역시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21세기 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이성렬 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의 피고들 패소 부분 중 인건비와 기타 제 비용 손해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의 상고와 피고들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피고들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다만, 인과관계에 관한 부분은 피고들의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한 판단에서 함께 본다.)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 증거에 의하여, 원고는 가연성 쓰레기의 처리 및 고체연료의 제조·판매업을 목적으로 하여 1991. 1. 24. 설립된 회사로서, 1992. 2. 17. 광주광역시장으로부터 일반폐기물처리업 허가를 받아 그 설비확장을 위하여 광주 (주소 1 생략) 수도용지 15,597㎡를 구입한 후, 광주광역시장으로부터 위 토지와 인근 토지 10필지 합계 4,959㎡ 중 일부를 합한 15,820㎡를 사업부지로 하고, 원고를 사업시행자로 한 도시계획사업실시계획결정인가 및 그 고시를 받아 피고 광주광역시 북구청장으로부터 1994. 4. 19. 위 도시계획사업부지를 대지로 하여 건축면적 3,157.84㎡인 일반폐기물처리장 용도의 건축물에 대한 건축허가를 받고 같은 해 4월 25일경 그 공사에 착수하였는데, 같은 해 11월 21일 위 북구청장이 감독관청인 광주광역시장의 지시에 따라 위 건축물이 법정 건폐율을 초과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위 건축허가를 취소한 사실, 이로 인하여 원고가 위 건축허가에 따라 새로 건축할 폐기물처리장(이하 '신 공장'이라고 한다)에서 경영하려고 준비하여 오던 폐기물처리사업이 무산되기에 이른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건축법 등 관계 법령의 규정에 의하면 도시계획시설에 해당하는 건축물이 설치되는 일단의 토지는 여러 필지의 토지라도 하나의 대지로 보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그 중 일부에 대한 소유 또는 사용권을 취득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일체로 보아 건폐율을 계산하여야 하므로 이 사건 건축허가는 법정 건폐율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적법하여 그 건폐율이 초과되었음을 이유로 이 사건 건축허가를 취소한 것은 위법하고, 피고들의 담당 공무원은 이러한 건폐율 산정에 관한 규정 내용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것이므로 위 건축허가취소로 인하여 폐기물처리사업이 무산됨에 따라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나. 건폐율에 관한 법령의 규정은 당해 토지와 인근 토지의 이용관계를 조절하며, 토지의 규모나 도로사정 등을 고려하여 토지의 적정한 이용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고 (대법원 1995. 2. 28. 선고 94누12180 판결 참조), 관련 규정에 의하면, 도시계획시설에 해당하는 건축물이 설치되는 일단의 토지는 여러 필지의 토지라도 하나의 대지로 보도록 되어 있으므로 건축허가의 대상이 된 도시계획시설이 설치될 일단의 토지 중 아직 소유권이나 사용권을 취득하지 못한 토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포함하여 건폐율을 산정하여야 할 것이다.
기록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건축허가에 법정 건폐율을 초과한 위법이 없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도시계획시설물에 대한 건축허가의 경우의 건폐율 산정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또한, 구 도시계획법(2000. 1. 28. 법률 제62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5조에 의한 도시계획실시계획의 인가를 받은 도시계획사업의 시행자는 같은 법 제29조 및 제30조에 따라 도시계획사업구역으로 지정된 토지를 도시계획사업의 시행기간 내에는 토지수용법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협의취득하거나 수용 또는 사용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건축허가 신청 당시 그 대지 중 일부에 대하여 원고가 그 소유 또는 사용권을 아직 취득하지 못한 것을 하자로 보더라도 이 사건 도시계획사업의 준공예정일인 1996. 12. 31.이 경과하기 전까지는 그 치유가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더욱이 건축허가를 받게 되면 그 허가를 기초로 하여 일정한 사실관계와 법률관계를 형성하게 되므로 그 허가를 취소함에 있어서는 허가를 받은 자가 입게 될 불이익과 건축행정상의 공익 및 제3자의 이익을 허가조건 위반의 정도와 비교·교량하여 개인적 이익을 희생시켜도 부득이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니면 함부로 그 허가를 취소할 수 없는 것이므로 (대법원 1991. 8. 23. 선고 90누7760 판결, 1992. 4. 10. 선고 91누535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건축허가가 된 대지 중 일부에 대하여 아직 원고가 소유권 내지 사용권을 취득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건축허가를 취소할 정도의 하자라고 할 수는 없다 .
라. 한편, 법령에 대한 해석이 복잡, 미묘하여 워낙 어렵고, 이에 대한 학설, 판례조차 귀일되어 있지 않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반적으로 공무원이 관계 법규를 알지 못하거나 필요한 지식을 갖추지 못하고 법규의 해석을 그르쳐 행정처분을 하였다면 그가 법률전문가가 아닌 행정직 공무원이라고 하여 과실이 없다고는 할 수 없는바 (대법원 1981. 8. 25. 선고 80다1598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이 사건 건축허가의 경위와 당시의 담당 공무원의 판단 내용, 건폐율 산정 및 건축허가에 관한 관계 법령의 규정과 이 사건 건축허가 대상이 된 대지를 사업부지로 한 이 사건 도시계획시설사업계획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건축허가취소에 관하여 피고들의 담당 공무원에게 귀책사유가 있다고 판단한 원심의 조치도 수긍할 수 있다.
마. 따라서 이 사건 건축허가취소처분은 위법하고, 피고들은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한 원심의 판단에 건축허가취소의 위법성과 불법행위에 관한 법리오해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점에 대한 피고들의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원고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가. 기록에 의하면, 원고의 원래의 폐기물처리공장(이하 '구 공장'이라고 한다)이 설치되어 있던 광주광역시 (주소 2 생략)은 택지개발사업예정지로 지정되어 있었던 곳으로서, 원고는 장차 그 곳에서 택지개발사업이 진행되면 철거하여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 구 공장을 설비한 것이고, 그 당시 이 사건 건축허가를 받은 곳으로 구 공장을 이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고는 보기는 어려워 구 공장의 설비와 운영을 위한 비용은 이 사건 건축허가와 관련 없이 원고가 독자적으로 설비한 사업체를 위한 것으로 볼 것이므로, 그로 인한 손해를 이 사건 건축허가취소와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도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들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잘못이 없다.
나. 원고가 신 공장의 부지 구입과 그 건축 및 기계설비 등을 위한 자금을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아 조달함으로써 이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게 되었더라도, 이는 이 사건 건축허가취소로 인하여 무산된 사업을 위하여 부득이하게 지출하였어야 하는 비용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위 사업무산으로 인하여 비로소 그 효용을 상실하게 된 손해로 볼 수도 없으므로 위 이자의 지급으로 인한 손해는 이 사건 건축허가취소로 인한 손해라고 할 수는 없다.
이 부분에 관한 원심의 판단도 결론에서는 정당하고, 거기에 원고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원고의 상고이유 제1점과 피고들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사건에서 과실상계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의 결정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에 속하는 사항이다(대법원 1990. 4. 25. 선고 90다카3062 판결 등 참조).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에 대한 원고의 과실비율을 30%로 본 것은 수긍할 수 있고, 이에 관한 사실을 오인하거나 과실상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상고이유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4. 피고들의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가. 원고의 폐기물처리사업 무산이 이 사건 건축허가취소로 인한 것인지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의 신 공장에서의 폐기물처리사업 준비 경위와 이에 관한 피고들의 관여 내용, 이 사건 건축허가취소 후 원고가 새로 제출한 건축허가신청에 대한 광주광역시 북구청장의 건축불허가처분, 인근 주민의 집단민원으로 인한 피고 광주광역시의 시책변경, 이 사건 폐기물처리사업의 경영에 필요한 설비와 여건 등에 관하여 인정한 그 판시 사실을 기초로 이 사건 건축허가취소로 인하여 원고의 폐기물처리사업이 사실상 무산되기에 이르렀으므로 피고들은 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그 손해는 신 공장에서의 폐기물처리사업을 위하여 투하한 비용으로서 신 공장 부지의 구입을 위한 토지매수대금 및 그 부대비용, 기계구입 및 그 부대비용, 인건비, 복리후생비를 비롯한 기타 그 사업 준비를 위하여 지출한 제 비용 상당이라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피고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추진한 이 사건 쓰레기 고체연료화 사업은 쓰레기처리방법으로 부적당하여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서 이를 위한 투자가 무가치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에 사실오인이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하는 피고의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기계구입비 지출로 인한 손해의 산정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기계구입비로 인한 손해는 그 구입가격에서 그 잔존물 가치를 공제한 잔액 상당이라고 하고, 그 잔존물 가치는 당해 기계의 용도와 수요에 비추어 고철로서의 가치밖에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보면 이 점에 관한 원심의 판단도 정당하고, 이 사건의 경우 위 손해를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심의 위 판단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산정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하는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인건비 및 기타 제 비용의 손해의 범위에 대하여
(1) 원고가 그 동안 지출한 원고 소속 임직원에 대한 인건비 및 기타 제 비용은 원고의 목적사업을 위한 것으로 볼 것이고, 원고의 설립 이후 이 사건 불법행위 발생일에 이르기까지 수행하여 온 목적 사업은 폐기물처리사업 한 가지뿐이었으므로, 위 비용 중 신 공장에서의 폐기물처리사업을 준비하면서 지출한 비용 상당의 손해는 이 사건 건축허가취소로 인한 손해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 부분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들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잘못이 없다.
(2)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구 공장의 경영을 위하여 지출한 비용은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하면서, 원고가 광주광역시로부터 일반폐기물처리사업 허가를 받아 신 공장으로의 사업확장 및 이전을 추진하기 시작한 1992. 12. 17.경에 가까운 1993. 1. 1.을 기준으로 하여 그 이후에 원고가 지출한 인건비와 기타 제 비용은 모두 신 공장에서 경영할 폐기물처리사업을 준비하기 위하여 지출한 비용으로서 이를 피고들이 배상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구 공장을 1994. 7. 20. 폐업하였고(이는 원고가 자인하고 있는 사항이다.), 그 무렵까지는 그 곳에서 폐기물처리사업을 계속하여 온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그 때까지 지출한 인건비와 기타 제 비용은 그 전부가 구 공장을 위하여 지출된 비용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할지라도 상당부분은 구 공장을 위한 비용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를 전부 신 공장에서의 사업을 위하여 지출한 비용이라고 보아 피고들에게 그 배상책임이 있다고 한 원심의 판단에는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들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피고들 패소 부분 중 인건비와 기타 제 비용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원고의 상고와 피고들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