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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7. 16. 선고 92다41528, 92다41535(병합) 판결
[소유권이전등기말소][공1993.9.15.(952),2283]
판시사항

가. 당사자 일방의 급부만 있는 경우에 그것이 불공정한 법률행위가 될 수있는지 여부

나. 강박에 의하여 의사표시를 한 것과 비진의 의사표시

판결요지

가.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급부와 반대급부와의 사이에 현저히 균형을 잃을 것이 요구되므로 증여와 같이 상대방에 의한 대가적 의미의 재산관계의 출연이 없이 당사자 일방의 급부만 있는 경우에는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의 불균형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나. 비진의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비록 재산을 강제로 뺏긴다는 것이 표의자의 본심으로 잠재되어 있었다 하여도 표의자가 강박에 의하여서나마 증여를 하기로 하고 그에 따른 증여의 의사표시를 한 이상 증여의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참조조문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수룡

피고, 피상고인

대한민국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증거에 의하여, 이 사건 부동산의 증여행위는 그 성립의 과정에서 강박이라는 불법적 방법이 사용되었을 뿐이고, 그 목적하는 권리의무의 내용이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사항이라고 볼 수 없으며, 그 이전등기의무의 이행이 법률상 강제되는 경우라 할 수도 없고, 반사회질서적인 조건이나 금전적 대가가 결부된 바도 없으며, 표시되거나 상대방에게 알려진 법률행위의 동기가 반사회질서적인 경우에 해당된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이는 의사표시의 흠결 내지는 하자의 문제로서 그 효력을 논의할 수는 있을 것이지만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로서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였다.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당원 1984.12.11.선고 84다카1402 판결 , 1992.11.27.선고 92다7719 판결 참조)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은 없다.

2. 원심은, 강박에 의한 법률행위가 무효로 되기 위하여는 강박의 정도가 극심하여 의사표시자의 의사결정의 자유가 완전히 박탈되는 정도에 이른 것임을 요한다는 전제 아래 그 증거를 종합하여, 원고가 피고 산하 계엄사령부 소속 합동수사본부의 수사관 등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은 강박을 받은 끝에 이 사건 부동산의 증여의 의사표시를 하고 그 등기이전에 필요한 서류 등을 발급받아 준 사실은 인정되나, 원고가 위 수사관 등의 계속적인 재산헌납 강요에도 당시 원고의 부인 소외인의 형사사건 변호를 맡고 있던 변호사들과 상의한 끝에 이를 거절하기도 하였다가 위 소외인의 재판결과에 악영향을 끼칠까 두려워한 나머지 이 사건 부동산을 증여하기에 이른 점 등으로 미루어, 강박으로 인하여 완전히 의사결정의 자유를 박탈당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나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3. 원심은, 소위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급부와 반대급부와의 사이에 현저히 균형을 잃을 것이 요구되므로 이 사건 증여와 같이 상대방에 의한 대가적 의미의 재산관계의 출연이 없이 당사자 일방의 급부만 있는 경우에는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의 불균형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고 하여 이 사건 증여가 불공정한 행위로서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원심의 그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당원 1993.3.23. 선고 92다52238 판결 참조)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위배, 심리미진,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4. 비진의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비록 재산을 강제로 뺏긴다는 것이 원고의 본심으로 잠재되어 있었다 하여도 원고가 강박에 의하여서나마 이 사건 증여를 하기로 하고 그에 따른 증여의 의사표시를 한 이상 증여의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원고의 이 사건 증여의 의사표시가 내심의 효과의사 없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고 한 판단은 정당하고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5. 원심은 강박을 이유로 이 사건 증여의 의사표시를 취소한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위 소외인의 무기징역형이 확정되고 그에 따라 원고의 집에 배치되어 있던 무장군인들이 철수한 1980.5.20.경 이후 위 소외인에 대한 사면, 복권이 이루어진 1988.2.27.경까지도 원고가 계속 외포상태에 있었다고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소장송달로서 한 취소권의 행사는 추인할 수 있는 날로부터 3년이 훨씬 경과한 후에 이루어졌음이 역수상 명백하다고 하여 원고의 취소권은 이미 제척기간의 경과로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였는바, 원고가 강박의 상태에서 벗어나 추인할 수 있게 된 때를 전국적으로 실시되었던 비상계엄이 해제되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회복한 1981.1.21.이후로 보지 아니하고 원고의 집에 배치되어 있던 무장군인들이 철수한 때로부터로 본 것은 잘못이지만, 비상계엄이 해제된 때로부터 보아도 원고의 취소권은 제척기간의 경과로 이미 소멸한 것은 마찬가지라 할 것이므로 원심의 판단은 결과적으로 옳다. 따라서 원심판결에 강박에 의한 법률행위의 취소권의 행사와 소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이상의 이유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영철(재판장) 박우동(주심) 김상원 박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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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2.8.13.선고 91나35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