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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2다20819 판결
[도로포장철거등][미간행]
판시사항

[1] 권리행사가 권리남용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 및 그 판단 방법

[2] 부당이득반환책임이 인정되나 손해액에 관한 당사자의 주장과 증명이 미흡한 경우, 법원이 취하여야 할 조치

[3] 갑이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지방자치단체가 갑 소유의 토지를 도로로 점유·사용함으로써 이익을 얻고 갑은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음을 이유로 부당이득반환을 구한 사안에서, 지방자치단체의 부당이득반환책임을 인정하면서도 갑의 손해액에 관한 증명이 불충분하다는 이유만으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배척한 원심판결에 손해액의 증명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장수군 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장수군에 대한 예비적 청구 중 부당이득반환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전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 장수군에 대한 나머지 상고 및 피고 2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피고 2에 대한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 장수군에 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주위적 청구 부분

권리의 행사가 주관적으로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을 뿐 이를 행사하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이익이 없고, 객관적으로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으면, 그 권리의 행사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하고, 그 권리의 행사가 상대방에게 고통이나 손해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주관적 요건은 권리자의 정당한 이익을 결여한 권리행사로 보여지는 객관적인 사정에 의하여 추인할 수 있으며, 어느 권리행사가 권리남용이 되는가의 여부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 (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다59783 판결 참조).

원심은, 이 사건 도로는 피고 장수군의 포장공사 이전에 상당히 오랜 기간 인근 마을 주민들의 통행로 및 부근 농지로의 출입을 위한 농로의 일부로 이용되어 온 점, 이 사건 도로에는 인삼밭이나 수 필지의 논이 인접해 있고, 특히 위 농경지의 경작을 위한 농기계 등의 진출입을 위해서는 이 사건 도로의 이용이 필수적이며, 만일 이 사건 도로가 폐쇄되는 경우에는 그 인접한 농지의 경작에 막대한 지장이 초래될 수 있는 점, 이 사건 도로는 부근 농지 등을 위한 농로의 일부 구간으로 그 포장부분을 철거하여 원상복구를 하더라도 사실상 농로 등 일반 교통에 사용될 가능성이 크고, 원고가 이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여 이 사건 도로의 원상복구로 원고에게 별다른 실익이 있다고 할 수 없는 반면, 이 사건 도로상 포장의 철거 등 원상복구를 위해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고의 이 사건 도로의 포장 철거 및 인도 청구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권리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나. 예비적 청구 중 부당이득반환청구 부분

부당이득반환책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법원은 그 손해액에 관한 당사자의 주장과 증명이 미흡하더라도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하여 증명을 촉구하여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직권으로라도 손해액을 심리·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87. 12. 22. 선고 85다카2453 판결 , 대법원 1998. 5. 12. 선고 96다47913 판결 , 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6다37892 판결 , 대법원 2009. 6. 25. 선고 2009다26824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 장수군이 2004. 9.경 이후 원고 소유의 이 사건 도로를 점유·사용함으로써 이익을 얻고, 원고는 이로 인하여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으나, 그 손해액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피고 장수군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배척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 장수군의 부당이득반환책임이 인정되는 이상, 원고의 손해액에 관한 증명이 불충분하더라도 원심은 그 이유만으로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배척할 것이 아니라 그 손해액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하여 증명을 촉구하고 직권으로라도 심리·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피고 장수군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배척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부당이득반환청구에 있어서 손해액의 증명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다. 예비적 청구 중 손해배상청구 부분 및 매매대금청구 부분

원심은, 피고 장수군이 이 사건 도로의 포장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원고 소유의 소나무, 가시철조망 등을 훼손하고, 황토를 굴토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피고 장수군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배척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손해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한편 원고는 피고 장수군에 대한 매매대금청구 부분에 대해서도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그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다.

2. 피고 2에 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 2가 이 사건 도로에 포장공사를 하여 이를 점유하고 있다거나, 원고 소유의 소나무, 가시철조망 등을 훼손하고, 황토를 굴토하였다는 점 등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피고 2에 대한 예비적 청구 중 부당이득반환청구 및 손해배상청구를 각 배척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손해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한편 원고는 피고 2에 대한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 중 매매대금청구 부분에 대해서도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그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장수군에 대한 예비적 청구 중 부당이득반환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 장수군에 대한 나머지 상고 및 피고 2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피고 2에 대한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일환 신영철(주심) 민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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