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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8. 2. 5. 선고 2017노2556 판결
[뇌물공여(일부변경된죄명뇌물공여약속)·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재산국외도피)·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국회에서의증언·감정등에관한법률위반][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1 외 4인

항 소 인

쌍방

검사

특별검사 박영수(기소, 공판), 특별검사보 양재식, 장성욱, 파견검사 박주성, 조상원, 김영철, 강백신, 김해경, 호승진(공판)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1을 징역 2년 6월에,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를 각 징역 2년에, 피고인 5를 징역 1년 6월에 각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피고인 1에 대하여는 4년간,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에 대하여는 각 3년간, 피고인 5에 대하여는 2년간 위 각 형의 집행을 각 유예한다.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재산국외도피)의 점, 각 범죄수익등의 처분에 관한 사실 가장에 의한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공소외 1 사단법인, 공소외 6 재단법인, 공소외 7 재단법인 관련 뇌물공여의 점과 각 공소외 1 사단법인, 공소외 6 재단법인, 공소외 7 재단법인 관련 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의 점은 각 무죄.

이유

Ⅰ. 항소이유의 요지

1.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항소이유

가. 공소외 9 업무수첩 및 공소외 10 업무일지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오해(제1점)

1) 공소외 9 업무수첩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하 ‘박 전 대통령’이라고 한다)과 피고인 1 사이에 그 기재와 같은 대화가 있었다는 사실 등에 대하여는 진술증거로서 전문증거에 해당하여 증거능력이 없기 때문에 직접증거는 물론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로도 사용될 수 없고, 이는 그와 관련한 공소외 9의 진술을 결합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2) 공소외 10 업무일지의 내용은 업무일지에 그와 같은 기재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 또는 그 내용의 진실성과 관계없는 간접사실에 대한 정황증거로서만 제한적으로 증거능력이 있다.

나. 부정한 청탁의 존재 여부에 관한 법리오해, 사실오인 등(제2점)

1)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이른바 주1) ‘승계작업’ 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고, 피고인 1의 ‘지배력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일련의 개별 현안들의 전개’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2) 원심판결이 열거하는 보고서 등 문건은 ‘승계작업’의 개념에 부합하지 않고, 박 전 대통령이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작업’에 대한 구체적인 인식을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

3)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 1 사이에 ‘승계작업’에 대한 대가로 이 사건 지원을 한다는 점에 대하여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가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근거가 없고, 오히려 이 사건 승마지원과 공소외 1 법인지원은 박 전 대통령의 직무집행의 대가와는 전혀 무관한 동기에 따라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다.

4) 원심은 승마지원 및 공소외 1 법인지원 경위에 관한 많은 간접사실을 오인하거나 잘못 평가한 나머지 박 전 대통령의 요청 등에 의한 사회공헌활동에 불과한 위 각 지원행위에 관하여 대가관계를 인정하는 위법을 범하였고, 나아가 원심이 공소외 6 법인, 공소외 7 법인지원과 관련하여 대가관계를 부정한 근거에 비추어 볼 때, 승마지원 및 공소외 1 법인지원 역시 대가관계가 부정되어야 마땅하다.

다. 승마 지원 경위에 관한 사실오인 등(제3점)

1) 피고인들은 2015. 7. 29. 이후 공소외 11을 통하여 공소외 3의 요구를 받고 공소외 2에 대한 승마지원을 하게 되었을 뿐이고, 박 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2015. 7. 25. 단독 면담 이전부터 공소외 2에 대한 승마지원을 계획하거나 준비한 것이 아니다.

2) 공소외 5 회사[(영문명칭 1 생략), 2016. 2. 9. ‘(영문명칭 2 생략)'(▷▷▷▷▷)로 상호 변경, 이하 ’공소외 5 회사‘라고 한다]에 지급된 용역대금은 공소외 2를 포함한 선수들의 해외전지훈련을 위한 용역계약에 따라 지급된 것으로서 뇌물이 아니다.

3) 피고인 1은 공소외 2에 대한 승마지원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사실이 없다.

라. 마필 소유권의 이전 관련 불고불리의 원칙 위반, 법리오해, 사실오인 등(제4점)

1) 원심은 특별검사(이하 ‘특검’이라고 한다)가 공소제기하지 아니하고 공판과정에서 쟁점이 되지도 아니한 사실을 기초로 소유권의 귀속을 판단하여 불고불리의 원칙을 위반하였고,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공소사실과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지 않으며, 이러한 원심의 위법한 판단으로 피고인들은 방어권 행사에 심각한 불이익을 입었다.

2) 원심판결에는 소유권 이전의 물권적 의사표시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3) 원심은 진정하게 성립한 2016. 8. 22.자 및 2016. 10. 29.자 각 마필 매매계약을 합리적 근거 없이 허위의 계약으로 잘못 판단하였다. 공소외 3이 공소외 4 회사의 동의를 받아 마필을 교환하였다는 원심의 판단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오히려 공소외 3의 마필교환 시도가 무위에 그친 사실이 인정될 뿐이다. 원심은 피고인들이 허위의 마필 매매대금을 정산하는 데 함부르크 용역계약을 이용하였다고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일탈한 위법을 저질렀다.

마. 뇌물수수죄의 성립 여부와 공모관계 인정에 관한 법리오해, 사실오인 등(제5점)

1) 공무원과 비공무원이 뇌물을 전부 비공무원에게 귀속시키기로 공모하고 이를 실행한 경우에는 그들 사이에 경제적 공동체 관계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뇌물수수죄의 공동정범이 성립될 수 없다.

2)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의 공모관계에 관하여 원심이 설시한 정황들 중 일부는 진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설령 모두 진실이라 하더라도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이 대통령의 직무수행의 대가, 즉 뇌물로서 공소외 2에 대한 승마지원을 받기로 공모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오히려 공소외 3이 그 정을 모르는 박 전 대통령을 이용하여 피고인들로 하여금 승마지원을 하도록 하였거나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내지 공갈의 범행을 공모하였다는 점이 인정될 수 있을 뿐이다.

3) 피고인들에게는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 사이에 뇌물수수의 공모관계가 존재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없었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바. 공소외 1 법인지원에 관한 사실오인 등(제6점)

1) 공소외 1 법인 1차 지원과 관련하여 박 전 대통령이 공소외 23을 특정하여 지원을 지시한 사실이 없다.

2) 피고인 4와 공소외 24 사이의 문자메시지를 근거로 피고인 4가 공소외 24에게 공소외 1 법인 후원을 지시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공소외 25가 ○○그룹의 후원결정을 촉진하는 ‘촉매’ 역할만을 하였다는 원심의 판단은 객관적인 증거를 도외시한 자의적인 추측에 불과하다.

4) 원심은 공소외 1 법인 봉투 전달 경위와 관련한 특검 주장을 배척하면서도, 공소외 1 법인 2차 지원에 피고인 1이 관여되어 있다고 판단하여 사실을 오인하는 위법을 저질렀다.

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경제범죄법’이라 약칭한다) 위반(횡령)죄의 성립 여부에 관한 법리오해, 사실오인 등(제7점)

1) 승마지원 및 공소외 1 법인지원은 뇌물공여에 해당하지 않고,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라는 공익 목적과 공소외 4 회사 등의 경영상 이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피고인들에게는 불법영득의 의사나 횡령의 범의가 없었다.

2) 피고인 1은 승마지원, 공소외 1 법인지원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재산국외도피)죄의 성립 여부에 관한 법리오해, 사실오인 등(제8점)

1) 이 사건 용역계약은 진정한 용역계약으로서 경상거래에 해당하므로, 피고인들은 이에 대한 신고의무를 부담하지 않고, 설령 이 사건 용역계약이 공소외 2만을 단독으로 지원하기 위한 계약이라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2) 이 사건 용역대금의 지급 목적, 정상적인 내부 결재를 거쳐 외국환은행을 통하여 지급이 이루어진 점, 재산의 이동경로와 수취인 등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점, 공소외 4 회사가 위 재산의 관리·처분권을 전혀 가지지 못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용역대금의 지급을 두고 국내 재산을 해외로 도피하였다고 평가할 수 없다.

3) 피고인들은 용역대금 송금 실무에 관여하지 않았고, 용역대금 지급에 관하여 공소외 4 회사의 일반적 업무처리 절차와 다른 처리를 지시한 바도 전혀 없으므로, 피고인들에게는 도피의 범의가 인정되지 않는다.

자.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라 약칭한다) 위반죄의 성립 여부에 관한 법리오해, 사실오인 등(제9점)

1) 비타나V(VitanaV, 이하 ‘비타나’라고 한다)와 라우싱1233(Rausing1233, 이하 ‘라우싱’이라고 한다)의 소유권을 공소외 3에게 이전하였다는 원심 판단에 의하더라도, 그 이전 방식은 공소외 4 회사가 먼저 마필의 소유권을 취득한 뒤 공소외 3에게 이전한 것이므로, 소유권 취득을 위한 매매계약을 허위라거나 가장행위로 볼 수 없다.

2) 원심의 판단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용역계약 및 마필 매매계약 등은 뇌물공여 또는 업무상횡령행위의 일부에 불과하므로, 이를 뇌물공여와 별개인 가장행위로 볼 수는 없다.

3) 범죄수익 ‘처분’에 관한 사실 가장행위는 앞서 행해진 범죄수익 ‘발생 원인’에 관한 사실 가장행위에 의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죄의 불가벌적 사후행위로서 별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

차.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이하 ‘국회증언감정법’이라 약칭한다) 위반죄의 성립 여부에 관한 사실오인 등(제10점)

1) 피고인 1은 재단출연 관련 박 전 대통령의 요청 및 출연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

2) 피고인 1은 2015. 8.경에는 공소외 3, 공소외 2를 알지 못하였고, 승마지원 사실에 대해 보고받은 바 없다.

카. 공소장일본주의 위반과 공소사실 특정에 관한 법리오해(제11점)

1) 이 사건 공소장은 공소사실과 무관한 과거의 사실을 기재하거나, 대화 당사자가 인정한 적 없는 대화의 내용을 직접인용 방식으로 기재하거나, 증거조사 전에 증거서류에 기재된 내용을 현출함으로써 법관에게 예단을 형성하게 할 우려가 매우 높으므로 공소장일본주의를 정면으로 위반하였다.

2) 이 사건 공소장에는 ‘공모’ 내지 ‘지시’ 관계 등 핵심 공소사실이 제대로 특정되지 않았다.

타. 죄수에 관한 법리오해 및 주문 무죄 누락(제12점)

1) 무죄로 판단된 재단출연 관련 뇌물공여 부분과 유죄로 인정된 승마지원 및 공소외 1 법인지원 관련 뇌물공여 부분은 범행 방법의 동일성,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이 인정될 수 없어 각 실체적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은 위 무죄 부분에 대하여 주문에서 별도로 무죄를 선고하였어야 한다.

2) 무죄로 판단된 재단출연 관련 횡령 부분과 유죄로 인정된 승마지원 및 공소외 1 법인지원 관련 횡령 부분은 각 별개의 실체적 경합범 관계에 있고, 무죄로 판단된 재단출연 관련 횡령 부분 자체도 피해자인 각 계열사별로 별도의 실체적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은 위 무죄 부분에 대하여 주문에서 각 계열사별로 무죄를 선고하였어야 한다.

3) 무죄로 판단된 공소외 4 회사 명의 독일 계좌 송금 관련 재산국외도피 부분과 유죄로 인정된 공소외 5 회사 명의 독일 계좌 송금 관련 재산국외도피 부분은 각 별개의 실체적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은 위 무죄 부분에 대하여 주문에서 별도로 무죄를 선고하였어야 한다.

파. 양형부당(제13점)

피고인들에 대한 양형(피고인 1 : 징역 5년, 피고인 2 :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피고인 3, 피고인 4 : 각 징역 4년, 피고인 5 :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4년)은 지나치게 무거워 부당하다.

2. 특검의 항소이유

가. 피고인 2에 대한 특검 제2회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오해(제1점)

특검은 피고인 2에 대하여 2017. 2. 중순경 실질적 수사를 개시하면서 2017. 2. 13. 피의자로 조사하고 2017. 2. 14. 피의자로 입건하는 절차를 취하였으므로, 특검 제2회 진술조서가 작성된 2017. 1. 12.에는 피고인 2가 단순 참고인에 불과하여 진술거부권의 미고지가 문제되지 않고, 실제로 진술거부권을 고지하고 변호인도 참여시켜 조사를 하였으므로 진술거부권 고지를 잠탈할 의도나 필요성도 없었다.

나. 부정한 청탁의 존재 여부에 관한 사실오인, 법리오해 등(제2점)

1) 원심은 개별 현안들에 대한 2015. 7. 25. 및 2016. 2. 15. 단독 면담에서의 묵시적 부정한 청탁의 성립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탈하였다.

2) 원심은 승계작업의 의미를 공소외 4 회사와 공소외 12 회사에 대한 지배력 확보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으로만 한정함으로써,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 도입, 공소외 19 회사와 공소외 20 회사 간 합병, 공소외 21 회사 등 4개 비핵심 계열사의 ♤♤그룹 매각, 공소외 22 회사 상장 및 투자 유치 지원은 승계작업을 이루는 현안이 아니라는 취지로 판시하였으나, 이들 개별 현안들도 피고인 1의 경영권 승계작업과 관련성을 갖는 현안에 해당하므로, 이 부분 원심 판단에는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

3) 피고인 1의 경영권 승계작업을 도와달라는 청탁은 그 청탁 시점에 진행되고 있는 개별 현안에 대한 청탁을 포함하는 것이고, 역으로 개별 현안에 대한 청탁은 포괄적 현안으로서 경영권 승계 현안을 도와달라는 청탁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하는데, 원심은 이를 간과하였고, 박 전 대통령이 먼저 현안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 1이 답변, 수락하면서 청탁이 성립되는 형태를 배제하고, 피고인 1의 청탁에 따른 박 전 대통령의 적극적 이행이나 지시의 존부에 의하여 부정한 청탁의 존부를 결정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원심은 말씀자료나 공소외 9 업무수첩 등과 같은 객관적인 증거들과 그에 의하여 추단되는 객관적인 사실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지 아니한 채, 일부 진술만을 근거로 하여 단순한 의심이나 불신에 터 잡아 명시적 부정한 청탁이 없었다고 단정하였다.

4) 뇌물수수죄와 제3자뇌물수수죄에서 뇌물의 대가성은 모두 동일한 개념인데, 원심은 제3자뇌물수수죄의 구성요건에 ‘부정한 청탁’이 필요함을 이유로 대가성의 범위를 제한하고, 특히 ‘대통령’에 대하여는 더욱 좁게 인정하였는데, 이는 헌법 제11조 의 평등권에 반한다.

5) 대통령이 국정수행 또는 정부시책 차원에서 자율적인 사업 투자나 단체 운영 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공익 활동을 명분으로 특정 단체에 대한 금품의 교부를 요구할 경우, 대통령의 직무와의 대가관계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기업인이 교부하는 금품의 공익성을 담보하기 위한 노력과 사전 검토를 충분히 하였는지 여부를 핵심적인 요소로 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오로지’ 공익 목적의 활동 또는 사회적 공헌활동의 일환이라는 직무와 무관한 동기만으로 금품을 교부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대가관계가 부정되어야 하는데도, 원심은 재단지원과 관련하여 부정한 청탁이 없었다고 판단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다. 승마지원 관련 뇌물공여약속죄, 뇌물공여죄의 성립에 관한 사실오인, 법리오해(제3점)

1) 승마지원 관련 뇌물공여약속은 2014. 9. 15. 및 2015. 7. 25. 각 단독 면담에서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 1이 뇌물수수와 뇌물공여를 합의함으로써 뇌물공여약속 자체는 확정적으로 이루어졌고, 다만 그 금액만 이 사건 용역계약의 체결 과정에서 213억 원으로 특정된 것이므로, 원심판결에는 뇌물공여약속죄에 관한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2) 살시도[Salcido, 이후 ‘살바토르31’(Salvator31)로 개명되었다. 이하 ‘살시도’라고 한다]의 뇌물제공과 관련하여, 뇌물수수 의사가 합치된 당사자는 뇌물을 요구한 박 전 대통령 및 공소외 3과 이를 승낙한 피고인 1이고, 위와 같이 합치된 뇌물수수의 의사는 ‘말의 소유권을 넘겨주라’는 의미였다고 보는 것이 상식과 경험칙에 부합하며, 뇌물수수 의사의 합치는 2014. 9. 15.과 2015. 7. 25. 이루어졌다고 보아야 한다.

3) 공소외 3은 피고인들의 관여 없이 단독으로 차량을 선택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마필운송차량의 매매계약서상 매수인이나 ♡♡♡♡이 송부한 견적서의 고객명도 공소외 4 회사가 아니라 공소외 5 회사로 되어 있었으며, 공소외 5 회사 직원이 위 차량을 인도받아 공소외 3 모녀와 공소외 5 회사 직원만이 전속적이고 독자적으로 차량을 사용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3이 차량에 관한 사실상의 사용 및 처분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공소외 3이 위 차량 자체를 뇌물로 취득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라. 승마지원 관련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재산국외도피)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죄의 성립에 관한 사실오인, 법리오해(제4점)

1) 원심은 공소외 3이 마필과 차량의 소유권을 취득하였는지 여부와 그 취득 시기에 관하여 사실을 오인하고, 예금거래신고 당시의 예치사유가 실제 예금용도와 전혀 일치하지 않는데도 이를 ‘사후변경’에 불과하다고 판단함으로써 재산국외도피죄의 법익보호 기능을 형해화하였다.

2) 살시도와 차량의 소유권이 모두 공소외 3에게 이전되었으므로 뇌물에 해당하고, 설령 뇌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1이 자신의 경영권 승계작업에 도움을 받을 목적으로 공소외 4 회사 자금을 사용한 것이므로 횡령에 해당한다.

마. 재단지원 관련 뇌물공여죄의 성립에 관한 사실오인, 법리오해(제5점)

원심은 공무원이 단일한 상대방에게 각기 다른 제3자에 대한 금품의 공여를 요구하는 경우 부정한 청탁이 명시적인지 묵시적인지에 따라 뇌물의 대가성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제한 후, 재단지원과 관련하여 이익제공자와의 관계, 이익의 다과 및 수수 경위와 시기, 이익 수수로 인하여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을 그르침으로써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채증법칙 위배,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있다.

바. 재단지원 관련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죄의 성립에 관한 사실오인, 법리오해(제6점)

1) 원심은 재단지원이 뇌물공여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잘못 판단함으로써 이 부분 공소사실도 무죄로 판단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2) 설령 재단지원이 뇌물공여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는 불법영득의 의사로 회사 자금을 불법적으로 유용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업무상횡령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사. 양형부당(제7점)

원심은 양형기준의 특별양형인자 중 가중요소를 잘못 판단하였고, 피고인들에 대한 양형은 지나치게 가벼워서 부당하다.

Ⅱ. 직권판단

항소이유를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특검은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① 승마지원 관련 뇌물공여의 점에 관하여 별지 ‘변경, 추가된 공소사실’ 제1항 기재와 같이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 1의 단독 면담 일자에 ‘2014. 9. 12.’을 추가하는 등의 내용으로 종전 공소사실을 변경하고, ② 승마지원 관련 뇌물공여의 점 중 마필과 차량 지원 부분에 관하여 같은 별지 제2항 기재와 같이 뇌물의 내용을 ‘마필 구입대금과 보험료, 차량의 구입대금’에서 ‘마필 자체와 보험료 상당 이익, 차량의 무상 사용이익’으로 변경하는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하며, ③ 승마지원 관련 뇌물공여의 점에 관하여 ‘뇌물수수죄에 대응하는 뇌물공여의 점’에서 같은 별지 제3항 기재와 같이 ‘공소외 5 회사를 제3자로 하는 제3자뇌물수수죄에 대응하는 뇌물공여의 점’으로 변경하는 제1예비적 공소사실과, 같은 별지 제4항 기재와 같이 ‘공소외 3을 제3자로 하는 제3자뇌물수수죄에 대응하는 뇌물공여의 점’으로 변경하는 제2예비적 공소사실을 각 주2) 추가하며, ④ 업무상횡령의 점에 관하여 같은 별지 제5항 기재와 같이 횡령한 재물을 ‘마필 구입대금과 보험료, 차량의 구입대금’에서 ‘마필 살시도 자체와 보험료 상당 이익’으로 변경하고 ‘차량의 구입대금’은 삭제하는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하고, ⑤ 재단지원 관련 뇌물공여의 점에 관하여 같은 별지 제6항 기재와 같이 ‘뇌물수수죄에 대응하는 뇌물공여의 점’을 택일적 공소사실로 추가하는 내용의 각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모두 허가함으로써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한편 이 부분은 원심이 유죄로 판단한 나머지 범죄사실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고, 원심이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한 부분은 유죄로 판단한 범죄사실과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은 그 전부를 파기하여야 한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한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특검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는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Ⅲ.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이하에서는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을 논리적 판단 순서에 따라, ① 공소장일본주의 위반과 공소사실의 불특정(제11점), ② 공소외 9 업무수첩 및 공소외 10 업무일지의 증거능력(제1점)에 관하여 먼저 살펴보고, ③ 뇌물수수죄와 제3자뇌물수수죄의 구별(제5점의 1, 2)을 전제로 하여 ④ 부정한 청탁의 존재 여부(제2점)와 뇌물수수죄에서의 뇌물의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의 존재 여부를 나누어 살펴보며, 이어서 ⑤ 뇌물공여죄의 성립 여부(제3점, 제4점, 제5점의 3), ⑥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죄(제7점), ⑦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재산국외도피)죄(제8점), ⑧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죄(제9점), ⑨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죄(제10점)의 각 성립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묵시적인 부정한 청탁의 부존재에 관한 항소이유를 받아들이므로 제3자뇌물수수죄에 대응하는 뇌물공여죄 부분인 공소외 1 법인지원과 관련한 사실오인 등 주장(제6점)에 관한 판단은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므로 ⑩ 죄수에 관한 법리오해 및 주문 무죄 누락 여부의 주장(제12점)과 양형부당 주장(제13점)에 관한 판단도 생략한다].

1. 공소장일본주의 위반과 공소사실 특정에 관한 법리오해(제1점)

가. 공소장일본주의 위반 여부

피고인들과 변호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범죄의 유형과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공소장에 ○○그룹 회장 공소외 8과 관련된 과거의 사실을 기재한 부분이나 증거로 제출된 관련자의 진술을 인용하는 기재 부분 등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법관에게 예단을 생기게 하여 법관이 범죄사실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공소장일본주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공소사실 특정에 관한 법리오해

피고인들과 변호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범행의 일시, 장소뿐만 아니라 피고인들이 범행을 분담하여 실행한 행위 등이 특정되어 있고, 피고인들의 신분관계, 피고인 1과 박 전 대통령 사이의 각 단독 면담 및 이후의 회의에 관한 기재 등에 의해 피고인 1의 다른 피고인들에 대한 ‘지시’와 피고인들의 ‘공모’에 관한 부분이 특정되어 있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인정한 사정들 외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범죄의 성격이나 전체 범행기간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들이 자백하지 아니하는 한 ‘지시’나 ‘공모’의 내용을 다소 개괄적으로 표시하는 것이 부득이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이고, 이로 인하여 피고인들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있었던 것으로도 보이지 아니하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공소사실의 특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공소외 9 업무수첩과 공소외 10 업무일지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오해(제11점)

가. 공소외 9 업무수첩의 증거능력

1) 관련 법리

타인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진술이 전문증거인지는 요증사실과 관계에서 정하여지는데, 원진술의 내용인 사실이 요증사실인 경우에는 전문증거이나, 원진술의 존재 자체가 요증사실인 경우에는 본래증거이지 전문증거가 아니다( 대법원 2012. 7. 26. 선고 2012도2937 판결 참조). 또한 어떤 진술이 기재된 서류가 그 내용의 진실성이 범죄사실에 대한 직접증거로 사용될 때는 전문증거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진술을 하였다는 것 자체 또는 그 진술의 진실성과 관계없는 간접사실에 대한 정황증거로 사용될 때는 반드시 전문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13. 6. 13. 선고 2012도16001 판결 참조).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공소외 9의 업무수첩은 업무수첩에 그와 같은 기재가 존재하는 것 자체에 관하여는 본래증거이지 전문증거가 아니고, 증거물인 서면으로서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 1 사이 또는 개별 면담자 사이에 그 기재 내용과 같은 대화가 있었다는 점에 관한 진술증거로는 전문증거법칙에 의하여 그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으나, 그 기재 내용의 진실성과 관계없는 간접사실에 대한 정황증거로는 그 증거능력이 인정되고, 그 업무수첩의 작성 방법에 관하여 박 전 대통령이 말하는 내용을 그대로 받아 적었을 뿐 자신의 생각을 가감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공소외 9의 진술과 결합하여, 박 전 대통령이 공소외 9에게 지시한 내용,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 1 사이에 있었던 대화의 내용 등을 인정할 간접사실에 대한 증거로서는 전문증거가 아닌 본래증거로서의 증거능력과 증거가치를 가진다고 판단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공소외 9의 업무수첩에 그와 같은 기재가 존재하는 것 자체에 관하여는 본래증거이지 전문증거가 아니고, 증거물인 서면으로서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음은 정당하다. 나아가 원심이 공소외 9의 업무수첩은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 1 사이 또는 개별 면담자 사이에 그 기재 내용과 같은 대화가 있었다는 점에 관한 진술증거로는 전문증거법칙에 의하여 그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점 역시 정당하다.

그러나 원심이 공소외 9의 업무수첩이 그 기재 내용의 진실성과 관계없는 간접사실에 대한 정황증거로는 그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전제한 다음, 그 업무수첩의 작성 방법에 관하여 박 전 대통령이 말하는 내용을 그대로 받아 적었을 뿐 자신의 생각을 가감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공소외 9의 진술과 결합하여, 박 전 대통령이 공소외 9에게 지시한 내용,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 1 사이에 있었던 대화의 내용 등을 인정할 간접사실에 대한 증거로서는 전문증거가 아닌 본래증거로서의 증거능력과 증거가치를 가진다고 판단한 점은 이를 수긍할 수 없다.

업무수첩이 박 전 대통령이 공소외 9에게 지시한 내용,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 1 사이에 있었던 대화의 내용 등을 입증하기 위한 증거라면 이는 요증사실과의 관계에 비추어 볼 때 원진술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그 내용의 진실성이 문제되는 경우에 해당하고, 그 기재 내용의 진실성과 관계없는 간접사실(원심은 그러한 간접사실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특정하고 있지도 아니하다)에 대한 정황증거라고 볼 수는 없다. 위와 같은 박 전 대통령의 진술을 들었다는 공소외 9의 진술 역시 마찬가지이다.

원심의 판단과 같이 공소외 9의 업무수첩에 박 전 대통령이 공소외 9에게 지시한 내용의 기재,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 1 사이에 있었던 대화의 내용의 기재가 있다는 그 자체를 박 전 대통령이 공소외 9에게 지시한 내용,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 1 사이에 있었던 대화의 내용을 인정할 간접사실에 대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하면, 요증사실인 그 기재 내용의 진실성을 입증하기 위한 직접 증거로는 사용될 수 없는 전문증거가 그 기재의 존재를 인정하는 증거로 사용될 수 있게 됨으로써 우회적으로 그 기재 내용의 진실성을 인정하는 증거로 사용되는 결과가 된다. 이는 전문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고자 하는 전문법칙의 취지를 잠탈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므로 허용될 수 없다. 대법원이 전문증거라도 간접사실에 대한 정황증거로는 사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시하면서도 “그 진술의 진실성과 관계없는 간접사실”이라고 그 사용범위를 제한하고 있는 것도 같은 취지로 보인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나. 공소외 10 업무일지의 증거능력

원심은 공소외 10의 업무일지에 그와 같은 기재가 존재하는 것 자체에 관하여는 본래증거이지 전문증거가 아니고, 증거물인 서면으로서 증거능력이 인정되며, 그 기재 내용의 진실성과 관계없는 간접사실에 대한 정황증거로서는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다만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공소외 10의 업무일지에 그와 같은 기재가 존재하는 것을 통하여 그 기재 내용의 진실성을 인정하는 간접사실에 대한 정황증거로 사용되는 경우라면 전문증거에 해당하여 증거능력이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뇌물수수죄의 성립 여부와 공모관계 인정에 관한 법리오해, 사실오인 등(승마지원 관련 뇌물공여 부분)(제5점의 1, 2)

가. 비신분자에게 뇌물이 전부 귀속되는 경우 신분자인 공무원과 비신분자의 뇌물수수죄 공동정범의 성립 여부

1) 공소사실과 이 부분 원심의 판단

승마지원과 관련한 이 사건 주위적 공소사실은,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이 승마지원과 관련한 뇌물을 수수하기로 공모하여 박 전 대통령이 피고인 1에게 승마지원을 요구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인들이 공소외 3에게 승마지원과 관련한 뇌물을 공여하였다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뇌물수수에 대응하는 뇌물공여).

피고인들과 변호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공무원이 비신분자와 뇌물수수를 공모하여 공동정범인 비신분자로 하여금 뇌물을 받게 하는 경우, 이는 자기 자신이 받는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어 단순수뢰죄를 구성하고 비신분자도 형법 제33조 본문에 의하여 공동정범이 되며, 이와 같이 신분자인 공무원과 비신분자가 공모하여 공동정범인 비신분자가 뇌물을 받은 경우, 이들에 대한 단순수뢰죄가 성립하기 위하여 신분자인 공무원에게 뇌물이 실질적으로 귀속될 것을 필요로 한다거나, 비신분자인 공동정범이 받은 것을 신분자인 공무원이 직접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는 경제적 관계에 있을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전제한 다음, 피고인들은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이 공모한 단순수뢰죄에 대응한 뇌물공여죄로 기소된 것이고,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이 뇌물수수의 공모관계에 있으므로 피고인들의 행위가 뇌물공여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피고인들에게 단순수뢰죄에 대응하는 뇌물공여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가)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한 때에는 형법 제129조 제1항 의 뇌물수수죄로 처벌하고,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한 때에는 이와 별도로 형법 제130조 에서 제3자뇌물수수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형법은 뇌물의 귀속주체에 따라 제129조 제1항 의 뇌물수수죄와 제130조 의 제3자뇌물수수죄를 구별하고 그 범죄성립의 구성요건도 달리 정하고 있다고 볼 것이다( 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6도3540 판결 참조).

한편 형법 제129조 제1항 의 뇌물수수죄는 공무원의 지위에 있는 자만이 주체가 될 수 있는 신분범으로서 형법 제33조 본문에 따라 공무원의 신분이 없는 자도 공무원 신분이 있는 자의 범행에 가공한 경우에 공동정범이 될 수 있으나, 그 경우에도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이라는 주관적·객관적 요건이 충족되어야 형법 제30조 의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있고, 여기서 공동가공의 의사는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도3180 판결 , 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6도15470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와 같이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이라는 주관적·객관적 요건이 인정되어 형법 제129조 제1항 의 뇌물수수죄의 공동정범이 성립되는 이상 공동정범 관계에 있는 신분자와 비신분자 사이의 구체적인 범행의 실행행위의 분담내용이나 그들 사이에 수수한 뇌물의 처분과 분배를 어떻게 하기로 하였는지 등은 범죄의 성립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따라서 형법 제129조 제1항 의 뇌물수수죄에 있어서 비신분자가 신분자와 함께 범죄를 실행하더라도 반드시 신분자인 공무원에게 뇌물이 귀속되어야 한다든가 신분자인 공무원과 비신분자가 경제적 공동체 관계에 있어서 비신분자가 받은 뇌물이 공무원에게 귀속된 것과 같은 효과가 있어야만 공동정범이 성립된다고 볼 것은 아니고, 또한 이러한 해석은 공범과 신분관계에 관한 형법 제30조 제33조 의 해석에 따른 결과일 뿐 비신분자에게 공무원의 신분을 창설해 주거나 그를 공무원으로 의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점에 관한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인들과 변호인은, 공동가공의 의사와 기능적 행위지배는 특정한 범죄행위의 실현을 위한 것이어야 하므로, 뇌물수수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하려면 그 구성요건의 핵심적 징표인 ‘공무원에의 뇌물귀속’을 위한 공모와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하여야 하는데, 원심은 대상행위에 적용될 구성요건이 뇌물수수죄인지 제3자뇌물수수죄인지 정해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공범 관계를 판단함으로써 범죄구성요건 및 공동정범 성립의 기본 법리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공동정범의 정범성은 분업적 행위 실행과 기능적 역할 분담의 원칙에 근거하고, 개별 행위자들이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본질로 한다. 그런데 신분자인 공무원과 비신분자가 뇌물수수죄의 공동정범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공무원에게 뇌물이 귀속되어야 한다면, 이는 공동정범의 성립 이전에 그 공무원에 의한 단독정범의 성립을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이러한 주장은 공동정범의 본질 또는 공동정범의 일반 법리에 반한다.

나아가 협의의 공범(교사범, 방조범)은 정범의 성립을 전제로 하므로 논리적 순서상으로도 정범의 범행이 뇌물수수인지 제3자뇌물수수인지를 먼저 검토하여야 하나, 공동정범은 별도의 정범을 전제하지 않으므로 동일한 판단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이 사건에서와 같이 신분자인 공무원이 뇌물을 수수하지 아니하고 비신분자가 뇌물을 수수한 경우에 검사가 신분자인 공무원과 비신분자를 뇌물수수의 공동정범 관계에 있다고 하여 그 모두를 뇌물수수의 공동정범으로 기소한 경우, 법원으로서는 과연 신분자인 공무원과 비신분자가 뇌물수수의 공동가공의사가 있는지, 그러한 공동가공의사에 따른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이 있다고 볼 수 있는지를 검토하여 뇌물수수죄의 공동정범의 성립 여부를 따질 뿐이다.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다) 피고인들과 변호인은 또 ‘뇌물을 수수하였다’고 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에게 영득의 의사, 즉 뇌물을 스스로 보유, 처분, 이익을 향수할 의사가 있어야 하는데, 이 사건의 경우 박 전 대통령에게는 뇌물 영득의 의사가 전혀 없었으므로 뇌물수수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뇌물을 수수한다는 것은 영득의 의사로 받는 것을 말하므로 영득의 의사가 없으면 뇌물을 수수하였다고 볼 수 없는 것이나( 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도11146 판결 ,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도3395 판결 등 참조), 공동정범은 개별 행위자들이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본질로 하는 것이므로, 불법영득의 의사 역시 범행에 가담한 공동가담자 각각을 기준으로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로서의 공동가담자 전원의 의사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 것이고 이는 공동가담자 각자가 다른 공동가담자를 통하여 영득의 의사를 실현하는 것을 포함하는 것이다.

따라서 뇌물수수죄의 공동정범 관계가 성립하는 경우 공동가담자 전체로서의 영득의 의사가 인정되면 그 전원에 대하여 영득의 의사가 인정되는 것이고, 공동가담자 전체를 기준으로 한 영득의 의사의 존부와 별개로 공동가담자 중 신분자인 공무원에게 뇌물의 영득의 의사가 없으면 뇌물수수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할 수 없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라) 피고인들과 변호인은, 진정신분범의 범죄구성요건은 신분자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므로, 형법 제33조 본문에 따라 비신분자가 진정신분범의 공범이 될 수 있다고 하여 비신분자의 가담 정도에 따라 진정신분범의 구성요건이 결정되거나 변경된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판단이라고 주장한다. 즉 신분자인 공무원이 뇌물을 수수하지 아니하고 비신분자가 뇌물을 수수한 경우에, 뇌물을 직접 수수한 비신분자의 가담 정도가 교사 또는 방조의 정도에 불과한 경우 진정신분자인 공무원은 제3자뇌물수수죄의 성립만이 문제되나 그 가담 정도가 공동정범의 정도에 이르게 되면 진정신분자인 공무원에게 제3자뇌물수수죄가 아니라 뇌물수수죄의 성립 여부가 문제되어 부당하다는 것이다.

살피건대,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은 오로지 뇌물을 직접 수수한 비신분자의 가담 정도에 따라 진정신분범의 범죄구성요건이 달라진다는 취지이나, 협의의 공범(교사범, 방조범)이나 공동정범의 성립 여부를 포함한 범죄의 성립은 증거에 의하여 입증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뇌물을 직접 수수한 비신분자의 가담 정도, 신분자와 비신분자의 공모의 내용과 각자의 공동가공에 대한 의사 및 실행행위의 분담 내역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신분자와 비신분자가 공히 뇌물수수죄의 공동정범에 해당하는지 또는 신분자는 제3자뇌물수수죄, 비신분자는 무죄 혹은 제3자뇌물수수죄의 교사, 방조에 해당하는지를 정하는 것일 뿐이지 오로지 비신분자의 가담 정도에 따라 신분자의 구성요건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이러한 해석이 제3자뇌물수수죄를 형해화하여 형법이 정한 뇌물죄의 체계를 훼손하거나 형법의 보장적 기능, 행위규범으로서의 기능을 달성할 수 없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할 수 없으며, 죄형법정주의를 위반하여 확장해석을 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마) 그밖에 피고인들과 변호인은 우리 대법원이 비신분자를 진정신분범의 공동정범으로 인정하는 데 실질적으로 제한적 해석을 하고 있고, 비공무원에게 뇌물이 전부 귀속된 사안에서 뇌물수수죄의 공동정범 성립을 부정하고 제3자뇌물수수죄의 성립만을 인정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인들과 변호인이 원용한 대법원 판결들은 그 개별사안에 대한 해석과 판단기준을 제공하고 있을 뿐 그 주장 취지와 같이 비공무원에게 뇌물이 전부 귀속되는 경우 뇌물수수죄의 공동정범 성립을 부정하고 제3자뇌물수수죄의 성립만을 인정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3) 소결론

따라서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의 뇌물수수죄 공동정범의 성립 여부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의 사정, 즉 ① 박 전 대통령은 공소외 3과 오래 전부터 개인적인 친분관계를 맺어 왔고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국정 운영에 있어서도 공소외 3의 관여를 수긍하고 그의 의견을 반영하는 관계에 있었던 점, ② 박 전 대통령은 공소외 25 등에게 승마선수 공소외 2를 직접 언급하기도 하고, 피고인 1과의 단독 면담에서도 승마지원에 관한 특별한 관심을 보이면서 지원이 미흡한 경우에는 피고인 1을 강하게 질책하고 임원 교체도 구체적으로 언급하였으며, 승마지원이 이루어진 후에는 피고인들 측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한 점, ③ 박 전 대통령이 공소외 3으로부터 ○○의 승마지원 진행상황을 계속적으로 전달받아 온 것으로 보이는 점, ④ 박 전 대통령이 공소외 3의 독일생활이나 승마지원과 관련된 주변인들의 인사를 직접 챙기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하여,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이 피고인 1에게 ○○그룹이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아 공소외 2의 승마훈련을 위한 경제적 지원을 해달라고 요구하여 뇌물을 수수하기로 공모하였음을 인정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다만 공소외 9의 2015. 7. 25.자 업무수첩 관련 부분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전문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므로 이를 증거로 하여 인정한 사정들은 제외한다)에 더하여, 원심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승마지원을 통한 뇌물수수에 있어서 박 전 대통령은 피고인 1에게 뇌물을 요구하고, 공소외 3은 뇌물을 수령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승마지원을 통한 뇌물수수 범행에 이르는 핵심적 경과를 조종하거나 저지·촉진하는 등으로 지배하여 박 전 대통령과 자신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이므로,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은 공동가공의 의사와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하여 범죄를 실행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어 뇌물수수죄의 공동정범에 해당한다(다만 뇌물의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은 아래 ‘4. 부정한 청탁의 존재 여부에 관한 법리오해, 사실오인 등’ 항에서 살펴본다).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의 뇌물수수 공모관계의 인정에 관한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공소외 3은 ○○그룹에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맡겨 공소외 2의 승마훈련을 지원하는 방안을 구상하였고, 박 전 대통령은 공소외 3과의 의사연락에 따라 피고인 1에게 대한승마협회 회장사의 인수, 승마종목의 올림픽 출전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보이는 점(2014. 9. 15. 1차 단독 면담까지의 상황)

⑴ 2014. 4. 8. 국회의원 공소외 26은 국회상임위 질의에서 공소외 3의 딸 공소외 2의 국가대표 선발과정에 특혜 의혹을 제기하였고, 이에 따라 언론에서도 이른바 ‘공주승마’ 의혹을 제기하였는데, 문체부 제2차관 공소외 25는 공소외 3으로부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는데 해명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연락을 받았고, 얼마 후 공소외 27 비서실장으로부터 “국회 의혹 제기에 직접 적극적으로 대응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2014. 4. 14. 정부 대변인으로서 보도자료를 내고 언론 브리핑을 하였다(증 제3000호).

⑵ 그 무렵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맡고 있던 ♤♤그룹은 전년도에 있었던 상주승마대회 사건 이후 다시 공소외 2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회장사를 그만두겠다는 발표를 하였는데, 공소외 25는 공소외 3으로부터 “인천 아시안게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가 그만두면 어떡하냐, 아시안게임까지는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항의를 받았고, 얼마 후 공소외 27로부터도 같은 내용의 이야기와 함께 “회장사를 못할 것 같으면 스폰서라도 하라고 해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이에 대한승마협회 부회장 공소외 28을 불러 공소외 27의 뜻을 전달하였고, ♤♤그룹은 2014. 4. 23. 사의 표명을 철회하였다(증 제3000호).

⑶ 그 후 공소외 25는 가끔 공소외 3을 만났을 때 공소외 3으로부터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에 승마협회를 맡겨야겠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공소외 27에게 체육계 개혁 진행과정 등을 보고하면서 역시 같은 내용의 이야기를 들었다(증 제3000호).

⑷ 공소외 11은 2014. 9. 인천 아시안게임 무렵 공소외 3과 자주 만났는데, 공소외 3으로부터 “♤♤가 회장사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니 회장사를 ♤♤에서 ○○으로 바꿔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공소외 11 원심 녹취서 제10면).

⑸ 박 전 대통령은 2014. 9. 15. 1차 단독 면담에서 피고인 1에게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그룹에서 맡아 주고, 승마 유망주들이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좋은 말도 사주는 등 적극 지원해 달라.”고 요구하였다.

나) 공소외 3이 피고인 1 등으로부터 공소외 2의 승마훈련을 지원받는 방안을 기획하고, 대한승마협회에 파견된 ○○그룹 임원들이 올림픽 출전준비를 소홀히 하여 공소외 2의 승마훈련 지원에 차질이 생긴다고 생각하여 임원 교체까지 계획하였으며, 공소외 3으로부터 이러한 계획을 전해들은 박 전 대통령은 피고인 1에게 그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면서 질책하고, 올림픽 출전준비와 승마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보이는 점(2015. 7. 25. 2차 단독 면담까지의 상황)

⑴ 공소외 11은 대한승마협회 전무이사를 지낸 전력이 있고, 국제심판 자격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신의 처인 공소외 29 명의로 설립한 공소외 30 회사를 운영하면서 ♤♤그룹이 대한승마협회 회장사이던 기간에는 공소외 31 주식회사와 사이에 승마단 운영에 관한 자문용역계약을 체결하여 자문을 해주는 등 승마계에서는 전문가로서 일정한 지위와 역할을 담당하던 사람이었다(증 제99∼102호).

⑵ 한국마사회 말산업육성본부 산하 승마진흥원 원장이던 공소외 32는 2015. 5.∼6.경 공소외 11, 공소외 33, 국가대표선수들 등 다양한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여 ‘도쿄올림픽 출전준비를 위한 한국승마선수단 지원방안 검토’라는 보고서(이하 ‘마사회 보고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였는데(공소외 32 원심 녹취서 제6∼9면, 증 제92, 96호), 공소외 11은 위 자문 과정에서 마사회 보고서를 입수하였다(공소외 11 원심 녹취서 제18∼19면).

⑶ 공소외 11은 공소외 32로부터 받은 마사회 보고서를 토대로 ‘한국 승마 중장기 로드맵(기본계획안)’을 작성하여 2015. 6. 10. 대한승마협회 직원 공소외 34에게 이메일로 보내면서 ‘책자로 3부 만들어 공소외 35에게 보내 달라’고 요청하였는데, 이는 피고인 2와 공소외 24, 공소외 35가 각 1부씩 참조하라는 취지였다(증 제127호, 공소외 11 원심 녹취서 제27∼28면).

⑷ 공소외 11은 2015. 7. 19.∼7. 20.경 독일에 있던 공소외 3으로부터 “○○에서 공소외 2 승마훈련을 지원한다고 하니 지원 방안을 한번 구상해보세요.”라는 말을 듣고, 2015. 7. 24. 마사회 보고서를 토대로 작성한 ‘한국 승마 중장기 로드맵(기본계획안)’, ‘도쿄올림픽 출전 및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준비를 위한 한국승마선수단 지원 계획안’을 공소외 43에게 이메일로 보내면서 “승마 중장기 로드맵은 출력해서 회장님(공소외 3)에게 드리시고 계획안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요청하였다(증 제132호, 위 로드맵은 앞서 본 증 제127호의 로드맵보다 소요예산을 축소하여 작성한 자료이다).

⑸ 공소외 3은 2015. 7. 8.부터 2015. 7. 22.까지 독일에 있는 동안 공소외 11에게 대한승마협회의 문제점 등을 물어보았고. 2015. 7. 23. 공소외 11에게 전화하여 “승마협회 회장이 연락할 것이니 만나보라.”고 지시하였다. 또한 공소외 3은 공소외 11과 위와 같이 통화하면서 공소외 11로부터 공소외 24와 공소외 36의 교체 필요성 등의 사정을 듣고 자세한 내용을 이메일로 보내달라고 하였다(공소외 11 원심 녹취서 제33∼37면). 이에 공소외 11은 ‘○○그룹 대한승마협회 지원사 현황’이라는 내용의 문건을 작성하여 2015. 7. 26. 공소외 3에게 이메일로 보냈는데, 그 주요 내용은 ‘○○그룹이 승마협회를 맡은 이후 올림픽 지원 등은 물론 예산지원도 하지 않고 있고, 협회를 발전시키겠다는 목적의식이 결여되어 있으며, 피고인 2와 공소외 24, 공소외 36 등 ○○그룹 임원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해결방안으로서 공소외 24, 공소외 36을 그룹에 복귀시키고 새로운 인사를 파견하도록 하며, 독일 승마협회와 협의 체제로 운영하고 있는 독일 전문 운영 컨설팅회사와 운영계약을 체결하여 신속하고 확실한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증 제133호).

⑹ 2015. 7. 25. 10:00∼10:40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 1은 2차 단독 면담을 하였는데, 박 전 대통령은 피고인 1에게 ‘○○이 승마협회 운영을 잘못하고 있다. ♤♤보다 못한 것 같다.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해외 전지훈련도 보내고 좋은 말도 사주어야 하는데 그걸 안하고 있다. 승마협회 지원 제대로 해라.’고 하면서 강하게 질책하였고, ‘승마협회에 파견되어 있던 ○○ 사람들 때문에 지원이 잘 안 되고 있으니 교체하라.’고 하면서 구체적으로 공소외 24, 공소외 36 이름까지 거론하였으며, 교체할 사람으로 ‘공소외 23 사장 직계 누군가’를 이야기하였다(증 제736호).

다) 공소외 3은 피고인들로부터 단순히 승마지원을 받기만 하는 수동적인 지위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공소외 11을 내세워 이 사건 용역계약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협의하고 요구하는 등 피고인들로부터의 승마지원을 능동적으로 주도하고 조종한 점(2015. 8. 26. 이 사건 용역계약 체결까지의 상황)

⑴ 피고인 1은 2015. 7. 25. 오후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2와 함께 승마협회 지원과 관련한 대책회의를 하였고(증 제431호), 피고인 4는 위 대책회의 직후 공소외 9로부터 “대통령께서 승마협회 건은 공소외 25 차관, 공소외 35 전무와 이야기하면 된다고 하셨다.”는 대답을 들었다(증 제431, 635호). 공소외 11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2015. 7. 26. 공소외 3에게 ‘○○그룹 대한승마협회 지원사 현황’을 이메일로 송부한 후 공소외 3으로부터 위 문건을 공소외 25 차관에게 보내라는 지시를 받았고, 2015. 7. 27. 공소외 35에게 위 문건을 첨부한 이메일을 보내면서 “보고할 때 이 내용을 참고 바람.”이라고 기재하였다(증 제134호). 공소외 35는 원심에서 ‘위 이메일의 내용이 공소외 25에게 보고하라는 것을 뜻하는 것은 맞다.’고 진술하였다(공소외 35 원심 녹취서 제35면).

⑵ 피고인 2는 2015. 7. 26. 오전에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항공편을 예약하였고, 그날 오후 공소외 11과의 구체적인 일정을 문의하는 공소외 24에게 “독일에서 체류하는 곳으로 찾아간다고 하고 마장시설, 공소외 2가 훈련도 보고 관련 컨설팅회사도 같이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일정을 만들어 달라고 하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증 제115호).

⑶ 피고인 1은 2015. 7. 27. 10:00경 피고인 3, 피고인 2, 미래전략실 인사팀장 공소외 37과 함께 자신의 주재로 회의를 열어 박 전 대통령이 요구한 대로 대한승마협회에 파견한 부회장 공소외 24를 피고인 5로, 총무이사 공소외 36을 공소외 38로 각 교체하기로 결정하였다(증 제635, 1128호).

⑷ 피고인 2는 2015. 7. 29.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공소외 11을 만나 “공소외 2를 포함해서 올림픽 승마 선수들을 지원할 테니 계획을 한번 만들어 봐 달라, 피고인 5 전무가 곧 올 것이니 구체적인 지원계획은 피고인 5 전무와 상의하라.”고 하였다(증 제215호).

⑸ 피고인 5는 2015. 7. 31. 출국하여 독일에서 공소외 11을 만났는데, 공소외 11로부터 “공소외 3이 애지중지하는 딸이 있는데, 그 딸이 마장마술을 한다, 그 딸을 포함하여 2020년 올림픽을 대비하여 독일에서 전지훈련을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운영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들었고, 마장마술과 장애물 종목마다 4명씩 선수를 선발,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받았다(증 제255호).

⑹ 한국마사회 소속 렛츠런 승마단의 감독이자 선수인 공소외 33은 올림픽 선수선발전에 출전하기 위하여 2015. 3. 25.∼9. 10. 독일 엠스테덴에 체류하고 있었는데, 공소외 11로부터 독일 비블리스에 있는 ●●●● 승마장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2015. 7.경 및 2015. 8. 3. 공소외 11을 만나 “○○이 공소외 3의 딸 공소외 2 승마훈련을 지원하기로 하였는데, ○○에서 공소외 2만 지원하면 언론 등에서 문제 삼을 수 있으니 장애물 종목 등 다른 승마선수들도 지원하기로 되어 있다. 공소외 33 감독 입장에서도 좋은 기회이니 ○○을 이용해서 올림픽에 출전해보자.”는 제안을 받았다(증 제3016호, 공소외 33 원심 녹취서 제3∼4면).

⑺ 피고인 5는 2015. 8. 3. 귀국하여 그날 오후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2와 회의를 하면서 공소외 11의 요구 방안을 보고하였고, 피고인 3도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 그렇게 하라.”고 하는 등 결국 위 피고인들은 공소외 2를 지원하되 다른 승마선수들을 포함하여 지원하기로 하고, 공소외 11과 협의를 계속하여 최대한 금액을 줄여보기로 하였다(증 제431호). 이후 피고인 5와 공소외 11은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지원규모, 금액 등을 협의하였고(증 제144, 148, 157, 162, 279호), 공소외 11은 그 과정에서 선발선수와 마필의 수 등 지원규모와 금액, 컨설팅 회사의 컨설팅 비용 등과 같은 이 사건 용역계약의 주요 내용 및 공소외 5 회사의 업무 범위 등에 관하여 공소외 3에게 보고하고, 구체적인 지시를 받아 이를 반영하였다(증 제136, 140, 150, 152, 153, 158, 161호).

⑻ 피고인 2는 2015. 8. 5. 공소외 11을 만나 2015. 8. 15. 이전에 계약을 체결하자고 하였으나, 이를 전해들은 공소외 3은 ‘회사가 그렇게 빨리 설립될 수 있는 게 아닌데’라고 하면서 2015. 8. 말경밖에 안된다고 하였고, 결국 피고인 5가 독일 하겐에서 열리는 올림픽 선수선발전을 관전하러 오는 2015. 8. 25.을 계약 체결일로 예정하였다(공소외 11 원심 녹취서 제58∼59면).

⑼ 공소외 3은 용역회사의 명칭을 직접 ‘공소외 5 회사’라고 정하여 2015. 8. 13. 공소외 11에게 전화로 알려주었고(증 제154호, 공소외 11 원심 녹취서 제60면), 2015. 8. 14. 독일로 와서 공소외 39 변호사의 도움으로 셸프 컴퍼니(Shelf Company)인 ‘공소외 40 회사’를 인수하여 공소외 5 회사를 설립하였으며, 공소외 5 회사의 자본금 등 설립자금을 자신이 부담하였다(공소외 41 원심 녹취서 제13∼17면).

⑽ 피고인 2는 당초 공소외 11로부터 계약을 체결할 독일 회사가 공소외 42와 공소외 43이 운영하는 공소외 44 회사라고 들었으나, 계약 체결하기 얼마 전 공소외 5 회사로 변경되었고 공소외 42가 대표자라는 통보를 받았으며(증 제431호), 원래 계약예정일은 2015. 8. 25.이었으나 공소외 5 회사의 등기가 늦어지면서 계약 체결일이 하루 연기되었다(공소외 11 원심 녹취서 제70면).

⑾ 2015. 8. 26.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내에 있는 호텔에서 공소외 4 회사 측은 피고인 2, 피고인 5, 공소외 4 회사 소속 변호사가 참석하고, 공소외 3 측은 공동대표인 공소외 39 변호사와 공소외 42, 공소외 11, 공소외 41이 참석하여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증 제255호, 공소외 41 원심 녹취서 제27면). 당시 공소외 11은 대한승마협회 소속 공소외 35, 공소외 45 계약 체결 현장에 참석시키려 하였으나 공소외 3의 반대로 무산되었다(공소외 11 원심 녹취서 제70면).

라) 공소외 3은 당초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라 예정되어 있던 추가 선수선발을 방해하면서도 선수들과 지원인력이 온전하게 갖추어졌을 경우의 용역대금 전액을 지급하게 하는 등 지원과정을 실질적으로 지배한 점(이 사건 용역계약 이행 과정 및 2016. 2. 15. 3차 단독 면담까지의 상황)

⑴ 공소외 11은 특검에서 조사받으면서 “선수를 선발해야 한다고 명단을 올리면 공소외 3이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커트를 시켜버려 한 명도 선발을 하지 못했다.”라고 진술하였다(증 제596호).

⑵ 공소외 41은 원심 법정에서 “공소외 11이 정상적으로 선수들을 선발하고 그에 따른 시설이나 트레이너를 구하려고 했는데, 공소외 3이 못하게 했다. 2015. 9. 초경 공소외 3에게 공소외 11이 선수를 알아보러 다닌다고 보고하였더니, 공소외 3이 ‘누구 때문에 이게 생겼는데, 어디 가서 설치고 다니느냐, 꼴값 떤다’는 취지로 말하였다.”고 진술하였다(공소외 41 원심 녹취서 제25, 44, 111∼113면).

⑶ 대한승마협회 공소외 46 차장은 공소외 4 회사 대외협력 스포츠기획팀으로부터 독일 승마 전지훈련단 선수선발을 위해 자격요건을 갖춘 선수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2015. 10. 29. 제6차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공소외 2를 포함한 마장마술 선수 10명, 공소외 33을 포함한 장애물 선수 13명의 명단을 작성하여 피고인 5에게 이메일로 보내 주었고, 이후 대한승마협회는 2015. 11. 20.∼11. 22. 개최된 승마협회장 대회를 통하여 독일에서 훈련할 장애물 선수 후보 10명을 선발, 추천하였으며, 선수 본인의 의사나 상황을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공소외 47이 파견선수로 결정되었다. 공소외 33은 선수가 한명이라도 와야 공소외 5 회사에서 마필을 구입할 것이라 생각하여 공소외 11에게 공소외 47을 추천하였고, 공소외 11이 공소외 3에게 그 사실을 전달하여 승낙을 받았다는 말을 들은 후 공소외 47에게 전화하여 항공권까지 구매하게 한 상태였는데, 공소외 47이 독일로 오기 이틀 전에 갑자기 공소외 11로부터 “공소외 3이 나한테 공소외 47은 안 된다고 하더라.”라는 말을 들었고 결국 공소외 47은 공소외 3의 거부로 인하여 독일로 오지 못하였다(증 제638, 3016호, 공소외 33 원심 녹취서 제50∼55면).

⑷ 피고인 2는 2015. 12.경 공소외 3을 설득하여 마장마술과 장애물 두 종목 모두 선수를 선발하여 선수단을 운영하기로 결정하였는데, 공소외 3이 다시 2016. 4. 총선 때까지 선수선발을 미루자고 하면서도 용역비는 계속 지원해달라고 요구하여 이에 응하였다(증 제431호).

마) 공소외 3은 지속적인 승마지원을 요구하고, 그 종료 여부와 시기를 결정하는 등 승마지원을 실질적으로 지배한 점(3차 단독 면담 이후의 상황)

⑴ 피고인 2는 특검 조사 당시 “2016. 4. 총선에서 여당이 패한 후 공소외 3으로부터 독일 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2016. 5.경 공소외 3이 마음을 바꾸어 다시 독일에서 훈련하겠다면서 전지훈련단 운영보다 공소외 2 개인 후원을 해달라는 요구를 받았고, 이에 2016. 6.경 개인 후원은 불가능하다고 다시 설득하였으며, 그 대신 장애물 선수를 제외한 마장마술 선수단만 운영하기로 하고 공소외 48, 공소외 49 선수를 추가 선발하려고 하였는데 국정농단사건이 언론보도되면서 진행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 제431호).

⑵ 경향신문이 2016. 9. 23. ‘공소외 3 딸 승마 독일연수, ○○이 지원’이라는 제목으로 승마지원 관련 기사를 보도하자, 피고인 2, 피고인 5는 2016. 9. 28. 독일 □□□□ 호텔에서 공소외 3을 만났는데, 공소외 3은 “비타나와 살시도는 언론에 노출되어서 더 이상 탈 수 없으니 다른 말로 대체해 달라.”고 요구하였고, 피고인 2가 “언론보도로 시끄러워 더 이상 지원할 수 없다, 올해(2016) 말까지만 지원하겠다.”고 하자, 공소외 3은 “적어도 2018년까지는 계속 지원해 달라, 회사 청산비용도 보전해 달라.”고 요구하였다(증 제98, 1128호).

⑶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르면 2016년도 4/4분기 용역대금은 2016. 10.경 지급하게 되어 있는데, 공소외 3은 2016. 9.경부터 용역대금을 빨리 보내달라고 요구하였고, 피고인 2, 피고인 5가 더 이상 ○○에서 지원할 수 없다고 통보하였는데도 공소외 3은 이를 계속 독촉하였다(증 제431호). 결국 피고인 2, 피고인 5는 2016. 10. 19. 독일 프랑크푸르트 ◇◇◇ 호텔에서 공소외 3, 공소외 14를 만나 추후 승마지원 여부와 방법을 논의하였는데(◇◇◇ 회의), 2017년도 1/4분기까지 지급하기로 하되 기존 용역비 규모인 월 16만 유로를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증 제1191호).

4. 부정한 청탁의 존재 여부에 관한 법리오해, 사실오인 등(제2점)

가. 판단 순서

뇌물공여와 관련한 이 사건 주위적 공소사실은, ① 승마지원과 관련하여서는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을 뇌물수수죄의 공동정범으로 보아 그에 대응하는 뇌물공여죄로, ② 공소외 1 법인지원 및 재단지원과 관련하여서는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을 제3자뇌물수수죄의 공동정범으로 보아 그에 대응하는 뇌물공여죄로 각 구성하고 있다.

한편 형법 제129조 의 뇌물수수죄는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한 때에 성립하는 반면, 형법 제130조 의 제3자뇌물수수죄는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한 때에 성립하는 것인데, 뇌물공여와 관련한 이 사건 주위적 공소사실은 제3자뇌물수수죄에 대응하는 뇌물공여죄에 해당하는 공소외 1 법인지원 및 재단지원 부분뿐만 아니라 뇌물수수죄에 대응하는 뇌물공여죄에 해당하는 승마지원 부분에 관하여도 ‘부정한 청탁’이 있었음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이 사건 뇌물공여죄 전체에 관련된 ‘부정한 청탁’의 존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한편 피고인들과 변호인은 이 사건 뇌물공여죄 전체와 관련된 ‘부정한 청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을 하고 있고 그러한 주장 안에는 뇌물공여죄의 성립 여부와 관련한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의 부존재 주장이 포함된다고 보이므로, 뇌물공여죄에서의 직무관련성과 대가성도 살펴본다(다만,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승마지원 관련 뇌물공여 부분에 한한다).

나. 부정한 청탁의 존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형법 제130조 의 제3자뇌물공여죄에 있어서 ‘청탁’이란 공무원에 대하여 일정한 직무집행을 하거나 하지 않을 것을 의뢰하는 행위를 말하고, ‘부정한’ 청탁이란 의뢰한 직무집행 자체가 위법하거나 부당한 경우는 물론, 의뢰한 직무집행 그 자체는 위법하거나 부당하지 아니하지만 당해 직무집행을 어떤 대가관계와 연결시켜 그 직무집행에 관한 대가의 교부를 내용으로 하는 청탁이라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6도8568 판결 참조). 그런데 형법 제130조 의 제3자뇌물공여죄에서 ‘부정한 청탁’을 요건으로 하는 취지는 처벌의 범위가 불명확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서, 이러한 ‘부정한 청탁’은 명시적인 의사표시에 의한 것은 물론, 묵시적인 의사표시에 의한 것도 가능하다고 할 것이지만, 묵시적인 의사표시에 의한 부정한 청탁이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청탁의 대상이 되는 직무집행의 내용과 제3자에게 제공되는 금품이 그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라는 점에 대하여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가 존재하여야 할 것이고, 그러한 인식이나 양해 없이 막연히 선처하여 줄 것이라는 기대에 의하거나 직무집행과는 무관한 다른 동기에 의하여 제3자에게 금품을 공여한 경우에는 묵시적인 의사표시에 의한 부정한 청탁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공무원이 먼저 제3자에게 금품을 공여할 것을 요구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도6950 판결 참조).

2)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부정한 청탁의 대상

특검은 부정한 청탁의 대상인 피고인 1의 현안으로서, ㈎ 「피고인 1이 최소한의 개인자금을 사용하여 ○○그룹 핵심 계열사들인 공소외 4 회사와 공소외 12 회사에 대하여 사실상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하 ‘승계작업’이라고 한다)을 포괄적 현안으로 주장한다. 위 승계작업은 개별적 현안인 ①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 도입, ② 공소외 16 회사 및 공소외 17 회사의 유가증권 시장 상장, ③ 공소외 19 회사와 공소외 20 회사 간 합병, ④ 공소외 21 회사 등 4개 비핵심 계열사 매각, ⑤ 공소외 18 회사와 공소외 17 회사 간 합병(이하 ‘이 사건 합병’이라고 한다), ⑥ ◎◎◎ 등 외국자본에 대한 경영권 방어 강화, ⑦ 이 사건 합병에 따른 신규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한 공소외 18 회사 주식 처분 최소화, ⑧ 공소외 12 회사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계획에 대한 금융위원회 승인 등으로 구성되는데, 피고인들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동안 「비핵심 계열사 매각 및 피고인 1이 대주주인 비상장 계열사 상장을 통한 상속세 재원 등 마련 → 합병비율을 피고인 1에게 유리하게 조정하여 공소외 17 회사·공소외 18 회사 합병 → 공소외 18 회사 합병으로 인한 순환출자 고리 해소 시 공소외 18 회사 의결권 손실 최소화 → 공소외 12 회사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 (중간금융지주회사법 통과 후) 중간금융지주회사 설립」 순서로 승계작업을 최대한 진행하기로 계획하여 이를 실행에 옮기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또한 특검은 부정한 청탁의 대상인 피고인 1의 현안으로서, ㈏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경영능력 입증을 통한 후계자로서의 위상 강화」를 위한 개별 현안인 ⑨ 공소외 22 회사 상장, 투자 유치 및 환경규제 관련 지원(이하 ‘바이오사업 현안’이라고 한다)을, 기타 개별 현안인 ⑩ 메르스 사태 및 ◁◁◁◁병원에 대한 제재 수위 경감 추진(2015. 7. 25. 단독 면담 당시의 개별 현안, 이하 ‘메르스 관련 현안’이라고 한다)을 주장한다.

나아가 특검은 위 개별 현안들은 모두 청탁의 대상에 포함되며, ‘피고인 1의 안정적 경영권 승계’는 피고인들이 위 부정한 청탁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 내지 목적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3) 개별 현안에 관한 부정한 청탁의 존부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개별 현안에 관한 부정한 청탁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하여,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① 피고인 1이 개별 현안에 관한 명시적인 부정한 청탁을 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② 피고인 1 또는 미래전략실 임직원의 개별 현안에 관한 묵시적·간접적인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어떠한 개별 현안에 관하여도 박 전 대통령이 간접적으로 해당 현안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항의 내용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 1 사이의 단독면담 시 또는 각 지원행위에 이르는 과정에서 해당 현안 해결에 관련된 대통령의 직무집행과 승마, 공소외 1 법인 및 재단에 대한 지원이 대가관계가 있다는 점에 대한 공통의 인식 내지 양해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한 여러 사정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① 피고인 1이 개별 현안에 관한 명시적인 부정한 청탁을 하였음을 인정할 수 없고, ②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 1 사이의 단독면담 시 또는 각 지원행위에 이르는 과정에서 해당 개별 현안 해결에 관련된 대통령의 직무집행과 승마, 공소외 1 법인 및 재단에 대한 지원이 대가관계가 있다는 점에 대한 공통의 인식 내지 양해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없다(요컨대, 개별 현안과 관련하여서는 명시적, 묵시적 부정한 청탁을 인정할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4) 포괄적 현안으로서 ‘승계작업’의 존부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포괄적 현안으로서 승계작업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하여, 그 판시와 같이, 피고인 1이 포괄적 현안으로서 위와 같은 ‘승계작업’이라는 현안을 미래전략실 주도 하에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개별 현안의 성공에 따른 효과 및 그들 상호간의 상관관계를 중심으로, 미래전략실의 지위와 역할, ○○그룹의 지배구조에 관한 전문가의 의견, 미래전략실 임원과 같은 관련자들의 의사 등 제반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과연 특검이 전제로 하고 있는 위와 같은 개념의 ‘승계작업’이 추진되고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여야 한다고 전제한 후,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① 특검이 공소사실에서 제시한 개별 현안들 중 일부는 피고인 1의 공소외 4 회사 또는 공소외 12 회사에 대한 지배력 확보에 직접적·간접적으로 유리한 영향을 미치는 효과가 있었고, ② 미래전략실은 각 계열사를 통할하면서 그 운영을 지원·조정하는 조직인 동시에 대주주(또는 총수)의 경영지배권 행사를 지원하는 조직으로서, 미래전략실 소속 임직원들은 피고인 1의 공소외 4 회사 또는 공소외 12 회사에 대한 지배력 확보와 관련된 개별 현안들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관여하였으며, ③ 위 개별 현안들이 추진될 무렵 금융·시장감독기구의 전문가들은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피고인 1의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의 확보와 관련이 있다고 평가·분석하고 있었고, ④ 미래전략실의 임원들도 피고인 1을 공소외 8의 후계자로 인정하면서 위 개별 현안들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였음을 알 수 있고,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그것이 오로지 피고인 1만의 이익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피고인 1의 공소외 4 회사 또는 공소외 12 회사에 대한 지배력 확보를 중요한 목적으로 하여 이루어졌음이 인정되고, 그와 같은 목적 아래 추진된 일련의 개별 현안들의 전개는 충분히 특검이 전제로 하고 있는 ‘승계작업’의 성격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다만 원심은 ‘승계작업’은 피고인 1의 공소외 4 회사 또는 공소외 12 회사에 대한 지배력 확보라는 ‘목적’ 아래 이루어지는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특검이 제시한 개별 현안들 사이의 진행 ‘순서’에까지 그 개념의 범위가 미치지는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나)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부정한 청탁의 대상으로서의 포괄적 현안인 승계작업이 존재한다는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⑴ 먼저, 특검이 포괄적 현안의 내용을 이루고 있다는 개별 현안들이 그 진행 자체가 공소사실과 같은 ‘승계작업’을 위하여 이루어졌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 또한 특검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고인 1의 안정적 경영권 승계라는 목표를 위하여 위와 같은 순서로 개별 현안들이 추진되었다는 점 역시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⑵ 다만 이 사건 개별 현안들 중 공소외 16 회사 및 공소외 17 회사의 유가증권 시장 상장, 이 사건 합병 및 외국자본에 대한 경영권 방어 강화, 이 사건 합병에 따른 신규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한 공소외 18 회사 주식 처분 최소화 및 공소외 12 회사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은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바와 같이 그것이 성공에 이르는 경우 피고인 1의 공소외 4 회사 또는 공소외 12 회사에 대한 지배력 확보에 직접적·간접적으로 유리한 영향을 미치는 효과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듯 직·간접적으로 지배력 확보에 유리한 영향을 미치는 효과가 있었다는 사정은 개별 현안들의 진행과정에 따른 결과를 놓고 평가할 때 그러한 효과가 확인된다는 것이고 그렇게 확인된 결과는 개별 현안들의 진행에 따른 여러 효과(예컨대 구조조정을 통한 사업의 합리화 등)들 중의 하나일 뿐이어서 결과적으로 확인되어진 그와 같은 사정만 가지고는 특검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피고인 1의 안정적 경영권 승계’라는 목표성을 갖는, 위 개별 현안들을 통하여 이루고자 하는 의미의 ‘승계작업’이 존재한다고 바로 인정할 수 없다.

⑶ 더욱이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작업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있어서 피고인 1과 박 전 대통령 사이에 부정한 청탁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서 가장 중요한 개념인데 이러한 의미의 승계작업은 명확하게 정의된 내용으로 그 존재 여부가 관련 증거에 의하여 합리적 의심이 없이 인정되어야 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형법 제130조 의 제3자뇌물수수죄에서 ‘부정한 청탁’을 요건으로 하는 취지는 처벌의 범위가 불명확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서, 특히 이 사건에서와 같이 묵시적인 의사표시에 의한 부정한 청탁이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청탁의 대상이 되는 직무집행과 제3자에게 제공되는 금품이 그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라는 점에 대하여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가 존재해야 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공통의 인식과 양해의 대상으로서의 주3) 승계작업 이 명확하지 않거나 개괄적이게 되면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의 존부 판단에 영향을 주어 처벌의 범위가 불명확해지게 되므로 제3자뇌물수수죄에 있어서 ‘부정한 청탁’을 요건으로 하는 취지에 반하게 됨은 명백하다.

⑷ 나아가 미래전략실이 각 계열사를 통할하면서 그 운영을 지원·조정하는 조직인 동시에 대주주(또는 총수)의 경영지배권 행사를 지원하는 조직으로서, 미래전략실 소속 임직원들이 피고인 1을 공소외 8의 후계자로 인정하면서 개별 현안들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관여하였다는 사정이나 위 개별 현안들이 추진될 무렵 금융·시장감독기구의 전문가들도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피고인 1의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의 확보와 관련이 있다고 평가·분석하고 있었다는 사정들을 더하여 본다고 하여도 ‘승계작업’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음은 마찬가지이다.

⑸ 따라서 부정한 청탁의 대상으로서의 포괄적 현안인 ‘승계작업’이 존재한다는 원심의 판단은 부당하다. 이 점에 관한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5) 승계작업에 대한 청탁의 존부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작업이 존재함을 전제로,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 1이 박 전 대통령에게 승계작업에 관한 명시적인 청탁을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나, ① 금융감독원 기업공시국 총괄팀은 2014. 5. 22. “○○그룹 지배구조 개편 관련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작성하였고, 공정거래위원회 경쟁정책국 기업집단과는 2014. 6.경 “기업집단 「○○」의 소유구조 개편 전망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작성하였는데, 위 보고서들은 모두 피고인 1의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권 확보를 위한 지배구조개편에 관한 사항을 다루고 있는 점, ② 또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는 2014. 7.경 내지 같은 해 9월경 사이에 피고인 1의 경영권 승계 문제를 위주로 한 보고서를 작성하였는데, 위 보고서의 전체적인 취지는 ‘공소외 8 유고의 장기화와 경영권 승계가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의 당면과제는 피고인 1 체제의 안착이고, ○○의 당면과제 해결에는 정부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가능하니, 경영권 승계 국면에서 ○○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파악하여 도와줄 것은 도와주면서 ○○이 국가경제에 더 기여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자’는 것이고, ‘○○의 당면과제’에 관한 세부 내용으로는 ‘상속자금 마련, 사업재편 및 구조조정, 피고인 1 체제에 대한 대내외 신뢰 확보’가, ‘정부의 영향력 행사’에 관한 세부 내용으로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대응, 규제완화 지원, 피고인 1 체제에 대한 간접적·우회적 지지 표명(시그널 전달)’이 각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과 위 각 보고서들이 그 무렵 모두 대통령에게 보고되었음을 인정할 직접적 증거는 없으나, ① 2014. 5.경 공소외 8의 와병 이후 피고인 1의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확보 등을 포함한 ‘승계’ 또는 ‘3세 경영체제’ 문제에 관하여 정부 내 금융·시장감독기구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 관심을 가지고 보고서들을 작성하였고, 해당 보고서들에 ‘지배구조 개편’에 관한 사항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점, ②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공소외 10의 2014. 6. 20.자 업무일지에 “○○그룹 경영권 승계문제 - monitoring”이라는 기재가 있고(증 제819호),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민정비서관 공소외 50의 지시에 의해 위와 같은 민정수석비서관실의 보고서가 작성되었다는 점(증 제3056호, 공소외 51 녹취서 제3, 4면)에 비추어 특히 위 민정수석비서관실의 보고서는 민정수석에 의해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되었다고 볼 가능성이 높은 점, ③ 박 전 대통령은 거의 매일 국정원이나 경찰로부터 각종 현안이나 여론 동향에 관한 정보보고를 받는 점(공소외 9 2017. 7. 4.자 녹취서 제11면), ④ 국정의 최고 책임자이자 각종 경제정책의 수립, 시행 등 재정·경제 분야에 관한 광범위한 권한을 가진 박 전 대통령으로서도 국내 최대 기업집단인 ○○그룹의 ‘승계’ 문제에 관하여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⑤ 공소외 8의 와병 전후를 막론하고 공소외 8 이후 ○○그룹의 승계자로서 피고인 1의 존재, 피고인 1의 ○○그룹 승계과정에 관한 사회적 관심, 이른바 ‘공소외 52법’이 발의되는 등 피고인 1의 승계과정에 관한 부정적 인식이 있다는 사실은 이미 사회 일반에 공론화되어 있었고, 피고인 1의 승계란 결국 피고인 1이 공소외 8과 동일한 정도 또는 보다 강화된 방식으로 또는 감소가 최소화된 방식으로 ○○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유지하는 것이라는 것은 쉽게 인식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박 전 대통령은 업무보고 또는 여론동향 보고 등을 통해 ○○그룹의 경영권 승계문제에 관하여 인식할 수 있었고, 특검이 제시하는 것과 같은 뚜렷하고 명확한 개념으로서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개괄적으로나마 ‘피고인 1의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확보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개념과 그 필요성에 관하여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나) 이 법원의 판단

⑴ 특검이 주장하는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작업’을 인정할 수 없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고, 설령 이러한 ‘승계작업’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1이 박 전 대통령에게 명시적으로 승계작업을 도와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 1이 박 전 대통령에게 승계작업에 관한 명시적 청탁을 하였음은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원심의 판단은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간다.

⑵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그룹의 경영권 승계 문제에 관하여 인식할 수 있었고, 특검이 제시하는 것과 같은 뚜렷하고 명확한 개념으로서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개괄적으로나마 ‘피고인 1의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확보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개념과 그 필요성에 관하여 인식하고 있었다는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 원심이 박 전 대통령이 이 사건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작업’에 대하여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한 근거로 내세우는 그 판시의 사정은 결국 ① 박 전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이자 각종 경제정책의 수립, 시행 등 재정·경제 분야에 관한 광범위한 권한을 가지고 있고 당연히 국내 최대 기업집단인 ○○그룹의 ‘승계’ 문제에 관하여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는 점, ② 공소외 8의 와병 이후 피고인 1의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확보 등을 포함한 ‘승계’ 또는 ‘3세 경영체제’ 문제에 관하여 정부 내 금융·시장감독기구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 관심을 가지고 보고서들이 작성되었는데, 이와 같은 보고서들은 대통령에게 보고되었다고 볼 가능성이 높은 점, ③ 공소외 8 이후 ○○그룹의 승계자로서 피고인 1의 존재, 피고인 1의 ○○그룹 승계과정에 관한 사회적 관심, 피고인 1의 승계란 결국 피고인 1이 공소외 8과 동일한 정도 또는 보다 강화된 방식으로 또는 감소가 최소화된 방식으로 ○○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유지하는 것이라는 것은 쉽게 인식할 수 있다는 점 등이다.

㈏ 그러나 국내 최대 기업집단인 ○○그룹의 공소외 8 이후의 승계자로서 피고인 1의 존재나 피고인 1의 ○○그룹 ‘승계’ 또는 ‘3세 경영체제’ 문제는 당연히 사회적인 이슈여서 관심의 대상임에 틀림이 없고, 박 전 대통령 역시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국내 최대 기업집단인 ○○그룹의 공소외 8 이후의 피고인 1의 승계에 대하여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은 당연한 것이기는 하지만, 원심이 내세우는 바와 같이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되었을 것이라는 금융·시장감독기구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 작성한 각종 보고서들이 피고인 1의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확보 등을 포함한 승계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보고서들은 결국 그 작성자들이 ○○그룹의 승계와 관련된 여러 가지 사정들을 추론하여 작성한 의견서에 불과할 뿐이고 그러한 보고서만으로 ○○그룹이 그와 같은 내용의 승계작업을 추진하여 왔음을 직접적으로 인정할 수는 없으므로, 박 전 대통령이 이와 같은 보고서의 내용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하여 부정한 청탁의 대상으로서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포괄적 현안인 승계작업 추진에 관하여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원심 역시 이러한 취지에서 특검이 제시하는 것과 같은 뚜렷하고 명확한 개념으로서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개괄적으로나마 ‘피고인 1의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확보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개념과 그 필요성에 관하여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작업은 부정한 청탁의 대상으로서의 의미를 갖는 것이므로 그에 대한 당사자들의 인식도 뚜렷하고 명확하여야 하고, 개괄적이거나 광범위한 내용으로 인정한다면 이는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나게 되어 피고인들의 방어권 확보에 현저히 곤란을 초래하게 되어 부당하다.

따라서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달리 박 전 대통령이 ○○그룹의 경영권 승계 문제에 관하여 인식할 수 있었다거나 개괄적으로나마 ‘피고인 1의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확보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개념과 그 필요성에 관하여 인식하고 있었다고 인정함으로써 청탁의 전제로서의 ‘승계작업’에 관하여 박 전 대통령이 인식하고 있었다고 인정하였음은 부당하다.

6) 승계작업에 대한 ‘부정한’ 청탁(대가관계)의 존부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박 전 대통령이 피고인 1의 포괄적 현안인 승계작업 추진에 관하여 인식하고 있었음을 전제로 피고인 1과 박 전 대통령 사이에 승계작업이라는 포괄적 현안에 관한 대통령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서 승마, 공소외 1 법인에 대한 각 지원을 한다는 묵시적인 인식 또는 양해(즉, 묵시적인 부정한 청탁)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승마지원과 공소외 1 법인지원과 관련하여서는 승계작업과 관련된 대통령의 직무집행과 관련한 부정한 청탁을 한다는 점에 관하여 상호 묵시적 인식과 양해가 있었고, 그와 같은 묵시적인 인식과 양해에 따라 공소외 2에 대한 승마지원(피고인들)과 공소외 1 법인지원(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에 나아간 것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나) 이 법원의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특검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작업의 추진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박 전 대통령이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작업에 대하여 인식하고 있었다거나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 1 사이에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작업을 매개로 이 사건 승마지원 및 공소외 1 법인지원을 한다는 묵시적인 인식과 양해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1과 박 전 대통령 사이에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작업과 관련한 대통령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이 사건 승마지원과 공소외 1 법인지원이 이루어졌다는 원심의 판단은 부당하다.

7) 소결론

따라서 개별 현안에 관하여는 부정한 청탁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나, 부정한 청탁의 대상으로서 포괄적 현안인 ‘승계작업’이 존재하고 이를 전제로 승마지원과 공소외 1 법인지원과 관련하여 피고인 1이 박 전 대통령에게 그 승계작업에 관하여 묵시적인 부정한 청탁을 하였다고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위법하다.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이와 같이 부정한 청탁의 존재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공소외 1 법인지원행위가 제3자뇌물수수죄에 대응하는 뇌물공여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다. 승마지원과 관련한 뇌물공여죄에서의 직무관련성과 대가성

1)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뇌물공여죄 전체에 관련된 ‘부정한 청탁’이 있었음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제3자뇌물수수죄에 대응하는 뇌물공여죄에 해당하는 공소외 1 법인지원과 관련하여서는 더 나아가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에 관한 판단을 생략하고, 뇌물수수죄에 대응하는 뇌물공여죄에 해당하는 승마지원 부분에 관하여만 직무관련성과 대가성 유무를 판단한다.

2) 관련 법리

뇌물죄는 직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에 기하여 직무수행의 불가매수성을 그 직접의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으므로, 공무원의 직무와 금원의 수수가 전체적으로 대가관계에 있으면 뇌물수수죄가 성립하고, 특별히 청탁의 유무, 개개의 직무행위와의 대가적 관계를 고려할 필요가 없으며, 또한 그 직무행위가 특정된 것일 필요도 없다( 대법원 1997. 12. 26. 선고 97도2609 판결 ). 공무원이 얻은 어떤 이익이 직무와 대가관계가 있는 부당한 이익으로서 뇌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공무원의 직무내용, 직무와 이익제공자와의 관계, 쌍방 간에 특수한 사적 친분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 이익의 다과, 이익을 수수한 경위와 시기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결정되어야 하고, 뇌물죄가 직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를 그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음에 비추어 공무원이 그 이익을 수수하는 것으로 인하여 사회 일반으로부터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되는지 여부도 뇌물죄 성부의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한다( 대법원 2000. 6. 15. 선고 98도3697 전원합의체 판결 ). 대통령은 정부의 수반으로서 중앙행정기관의 장을 지휘·감독하여 정부의 중요정책을 수립·추진하는 등 모든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직무를 수행하고, 대형건설 사업 및 국토개발에 관한 정책, 통화, 금융, 조세에 관한 정책 및 기업 활동에 관한 정책 등 각종 재정·경제 정책의 수립 및 시행을 최종 결정하며, 소관 행정 각 부의 장들에게 위임된 사업자 선정, 신규 사업의 인·허가, 금융지원, 세무조사 등 구체적 사항에 대하여 직접 또는 간접적인 권한을 행사함으로써 기업체들의 활동에 있어 직무상 또는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고, 국책사업의 사업자 선정도 역시 대통령의 직무범위에 속하거나 그 직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행위이므로 이에 관하여 대통령에게 금품을 공여하면 바로 뇌물공여죄가 성립하고, 대통령이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하였는지 여부는 범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또한 대통령에 대한 금원 공여의 취지가 기업경영과 관련된 경제정책 등을 결정·집행하고 금융·세제 등을 운용함에 있어서, 우대를 받거나 최소한 불이익이 없도록 하여 달라거나 국책사업에 우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하여 달라는 데에 있었던 것인 이상, 그것만으로도 앞서 본 대통령의 직무와 그 금원의 공여가 대가관계에 있음을 인정할 수 있다( 대법원 1997. 4. 17. 선고 96도337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3) 판단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각 사실 및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박 전 대통령의 직무집행과 피고인들의 승마지원 사이에는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있음을 인정할 수 있다.

가) 박 전 대통령은 2013. 2. 25.부터 대한민국 헌법에 따른 국가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각종 재정·경제 정책의 수립과 시행을 결정하고, 법안발의, 시행령 제정, 유권해석, 각종 사업의 인·허가, 사업자 선정, 금융지원 등 기업 활동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구체적 사항들을 소관 행정 각부 등을 통하여 최종적으로 결정하며, 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등 경제부처를 통한 행정처분, 검찰·경찰 등 사정기관을 통한 수사·기소, 국세청·관세청 등을 통한 과세처분 등을 통해 대한민국에서 활동 중인 기업 및 기업인들에게 법률상·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편, 여당에 대한 지도력과 영향력을 이용해 주요 법안의 통과 등 국회 활동에도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할 뿐만 아니라, 대통령으로서의 발언, 행사 참여 등을 통하여 특정한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하는 방법으로 기업인의 기업 활동을 지원하거나 제약을 가할 수 있다.

나) ○○그룹은 국내 최대 기업집단으로서 그에 속한 각 계열사들의 기업 활동은 대통령의 직무집행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되고, 피고인 1은 ○○그룹의 공소외 8 이후의 승계자로서의 지위에 있고, 미래전략실은 각 계열사를 통할하면서 그 운영을 지원·조정하는 조직으로서 피고인 3은 미래전략실의 실장(부회장)으로, 피고인 4는 미래전략실의 차장(사장)으로 근무하였다.

다)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 1 사이에는 공소외 2에 대한 승마지원을 요구하고 이를 수락할 만한 특수한 사적 친분관계가 없다. 박 전 대통령은 형식적으로는 피고인 1에게 대한승마협회 회장사 인수, 승마종목의 올림픽 출전 지원 등을 요구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공소외 3과의 공모에 따른 공소외 2 개인에 대한 승마지원을 요구하였고, 피고인들도 이러한 점을 알고 있었다.

라) 공소외 4 회사가 공소외 5 회사에 송금한 이 사건 용역대금의 합계액은 36억 3,484만 원(282만 9,969유로)에 달하는데, 위 용역대금은 공소외 5 회사를 사실상 1인 회사로서 개인기업과 같이 운영하며 지배하던 공소외 3에게 귀속되었고, 공소외 2의 승마훈련 등 공소외 3의 사적 이익을 위하여 사용되었다. 이외에도 피고인들은 공소외 3에게 마필들과 차량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익도 제공하였다.

마) 승마지원과 관련한 이 사건 용역계약은 공소외 2 개인만을 지원하는 것을 가장, 은폐하기 위하여 5명의 선수를 추가 선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고, 피고인 2와 공소외 3은 이 사건 용역계약 체결 현장에 공소외 3이 참석하지 않기로 함으로써 서로 만나지 않는 것에 암묵적인 동의를 하였으며, 피고인들과 공소외 3은 공소외 4 회사의 승마지원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지 않도록 공소외 5 회사 직원들을 단속하고, 선수선발방식을 변경하기로 합의하거나 그랑프리급 마필을 구입하지 않기로 하는 등 은밀한 방법으로 승마지원 이익을 수수하였다.

바) 국내 최대 기업집단인 ○○그룹에서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특정인에게 이례적인 규모의 예산을 지원하며, 그 지원에 따른 이익의 귀속주체가 박 전 대통령과의 밀접한 관계에 터 잡아 국정운영에 관여하였다는 민간인 공소외 3이었다는 점에서 박 전 대통령의 직무집행의 공정성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5. 뇌물공여죄의 성립 여부(제3점, 제4점, 제5점의 3)

가. 판단 순서

승마지원과 관련하여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이 뇌물수수죄의 공동정범에 해당한다는 점과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있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하에서는 피고인들의 행위가 뇌물수수죄의 공동정범에 대응하는 뇌물공여죄의 나머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먼저 ① 불고불리의 원칙 위반 여부 및 마필의 소유권이 이전되었는지 여부(제4점)를 살펴보고, 이어서 ②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의 공모관계에 관한 피고인들의 인식 여부(제3점의 1, 제5점의 3), ③ 피고인들이 공여한 뇌물의 내용(제3점의 2, 제4점), ④ 피고인 1의 뇌물공여범행 가담 여부(제3점의 3)를 살펴본다.

나. 불고불리의 원칙 위반 여부

1) 승마지원 중 마필 관련 유죄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와 원심의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공소외 3에게 마필 구입 및 부대비용 명목으로 합계 36억 5,943만 원의 금전을 지급하여 뇌물을 공여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공소장 변경절차를 거침이 없이 ‘피고인들이 2015. 11. 15. 공소외 3에게 살시도의 소유권을 이전하여 마필과 부대비용(보험료) 상당액을 공소외 3에게 제공하고, 2016. 2. 4. 비타나와 라우싱 구입대금을, 2016. 2. 19. 위 비타나와 라우싱에 대한 보험료를 공소외 3 대신 마주와 보험사에 각 지급하고, 그와 같은 방법으로 취득한 위 마필과 부대비용(보험료) 상당액을 공소외 3에게 제공하여 합계 36억 5,943만 원의 마필과 부대비용(보험료) 상당액을 공소외 3에게 제공하였다’고 판단하였다(원심판결문 제9∼10면).

2) 이 법원의 판단

특검은 당심에서 별지 ‘변경, 추가된 공소사실’ 제2항 기재와 같이 종전의 공소사실을 주위적 공소사실로 유지한 채 원심이 인정한 범죄사실과 같이 피고인들이 ’2015. 11. 15. 살시도의 소유권을 이전하여 말과 부대비용(보험료) 상당액을 공소외 3에게 제공‘하였다는 내용의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하여 원심이 인정한 이 부분 범죄사실은 이 법원의 심판대상에 포함되었으며, 비타나와 라우싱 자체를 뇌물로 인정한 부분은 ’그 구입대금‘(공소사실)인지 ’마필 자체‘(원심판결)인지만 다를 뿐이어서(일시도 동일하다) 이와 같이 인정하였다고 하여 피고인들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가져왔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불고불리 원칙 위반 주장 중 살시도와 관련한 부분은 그 당부를 떠나 더 이상 쟁점이 되지 아니하므로 따로 판단하지 아니하고, 비타나와 라우싱과 관련된 부분은 이유 없다.

다. 마필의 소유권이 이전되었는지 여부

1) 이 사건 용역계약 체결 당시 마필의 소유권을 이전하기로 약정하였는지 여부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용역계약서 제6조 제1항은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라 구매한 차량, 마필을 포함한 모든 물품이 공소외 4 회사의 단독 소유임을 명시하고 있는 점, ② 피고인 5는 공소외 3 측의 의사를 전달하는 공소외 11을 통하여 이 사건 용역계약의 내용을 협상하였는데, 위 과정에서 공소외 11과 피고인 5가 주고받은 문서에는 일관되게 마필은 공소외 4 회사의 소유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③ 공소외 4 회사는 2015. 10. 19. 공소외 53 회사로부터 마필 살시도를 58만 유로에 구입하였는데, 공소외 11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 5가 마필을 ○○의 소유로 확실히 할 수 있는 방법을 물어 패스포트에 공소외 4 회사의 소유임을 기재하라고 조언하였고, 이에 따라 살시도의 패스포트에 공소외 4 회사가 소유자로 기재되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④ 이에 따라 살시도 구입 당시 공소외 4 회사의 마필구입안에 대한 내부 기안문에는 ‘마필의 소유주는 각 마필마다 발행되는 패스포트에 기재되며, 공소외 4 회사로 기재될 예정’이라고 명시되어 있으며, 실제로 살시도의 패스포트에 공소외 4 회사가 소유주로 기재된 점, ⑤ 공소외 4 회사 자산관리대장에는 살시도가 공소외 4 회사의 유형자산으로 계상된 점, ⑥ 종전 공소외 4 회사의 승마단 지원 방식은 마필의 소유권은 ○○이 갖되 선수들이 마필을 훈련이나 대회 출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승마단을 운영했었던 점, ⑦ 피고인 1이 2014. 9. 15. 및 2015. 7. 25.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승마 유망주들이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좋은 말도 사주는 등 적극 지원해달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더라도, 이를 마필을 구매하여 훈련에 제공하라는 의미를 넘어 마필의 소유권을 이전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을 것이라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특검이 제출한 증거들을 종합하더라도 이 사건 용역계약이 체결된 2015. 8. 26. 무렵 피고인들과 박 전 대통령, 공소외 3 사이에 향후 구입할 마필을 공소외 3의 소유로 한다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는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한 위와 같은 사정들을 원심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용역계약이 체결된 2015. 8. 26. 무렵 피고인들과 박 전 대통령, 공소외 3 사이에 향후 구입할 마필을 공소외 3의 소유로 한다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2) 이 사건 용역계약 체결 이후 마필의 소유권이 이전되었는지 여부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들은 이 사건 용역계약 체결 이후인 2015. 11. 중순경 공소외 3으로부터 살시도의 소유권을 이전해주지 않은 데 대한 항의를 받자, 2015. 11. 15. 살시도의 소유권을 공소외 3에게 이전하였고, 그 이후 구입하게 된 비타나, 라우싱은 공소외 4 회사가 공소외 3에게 증여할 의사로 2016. 1. 27. △△△△△△로부터 매수한 뒤, 그 무렵 △△△△△△로부터 공소외 3에게 인도되어 이른바 ‘단축급부’로써 독일 민법 제929조 전문에 의하여 소유권이 공소외 3에게 이전됨으로써 위 마필들과 부대비용(보험료) 상당액을 뇌물로 공여하였다고 인정하였다.

나)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각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특검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공소외 3에게 이 사건 마필들의 소유권을 이전해 주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⑴ 공소외 3이 살시도의 소유권 이전을 요구하였는지

㈎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공소외 11은 피고인 5로부터 마필의 소유권이 공소외 4 회사에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할 수 있는 방안에 관하여 문의를 받고, “국제승마연맹(FEI)에서 발급하는 마필 패스포트의 마주란에 공소외 4 회사를 기재하면 되고, 더 확실하게 하려면 공소외 5 회사와 마필 위탁관리계약서를 쓰면 된다.”고 자문해주었으며(공소외 11 원심 녹취서 제87면), 2015. 11. 13. 피고인 5에게 마필 위탁관리계약서 양식을 첨부한 이메일을 보냈다(증 제193호).

② 공소외 11은 먼저 공소외 43에게 살시도 패스포트의 마주란에 공소외 4 회사를 기재하게 하였는데, 공소외 3은 그 사실을 알고 이미 화가 나 있던 상태였다. 이어서 공소외 11이 2015. 11. 15. 피고인 5로부터 받은 마필 위탁관리계약서를 공소외 3에게 전달하여 서명을 요청하자, 공소외 3은 흥분하여 마필 위탁관리계약서를 손으로 들고 흔들면서 “피고인 1이 VIP 만났을 때 말 사준다고 했지, 언제 빌려준다고 했냐?”라고 말하면서 화를 냈고, “피고인 2에게 연락해서 독일로 당장 들어오라고 하라.”고 지시하였다.

③ 공소외 11은 피고인 5에게 전화하여 “일이 여러 가지로 심각하게 되었다. 피고인 2 회장을 들어오라고 한다.”고 말하였고(공소외 11 원심 녹취서 제88∼89면), 이에 피고인 5는 피고인 2에게 “공소외 3여사가 사장님을 독일에서 금주 중 직접 뵙자고 하십니다. 선수선발 및 전지훈련단 운영 관련한 것 같습니다. ▲▲▲(공소외 11)도 횡설수설 하는 것이 두 사람 간 튜닝이 안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증 제115호).

④ 피고인 2는 공소외 11에게 전화하여 “내가 굉장히 바쁜 사람인데 오라 가라 해서 갈 사람은 아니고, 나도 다른 일정이 있으니까 일정을 조정한 다음에 결과를 연락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하고(공소외 11 원심 녹취서 제89면), 이어서 피고인 2는 2015. 11. 15. 공소외 11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증 제115호).

본문내 포함된 표
『공소외 11 위원님, 갑자기 상황이 돌변해서 이해가 잘 안 되는데, 기본적으로 원하시는 대로 해드리겠다는 것이고, 상황 자체도 복잡한 것이 아닌데 뭘 상의하시겠다는 것인지, 꼭 대면해서 상의를 해야 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지난 번 계약서 사인을 할 때도 가까이 있으면서도 직접 대면하면 좋지 않을 것이란 암묵적인 동의가 있었던 것이었는데 상황이 그렇게 바뀐 건지요? 결정하시는 대로 지원해드리겠다는 것이 우리 입장인데 그래도 필요하다면 서로 상황을 잘 알고 있으니 전화로도 할 수 있는 것이고, 그래도 대면해서 상의를 할 필요가 있다면 일정 상의를 해 보지요. 근데 이번 주는 푸에르토리코에서 막 돌아왔고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어렵습니다. 잘 말씀을 드려주세요.』

⑤ 공소외 11은 2015. 11. 17. 피고인 5에게 공소외 3의 요구사항이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내면서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된 “긴급요청”이라는 문서를 첨부하였다(증 제194호).

본문내 포함된 표
1. 마필소유자 등록문제 - 독일 현지 대회 출전 시 마필 소유자를 발표하는 관계로 ○○에서 지원받는 마필로 여론화되는 것을 원치 않음. 다른 선수들 마필은 ○○으로 등재하는 것은 무관함.
2. 마필 구입문제 - 지금 어린 말 1두(48만 유로)를 구입한 상태이며 차후 나이 먹은 말 중 스쿨링 할 수 있는 마필이 1두(30만) 더 필요하며, 그 후 그랑프리 우수 마필(100만∼150만)을 구입할 수 있도록 바람(총 3두 약 200여만 유로 소요 예정).
(중략)
5. 2016년 1/4분기 지원 운영자금을 12월초까지 선지원바람.
6. 그 외 구체적인 것은 통화로 합시다.

⑥ 공소외 11은 위 ‘긴급요청’과 관련하여 “제1항은 공소외 3의 말 그대로 직역하다시피 전달한 내용인데, (화를 낼 때) 소유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것은 사실이고, 좀 수그러져서 하는 말이 정리를 하면서 이야기를 하니까 저러한 식으로 바꾸어서 한 것입니다. 처음에 계약서를 흔들고 했던 것은 소유권 때문에 했는데, 진정하고 한 이야기가 그렇게 전하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공소외 11 원심 녹취서 제199면).

㈏ 이 사건 용역계약서의 작성은 공소외 3의 주도 하에 공소외 11을 통하여 이루어졌는데, 이 사건 계약서 제6조 제1항은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라 구매한 차량, 마필을 포함한 모든 물품이 공소외 4 회사의 단독 소유임을 명시하고 있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공소외 3은 이 사건 용역계약상 마필의 소유가 공소외 4 회사에 있다고 기재되었음을 인식하고 이를 용인하고 있었고, 또한 살시도 패스포트의 마주란에 공소외 4 회사로 기재되어 있음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마필 위탁관리계약서까지 작성을 요구받자 “말 사준다고 했지, 언제 빌려준다고 했냐”며 화를 내고, 피고인 2를 만나자고 요청하였다는 것은, 공소외 3으로서는 공소외 4 회사와 사이에 외부적, 형식적으로만 마필의 소유권이 공소외 4 회사에 있고 내부적, 실질적으로는 자신에게 소유권이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는데, 이 사건 용역계약서와 패스포트의 기재를 넘어 공소외 4 회사 측에서 마필 위탁관리계약서의 작성까지 요구하자 공소외 4 회사에서 위와 같은 양해를 벗어나는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보아 화를 낸 것으로 보이고, 그 이후 피고인 2와의 만남이 무산된 뒤 보낸 긴급요청에서는 오히려 마필소유자 등록문제를 언급하며 ○○에서 지원받는 마필로 여론화되는 것을 원치 않고, 다른 선수들 마필은 ○○으로 등재하는 것은 무관하다는 취지로 의견을 표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그와 같이 화를 낸 것이 당장 살시도의 소유권을 이전하라는 요구라기보다는 공소외 2가 타는 마필에 관한 한 적어도 ○○명의로 등록하지 말아달라는 취지이지 마필의 소유권을 자신에게 이전해 달라는 취지라고 볼 수는 없다.

⑵ 피고인 2가 살시도의 소유권 이전을 승낙한 것인지

㈎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소외 3의 항의에 대하여 피고인 2는 2015. 11. 15. 공소외 11에게 ‘기본적으로 원하시는 대로 해드리겠다는 것’이고, ‘결정하시는 대로 지원해드리겠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였고, 피고인 2는 검찰에서 위 문자메시지는 살시도 문제에 있어 공소외 3이 요청하는 것을 그대로 다 응해주겠다는 의미라고 진술하였음을 알 수 있다(증 제431호).

㈏ 그러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공소외 3이 마필 위탁관리계약서 문제로 화를 냈다는 사정만으로 마필의 소유권 이전을 요구하였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 2의 위와 같은 문자메시지의 내용은 공소외 4 회사 측의 입장은 공소외 3이 요구하면 이를 모두 들어줄 수 있다는 것일 뿐 소유권 이전의 승낙으로 볼 수도 없다.

⑶ 살시도와 관련된 공소외 2의 진술

㈎ ① 공소외 2는 원심 법정에서 “2016. 1.경 공소외 3에게 공소외 4 회사에서 살시도를 구입하면 안 되는지 물어보았는데, 공소외 3이 ‘그럴 필요 없이 내 것처럼 타면 된다. 굳이 돈 주고 살 필요 없다.’고 대답하였다. 이후 공소외 3은 공소외 2에게 살시도를 ‘○○에서 받은 말’이라고 말하여, 공소외 2는 공소외 3과 공소외 4 회사 사이에 협의가 이뤄졌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하였다.

② 공소외 2는 2017. 6. 12. 검찰 조사 당시 위 법정 진술과 같이 진술한 다음, 이어서 “제가 살시도와 호흡이 맞지는 않았지만 마음에 들어 조금 더 호흡을 맞춰보고 싶었는데, 살시도가 ○○ 말이라는 사실을 알고 저보다 호흡이 맞는 다른 선수에게 전환될 것 같아서 엄마에게 살시도를 우리가 사자고 한 것입니다. 엄마가 직접적으로 ○○에서 사 준 말이라고 한 것은 아니지만 제가 엄마에게 살시도를 구입하자고 하였더니 엄마가 저에게 그럴 필요 없이 내 것처럼 타면 된다고 했기 때문에 저로서는 ○○에서 사 주었다는 취지로 받아들인 것입니다.”라고 진술하였다. 또한 공소외 2는 공소외 3으로부터 살시도가 ‘○○에서 받은 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엄마가 ○○이랑 이야기를 잘 해서 잘 된 거구나라는 생각도 했고, 한편으로는 제가 말을 너무 망쳐놔서 ○○에서 그냥 저에게 준 것인가라는 생각도 했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증 제2962호).

㈏ 그러나 ① ‘내 것처럼 타면 된다, 굳이 돈 주고 살 필요 없다’는 말은 ‘내 것이 아니지만 돈을 주고 사지 않더라도 내 것처럼 타면 된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고, 이는 마필, 차량 등을 원칙적으로 공소외 4 회사의 소유로 하되 공소외 3이 전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이 사건 용역계약의 내용과도 부합하며, 만약 피고인 2의 승낙으로 살시도의 소유권이 공소외 3에게 이전되었다면, 공소외 3은 공소외 2에게 ‘살시도는 우리 소유의 말이니 마음대로 타라’는 취지로 대답하였을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② 또한 ○○이 살시도를 사 준 것으로 생각하였다는 공소외 2의 진술은 피고인들이 자신에게 승마지원을 하게 된 경위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한 추측에 불과하므로, 마필의 소유권이 이전되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정으로 보기도 어렵다.

⑷ 비타나, 라우싱의 소유권 이전 여부

㈎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2016. 9. 23. 경향신문에서 ‘공소외 3 딸 승마 독일 연수, ○○이 지원’이라는 보도를 하여 공소외 4 회사의 승마지원 의혹을 제기하자, 피고인 2는 2016. 9. 28. 피고인 5와 함께 독일 □□□□ 호텔에서 공소외 3을 만나 언론보도에 관한 대책과 승마지원의 종료 여부를 논의하면서(□□□□ 회의) 그 내용을 메모하였는데, 위 메모에는 “비타나/살시도 ×, 비타나 대체 말 - 함부르크, 비타나 성적이 잘 안 나온다 → 대체 마?, 말에 대한 욕심 그대로”라고 기재되어 있다(증 제98호).

② 공소외 3은 2016. 9. 29.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에서 공소외 13, 피고인 5를 만나 공항 2층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면서 대화하였고, 이후 올보르로 갔다가 2016. 10. 2. 독일로 돌아왔는데(증 제958호), 공소외 5 회사는 2016. 9. 30.경 △△△△△△와 사이에 비타나, 살시도에 67만 유로를 더하여 블라디미르, 스타샤와 교환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증 제919, 921, 922호).

③ 한편 피고인 2는 2016. 9. 29. 오후 피고인 5에게 “그랑프리 말을 같은 급으로 대체해서 대회 출전하면 또 추적의 대상이 되니 대체는 안 된다고 하고, 아시안게임 이후에나 하자 하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증 제115호).

④ 공소외 2는 검찰 조사에서 비타나 구입 당시의 상황과 관련하여 “엄마가 저에게 2020년 도쿄올림픽 준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개인이 비싼 말을 구입할 수는 없으니, ○○이 선수들을 지원한다고 하니까 ○○으로부터 말을 얻어 타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증 제2962호).

㈏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소외 3이 살시도의 소유권 이전을 요구한 것으로 볼 수 없고, 피고인 2 역시 살시도의 소유권 이전을 승낙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공소외 3의 향후 구입할 마필 소유권도 이전의 요구나 피고인 2의 약속이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또한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 회의에서 피고인 2가 승마지원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하자, 공소외 3은 피고인 2에게 비타나, 살시도를 다른 말로 대체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보이고, 이후 덴마크 올보르에서 △△△△△△와 사이에 비타나, 살시도와 블라디미르, 스타샤의 교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피고인 5를 통하여 그 내용을 전해들은 피고인 2는 비타나를 같은 그랑프리급인 블라디미르과 교환하면 다시 언론의 추적을 받을 수 있으니 이를 반대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이는 바, 이는 관련 마필의 소유권이 공소외 3에게 이전되었음을 전제로 이루어지기 어려운 사정이다. 또한 ‘말을 구입할 수는 없으니 얻어 타라’는 공소외 3의 언급 역시 그러하다. 당초 이 사건 용역계약의 체결 목적이 공소외 2의 승마지원이었을 뿐 고가의 말을 취득하는 것이 아니었으므로, 공소외 3으로서는 공소외 4 회사로부터 승마지원을 받는 동안은 마필의 소유권이 문제되지 않았으나, 승마지원이 중단될 수밖에 없는 시점에 이르러서는 공소외 2가 계속하여 말을 탈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좋은 마필의 소유권을 취득할 필요가 생긴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이후 2016. 10. 19. ◇◇◇ 회의에서 블라디미르는 향후 6개월 내 매각하기로 하되, 스타샤와 라우싱은 2018년 말까지 공소외 13 명의로 두었다가 이후 자신이 소유권을 이전받는 방안을 협상한 것으로 보이며, 피고인 2는 이러한 이유로 “말에 대한 욕심 그대로”라고 기재한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원심이 설시한 살시도 구입 당시와 비타나, 라우싱 구입 당시의 차이점 등은 비타나와 라우싱의 소유권 이전이 이루어졌다는 점의 직접적 증거가 될 수 없고,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비타나, 라우싱의 소유권이 이전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라.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의 공모관계에 관한 피고인들의 인식 여부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신분자인 공무원과 비신분자인 비공무원이 공모하여 그 중 공동정범인 비공무원이 뇌물을 받은 경우에 공여자를 형법 제129조 의 단순수뢰죄에 대응하는 뇌물공여죄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책임주의 원칙에 비추어 그 공여자에게 공무원과 비공무원이 뇌물수수를 공모하였다는 점에 대한 주관적 인식(고의)이 있어야 하는데,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들은 2015. 3.경 내지 같은 해 6월경에는 박 전 대통령의 승마지원 지시가 공소외 2에 대한 승마지원 지시라는 것과 그 배후에 공소외 3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인정되고, 2015. 7. 말경 이후에는 공소외 2에 대한 승마지원이 실질적으로는 공소외 3에 대한 지원이고, 이는 곧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금품의 공여와 같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2는 2015. 3.경 내지 같은 해 6월경 이후에는 미필적으로나마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의 뇌물수수 공모관계에 관하여 인식하였고, 피고인 5를 포함한 피고인들 전원은 2015. 7. 말경 이후에는 위 공모관계를 확정적으로 인식하였음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각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은 2차 단독 면담 직후부터 늦어도 이 사건 용역대금을 송금하기 전까지는 박 전 대통령의 승마지원 요구가 공소외 3의 딸 공소외 2에 대한 승마지원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였고, 이 사건 용역대금을 송금할 때에는 위 용역대금이 공소외 3에게 제공되는 뇌물이라는 점을 확정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설령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들이 2차 단독 면담 이전부터 공소외 2에 대한 승마지원을 계획한 것이 아니어서 원심의 사실인정에 일부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용역대금이 뇌물에 해당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어 위와 같은 사실오인이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공소외 11은 2015. 8. 12. 공소외 3에게 이 사건 용역계약의 협상 내용을 보고하는 이메일에 ‘말3’이라는 문건을 첨부하였는데, 위 문건에는 마필 구입 예산과 관련하여 1차적으로 마장마술용 마필 2마리를 구입하고 선수선발에 따라 10마리를 추가로 구입하기로 하되, 1차 구입 주전마는 100만 유로(약 13억 원)로 예산을 편성하면서도 추가 구입 예정인 주전마들은 약 70만 유로(약 9억 원)로 편성하였고, 이에 관하여 설명하면서 “○○ 측에서는 처음 구입하는 마장마술용 마필 2마리에 대해서는 100만이 훨씬 넘더라도 선수 본인과 매치가 된다면 구입하겠다는 말씀을 사장이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공소외 2가 마필을 제외하고는 100만 유로 정도에서 일인당 2마리를 구입하는 방향으로 예산을 수립하였습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증 제152호). 즉 피고인 2는 이 사건 용역계약의 협상 과정에서부터 박 전 대통령의 승마지원 요구가 공소외 2에 대한 승마지원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공소외 2에게는 다른 선수들보다 고가의 마필을 지원할 계획이었다.

나) 또한 위 ‘말3’ 문건에서는 선수단 체재비는 6명을 기준으로, 인건비는 마필관리사 2명, 팀 매니저 1명을 기준으로 소요예산이 책정되어 있었는데, 공소외 11은 공소외 3에게 “○○ 승마 컨설팅 수수료는 선수단이 확정되어 풀로 가동되어야만 월 약 3,000여만 원 정도 수익이 발생하며 그 전에는 훨씬 부족한 수입 액수인데, 매니저 급료를 많다 하시어 수정은 하였으나, ○○에게 기본적으로 선수단 운영 요원으로 필요한 인원을 추가 요청하시는 것이 어떤지요?”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증 제152호). 공소외 11이 다음날인 2015. 8. 13. 공소외 3에게 보낸 이메일에 첨부된 ‘말4’ 문건에는 “1. 선수단 체재비 전원 계산으로 여유, 2. 마필관리사 6명으로 2∼3명의 여유분, 3. 매니저 1명 추가, 4. 활동비 500만 원 책정(독일협회 처리), 5. 코치 트레이너 책정 여유로 나머지 해결, 현지 파견 지원자에 대한 급료 해결책임.”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는데, 이는 선수단 체재비를 현 인원 6명이 아닌 18명을 기준으로, 인건비는 마필관리사 6명, 팀 매니저 2명으로 부풀려 소요예산을 책정하고, 기타 활동비를 월 500만 원씩 추가로 산입한다는 내용이었다(증 제153호). 이어서 공소외 11은 2015. 8. 14. 피고인 5에게 “최종 검토한 사안을 보내오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이메일을 보내면서 위 ‘말4’와 같은 내용의 ‘말 최종회신’이라는 문건을 첨부하였고, 위 문건에는 공소외 11의 위 의견이 그대로 기재되어 있었다(증 제157호). 즉 피고인 5는 공소외 3과 공소외 11이 실제로 선수단이 완벽하게 구성되지 않더라도 공소외 5 회사가 운영될 수 있도록 전체 소요예산을 부풀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 공소외 3은 2015. 8. 21. 공소외 11에게 “컨설팅비가 전체의 10%를 월별로 나누면 해당 금액이 누수현상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컨설팅 부분을 15%로 올릴 것을 제안합니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어 계약 내용의 수정을 지시하였고(증 제161호), 공소외 11은 같은 날 피고인 5에게 “공소외 5 회사 측에서 계약서 수정 요청이 들어와서 첨부로 보내드리오니 검토하시어 신속히 연락바랍니다.”라는 이메일을 보냈다(증 제162호). 결국 이 사건 용역계약은 위 ‘말 최종회신’에 기재된 소요예산을 기준으로 하고 공소외 5 회사의 수수료를 15%로 올린 내용으로 체결되었다(증 제11, 12호증).

라)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르면, 선수단은 마장마술과 장애물 종목 각 3명씩 총 6명의 선수, 코치 2명, 트레이너 2명, 마필 관리사 6명, 팀 매니저 2명으로 구성되는데, 공소외 4 회사는 선수 1인당 마필 2마리, 선수단 이동 및 마필 수송 차량, 각종 장비 등을 구입하고, 승마장과 선수단 숙소 임차료, 대회참가비, 체재비 등을 부담하며, 공소외 5 회사는 실제로 발생한 운영비용의 15%와 마필과 차량 대금의 5%를 각 수수료로 받도록 되어 있었고, 공소외 5 회사는 1/4분기는 전년도 10. 5.까지, 2/4분기는 당해 연도 1. 5.까지, 3/4분기는 4. 5.까지, 4/4분기는 7. 5.까지 각 예산계획을 준비하여야 하며, 공소외 4 회사는 예산계획을 평가하여 승낙 여부를 결정하되, 예산계획 중 승낙할 수 없는 비용 항목이 있는 경우 예산계획의 전부 또는 일부를 거절할 수 있었다(증 제11, 12호).

마) 공소외 5 회사는 2015. 9. 8. 4/4분기 용역대금 810,520유로(10억 8,687만 원), 2015. 11. 18. 2016년도 1/4분기 용역대금 716,049유로(8억 7,935만 원), 2016. 3. 14. 2/4분기 용역대금 723,400유로(9억 4,340만 원), 2016. 6. 22. 3/4분기 용역대금 580,000유로(7억 2,522만 원)를 각 청구하였는데(증 제13, 23, 36, 38호), 피고인들은 예산계획을 평가하거나 전부 또는 일부의 지급을 거절하지 않고 그 무렵 그 청구금액을 그대로 송금하였다. 피고인 5는 특검 조사 당시 “공소외 5 회사가 청구한 용역비에 대해 정산을 정확히 하지 못하였다.”라고 진술하였고(증 제732호), 위 각 용역대금의 지급을 위한 내부품의서를 작성하였던 공소외 38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 5 휘하에 부하직원이나 업무를 보조하는 사람이 없어 각종 품의서 작성 등 간단한 업무를 도와주었고, 피고인 5가 주는 인보이스 등 자료를 보고 위 내부품의서를 작성하였는데, 그 자료가 진실한지, 공소외 4 회사에서 송금한 돈이 제대로 집행되는지에 대한 검증작업을 한 적이 없고, 피고인 5가 하였을 것으로 생각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증 제10, 22, 35, 37호, 공소외 38 원심 녹취서 제27, 33면). 이처럼 피고인들은 공소외 3의 요구에 따라 용역대금을 송금하면서도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평가, 검증 등을 전혀 하지 않았다.

바) 공소외 11은 2015. 10. 26. 피고인 5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공소외 5 회사 현황’이라는 문건이 첨부되어 있는데, 그 내용에는 “선수들에게 지원될 모든 지원 비용들은 여사께서 직접 관리하고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증 제192호). 즉 피고인들도 공소외 3이 이 사건 용역대금을 전적으로 관리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마. 피고인들이 공여한 뇌물의 내용

1) 이 사건 용역대금(항소이유 제3점의 1, 2)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공소외 3은 공소외 5 회사를 지배하며 공소외 5 회사가 공소외 4 회사로부터 용역대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돈을 유용하였고, 피고인들은 이를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용역대금은 뇌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나) 이 법원의 판단

위 라.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용역대금 송금 당시 피고인들은 이 사건 용역계약의 내용에 따른 선수선발이나 지원인력이 다 갖추어지지 않았는데도 분기별 용역대금 전액을 송금하였고, 위 용역대금이 실질적으로는 공소외 3에게 제공되는 것이라는 점도 인식하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용역대금은 뇌물에 해당한다.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마필과 부대비용(보험료)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앞의 다. 2)의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마필들의 소유권을 공소외 3에게 이전함으로써 위 마필들과 부대비용(보험료) 상당액을 뇌물로 공여하였다고 인정하였다.

나) 이 법원의 판단

앞의 다. 2)의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이 공소외 3에게 이 사건 마필들의 소유권을 이전해 주었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마필 자체와 부대비용(보험료) 상당액을 뇌물로 볼 수 없다. 원심의 판단은 부당하고, 이 점에 관한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바. 피고인 1의 뇌물공여범행 가담 여부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 1은 ○○그룹 내부에서 사실상 그룹의 후계자로 인정되는 부회장의 지위에서, 2014. 9. 15. 박 전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 이후부터 공소외 2에 대한 승마지원이 이루어지는 기간 동안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2에게 박 전 대통령의 요구를 전달하고, 승마지원에 관한 포괄적인 지시를 하며, 피고인 3, 피고인 4로부터 위 지원 경위를 보고받고 이를 확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 지원행위에 관여하였으므로, 피고인 1은 공소외 2에 대한 승마지원을 통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을 공여한다는 것에 대한 고의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다른 피고인들과의 순차적·암묵적 공모 아래 승마지원의 핵심적 경과를 조종하거나 촉진하는 등으로 기능적 행위지배를 하였음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그 판시의 사실 및 사정을 원심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을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6.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죄의 성립 여부에 관한 법리오해, 사실오인(승마지원 및 공소외 1 법인지원 부분)(제7점)

가. 유죄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1은 공소외 4 회사 부회장으로서 ○○그룹 미래전략실을 통해 사실상 공소외 4 회사의 자금 관리를 포함한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사람인바, 박 전 대통령에게 승계작업 등을 도와 달라는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공소외 2의 독일 승마지원, 공소외 1 법인 후원금 명목의 뇌물을 제공하기 위한 재원으로 공소외 4 회사의 자금을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 1은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2에게 지시하고, 피고인 2, 피고인 5는 2015. 8. 26. 공소외 4 회사가 공소외 5 회사에 승마훈련 비용을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용역계약을 체결하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정상적인 용역계약인 것처럼 가장한 후 2015. 9. 14. 업무상 보관하던 피해자 공소외 4 회사 소유의 10억 8,687만 원 상당(81만 520유로)을 전지훈련 관련 용역대금인 것처럼 내부품의서를 만들고 위 돈을 공소외 5 회사 명의 계좌로 송금하는 방법으로, 위 무렵부터 2016. 7. 26.까지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총 6회에 걸쳐 피해자 공소외 4 회사 소유의 합계 64억 6,295만 원(494만 6,969유로)을 공소외 3이 지배하는 공소외 5 회사 명의 계좌로 송금하거나 공소외 3에게 제공할 말 구입대금을 대신 결제하는 등의 방법으로 임의로 사용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공소외 4 회사의 회계담당자와 함께 업무상 보관하던 피해자 공소외 4 회사의 자금 합계 64억 6,295만 원(494만 6,969유로)을 횡령하였다.

또한 피고인 1은 피고인 3, 피고인 4 등에게 지시하고, 피고인 3, 피고인 4는 공소외 24를 통해 2015. 10. 2. 피해자 공소외 4 회사 소유의 5억 5,000만 원(부가가치세 5,000만 원 포함)을, 2016. 3. 3. 피해자 공소외 4 회사 소유의 10억 7,800만 원(부가가치세 9,800만 원 포함)을 각 공소외 1 법인 명의 계좌로 송금하였다. 이로써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는 공모하여 공소외 4 회사의 회계담당자와 함께 업무상 보관하던 피해자 공소외 4 회사의 자금 합계 16억 2,800만 원을 횡령하였다.

나. 업무상횡령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법인 소유의 자금에 대한 사실상 또는 법률상 지배·처분 권한을 가지고 있는 대표자 등은 법인에 대한 관계에서 그 자금의 보관자 지위에 있다( 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7465 판결 ). 회사가 기업 활동을 함에 있어서 형사상의 범죄를 수단으로 하여서는 안 되므로 뇌물공여를 금지하는 법률 규정은 회사가 기업 활동을 함에 있어서 준수하여야 할 것이고, 따라서 회사의 이사 등이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 중인 회사의 자금으로 뇌물을 공여하였다면 이는 오로지 회사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이라기보다는 뇌물공여 상대방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이나 기타 다른 목적으로 행하여진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그 이사 등은 회사에 대하여 업무상횡령죄의 죄책을 면하지 못한다( 대법원 2013. 4. 25. 선고 2011도9238 판결 ).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인정된 그 판시의 사정을 들어 승마지원과 관련하여 ① 용역대금 명목으로 공소외 5 회사 명의 계좌로 송금된 합계 36억 3,484만 원(282만 9,969유로)과 ② 비타나와 라우싱의 구입대금 및 보험료 합계 28억 2,811만 원(211만 주4) 7,000유로) 등 합계 64억 6,295만 원(494만 6,969유로), 공소외 1 법인에 지원된 합계 16억 2,800만 원 등 총 합계 80억 9,095만 원이 오로지 피해자 공소외 4 회사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사용되었다거나 공익 목적의 출연이었다는 취지의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고, 위 돈의 송금행위는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횡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들은 승마지원과 관련한 합계 64억 6,295만 원(494만 6,969유로)을 횡령하였고,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는 공소외 1 법인지원과 관련한 합계 16억 2,800만 원을 횡령하였다고 판단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가) 피고인 1은 사실상 ○○그룹의 총수이자 피해자 공소외 4 회사의 부회장으로서 공소외 4 회사 소유의 자금에 대한 사실상 또는 법률상 지배·처분 권한을 가지고 있으므로 공소외 4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그 자금의 보관자 지위에 있다. 피고인 1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은 이 사건 당시 미래전략실의 실장, 차장, 공소외 4 회사의 대외협력사장 또는 대외협력담당 스포츠기획팀장으로서 공소외 4 회사 자금의 보관자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나, 원심과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1과 업무상횡령죄를 공모하고 그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하여 범죄를 실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형법 제33조 본문에 따라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죄의 공동정범에 해당한다.

나) 또한 앞의 5.의 마.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은 승마지원과 관련하여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에게 이 사건 용역대금을 뇌물로 공여하였을 뿐이고 마필들의 소유권은 공소외 3에게 이전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인들이 횡령한 재물은 이 사건 용역대금 합계액인 36억 3,484만 원(282만 9,969유로)일 뿐이고, 비타나와 라우싱의 구입대금 및 보험료 합계 28억 2,811만 원(211만 7,000유로) 상당은 이를 횡령하였다고 볼 수 없다.

다) 한편 앞의 4.의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공소외 1 법인지원행위는 ‘부정한 청탁’이 있었음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뇌물공여죄가 성립되지 않고,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가 공소외 1 법인지원과 관련하여 지급한 16억 2,800만 원은 공소외 1 법인과 체결한 후원계약에 따라 지급된 돈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위 금원 역시 위 피고인들이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횡령한 돈으로 볼 수 없다.

다. 피고인 1의 업무상횡령 범행 가담 여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1은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2에게 박 전 대통령의 요구를 전달하고, 승마지원에 관한 포괄적인 지시를 하며, 피고인 3, 피고인 4로부터 위 지원 경위를 보고받고 이를 확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 지원행위에 관여함으로써 업무상횡령 범행에 가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승마지원 부분 중 비타나와 라우싱의 구입대금 및 보험료 합계 28억 2,811만 원(211만 7,000유로) 부분, 공소외 1 법인에 지원된 합계 16억 2,800만 원의 범위 내에서 이유 있고, 나머지 주장은 이유 없다.

7.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재산국외도피)죄의 성립 여부에 관한 법리오해, 사실오인(독일 ☆☆☆☆☆은행 공소외 5 회사 명의의 계좌로 송금한 2,829,969유로 부분)(제8점)

가. 유죄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피고인 1의 승계작업 등을 도와 달라는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돈을 공소외 3에게 주기 위하여, 공소외 4 회사 자금을 외국환거래법상 요구되는 자본거래의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허위의 신고를 하고 독일로 이동시키기로 마음먹고, 피고인 1은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2에게 지시하고, 피고인 2, 피고인 5는 실제로는 공소외 5 회사를 통해 공소외 3에게 용역비 등 명목으로 반대급부 없이 돈을 주는 것임에도, 외국환거래법상 신고를 요하지 아니하는 거래로 가장하기 위해 2015. 8. 26. 공소외 4 회사가 공소외 5 회사에 승마훈련 비용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용역계약을 체결한 다음, ‘컨설팅서비스’를 지급사유로 하는 ‘허위의 지급신청서’를 외국환은행인 ■■은행에 제출하고, 2015. 9. 14. 용역비 명목으로 독일 ☆☆☆☆☆은행 공소외 5 회사 명의의 계좌에 810,520유로(한화 10억 8,687만 원 상당)를 송금한 것을 비롯하여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와 같이 2016. 7. 26.까지 4회에 걸쳐 합계 2,829,969유로(한화 36억 3,484만 원 상당)를 외화 증여에 따른 지급신고 및 지급신청을 하지 아니하고 ‘컨설팅서비스’를 지급사유로 하는 허위의 지급신청을 하여 용역비 명목으로 독일 ☆☆☆☆☆은행 공소외 5 회사 명의의 계좌에 외화를 송금하여 대한민국 국민의 재산을 법령에 위반하여 국외로 이동하여 도피시켰다는 것이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들이 공소외 3과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하기 위하여 공소외 5 회사와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용역대금 명목으로 외화를 독일 ☆☆☆☆☆은행 공소외 5 회사 명의의 계좌로 송금한 것은 그 원인되는 거래가 외국환거래법령상 신고가 필요 없는 경상거래라 볼 수 없고, 이는 ‘거주자인 공소외 4 회사의 비거주자인 공소외 5 회사에 대한 증여’로서 외국환거래법령상 자본거래의 신고가 필요하며, 피고인들이 박 전 대통령, 공소외 3에게 뇌물을 공여한다는 동기로 공소외 5 회사 명의의 계좌에 송금하였고,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그 용역대금을 지급하는 외관을 만들고 용역대금 송금 명목으로 내부 품의절차를 거치는 은밀하고 탈법적인 수단을 사용하였으며, 위 돈은 공소외 3의 개인적인 필요에 따라 공소외 3, 공소외 2 등의 체류비, ◆◆◆◆호텔 구입 자금 등으로 독일에서 소비되었고, 피고인들도 이와 같은 사정을 인지하고 있었으므로, 위 법리와 재산국외도피죄의 입법취지를 고려하면 피고인들의 이 사건 용역대금 송금행위는 특정경제범죄법 제4조 제1항 이 규정한 ‘도피’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1) 관련 법리

특정경제범죄법 제4조 제1항 의 재산국외도피죄는 자신의 행위가 법령에 위반하여 국내재산을 해외로 이동한다는 인식과 그 행위가 재산을 대한민국의 법률과 제도에 의한 규율과 관리를 받지 않고 자신이 해외에서 임의로 소비, 축적, 은닉 등 지배·관리할 수 있는 상태에 두는 행위라는 인식을 가지고 국내재산을 해외로 이동하여 대한민국 또는 대한민국 국민의 재산이 유출될 위험이 있는 상태를 발생하게 하는 것, 즉 도피시킴으로써 범죄는 성립한다(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2도7262 판결 ). 재산국외도피죄의 입법 취지가 국내의 재산을 해외에 도피시킴으로써 국부에 손실을 가져오는 행위를 처벌함으로써 국가재산을 보호하려는 데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그 법정형이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당해 범죄행위의 목적물의 가액의 2배 이상 10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으로 중하게 설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특정경제범죄법 제10조 에서 범행 대상인 재산을 필요적으로 몰수하고 그 몰수가 불능인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등 재산국외도피사범에 대한 징벌의 정도를 강화하고 있는 점이나 국가경제의 발전과 세계화 추세 등에 따라 외환거래에 관한 규제가 크게 완화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어떠한 행위가 특정경제범죄법 제4조 제1항 소정의 재산국외도피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시 행위자가 처하였던 경제적 사정 내지 그 행위를 통하여 추구하고자 한 경제적 이익의 내용 등 그러한 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 행위의 방법 내지 수단이 은밀하고 탈법적인 것인지 여부, 행위 이후 행위자가 취한 조치 등 여러 사정을 두루 참작하여 엄격하고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10. 9. 9. 선고 2007도3681 판결 ).

2)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특정경제범죄법 제4조 제1항 에서 정하고 있는 ‘재산을 국외로 이동하여 도피시켰을 때’의 재산국외이동행위는 재산을 대한민국의 법률과 제도에 의한 규율과 관리를 받지 않고 ‘자신이’ 해외에서 임의로 소비, 축적, 은닉 등 지배·관리할 수 있는 상태에 두는 행위를 의미하고, 대법원이 재산국외도피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 고려하여야 하는 사정 중 ‘행위 이후 행위자가 취한 조치’를 들고 있는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피고인들과 공소외 3의 관계는 뇌물공여자와 뇌물수수자의 관계에 불과하고, 이 사건 용역대금은 그 수수자인 공소외 3이 해외에서 자신의 필요에 따라 임의로 소비, 축적, 은닉 등 지배·관리 지배하였을 뿐이므로 뇌물공여자인 피고인들이 이 사건 용역대금에 대하여 임의로 소비, 축적, 은닉 등 지배·관리하였던 것으로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비록 피고인들이 공소외 5 회사 명의의 계좌로 송금된 돈이 그 뇌물수수자인 공소외 3에 의하여 해외에서 임의로 소비, 축적, 은닉 등 지배·관리할 수 있는 상태에 있게 된다는 점을 인식하였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피고인들이 이 사건 뇌물을 공여하는 과정에서 공소외 5 회사와의 용역계약을 이용하는 등 은밀하고 탈법적인 수단을 동원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뇌물공여사실을 숨기기 위한 것일 뿐 재산을 국외로 도피하기 위하여 그러한 수단을 동원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피고인들의 이 사건 용역대금의 송금은 뇌물을 공여한다는 의도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어서 피고인들에게 재산을 국외로 도피시킨다는 범의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라. 소결론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8.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죄의 성립 여부에 관한 법리오해, 사실오인(제9점)

가. 범죄수익의 발생 원인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였는지 여부

1) 유죄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은 사실은 공소외 4 회사자금을 횡령하여 공소외 3에게 공소외 2가 사용할 말과 훈련비용 상당액을 뇌물로 공여하는 것임에도, 승마 선수단의 해외 전지훈련 비용과 훈련에 필요한 말 구입대금을 지급하고 말의 소유권은 공소외 4 회사가 보유하는 것처럼 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하여 피고인들과 공소외 3의 범죄수익의 발생 원인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기로 계획하였다.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는 피고인 2, 피고인 5에게 위와 같은 계획을 이행하도록 지시하였고, 피고인 2, 피고인 5는 공소외 3과 함께 2015. 8. 26. 공소외 5 회사와 공소외 4 회사 간에 2015. 8.경부터 2018. 12.경까지 승마훈련 비용 등을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용역계약을 체결하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정상적인 용역계약인 것처럼 가장하고, 승마 선수단의 해외 전지훈련 관련 용역대금인 것처럼 내부품의서를 만들거나 공소외 4 회사가 자기 자산으로 말을 구입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서를 작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소외 2에게 줄 말 구입비용 등을 제공하기 위해 공소외 4 회사가 말을 소유하고 공소외 2에게 말을 빌려주는 것처럼 가장하여, 2015. 9. 14. 공소외 4 회사에서 810,520유로(한화 10억 8,687만 원 상당)를 공소외 5 회사 명의 계좌로 송금한 것을 비롯하여,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3) 기재와 같이 그 때부터 2016. 7. 26.까지 총 6회에 걸쳐 합계 494만 6,969유로(한화 64억 6,295만 원 상당)를 같은 방법으로 공소외 5 회사 명의 계좌 또는 마주, 보험사 등에 송금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소외 3과 공모하여 뇌물수수 및 업무상횡령으로 인한 범죄수익의 발생 원인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의 사정을 들어 ① 이 사건 용역대금 및 마필 중 비타나, 라우싱의 구입대금과 보험료는 뇌물 및 횡령한 재물에 해당하여 범죄수익이고, ② 이 사건 용역계약의 체결, 공소외 4 회사 내부의 용역대금, 마필구입 명목으로 한 기안 및 회계처리는 피고인들이 정당한 승마지원인 것처럼 범죄수익의 발생 원인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는 행위로 봄이 타당하며, ③ 그와 같은 행위는 단순히 뇌물을 수수하는 방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의 직무에 관하여 제공한 뇌물을 정당한 승마지원으로 가장하는 행위로서 뇌물의 공여 및 수수와는 구별되는 별도의 행위로 평가할 수 있고, ④ 그 범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하여, 이와 같은 가장 하에 2015. 9. 14. 공소외 4 회사에서 810,520유로(한화 10억 8,687만 원 상당)를 공소외 5 회사 명의 계좌로 송금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16. 7. 26.까지 총 6회에 걸쳐 합계 494만 6,969유로(한화 64억 6,295만 원 상당)를 공소외 5 회사 명의 계좌 또는 마주, 보험사 등에 송금하여 범죄수익의 발생 원인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였다는 이 부분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3조 제1항 제2호 에 정한 ‘범죄수익의 발생 원인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는 행위는 범죄수익의 발생 원인에 관하여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존재하는 것처럼 가장하거나 존재하는 사실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가장하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그러한 행위는 범죄수익을 발생시키는 당해 범죄행위와는 별도의 행위라고 평가될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당해 범죄행위 자체에 그치는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대법원 2014. 9. 4. 선고 2014도4408 판결 , 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4도11042 판결 등 참조).

한편 범죄수익을 발생시키는 당해 범죄행위가 종국적으로 기수에 이르렀다면 그 범죄수익의 발생 원인을 가장한 행위가 시간적으로 당해 범죄행위의 기수 이전의 행위라 하더라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죄가 성립할 수 있는데( 위 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4도11042 판결 참조), 이 사건 용역대금의 경우 원심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공소외 2의 승마훈련을 지원하기로 하면서도 대외적으로는 공소외 2 개인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총 6명의 선수를 선발하여 해외전지훈련을 지원하는 것처럼 가장하기 위하여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른 내부품의서를 작성하였고, 이러한 가장된 사실에 기초하여 이 사건 용역대금을 공소외 5 회사 명의의 계좌로 지급함으로써 뇌물공여죄 및 업무상횡령죄가 기수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른 내부품의서를 작성하는 등의 행위는 종국적으로 뇌물공여죄와 업무상횡령죄가 기수에 이르러 범죄수익으로 인정된 이 사건 용역대금의 발생 원인에 관하여 사실을 가장한 것으로서 당해 범죄수익을 발생시키는 당해 범죄행위인 뇌물공여행위나 업무상횡령행위에 필연적으로 수반되어야 하는 행위와는 별도의 행위라고 평가될 수 있다.

이 사건 용역대금에 관한 범죄수익 발생 원인 사실의 가장 부분에 관한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나) 다만 앞의 5.의 다.항 및 마.의 2)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은 마필들의 소유권을 공소외 3에게 이전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그 구입대금과 보험료(또는 마필 자체와 보험료) 상당액을 뇌물로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없고, 또한 앞의 6.의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러한 마필 구입행위와 보험료 지급행위는 별도로 업무상횡령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 중 마필 비타나, 라우싱의 구입대금과 보험료가 범죄수익임을 전제로 하는 부분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를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 부분 원심의 판단은 위법하다.

4) 소결론

따라서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용역대금 36억 3,484만 원과 관련한 부분은 이유 없고, 비타나, 라우싱 등 마필 대금 및 그 보험료 28억 2,811만 원과 관련한 부분은 이유 있다.

나. 범죄수익등의 처분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였는지 여부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은 언론에서 ‘○○에서 공소외 2에게 고가의 말을 사주었다’는 의혹에 대하여 독일 현지 취재가 진행되자, 공소외 4 회사 자금을 횡령하여 공소외 3에게 뇌물로 제공한 말이 언론에 노출됨으로써 피고인들의 뇌물공여 및 업무상횡령 범죄사실이 발각될 것을 우려하여, 위 말들을 다른 말들로 교체하되 마치 공소외 2가 아닌 공소외 4 회사가 위 말들을 소유하다가 이를 타인에게 매각하였고, 공소외 2는 공소외 4 회사와 전혀 무관한 말들을 소유하고 있는 것처럼 계약서 등 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하여 피고인들과 공소외 3의 범죄수익의 처분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기로 계획하였다.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는 피고인 2, 피고인 5에게 위와 같은 계획을 이행하도록 지시하였고, 피고인 2, 피고인 5는 2016. 8. 22. 공소외 4 회사와 △△△△△△ △△△△[(영문명칭 3 생략), 이하 ‘△△△△△△’라고 한다] 간에 “공소외 4 회사가 ‘살시도’, ‘비타나’, ‘라우싱’을 269만 100유로에 △△△△△△에 매도한다”는 내용의 허위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공소외 2로 하여금 위 말 3마리를 계속 보유하도록 하고, 한편 2016. 9. 23. 다시 언론에서 ‘비타나'라는 말 이름을 명시한 구체적인 내용의 추가 의혹 보도가 나오자, 공소외 3과 공소외 13은 2016. 9. 30. 무렵 비타나, 살시도를 ‘블라디미르’, ‘스타샤’와 교환하였다.

이와 같이 실제로는 공소외 4 회사가 공소외 3에게 ‘살시도’, ‘비타나’, ‘라우싱’을 사준 것이지 빌려준 것이 아니고, △△△△△△와 공소외 3 사이에 새로 ‘비타나’, ‘살시도’를 ‘블라디미르’, ‘스타샤’로 교환하여 ‘블라디미르’, ‘스타샤’를 공소외 3이 소유하게 된 것이기 때문에, 공소외 4 회사가 △△△△△△와의 위 허위 매매계약에 따른 말 판매대금을 실제로는 교부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피고인들은 공소외 4 회사에서 회계상 ‘살시도’, ‘비타나’, ‘라우싱’을 매각한 것처럼 가장한 허위 매매대금 채권을 그에 상응하는 또 다른 허위채무를 만드는 방식으로 소멸시킬 목적으로, 공소외 4 회사와 ★★★(영문명칭 4 생략) 간에 “★★★가 ○○ 승마단 소속 선수들이 독일 함부르크에서 전지훈련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그 비용은 공소외 4 회사가 ★★★에 지급한다”는 내용의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위 용역계약의 용역대금에 매매대금 상당액을 더하여 송금하기로 하였다. 피고인 2, 피고인 5는 위와 같은 계획의 실행으로 2016. 10. 29.자로 공소외 4 회사와 △△△△△△ 간에 “공소외 4 회사가 ‘살시도’, ‘비타나’, ‘라우싱’ 등 말 3마리를 209만 유로에 △△△△△△에 매도한다”는 내용의 허위 매매계약서를 작성한 다음, 위 용역계약에 따른 용역대금을 공소외 4 회사에서 공소외 13에게 지급하고, 공소외 13은 그 돈으로 공소외 4 회사에게 위 허위 매매계약에 따른 매매대금을 지급하기로 함으로써 마치 정상적인 채권채무가 존재하는 것처럼 가장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소외 3과 공모하여 뇌물수수 및 업무상횡령으로 인한 범죄수익의 처분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의 사정을 들어 이 사건 마필들이 뇌물공여(살시도, 비타나, 라우싱) 및 업무상횡령(비타나, 라우싱)의 범죄행위에 의하여 발생한 범죄수익 내지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에 해당함을 전제로, ‘범죄수익의 처분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는 행위’를 ‘범죄수익의 발생 원인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는 행위’의 불가벌적 사후행위로 볼 수 없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앞의 5.의 마. 2)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이 마필들(살시도, 비타나, 라우싱)을 뇌물로 공여하였다고 볼 수 없고, 6.의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비타나와 라우싱의 구입대금을 횡령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마필들은 범죄수익 또는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이 아니다.

4)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마필들이 범죄수익등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를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로 인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9.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죄의 성립 여부에 관한 사실오인(제10점)

가. 공소사실의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1은 2016. 12. 6. 10:00경 서울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1에 있는 대한민국 국회 제3회의장(245호)에서 ‘박근혜 정부의 공소외 3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제1차 청문회의 증인으로 출석하여 선서하였다. 피고인은 2015. 7. 25.과 2016. 2. 15. 두 차례에 걸쳐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공소외 6 법인 및 공소외 7 법인 설립자금 지원을 요구받았으며, 공소외 6 법인 및 공소외 7 법인에 출연할 당시 피고인 3 등으로부터 출연을 보고받은 사실이 있었다. 또한 피고인은 피고인 3, 피고인 4 등 ○○그룹 임원들에게 지시하여 공소외 3의 딸 공소외 2에 대한 독일 승마훈련 비용을 지원하게 하였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공소외 54 앞에서 선서한 후, ① 공소외 26 위원의 “그날(2015. 7. 25. 박 전 대통령과 단독 면담에서) 기부 좀 해 달라는 이야기 안 했습니까?”라는 물음에 “그런 기억은 없습니다.”라고 답변하고, “회장에게 보고 없이 재단에 기부가 된 것입니까?”라는 물음에 “예, 이런 일 갖고 저한테 일일이 보고하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답변하고, ② 공소외 55 위원의 “지난 해(2015년) 8월 공소외 4 회사는 독일의 ▷▷▷▷▷와 컨설팅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네 차례에 걸쳐서 37억 원을 송금했네요. 이때 공소외 3 씨를 아셨습니까?”라는 물음에 “저는 몰랐습니다.”라고 답변하고, “공소외 2는 어떤 사람이라고 알고 있었어요?”라는 물음에 “몰랐습니다.”라고 답변하고, ③ 공소외 56 위원의 “어느 누구도 피고인 1 부회장에게 승마 관련 지원 사실을 알리지 않았습니까?”라는 물음에 “그런 문화 지원이라든지 스포츠 지원을 저한테 일일이 다 보고를 하지 않습니다.”라고 답변함으로써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요구받은 사실이 없고, ○○그룹 임직원들로부터 공소외 6 법인 및 공소외 7 법인에 후원금 등을 지급한다거나, 승마 관련 지원을 한다는 보고를 받지 못하여 자금 지원 사실을 알지 못했으며, 공소외 3, 공소외 2가 누구인지도 몰랐다는 취지로 증언함으로써 자신의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을 하여 위증하였다.」는 것이다.

나. 재단 관련 출연 요구를 받았는지 및 재단 관련 출연 사실의 인식 여부

1) 원심의 판단

가) 원심은 피고인 1이 2차 단독 면담 당시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돈 내달라, 기부 좀 해 달라’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없다는 진술에 관하여, 공소외 9의 2015. 7. 25.자 업무수첩 기재, ○○그룹 말씀자료의 기재, ♤♤그룹 공소외 57과 ▼▼ 공소외 58의 진술, 공소외 6 법인 설립 당시의 사정, 2015. 7. 24. 작성된 ‘문화/체육분야 비영리 재단법인 설립방안’의 작성, 2016. 2. 15. 단독 면담 당시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1이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재단에 출연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보아 피고인 1의 위 진술은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증언이라고 판단하였다.

나) 또한 원심은 피고인 1이 재단 출연 사실을 보고받지 못하였다는 진술에 관하여, 위와 같이 피고인 1이 직접 재단 출연 요구를 받은 점, 피고인 3이 미래전략실 기획팀장 공소외 59로부터 ‘대통령이 기업 회장들에게 재단 출연을 요청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해 달라’는 ▽▽▽ 공소외 60 전무의 요청을 전달받고, 공소외 59에게 출연 결정을 알려주게 된 경위, 피고인 1의 3차 단독 면담 준비과정, 3차 단독 면담 후 공소외 7 법인에 출연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1이 재단 출연 당시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보아, 피고인 1의 위 진술은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증언이라고 판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가) 우선 피고인 1이 2차 단독 면담 당시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돈 내라, 기부 좀 해 달라’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없다는 진술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실 및 사정에 의하면, 특검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피고인 1의 위 진술이 기억에 반하는 증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⑴ 피고인 1이 2015. 7. 25. 2차 단독 면담 이후 피고인 3, 피고인 4에게 “대통령으로부터 문화, 체육 분야 융성을 위해 적극 지원해달라는 말씀을 들었다.”라고 이야기한 사실은 인정되나(증 제635, 636호), ‘문화, 체육 분야 융성을 위한 적극 지원’이 ○○그룹의 재정적 지원을 의미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이를 특정인이나 특정 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기부’를 의미한다고 볼 수는 없고, 피고인 1로서는 ‘지원’과 ‘기부’의 의미를 구분하여 답변하였을 가능성도 있다.

⑵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소외 9의 2015. 7. 25.자 업무수첩의 기재는 전문증거에 해당하여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고, 공소외 61, 공소외 62가 작성한 ○○그룹 말씀자료, ‘문화/체육분야 비영리 재단법인 설립방안’은 참고자료나 청와대 내부자료에 불과하여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이 그 기재와 같은 이야기를 피고인 1에게 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설령 박 전 대통령이 말씀자료에 재단 관련 내용을 추가하도록 지시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

⑶ 2015. 7. 24. 단독 면담은 ◀◀◀◀◀, ▼▼, ▶▶ 순으로, 2015. 7. 25. 단독 면담은 ○○, ♠♠, ♤♤, ♥♥ 순으로 각 진행되었는데, ♤♤그룹 회장 공소외 57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단독 면담을 끝내고 일어나려는 무렵에 박 전 대통령이 재단지원 문제를 추가로 언급하였다는 것이고, 그 무렵 단독 면담을 진행한 그룹 총수들 중 공소외 57 회장과 ▼▼그룹 공소외 58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총수들은 재단에 관한 언급을 들은 기억이 없다는 것이므로(증 제2990, 2992, 2995, 3020호, 변호인 제출 증 제251호), 박 전 대통령이 공소외 57 회장과 공소외 58 회장에게 재단에 관하여 언급하였다는 사실만으로 피고인 1에게도 같은 내용을 말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⑷ 공소외 6 법인 설립 과정의 초기에 ▽▽▽ 부회장 공소외 63은 공소외 9로부터 “재단 설립과 관련하여 이미 대통령과 주요 그룹 회장들 사이에 이야기가 됐으니 ▽▽▽에서는 재단 출연금을 걷어서 설립해주면 된다.”는 말을 듣고, 공소외 60 전무에게 주요 그룹들에게 그 사실을 확인해보라고 지시하였다. 공소외 60 전무는 2015. 8. 18. 4대 그룹의 임원들(○○ 공소외 64 전무, ◀◀◀◀◀ 공소외 65 부사장, ▶▶ 공소외 66 전무, ♠♠ 공소외 67 전무)과의 모임에서 그 사실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이후 ‘확인이 안 된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를 전해들은 공소외 63이 공소외 9에게 다시 물어보자, 공소외 9는 “대통령이 일부 그룹의 회장들과만 이야기가 되었던 것 같고, 나머지 그룹들은 2015. 7.경에 열린 경제계 인사를 격려하기 위한 자리에서 말한 것 같다.”고 말하였고, 이에 공소외 63은 뭔가 혼선이 빚어진 것이라 생각하여 더 이상 진행하지 않았다. 공소외 63은 2015. 10. 8. 위 4대 그룹 임원들 중 ♠♠ 공소외 67 전무가 “공소외 68 회장이 오찬 간담회에서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슷한 말을 들은 사실을 기억하고 ‘그 말이 그 말이었구나’라고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고 확인해주었고, 이에 나머지 3개 그룹도 “♠♠그룹 회장님이 그렇게 이야기를 한다면 자신들도 들었던 것으로 인정하겠다.”는 반응을 보여 정리가 된 것으로 생각하였다(증 제1960, 1962호).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박 전 대통령이 2015. 7.경 단독 면담을 진행하면서 그룹 회장들에게 명확하게 ‘재단’이나 ‘기부’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지원을 요청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그 일시도 단독 면담이 아닌 경제계 인사들과의 다른 모임에서 언급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나) 다음으로 피고인 1이 재단 출연 당시 그 사실을 보고받아 인지하고 있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공소외 64는 공소외 60으로부터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재단 설립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사실이 있는지 그룹 회장에게 확인해 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받고, 공소외 59에게 보고하여 그로부터 피고인 3에게 보고하겠다는 말을 들었으며, 이후 공소외 59가 공소외 64를 불러 피고인 3이 “취지도 괜찮은 것 같고, 다른 기업들도 참여하는데, 어쩌겠나.”라고 말하였다고 전해주었다(증 제6호). 이처럼 공소외 64, 공소외 59를 통하여 피고인 3에게 전달된 공소외 60의 요청은 피고인 1에게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재단 설립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사실이 있는지 확인해 달라는 것이었는데도 피고인 3이 피고인 1에게 이를 확인해보지도 않고 독자적으로 재단 출연을 결정하였을 것으로 보기 어렵고,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공소외 9의 요청에 따라 ▽▽▽이 재단 설립을 추진하는 과정이었으므로 피고인 3으로서는 단독 면담과 관련된 사항을 피고인 1에게 보고할 필요성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 1은 재단 출연 당시 그 사실을 보고받아 알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다. 공소외 3, 공소외 2에 대한 인식 여부 및 승마지원 보고 여부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 1이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네 차례에 걸쳐 이 사건 용역대금을 송금하는 동안 공소외 3, 공소외 2를 몰랐다는 진술에 관하여,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의 사정을 들어 피고인 1이 박 전 대통령의 요구가 실제로는 ‘공소외 2에 대한 승마지원’이었다는 것임을 2014. 12.경 내지 2015. 1.경에는 인지하였고, 이 사건 용역계약은 공소외 3과 공모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의 일환으로서 공소외 2 1인을 위하여 기획하여 실행된 것이었으므로, 공소외 3, 공소외 2를 알지 못하였다는 피고인 1의 위 진술은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증언이라고 판단하였다. 또한 원심은 피고인 1이 승마지원에 관하여 보고받지 않았다는 진술에 관하여,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의 사정을 들어 피고인 1이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2에게 박 전 대통령의 요구를 전달하고, 승마지원에 관한 포괄적 지시를 하며, 피고인 3, 피고인 4로부터 그 지원 경위를 보고받고 이를 확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승마지원행위에 관여하였음이 인정되므로, 피고인 1의 위 진술은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증언이라고 판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1은 2015. 7. 25. 2차 단독면담에서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은 뒤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2에게 그 내용을 전달하였고, 피고인 4는 공소외 9에게 전화하여 “대통령께서 승마협회 건은 공소외 25 차관, 공소외 35 전무와 이야기하면 된다고 하셨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피고인 2는 2015. 7. 26. 공소외 11과의 일정을 협의하는 공소외 24에게 “공소외 2가 훈련도 보고 관련 컨설팅회사도 같이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피고인 1은 2015. 7. 27. 직접 회의를 주재하여 피고인 3, 피고인 2, 미래전략실 인사팀장 공소외 37과 함께 승마협회의 임원교체를 단행하였다. 이처럼 2차 단독 면담 직후의 사정만 보더라도 피고인 1은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급박하게 대응하면서 공소외 3과 공소외 2의 존재에 관하여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 3은 특검 조사 당시 “2016. 2. 15. 직전에 피고인 1에게 ‘좋은 말도 사서 타게 해주었고, 전지훈련 대비도 해주고 있다, 충분히 문제없게 해두었다, 야단 안 맞을 것이다’라고 승마훈련 지원내역을 간단히 보고하였다.”고 진술하였다(증 제635호). 2차 단독 면담에서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은 피고인 1로서도 2016. 2. 15.로 예정된 3차 단독 면담을 준비하면서 승마지원 상황을 충분히 확인하였을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결과적으로 타당하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인 1의 이 부분 주장은 피고인이 2차 단독 면담 당시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돈 내라, 기부 좀 해 달라’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없다는 진술 부분에 한하여 이유 있고, 나머지 부분에 관하여는 이유 없다.

Ⅳ. 특검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인 2에 대한 특검 제2회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오해(제1점)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 2에 대한 특검 제2회 진술조서는 진술조서의 형식을 취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은 피의자의 진술을 기재한 피의자신문조서와 실질적으로 같고, 기록상 특검 파견검사가 피고인 2의 진술을 들음에 있어 피고인 2에게 미리 진술거부권이 있음을 고지한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피고인 2의 진술의 임의성이 인정되는 경우라도 위 진술조서는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어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이 법원의 판단

피의자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 또는 문서가 수사기관에서의 조사 과정에서 작성된 것이라면, 그것이 ‘진술조서, 진술서, 자술서’라는 형식을 취하였다고 하더라도 피의자신문조서와 달리 볼 수 없고, 수사기관에 의한 진술거부권 고지의 대상이 되는 피의자의 지위는 수사기관이 범죄인지서를 작성하는 등의 형식적인 사건수리 절차를 거치기 전이라도 조사대상자에 대하여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보아 실질적으로 수사를 개시하는 행위를 한 때에 인정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특히 조사대상자의 진술내용이 단순히 제3자의 범죄에 관한 경우가 아니라 자신과 제3자에게 공동으로 관련된 범죄에 관한 것이거나 제3자의 피의사실뿐만 아니라 자신의 피의사실에 관한 것이기도 하여 그 실질이 피의자신문조서의 성격을 가지는 경우에 수사기관은 그 진술을 듣기 전에 미리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4도5939 판결 ).

기록에 나타난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2에 대한 위 진술조서가 실질적으로 피의자신문조서에 해당하는데도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아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특검은 당심에서 위 조사 당시 특검 파견검사가 진술거부권을 고지하는 것을 보았다는 취지의 검찰수사관의 진술서(증 제3215호)를 증거로 제출하고 있으나, 위 증거만으로는 실제로 진술거부권이 고지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이 부분 특검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부정한 청탁의 존재 여부에 관한 사실오인, 법리오해(제2점)

가. 특검은 원심이 2차 및 3차 단독 면담에서의 개별 현안에 관한 묵시적 부정한 청탁의 성립 여부에 관한 판단을 누락하였다고 주장하나, 원심은 ‘특검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어떠한 개별 현안에 관하여도 박 전 대통령이 간접적으로 해당 현안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항의 내용을 인식하고 있었다거나,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 1 사이의 단독 면담 시 또는 각 지원행위에 이르는 과정에서 해당 현안 해결에 관련된 박 전 대통령의 직무집행과 승마, 공소외 1 법인 및 재단에 대한 지원이 대가관계에 있다는 점에 대한 공통의 인식 내지 양해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으므로(원심판결문 제57면), 원심판결에 특검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판단누락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나. 앞의 ‘III.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4.의 나.항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특검이 주장하는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작업’이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 도입, 공소외 19 회사와 공소외 20 회사 간 합병, 공소외 21 회사 등 4개 비핵심 계열사의 ♤♤그룹 매각, 공소외 22 회사 상장 및 투자 유치 지원이 위 승계작업과 관련된 현안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

다. 앞의 ‘III.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4.의 나.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특검이 주장하는 ‘승계작업’이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러한 포괄적 현안이나 개별 현안들과 관련하여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 1 사이에 명시적으로든 묵시적으로든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부정한 청탁의 존재 여부와 관련한 원심의 판단에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라. 앞의 ‘III.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4.의 나.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제3자뇌물수수죄에서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부정한 청탁이 있다고 하려면 청탁의 대상이 되는 직무집행의 내용과 제3자에게 제공되는 이익이 그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라는 점에 대하여 공무원과 이익제공자 사이에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가 있어야 하고, 그러한 인식이나 양해 없이 막연히 선처하여 줄 것이라는 기대나 직무집행과는 무관한 다른 동기에 의하여 제3자에게 금품을 공여한 경우에는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부정한 청탁이 있다고 볼 수 없으며, 이는 그 공무원이 대통령이라고 하여 달리 볼 것도 아니므로,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에 특검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대통령의 경우에만 뇌물의 대가관계를 좁게 인정함으로써 헌법 제11조 의 평등권을 침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마. 원심은 그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한 그 판시의 사정을 들어 공소외 6 법인과 공소외 7 법인이 공소외 3의 사적 이익추구를 위한 수단이었고, 박 전 대통령이 거기에 적극적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의 관여를 한 사실, 공소외 6 법인과 공소외 7 법인의 설립 과정과 운영 상황이 비정상적이었던 사실 등은 인정되나, 그러한 사실들이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의 기업들에 대한 재단 출연 강요에 관한 근거가 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특검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 1 사이에 묵시적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앞의 ‘III.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4.의 나.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 1 사이에 개별 현안들이나 포괄적 현안에 관하여 명시적 또는 묵시적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재단지원과 관련하여서는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작업이 존재하고, 이러한 승계작업에 관하여 박 전 대통령이 인식하였다는 원심의 판단은 부당하다 할 것이나, 승계작업과 관련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그와 같은 지원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결론에 있어 정당하다.

바. 따라서 이 부분 특검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3. 승마지원 관련 뇌물공여약속죄 및 뇌물공여죄의 성립에 관한 사실오인, 법리오해(제3점)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은 피고인 1에게 승마지원을 요구하여 뇌물을 수수하기로 공모하고, 2014. 9. 15. 및 2015. 7. 25. 박 전 대통령이 피고인 1과의 비공개 단독면담에서 피고인 1에게 “승마 유망주들이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좋은 말도 사주는 등 적극 지원해 달라”는 등의 승마지원 요구를 하였다. 피고인 1은 이와 같은 박 전 대통령의 요구를 들어 줄 경우 향후 승계작업 등에 필요한 박 전 대통령과 정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의 승마 지원 요구를 수락함으로써, 피고인 1과 박 전 대통령 간에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뇌물을 수수하기로 하는 합의가 이루어졌다. 위 뇌물수수 합의의 이행으로서,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의 지시에 따라, 피고인 2, 피고인 5는 2015. 8. 26. 공소외 3이 준비한 독일 소재 페이퍼컴퍼니인 공소외 5 회사와 ‘공소외 4 회사가 공소외 5 회사에 2015. 8.경부터 2018. 12.경까지 운영비 및 말, 차량 구입비 명목으로 합계 213억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공소외 4 회사 승마단 해외 전지훈련 관련 용역계약을 체결하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정상적인 용역계약인 것처럼 가장한 다음, 공소외 2가 승마 훈련 및 승마대회 출전에 사용할 차량 등을 사주기 위해 외형상 공소외 4 회사가 차량을 구입하여 소유하고 공소외 2에게 빌려 주는 것처럼 가장하여, 2015. 10. 14. 선수단차량 3대 구입대금 2억 4,418만 원(18만 6,887유로), 2015. 12. 14. 마필운송차량 구입대금 2억 5,890만 원(20만 유로)을 공소외 4 회사 자금으로 지급하여 차량 4대를 공소외 3에게 제공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피고인 1의 승계작업 등을 도와달라는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공소외 3이 전적으로 지배하는 독일 소재 페이퍼컴퍼니인 공소외 5 회사에 135억 265만 주5) 원 을 지급하기로 약속하고, 그 약속의 이행을 위해 차량 4대의 구입비용 명목의 금원으로 합계 5억 308만 원(38만 6,887유로)을 지급하여 뇌물을 공여하였다.」는 것이다.

나. 뇌물공여약속죄의 성립 여부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용역계약서에 표시된 금액은 용역계약에 소요될 잠정적인 예산을 추정한 것에 불과하여 피고인들과 공소외 3 사이에 ‘공소외 4 회사가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라 총액 213억 원을 공소외 5 회사에 지급하겠다’는 확정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특검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용역계약 체결 시점에 계약 총액에 상당한 뇌물의 공여를 약속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이유무죄로 판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위 사실 및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각 사실 및 사정들, 즉 앞의 ‘III.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5.의 라. 2)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1은 2015. 7. 25. 2차 단독 면담 이후 이 사건 용역대금을 송금하기 전까지 사이에 박 전 대통령의 승마지원 요구가 공소외 3의 딸 공소외 2에 대한 승마지원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고, 이 사건 용역대금을 송금할 때에 위 용역대금이 공소외 3에게 제공되는 뇌물이라는 점을 확정적으로 인식하였으므로, 2014. 9. 15. 및 2015. 7. 25. 각 단독 면담 당시에는 승마협회 지원에 대한 의견 일치만 있었다고 보이는 점, 이 사건 용역계약은 공소외 2 개인만을 지원한다는 점이 외부로 노출되어 논란이 되지 않도록 추가로 5명의 선수를 선발하여 공소외 2와 함께 승마훈련을 지원하는 내용이었던 점, 공소외 38이 2015. 9. 10. 작성한 “공소외 4 회사 승마단 해외 전지훈련 용역계약(안)”에 기재된 총액 213억 원에는 공소외 2 외의 선수들이 타게 될 마필 구입비용, 대회출전 및 훈련비용, 체재비 등의 실비가 포함되어 있었으므로 처음부터 위 213억 원 전액이 공소외 3에게 제공될 뇌물이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실제로 공소외 4 회사와 대한승마협회는 추가 선수선발 절차를 진행하였으나 공소외 3의 반대로 무산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이 박 전 대통령, 공소외 3에게 위 213억 원에 달하는 뇌물공여를 약속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을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특검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다. 살시도의 뇌물공여 시기에 관한 주장

1) 원심의 판단

앞의 ‘III.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5.의 다. 1)항에서 본 바와 같이,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한 그 판시의 사정을 들어, 피고인 1이 2014. 9. 15. 및 2015. 7. 25.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승마 유망주들이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좋은 말도 사주는 등 적극 지원해달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더라도 이를 마필을 구매하여 훈련에 제공하라는 의미를 넘어 마필의 소유권을 이전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을 것이라 단정할 수 없고, 이 사건 용역계약이 체결된 2015. 8. 26. 무렵 피고인들과 대통령, 공소외 3 사이에 향후 구입할 마필을 공소외 3의 소유로 한다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한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용역계약이 체결된 2015. 8. 26. 무렵 피고인들과 박 전 대통령, 공소외 3 사이에 향후 구입할 마필을 공소외 3의 소유로 한다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박 전 대통령, 공소외 3과 피고인 1 사이에 2014. 9. 15.과 2015. 7. 25. 마필들의 소유권을 넘겨준다는 내용의 뇌물수수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이 점에 관한 특검의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차량들의 뇌물공여 여부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이 사건 용역계약서에는 차량이 공소외 4 회사의 단독 소유임을 명시하고 있는 점, 피고인 5와 공소외 3이 공소외 11을 통하여 이 사건 용역계약의 내용을 협상하면서 주고받은 문서에는 일관되게 차량은 공소외 4 회사의 소유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차량 구입 당시 작성된 공소외 4 회사의 내부 기안문, 공소외 4 회사와 공소외 5 회사 사이에 작성된 확인서도 같은 취지로 기재되어 있고, 공소외 4 회사 독일 법인은 위 확인서를 Lahn Dil 구청 차량등록소에 제출하여 공소외 4 회사의 동의 없이 차량의 명의를 변경하거나 소유권을 제3자에게 이전할 수 없게 한 점, 공소외 4 회사는 2016. 2. 초순경 공소외 5 회사에 선수단차량 3대를, 2017. 4. 12. 다른 독일 회사에 마필운송차량 1대를 각 매도하고 대금을 수령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5 회사가 그 명의로 선수단차량 3대, 마필운송차량 1대를 구입하였고, 공소외 4 회사가 그 매매대금을 각 매도인에게 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특검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차량들의 소유권이 공소외 3에게 이전되었음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 및 사정들을 기록에 비추어 보면, 위 차량들의 소유권이 공소외 3에게 이전되지 않았다는 원심의 판단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 원심의 판단에 특검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4. 승마지원 관련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재산국외도피)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죄의 성립에 관한 사실오인, 법리오해(제4점)

가.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재산국외도피)죄 부분(독일 ☆☆☆☆☆은행 공소외 4 회사 명의의 계좌에 예치한 3,193,000유로 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공소외 3, 공소외 2가 사용할 말을 공소외 3에게 사주기 위하여 횡령한 공소외 4 회사 자금을 외국환거래법상 허위의 신고를 하고 독일로 이동시키기로 마음먹고, 피고인 2, 피고인 5는 2015. 10. 2. 공소외 4 회사 부장이자 대한승마협회 총무이사인 공소외 38에게 지시하여, 실제로는 공소외 2에게 줄 말 구입비용으로 외화를 독일 ☆☆☆☆☆은행 의 공소외 4 회사 명의 계좌로 송금하는 것임에도 마치 실재하지도 않는 공소외 4 회사 승마단 소속 선수들의 독일 해외 전지훈련을 하는데 필요한 말 및 차량구입 용도인 것처럼 허위 예금거래신고서를 외국환은행인 ■■은행에 제출한 다음, 독일 ☆☆☆☆☆은행 공소외 4 회사 명의 계좌에 3,193,000유로(한화 42억 5,946만 원 상당)를 예치하여 대한민국 국민의 재산을 법령에 위반하여 국외로 이동하여 도피시켰다는 것이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 5는 공소외 38을 통하여 2015. 9. 30. 외국환은행인 ■■은행장에게 예치사유를 ‘우수마필 구입 및 차량 구입을 위한 대금 지급’, 예치금액으로 ‘3,193,000유로’로 기재한 예금거래신고서를 제출하고, 2015. 10. 2. 차량 견적서, 공소외 4 회사 명의 독일 계좌 개설확인서, 공소외 4 회사 법인등기부 등본 등을 거래 증빙서류로 제출하고 독일 ☆☆☆☆☆은행 공소외 4 회사 명의의 계좌로 3,193,000유로를 송금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외국환거래법은 예금계약을 자본거래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고, 거주자가 해외에서 비거주자와 외화예금거래를 하는 경우에는 외국환거래법,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외국환거래규정에 따라 지정거래외국환은행의 장에게 신고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위 신고에 사용되는 외국환거래규정 별지 제7-1호의 예금거래신고서에는 예치사유를 기재하여야 하며, 예치사유를 증빙할 수 있는 서류를 첨부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예금거래신고서에 기재된 예치사유가 허위인 경우에는 외국환거래법에 따른 적법한 신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하는 것이지만, 위 신고는 예금거래 이전에 필요한 사전신고인 점에 비추어보면 예치사유의 진위는 예금거래신고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따라서 예금거래신고 시점을 기준으로 예금거래신고서에 기재된 예치사유가 진정한 것으로 인정된다면, 예금 이후의 사정 변경으로 당초 신고 목적과는 다른 목적으로 위 예금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발생한 거래가 별도의 신고를 요하는지 여부에 따라 그에 따른 외국환거래법 위반이 성립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당초의 예금거래신고가 외국환거래법에 반하는 허위신고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위 판단기준에 따라 이 부분 공소사실은 최종적으로 마필 및 차량의 소유권이 공소외 3에게 이전되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예금거래신고서가 제출된 2015. 9. 30. 당시 피고인들에게 독일 ☆☆☆☆☆은행 공소외 4 회사 명의 계좌로 송금하는 돈으로 마필, 차량을 구매하여 공소외 3에게 증여할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되어야 하는데, 그 판시의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들이 2015. 9. 30. 공소외 3에게 증여할 마필 및 차량을 구매할 의도로 예금거래신고를 하였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외국환거래규정상 외화예금거래에 있어서 예금거래신고서에 기재된 예치사유가 허위인 경우에는 외국환거래법에 따른 적법한 신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함은 원심이 적절히 설시한 바와 같다.

특검은 위 송금된 금원이 “실제로 공소외 2에게 줄 말 구입비용”이었음에도 “실재하지도 않는 공소외 4 회사 승마단 소속 선수들의 독일 해외 전지훈련을 하는데 필요한 말 및 차량구입 용도”인 것으로 허위예금거래신고서를 제출하였다는 것이나, 위 예금거래신고서상의 예치사유는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공소외 4 회사 승마단 소속 선수들의 독일 해외 전지훈련을 하는 데 필요한 말 및 차량구입 용도”가 아니라 “우수마필 구입 및 차량 구입을 위한 대금 지급”일 뿐이고 위와 같이 송금된 금원은 실제 마필과 차량구입을 위한 대금으로 사용된 이상 그 예치사유를 허위로 볼 수 없다.

특검의 주장에 의하면 예금거래신고서상 예치사유를 기재함에 있어 자금의 사용용도(이 사건의 경우 마필 및 차량 구입) 외에 그와 같이 자금을 사용하는 것이 어떠한 목적에 의한 것인지도 기재하여야 한다는 것에 다름이 아니고, 이는 외국환거래규정의 예금거래신고서에 기재할 ‘예치사유’의 범위를 부당하게 확장하여 해석하는 것이어서 부당하다(더구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마필들과 차량들 자체는 공소외 3이나 공소외 2에게 뇌물로 제공되어 증여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독일 ☆☆☆☆☆은행 공소외 4 회사 명의의 계좌로 송금하는 돈으로 마필, 차량을 구매하여 공소외 3에게 증여할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예치사유의 허위 여부를 판단하고 있음은 부당하나, 그 증여 의사의 존부 시점을 예금거래신고서가 제출된 2015. 9. 30. 당시를 기준으로 봄으로써 예치사유에 허위가 없다고 판단하였음은 결론에 있어서 정당하다. 이 점에 관한 특검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죄, 승마지원 관련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죄 부분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가) 승마지원 관련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 부분의 공소사실의 요지는 앞의 ‘III.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6.의 가.항과 같은 경위와 방법으로 2015. 10. 14. 선수단차량 3대 구입대금 명목 2억 4,418만 원(18만 6,887유로)을, 2015. 10. 21. 살시도 구입대금 명목 7억 4,915만 원(58만 유로)을, 2015. 11. 13. 살시도에 대한 보험료 명목 8,217만 원(6만 5,830유로)을, 2015. 12. 14. 마필운송차량 구입대금 명목 2억 5,890만 원(20만 유로)을 각 차량 및 마필 매도인 등 계좌로 송금함으로써 이를 횡령하였다는 것이다.

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부분의 공소사실의 요지는 앞의 ‘III.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8.의 가. 1)항과 같은 경위와 방법으로 공소외 2에게 줄 말 구입비용 등을 제공하기 위하여 공소외 4 회사가 말을 소유하고 공소외 2에게 말을 빌려주는 것처럼 가장하여 2015. 10. 14. 선수단차량 3대 구입대금 명목 2억 4,418만 원(18만 6,887유로)을, 2015. 10. 21. 살시도 구입대금 명목 7억 4,915만 원(58만 유로)을, 2015. 11. 13. 살시도에 대한 보험료 명목 8,217만 원(6만 5,830유로)을, 2015. 12. 14. 마필운송차량 구입대금 명목 2억 5,890만 원(20만 유로)을 각 차량 및 마필 매도인 등 계좌로 송금함으로써 뇌물수수 및 업무상횡령으로 인한 범죄수익의 발생 원인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였다는 것이다.

2) 원심 판단의 요지

가) 원심은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 부분과 관련하여, 살시도의 구입대금 명목의 7억 4,915만 원(58만 유로)과 2015. 11. 13. 살시도에 대한 보험료 명목의 8,217만 원(6만 5,830유로) 부분은 위와 같은 대금이나 보험금의 송금 당시에는 살시도의 소유권을 이전할 의사가 없었기 때문에 그 송금 당시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할 수 없어 위 각 송금행위를 횡령행위라 평가할 수 없고, 2015. 10. 14. 선수단차량 3대 구입대금 명목 2억 4,418만 원(18만 6,887유로), 2015. 12. 14. 마필운송차량 구입대금 명목 2억 5,890만 원(20만 유로) 부분은 그 소유권이 이전되지 않았으므로 송금행위에 관하여 횡령행위나 불법영득의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였다.

나) 원심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부분과 관련하여, 2015. 10. 21. 살시도 구입대금 명목 7억 4,915만 원(58만 유로)과 2015. 11. 13. 살시도에 대한 보험료 명목 8,217만 원(6만 5,830유로) 부분은 살시도 자체와 부대비용(보험료) 상당액이 뇌물 및 횡령의 범죄수익인데 그 구입대금이나 보험료 송금 당시에는 아직 범죄수익이 발생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 발생 원인을 가장하겠다는 범의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15. 10. 14. 선수단차량 3대 구입대금 명목 2억 4,418만 원(18만 6,887유로), 2015. 12. 14. 마필운송차량 구입대금 명목 2억 5,890만 원(20만 유로) 부분은 그 소유권이 이전되지 않아 범죄수익이 발생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 범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였다.

3) 특검 주장의 요지

특검은 살시도와 차량들의 소유권이 모두 공소외 3에게 이전되었으니 살시도와 차량들의 구입비용은 모두 뇌물에 해당하고 따라서 그 구입비용을 사용한 것은 업무상 횡령에 해당하는데, 설령 살시도 구입대금 등과 차량들의 구입대금 상당액이 뇌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1이 자신의 경영권 승계작업에 도움을 받을 목적으로 공소외 4 회사 자금을 사용한 것이므로 업무상횡령에는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따라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에도 해당한다는 취지이다).

4)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살시도의 소유권이 공소외 3에게 이전되지 않았음은 앞의 ‘III.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5.의 다.항에서 본 바와 같고, 차량들의 소유권이 이전되지 않았음은 앞의 ‘IV. 특검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3.의 다.항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살시도와 차량들의 구입비용이 뇌물에 해당하고 그 구입비용을 사용한 것이 업무상횡령에 해당한다는 특검의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앞의 ‘III.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4.의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1의 ‘경영권 승계작업’이나 ‘부정한 청탁’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피고인 1의 개인적인 목적을 위해 공소외 4 회사 자금을 사용하여 살시도와 차량들을 구입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

나아가 피고인들이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라 공소외 3에게 마필과 차량들을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할 의도 하에 공소외 4 회사의 자금으로 살시도와 차량들을 구입하였다고 하더라도 살시도와 차량들의 소유권이 공소외 4 회사에 남아 있는 이상 불법영득의사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죄를 인정할 수 없고, 또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죄 역시 인정할 수 없으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특검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5. 재단지원 관련 뇌물공여죄의 성립에 관한 사실오인, 법리오해(제4점)

가. 공소사실의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은 피고인 1에게 공소외 6 법인과 공소외 7 법인에 대한 출연금 명목의 돈을 요구하여 뇌물을 수수하기로 공모하고, 박 전 대통령이 2015. 7. 25. 및 2016. 2. 15. 피고인 1과의 비공개 단독면담에서 피고인 1에게 “문화·체육과 관련된 재단법인을 설립하려고 하니 적극 지원하라”는 재단에 대한 지원 요구를 하였다. 피고인 1은 이와 같은 박 전 대통령의 요구를 들어 줄 경우 향후 승계작업 등에 필요한 박 전 대통령과 정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의 재단에 대한 지원 요구를 승낙함으로써, 피고인 1과 박 전 대통령 간에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뇌물을 수수하기로 하는 합의가 이루어졌다. 위 뇌물수수 합의의 이행으로서, 피고인 1은 피고인 3, 피고인 4에게 박 전 대통령이 요구하는 대로 문화, 체육 관련 재단법인 설립자금을 지원하라고 지시하였고, 피고인 3, 피고인 4는 위와 같은 피고인 1의 지시에 따라 2015. 10. 25. ▽▽▽ 전무 공소외 60으로부터 문화재단인 공소외 6 법인 출연금 지원을 요청받고 2015. 11. 20. ○○그룹 계열사들로 하여금 합계 125억 원을 출연금 명목으로 공소외 6 법인에 송금하게 하였고, 2016. 2.경 공소외 60으로부터 스포츠재단인 공소외 7 법인 출연금 지원을 요청받고 2016. 2. 26. ○○그룹 계열사들로 하여금 합계 79억 원을 출연금 명목으로 공소외 7 법인에 송금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는 공모하여 피고인 1의 승계작업 등을 도와달라는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제3자인 공소외 6 법인에 125억 원, 제3자인 공소외 7 법인에 79억 원을 각각 지급하여 합계 204억 원의 뇌물을 공여하였다.」는 것이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특검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공소사실에 기재된 어떠한 개별 현안들에 관하여도 피고인 1이 박 전 대통령에게 명시적 또는 묵시적 부정한 청탁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②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작업이 존재하고, 이러한 승계작업에 관하여 박 전 대통령이 인식하고 있음을 전제로 하면서도,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판시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박 전 대통령은 집권 초기부터 ‘문화융성’을 정부의 4대 국정기조 중 하나로 정하여 정책적으로 추구하여 왔고, ○○그룹도 2014년 이후 매년 약 5,200억 원 이상의 기부금을 다수의 공익재단에 출연해 오고 있는 기업이므로, 박 전 대통령이 문화 및 체육 재단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의 입장에서 박 전 대통령이 표명한 공익목적의 재단 설립과 출연 요청에 응하는 것이 박 전 대통령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라는 인식 하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 피고인 2는 2016. 1. 18. 공소외 7 법인 현판식에서 공소외 5 회사 직원이었던 공소외 41을 만난 후 공소외 11에게 “혹시 이 단체도 공소외 3여사와 관련이 있나요?”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위 문자메시지의 내용에 의하면 피고인 2는 그때까지도 공소외 7 법인과 공소외 3과의 관련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점, ○○그룹의 재단 출연금은 합계 204억 원으로서 매우 큰 규모이나 ▽▽▽이 ‘사회협력비 분담비율’에 따라 정해 준 금액을 수동적으로 지급하였을 뿐인 점, 공소외 6 법인에 출연하게 된 경위를 살펴보면 출연 요구에 따르지 않을 경우 입을 수 있는 불이익에 대한 우려 등 ‘막연히 선처를 기대하거나 대통령의 직무집행과는 무관한 다른 동기’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볼 여지가 있고, 공소외 7 법인에 대한 출연은 공소외 6 법인의 전례에 따라 이루어진 점 등을 종합하면, 특검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 1 사이에 승계작업에 관한 박 전 대통령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서 재단을 지원한다는 묵시적인 인식이나 양해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앞의 ‘III.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4.의 나. 3)항에서 본 바와 같이 개별 현안들에 관한 명시적 또는 묵시적 부정한 청탁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 점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한편, 앞의 ‘III.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4.의 나. 4)항에서 본 바와 같이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작업’이 존재한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작업이 존재하고, 이러한 승계작업에 관하여 박 전 대통령이 이를 인식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심의 판단은 부당하다 할 것이나, 박 전 대통령의 직무집행과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의 재단지원 사이에 대가관계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원심의 판단은 결론에 있어서 정당하다.

따라서 특검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6. 재단지원 관련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죄의 성립에 관한 사실오인, 법리오해(제5점)

가. 공소사실의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1은 공소외 4 회사 부회장으로서 ○○그룹 미래전략실을 통해 사실상 ○○그룹 전체 계열사의 자금 관리를 포함한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사람인바, 박 전 대통령에게 승계작업 등을 도와달라는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그룹 계열사들의 자금으로 출연금 명목으로 공소외 6 법인과 공소외 7 법인에 뇌물을 제공하기로 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 1은 공소외 6 법인과 공소외 7 법인은 출연 기업이 재단법인 임원 인사권과 재산 비율 결정, 구체적인 사업계획 수립 등 재단법인 운영권을 갖지 못한 채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의 이익을 위해 설립된 법인이라는 사실과 함께 각 계열사의 업무 성격 및 관련성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피고인 1이 장악하고 있는 미래전략실의 일방적인 주도 하에 ○○그룹 계열사의 자금을 사용하는 것은 ○○그룹 각 계열사의 법인 설립 및 운영 목적에 반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 1은 피고인 3, 피고인 4 등에게 지시하여, 피고인 3, 피고인 4는 2015. 11. 20. 공소외 4 회사 자금 60억 원을 공소외 6 법인에 출연금 명목으로 송금한 것을 비롯하여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5) 기재와 같이 2016. 2. 26.까지 총 8회에 걸쳐 피해자 공소외 4 회사, 공소외 69 회사, 공소외 18 회사, 공소외 12 회사, 공소외 70 회사, 공소외 71 회사 소유의 합계 204억 원을 공소외 6 법인 및 공소외 7 법인 명의 계좌로 송금함으로써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는 공모하여 각 피해회사들의 자금을 횡령하였다.」는 것이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공소외 6 법인과 공소외 7 법인에 출연금을 송금한 것을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가 뇌물로 공여한 것이라고 볼 증거가 없고,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각 계열사에서는 재단지원과 관련하여 기안서 작성 및 결재 등 의사결정 절차를 거치기는 하였으나 재단에 대하여 면밀하게 검토하지는 아니하고 출연하였다는 사정은 인정된다고 하면서도,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의 사정, 즉 공소외 72로부터 ‘정부가 주도하며, ▽▽▽이 주관한다. 주요 그룹들이 모두 출연한다’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에 특별히 추가로 사업 자체를 검토할 필요가 없었다는 각 계열사 담당자들의 진술이 믿을 만하고 충분히 납득할 만한 점, 당시 피고인 1을 비롯한 미래전략실에서 공익적인 목적이 아니라 공소외 3의 사적 이익 추구 수단으로서 위 재단들을 설립하고 운영한다는 점을 알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정만으로 위 피고인들의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한 그 판시 사실 및 사정들과 이에 더하여 원심 및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재단지원에 참여한 각 계열사들은 미래전략실로부터 ‘한류확산’, ‘문화·체육융성’ 등 재단의 설립취지, 재단의 설립을 정부가 주도하고 ▽▽▽에서 주관한다는 사정 등을 전달받고, 각 계열사별로 출연이 가능한지 여부, 출연금액에 따라 경영위원회 등의 결정이 필요한지 아니면 담당 임원의 전결사항인지 여부 등을 검토한 후 내부품의서나 기안서의 작성 및 결재과정을 거쳐 정상적인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서 출연을 결정하게 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증 제2273∼2279호, 강우영, 홍원학의 당심 녹취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특검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Ⅴ. 결론

1. 파기의 범위

가. 원심판결에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은 공소장 변경으로 인한 직권파기사유가 있다.

나. 원심판결 중 ① 승마지원 관련 뇌물공여 부분 중 마필 매매대금 및 보험료 36억 5,943만 원의 뇌물공여 부분, ② 공소외 1 법인지원 관련 16억 2,800만 원의 뇌물공여 부분, ③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 부분 중 마필 매매대금 및 보험료 중 일부(비타나, 라우싱) 합계 28억 2,811만 원 부분 및 공소외 1 법인지원금 16억 2,800만 원 부분, ④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재산국외도피) 부분 중 허위 지급신청으로 인한 36억 3,484만 원 부분, ⑤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부분 중 범죄수익 발생 원인의 가장과 관련한 마필 매매대금 및 보험료 중 일부(비타나, 라우싱) 28억 2,811만 원 부분 및 범죄수익등 처분 사실의 가장 부분, ⑥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부분 중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재단 설립자금 지원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는 증언 관련 부분에 관하여는 각 파기사유가 있다.

다. 원심판결은 위 각 파기사유가 있는 부분과 나머지 유죄 부분이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거나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고, 이유 무죄로 판단한 부분은 위와 같이 파기되는 부분과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어 함께 파기되어야 하므로 원심판결은 그 전부가 파기되어야 한다.

2. 결론

따라서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죄수 및 양형부당의 항소이유와 특검의 양형부당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 제6항 에 따라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이유무죄 부분 포함), 변론을 거쳐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1. 피고인들 및 주요 관련자들의 신분관계

피고인 1은 1991년경 공소외 4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4 회사’라고 한다)에 입사한 후 상무, 전무, 부사장, 사장을 거쳐 2012. 12.경 공소외 4 회사의 부회장이 되었고, 2016. 11. 4.부터 공소외 4 회사의 등기이사인 사람으로서 ○○그룹의 공소외 8 회장 이후 승계자로서의 지위에 있다. 피고인 1은 그 일가의 구성원과 본인의 지분, 순환출자 등을 통하여 ○○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력을 행사하면서 미래전략실 등을 통하여 ○○그룹 전체 계열사의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피고인 2는 1977년경 공소외 4 회사에 입사하여 2014. 12.경부터 공소외 4 회사 대외협력 사장으로 근무하면서 ○○그룹을 대표하여 ▽▽▽▽▽▽▽▽(이하 ‘▽▽▽’이라고 한다) 회의에 참석하여 ○○그룹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대통령 해외 순방 시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대통령을 수행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서, 2015. 3.경부터 대한승마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피고인 3은 1977년경 공소외 18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8 회사’라고 한다)에 입사하여 2012. 6.경부터 ○○그룹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으로 근무하면서 미래전략실의 업무를 총괄하는 사람이다.

피고인 4는 1978년경 공소외 18 회사에 입사하여 2012. 12.경부터 ○○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으로 근무하면서 피고인 3의 업무를 보좌하고 미래전략실의 이른바 ‘대관 업무’를 총괄하는 사람이다.

피고인 5는 1988년경 공소외 4 회사에 입사하여 2014. 12.경부터 2015. 8.경까지 공소외 70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70 회사’라고 한다) 스포츠 전략본부장(전무) 겸 대한빙상연맹 부회장으로 근무하였고, 2015. 8.경부터 공소외 4 회사 대외협력담당 스포츠기획팀장(전무) 겸 대한승마협회 부회장으로 근무하는 사람이다.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 박근혜(이하 ‘박 전 대통령’이라고 한다)는 2013. 2. 25.부터 대한민국 헌법에 따른 국가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각종 재정·경제 정책의 수립과 시행을 결정하고, 법안발의, 시행령 제정, 유권해석, 각종 사업의 인허가, 사업자 선정, 금융지원 등 기업 활동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구체적 사항들을 소관 행정 각부 등을 통하여 최종적으로 결정하며, 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등 경제부처를 통한 행정처분, 검찰·경찰 등 사정기관을 통한 수사·기소, 국세청·관세청 등을 통한 과세처분 등을 통해 대한민국에서 활동 중인 기업 및 기업인들에게 법률상·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편, 여당에 대한 지도력과 영향력을 이용해 주요 법안의 통과 등 국회 활동에도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할 뿐만 아니라, 대통령으로서의 발언, 행사 참여 등을 통하여 특정한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하는 방법으로 기업인의 기업 활동을 지원하거나 제약을 가할 수 있는 사람이다. 박 전 대통령은 2017. 3. 10. 헌법재판소에서 헌법 제7조 제1항 등에 근거한 대통령의 공익실현의무 위반, 헌법 제15조 제23조 제1항 등에 근거한 기업경영의 자유 및 재산권 침해, 국가공무원법 제60조 에 근거한 비밀엄수의무 위배와 같은 헌법과 법률 위배행위가 인정되어 대통령직에서 파면되었다.

공소외 3(개명 전 성명: ♣♣♣)은 1975년경 설립된 ♧♧♧♧♧♧♧의 창립자인 망 공소외 73의 딸로서, 오랜 기간 동안 박 전 대통령의 공적 업무와 사적 영역에 깊이 관여하면서 박 전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2. 주6) 뇌물공여

공소외 3은 2014. 9. 초순경 당시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맡고 있던 ♤♤그룹이 공소외 2에 대한 집중적인 경제적 지원을 해주는 것에 소극적이라고 판단하고, 박 전 대통령에게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그룹으로 바꾸어 공소외 2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하게 해달라고 요청하였고,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위와 같은 광범위하고 강력한 권한을 이용하여 ○○그룹 공소외 8 회장의 후계자로서 ○○그룹의 계열사들에 대한 사실상 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피고인 1에게 ○○그룹이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아 공소외 2의 승마훈련을 위한 경제적 지원을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마음먹고, 공소외 3의 위와 같은 요청을 수락함으로써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은 피고인 1에게 요구하여 뇌물을 수수하기로 공모하였다.

박 전 대통령은 2014. 9. 15. 대구에서 열린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피고인 1을 따로 불러 단독 면담을 하면서, 피고인 1에게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그룹에서 맡아 주고, 승마 유망주들이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좋은 말도 사주는 등 적극 지원해 달라.”며 공소외 2에 대한 승마 지원을 요구하였다. 피고인 1은 2014. 9. 15. 위와 같은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피고인 3, 피고인 4에게 지시하여 2014. 11.경 대한승마협회 부회장으로 공소외 24 공소외 4 회사 상무를 내정하고, 2014. 12.경 대한승마협회 회장으로 피고인 2를 내정하였다.

박 전 대통령은 다시 2015. 7. 25. 서울 종로구 (주소 1 생략)에 있는 이른바 ‘안가’에서 피고인 1을 단독 면담하면서, “지난 번 이야기했던 승마 관련 지원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도대체 지금까지 무엇을 한 것이냐, ○○이 ♤♤보다도 못하다. 승마 유망주를 해외 전지훈련도 보내고 좋은 말도 사주어야 하는데 ○○이 그걸 안하고 있다. ○○에서 파견된 대한승마협회 부회장 공소외 24는 사업을 추진할 생각이 없고, 총무이사 공소외 36은 지방색이 있어 문제가 많으니 공소외 23 공소외 70 회사 사장 직계 직원들로 교체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라.”며 승마 지원과 대한승마협회 임원 교체를 요구하였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은 2016. 2. 15. 다시 위 ‘안가’에서 피고인 1을 단독 면담하면서, 피고인 1에게 지원을 요구하였다.

이에 피고인 1은 ○○그룹 전체 계열사들의 기업 활동은 위와 같은 광범위하고 강력한 권한을 가진 대통령의 직무집행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으므로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도움을 받거나 최소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적극 응하기로 하여, 2015. 7. 25.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2에게 박 전 대통령이 원하는 사항을 모두 충실히 이행할 것을 지시하였다.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2는 2015. 7. 27. 미래전략실 인사팀장 공소외 37과 함께 회의를 하여 박 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피고인 1에게 요구한 대로 대한승마협회 임직원인 공소외 24, 공소외 36을 공소외 23의 직계 임직원인 피고인 5, 공소외 38로 각각 교체하였다.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의 지시에 따라, 피고인 2는 2015. 7. 29. 독일에서 공소외 2와 함께 지내던 공소외 11을 만나 공소외 3이 독일에 준비할 컨설팅회사를 통해 용역대금을 제공하는 방식 등 공소외 3의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확인하고, 피고인 2, 피고인 5는 2015. 8. 26. 공소외 3이 지배하는 공소외 5 회사와 ‘공소외 4 회사가 공소외 5 회사에 2015. 8.경부터 2018. 12.경까지 운영비(선수단 지원 및 장비 구입/임차, 대회참가비 및 인건비) 및 말, 차량 구입비 명목의 용역대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용역계약을 체결한 다음, 위 용역계약에 따른 용역대금 명목으로 2015. 9. 14. 10억 8,687만 원(81만 520유로), 2015. 12. 1. 8억 7,935만 원(71만 6,049유로), 2016. 3. 24. 9억 4,340만 원(72만 3,400유로), 2016. 7. 26. 7억 2,522만 원(58만 유로)을 공소외 4 회사의 자금으로 독일 공소외 5 회사 명의 계좌로 송금하여 4회에 걸쳐 합계 36억 3,484만 원(282만 9,969유로)을 공소외 3에게 지급하였다.

또한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는 공소외 2가 승마훈련 및 승마대회 출전에 사용하도록 하기 위하여 피고인 2, 피고인 5를 통해 공소외 4 회사 자금으로 2015. 10. 21. 마장마술용 말 살시도를 구입하여 2015. 11. 15. 공소외 3에게 제공하고, 2016. 2. 4. 마장마술용 말 비타나와 라우싱을 구입하여 그 무렵 공소외 3에게 제공함으로써 공소외 3이 위 각 마필을 인도받은 후 국내에 입국한 2016. 10. 하순경까지 이를 전적으로 사용·수익할 불상의 이익을 공소외 3에게 주7) 제공하였고, 이 과정에서 피고인들은 2015. 10. 14. 2억 4,418만 원(18만 6,887유로) 상당의 선수단차량 3대를 구입하고, 2015. 12. 14. 2억 5,890만 원(20만 유로) 상당의 마필운송차량 1대를 구입하여 공소외 3에게 위 선수단차량 3대는 이를 공소외 5 회사에 매각한 2016. 2. 초순경까지, 위 마필운송차량 1대는 공소외 3이 국내에 입국한 2016. 10. 하순경까지 각각 이를 전적으로 사용·수익할 불상의 이익을 제공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박 전 대통령 및 공소외 3에게 박 전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하여 용역대금 명목으로 합계 36억 3,484만 원(282만 9,969유로)의 뇌물을, 마필(살시도, 비타나, 라우싱) 및 선수단차량 3대, 마필운송차량 1대의 무상 사용이익 상당의 뇌물을 각 주8) 공여하였다.

3.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

피고인 1은 ○○그룹 회장 공소외 8의 후계자이자 피해자 공소외 4 회사의 부회장으로서 공소외 4 회사의 자금 관리를 포함한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사람이다. 피고인들은 제2항 기재와 같이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에게 뇌물로 제공하기 위하여 4회에 걸쳐 피해자 공소외 4 회사의 자금 합계 36억 3,484만 원(282만 9,969유로)을 공소외 5 회사 명의 계좌로 지급하는 방법으로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에게 제공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피고인 1이 공소외 4 회사의 회계담당자와 함께 업무상 보관하던 피해자 공소외 4 회사의 자금 36억 3,484만 원(282만 9,969유로)을 주9) 횡령하였다.

피고인들은 사실은 제2항 기재와 같이 공소외 4 회사 자금을 횡령하여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에게 뇌물로 공여하는 것인데도, 용역대금을 송금하는 것처럼 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하여 피고인들과 공소외 3의 범죄수익의 발생 원인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기로 계획하였다.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는 피고인 2, 피고인 5에게 위와 같은 계획을 이행하도록 지시하였고, 피고인 2, 피고인 5는 공소외 3과 함께 2015. 8. 26. 공소외 5 회사와 공소외 4 회사 사이에 2015. 8.경부터 2018. 12.경까지 승마훈련 비용 등을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그 용역대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내부품의서를 만드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정상적인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따라 용역대금을 송금하는 것처럼 가장하여, 제2항 기재와 같이 4회에 걸쳐 합계 36억 3,484만 원(282만 9,969유로)을 공소외 5 회사 명의 계좌로 송금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소외 3과 공모하여 뇌물공여 및 업무상횡령으로 인한 범죄수익의 발생 원인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였다.

5. 피고인 1의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피고인 1은 2016. 12. 6. 10:00경 서울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1에 있는 대한민국 국회 제3회의장(245호)에서 ‘박근혜 정부의 공소외 3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제1차 청문회의 증인으로 출석하여 선서하였다.

피고인 1은 공소외 6 법인 및 공소외 7 법인에 출연할 당시 피고인 3 등으로부터 출연을 보고받은 사실이 있었고, 피고인 3, 피고인 4 등 ○○그룹 임원들에게 지시하여 공소외 3의 딸 공소외 2에 대한 독일 승마훈련 비용을 지원하게 하였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공소외 54 앞에서 선서한 후, ① 공소외 26 위원의 “회장에게 보고 없이 재단에 기부가 된 것입니까?”라는 물음에 “예, 이런 일 갖고 저한테 일일이 보고하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답변하고, ② 공소외 55 위원의 “지난 해(2015년) 8월 공소외 4 회사는 독일의 ▷▷▷▷▷와 컨설팅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네 차례에 걸쳐서 37억 원을 송금했네요. 이때 공소외 3 씨를 아셨습니까?”라는 물음에 “저는 몰랐습니다.”라고 답변하고, “공소외 2는 어떤 사람이라고 알고 있었어요?”라는 물음에 “몰랐습니다.”라고 답변하고, ③ 공소외 56 위원의 “어느 누구도 피고인 1 부회장에게 승마 관련 지원 사실을 알리지 않았습니까?”라는 물음에 “그런 문화 지원이라든지 스포츠 지원을 저한테 일일이 다 보고를 하지 않습니다.”라고 답변함으로써 ○○그룹 임직원들로부터 공소외 6 법인 및 공소외 7 법인에 후원금 등을 지급한다거나 승마 관련 지원을 한다는 보고를 받지 못하여 자금 지원 사실을 알지 못했고, 공소외 3, 공소외 2가 누구인지도 몰랐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이로써 피고인 1은 자신의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을 하여 위증하였다.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설시할 범죄사실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아래와 같이 일부 내용을 삭제하거나 추가하는 것 외에는 원심판결 해당 부분(“증거의 요지” 부분, 제19면 제17행부터 제30면 제1행까지)의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삭제하거나 추가하는 부분]

○ 원심판결문 제19면 제18, 19행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재산국외도피의 점)”을 삭제한다.

○ 원심판결문 제21면 제4행의 “1. (업무수첩) 공소외 74 수첩 사본(순번 390)”다음부터 제9행까지를 삭제한다.

○ 원심판결문 제23면 제19행부터 제24면 제2행까지를 삭제한다.

○ 원심판결문 제24면 제13행부터 제25면 제1행까지를 삭제한다.

○ 원심판결문 제25면 제13행 “공소외 7 법인 관련 주요 일지(순번 875)” 부분을 삭제한다.

○ 원심판결문 제29면 제12행에 “고발장(대한민국국회 박근혜 정부의 공소외 3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장 공소외 54)(순번 737)”을 추가한다.

○ 원심판결문 제29면 제18행을 삭제한다.

○ 원심판결문 제30면 제2행부터 제38면 18행까지(“[증거능력에 관한 주장 및 판단]” 부분)를 삭제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가. 피고인 1

나.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2, 피고인 5

2.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 제50조 [형이 가장 무거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3.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 제55조 제1항 제3호 (아래 양형의 이유 중 각 유리한 정상을 참작)

4.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아래 양형의 이유 중 각 유리한 정상을 거듭 참작)

양형의 이유

1. 피고인들에 공통된 양형인자

이 사건의 본질과 의미에 관하여 특검은 “○○이 경영권 승계를 대가로 박 전 대통령과 그 측근에게 뇌물을 준 정경유착 사건의 전형”이라고 하였고, 원심은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부도덕한 밀착”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기록과 원심 및 당심의 변론 과정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이 법원은 이와 달리 판단한다.

우선 이 사건 공소사실의 핵심적 부분이라 할 수 있는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작업’이나 ‘부정한 청탁’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 ○○그룹 소속 계열사들이 추진한 일부 현안들이 성공할 경우 피고인 1의 공소외 4 회사 또는 공소외 12 회사에 대한 지배력 확보에 직접적·간접적으로 유리한 효과가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그 현안들에 각 계열사들의 경영상 필요 또는 합목적성이 존재한다는 사실 또한 변함이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 1 개인에게 미치는 효과의 크기도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양면성은 이 사건 뇌물공여 범행에 대한 비난가능성과 책임이 피고인 1 개인에게만 집중될 수 없음을 뜻한다.

피고인들은 1차 단독 면담 이후 약 10개월 동안은 박 전 대통령이나 공소외 3에게 어떠한 뇌물을 공여한 사실이 없고, 단지 대한승마협회의 회장사를 인수하였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피고인 1이 박 전 대통령과의 2차 단독 면담에서 호되게 질책을 당한 뒤 한 달 만에 전격적으로 이 사건 용역계약이 체결되었고, 오히려 피고인들이 계약 체결을 서둘렀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박 전 대통령의 질책과 요구의 강도가 어떠하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 사건 용역계약도 그 전체가 특검의 주장처럼 처음부터 공소외 2에 대한 승마지원만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었고, 다른 승마선수들도 공소외 2와 함께 ○○그룹의 후원을 받아 올림픽에서 성과를 거두고자 하였던 공소외 11의 계획으로 인해 공소외 2 지원에 필요한 정도를 초과하게 됨으로써 뇌물의 액수가 커지게 되었다. 비록 피고인들로서는 공소외 2 개인에 대한 지원이라는 점을 가장, 은폐하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하더라도 당초의 계획대로 진행되었다면 공소외 2 외의 다른 승마선수들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었으나 이마저도 공소외 3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이 법원이 유죄로 인정한 뇌물은 36억 3,484만 원의 금전 및 가액을 산정하기 어려운 마필들과 차량들의 무상 사용이익으로서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지만, 특검이 공소제기한 뇌물의 액수가 298억 2,535만 원인 점과 비교하면 공소사실의 상당 부분이 받아들여질 수 없음을 알 수 있으므로, 특검이 규정하는 사건의 본질이나 의미와는 거리가 있다. 나아가 피고인 1은 당심에서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횡령액 전부를 공소외 4 회사에 반환하여 피해를 회복하였다.

피고인들이 이 사건 뇌물을 공여한 대가로 박 전 대통령에게 어떠한 이익이나 특혜를 요구하였다거나 이를 실제로 취득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룹의 계열사들에는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개별 현안들이 있었는데도 피고인들이 그 현안들과 관련하여 박 전 대통령에게 어떠한 청탁이나 요구를 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 정치권력과의 뒷거래를 배경으로 한 문어발식 사업 확장, 거액의 불법·부당대출, 국민의 혈세로 조성된 공적 자금의 투입 등과 같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의 모습을 이 사건에서는 찾을 수 없다. 오히려 박 전 대통령이 공소외 9에게 피고인 2의 수주를 도와주라고 지시하거나, 공소외 3이 피고인 2에게 ○○에 줄 것이 있으면 말하라고 하였다는 사실이 인정될 뿐이다. 피고인 2는 공소외 4 회사의 대외협력 사장일 뿐 수주활동을 하는 사람이 아니고, 공소외 4 회사의 업종 자체가 수주활동이 필요하지 않으며, ○○그룹 소속 다른 계열사들이 박 전 대통령의 도움으로 수주를 받은 사실도 인정되지 않는다. 또한 범행 방법의 면에서 보더라도 재벌 총수나 그 일가의 사익 추구를 위하여 그룹 전체나 소속 계열사의 회계를 조작하여 조성한 비자금으로 뇌물을 공여하는 등의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승마지원에 사용된 돈은 공소외 1 법인, 재단지원에 사용된 돈과 마찬가지로 형식적으로나마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서 내부품의과정을 거쳐 지출되었다.

형법 제129조 제1항 에서 정한 뇌물수수죄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에 따라 가중처벌되어 수뢰액이 1억 원 이상인 경우의 법정형이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인 반면, 형법 제133조 제1항 에서 정한 뇌물공여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정하여져 있고, 이를 가중 처벌하는 규정도 없다. 즉 우리 형사법체계는 공직의 부패에 대한 책임을 공여자보다는 수수자인 공무원에게 더 무겁게 지우고 있다. 이 사건과 같은 이른바 요구형 뇌물 사건의 경우, 특히 공무원의 요구가 권력을 배경으로 한 강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동반할 때에는 공여자보다는 공무원에 대한 비난이 상대적으로 더 가중될 수밖에 없다.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은 헌법상 부여받은 책무를 방기하고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통령으로서의 지위와 권한을 사인에게 나누어 준 박 전 대통령과 그 위세를 등에 업어 국정을 농단하고 사익을 추구한 공소외 3으로 보아야 한다.

결국 이 사건은 대한민국 최고 정치권력자인 박 전 대통령이 국내 최대 기업집단인 ○○그룹의 경영진을 겁박하고,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공소외 3이 그릇된 모성애로 사익을 추구하였으며, 피고인들은 공소외 2에 대한 승마지원이 뇌물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한 채 거액의 뇌물공여로 나아간 사안이다.

위에서 살펴 본 이 사건의 본질과 의미, 승계작업과 부정한 청탁의 부존재,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필요성과 합목적성, 정치권력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하게 된 뇌물 제공의 경위와 방법, 뇌물의 대가로 취득한 현실적 이익의 부존재, 횡령범행으로 인한 피해의 회복 등을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양형요소로 고려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피고인들의 승마지원의 상당 부분이 뇌물에 해당한다는 점은 여전히 부정할 수 없다. 비록 박 전 대통령의 요구가 거절하기 힘든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에게 적법행위의 기대가능성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는 점에서 피고인들이 무죄로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뇌물의 액수도 적은 금액이 아니고, 이에 더하여 뇌물공여와 횡령 범행을 가장, 은폐하는 행위도 병행되었다. 이처럼 피고인들이 공무원의 부패에 조력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부담하는 법적 의무이고, 국내 최대 기업집단인 ○○그룹의 경영진에게 부여된 사회적 책임이기도 하다.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대통령의 직무집행의 공정성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가 훼손되었고, 경제계 일선에서 노력하는 기업 임직원들의 도덕성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불신도 가중되었다.

위에서 살펴 본 뇌물 액수의 크기와 범죄수익 은닉 행위, 뇌물죄 보호법익의 침해 정도, 이 사건 범행의 사회적 영향 등을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양형요소로 고려한다.

2. 피고인 1

가.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 징역 1년 6월∼징역 22년 6월

나.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

1)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

[유형의 결정] 횡령, 제3유형(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특별감경인자] 처벌불원 또는 상당 부분 피해 회복된 경우(감경요소)

[권고영역의 결정] 감경영역

[권고형의 범위] 1년 6월∼3년

2) 뇌물공여

[유형의 결정] 뇌물공여, 제4유형(1억 원 이상)

[특별감경인자] 수뢰자의 적극적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한 경우(감경요소)

[권고영역의 결정] 감경영역

[권고형의 범위] 2년∼3년

[유형의 결정] 위증, 제2유형 주10) (모해위증)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형의 범위] 10월∼2년

4)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 2년∼5년 2월

다.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 1은 ○○그룹 공소외 8 회장의 후계자이자 공소외 4 회사의 부회장으로서 이 사건 범행을 결정하고 다른 피고인들에게 지시하는 등 범행 전반에 미친 영향도 크다. 또한 피고인은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허위의 증언도 하였다. 반면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으로서는 박 전 대통령의 승마지원 요구를 쉽사리 거절하거나 무시하기 어려웠다고 보이고, 이러한 요구에 따라 수동적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으며, 업무상횡령 범행의 피해를 회복하였고,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다.

그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이 사건의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들을 고려하여 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내에서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3.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5

가.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 징역 1년 6월∼징역 22년 6월

나.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

1)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

[유형의 결정] 횡령, 제3유형(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처벌불원 또는 상당 부분 피해 회복된 경우(감경요소)

[권고영역의 결정] 감경영역

[권고형의 범위] 1년 6월∼3년

2) 뇌물공여

[유형의 결정] 뇌물공여, 제4유형(1억 원 이상)

[특별양형인자] 수뢰자의 적극적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한 경우(감경요소)

[권고영역의 결정] 감경영역

[권고형의 범위] 징역 2년∼징역 3년

3)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 징역 2년∼징역 4년 6월

다. 선고형의 결정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3은 미래전략실의 실장, 피고인 4는 차장으로서 피고인 1을 보좌하여 이 사건 범행을 결정하고 피고인 2, 피고인 5에게 범행을 지시하였으며, 피고인 2는 이 사건 범행을 직접 실행에 옮기는 등 범행에 대한 관여 정도가 크다. 반면 이 사건 범행은 박 전 대통령의 거절하기 힘든 요구에 따라 수동적으로 진행되었고, 위 피고인들은 오랜 세월 ○○그룹에서 근무하여 퇴직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로서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이익을 직접적으로 받는 수혜자가 아니다. 피고인 2는 오래 전에 벌금형 전력이 1회 있을 뿐이고, 나머지 피고인들은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다.

그밖에 위 피고인들의 나이, 성행, 환경, 이 사건의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들을 고려하여 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내에서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2) 피고인 5

피고인 5는 공소외 4 회사 대외협력담당 스포츠기획팀장(전무)으로서 이 사건 범행에 대한 의사결정에 관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았고, 다른 피고인들의 지시를 받아 실무를 진행하였을 뿐이며, 역시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이익을 직접적으로 받는 수혜자가 아니다.

그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이 사건의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들을 고려하여 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를 벗어나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1. 승마지원 관련 뇌물공여 및 뇌물공여약속

가. 주위적 공소사실 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은 피고인 1에게 승마지원을 요구하여 뇌물을 수수하기로 공모하고, 박 전 대통령은 범죄사실 제2항 기재 일시와 장소 외에도 2014. 9. 12. 오후 서울 종로구 (주소 1 생략)에 있는 이른바 ‘안가’에서 피고인 1과 단독 면담을 하면서 범죄사실 제2항 기재와 같은 취지로 승마지원을 요구하였고, 피고인 1은 이를 수락함으로써 피고인 1과 박 전 대통령 사이에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뇌물수수의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후 위 뇌물수수 합의의 이행으로서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의 지시에 따라 피고인 2, 피고인 5는 2015. 8. 26. 공소외 3이 준비한 독일 소재 페이퍼컴퍼니인 공소외 5 회사와 ‘공소외 4 회사가 공소외 5 회사에 2015. 8.경부터 2018. 12.경까지 운영비 및 말, 차량 구입비 명목으로 합계 213억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2015. 10. 14. 선수단 차량 3대 구입대금 2억 4,418만 원(18만 6,887유로), 2015. 10. 21. 마장마술용 말 살시도 구입대금 7억 4,915만 원(58만 유로), 2015. 11. 13. 위 살시도에 대한 보험료 8,217만 원(6만 5,830유로), 2015. 12. 14. 말 수송차 구입대금 2억 5,890만 원(20만 유로), 2016. 2. 4. 마장마술용 비타나, 라우싱 구입대금 26억 6,882만 원(비타나 150만 유로, 라우싱 50만 유로 등 합계 200만 유로)을 공소외 4 회사 자금으로 지급하였고, 2016. 2. 19. 비타나와 라우싱에 대한 보험료 1억 5,929만 원(11만 7,000유로)을 같은 방법으로 지급하여 말 구입 및 부대비용 명목으로 합계 36억 5,943만 원(276만 2,830유로), 차량 구입비용 명목으로 합계 5억 308만원(38만 6,887유로) 등 합계 41억 6,251만 원(314만 9,717유로)을 공소외 3에게 제공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피고인 1의 승계작업 등을 도와달라는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135억 265만 주11) 원 의 뇌물을 공여하기로 약속하고 합계 41억 6,251만 원의 뇌물을 공여하였다.

2) 판단

가) 2014. 9. 12.자 단독 면담 부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각 증거들 및 증인 공소외 75가 이 법원에서 한 증언에 의하면, 공소외 9의 보좌관 공소외 76이 작성한 ‘대기업 등 주요 논의 일지’에 “□ 2014. 6. 이후 ○ 9. 12.∼11. 27. 대기업 총수 면담, - 9. 12. : ○○, ▶▶”라고 기재되어 있고(증 제2969호), 2014. 9. 12. 15:30∼18:30경 박 전 대통령이 위 안가에 있었으며(증 제3401호), 2013. 3. 22.부터 2015. 1. 22.까지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이었던 공소외 75는 당심에서 “시기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2014. 11. 말경 공소외 77 문건 유출 사건이 있기 전에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 1이 안가에서 단독 면담을 한 것으로 기억하고, 피고인 1이 안가에 먼저 도착하자 자신이 면담 장소로 안내하였으며, 이후 박 전 대통령이 도착하여 피고인 1이 있는 장소로 안내한 다음, 안가 내 대식당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피고인 1이 면담을 마치고 나오자 그가 타고 온 차량으로 안내하였다.”라고 진술하였고, 공소외 75의 휴대전화에 ”삼피고인 1“이라는 이름으로 당시 피고인 1이 사용하던 휴대전화번호가 입력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증 제3256호).

그러나 위 ‘대기업 등 주요 논의 일지’는 공소외 76이 2016. 11. 2. 국회 운영위 출석에 대비하여 공소외 9의 지시에 따라 사후에 작성한 문건으로서, 위 문건에는 2014. 10. 15. (명칭 1 생략)그룹 회장과의 단독 면담이 진행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그 기간에 이탈리아 순방 중이었고(변호인 제출 증 제719호), (명칭 2 생략) 회장과도 단독 면담을 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공소외 76 자신이 원심 법정에서 “(명칭 2 생략)은 공기업으로서 면담을 한 대상 기업은 아닌 것 같다.”라고 상반되는 진술을 하는 등(공소외 76 원심 녹취서 제19면), 위 문건의 정확성을 신빙하기 어렵다. 또한 대통령 경호처는 2014. 9. 12. 박 전 대통령이 안가에 온 사실은 확인하면서도 피고인 1이 안가에 방문하였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하였고(증 제3401호), 공소외 75는 “피고인 1로부터 연락처가 기재되어 있는 명함을 받아 자신의 휴대전화에 전화번호를 저장해 둔 것 같다.”라고 진술하였으나(증 제3254호), 정작 피고인 1의 명함에는 휴대전화번호가 기재되어 있지 않다(변호인 제출 증 제714호의 1, 2). 나아가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 1이 위 단독 면담에서 뇌물수수의 합의를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특검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피고인 1이 2014. 9. 12. 박 전 대통령과 단독 면담을 하였다거나, 그 자리에서 승마지원에 의한 뇌물공여의 약속을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나)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계약 총액에 해당하는 뇌물공여약속 부분

앞의 ‘Ⅳ. 특검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3.의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박 전 대통령, 공소외 3과 피고인들 사이에 이 사건 용역계약에서 정한 계약 총액에 대한 뇌물공여의 약속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 마필구입비용 및 부대비용 명목의 금전에 대한 뇌물공여 부분

앞의 ‘III.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5.의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이 이 사건 마필들의 소유권을 공소외 3에게 이전해 주었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마필구입비용 및 부대비용 명목의 금전에 관한 뇌물공여죄를 인정할 수 없다. 또한 같은 이유에서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마필 자체 및 부대비용에 관한 뇌물공여죄도 인정할 수 없다.

라) 차량 구입비용 명목의 금전에 대한 뇌물공여 부분

앞의 ‘Ⅳ. 특검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3.의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위 차량들의 소유권이 공소외 3에게 이전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차량 구입비용 명목의 금정에 관한 뇌물공여죄를 인정할 수 없다.

3) 소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하나, 위 무죄 부분과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피고인들에 대한 판시 뇌물공여죄를 유죄로 선고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나. 예비적 공소사실 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은 피고인 1에게 승마지원을 요구하여 뇌물을 수수하기로 공모하고, 박 전 대통령은 범죄사실 제2항 기재 일시와 장소 외에도 2014. 9. 12. 오후 서울 종로구 (주소 1 생략)에 있는 이른바 ‘안가’에서 피고인 1과 단독 면담을 하면서 범죄사실 제2항 기재와 같은 취지로 승마지원을 요구하였고, 피고인 1은 이를 수락함으로써 피고인 1과 박 전 대통령 사이에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뇌물수수의 합의가 이루어졌다.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는 공소외 2가 승마훈련 및 승마대회 출전에 사용할 고가의 말 등을 사주기 위해 피고인 2, 피고인 5를 통해 공소외 4 회사 자금으로 2015. 10. 21. 살시도를 대금 7억 4,915만 원(58만 유로)에 구입하고, 2015. 11. 13. 위 살시도에 대한 보험료 8,217만 원(6만 5,830유로)을 보험사에 지급하였다가, 2015. 11. 15. 공소외 3에게 위 살시도의 소유권을 이전하여 말과 부대비용(보험료) 상당액을 공소외 3에게 제공하고, 다시 2016. 2. 4. 비타나와 라우싱 구입대금 26억 6,882만 원, 2016. 2. 19. 위 비타나와 라우싱에 대한 보험료 1억 5,929만 원(11만 7,000유로)을 공소외 4 회사 자금으로 공소외 3 대신 마주와 보험사에 지급하게 하여 합계 36억 5,943만 원(276만 2,830 유로) 상당의 말, 말 구입 및 부대비용을 공소외 3에게 제공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피고인 1의 승계작업 등을 도와달라는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말, 말 구입 및 부대비용 합계 36억 5,943만 원 상당을 제공하여 뇌물을 공여하였다.

2) 판단

앞의 ‘III.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5.의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이 이 사건 마필들의 소유권을 공소외 3에게 이전해 주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예비적 공소사실 역시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하나, 위 무죄 부분과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피고인들에 대한 판시 뇌물공여죄를 유죄로 선고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2. 공소외 1 법인지원 관련 뇌물공여 부분

가. 공소사실의 요지

공소외 3은 2015. 2.경 동계스포츠 메달리스트들이 동계스포츠에 재능이 있는 아동을 동계스포츠 선수로 육성하는 사업을 한다는 명목으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연계하여 정부 예산을 배정받고, 기업들로부터 후원금 명목으로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겠다는 구상 하에 동계스포츠 메달리스트들을 내세워 법인을 설립하고 자신의 조카 공소외 78에게 운영을 위임하기로 계획한 후 공소외 25의 도움을 받아 2015. 7. 14. 공소외 1 법인을 설립하였다.

공소외 3은 2015. 7.경 박 전 대통령에게 공소외 1 법인이 ○○그룹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하였고, 박 전 대통령은 피고인 1이 자신의 승계작업을 위해 박 전 대통령과 정부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이용하여 피고인 1이 희망하는 방향으로 승계작업을 도와주는 대가로 ○○그룹에서 공소외 1 법인에 후원금 명목으로 경제적 지원을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마음먹고, 공소외 3의 위와 같은 요청을 수락함으로써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은 피고인 1에게 요구하여 뇌물을 수수하기로 공모하였다.

박 전 대통령은 2015. 7. 25. 이른바 ‘안가’에서 피고인 1에게 “동계스포츠 메달리스트들이 설립한 단체에 돈을 지원하라. 공소외 70 회사 공소외 23 사장에게 지원하게 하라.”라는 취지로 말하여 공소외 1 법인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요구하였다. 이에 피고인 1은 2015. 7. 25. 피고인 3, 피고인 4 및 공소외 23에게 공소외 1 법인지원을 지시하였고, 공소외 23은 2015. 8. 21. 공소외 1 법인 전무이사 공소외 79를 만나 공소외 1 법인에 관한 설명을 들은 후 공소외 24를 통해 2015. 10. 2. 공소외 4 회사 회사자금 5억 5,000만 원(부가가치세 5,000만 원 포함)을 후원금 명목으로 공소외 1 법인 명의 계좌로 송금하게 하였다.

공소외 3은 2016. 2. 14.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 1의 2016. 2. 15.자 단독 면담 일정을 파악한 후 박 전 대통령에게 공소외 1 법인이 ○○그룹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으로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하면서 공소외 78을 시켜 급히 만든 공소외 1 법인 사업 계획안(“976,180,000원”의 예산 액수 기재)을 전달하였다. 박 전 대통령은 2016. 2. 15. 이른바 ‘안가’에서 피고인 1에게 “공소외 1 법인에 추가로 후원을 해 달라”라는 취지로 요구하면서 공소외 3으로부터 건네받은 위 공소외 1 법인 사업 계획안을 전달하였고, 피고인 1은 이러한 박 전 대통령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자신의 승계작업 등 현안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박 전 대통령과 정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의 공소외 1 법인지원 요구를 승낙함으로써, 피고인 1과 박 전 대통령 사이에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뇌물을 수수하기로 하는 합의가 이루어졌다.

피고인 1은 2016. 2. 15. 위와 같은 박 전 대통령과의 뇌물수수 합의에 따라 같은 날 피고인 3, 피고인 4에게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건네받은 공소외 1 법인 사업 계획안을 전달하면서 공소외 23, 공소외 24를 통해 2016. 3. 3. 공소외 4 회사자금 10억 7,800만 원(부가가치세 9,800만 원 포함)을 공소외 1 법인 명의 계좌로 송금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는 공모하여, 위와 같은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제3자인 공소외 1 법인에 16억 2,800만 원의 뇌물을 공여하였다.

나. 판단

앞의 ‘III.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4.의 나. 3)의 나)항, 4)의 나)항, 6)의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1이 박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부정한 청탁이 있었음을 전제로 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3. 재단지원 관련 뇌물공여 부분의 주위적 공소사실

가. 공소사실의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앞의 ‘IV. 특검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5.의 가.항 기재와 같다.

나. 판단

앞의 ‘IV. 특검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5.의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1이 박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부정한 청탁이 있었음을 전제로 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4. 재단지원 관련 뇌물공여 부분의 택일적 공소사실

가. 공소사실과 특검의 주장의 요지

1) 공소사실

이 부분 공소사실은 별지 ‘변경, 추가된 공소사실’ 중 ‘6. 공소외 6 법인·공소외 7 법인지원 관련 뇌물공여의 점에 관한 택일적 공소사실‘ 기재와 같다.

2) 특검 주장의 요지

특검은 재단법인을 설립하기 위한 출연행위의 법적 성질이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에 해당하고, 재산 출연행위와 주무관청의 허가 및 설립등기가 있어야 비로소 재단법인이 성립되는 것이므로, 이 사건 각 출연금은 결국 재단법인의 설립을 위해 교부된 것일 뿐 설립된 재단법인에게 교부된 것으로 볼 수 없으니 이러한 재단법인을 제3자뇌물수수죄에 있어서의 제3자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들이 각 재단설립을 위해 교부한 이 사건 각 출연금은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이 설립하려고 하는 재단의 출연금을 대납해 준 것으로, 뇌물공여의 상대방이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이고 뇌물의 내용은 대납해 준 출연금(혹은 그 대납으로 인한 이익)인 뇌물수수죄에 대응하는 뇌물공여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나. 인정 사실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공소외 6 법인과 공소외 7 법인의 설립경위에 관하여 아래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공소외 6 법인

가) 박 전 대통령은 2015. 10. 21. 공소외 9에게 새로 설립하는 문화재단의 명칭을 ‘공소외 6 법인’으로 하라고 지시하고, 이사진 명단(이사장 공소외 80, 이사 공소외 81, 공소외 82, 공소외 83, 공소외 84, 공소외 85 등, 사무총장 공소외 86)을 알려주었다(증 제2094호).

나) 공소외 6 법인의 사무부총장인 공소외 87은 2015. 10. 24. 서울 강남구 (주소 2 생략) 소재 3층 건물에 관하여 자신의 이름으로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여 재단 사무실을 임차하였다(증 제1855, 1930호).

다) 2015. 10. 26. 공소외 6 법인의 이사진과 공소외 4 회사, 공소외 69 회사, 공소외 18 회사, 공소외 12 회사 등 출연약정을 한 기업들의 직원들은 서울 (명칭 3 생략)호텔에서 모여 공소외 6 법인의 정관, 창립총회 회의록에 기명날인하였고, 위 출연기업들은 각 재산출연증서에 기명날인하여 제출하였다(증 제1965, 2274, 2275, 2279호). 위 각 재산출연증서에는 “본사 소유의 다음 재산을 새로 설립하는 귀 공소외 6 법인에 무상 출연하겠습니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각 기업별로 할당된 출연금액이 기재되어 있었다(증 제1878∼1880, 1883호).

라) 공소외 6 법인은 2015. 10. 27. 문체부로부터 법인설립허가를 받고, 같은 날 법인설립등기를 마쳤다(증 제1885, 1888호).

마) 2015. 11. 20. 공소외 4 회사는 60억 원, 공소외 69 회사는 25억 원, 공소외 18 회사는 15억 원을, 2015. 11. 25. 공소외 12 회사는 25억 원을 각 공소외 6 법인에 출연금 명목으로 송금하였다.

2) 공소외 7 법인

가) 박 전 대통령은 2015. 12. 11. 및 같은 달 20. 공소외 9에게 공소외 7 법인의 이사진 명단(이사장 공소외 88, 상근이사 겸 사무총장 대행 공소외 89, 감사 공소외 90, 재무부장 공소외 91, 공소외 92, 공소외 93 등)을 알려주었다(증 제2094호).

나) 공소외 89는 2015. 12. 28. 서울 강남구 (주소 2 생략) 소재 건물의 2, 3층에 관하여 자신의 이름으로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여 재단 사무실을 임차하고, 같은 날 임대차보증금 중 계약금 1,200만 원을 지급하였다(증 제1839호).

다) 2016. 1. 12. 공소외 70 회사, 공소외 12 회사, 공소외 71 회사, 공소외 69 회사 등 출연약정을 한 기업들의 직원들은 ▽▽▽ 건물 3층에 모여 공소외 7 법인의 정관과 창립총회 회의록에 기명날인을 하였고, 위 출연기업들은 각 재산출연증서에 기명날인하여 제출하였다. 위 각 재산출연증서에는 “본사 소유의 다음 재산을 새로 설립하는 귀 공소외 7 재단법인에 무상 출연하겠습니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각 기업별로 할당된 출연금액이 기재되어 있었다(증 제1832호).

라) 공소외 7 법인은 2016. 1. 13. 문체부로부터 법인설립허가를 받고, 같은 날 법인설립등기를 마쳤다(증 제1843, 1844호).

마) 2016. 2. 26. 공소외 70 회사는 10억 원, 공소외 12 회사는 30억 원, 공소외 71 회사는 10억 원, 공소외 69 회사는 29억 원을 각 공소외 7 법인에 출연금 명목으로 송금하였다.

다. 판단

1)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공소외 6 법인이나 공소외 7 법인은 이사진과 운영진이 구성되고, 재단의 사무부총장 또는 상근이사 명의로 사무실을 임차한 상태에서 각 출연기업들이 정관과 창립총회 회의록 및 재산출연증서에 기명날인하여 제출하였고(공소외 6 법인의 경우 2015. 10. 26., 공소외 7 법인의 경우 2016. 1. 12.), 문체부로부터 재단법인 설립허가를 받아 각 법인설립등기를 마쳤다는 것인바, 각 출연기업들이 재산출연증서에 기명날인하여 제출한 행위는 재단법인 설립을 위한 서면에 의한 증여(출연)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출연의 의사표시와 주무관청의 허가 및 설립등기를 마침으로써 재단법인은 성립하는 것이고, 그 이후에 출연금이 각 재단법인 명의로 송금되어 출연의 의사표시가 이행되었으므로 공소외 6 법인, 공소외 7 법인은 제3자뇌물수수죄에 있어서 제3자에 해당한다.

2) 특검은 재단법인은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바쳐진 재산의 집합이고, 그 설립행위를 위한 형식적인 절차(재산의 출연과 정관작성, 주무관청의 허가 및 설립등기)가 이루어졌더라도 그 출연재산이 당해 재단법인에 귀속되어야만 재단법인으로서의 실체가 완성되는 것이므로 재단설립을 위한 이 사건 각 출연금이 재단에 송금될 당시에는 제3자뇌물수수죄에 있어서의 제3자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출연행위(증여의 의사표시)와 주무관청의 허가 및 설립등기를 거치면 재단법인이 성립된다고 보아야 하고, 설령 특검의 주장과 같이 현실적인 재산의 귀속이 있어야만 그 법인이 재단법인으로서 실질적으로 성립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에서와 같이 주무관청의 허가와 설립등기가 마쳐진 이후에 출연금이 재단 명의로 송금됨으로써 그 출연금이 종국적으로 재단법인에 귀속되었다면 그 출연금이 재단법인에 귀속됨으로써 재단법인이 실질적으로 성립되고 동시에 성립된 재단법인에 출연금이 공여된 것이라 할 것이므로 그 재단법인을 제3자뇌물수수죄에 있어서 제3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피고인들은 장차 설립될 재단법인에 재산출연의 의사표시를 하고, 종국적으로 성립된 재단법인에 이 사건 각 출연금을 교부한 것이므로, 이와 달리 이 사건 각 출연금이 각 재단설립을 위해 교부한 것으로서 피고인들이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이 설립하려고 하는 재단의 출연금을 대납해 준 것으로 볼 수는 없다.

3) 또한 이 사건 각 출연금의 교부가 박 전 대통령이나 공소외 3이 납부할 출연금의 대납으로 볼 수 있으려면 박 전 대통령이나 공소외 3이 설립하려고 하였던 이 사건 공소외 6 법인이나 공소외 7 법인에 출연의무를 부담하고 있었거나 출연할 의사가 있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이러한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다만 특검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각 출연금의 출연을 통하여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이 장차 운영하고자 의도하였던 재단법인이 설립됨으로써 그 출연금의 납입으로 인한 이득(이 경우 그 출연금 자체를 뇌물의 내용으로 볼 수 없음은 명백하다)을 뇌물로 보아 이를 수수한 것으로 본다면, 그러한 이득은 이 사건 각 출연금의 출연으로 재단법인이 설립됨으로써 얻는 간접적인 경제적 이익에 해당한다.

한편 공소외 6 법인과 공소외 7 법인이 이 사건 각 출연금을 받은 것을 박 전 대통령이나 공소외 3이 직접 받은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주12) 없고, 이러한 출연을 통해 얻는 간접적 경제적 이익을 박 전 대통령이나 공소외 3이 뇌물로 직접 수수하였다고 보아 단순수뢰죄가 성립하였다고 보는 것은 형법이 뇌물의 귀속주체에 따라 단순수뢰죄와 제3자뇌물수수죄를 구별하여 규정한 본래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 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6도3540 판결 참조).

라.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각 출연금이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이 설립하려고 하는 재단의 출연금을 대납하여 준 것이어서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의 뇌물수수죄가 성립함을 전제로 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5.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

가. 주위적·예비적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1은 공소외 4 회사 부회장으로서 ○○그룹 미래전략실을 통해 사실상 ○○그룹 전체 계열사의 자금 관리를 포함한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사람인바, 박 전 대통령에게 승계작업 등을 도와달라는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그룹 계열사들의 자금으로 공소외 2의 독일 승마훈련을 지원하고, 출연금 명목으로 공소외 1 법인 및 공소외 6 법인과 공소외 7 법인에 뇌물을 제공하기로 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 1은, 공소외 5 회사는 공소외 3이 공소외 4 회사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독일 현지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이고, 공소외 1 법인은 공소외 3이 기업인들로부터 후원금 명목으로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설립한 단체이며, 공소외 6 법인, 공소외 7 법인 역시 출연 기업이 재단법인 임원 인사권과 재산 비율 결정, 구체적인 사업계획 수립 등 재단법인 운영권을 갖지 못한 채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의 이익을 위해 설립된 법인이라는 사실과 함께 각 계열사의 업무 성격 및 관련성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피고인 1이 장악하고 있는 미래전략실의 일방적인 주도 하에 ○○그룹 계열사의 자금을 사용하는 것은 ○○그룹 각 계열사의 법인 설립 및 운영 목적에 반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 1은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2에게 지시하여, 피고인 2, 피고인 5는 공소외 4 회사가 공소외 5 회사에 승마훈련 비용을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용역계약을 체결하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정상적인 용역계약인 것처럼 가장한 후 공소외 4 회사가 해외 전지훈련단을 위하여 마필, 차량을 구입하는 것처럼 내부품의서 등을 만드는 방법으로 『① 주위적으로, 2015. 10. 14. 업무상 보관하던 피해자 공소외 4 회사 소유의 2억 4,418만 원(18만 6,887유로)을 임의로 송금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2016. 2. 19.까지 6회에 걸쳐 합계 41억 6,251만 원(314만 9,717유로)을 공소외 3이 구입한 말, 선수단차량, 마필운송차량의 매매대금 등을 대신 결제하는 방법으로 임의로 사용하여 횡령하였다. ② 예비적으로, 공소외 4 회사의 자금 7억 4,915만 원(58만 유로)으로 살시도를 구입하고, 그 보험금 8,217만 원(6만 5,830유로)을 지급한 뒤, 2015. 11. 15. 공소외 3에게 살시도의 소유권을 이전하여 이를 임의로 사용하고,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와 같이 2016. 2. 19.까지 3회에 걸쳐 합계 29억 1,028만 원(218만 2,830유로) 상당을 공소외 3이 구입한 말 구입대금 및 보험료를 대신 결제하는 방법으로 임의 사용하여 공소외 4 회사 소유의 말(살시도)과 공소외 4 회사 자금을 횡령하였다.』

한편 피고인 1은 피고인 3, 피고인 4 등에게 지시하여, 피고인 3, 피고인 4는 공소외 24를 통해 2015. 10. 2. 공소외 4 회사 자금 5억 5,000만 원, 2016. 3. 3. 공소외 4 회사 자금 10억 7,800만 원 합계 16억 2,800만 원을 공소외 1 법인 명의 계좌로 송금하였다. 또한 피고인 1은 피고인 3, 피고인 4 등에게 지시하여, 피고인 3, 피고인 4는 공소외 24를 통해 2015. 11. 20. 공소외 4 회사 자금 60억 원을 공소외 6 법인에 출연금 명목으로 송금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3) 기재와 같이 2016. 2. 26.까지 총 8회에 걸쳐 피해자 공소외 4 회사, 공소외 69 회사, 공소외 18 회사, 공소외 12 회사, 공소외 70 회사, 공소외 71 회사의 자금 합계 204억 원을 공소외 6 법인 및 공소외 7 법인 명의 계좌로 송금하였다.

이로써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는 공모하여 피해자 공소외 4 회사의 자금 76억 2,800만 원, 피해자 공소외 69 회사 자금 54억 원, 피해자 공소외 18 회사 자금 15억 원, 피해자 공소외 12 회사 자금 55억 원, 피해자 공소외 70 회사 자금 10억 원, 피해자 공소외 71 회사의 자금 10억 원을 각 횡령하였다.

나. 판단

① 비타나와 라우싱의 구입대금 및 보험료 합계금 28억 2,811만 원 부분은 앞의 ‘Ⅲ.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6.의 나. 3)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② 살시도의 구입 대금 7억 4,915만 원과 보험료 8,217만 원, 차량들 구입대금 합계 5억 308만 원 부분은 앞의 ‘Ⅳ. 특검의 주장에 관한 판단’ 4. 나.의 4)항에서 본 바와 같이, ③ 공소외 1 법인지원과 관련한 16억 2,800만 원 부분은 앞의 ‘Ⅲ.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6.의 나. 3)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③ 공소외 6 법인과 공소외 7 법인지원과 관련한 204억 원 부분은 앞의 ‘Ⅳ. 특검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6.의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각 횡령하였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예비적 공소사실과 같이 마필(살시도) 자체를 횡령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앞의 ‘III.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5.의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살시도의 소유권을 공소외 3에게 이전해 주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마필 자체를 횡령하였다고 볼 수 없다.

다. 결론

그렇다면 승마지원과 관련한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공소외 4 회사의 자금 41억 6,251만 원(314만 9,717유로)을 횡령하였다는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의 점 및 예비적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공소외 4 회사 소유의 7억 4,915만 원 상당의 마필(살시도) 자체와 공소외 4 회사의 자금 29억 1,028만 원(218만 2,830유로) 상당을 횡령하였다는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의 점은 각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위 무죄 부분과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피고인들에 대한 판시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의 선고를 하지 아니한다.

공소외 1 법인지원 및 각 재단지원과 관련하여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가 공모하여 각 피해자 공소외 4 회사, 공소외 69 회사, 공소외 18 회사, 공소외 12 회사, 공소외 70 회사, 공소외 71 회사의 자금 을 횡령한 각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의 점은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6.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재산국외도피)

가. 공소사실의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Ⅲ.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7.의 가.항, ‘Ⅳ. 특검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4.의 가. 1)항 기재와 같다.

나. 판단

앞의 ‘Ⅲ.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7.의 다.항, ‘Ⅳ. 특검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4.의 가. 3)항 기재와 같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가. 범죄수익의 발생 원인에 관한 사실 가장

1) 공소사실의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III.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8.의 가. 1)항 및 ‘IV. 특검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4의 나. 1) 나)항의 각 기재와 같다.

2) 판단

앞의 ‘III.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8.의 가. 3)항 및 ‘IV. 특검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4의 나. 4)항의 각 기재와 마필들의 구입대금과 보험료, 차량들의 구입대금을 뇌물로 제공한 것이라 볼 수 없어 뇌물공여죄나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죄의 범죄행위로 발생한 범죄수익이라 할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한편, 뇌물공여의 범죄사실과 같이 피고인들은 마필들의 구입대금과 보험료 또는 마필 자체와 부대비용(보험료) 상당액을 뇌물로 제공한 것이 아니라 마필들의 무상 사용이익을 뇌물로 제공한 것으로 인정하더라도, 이러한 뇌물공여의 범죄행위에 의하여 발생한 범죄수익은 마필들의 ‘무상 사용이익’이라는 무형의 이익이고, 이러한 무형의 이익은 공소외 4 회사가 마필들의 소유권을 취득하여 이를 공소외 2로 하여금 무상으로 사용하게 함으로써 발생하는 것으로서 마필의 취득과 무상사용에 관하여는 가장행위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나. 범죄수익등의 처분에 관한 사실 가장

1) 공소사실의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III.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8.의 나. 1)항의 기재와 같다.

2) 판단

앞의 ‘III.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8.의 나. 3)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이 이 사건 마필들(살시도, 비타나, 라우싱)을 뇌물로 공여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마필들이 범죄수익등임을 전제로 하는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다.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각 공소사실 중 범죄수익의 발생 원인에 관한 사실 가장에 의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의 점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위 무죄 부분과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피고인들에 대한 판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의 선고를 하지 아니하고, 범죄수익등의 처분에 관한 사실 가장에 의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의 점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1은 2016. 12. 6. 10:00경 서울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1에 있는 대한민국 국회 제3회의장(245호)에서 ‘박근혜 정부의 공소외 3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제1차 청문회의 증인으로 출석하여 선서하였다.

피고인 1은 2015. 7. 25.과 2016. 2. 15. 두 차례에 걸쳐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공소외 6 법인 및 공소외 7 법인 설립 자금 지원을 요구받은 사실이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 1은 위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공소외 54 앞에서 선서한 후, 공소외 26 위원의 “그날(2015. 7. 25. 박 전 대통령과 단독 면담에서) 기부 좀 해 달라는 이야기 안 했습니까?”라는 물음에 “그런 기억은 없습니다.”라고 답변함으로써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요구받은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이로써 피고인 1은 자신의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을 하여 위증하였다.

나. 판단

앞의 ‘III.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 9.의 나. 2)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1이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을 하여 위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하나, 이 부분 공소사실과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피고인 1에 대한 판시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의 선고를 하지 아니한다.

[별지 생략)]

판사 정형식(재판장) 강문경 강완수

주1) 이 사건 공소장에 의하면 “승계작업”을 “피고인 1이 최소한의 개인자금을 사용하여 ○○그룹 핵심 계열사들인 공소외 4 회사와 공소외 12 회사에 대하여 사실상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으로 정의하고 있다(공소장 제9면 제6∼9행).

주2) 따라서 ③항의 제1예비적 공소사실과 제2예비적 공소사실 부분에도 ②항과 같은 내용(별지 제2항)이 예비적으로 추가된 것으로 본다.

주3) 대통령의 직무집행의 내용은 그 직무집행을 필요로 하는 현안인 승계작업의 내용을 통하여 특정되는 것이므로 결국 공통의 인식과 양해의 대상은 승계작업에 귀착된다.

주4) 승마지원과 관련하여 선수단차량 3대와 마필운송차량 1대의 구입대금, 살시도 매매대금 및 보험료 등 총 합계 13억 3,440만 원 부분은 무죄로 판단한다.

주5) 총 약속금액 213억 중 뇌물공여금액 77억 9,735만 원을 뺀 금액이다.

주6) 이 사건 주위적 공소사실과 예비적 공소사실 중 뇌물수수죄에 대응하는 뇌물공여의 점을 일부 유죄로 인정하므로, 특검이 당심에서 제1, 2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한 제3자뇌물수수죄에 대응하는 뇌물공여의 점에 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주7) 마필 관련 뇌물공여 부분의 뇌물의 내용을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한 축소사실로서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않고 위와 같이 인정한다(이와 같은 인정이 피고인들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가져다 줄 우려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주8)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은 피고인 1의 ○○그룹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현안들의 존재를 전제로 이러한 현안에 관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뇌물을 공여하였다는 것이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공소사실과 같은 ‘부정한 청탁’이 있었음을 인정할 수 없고, 형법 제129조 제1항의 뇌물수수죄와 그에 대응하는 뇌물공여죄는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하여 뇌물을 수수한 때에 성립하는 것으로 부정한 청탁을 받을 것을 그 요건으로 하지 않으며,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는 경우에는 공소사실과 기본적 사실이 동일한 범위 내에서 법원이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다르게 사실을 인정하였다고 할지라도 불고불리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것인데(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2도2134 판결, 2003. 6. 13. 선고 2003도1060 판결 등 참조), 피고인들과 변호인은 피고인들이 승마지원과 관련하여 박 전 대통령과 공소외 3의 공갈죄, 사기죄, 강요죄 또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피해자일 뿐 뇌물공여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변론하여 왔으므로 이러한 축소사실 인정이 피고인들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가져다 줄 우려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승마지원과 관련한 뇌물공여 경위를 위와 같이 인정한다.

주9) 제2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은 마필의 무상 사용이익 상당을 뇌물로 공여한 것으로 인정되나, 횡령죄의 객체는 자기가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이고 마필들의 무상 사용이익은 ‘타인의 재물’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횡령금액에서 제외된다.

주10) 양형기준에 의하면 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은 제2유형에 포섭된다.

주11) 위 213억 원에서 앞서 유죄로 인정한 이 사건 용역대금 36억 3,484만 원, 말 구입 및 부대비용, 차량구입비용 41억 6,251만 원 등 합계 77억 9,735만 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이다.

주12) 이 사건 공소사실도 출연금의 대납으로 구성한 점에 비추어 특검의 기소도 같은 취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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