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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지방법원 2012. 05. 31. 선고 2011가합13883 판결
기존 채무의 이행행위에 불과하여 채권자취소권 행사의 대상이 되지 않음[국패]
제목

기존 채무의 이행행위에 불과하여 채권자취소권 행사의 대상이 되지 않음

요지

분양권에 관한 일련의 명의이전 과정에서 자금의 입・출금에 관여하였으며, 분양권 매매계약상의 중도금 및 잔금을 실질적으로 부담한 주체인 피고에게 위 분양권을 이전하였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분양권을 이전하여 준 것은 명의신탁자 관계에서 기존 채무의 이행행위에 불과하여 채권자취소권 행사의 대상이 되지 않음

사건

2011가합13883 사해행위취소

원고

대한민국

피고

나XX

변론종결

2012. 5. 2.

판결선고

2012. 5. 31.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와 나AA 사이에 서울 용산구 XX동 48 XX 109동 101호 아파트 분양권에 관하여 2011. 4. 1. 체결된 매매계약을 000원의 한도 내에서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000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판결 확정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주식회사 OO베이커리는 제과 등의 제조업을 영위하는 법인으로서, 2007년 중 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지장물보상금 000원을 수령하였음에도 위 금액을 누락한 채 법인세를 신고한 사실이 밝혀지자, 원고는 주식회사 OO베이커리에 대하여 2011. 1. 31.을 납부기한으로 하여 위 지장물보상금 등 수입금액 누락에 따른 법인세를 납부할 것을 고지하였으며, 2011. 3. 16.에는 당시 위 회사의 대표자이던 나AA (피고의 누나)를 위 법인세의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기에 이르렀는바, 이 사건 소 제기 당시 나AA의 체납내역은 아래와 같다.

나. 피고의 배우자인 정CC은 2009. 3. 21. XX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조합장 강BB)으로부터 서울 용산구 XX동 48 XX 109동 101호의 분양권(이하 '이 사건 분양권'이라 한다)을 대금 000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내용의 분양계약(이하 '이 사건 분양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계약금 000원은 계약 당시 지급하고, 중도금 000원은 2009년 4, 6, 10월 및 2010년 2, 6, 10월에 000원씩 6회 분할하여 지급하며, 잔금 000원은 입주지정일에 지급하기 로 약정하였다. 한편, 이 사건 분양권의 명의는 2009. 12. 30. 정CC으로부터 나AA 로 변경되었다가 2011. 4. 1. 다시 피고로 변경되었으며, 피고는 같은 해 4. 5.부터 위 아파트에 입주하여 거주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호증 을 제1. 7.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채무자인 나AA는 2011. 4. 1. 무자력 상태에서 이 사건 분양권을 피고에게 양도하였던바, 피고가 제출하는 증거들만으로는 그 주장과 같이 정CC과의 명의신탁약정을 통하여 나AA가 이 사건 분양권의 명의만을 취득하였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나AA의 위 분양권 양도는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되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 설령, 위 분양권의 명의이전과 관련한 명의신탁관계가 존재함을 인정하더라도 분양권의 명의신탁에 대하여는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설명법'이라 한다)을 적용할 수 없으며, 나아가 동 법률을 적용하는 경우에도 정CC과 나AA는 이른바 계약명의신탁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어 동 법률 제4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나AA는 위 분양권을 유효하게 취득하게 되므로, 결국 나AA의 피고에 대한 위 분양권 양도행위는 책임재산의 감소를 초래하는 것으로서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나. 피고의 주장

이 사건 분양권 명의이전의 과정에서 실제로 비용을 부담한 자들은 정CC과 피고이며 나AA는 아무런 비용을 부담하지 않은 채 위 분양권을 취득할 의사 없이 그 명의만을 대여한 것에 불과하므로, 위 분양권의 명의이전과 관련하여 정CC과 나AA 사이에는 부동산실명법의 적용대상이 되는 명의신탁약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나AA 명의로 이전된 위 분양권은 동법 제4조 제1항에 따라 그 효력이 없으므로, 나AA가 위 분양권에 관하여 피고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명의를 이전하여 주었다고 하더라도 그로써 채무자인 나AA의 책임재산에 감소를 초래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어, 채권자인 원고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3. 판단

가. 이 사건 분양권 명의이전의 성질

원고의 이 사건 청구와 관련하여, 당사자들은 나AA로부터 피고로의 이 사건 분양권의 명의이전을 사해행위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특히 다투고 있으므로 우선 이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갑 제3호증, 을 제4, 6,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나AA는 2009. 12. 29. 정CC과의 사이에 대금을 000원으로 정하여 이 사건 분양권의 매매계약서를 작성하면서 그 중 정CC이 주식회사 선한은행에 대하여 부담하고 있던 000원의 중도금대출채무를 나AA가 인수하기로 하여 그에 따라 위 대출 금채무자가 나AA로 변경되었으며, 이후 이 사건 분양계약에 따라 2010년 2, 6, 10월에 그 지급이 예정되어 있던 각 000원의 중도금 역시 나AA를 채무자로 한 주식회사 신한은행으로부터의 대출금으로 충당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 정CC과 나 AA 사이에 작성된 별도의 명의신탁 약정서 등을 발견하기 어려운 이 사건에서는, 위와 같은 분양권 매매계약서의 작성을 통한 정CC으로부터 나AA로의 위 분양권 명의 의 이전에 관하여 이를 쉽사리 내부적인 명의신탁약정에 기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갑 제6호증, 을 제2, 5 내지 8,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정CC은 2009. 3. 21. 이 사건 분양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주식회사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000원을 대출받아 위 금액 중 일부를 위 분양계약의 계약금으로 지급하였고, 2009년 4, 6, 10월에 지급키로 한 각 000원의 중도금은 주식회사 신한은행으로부터 이를 대출받는 방식으로 지급한 사실, 정CC이 2009. 12. 29. 나AA와 이 사건 분양권에 관한 매매계약서를 작성할 당시 매매대금으로 정한 000원 중 나AA 명의로 인수된 중도금대출채무를 제외한 000원의 수령과 관련하여서는, 정CC이 2009. 12.경 주식회사 국민은행과 AA보험 주식회사로부터 각각 000원 및 000원을 대출받아 그 중 일부를 직접 현금으로 인출하거나 배우자인 피고에게 이체하여 피고가 이를 현금으로 인출하게 한 후 인출된 금액을 나AA의 통장에 입금하였고, 나AA는 위와 같이 입금된 금액을 이 사건 분양권의 매매대금조로 다시 정CC에게 입금하는 한편, 정 CC은 나AA로부터 수령한 금액을 또다시 피고 및 피고의 부모인 나DD와 김EE, 그리고 나FF, 나GG, 정HH 등에게 분산 입금한 후 즉시 이를 현금으로 인출케 하고 해당 금액을 나AA의 통장에 입금하여, 나AA로 하여금 위와 같이 입금된 금액을 위 분양권의 매매대금으로서 지급하게 하는 동일한 방식으로 합계 000원의 대금이 나AA로부터 정CC에게 지급된 것과 같은 외형을 작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며(정CC의 위와 같이 대출받은 금원의 이체 및 인출 등의 행위는 모두 2009. 12. 29. 및 30.의 양일간에 걸쳐 이루어졌다), 또한 나AA는 2011. 3. 31. 피고와의 사이에 위 분양권의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당시 매매대금으로 정한 000원 중 정CC으로부터 인수한 중도금대출채무를 포함하여 이 사건 분양계약의 중도금조로 나 AA 명의로 대출이 이루어진 합계 000원에 대하여는 피고가 2011. 4. 5.경 주식회사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000원으로 변제하는 방식으로 그 지급이 이루어졌고, 결국 피고가 위 분양권 매매계약상의 잔금을 완납한 후 위 분양권 명의자로서 입주를 완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각 인정사실에 2011. 3. 31. 위 분양권 매매계약서상의 매매대금 중 피고가 중도금대출채무의 변제 명목으로 지급한 위 000원을 제외한 나머지 110,500,000원에 대하여는 피고가 이를 나AA에게 실제로 지급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구체적인 자료가 발견되지 않는 점까지를 보태어 보면, 나AA는 이 사건 분양권 명의이전의 과정에서 실질적인 재정적 기여를 한 바 없이, 친족관계에 있던 정CC 및 피고가 당시 여타의 채무관계 등으로 위 분양권 매매 계약에 따른 추가적인 중도금대출이 용이하지 않았던 사정 등을 감안하여 단순히 정CC으로부터 위 분양권의 명의만을 이전받음으로써 자신의 명의로 위 중도금대출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분양계약에 참여하였던 것임을 짐작할 수 있는바, 결국 2009. 12. 29. 당시 정CC과 나AA 사이에 이루어진 위 분양권 명의이전의 약정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은 매매계약서의 작성 및 중도금대출채무의 인수 등 일응 매매계약의 외형을 띠고 있는 일부 사정들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는 위 분양권을 여전히 정CC에게 귀속시키기로 하는 명의신탁약정에 기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을 제9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나AA에 대한 법인세 체납세액의 징수 방안을 검토하던 서인천세무서에서도 이 사건 분양권의 매매계약 및 명의이전과 관련한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나AA로부터 실제 대금이 지출된 정황을 발견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서울고등검찰청에 이 사건 소의 취하를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사실을 알 수 있다).

나. 수탁재산 처분행위의 사해성 인정 여부

선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으로부터 이 사건 분양권을 취득한 정CC이 위와 같이 나AA와의 내부적인 명의신탁약정에 기하여 위 분양권을 나AA의 명의로 이전 하였다고 볼 경우, 명의수탁자의 지위에 있는 나AA가 수탁재산인 위 분양권을 피고에게 처분한 행위가 과연 사해행위로서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되는지 문제되는바, 이하에서는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우선 나AA 명의로 이전된 이 사건 분양권의 효력에 관하여 보면, 정CC이 그 명의로 취득한 이 사건 분양권의 처분권 등 실질적인 권리는 자신에게 유보하여 둔 채 그 명의만을 나AA에게 이전함으로써 이들 사이에는 이른바 양자간 명의신탁관계가 성립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위 명의신탁관계는 채권적 권리에 속하는 위 분양권에 관한 것이어서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 및 그 밖의 물권을 규율대상으로 하는 부동산설 명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결국 명의수탁자인 나AA 명의의 위 분양권은 부동산설명법 제4조 제1항의 규정과는 무관하게 일응 그 효력을 보유하게 된다. 따라서, 나AA 명의로 이전된 위 분양권이 부동산설명법에 의하여 무효임을 전제로 채무자의 책임재산이 될 수 없는 위 분양권의 처분행위 역시 사해행위가 될 수 없다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으나, 한편 명의신탁관계에서의 수탁자는 대외적으로 그 명의의 권리를 제3자에 대하여 주장할 수 있는 반면, 신탁자와의 대내적인 관계에서는 당해 권리가 신탁자에게 유보되어 있어 종국적으로 위 권리를 신탁자에게 반환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므로, 수탁자가 신탁행위에 기한 반환의무의 이행으로서 신탁자 내지 신탁자가 지정하는 제3자 명의로 신탁대상이 된 권리를 이전하는 행위는 기존채무의 이행으로서 사해행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81. 2. 24. 선고 80다1963 판결, 대 법 원 1996. 9. 20. 선 고 95다1965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나AA는 이 사건 분양권의 명의신탁자인 정CC의 양해하에, 그의 배우자로서 앞서 본 바와 같은 위 분양권에 관한 일련의 명의이전 과정에서 정CC과 협력하여 자금의 입 ・ 출금에 관여하였으며 또한 위 분양권 매매계약상의 중도금 및 잔금을 실질적으로 부답한 주체인 피고에게 위 분양권을 이전하였음 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결국 나AA가 피고에게 위 분양권을 이전하여 준 것은 명의신탁자인 정CC과의 관계에서 기존 채무의 이행행위에 불과하다 할 것이어서 나AA의 위 분양권 이전행위는 채권자취소권 행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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