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1989. 3. 14. 선고 88도1397 판결
[업무상횡령,사기미수,협박에의한권리행사방해,명예훼손][공1989.5.1.(847),639]
판시사항

가. 명예훼손죄와 모욕죄의 구별기준

나. 명예훼손죄에 있어서의 사실의 적시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명예훼손죄에 있어서의 사실의 적시는 사람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저하시키는 구체적 사실의 적시를 요하며 단지 모욕적 언사를 사용하는 것은 모욕죄에 해당할 뿐 명예훼손죄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나. "아무것도 아닌 똥꼬다리 같은 놈"이라는 구절은 모욕적인 언사일 뿐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라고 할 수 없고 "잘 운영되어 가는 어촌계를 파괴하려 한다"는 구절도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라고 할 수 없으므로 명예훼손죄에 있어서의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주재황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의 유죄부분과 공소사실 (2)의 횡령죄에 대한 무죄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공소사실 (1)의 횡령죄, (4)의 권리행사방해죄에 대한 검사의 상고이유를 본다.

이 부분에 대한 원심판결의 판시이유를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건대, 원심이 횡령죄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고, 권리행사방해죄에 대하여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아 각 무죄를 선고한 조치에 수긍이 가고 논지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흠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 논지 이유없다.

(2) 공소사실 (2)의 횡령죄에 대한 검사의 상고이유를 본다.

이 부분에 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1983.7.30.경 보령군 수산업협동조합 직영 연쇄점에서 소속계원의 해태어망 340책분 8,757,000원 상당을 외상으로 구입하여 각 계원들에게 나누어 주고 각 계원들로부터 위 외상대금을 받았으면 위 연쇄점에 지급하여야 할 터인데도 이중 금 467,000원을 횡령하였다는것인 바, 원심은 피고인은 수사기관 이래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자백하고 있고 또 연쇄점 개인별 미수금원장사본, 사법경찰관 작성의 이창화, 안인자, 오창영, 이승화, 이복규, 이성요, 백용세, 박동오 정창환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각 기재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위 금 467,000원을 횡령한 듯이 보이지만, 피고인은 항소심에 이르러 1984.1.5. 및 같은 달 7.에 합계 금 608,000원을 어망대금으로 입금하였는데도 연쇄점 소장인 김한호가 이를 횡령하고 미수금원장의 기재에서 누락시키는 바람에 마치 피고인이 위 금원 횡령한 것처럼 장부상 기재되었다고 주장하고, 위 김한호는 당심법정에서 피고인이 위 날짜에 금 608,000원을 입금한 것은 사실이나 이를 미수금원장에서 누락시킨 것이 아니고 1983.12.31.자로 입금한 것으로 소급기재하였을 뿐이라고 증언을 하였는데 1984.1.5. 및 같은 달 7.자 영수증사본, 확인서 사본, 미수금원장사본 등을 비교대조하여 보면 1983.12.31.에 피고인이 입금한 것으로 미수금원장에 기재된 액수는 금100,000원과 금 422,355원인데 반하여 영수증에는 금 100,000원과 금 508,000원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위 김한호의 증언은 신빙성이 없어 피고인이 1984.1.5.과 1.7.에 입금한 금 608,000원은 미수금원장에 기재가 누락된 것이므로 결국 피고인은 횡령한 금원이 없는 셈이고 앞서 든 증거들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이 제출한 연쇄점미수금개인별원장(공판기록 614쪽, 수사기록584-2쪽 참조)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이 1984.1.4.과 1.7.에 연쇄점에 지급한 금 608,000원이 1983.12.31.에 금 422,355원 금 100,000원, 금 85,645원으로 나누어 도합금 608,000원이 입금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어서 위 김한호의 증언내용과 일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바, 원심은 결국 위 연쇄점미수금개인별원장의 12.31. 자입금기재내용을 잘못보고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위에서 든 모든 증거를 배척한 것은 채증법칙을 위반한 잘못을 범하였다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3) 공소사실 (3)의 사기죄에 대한 피고인의 변호인들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은 제1심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이에 부합하는 진술기재, 제1심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박승안, 이정규의 이에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 검사의 피고인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 중 이에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 검사의 이종원, 박승안에 대한 각 진술조서 중 이에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에 의하여 사기미수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살피건대, 원심이 인용한 증거들에는 피고인이 위 공소장기재와 같은 방법으로 어촌계나 어촌계원들로부터 금원을 편취하기 위하여 허위의 매매계약서와 영수증을 작성하고 사진을 촬영하였다거나 위 박승안을 속여 금원을 편취하기 위한 수단으로 위 매매계약서와 사진을 위 박승안에게 보여주었다고 인정할만한 내용의 기재가 없고, 한편 위 박승안, 이종원의 증인신문조서, 검사의 이종원 진술조서, 85.8.5. 자 회의록 기타 일건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신리 어촌계 명의의 반지락어장은 명의만 신리 어촌계로 되어 있을뿐 그 면허취득에서부터 개발에 이르기까지 피고인 혼자 비용과 노력을 들여 개발하여 온 것인데 그 면허조건으로 1년내에 30톤의 종패를 살포하기로 되어 있으며 이 면허조건을 어기면 면허의 취소를 당할 형편이어서 이 사건 종패 30톤을 매수하여 살포한 것 같이 꾸며 군에 제출할 목적으로 장재용과 이 정규에게 알리고 매매계약서와 사진등을 작성 촬영하였고(후에 군에 제출함), 또 위 매매계약서와 사진을 박승안에게 보여주게 된 것은 위 회의석상에서 박승안이가 계장인 피고인에게 회의안건도 아닌 종패어장개발에 관하여 계장이 한 일이 무엇이냐고 추궁하므로 그 자리를 모면하기 위하여 거짓으로 군당국에 보고한 내용을 말하면서 이들 매매계약서와 사진을 박승안에 보여준 사실이 엿보이는 바, 그렇다면 원심은 증거없이 피고인이 편취할 의사로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사진을 만들어 박승안에게 보여 주어 기망행위에 착수하였다고 인정하여 채증법칙을 위반하였거나 박승안에게 이들 서류들을 보여준 것이 왜 어촌계나 어촌계원들로부터 금원을 편취하기 위한 기망행위의 착수에 해당하는지 등에 관한 구체적인 설시가 없어서 이유불비 내지는 사기실행행위의 착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범하였고 이를 지적하는 논지 이유있다.

(4) 공소사실 (5)의 명예훼손죄에 대한 피고인의 변호인들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은 피고인이 1985.8.1.경부터 신리 어촌계 안흥동 임원인 피해자 박승안이가 피고인의 각종 비행을 확인하여 진정서를 만들면서 그 진정서에 각 계원의 서명날인을 받으러 돌아다닌 것을 알아차리고 공소외 정충규 집에 설치된 주민계도 홍보용앰프방송시설을 통하여 "아무것도 아닌 똥꼬다리 같은 놈이 들어와서 잘 운영되어 가는 어촌계를 파괴하려는데 주민들은 이에 동조 현혹되지 말라"는 방송을 실시하여 50여세대 어민에 청취케 하여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박승안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판시하였다.

살피건대, 명예훼손죄에 있어서의 사실의 적시는 사람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저하시키는 구체적 사실의 적시를 요하며 단지 모욕적 언사를 사용하는 것은 모욕죄에 해당할 뿐 명예훼손죄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할 것인바, "아무것도 아닌 똥꼬다리 같은 놈"이라는 구절은 모욕적인 언사일뿐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라고는 할 수 없고 "잘 운영되어 가는 어촌계를 파괴하려 한다"는 구절 또한 어느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라고는 할 수가 없어서 결국 이는 명예훼손죄에 있어서의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원심은 명예훼손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범하였다고 할 것이고 또 위 부분에 대하여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항소이유에 대하여도 판단을 하지 아니한 위법을 범하였다. 논지 이유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과 공소사실(2)의 횡령죄에 대한 무죄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하며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우동(재판장) 이재성 윤영철

arrow
심급 사건
-대전지방법원 1988.4.28.선고 86노1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