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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5. 12. 26. 선고 95다313 판결
[손해배상(기)][공1996.2.15.(4),522]
판시사항

[1] 학생들 사이에 일어난 사고에 대한 교장 또는 교사의 보호·감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의 범위 및 그 판단 기준

[2] 고교 1학년의 씨름부 학생끼리 씨름연습장에서 장난하다가 그 중 한 학생이 다친 사안에서, 교사에게 보호·감독의무 위반의 책임을 지울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학교 법인이 설치 경영하는 학교의 교사는 학생을 보호·감독할 의무를 지는 것이나 이러한 교사의 감독의무는 학교 내에서의 학생의 전 생활관계에 미치는 것이 아니고, 학교에서의 교육활동 및 이와 밀접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생활관계에 한하며, 그 의무 범위 내의 생활관계라 하더라도 사고가 학교생활에서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또는 예측가능성(사고발생의 구체적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교장이나 교사는 보호·감독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며, 그 예측가능성에 대하여서는 교육활동의 때, 장소, 가해자의 분별능력, 가해자의 성행, 가해자와 피해자와의 관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할 필요가 있다.

[2] 고교 1학년의 씨름부 학생들이 씨름연습장에서 장난삼아 동료 학생을 집어 던져 척추손상 등의 상해를 입힌 사안에서, 가해자들의 분별능력과 성행, 피해자와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씨름연습이 평소보다 빨리 끝나고 자축 회식이 예정되어 있어 학생들의 정신 상태가 해이해지기 쉬운 상황이고 그로 인하여 학생들이 장난 등 돌발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많다고 하여, 씨름연습장에서 두 사람이 함께 한 사람을 집어 던지는 등으로 신체에 커다란 충격을 줄 수 있는 위험한 장난을 하리라는 구체적인 위험성이 있다거나 지도교사 등이 이를 예견가능하였다고 보여지지는 아니한다는 이유로, 그 사고는 돌발적이거나 우연한 사고라고 보아 교사 등에게 보호·감독의무 위반의 책임을 지울 수 없다고 한 사례.

원고,피상고인

원고 1 외 2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신진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이성직 외 1인)

피고,상고인

학교법인 동명문화학원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 담당변호사 김인섭 외 2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 증거를 종합하여 원고 1이 피고 법인 산하 ○○공업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중이면서 씨름부 소속이던 1991. 10. 7. 15:00경 위 학교 씨름연습장에서 위 학교 체육교사인 소외 1의 지도 아래 씨름훈련을 마치고, 같은 씨름부 학생인 소외 2, 소외 3 등과 함께 샤워 순서를 기다리던 중 위 소외 2와 씨름기술을 구사하여 장난을 하는 과정에서 위 소외 2가 힘과 기술이 모자라 계속하여 넘어지자 위 소외 3이 이를 보고 위 소외 2를 도와주기 위하여 위 원고의 다리를 잡고 위 소외 2가 위 원고의 허리를 잡아 “하나, 둘, 셋”하고 위 원고를 위 씨름연습장에 던져 몸무게가 80Kg이 넘는 위 원고가 몸의 균형을 잃고 머리 부분부터 바닥에 떨어지면서 강한 충격을 받아 척추손상 등의 상해를 입은 사실, 씨름운동은 경기 과정에서 학생들이 넘어지면서 신체가 바닥에 부딪히게 되고, 체중이 무거운 관계로 바닥에 부딪히는 신체의 부위에 강한 충격을 주는 위험한 운동으로서 위 씨름연습장은 바닥에 모래를 60 내지 70cm 정도로 두껍게 깔아 놓아 상당한 정도로 충격을 흡수할 수 있으나, 그 충격이 지나친 경우에는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있고 실제로 종전에 몇 차례나 씨름부 소속 학생들이 부상을 입은 사례가 있었으며, 정규 씨름경기에서도 시합을 하다가 경추 등에 심한 부상을 입은 사례가 있었던 사실, 당시 위 학교에서는 씨름부원의 학부모들이 참석한 가운데 씨름대회의 준우승 기념 회식이 열릴 예정이어서 씨름부원들은 평소보다 일찍 훈련을 마치고 회식 참석을 위하여 샤워를 하도록 지시받은 사실, 가해자인 위 소외 2 등과 피해자인 위 원고는 씨름연습이 빨리 끝나자 기분이 좋은 상태에서 씨름기술을 구사하여 장난을 하다가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난 사실 및 위 소외 1이나 코치로 재직하던 소외 4로서는 이와 같이 부상을 수반할 수 있는 위험한 운동을 배우는 학생들을 지도·감독하는 자로서 씨름경기나 그 연습 과정에서의 위험성을 철저히 주지, 인식시키고, 특히 위 씨름연습장의 바닥에 깔린 모래가 심한 충격에는 신체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되지 못함을 이해시켜 위 씨름연습장에서 신체에 큰 충격을 가할 수 있는 장난을 하지 않도록 평소에 철저하게 교육시켜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한 채 단순히 씨름부 소속 학생들에게 장난을 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는 정도에 그침으로써 위 사고 당시 위 소외 2 등이 만연히 위 원고를 집어 던져 바닥에 추락케 하더라도 바닥에 깔린 모래가 그 충격을 흡수하여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으리라고 속단한 나머지 위 원고를 집어 던져 이 사건 사고를 야기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의 피용자인 위 소외 1과 소외 4는 위 원고 및 소외 2 등을 포함한 씨름부 소속 학생들에 대하여 씨름연습장에서의 부상 위험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시행하지 아니하였을 뿐 아니라, 위 사고 직전에 위 원고가 소속된 씨름부의 연습이 회식 관계로 평소보다 일찍 끝났고, 자축 회식까지 예정되어 있어 평소와 달리 학생들의 기분이 들뜨고 해이해지기 쉬운 상황이었으므로, 이러한 경우 학생들이 장난을 치거나 돌발적인 행동에 이를 가능성이 많고, 그들이 씨름연습장에 남아 장난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그 장소가 모래가 두껍게 깔려 있는 씨름연습장이고 그들은 그 동안 씨름기술 등을 감독·코치들을 통하여 꾸준히 배워 왔으며, 씨름연습 과정에서는 신체가 바닥에 부딪히게 되는 일이 흔히 있어 판단능력이 미숙한 위 원고 등으로서는 장난을 치다가 바닥에 부딪히더라도 별다른 위험이 없으리라고 속단한 나머지 신체가 바닥에 강하게 부딪힐 우려가 있는 위험한 장난을 할 수 있음을 쉽게 예상할 수 있고, 아울러 씨름연습이 끝나고 자축행사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은 씨름부 학생들에 대한 교육 과정의 일부에 해당하여 위 소외 1이나 소외 4가 그 과정에서 그 통솔하에 있는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보호·감독하여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위 소외 1이나 소외 4로서는 씨름연습이 끝난 후 곧바로 이탈하여 회식 준비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그들 중 1인은 학생들이 샤워을 마치고 회식 장소에 모이라는 지시를 제대로 따르고 있는지 현장을 확인·점검하고 그 과정에서 학생들이 위험한 장난을 하지 아니하도록 교육을 철저히 하며, 그 동태를 살피는 등 만일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함에 필요한 제반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 원고를 비롯한 씨름부 학생들에게 빨리 샤워를 끝내고 회식 장소에 모이도록 2차에 걸쳐 지시를 하였을 뿐 자신들은 미리 회식 장소에 가 있으면서 그 보호·감독의무를 게을리한 과실로 인하여 위 사고가 발생하였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위 소외 1이나 소외 4의 사용자로서 그들의 위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살피건대 학교법인이 설치 경영하는 학교의 교사는 학생을 보호·감독할 의무를 지는 것이나 이러한 교사의 감독의무는 학교 내에서의 학생의 전 생활관계에 미치는 것이 아니고, 학교에서의 교육활동 및 이와 밀접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생활관계에 한하며, 그 의무 범위 내의 생활관계라 하더라도 사고가 학교생활에서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또는 예측가능성(사고발생의 구체적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교장이나 교사는 보호·감독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며, 위의 예측가능성에 대하여서는 교육활동의 때, 장소, 가해자의 분별능력, 가해자의 성행, 가해자와 피해자와의 관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할 필요가 있다 할 것인바( 당원 1993. 2. 12. 선고 92다13646 판결 , 1994. 8. 23. 선고 93다60588 판결 각 참조),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난 샤워 시간은 씨름연습이 끝나고 예정된 회식에 참가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시간으로서, 교육활동과 밀접 불가분의 관계에 있어 그 시간 중의 씨름연습장 내에서의 학생의 행위에 대하여는 교사의 일반적 보호 감독의무가 미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고교 1년생인 가해자들과 피해자의 연령은 모두 16세 가량으로서 상당한 분별능력을 갖출 나이이고, 가해자들의 성격도 온순 착실한 편이었으며 피해자와도 친밀한 사이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가해자들의 분별능력과 성행, 피해자와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씨름연습이 평소보다 빨리 끝나고 자축 회식이 예정되어 있어 학생들의 정신 상태가 해이해지기 쉬운 상황이고, 그로 인하여 학생들이 장난 등 돌발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많다고 하여 씨름연습장에서 두 사람이 함께 한 사람을 집어 던지는 등으로 신체에 커다란 충격을 줄 수 있는 위험한 장난을 하리라는 구체적인 위험성이 있다거나 지도교사 등이 이를 예견가능하였다고 보여지지는 아니하므로, 이 사건 사고는 돌발적이거나 우연한 사고로서 교사 등에게 보호·감독의무 위반의 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이 이와 반대의 견해에서 피고 학교법인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것은 교사의 보호·감독의무 위반 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범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를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피고의 상고이유 중 나머지 점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석수(재판장) 정귀호 이돈희(주심) 이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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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4.11.9.선고 94나2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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