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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실비율 50:50  
서울중앙지법 2004. 9. 14. 선고 2003가합51601 판결
[손해배상(기)] 항소[각공2004.11.10.(15),1556]
판시사항

[1] 학교의 교장이나 교사의 학생에 대한 보호·감독의무가 미치는 범위

[2] 학교 주최의 달리기 대회에 참가한 학생이 달리는 도중에 쓰러져 사망한 사안에서, 학교측의 보호·감독의무 위반을 이유로 그 사용자인 지방자치단체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1] 학교의 교장이나 교사가 학생을 보호·감독할 의무는 교육법에 따라 학생들을 친권자 등 법정감독의무자에 대신하여 감독을 하여야 할 의무로서 학교에서의 교육활동 및 이에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생활관계에 대하여는 그 보호·감독의무가 미친다.

[2] 학교 주최 행사인 5Km 달리기 대회에 참가한 학생이 달리는 도중에 호흡곤란으로 쓰러져 사망한 사안에서, 학교의 교장이나 담당교사가 참가 학생에 대한 보호·감독의무를 소홀히 하였음을 이유로 사용자인 지방자치단체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

원고겸봉형주의소송수계인

봉희종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영식)

원고

봉주현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영식)

피고

서울특별시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현수 외 1인)

변론종결

2004. 7. 20.

주문

1. 피고는 원고 봉희종에게 57,608,297원, 원고 조성임에게 49,587,607원, 원고 봉주현, 봉지홍에게 각 100만 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03. 5. 14.부터 2004. 9. 14.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6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봉희종에게 143,567,020원, 원고 조성임에게 127,525,640원, 원고 봉주현, 봉지홍에게 각 500만 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03. 5. 14.부터 이 사건 소장 송달일 다음날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사고의 발생

(1) 피고가 설치·운영하고 있는 개포고등학교는 2003. 5. 14. 중장거리 달리기를 통하여 기초체력을 향상하고 강인한 정신력을 배양하며 애교심을 고취한다는 등의 목적하에 참석대상을 1, 2, 3학년 재학생 약 1400명 및 교직원·학부모로 하여 양재천 양안에 설치된 아스팔트 산책로 중 5㎞ 거리를 달리는 2003학년도 제13회 건강달리기 대회를 개최하였다.

(2) 개포고등학교는 1, 2학년 재학생에 대하여 대회 당일의 출석 및 달리기 참가 여부·결과 등에 따라 체육 과목의 실기점수에 반영하기로 하였는데, 그 점수 반영 기준은 다음과 같다.

① 제한시간 : 여학생 60분, 남학생 50분

② 체육점수 100점 중 10점을 부여하되 우수자에 한하여 가산점을 준다.

③ 제한 시간 내에 결승점에 도달한 학생은 10점, 제한 시간 이후에 결승점에 도달한 학생은 9점, 남녀 각 1위부터 10위까지는 추가점수 3점, 11위부터 20위까지는 추가점수 2점, 사유서를 제출하고 출석시간까지 도착하여 도우미 활동을 하는 학생은 9점, 사유서를 제출하고 도우미 활동을 하지 않고 출석만 한 학생은 8점, 사유서를 제출하고 출석하지 않은 학생은 5점,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고 출석하지 않은 학생은 0점, 사유서를 제출하고 출석시간 이후에 도착한 학생은 불참자로 간주하여 7점, 행사 중 품위를 손상하여 물의를 일으킨 학생은 0점, 출석점검 시간(1학년 : 08:50, 2학년 09:20)까지 도착하지 않은 학생은 결석으로 처리하여 0점을 각 부여한다.

(3) 이 사건 달리기 대회의 달리기 코스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및 대치동의 양재천을 가로지르는 영동4교 아래 산책로를 출발하여 영동5교, 영동6교, 대치교 부분을 지난 후 반환점으로 지정된 징검다리를 건너 맞은 편 산책로를 따라 결승점인 최초 집결지로 되돌아 오는 것으로 되어 있다.

(4) 개포고등학교 2학년 5반에 재학중이던 여학생 봉형주는 대회 당일 출석하고 달리기에 참가하여 09:20경 출발신호와 함께 영동4교 아래 출발지점을 출발한 후 산책로를 달리던 중 출발지점으로부터 약 2.5㎞ 지점에 있는 대치교 아래 부근에 이르러 갑자기 호흡곤란을 느끼고 산책로 옆 잔디밭으로 빠져나와 가슴을 움켜쥐고 앞으로 쓰러졌고, 연락을 받고 도착한 119구급대에 의하여 삼성서울병원으로 후송되었다.

(5) 봉형주는 자발적인 호흡이 없고 맥박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119구급대에 의하여 심폐소생술을 받으면서 삼성서울병원으로 후송되어 응급실 및 중환자실에 입원하여 심폐소생술 등 치료를 받았으나 원인불명의 심정지에 의한 허혈성 뇌손상으로 뇌사상태에 빠져있다가, 결국 2003. 7. 12. 02:15경 심정지로 사망하였다.

나. 사고 발생 전·후의 사정

(1) 개포고등학교측은 이 사건 달리기 대회 개최 전 수업시간이나 조회시간을 통하여 안전교육의 일환으로 학생들에게 안전사고방지에 관한 주의사항을 전달하기는 하였으나 사전에 참가학생들을 상대로 신체검사를 실시하거나 운동능력을 측정하는 등으로 신체 및 건강상태 등에 대하여 조사한 적은 없었고, 대회 당일 출발점에서 320m 가량 떨어진 곳에 학생들을 집합시켜 출발점까지 이동시키면서 학생들에게 빠른 걸음 내지는 가벼운 뛰기를 하는 등으로 준비운동을 하라고 지시는 하였으나 그 외에 별도의 준비운동을 시키지는 않았으며, 달리기에 불참하는 학생들을 달리기 코스 주변에 유도요원 내지 안전요원으로 배치하는 한편, 응급환자 발생에 대비하여 대회 당일 구급차 1대와 간호사 1명을 의료법인 미래의료재단으로부터 지원받아 출발점 근처의 대회본부석에 위 간호사를 대기하게 하고 본부석 부근의 구룡중학교 후문에 위 구급차를 대기하게 하였으나, 이 사건 사고현장은 간호사가 대기한 본부석으로부터 약 2.5㎞ 정도 떨어져 있고 이 사건 달리기 코스인 양재천 산책로에는 차량의 출입을 막기 위한 장치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산책로를 통하여서는 차량으로 사고현장에 접근할 수 없었다.

(2) 한편, 봉형주의 주변에서 달리기를 하다가 봉형주가 쓰러지는 것을 직접 목격한 몇 명의 학생들은 앞으로 쓰러진 봉형주를 똑바로 눕혔으나 봉형주가 계속 입에 거품을 물고 경련을 일으키면서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것을 보고는 당황하여 어찌할 줄 몰라 하다가 교사에게 전화로 사고발생 사실을 알렸는데, 그 과정에서 주변의 학생들은 사고현장을 보고도 그냥 지나쳐버리기도 하였고 성명불상의 교사가 그 지점을 지나가다가 봉형주의 브래지어를 풀어주고는 자기 학교 학생이 아니라면서 그냥 가버리기도 하였다. 잠시 뒤 학생들의 연락을 받은 개포고등학교의 교사들이 도착하였으나 심폐소생술을 취하지는 못하고 다만, 봉형주의 상태를 살피다가 손이 창백해지는 것을 보고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가슴을 몇 번 누르거나 팔다리를 주무르는 한편, 소방서의 119구급대에 구조요청을 하고 봉형주를 업고 대치교쪽 도로로 올라가 구조신고를 받고 도착한 강남소방서 소속의 119구급대 구급차량에 봉형주를 태워 인근 삼성서울병원으로 후송시켰다.

(3) 강남소방서의 119구급대는 09:49경 이 사건 사고신고를 접수하고 09:53경 출동하여 09:55경 현장에 도착한 다음 봉형주를 구급차에 태워 10:07경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도착하였다.

다. 봉형주의 평소 건강상태 및 운동능력 등

(1) 봉형주에 대한 부검은 실시되지 않았다.

(2) 봉형주가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이 되기까지 매년 1회 총 4회에 걸쳐 학교에서 실시하는 건강 및 체력검사 결과를 기록한 학생건강기록부(을 1호증)에 따르면, 1,200m 달리기 등 6개 종목에 대한 4회의 체력검사 결과에 따른 체력급수는 비교적 하위급수인 3급 내지 4급으로 기록되어 있어 전반적인 운동능력은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되어 있고, 체격 및 체질상태는 검사 결과, 대부분의 항목이 정상이거나 별다른 특이점이 없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가장 최근에 실시된 고등학교 1학년 때(2002. 6. 7.)의 체격 및 체질검사 결과 중 기관능력 항목란에 '혈액 및 조혈기, 요주의'라는 기재가 되어 있는데, 조혈기는 혈액을 만드는 곳을 지칭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빈혈이 있을 경우에 사용되는 용어이다.

(3) 한편, 청·장년기에 발생하는 돌연사는 내재되어 있는 심장병이 그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고 청소년기에는 여러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많으나, 봉형주는 심장병과 관련하여 병원에서 진찰받은 적은 없었다. 다만, 빈혈이 있는 사람의 경우 정상인보다 운동중 쉽게 호흡곤란을 호소할 수 있다.

(4) 삼성서울병원의 봉형주에 대한 진료기록에는 봉형주가 이 사건 사고 직후 적어도 15분 내지 20분 동안 효과적인 심폐소생술을 받지 못하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기재가 되어 있고(갑17호증의 4 참조), 위 진료기록에 따르면 이 사건 달리기 운동이 봉형주의 심폐기능에 상당한 부하를 주어 호흡곤란을 발생시킨 것으로 판단된다.

라. 신분관계

원고 봉희종, 조성임은 봉형주의 부모이고, 원고 봉주현, 봉지홍은 봉형주의 동생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2호증의 각 1, 2, 갑3, 6, 9, 10호증, 갑17호증의 1 내지 50, 을1, 6, 10호증, 을2호증의 1 내지 4, 을3, 8호증의 각 1, 2, 을7호증의 1 내지 6, 을9호증의 1, 2, 3의 각 기재, 갑7호증의 1 내지 8의 각 영상, 강남소방서, 삼성서울병원, 대한의사협회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책임의 근거

(1)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봉형주는 원인불명의 심정지에 의한 허혈성 뇌손상으로 뇌사상태에 빠져 소생하지 못하고 결국 사망하였고, 봉형주에 대한 부검이 실시되지 않아 심정지를 유발하게 된 정확한 의학적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나, 이 사건 달리기 운동 이외에는 이 사건 사고를 유발할 만한 다른 특별한 원인이 없었던 점, 다만 봉형주에 대한 건강 및 체력검사 결과 봉형주의 평소 운동능력이 다소 떨어지고 혈액 및 조혈기 계통에 주의할 만한 어떠한 이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봉형주가 이 사건 달리기 운동에 참가하기에는 부적절한 상태에 있었음에도 달리기 운동에 참가하였고, 이에 따라 이 사건 달리기 운동이 봉형주의 심폐기능에 부담을 주어 호흡곤란 및 심정지상태를 유발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봉형주에 대한 적절한 응급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결국 뇌사상태에 빠져 사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2) 학교의 교장이나 교사가 학생을 보호·감독할 의무는 교육법에 따라 학생들을 친권자 등 법정감독의무자에 대신하여 감독을 하여야 할 의무로서 학교에서의 교육활동 및 이에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생활관계에 대하여는 그 보호·감독의무가 미친다고 할 것인데,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달리기대회는 피고 산하의 개포고등학교측이 재학생 등의 체력·정신력 등을 배양하고 애교심 등을 고취한다는 목적하에 대회의 참가 여부 및 결과를 체육점수에 일부 반영하는 방법으로 학생들의 달리기 운동에 참가할 것을 유도하여 주관한 행사로서 이는 교육활동의 일환으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으므로, 개포고등학교의 교장이나 담당교사로서는 이 사건 달리기 대회에 참가하는 학생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즉, 이 사건 달리기대회는 중·고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체력검사의 한 종목인 1,200m 오래달리기 운동보다 훨씬 장거리인 5㎞의 거리를 제한시간 50분 내지 60분 내에 달리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는바, 장거리를 달리는 운동은 호흡순환기 계통에 계속적인 부하를 가하는 전신적 운동이기 때문에 평소 체력이나 건강상태, 운동능력, 대회 당일의 건강상태, 준비운동의 유무 등에 따라서는 호흡곤란 등으로 인하여 심장 등 순환기 등의 신체에 이상을 초래할 위험성이 있는 운동인 데다가 대회 출석 및 달리기 참가 여부, 완주시간, 순위 등 참가 결과에 따라 차등을 둔 일정 점수를 정규 교과목인 체육 점수에 반영하기로 하였기 때문에 내신성적에 민감한 학생들이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거나 성적에 대한 압박감 등으로 인하여 평소 체력이나 건강상태, 운동능력, 당일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하지 않고 대회에 출석하여 달리기에 참가하거나 자신의 능력에 맞지 않게 무리하여 달릴 수도 있으므로, 개포고등학교측으로서는 이 사건 달리기 대회를 개최함에 앞서 사전에 학생들의 건강기록부를 확인하거나 개인면담을 실시하는 등 상당한 방법으로 학생들의 신체 및 건강상태 등을 면밀히 검사하여 달리기대회의 참가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되거나 의심되는 학생을 참가대상에서 제외하고, 달리기대회에 참가하는 학생에 대하여서도 출발 전에 충분하고 적절한 준비운동을 시키며, 나아가 이 사건 달리기 대회가 5㎞에 달하는 장거리를 달리는 운동이고 차량접근이 통제된 장소에서 실시되는 점 등을 감안하여 달리기 코스인 산책로의 주요 지점에 일정 간격으로 교사나 의료진을 배치하거나 또는 신속한 연락 및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여 이 사건과 같이 응급환자가 발생하는 경우 신속하고 적절한 응급구조를 할 수 있는 응급구조체계를 갖추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3) 그런데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개포고등학교측이 이 사건 달리기 대회를 개최함에 있어서 수업시간이나 조회시간 등을 통하여 학생들을 상대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준비운동의 일환으로 학생들로 하여금 집결장소부터 출발지점까지 320m 정도의 거리를 빠른 걸음 내지 가벼운 뛰기의 방법으로 이동하게 하였으며 일부 학생들을 산책로 주변에 유도요원으로 배치하고 본부석과 그 주변에 간호사와 구급차량을 배치하는 등 사고방지를 위한 어느 정도의 안전조치를 취하는 한편, 대회출석 및 달리기 참가 여부에 대하여 불참기회를 주고 완주시간을 비교적 여유 있게 정하기는 하였으나, 앞서 본 이 사건 달리기 대회의 경위 및 진행경과, 이 사건 사고의 발생 및 그 전·후 상황, 봉형주의 사망원인 등에 비추어 위와 같은 개포고등학교측의 조치는 앞서 (2)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달리기 대회를 개최함에 있어서 참가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주의의무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할 것이어서(즉, 대회 출석 및 달리기 참가 여부, 달리기 성적 등을 체육점수와 결부함으로써 성적에 민감한 학생들의 참가를 사실상 강제하면서도 사전에 참가학생들의 신체 및 건강상태에 대하여 검사를 하지 않음으로써 부적절한 학생을 제외하지 않았고, 320m의 거리를 빠른 걸음 등으로 이동하게 하는 외에는 별도로 적절하고 충분한 준비운동을 시키지 않았으며, 이 사건 달리기 운동의 위험성과 대회장소 등을 고려한 적절한 응급구조체계 또한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고 보인다.), 결국 개포고등학교측이 앞서 본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음으로 말미암아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는 개포고등학교의 교장 내지 담당교사의 사용자로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봉형주 및 원고들이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책임의 제한

다만, 봉형주나 그 부모인 원고 봉희종, 조성임으로서도 스스로 앞서 본 바와 같은 망인의 평소 건강상태와 운동능력을 고려하여 불참 사유서를 제출하거나 담당교사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알려 달리기 대회에 참가하지 아니하거나, 부득이 달리기 대회에 참가하는 경우에도 스스로 충분한 준비운동을 하고 자신의 체력에 맞게 속도를 조절하여 달림으로써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며, 달리는 도중에 자신의 신체에 이상을 느끼면 달리기를 중단하는 등으로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달리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한 잘못이 있고, 이러한 원고측의 잘못도 사고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원고측의 잘못을 참작하면, 피고의 책임비율은 50%로 제한함이 상당하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가. 봉형주의 일실수입(이 사건 손해액의 사고 당시 현가 계산은 월 5/12%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르기로 하고, 아래에서는 계산의 편의상 마지막 기간의 월미만 및 원미만의 금액은 각 버린다).

(1) 인정 사실 및 평가내용

(가) 성별 : 여자

생년월일 : 1987. 1. 24.생

사고 당시의 나이 : 16세 3개월 남짓

기대여명 : 64.73년

(나) 주거 및 소득실태 : 봉형주는 이 사건 사고 당시 도시에 거주중인 미성년자로서 성년이 되는 2007. 1. 24.부터 60세가 될 때(2047. 1. 23.)까지 480개월 동안 최소한 도시일용노동자로서 월 1,115,026원(=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른 2002년 하반기 도시일용노임 50,683원 × 월 가동일수 22일)의 수입을 얻을 수 있었다.

(다) 생계비 공제 : 1/3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4, 5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 경험칙, 변론 전체의 취지

(2) 계 산

176,350,430원 = 1,115,026원 × 237.2372(277.5603 - 40.3231) × 2/3

나. 원고 봉희종의 적극손해

(1) 장례비 : 300만 원

(2) 치료비 : 13,041,380원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8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

(3) 그 밖에 원고 봉희종, 조성임은 봉형주의 생존기간 동안 간호사의 조력 외에 위 원고들이 매월 25일씩 교대로 봉형주를 간병하였으므로, 피고는 위 원고들에게 개호비로 각 2,534,14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기초사실에 의하면, 봉형주는 뇌사상태에서 삼성서울병원의 응급실에 있다가 중환자실에서 입원치료를 받았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그 입원치료기간 동안에는 간호사의 전적인 간호를 받았다고 보이므로, 개호비에 관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과실상계

(1) 피고의 책임비율 : 50%

(2) 과실상계 후 재산상 손해액의 계산

(가) 망 봉형주의 일실수입 손해

88,175,215원(= 일실수입 176,350,430원 × 50%)

(나) 원고 봉희종의 적극손해

8,020,690원{= (장례비 300만 원 + 치료비 13,041,380원) × 50%}

라. 공 제

피고는, 이 사건 사고발생 후 재학생, 교직원, 학부모, 동창회 등이 합계 32,345,110원을 모금하여 이를 원고들에게 전달하려 하였으나 원고들이 그 수령을 거부하여 성금을 공탁하였는바, 성금 중 교직원, 학부모, 동창회 등이 모금한 1,984만 원은 손해배상금의 일부로 공탁한 것이므로, 위 1,984만 원은 이 사건 재산상 손해액에서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11, 12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개포고등학교의 재학생, 교직원, 학부모, 동창회 등이 합계 32,345,110원의 돈을 모아 이를 원고 봉희종에게 전달하려 하였으나 원고 봉희종이 수령을 거절한 사실, 이에 피고는 2003. 11. 26. 위 성금 중 교직원, 학부모, 동창회 등의 모금한 1,984만 원(이에 대한 예금이자 98,110원을 포함하여 19,938,110원이나 피고 주장에 따른다.)을 원고 봉희종에게 손해배상금 내지 위자료로 제공하였으나 원고 봉희종이 그 수령을 거절함을 이유로 피공탁자를 원고 봉희종으로 하여 이 법원 2003년금제13266호로 공탁하고, 같은 날 개포고등학교의 재학생이 모금한 12,407,000원에 대하여서도 역시 같은 이유로 피공탁자를 원고 봉희종으로 하여 이 법원 2003년금제13267호로 공탁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와 같이 학교의 교사와 학생, 학부모 등이 망인과 그 가족들인 원고들의 처지를 동정하여 스스로 모금한 성금은 재산상 손해배상금의 일부로 제공된 것이라기 보다는 순수한 위로금 차원에서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비록 위 성금이 피고에 의하여 손해배상의 일부 내지 위자료로 공탁되었다고 할 지라도 공탁된 돈의 성격·출처 등에 비추어 이 사건에서 청구하는 재산상 손해액에서 공제되어야 할 이득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되, 다만 위자료를 산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기로 한다.

마. 위자료

봉형주의 연령, 직업, 가족관계, 사고발생 경위 및 과실 정도, 성금이 공탁된 사정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면, 망 봉형주는 700만 원, 원고 봉희종, 조성임은 각 200만 원, 원고 봉주현, 봉지홍은 각 1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바. 상속관계

망 봉형주의 피고에 대한 95,175,215원(= 재산상 손해 88,175,215원 + 위자료 700만 원)의 손해배상채권은 원고 봉희종, 조성임에게 1:1의 비율로 상속되었으므로, 원고 봉희종, 조성임은 각 47,587,607원(= 95,175,215원 × 1/2)의 손해배상채권을 상속하였다.

사.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 봉희종에게 57,608,297원(= 재산상 손해 8,020,690원 + 위자료 200만 원 + 상속금액 47,587,607원), 원고 조성임에게 49,587,607원(= 위자료 200만 원 + 상속금액 47,587,607원), 원고 봉주현, 봉지홍에게 각 100만 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03. 5. 14.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2004. 9. 14.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 론

따라서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에서 이를 각 인용한다.

판사 최병철(재판장) 홍승현 이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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