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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6. 8. 29. 선고 2014도14364 판결
[외국환거래법위반]〈미등록 외국환업무로 인한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공2016하,1559]
판시사항

외국환거래법 제8조 제1항 본문 위반에 의한 미등록 외국환업무로 인한 외국환거래법위반죄의 성립요건 및 피고인이 등록된 환전영업자로서의 업무만 수행하였을 뿐이라면서 외국환업무의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 범의의 증명 방법과 판단 기준

판결요지

외국환거래법 제8조 제1항 본문 위반에 의한 미등록 외국환업무로 인한 외국환거래법위반죄는 적법하게 등록하지 아니하고 대한민국과 외국 간의 지급·추심·수령 업무를 영위하거나, 그 업무에 직접적으로 필요하고 밀접하게 관련된 부대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성립하는데, 피고인이 등록된 환전영업자로서의 업무만을 수행하였을 뿐이라면서 외국환업무의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 따라서 객관적으로 드러난 피고인의 구체적 업무태양과 통상적인 환전영업자의 업무태양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처벌받는 환치기 범행의 일반적인 수법과의 각 비교, 피고인과 관련된 주위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인의 영업행위를 객관적으로 환전영업자의 정상적인 업무 범위 내의 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지 아니면 외국에서 대한민국으로 외국환을 지급·수령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 행위의 일환으로 볼 것인지 및 이에 대하여 피고인의 범의가 인정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 1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두우 담당변호사 정진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인 1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포괄일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피고인 2의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2는 2011. 6. 28.부터 2012. 5. 18.까지 피고인 2 운영의 환전소에서, 일본에서 일화(일화)를 반입한 성명불상자로부터 일화를 받고 외환은행 소공동지점에서 은행매입환율로 환전한 다음 일정 수수료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일본 내 송금인이 의뢰한 계좌에 이체하는 방법으로 총 28,262회에 걸쳐 일본에서 반입한 일화를 환전한 돈 합계 70,396,261,105원을 국내 수령인들의 계좌에 이체함으로써 기획재정부장관에게 등록하지 아니하고 대한민국과 일본 간의 지급·추심 및 수령 등 외국환업무를 영위하였다.”라는 것이다.

나. 이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2와 일본에 있는 송금업체 사이에 외환당국의 관여 없이 외국환의 지급, 추심 및 수령을 한다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아니한 이상, 피고인 2가 성명불상자의 요청에 따라 일화를 원화로 환전한 후 국내 수령인들의 계좌로 이체해 준 행위만으로는 외국환거래법 제8조 제1항 본문의 위반에 해당하지 않고, 나아가 피고인 2의 위 행위는 등록한 환전업자의 환전업무의 일환으로 평가할 수 있을 뿐, ‘외국통화의 매입’이라는 환전업무의 범위를 넘어 대한민국과 외국 간의 지급, 추심 및 수령에 관한 외국환업무를 업으로 영위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1) 외국환거래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27조 제1항 제5호 는 외국환업무를 하는 데에 충분한 자본·시설 및 전문인력을 갖추어 미리 기획재정부장관에게 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외국환업무를 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외국환업무’에는 대한민국과 외국 간의 지급·추심·수령[ 법 제3조 제1항 제16호 (나)목 ] 및 그 업무에 딸린 업무[ 위 같은 호 (마)목 ,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제6조 제4호 ]가 포함된다. 따라서 ‘대한민국과 외국 간의 지급·추심 및 수령’에 직접적으로 필요하고 밀접하게 관련된 부대업무는 외국환업무에 포함된다( 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8도10912 판결 등 참조).

한편 외국환업무 중 외국통화의 매입·매도 등 ‘환전업무’만을 업으로 하려는 자는 위 외국환업무에 필요한 등록기준보다 완화된 기준으로서 환전업무를 하는 데에 필요한 시설을 갖추어 미리 기획재정부장관에게 등록하면 충분한데( 법 제8조 제3항 ), 환전영업자의 주요 업무는 거주자 또는 비거주자로부터 내국지급수단을 대가로 외국통화를 매입하는 업무이고, 특수한 경우에 한하여 재환전을 위하여 외국통화를 매각하는 업무도 가능하다.

(2) 법 제8조 제1항 본문 위반에 의한 미등록 외국환업무로 인한 외국환거래법위반죄는 적법하게 등록하지 아니하고 대한민국과 외국 간의 지급·추심·수령 업무를 영위하거나, 그 업무에 직접적으로 필요하고 밀접하게 관련된 부대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인데, 피고인이 등록된 환전영업자로서의 업무만을 수행하였을 뿐이라면서 외국환업무의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15. 4. 9. 선고 2014도763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객관적으로 드러난 피고인 2의 구체적 업무태양과 통상적인 환전영업자의 업무태양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처벌받는 환치기 범행의 일반적인 수법과의 각 비교, 피고인 2와 관련된 주위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피고인 2의 영업행위를 객관적으로 과연 환전영업자의 정상적인 업무 범위 내의 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지 아니면 외국에서 대한민국으로 외국환을 지급·수령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 행위의 일환으로 볼 것인지 및 이에 대하여 피고인 2의 범의가 인정되는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3)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 2는 등록한 환전영업자로서, 자신이 운영한 환전소에서 성명불상자들로부터 한 번에 1천만 내지 2천만 엔의 일화를 건네받아 사무실 인근에 있는 외환은행 소공동지점에 가서 환전영업자에 대한 우대환율을 적용받아 원화로 환전한 다음 일정 수수료(은행에 매도한 우대환율 적용 금액과 환전소 매입환율 적용 금액의 차액)를 공제한 금액을 위 성명불상자가 송금리스트에 적어온 송금받을 사람의 이름과 계좌번호에 따라 인터넷뱅킹에 의해 여러 명의 국내 수령인들의 계좌에 분산하여 이체를 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하였다.

(나) 피고인 2는 약 10개월 남짓의 기간 동안 약 703억 원에 이르는 거액을 위와 같은 방식으로 환전·이체해주었는데, 위 기간 동안 피고인 2에게 일화를 건넨 성명불상자들은 총 5~6명에 불과한 소수로서, 이들은 주기적·반복적으로 송금리스트를 가지고 피고인 2의 환전소를 방문하여 일화의 환전 및 이체를 요청하였다.

(다) 환전영업자는 고객으로부터 외국환매각신청서를 제출받아 주민등록증, 여권 등에 의하여 인적 사항을 확인하고 환전장부에 매각자의 인적 사항 등을 기록하여야 하는데, 피고인 2는 외국환매각신청서를 전혀 제출받지 않은 채 환전장부에 환전을 요청한 사람의 이름과 여권번호 등을 기재하는 대신 위 송금리스트에 있는 송금받는 사람의 이름을 기재하였다.

(라) 관계 법령상 환전영업자는 동일자·동일인 기준으로 미화 1만 달러를 초과하는 외국통화를 매입한 경우에는 외국환매각신청서 사본을 매월 국세청장 및 관세청장에게 통보하여야 하고, 동일자·동일인 기준으로 미화 2만 달러를 초과하여 외국통화를 매입하는 경우에는 신고·허가 대상인지 여부를 확인하여야 하며, 2천만 원 이상의 현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는 금융정보분석원장에게 보고하여야 하는데, 피고인 2는 매번 위 금액을 훨씬 초과하는 외국통화를 취급하면서도 이러한 의무사항을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

(마) 피고인 2는 일본에서 약 10여 년간 생활하면서 그곳에서 공동피고인 1(이하 ‘피고인 1’이라 한다)을 알게 되었고, 피고인 1이 서울 중구 (주소 생략) ○○○빌딩 508호에서 ‘△△환전’을 운영하면서 일본 송금업체와 연계하여 무등록 외국환업무를 영위함으로써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단속되어 폐업을 하게 되자, 그 직후 위 사무실을 이어받아 그곳에서 환전업 등록을 하고 환전영업을 시작하였으며, 수개월 단위로 남편, 피고인 2 본인, 남편의 친구 명의 등으로 영업자 명의를 변경하면서 영업을 지속하였다.

(바) 피고인 2가 고객으로부터 일화와 송금리스트를 받고 은행에 가서 환전한 후 계좌이체하는 영업방식은 피고인 1이 무등록 외국환업무를 영위한 업무형태와 전적으로 동일하였고, 피고인 2가 환전한 원화를 인터넷뱅킹으로 이체해준 대상 계좌들 중 상당수는 피고인 1이 위와 같이 일본 송금업체와 연계하여 무등록 외국환업무를 영위할 당시 송금리스트에 의해 송금을 받았던 계좌들과 중복되는 계좌들이었으며, 피고인 2가 동일한 계좌에 송금을 반복한 횟수는 각 수십 회에 이르렀다.

(사) 일본 도쿄 신주쿠 일대의 재일교포들 가운데에서는 외국환은행이나 기타 금융기관을 통하여 적법한 외환거래를 하는 대신에 송금수수료 절감 또는 각종 규제 회피 등 불법적인 목적으로 재일교포들이 운영하는 송금업체들을 통하여 보따리상이 직접 일화 현금을 한국으로 운반하여 이를 환전상을 통하여 환전한 후 원하는 계좌로 이체하는 이른바 ‘환치기’에 의하여 일화를 한국으로 송금하는 관행이 일부 존재해왔다. 피고인 1은 일본에서 위와 같은 송금업체를 직접 운영하기도 하였고 한국에서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과 같이 일화의 환전 및 원화의 계좌이체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일본과 한국 간의 지급·수령 등 무등록 외국환업무를 영위하기도 하였다. 피고인 1은 수사기관 또는 법정에서, 피고인 2와 그 남편 공소외인이 일본에서 오랜 기간 동안 생활하면서 위와 같은 불법적 송금방법을 직접 이용하여 한국으로 송금하기도 하는 등 환치기 관행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고, 일부 송금업자들과는 직접적인 친분도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아) 피고인 1은 수사기관에서 위와 같은 환치기 영업과 관련하여 일본 측 송금업자들이 한국의 환전업자에게 거액의 일화를 맡기면서 환전을 요청할 때에는 그 일화의 분실, 도난 등에 대한 책임을 지기로 사전에 서로 약속을 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자) 한편 일반적인 환전영업자의 업무형태는 주로 외국의 관광객 등 고객이 국내 체류 기간 동안 사용할 돈을 환전하기 위하여 외국환 현금을 소지하여 환전소를 방문하면 환전영업자가 환전소별로 고시한 환율에 의하여 외국환을 매입하면서 평소에 보유하고 있는 원화 현금을 고객에게 내어주는 방식이다. 이때 환전영업자는 주기적으로 지정거래외국환은행에 가서 자신이 매입한 외국환을 매입한 가격보다 높은 환전영업자 우대환율에 따른 가격에 매도함으로써 그 차액을 수익으로 취득하게 된다.

(4)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위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피고인 2가 업무를 영위한 구체적인 태양, 즉 관계 법령상 감독청에 대한 통보·보고 대상에 해당하는 거액의 외국환 현금을 소수의 특정 고객들로부터 주기적·반복적으로 교부받으면서 외국환매각신청서를 제출받지도 않고 고객의 인적 사항을 확인하지도 않은 채 외국환을 피고인 2가 보유하고 있는 자금으로 환전하여 건네주는 대신 매번 외국환은행에 가서 환전한 후 고객이 가져온 송금리스트에 기재된 대로 다수 수령인들의 계좌로 분산하여 이체하며, 환전장부에는 고객의 인적 사항이 아니라 송금받는 사람의 이름을 기재하는 방식 등은 통상적인 환전영업자의 영업형태에 비하여 매우 이례적인 방식에 해당하고, 나아가 피고인 2의 일본에서의 거주·생활 이력, 피고인 1과의 관계, 피고인 1의 영업방식과의 동일성 및 피고인 1의 진술에 나타난 피고인 2와 일본 송금업자와의 관련성, 피고인 1이 일본 송금업자로부터 의뢰받고 국내 수령인들에게 이체해준 계좌와 피고인 2가 고객의 요청대로 이체해준 계좌가 상당수 중복됨으로써 피고인 2의 행위가 일본에서 대한민국으로의 송금에 이용된 것이 확인되는 점 등 여러 가지 정황까지 보태어 보면, 피고인 2의 위와 같은 업무는 객관적으로 환전영업자의 ‘외국통화 매입’이라는 환전업무의 일환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고, 대한민국과 일본 간의 지급 및 수령에 직접적으로 필요하고 밀접하게 관련된 부대업무에 해당하는 외국환업무를 영위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며, 이러한 외국환업무의 영위에 대한 피고인 2의 범의도 위와 같은 간접사실들에 의하여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볼 수 있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 2의 행위가 환전업무의 범위를 넘어 대한민국과 외국 간의 지급, 추심 및 수령에 관한 외국환업무를 업으로 영위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거기에는 외국환거래법상 외국환업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며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인 1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김용덕 김소영(주심) 이기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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