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628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관한법률위반(횡령)[피고인4에대하여인정된죄명: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방조]·특정경제범죄가중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근로기준법위반·업무상횡령][미간행]
판시사항

[1] 주식회사의 주주나 대표이사가 회사 소유 재산을 사적인 용도로 임의 처분한 경우, 횡령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2] 방조범 성립요건으로서 ‘고의’의 의미와 증명 방법

[3] 법원이 공소장변경 없이 직권으로 공동정범으로 기소된 범죄사실을 방조사실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

[4] 양형부당을 상고이유로 할 수 없는 사건에서 정상에 관한 심리미진을 상고이유로 삼을 수 있는지 여부(소극)

[5] 배임죄에서 ‘재산상 손해를 가한 때’의 의미 및 재산상 손해 유무를 판단하는 기준

피 고 인

피고인 1 외 4인

상 고 인

피고인 1 외 3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홍성걸 외 2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피고인 5의 ‘상고이유보충서’ 및 ‘상고이유서 2’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 2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주식회사는 주주와 독립된 별개의 권리주체로서 그 이해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므로, 회사 소유 재산을 주주나 대표이사가 제3자의 자금 조달을 위하여 담보로 제공하는 등 사적인 용도로 임의 처분하였다면 그 처분에 관하여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결의가 있었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횡령죄의 죄책을 면할 수는 없다 (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도3045 판결 , 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08도8851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 1, 2가 피고인 5 등과 공모하여 2009. 7. 28. 피고인 1이 피고인 5로부터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주식 및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사채업자로부터 그 인수대금을 차용하는 과정에서 그 차용금 변제를 위한 담보 제공 및 일부 이자 등의 지급조로 공소외 1 주식회사 명의의 은행 계좌에서 액면금 합계 82억 5,000만 원의 자기앞수표를 인출하여 사채업자에게 교부한 행위가 업무상횡령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업무상횡령죄의 성립요건 및 불가벌적 사후행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은 없다.

그리고 10년 미만의 징역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원심의 양형이 부당하다는 피고인 1, 2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2. 피고인 4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형법상 방조행위는 정범이 범행을 한다는 정을 알면서 그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간접의 행위를 말하므로, 방조범은 정범의 실행을 방조한다는 이른바 방조의 고의와 정범의 행위가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인 점에 대한 정범의 고의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고의는 내심적 사실이므로 피고인이 이를 부정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이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할 것이다. 또한 방조범의 경우에 정범의 고의는 정범에 의하여 실현되는 범죄의 구체적 내용을 인식할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고 미필적 인식 또는 예견으로 족하다 (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3도605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보다 가벼운 범죄사실이 인정되는 경우에, 그 심리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방어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주지 아니한다면 공소장변경 없이 직권으로 가벼운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공동정범으로 기소된 범죄사실을 방조사실로 인정할 수 있다 ( 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2도995 판결 ,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도7166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 4가 피고인 1, 5 등과 공모하여 2009. 7. 28.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자금 합계 82억 5,000만 원을 횡령하였다는 취지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공소장변경 없이 직권으로 피고인 4가, 피고인 1, 5 등이 개인적인 이익을 위하여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자금 82억 5,000만 원을 이자, 소개비 및 담보로 제공하여 사채를 빌린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피고인 1, 5 등에게 사채업자를 소개하고 사채업자와 중개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피고인 1, 5 등의 2009. 7. 28.자 합계 82억 5,000만 원의 업무상횡령 실행행위를 방조하였다고 판단한 제1심판결이 정당하다고 인정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업무상횡령죄에 있어서 방조범의 성립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없다.

또한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4가 제1심에서 이 사건 범죄사실에 대한 고의 내지는 공동정범의 죄책을 부정하는 한편 설령 관여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방조에 지나지 아니함을 주장하였고 또한 공소장변경 없이 직권으로 방조를 인정한 것에 대하여 항소이유로 주장하지 아니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이에 비추어 보면 제1심에서 위와 같이 공소장변경 없이 직권으로 방조사실을 인정한 것이 피고인 4의 방어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주었다고 보이지 아니하며, 따라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판결에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나아가 10년 미만의 징역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원심의 양형이 부당하다는 피고인 4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3. 피고인 5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 는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어 상고이유로 삼을 수 있는 경우를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으로 제한하고 있으므로, 이에 해당하지 않는 사건에 대한 양형부당의 상고이유는 부적법하다. 그리고 이러한 경우 사실심인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양형조건이 되는 범행의 동기 및 수법이나 범행 전후의 정황 등의 제반 정상에 관하여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였음을 들어 상고이유로 삼을 수도 없다 ( 대법원 2008. 5. 8. 선고 2008도198 판결 ,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도12627 판결 등 참조).

원심이 피고인 5에 대하여 징역 3년을 선고한 이 사건에서, 피고인 5는 상고이유로, 자신이 2010. 3. 12. 공소외 2에게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주식 및 경영권을 양도하면서 그 양도대금으로 공소외 1 주식회사에 대한 피해 금액을 모두 변제하였음에도 원심이 이를 인정하지 아니한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피고인 5의 이러한 상고이유 주장은 원심의 양형이 부당하거나 양형조건이 되는 피해 금액의 변제 여부와 같은 범행 전후의 정황 등의 제반 정상에 관하여 제대로 심리하지 아니하였거나 이를 참작하지 아니하였다는 취지로서 위 법리에 비추어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4.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배임죄에서의 재산상 손해를 가한 때에는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된다. 재산상 손해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본인의 전 재산 상태와의 관계에서 법률적 판단에 의하지 아니하고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야 하며, 법률적 판단에 의하여 당해 배임행위가 어떠한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 배임행위로 인하여 본인에게 현실적인 손해를 가하였거나 재산상 실해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에는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에 해당하지만, 그러한 손해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도14585 판결 , 대법원 2011. 12. 13. 선고 2011도10525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 1 등이 2009. 8. 19. 판시 공소외 1 주식회사 명의의 약속어음을 작성한 행위는 대표권을 남용한 행위이지만 그 약속어음 발행의 상대방도 피고인 1 등의 위와 같은 행위가 회사의 영리 목적과 관계없이 피고인 1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그 권한을 남용하여 한 행위라는 것을 충분히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 1 등의 위와 같은 약속어음 발행행위는 공소외 1 주식회사에 대하여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로 인하여 공소외 1 주식회사가 사용자책임이나 불법행위 등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여지도 없어서 결국 공소외 1 주식회사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거나 재산상 손해발생의 위험성이 초래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 1, 2, 3, 5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무죄라고 판단한 제1심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위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약속어음과 업무상배임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은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 1, 2, 4, 5의 상고와 검사의 피고인 1, 2, 3, 5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전수안(재판장) 이상훈 김용덕(주심)

arrow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12.2.2.선고 2011노2540
본문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