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배임죄의 성립 요건인 '손해를 가한 때'의 의미
[2] 대표이사가 개인의 차용금 채무에 관하여 개인 명의로 작성하여 교부한 차용증에 추가로 회사의 법인 인감을 날인하였다고 하더라도 회사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대표이사의 업무상배임 부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수긍한 사례
판결요지
[1]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 배임행위로 인하여 본인에게 현실적인 손해를 가하였거나 적어도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하였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2] 대표이사가 개인의 차용금 채무에 관하여 개인 명의로 작성하여 교부한 차용증에 추가로 회사의 법인 인감을 날인하였다고 하더라도 대표이사로서 행한 적법한 대표행위라고 할 수 없으므로 회사가 위 차용증에 기한 차용금 채무를 부담하게 되는 것이 아님은 물론이고, 나아가 금원의 대여자는 위와 같은 행위가 적법한 대표행위가 아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 할 것이어서 회사가 대여자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이나 법인의 불법행위 등에 따른 손해배상의무도 부담할 여지가 없으므로, 결국 회사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대표이사의 업무상배임 부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수긍한 사례.
참조조문
[1] 형법 제355조 제2항 [2] 형법 제355조 제2항 , 제356조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 배임행위로 인하여 본인에게 현실적인 손해를 가하였거나 적어도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하였다고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도2983 판결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들에 의하면, 공소외 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이던 피고인은 1997. 7. 26.경 장만석으로부터 2억 원을 개인 용도로 차용하고, 피고인 개인 명의의 차용증을 작성하여 장만석에게 교부해 준 사실, 그런데 피고인은 1998. 10.경 공소외 1 주식회사의 회사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되었고, 그로 인하여 피고인으로부터 위 대여금을 변제받기가 어려워진 장만석은 그 무렵 서울구치소로 피고인을 찾아가 피고인에게 위 대여금 2억 원을 공소외 1 주식회사로부터 변제받을 수 있도록 위 차용증에 공소외 1 주식회사의 법인 인감을 날인해 줄 것을 요구한 사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그의 처인 공소외 2으로 하여금 위 차용증에 법인 인감을 날인하고 법인 인감증명서를 교부해 주도록 지시하였고, 공소외 2은 위 차용증에 기재된 피고인의 서명 옆에 자신이 보관중이던 공소외 1 주식회사의 법인 인감을 날인하고, 법인 인감증명서를 장만석에게 교부해 준 사실, 그 후 장만석은 위 차용증을 근거로 공소외 1 주식회사를 상대로 2억 원의 대여금청구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법원은 위와 같은 경위로 피고인이 위 차용증에 추가로 공소외 1 주식회사의 법인 인감을 날인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공소외 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행한 적법한 대표행위라고 할 수 없고, 따라서 피고인 개인의 차용금 채무에 관하여 공소외 1 주식회사가 책임을 질 사유가 될 수는 없다는 이유로 원고 패소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를 적법한 대표행위라고 할 수 없으므로 공소외 1 주식회사가 위 차용증에 기한 차용금 채무를 부담하게 되는 것이 아님은 물론이고, 나아가 장만석은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가 적법한 대표행위가 아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 할 것이어서 공소외 1 주식회사가 장만석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이나 법인의 불법행위 등에 따른 손해배상의무도 부담할 여지가 없으므로, 결국 공소외 1 주식회사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이 공소외 1 주식회사로 하여금 장만석에 대하여 차용금 채무를 부담하게 할 의도로서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거나, 장만석이 위 차용증에 근거하여 공소외 1 주식회사를 상대로 대여금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고 하여 이와 달리 볼 것도 아니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피고인의 이 사건 업무상배임의 범행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그 부분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조치는 정당하다고 수긍이 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업무상배임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