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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9. 03. 17. 선고 2008누33787 판결
법인의 대표자가 횡령한 금액에 대해서도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사외유출로 볼 수 없음[국패]
직전소송사건번호

대법원2007두23323 (2008.11.13.)

전심사건번호

서울고등법원2007누15959 (2007.10.12.)

제목

법인의 대표자가 횡령한 금액에 대해서도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사외유출로 볼 수 없음

요지

법인 대표이사가 횡령한 금액이라도 횡령의 주체인 대표이사의 지위, 법인에 대한 지배정도, 횡령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법인의 조치 등 대표이사 등의 의사를 법인의 의사와 동일시하거나 대표이사 등과 법인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사실상 일치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인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구체적으로 판단해야함

결정내용

결정 내용은 붙임과 같습니다.

관련법령

법인세법 제67조 (소득처분)

소득세법 제127조 (원천징수의무)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05. 7. 6. 원고에 대하여 한 235,046,488원의 2003사업연도 법인세 부과처분과 2001년 귀속소득 8,400,000,000원 및 2002년 귀속소득 21,387,418,000원의 각 소득금액변동통지를 모두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 경위

가. 원고 주식회사 〇〇〇〇닉스(이하 '원고 회사'라 한다)의 대주주였던 박〇명은 2001. 7. 13. 정〇교와 사이에, 박〇명 및 그 특수관계인이 소유하고 있는 원고 회사 주식 5,450,320주(발행주식의 54.8%)를 대금 27,039,607,500원에 양도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받았는데, 다만 위 주식양수도계약상 양수인 명의는 정〇교의 요구에 따라 김〇덕과 황〇영으로 하였다.

나. 정〇교는 약정기일까지 위 주식 양수대금 중 일부를 마련하지 못하게 되자 2001. 8. 21. 우선 주식회사 〇〇캐피탈로부터 액면금 8,400,000,000원의 당좌수표 1매를 빌려 박〇명에게 교부하고, 다음날 원고 회사의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대표이사를 김〇덕으로 교체한 후 김〇덕으로 하여금 원고 회사의 예금 계좌에서 8,400,000,000원을 인출하여 주식회사 〇〇캐피탈의 당좌예금계좌에 입금하게 하여 위 당좌수표가 결제되게 하는 방법으로 나머지 주식 양수대금을 지급하였다.

다. 정〇교는 2002. 3.경 구속되자 같은 달 22. 김〇과 황〇영에게 명의신탁되어 있던 원고 회사의 주식 2,794,930주를 최〇호에게 양도하였고, 최〇호는 같은 날 원고 회사의 대표이사에 취임하여 2003. 4. 3. 해임되기까지 사이에 원고 회사의 융통어음을 남발하는 방법으로 21,387,418,000원을 횡령하였다.

라. 이에 피고는 정〇교와 최〇호의 횡령액을 익금산입하고 상여처분하여 2005. 7. 6. 원고 회사에 대하여 2003 사업연도 법인세 323,907,640원의 부과처분 및 2001년 귀속소득 8,400,000,000원, 2002년 귀속소득 21,387,418,000원의 각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하였고, 이후 원고 회사의 경정청구를 받아들여 2006. 1. 26. 위 법인세 부과처분을 235,046,488원으로 감액경정하였다(2005. 7. 6.자 법인세부과처분 중 위 감액경정으로 일부 취소되고 남은 부분과 위 각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합하여 이하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갑 제5호증의 1, 2, 갑 제7호증의 1, 2, 갑 제8, 9호증, 갑 제10호증의 1, 갑 제15호증의 1, 2, 을 제1 내지 3호증, 을 제4호증의 1, 2, 을 제5호증의 1, 2,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각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회사의 주장

이 사건 각 처분은 정〇교와 최〇호가 원고 회사의 자산을 횡령한 사실에 관하여 그 횡령액이 원고 회사에서 '사외유출'되어 그들에게 '귀속'되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으나, 회사의 임직원이 회사의 자산을 횡령한 경우 피해자인 회사는 횡령을 한 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권 또는 손해배상청구권 등의 권리를 가지게 되므로 원칙적으로 회사의 자산은 형태를 달리하여 사내에 유보되어 있다고 보아야 하고, 예외적으로 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가 횡령행위를 한 경우와 사실상 피용자의 지위에 있는 자가 횡령행위를 한 것을 회사가 사전 또는 사후에 묵인하거나 채권회수를 포기하는 등 그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회수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객관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사외유출로 보아 이를 그 자에 대한 상여로서 소득처분할 수 있다 할 것인데, 이 사건에서 정〇교와 최〇호는 원고 회사의 실질적 경영자도 아니고 원고 회사가 그들의 횡령행위를 묵인하거나 추인한 바 없으므로 그 횡령액을 상여로서 소득처분하여 행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련 법령

법인세법 제67조 (소득처분)

소득세법 제127조 (원천징수의무)

소득세법 제135조 (근로소득지급시기의 의제)

소득세법 시행령 제192조 (소득처분에 의한 배당ㆍ상여 및 기타소득의 지급시기 의제)

다. 인정사실

(1) 정〇교는 박〇명으로부터 원고 회사의 주식을 양수하면서 8,400,000,000원에 이르는 대금채무를 원고 회사 자산으로부터 인출하여 지급한 후, 김〇덕과 공모하여 2001. 12. 21. 사채를 얻어 원고 회사의 주거래은행인 하나은행 〇〇동지점에 7,700,000,000원을 정기예금하고 여기에 근질권을 설정한 다음 김〇덕이 〇〇은행으로부터 7,500,000,000원을 대출받아 사채를 변제하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7,500,000,000원은 하나은행에 정기예금되어 김〇덕을 위하여 담보제공된 것처럼 회계처리하였고, 나머지 900,000,000원은 대표이사 가지급금으로 회계처리하여 이 사건 횡령행위를 은폐하였다.

(2) 정〇교와 김〇덕, 황〇영은 2002. 3.경 최〇호에게 원고 회사 주식을 경영권과 함께 전부 양도하였는데 실제 대금의 수수 없이 계약체결일에 주식 전부를 양도하였으며, 대신 최〇호는 원고 회사의 정기예금에 근질권을 설정하고 김〇덕이 대출받은 것으로 처리된 7,500,000,000원의 채무와 대표이사 가지급금으로 되어 있는 1,800,000,000원(그 중에는 횡령금의 일부를 감추기 위해 분식회계 처리되어 있던 900,000,000원도 포함되어 있다), 그 외 정〇교와 김〇덕이 융통어음을 발행하였으나 아직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어음금채무 약 6,000,000,000원 상당을 인수하기로 하였다.

(3) 이에 따라 최〇호는 2002. 3. 22.경 원고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하나은행 정기예금에 근질권을 설정하여 김〇덕에게 대출된 것으로 되어 있던 7,500,000,000원의 채무에 관하여 차주를 최〇호로 변경하고, 대표이사 가지급금으로 되어 있던 900,000,000원도 최〇호가 승계하였다.

(4) 최〇호는 2002. 12.부터 2003. 2.까지 사이에 하나은행에 대출금채무를 변제하였으나 이는 모두 최〇호가 원고 회사의 자금을 횡령하여 충당한 것이고, 그밖에도 최〇호는 대표이사 가지급금으로 인수하였던 1,800,000,000원도 전혀 변제하지 아니한 채, 오히려 원고 회사를 인수한 뒤 융통어음을 남발하여 21,387,418,000원을 횡령하는 등 부실경영을 하다가 원고 회사를 부도에 이르게 한 뒤 잠적하였으며, 최〇호의 원고 회사 주식에 대한 2002년 기말 지분율은 23.48%에 이르고, 당시 실질적인 의결권 행사가 곤란한 소액주주들의 지분율이 46.8%였다.

(5) 원고 회사의 소액주주들은 정〇교와 최〇호의 횡령사실이 드러나자 2003. 3. 3. 최〇호를 형사고발하고, 정리회사였던 원고 회사의 관리인 최〇근이 2003. 7. 21. 최〇호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여 2003. 10. 16. 승소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되었으며, 2003. 7. 29.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최〇호의 이사 해임을 결의하였다. 또한, 위 관리인 최〇근은 2004. 10. 13. 정〇교와 김〇덕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여 2006. 2. 7. 승소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되는 등 횡령금의 회수를 위한 법적 조치를 취하였다.

[인정 근거] 갑 제4호증, 갑 제5호증의 1, 2, 갑 제10호증의 1 내지 4, 갑 제11호증의 1 내지 3, 갑 제12호증, 갑 제29호증의 1 내지 4, 을 제7호증의 1 내지 4, 을 제9, 10,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법인의 실질적 경영자인 대표이사 등이 법인의 자금을 유용하는 행위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애당초 회수를 전제로 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어서 그 금액에 대한 지출 자체로서 이미 사외유출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9. 12. 24. 선고 98두7350 판결, 대법원 2001. 9. 14. 선고 99두3324 판결 등 참조). 여기서 그 유용 당시부터 회수를 전제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에 대하여는 횡령의 주체인 대표이사 등의 법인 내에서의 실질적인 지위 및 법인에 대한 지배 정도, 횡령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및 횡령 이후의 법인의 조치 등을 통하여 그 대표이사 등의 의사를 법인의 의사와 동일시하거나 대표이사 등과 법인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사실상 일치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인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적ㆍ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이러한 특별한 사정은 이를 주장하는 법인이 입증하여야 한다.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에서 인정한 사실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비록 정〇교, 최〇호가 각각 순차로 원고 회사의 발행주식의 54.8%, 23.48%를 보유한 대주주이자 대표이사 또는 실질적 경영자에 해당하고, 소액주주들의 실질적 의결권 행사가 곤란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 회사는 코스닥 상장법인으로서 소액주주 등 나머지 주주들이 약 45%(최〇호가 대표이사이었을 경우에는 약 76.5%) 상당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으므로 정〇교나 최〇호의 의사를 코스닥 상장법인인 원고회사의 의사와 동일시하거나 원고 회사와 정〇교, 최〇호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사실상 일치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또한 정〇교가 2001. 7. 13. 위 주식양수계약을 체결하고 나머지 잔대금을 지급하기도 전인 같은 해 8. 22. 원고 회사의 자산 84억 원을 횡령하고, 그로부터 6개월 후인 2002년 3월경 정〇교로부터 원고 회사의 주식 및 경영권을 인수한 최〇호 역시 2003. 4. 3.에 원고 회사의 대표이사에서 해임되기까지 약 1년 여에 걸쳐 원고 회사의 자산 213억여 원 상당을 횡령함으로써 2003년 3월경 원고회사를 부도에 이르게 하였는바 위와 같이 정〇교, 최〇호가 일련의 횡령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2003. 3. 3.경 이러한 횡령사실을 알게 된 원고 회사의 임직원 등이 최〇호를 형사고소하고, 원고 회사의 도산으로 회사정리절차가 개시된 후인 2003. 7. 21.경 정리회사였던 원고 회사의 관리인 최〇근이 최〇호를 상대로 위 횡령 등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여 2003. 10. 16. 원고 승소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되었으며, 같은 달 29.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최〇호를 대표이사에서 해임하였고, 2004. 10. 13. 원고 회사가 정〇교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여 2006. 2. 8. 원고 승소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되었는바, 원고 회사가 그 횡령사실을 알게 된 직후부터 최〇호 등에 대한 권리행상에 착수하여 정〇교, 최〇호에 대하여 위 횡령으로 인한 손배배상채권을 확보하고 있고, 달리 원고 회사가 정〇교, 최〇호의 횡령을 묵인하였다거나 추인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는 점(횡령행위에 대한 묵인 내지 추인이 성립하려면 적어도 횡령행위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할 것인데, 을 제14호증 내지 을 제18호증(각 가지번호 생략)의 기재만으로 원고 회사가 정〇교나 최〇호의 횡령행위를 인식하였음에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오히려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 회사의 소액주주들은 2003. 3. 3.경에야 최〇호 등의 횡령사실을 알고 비로소 민ㆍ형사상의 조치를 취하기 시작한 것임을 알 수 있으므로 횡령에 대한 묵인 내지 추인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등 횡령 전후의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정〇교, 최〇호의 위 횡령행위가 그 당시 곧바로 회수를 전제로 하지 않은 것으로서 횡령금 상당액의 자산이 사외유출되었다고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횡령금 상당액의 자산이 사외유출되었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각 처분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 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이 사건 각 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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