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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7두23323 판결
[법인세등부과처분취소][공2008하,1690]
판시사항

법인의 실질적 경영자인 대표이사 등이 법인의 자금을 유용한 행위가 자금에 대한 지출 자체로서 자산의 사외유출에 해당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및 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의 판단 방법과 그 증명책임자(=법인)

판결요지

법인의 실질적 경영자인 대표이사 등이 법인의 자금을 유용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애당초 회수를 전제로 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어서 그 금액에 대한 지출 자체로서 이미 사외유출에 해당한다. 여기서 그 유용 당시부터 회수를 전제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에 관하여는 횡령의 주체인 대표이사 등의 법인 내에서의 실질적인 지위 및 법인에 대한 지배 정도, 횡령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및 횡령 이후의 법인의 조치 등을 통하여 그 대표이사 등의 의사를 법인의 의사와 동일시하거나 대표이사 등과 법인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사실상 일치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인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이러한 특별한 사정은 이를 주장하는 법인이 입증하여야 한다.

원고, 상고인

정리회사 주식회사 화인썬트로닉스의 관리인 최형근의 소송수계인 주식회사 화인썬트로닉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대지외 5인)

피고, 피상고인

성동세무서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나서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안에서)를 판단한다.

법인의 실질적 경영자인 대표이사 등이 법인의 자금을 유용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애당초 회수를 전제로 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어서 그 금액에 대한 지출 자체로서 이미 사외유출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1999. 12. 24. 선고 98두7350 판결 , 대법원 2001. 9. 14. 선고 99두3324 판결 등 참조). 여기서 그 유용 당시부터 회수를 전제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에 대하여는 횡령의 주체인 대표이사 등의 법인 내에서의 실질적인 지위 및 법인에 대한 지배 정도, 횡령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및 횡령 이후의 법인의 조치 등을 통하여 그 대표이사 등의 의사를 법인의 의사와 동일시하거나 대표이사 등과 법인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사실상 일치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인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적ㆍ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이러한 특별한 사정은 이를 주장하는 법인이 입증하여야 한다.

원심은, 소외 1이 주식회사 화인썬트로닉스(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의 대주주였던 소외 2로부터 소회 회사의 주식 5,450,320주(발행주식의 54.8%)를 양수함에 있어 위 주식양수인으로서의 지위를 이용하여 위 주식양수대금 84억 원을 소외 회사의 자산으로부터 인출하여 지급함으로써 이를 횡령하고, 소외 3은 소외 1로부터 소외 회사의 주식 2,794,930주(발행주식의 23.48%)와 그 경영권을 인수하여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소외 회사 명의의 융통어음을 함부로 발행하여 할인받는 방법으로 21,387,418,000원을 횡령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회사의 대표이사 등 임원이 그의 지위를 이용하여 회사의 수익을 사외에 유출시켜 자신에게 귀속시킨 돈 중 회사의 사업을 위하여 사용된 것이 분명하지 아니한 것은 당초 회수를 전제로 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므로 그 금액에 대한 지출 자체로 사외유출에 해당하여, 소외 1과 소외 3이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 내지 실질적 경영자로서 피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사외유출되어 그들에게 귀속된 소외 회사의 자산은 당초 회수를 전제로 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고 보아서, 이에 대한 소외 회사의 추인이나 묵인이 있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 및 기록에 의하면, 비록 소외 1, 소외 3이 각각 순차로 소외 회사 발행주식의 54.8%, 23.48%를 보유한 대주주이자 대표이사 또는 실질적 경영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소외 회사는 코스닥 상장법인으로서 소액주주 등 나머지 주주들이 45%( 소외 3이 대표이사이었을 경우에는 76.5%) 상당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고, 또한 소외 1이 2001. 7. 13. 위 주식양수계약을 체결하고 그 대금을 지급하기도 전인 같은 해 8. 22. 소외 회사의 자산 84억 원을 횡령하고, 그로부터 6개월 후인 2002년 3월경 소외 1로부터 소외 회사의 주식 및 경영권을 인수한 소외 3 역시 2003. 4. 3.에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에서 해임되기까지 약 1년 여에 걸쳐 소외 회사의 자산 213억여 원 상당을 횡령함으로써 2003년 3월경 소외 회사를 부도에 이르게 하였으며, 2003. 3. 3.경 이러한 횡령사실을 알게 된 소외 회사의 임직원 등이 소외 3을 형사고소하고, 소외 회사의 도산으로 회사정리절차가 개시된 후인 2003. 7. 21.경 정리회사의 관리인인 원고가 소외 3을 상대로 위 횡령 등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여 2003. 10. 16. 원고 승소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되었으며, 같은 달 29.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소외 3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하였고, 2004. 10. 13. 원고가 소외 1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여 2006. 2. 7. 원고 승소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소외 1, 소외 3이 일련의 횡령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소액주주 등이 45%(또는 76.5%) 이상이나 되는 코스닥 상장법인인 소외 회사에 있어서 소외 1이나 소외 3의 의사를 소외 회사의 의사와 동일시하거나 소외 회사와 소외 1, 소외 3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사실상 일치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소외 회사가 소외 1, 소외 3의 횡령을 묵인하였다거나 추인하였다고 볼 사정이 없고, 소외 회사가 그 횡령사실을 알게 된 직후부터 소외 3 등에 대한 권리행사에 착수하여 소외 1, 소외 3에 대한 위 횡령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확보하고 있는 점 등 횡령 전후의 여러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위 횡령 당시 곧바로 회수를 전제로 하지 않은 것으로서 횡령금 상당액의 자산이 사외유출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보여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사건에서 소외 1, 소외 3이 모두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 내지 실질적 경영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소외 1, 소외 3의 횡령으로 인하여 그들에게 귀속된 소외 회사의 자산은 당초 회수를 전제로 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므로, 이에 대한 소외 회사의 추인이나 묵인이 있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사외유출된 것으로 보아 상여로 소득처분한 것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소득처분에 있어서의 사외유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그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고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영란 안대희 양창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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