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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 4. 9. 선고 2014도14191 판결
[농수산물의원산지표시에관한법률위반]〈농수산물 원산지 표시 사건〉[공2015상,709]
판시사항

[1] 홍삼과 같은 농산물 가공품의 경우, 원재료인 수삼의 원산지가 모두 국내산이면 원산지를 ‘국산’으로 표시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그러한 홍삼을 원재료로 하는 홍삼절편의 경우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2] 국내 특정 지역의 수삼과 다른 지역의 수삼으로 만든 홍삼을 주원료로 하여 특정 지역에서 제조한 홍삼절편의 제품명이나 제조·판매자명에 특정 지역의 명칭을 사용한 경우, 이를 곧바로 ‘원산지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는 행위’로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제1호 , 제3항 , 제14조 ,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조 제1항 [별표 1],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4조 [별표 5], 인삼산업법 제15조 제1항 , 인삼산업법 시행령 제3조의2 , 농수산물 품질관리법 제2조 제1항 제8호 , 제32조 제1항 , 농수산물 품질관리법 시행령 제12조 본문, 단서의 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홍삼과 같은 농산물 가공품의 경우 원재료인 수삼의 원산지가 모두 국내산이라면 원산지를 ‘국산’이라고 표시할 수 있고, 그러한 홍삼을 원재료로 하는 홍삼절편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2] 홍삼절편과 같은 농산물 가공품의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조·가공한 지역의 명칭을 제품명에 사용하는 것도 법령상 허용되고 있다. 여기에다 인삼류는 농산물 품질관리법에서 명성·품질 등이 본질적으로 국내 특정 지역의 지리적 특성에 기인하는 농산물로는 취급되지 않고 있다는 점과 형벌법규는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점까지 더하여 보면, 국내 특정 지역의 수삼과 다른 지역의 수삼으로 만든 홍삼을 주원료로 하여 특정 지역에서 제조한 홍삼절편의 제품명이나 제조·판매자명에 특정 지역의 명칭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곧바로 ‘원산지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는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헌암 담당변호사 유병일 외 3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이하 ‘원산지표시법’이라 한다) 제14조 , 제6조 제1항 제1호 는 원산지 표시를 거짓으로 하거나 이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원산지표시법 제6조 제3항 에 의하면, 제1항 을 위반하여 원산지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 등에 필요한 사항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공동 부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4조 [별표 5]에서는 원산지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원산지 표시란에는 원산지를 바르게 표시하였으나 포장재·푯말·홍보물 등 다른 곳에 이와 유사한 표시를 하여 원산지를 오인하게 하는 표시 등을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원산지 표시란에는 ‘국내산’으로 표시하고 포장재 앞면 등 소비자가 잘 보이는 위치에는 큰 글씨로 ‘경기특미’ 등과 같이 국내 유명 특산물 생산지역명을 표시한 경우를 그 예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위 시행규칙에서 농산물 가공품의 경우 어느 범위에서 지역 명칭을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는 명확히 정하고 있지 않고, 이와 관련하여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발간한 ‘원산지 표시제 주요 문답 자료’에서는 “국내가공품에 지역명칭을 제품명으로 사용할 경우에는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사용하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천 쌀과 같이 지역명과 농산물명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에는 이천 지역에서 생산된 쌀을 사용하여야 합니다. 다만 강릉한과처럼 농산물 가공품을 그 지역에서 제조·가공하였다면 지역명을 사용하는 것은 가능합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인삼산업법 제15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3조의2 는 홍삼 등 인삼류를 제조하는 자로 하여금 해당 연근 및 원산지를 표시하도록 하고 있고 그 표시방법 등에 관하여는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원산지표시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5조 를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원산지표시법 시행령 제5조 제1항 [별표 1]에서는 농수산물 가공품의 경우에는 “사용된 원료(물, 식품첨가물 및 당류는 제외한다)의 원산지가 모두 국산일 경우에는 원산지를 일괄하여 ‘국산’이나 ‘국내산’ 또는 ‘연근해산’으로 표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농수산물 품질관리법 제2조 제1항 제8호 는 “‘지리적표시’란 농수산물 또는 농수산가공품의 명성·품질, 그 밖의 특징이 본질적으로 특정 지역의 지리적 특성에 기인하는 경우 해당 농수산물 또는 농수산가공품이 그 특정 지역에서 생산·제조 및 가공되었음을 나타내는 표시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32조 제1항 은 “농림축산식품부장관 또는 해양수산부장관은 지리적 특성을 가진 농수산물 또는 농수산가공품의 품질 향상과 지역특화산업 육성 및 소비자 보호를 위하여 지리적 표시의 등록 제도를 실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같은 법 시행령 제12조 는 그 본문에서 “ 법 제32조 제1항 에 따른 지리적 표시의 등록을 위한 지리적 표시 대상지역은 자연환경적 및 인적 요인을 고려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따라 구획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다음, 그 단서에서 “인삼산업법에 따른 인삼류의 경우에는 전국을 단위로 하나의 대상지역으로 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인삼류의 경우에는 국내 특정 지역에 대하여 지리적 표시의 등록을 아예 못하도록 하고 있다.

2. 위와 같은 관계 법령의 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우선 홍삼과 같은 농산물 가공품의 경우 그 원재료인 수삼의 원산지가 모두 국내산이라면 그 원산지를 ‘국산’이라고 표시할 수 있고, 그러한 홍삼을 원재료로 하는 홍삼절편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또한 홍삼절편과 같은 농산물 가공품의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제조·가공한 지역의 명칭을 제품명에 사용하는 것도 법령상 허용되고 있다고 보인다. 여기에다 위와 같이 인삼류는 농산물 품질관리법에서 그 명성·품질 등이 본질적으로 국내 특정 지역의 지리적 특성에 기인하는 농산물로는 취급되지 않고 있다는 점과 형벌법규는 그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점까지 더하여 본다면, 국내 특정 지역의 수삼과 다른 지역의 수삼으로 만든 홍삼을 주원료로 하여 그 특정 지역에서 제조한 홍삼절편의 제품명이나 제조·판매자명에 그 특정 지역의 명칭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곧바로 ‘원산지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는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3.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들이 2010년 1월경부터 2013년 11월경 사이에 ○○산 수삼과 국내 기타 지역산 수삼으로 만든 홍삼을 주원료로 ‘봉밀○○홍삼절편’ 제품(이하 ‘이 사건 제품’이라 한다)을 제조하고 포장박스 앞면에 제품명은 ‘봉밀○○홍삼절편’, 판매자는 ‘○○인삼농협’, 박스 오른쪽 상단에는 ‘대한민국 특산품’이라고 기재하고, 인터넷 광고 등을 통하여 ‘○○는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해양성 기후로 ~중략~ 홍삼제조 시 최상급인 천지삼 비율이 높게 나타나므로 홍삼원료를 생산하는 6년근 인삼의 본고장으로 명성이 나게 된 것임’ 등으로 광고를 하여 위 제품이 마치 △△ ○○군에서 수확한 ○○ 인삼을 사용하여 만든 지역 특산품인 것처럼 표시, 광고를 하면서 이를 인터넷 등을 통하여 판매함으로써 원산지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것이다.

앞서 본 관계 법령의 내용과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우선 피고인들이 이 사건 제품의 주원료인 홍삼의 원산지를 ‘국산’이라고 적법하게 표시한 이상, 제품명과 판매자명에 ‘○○’라는 명칭을 사용하였다고 하여 이를 ‘원산지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는 행위’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또한 피고인들이 인터넷 쇼핑몰에서 이 사건 제품을 판매하면서 ○○지역 홍삼의 우수성을 알리는 광고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제품의 원재료에 실제로 ○○지역 수삼이 포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위 광고 문구는 위 홍삼을 가공·판매하는 피고인 ○○인삼협동조합이 자신의 지역 기반인 ○○지역 홍삼의 일반적인 특징을 홍보하는 내용으로도 볼 수 있으므로 그러한 사정이 더해진다고 하여 달리 볼 것도 아니라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을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원산지표시법 제6조 제1항 제1호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이상훈 김창석(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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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북부지방법원 2014.6.13.선고 2013고단29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