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서울고등법원 1987. 6. 10. 선고 86구548,86구589 판결
[해임처분취소,고충심사결정취소(병합)][판례집불게재]
원고

손호길

피고

충주시장

주문

피고가 1986. 1. 31. 원고에 대하여 한 해임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를 기각하고, 피고가 1986. 1. 8. 원고에 대하여한 고충심사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소는 이를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원고는 주문기재와 같은 해임처분 및 고충심사결정을 각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라는 판결을 구하다.

이유

1. 먼저 해임처분취소 청구부분을 본다.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1호증의 1 내지 4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1981. 7. 5. 충주시 지방공무원으로 임용된 이래 지방행정주사보로서 충주시립 중앙도서관 차석으로 근무해 왔었는 바, 첫째, 원고가 부산직할시 남구청에 재직중 1975. 4. 15. 파면처분된 이래 그에 대한 쟁송으로 1985년경까지 7차례에 걸쳐 그 취소등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왔고, 위 각 소송에서 원고가 모두 패소한 결과 원고가 부담할 소송비용액이 합계금 173,100원에 이르름에도 이중 금48,300원은 1986. 1. 16.까지도 납부하지 아니하는등하여, 대외적으로 기관의 명예를 실추히키고, 또한 공무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하여 왔고, 둘째, 1985. 12. 10.에는 원고의 연가신청에 대한 상사의 결제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임의로 근무지를 이탈하여 근무하지 아니하였고, 세째, 1986. 1. 11.에는 원고가 당직근무자로 지정되어 당직근무를 성실히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당일 16:30부터 18:10까지 무단으로 근무지를 이탈하여 직무를 태만히 함으로써 성실의무를 위반하였고, 네째, 원고는 원고의 처 윤경란과 1981. 2. 17. 이혼을 하였음에도 동인의 주민등록상 원고가 그대로 호주로 기재 되었음을 이용하여, 1983. 11. 16. 부양가족신고서 상에 동인을 처로 신고함으로서 1986년 1월까지 27개월간의 가족수당 금305,000원을 부당하게 지급받고, 주민등록법 제11조 의 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성실의무에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1986. 1. 29. 충주시 인사위원회에서 해임의 의결을 하고 이에 따라 1986. 1. 31. 피고가 해임의 결정 및 통지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다음과 같은 사유를 들어 원고에 대한 위 징계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첫째로, 원고는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를 다루는 이 사건 인사위원회가 열린 1986. 1. 29.에는 심한 몸살, 감기로 위 위원회에 원고가 출석하여, 충분한 진술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위 위원회를 강행하여 원고에게 충분한 진술을 할 기회를 주지 아니하였고, 둘째로, 원고가 부산직할시 남구청에 근무중 1975. 4. 15. 파면된 점에 대하여, 그후 수차례에 결쳐 그 파면처분의 위법함을 소송으로 다투는 것은 헌법상 국민에게는 재판청구권 및 청원권등이 보장되어 있으므로, 이는 국민의 당연한 권리로서, 이로서 공무원의 품위를 손상시킨 것으로는 되지 아니하고, 셋째로, 원고가 1985. 12. 10. 연가신청에 대한 상사의 결재도 없이 임의로 근무지를 이탈하였다는 점에 대하여는 당일에는 원고가 제기한 소송에 대한 선고공판이 서울에서 열리게 되어 있어서, 이에 출석할 수 있도록 상사에게 연가의 신청을 하고, 상사의 결재를 얻으려고 수차 시도하였으나, 그때마다 상사가 출타중이어서 만나지 못하고 결재를 받지 못하였을 따름이고, 위와 같은 연가신청에 대하여는 상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받아들이도록 되어 있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은 부득이한 것으로서 징계의 사유가 되지 아니하고, 네째로, 1986. 1. 11. 원고가 당직근무를 철저히 하지 아니하였다는 점에 대하여는, 당일 당직근무중 저녁식사를 위하여 잠시 외출하였을 따름이므로 이역시 징계의 사유로 될 수 없고, 다섯째로, 이혼한 처를 부양의무자로 신고하여 가족수당을 부당하게 지급받았다는 점에 대하여는, 원고는 위 윤경란과 합의 이혼한 후, 1982. 2. 23.경부터는 다시 결합하여, 동거하면서 부부생활을 유지해 왔고, 이러한 사실상의 배우자에 대하여도 부양의무를 부담하는 것이므로, 이에 기하여 가족수당을 수령한 것은 정당한 것이므로, 피고의 위 징계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하고, 끝으로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피고는 1985. 12. 24. 원고에 대하여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을 한 후, 1개월정도 지난후에 다시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하고, 또한 원고가 부담하게된 소송비용 및 원고가 부당하게 수령하였다는 가족수당등은 원고가 모두 이를 지급 또는 반환하였음에도 위와같은 경미한 정도의 징계사유를 들어 해임이라는 무거운 징계를 한것은 재량권의 남용으로서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원고가 부당하게 가족수당을 수령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살피건대, 공성부분에 관하여는 성립에 다툼이 없고, 나머지 부분에 관하여는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여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갑 67호증의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소외 윤경란과 혼인하였다가 1981. 2. 17. 협의이혼하여 별거생활을 하여 오다가 1982. 2. 23.경부터는 다시 결합하여 동거하면서 부부생활을 영위해 왔고, 위 소외 윤경란의 주민등록표상에는 위와같이 이혼 및 별거의 과정이 제대로 기재되지 아니하여 원고가 세대주로서 그대로 기재되어 있었으며, 이를 이용하여 원고가 위 소외인을 부양의무있는 가족으로 신고하여 가족수당을 수령해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위 소외인이 사실상의 부부로서 동거생활을 해 오고있고 또한 위 소외인의 주민등록표상에도 원고가 세대주로 기재되어 있어 결과적으로 사실과 부합되게 된 이상, 원고는 위 소외인에 대하여 부양의무가 있고, 따라서 위와같이 가족수당을 수령한 것은 정당하다 할 것이므로, 위 점에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있다.

그러나 수개의 징계사유중 그 일부가 독립하여 징계사유가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의 징계사유만으로도 그와 같은 징계처분을 함에 족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자체가 무효로 되거나 취소되어야 한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인바( 대법원 1982. 9. 14. 선고 82누46 판결 참조), 이 사건 징계처분의 사유중 나머지의 사유만으로도 원고에 대하여 해임의 징계처분을 함은 상당하다고 인정됨은 뒤에서 보는 바와 같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첫째로, 원고가 1975. 4. 15.자 원고에 대한 파면처분에 대하여 수차에 걸쳐 소송을 제기한 것은 헌법상 인정된 권리로서 정당한 것이라는 점에 대하여는, 모든 국민은 법원에 대하여 재판청구권을 가지고, 그가 입은 불이익에 대하여는 쟁송의 방법으로 그 권리의 구제를 받을 권리가 헌법상 보장되어 있음은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으나, 한편 지방공무원법 제55조 는 품위유지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이는 공직의 체면, 위신, 신용을 유지하고, 주권자인 국민의 수임자로서 국민전체의 봉사자로서의 직책을 다함에 손색이 없는 직무의 내외를 불문한 몸가짐을 뜻하는 것이라 할 것인바( 위 대법원 1982. 9. 14. 선고 82누46 판결 참조), 원고가 자인하는 바와 같이, 원고가 부산직할시 남구청에 근무하던중 1975. 4. 15. 파면처분을 당한 것에 대하여 이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를 제기하여 원고패소의 확정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쟁송을 그치지 아니하였고, 특히 1981. 7. 5. 충주시 지방공무원으로 다시 임용된 이후에도, 지방공무원으로서 성실히 근무할 의무에 위배하여 1985년 말경까지 전후 7차례에 걸쳐 소송의 제기를 일삼아 온 사실은 공무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둘째로, 원고가 이 사건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진술할 기회를 갖지 못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성립에 다툼이 없는을 12호증의6, 변론의 전취지에 의해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을12호증의5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1986. 1. 25. 원고에 대하여 1986. 1. 29. 14:00에 원고에 대한 징계사항을 논의하기 위한 인사위원회가 개최된다는 사실을 통지하고 그 무렵 원고는 위 통지를 받았으며, 더욱이 피고는 1986. 1. 29. 당일 13:20경 부터 13:50경 사이에 그 직원인 김병옥을 통하여 원고를 방문케 하여 위 사실을 통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원고가 몸이 불편하여 스스로 위 위원회에 출석하여 진술하지 못하였다는 사유만으로서는, 원고에게 그 진술의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한 것으로는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세째로, 1985. 12. 10. 원고가 임의로 근무지를 이탈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원고가 위 일자에 근무지를 이탈한 사실은 스스로 자인하고 있는 바이고, 비록 원고가 그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위 일자에 근무할 수 없는 사정이 있어 연가의 신청을 하였다 하더라도 사전에 상사로부터 이에 대한 결재를 받지 아니한 이상, 원고의 불가피한 개인적인 사정이 있었다거나 상사가 당일 출타중이어서 결제를 받을 수 없었다는 등의 이유만으로는, 스스로 근무지를 떠난 위 사실을 정당화할 사유가 되지 못하며,

네째로, 1986. 1. 11. 당직근무중 무단으로 근무지를 이탈한 점에 관하여는, 위 사실은 원고 스스로 자인하면서 다만 식사를 위하여 잠시 외출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당직근무지를 이탈한 것을 정당화할 사유는 될 수 없다 할 것이다.

끝으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임의 징계처분은 앞에서 본 각 징계사유가 극히 경미한 사항들인 점등에 비추어,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이 있다는 주장에 대하여 보건대, 징계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재량권의 범위를 넘는가의 여부는 그 성질상 징계의 사유가 된 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하여는 행정목적과 이에 수반되는 제반사정을 객관적으로 심사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원고에 대한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징계사유와 아울러, 특히 성립에 다툼이 없는을 4 내지 58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바와 같이, 원고는 1981. 7. 5.충주시 지방공무원으로 임용된 이래 1986. 1. 31. 이 사건 해임의 처분을 당하기 직전까지, 호봉재획정 요구, 소양고사 실시 성적의 통고요청, 승진누락에 대한 해명요구, 연고지 배치계획에 따른 원고의 연고지 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데 대한 해명요구등의 사유로 원고의 임용권자인 피고에 대하여 뿐만 아니라, 상급기관인 충청북도지사, 내무부장관, 정부합동민원실등에 끊임없이 진정서, 탄원서등을 제출하고 고충심사의 청구를 하는등하여, 공무원으로서 성실하게 근무하여야할 의무를 저버리고, 불평, 불만, 쟁송만을 일삼아 왔으며, 이로 인하여 공무원의 복무자세나 기강의 확립에 적지않은 문제점을 야기하여 왔고, 또한 함께 근무하는 다른 직원들간의 융화나 근무분위기 조성에 있어서 결정적인 나쁜 영향을 미쳐온 사실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 보면, 원고의 위화 같은 비위사실에 대하여 해임의 징계처분을 한것은 적절한 것으로 보여지므로 원고의 위 재량권남용의 주장 역시 이유없다 할 것이다.

2. 다음으로, 고충심사결정의 취소청구부분을 본다.

성립에 다툼이 없는을 44호증, 을 58호증의1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1985. 5. 10. 피고에 대하여,

첫째, 원고의 현재 호봉인 16호봉을 20호봉으로 재획정요구,

둘째, 1984년 시에서 실시한 소양고사 결과의 통보요구,

세째, 원고를 4년간 승진에서 누락시킨 이유의 해명요구,

네째, 원고가 4년간의 4회에 결쳐 연고지 배치 신청을 하였음에도 받아 들여지지 아니한 처리결과에 대한 해명요구의 4가지 사유를 들어, 고충심사의 청구를 하였는바, 이에 대하여 충주시 보통고충심사위원회에서는 1986. 1. 8. 원고의 위 고충심사청구는 이유없다는 결정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1986. 1. 25. 위 보통고충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대하여 불복하여 1986. 1. 25. 재심사청구를 하였음에도 60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결정이 없으므로 이의 취소를 구하기 위하여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먼저, 위와같은 고충심사결정에 대하여 행정소송의 방법으로 그 취소를 구할 수 있는지의 점에 관하여 살펴본다.

지방공부원법 제67조의2 제1항 의 규정에 의하면 "공무원은 누구나 근로조건 또는 인사관리 기타 신상문제에 대하여 인사상담이나 고충의 심사를 청구할 수 있으며, 청구를 받은 임용권자는 이를 인사위원회에 부의하여 심사하게 하거나, 소속 공무원으로 하여금 상담하게 하고, 그 결과에 따라 고충의 해소등 공정한 처리를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이와같은 고충심사제도의 입법목적은, 공무원의 권익을 보장하고, 원만한 행정환경을 조성하며, 행정능률을 높이기 위하여, 원래는 위법한 것으로까지는 인정되지 아니하여 행정소송등의 법적인 절차에 의하여 구제받을 수 있는 대상으로는 되지 아니하는, 인사관리, 근무조건, 신상문제에 대하여 은혜적인 견지에서 임용권자등에게 그 시정과 개선책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여 법률적인 쟁송의 절차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실상의 절차에 의하여 그 고충을 해소하고자 함에 있다할 것이고, 위 법 제67조의2, 제1항 의 끝부분에서 "청구를 받은 임용권자는... 그 결과에 따라 고충의 해소등 공정한 처리를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취지도 역시 위와 같은 입법 목적에 기인하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와같은 제도의 목적에 비추어 보면, 고충심사의 청구에 대하여는 그 자체의 내부적인 결정이 있음으로써 종결되는 것이고, 이에 대하여 따로이 행정소송의 방법으로 그 결정의 취소를 구할 수는 없다 할 것이며, 위 지방공무원법이나 지방공무원 임용령등에서 고충심사의 처리방법이나 절차에 대하여는 별도의 규정을 두면서, 이에 대한 불복방법에 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것은 위와 같은 까닭이라 할 것이다(다만 지방공무원 임용령 제76조 의 규정에 의하면, 이 영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으로서 고충심사에 필요한 사항에 대하여는 소청절차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되어 있는바, 여기에서 "고충심사에 필요한 사항"이라 함은 그 처리방법이나 절차에 관한 사항만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그에 대한 불복방법까지는 포함되지 아니한 것으로 볼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고충심사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소 부분은, 그 취소를 구할 법률적 이익 없는 것으로서 부적법한 소라 할 것이다.

3. 따라서 피고가 1986. 1. 31. 원고에 대하여 한 해임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부분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피고가 1986. 1. 8. 원고에 대하여 한 고충심사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소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각하하며,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일(재판장) 양삼승 이정구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