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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집행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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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13. 9. 30. 선고 2013고단954,2013고단1469(병합),2013고단1727(병합) 판결
[업무상과실치사·업무상과실치상·산업안전보건법위반][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2인

검사

이수천(기소, 공판)

변 호 인

변호사 권오성 외 5인

주문

피고인 1, 5를 각 징역 1년 6월에, 피고인 2, 3, 4를 각 금고 2년에, 피고인 6, 7, 8, 9, 10을 각 금고 1년에, 피고인 11을 벌금 10,000,000원에, 피고인 12 주식회사, 피고인 13 주식회사를 각 벌금 30,00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11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피고인 1, 2, 3, 4, 5에 대하여는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피고인 6, 7, 8, 9, 10에 대하여는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11, 피고인 12 주식회사, 피고인 13 주식회사에 대하여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12 주식회사에 대한 2013. 3. 14.자 폭발사고에 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은 무죄.

범죄사실(주1)

주1) 범죄사실

■ 기초적 사실관계

1. 피고인들의 지위

가. 피고인 12 주식회사(항소심판결의 피고인 7), 피고인 13 주식회사(항소심 판결의 피고인 8)

1) 피고인 12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12 회사’라고 한다)는 석유화학 가공제품의 제조 및 판매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서, (주소 1 생략)에서 상시근로자 306명을 고용하여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High Density Poly Ethylene) 등의 합성수지를 제조하는 ○○공장을 운영하는 사업주이다.

2) 피고인 13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13 회사’라고 한다)는 (주소 2 생략)에서 제조업(철구조물 및 탱크제작)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서, 피고인 12 회사로부터 ○○공장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High Density Poly Ethylene) 공정의 중간 저장조인 사일로 4기(V-059 A~D) 하부에 맨홀을 설치하는 작업과 같은 공정의 사일로 2기(V-059 E, F) 및 최종 저장조인 블렌더 2기(V-166 C, D)를 설치하는 작업을 공사금액 13,000,000원, 793,000,000원에 각각 도급받아 상시근로자 55명을 사용하여 2013. 2. 13.부터 2013. 3. 31.까지 위 각 공사를 시공하기로 하였던 사업주이다.

나. 나머지 피고인들

1) 피고인 1(항소심판결의 피고인 1)은 피고인 12 회사 석유사업부 ○○공장의 공장장으로서 위 공장 소속 근로자들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이다.

2) 피고인 6은 피고인 12 회사 ○○공장 PE(폴리에틸렌) 생산1팀(그 소속 설비의 변경관리절차에 있어서는 변경요청팀, 안전작업허가절차에 있어서는 작업허가팀이다) 팀장으로서 평소에는 팀 운영과 관련된 전반적인 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정기보수기간 중에는 팀에서 관리하는 생산설비에 대한 작업진행 상황을 관리하고 작업허가서(작업수행부서 또는 하청업체가 위험지역 내에서 설비·기기의 점검, 정비, 교대, 배관연결, 전기·계장 등의 작업을 수행할 때에는 작업허가팀으로부터 안전작업허가를 받은 후에 작업을 수행하여야 하는데, 작업허가서에는 작업내용, 위해요소, 점검사항, 작업시간, 유의사항 등을 기재하고, 작업허가팀은 사전에 작업현장을 직접 확인하여 위해요소가 있는지 점검한 후 안전작업허가서를 발행하며, 현장에서는 안전작업허가서상의 위해요소를 작업자에게 알리고 작업자들로부터 서명을 받아 현장에 게시하여야 한다)를 최종적으로 결재하며 작업환경의 안전위해요소를 1차적으로 점검하여 제거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3) 피고인 7은 피고인 12 회사 ○○공장 PE 생산1팀 과장으로 평소 팀장의 지시를 받아 생산계획의 조율, 제품생산, 시설유지보수, 직원들의 안전, 근태 등을 관리하고, 정기보수기간 중에는 팀에서 관리하는 생산설비에 대한 작업진행 상황을 팀장에게 보고하고, 안전작업허가서의 중간 결재자로서 현장의 작업감시·감독자들이 작업현장의 안전유해요소를 점검·제거하는 업무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관리·감독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4) 피고인 2(항소심판결의 피고인 2)는 피고인 12 회사 PE 생산1팀 교대대리로서 평소 팀장 및 과장의 지시에 따라 생산, 품질, 안전, 작업사항, 환경 등을 관리하고, 정기보수기간 중에는 작업리스트를 받아 작업현장을 직접 확인하여 작업위해요소가 있는지 여부를 살핀 후 작업허가서를 기안·발행하고 현장 작업감시자를 지정하는 등의 현장관리업무를 담당한다.

5) 피고인 3(항소심판결의 피고인 3)은 피고인 12 회사 ○○공장 PE 생산1팀 주임으로서 평소 고밀도 폴리에틸렌 생산설비를 관리하고, 정기보수기간 중에는 주로 현장 작업감시자로서 작업장 내 안전위해요소를 점검하여 안전위해요소가 발생할 경우 작업을 중지시키고 팀장 등에게 보고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6) 피고인 8은 피고인 12 회사 ○○공장 공무팀(생산설비 등에 대한 변경관리절차상 변경검토팀이고, 안전작업허가절차상 작업수행팀이다) 팀장으로서 평소에는 드럼, 필터, 열교환기, 탱크, 사일로 등 공장 내 고정기기의 유지·보수·신설·변경작업에 관한 기술적인 검토를 하며, 정기보수기간 중에는 안전작업허가서 점검항목의 2차 점검책임자이다.

7) 피고인 9는 피고인 12 회사 ○○공장 공무팀 차장이자 고정기기 그룹장으로서 평소 고정기기의 보수·유지·신설·변경에 관한 기술적인 검토 등의 업무를 담당하며, 정기보수기간 중에는 작업허가서상의 점검항목을 2차로 점검하고 현장 작업감독자들이 작업현장의 안전유해요소를 점검·제거하는 업무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관리·감독한다.

8) 피고인 4(항소심판결의 피고인 4)는 피고인 12 회사 ○○공장 공무팀 기능직 대리로서 현장에서 고정기기를 보수·유지하고, 정기보수기간 중에는 주로 현장 작업감독자로서 작업현장의 안전을 확보하고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9) 피고인 10은 피고인 12 회사 ○○공장 안전환경팀장으로서 안전 및 환경 관련 인·허가업무, 법정점검에 따른 수검업무 등 대관업무, 산업재해 예방계획과 안전교육, 위험예방조치, 현장의 안전설비 관리, 안전관리를 위한 현장순찰 등을 총괄하고, 정기보수기간 중에는 현장 안전관리를 위한 안전작업계획서의 작성 및 제출, 현장 가스체크, 작업 전 위험요소 확인 및 안전조치가 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하여 위험요소 발견 시 즉시 공사중지 조치를 하고, 안전환경팀원을 현장에 상주시켜 안전순찰을 하도록 관리·감독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10) 피고인 5(항소심판결의 피고인 5)는 피고인 13 회사의 제작사업본부장이자 피고인 13 회사가 피고인 12 회사로부터 도급받은 ○○공장 내 사일로 및 맨홀설치 등의 공사현장에서 현장인력관리, 작업진행관리, 정산관리, 안전관리 등 작업현장에 대한 총괄적인 관리업무를 담당하는 현장소장으로서 위 현장에서 근무하는 피고인 13 회사 소속 근로자들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이다.

11) 피고인 11(항소심판결의 피고인 6)은 피고인 13 회사 안전팀 과장으로서 현장에서 작업 전 위험요소를 확인하고, 작업자들에 대한 안전교육을 실시하며, 작업 진행 중 발견되는 위험요소를 관리·제거하는 등의 안전관리업무를 담당한다.

2. 고밀도 폴리에틸렌의 성상 및 제조공정

고밀도 폴리에틸렌은 흰색이나 우윳빛을 띄는 미세한 입자(Pellets, 펠릿) 또는 작은 알갱이(Granules, 그래뉼) 형태의 화학제품이고, 소방법상 특수가연물인 합성수지류로서 자연발화점은 349℃이다. 고밀도 폴리에틸렌은 공기 중에 분진이 부유하면 분진폭발을 일으키고 화재 시 다량의 연기와 유독가스를 발생시키므로, 분진누출 시 강제로 환기를 시키고 점화원을 제거하여 폭발을 방지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피고인 12 회사 ○○공장에서는 에틸렌, 수소, 이소부탄, 헥센-1 등의 원료를 촉매와 함께 반응기에서 반응시켜 고밀도 폴리에틸렌 중합체(Slurry, 슬러리)를 만들고, 이를 건조시켜 미 반응 가스를 회수하고 남은 분말 형태의 폴리에틸렌 중간제품(Fluff, 플러프)을 저장조(Silo, 사일로)에 저장한 다음, 이를 압출하여 폴리에틸렌 최종제품(Pellet, 펠릿)을 만들어 저장조(Blender, 블렌더)에 보관한다.

3. 피고인 12 회사 ○○공장 내 사일로 맨홀설치작업 실시 경위

가. 2012. 6. 28. 블렌더 폭발사고

피고인 12 회사 ○○공장 고밀도 폴리에틸렌 제조공장에서는 2012. 6. 28. 블렌더 2기가 정전기 또는 금속마찰로 추정되는 원인에 의해 폭발하였고, 그 여파로 사일로 6기 중 2기의 하부가 파손되면서 내부에 있던 플러프가 쏟아져 화재가 발생하였다. 이에 피고인 12 회사는 자체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사고원인을 파악하고, 파손된 사일로 2기는 신형으로 교체설치하고, 나머지 사일로 4기에는 내부 관찰 및 청소용 맨홀(Manhole)을 설치하기로 결정하였다.

나. 2012. 8.경 사일로 맨홀설치를 위한 사일로 변경요청절차의 진행 및 도급계약

피고인 12 회사의 변경관리절차에 따른 변경요청팀인 피고인 12 회사 ○○공장 생산팀은 2012. 8.경 사일로에 맨홀을 설치하는 내용이 포함된 변경검토요청을 검토부서인 안전환경팀, 공무팀, 기술팀에 각 의뢰하고, 위 각 팀들은 사일로에 맨홀을 설치하는 작업에 대한 분야별 검토를 거쳐 이를 승인하였으며, 공장장인 피고인 1이 최종승인을 하였다.

그 후 피고인 12 회사는 2013. 1. 18. 피고인 13 회사와 사이에 공사금액을 1,300만 원으로 하여 ○○공장 내 사일로 4기에 맨홀을 설치하는 내용의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2013년 정기보수(T/A, Turn Around)계획의 수립

피고인 12 회사 ○○공장에서는 생산팀이 2013. 2. 27. 수립한 ‘PE 생산1팀 2013년 T/A 계획안’, 공무팀이 2013. 2. 28. 수립한 ‘2013 HDPE PLANT T/A 작업계획(안)’, 안전환경팀이 2013. 3. 5. 수립한 ‘2013. 3월 PE1 T/A 현장 안전보건관리계획을 기초로, 2013. 3. 8.경 사일로 맨홀 설치를 포함한 공장 전체 시설에 대하여 2013. 3. 12.부터 2013. 4. 6.까지 25일 동안 공장 가동을 정지하고 예상비용 약 70억 원, 예상외주인원 6,164명을 투입하여 맨홀설치공사를 포함한 70여개의 작업을 하는 내용의 ’2013년 정기보수계획‘을 수립하였다.

라. 사일로 측면 맨홀 설치를 위한 현장 준비작업

피고인 12 회사는 정기보수를 위해 2013. 3. 12.경부터 2013. 3. 14. 오전까지 ○○공장 폴리에틸렌 공정 일체의 가동을 중지하고, 배관을 통해 사일로 내에 질소가스를 주입하여 가연성 가스를 배출하는 퍼지(Purge)작업을 진행하였다.

마. 사고 당일 작업진행

피고인 12 회사 ○○공장 폴리에틸린 생산1팀 교대대리인 피고인 2는 2013. 3. 14.(사고발생일, 이하 같은 날이다) 08:00경 사일로 등 설치를 위한 작업허가서를 발행하여 피고인 13 회사에 교부하면서 맨홀설치작업을 허가하였고, 08:00~12:00경 피고인 13 회사는 지난 2012. 6. 28.에 파손되었던 사일로 2기를 신형 사일로로 교체하는 작업을 완료하였다.

점심식사 후 피고인 13 회사는 13:00~14:30경 나머지 사일로 4기 중 2기에 맨홀을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하였고, 15:00경 휴식시간 동안 피고인 12 회사에 맨홀설치작업이 진행 중임을 보고하였다.

이후 피고인 13 회사 소속 작업자들은 15:30~16:10경 절삭기로 사일로 2기에 맨홀을 설치할 원형의 구멍을 만들고, 구멍 주변에 맨홀을 부착할 보강판(Flange)을 가(가)용접하여 설치한 후 피고인 12 회사 직원에게 검수를 요청하였으나, 작업을 감시·감독하던 피고인 12 회사 직원들로부터 보강판의 위치를 수정할 것을 지시받고 절삭기를 이용하여 용접한 보강판을 제거하였다.

저녁식사 후 피고인 13 회사 소속 작업자들은 피고인 12 회사 소속 직원들의 지시에 따라 절삭기를 사용하여 맨홀을 설치할 구멍을 넓히고 주변 모양을 다듬는 작업을 진행하였고, 사일로 상부에서는 18:00경부터 사일로 설치를 위한 비계작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피고인 13 회사 소속 작업자들이 20:30경부터 위와 같이 피고인 12 회사 소속 직원들의 지시에 따라 용접기를 사용하여 보강판을 다시 설치하는 가용접 작업을 진행하던 중 20:51경 사일로 2기가 폭발하였다{사고 현장에는 총 6기의 사일로가 2열 3횡의 형태로 배치(1열은 왼쪽부터 V-059 A, B, C, 2열은 왼쪽부터 V-059 D, E, F)되어 있었고, 사일로 1기의 지름은 5m, 높이 약 30m, 용량은 500t이며, 비계작업은 약 27m 높이에서, 용접작업은 약 9m 높이에서 각 진행되었다. 2012. 6. 28. 블렌더 폭발사고로 파손되어 사고 당일 새로 설치된 사일로는 V-059 E, F 사일로이고, 맨홀설치작업 중 폭발이 발생한 사일로는 V-059 D 및 B이다}.

■ 범죄사실

피고인 12 회사 ○○공장에서는 위와 같이 2012. 6. 28. 발생한 블렌더 폭발사고를 계기로 2013년 정기보수기간 동안 사일로 내부 검사와 청소 등의 편의를 목적으로 사일로 옆면에 맨홀을 설치하기로 하고 준비작업을 거친 후 2013. 3. 14. 사일로에 맨홀설치작업을 진행하였다.

1. 피고인 1, 2, 3, 4, 5, 6, 7, 8, 9, 10, 11 공동의 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과실치상( 2013고단954 )

가. 피고인들의 업무상 주의의무위반

1) 피고인 1

피고인은 피고인 12 회사 ○○공장 시설의 변경관리절차와 정기보수작업계획의 최종 승인권자이자 공장 소속 직원 및 보수작업 근로자의 안전을 책임지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서, 위와 같이 정기보수기간 동안 플러프 또는 가스가 남아있을 것이 예상되는 사일로에 대하여 용접 등의 화기작업이 포함된 맨홀설치작업을 하는 경우, 변경검토과정을 거친 사일로 시설에 대한 변경검토요청을 최종 승인하는 과정에서 사일로 내부에 남은 플러프의 화재·폭발위험성이 정확히 평가된 것인지 확인하고, 정기보수계획에 사일로 내부에 존재하는 플러프를 안전하게 제거하는 조치가 포함되도록 하며, 정기보수기간 동안 ○○공장 내 70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보수작업을 진행하게 된 이상 작업현장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한 보수기간을 설정하고 적정한 안전담당 인력을 배치하여 안전하게 작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정기보수계획을 수립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사일로 맨홀설치작업 시 잔존 플러프로 인한 화재·폭발가능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위험성 평가를 기초로 한 사일로 변경검토요청을 승인하고, 사일로 내부에 존재하는 플러프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클리닝 공정을 정기보수계획의 작업내용에 포함시키도록 조치하지 않았으며, 사고 전날인 2013. 3. 13. 09:00경 생산담당이사 공소외 2로부터 질소퍼지작업 후 사고 당일부터 화기작업을 진행하겠다는 내용의 전자메일을 받아 사일로 내부의 플러프를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운 질소퍼지작업만 한 채 화기작업이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음에도 화기작업을 중지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정기보수기간 동안 안전담당인력을 충원하거나 인력상황에 맞게 보수기간 및 작업일정을 조정하지 아니한 결과 사일로 맨홀설치작업 시 작업감시자와 작업감독자가 1인당 두 개 이상의 작업장을 감시·감독하게 되어 현장 안전감시·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을 초래하였다.

2) 피고인 6

피고인은 변경관리절차상 변경요청을 담당하는 팀장이자 정기보수기간 동안 실행할 작업의 선정 및 인력 운용계획을 포함한 생산팀 정기보수계획 수립업무의 담당자, 생산1팀의 생산설비인 사일로의 맨홀설치작업에 대한 안전작업허가서의 최종결재권자 및 작업관리자로서, 사일로 맨홀설치작업 시 잔류 플러프로 인한 화재·폭발가능성에 대하여 정확하게 위험성 평가를 하고, 사일로 내부의 플러프를 완전히 제거하는 클리닝 공정 및 충분한 안전담당인력이 확보된 정기보수계획을 수립하고, 맨홀설치 등의 작업 중 발생 가능한 모든 위험을 평가하여 작업허가서가 발행되도록 하고, 작업 전 안전교육 및 가연성 가스 1차 점검과 작업허가서 발급업무의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관련 교육을 실시하며, 사일로에 충격이 가해질 경우 사일로 내부 벽면에 붙어있던 플러프가 떨어져 분진을 발생시킬 위험성이 크므로 사일로에서 용접작업 등이 이루어지는 시간에는 사일로에 충격이 가해질 수 있는 다른 작업이 실시되지 않도록 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변경관리절차에 따른 변경검토 과정에서 사일로 맨홀설치작업 시 잔존 플러프로 인한 화재·폭발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실시된 위험성 평가를 시정하지 않은 채 이를 기초로 한 변경검토요청을 결재하여 공장장 피고인 1이 이를 최종 승인하도록 하고, 정기보수계획 수립 시 사일로 내부의 플러프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클리닝 공정을 포함시키지 않았으며, 정기보수기간 동안 안전담당인력을 충원하거나 인력상황에 맞게 보수기간 및 작업일정을 조정하지 아니한 결과 사일로 맨홀설치작업 시 작업감시자와 작업감독자가 1인당 두 개 이상의 작업장을 감시·감독하게 되어 현장 안전감시·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을 초래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작업 전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았고, 사일로 내부 클리닝 작업이 완전하게 되었는지 확인하지 않고 안전작업허가서를 최종 결재하여 화기작업을 포함한 맨홀설치작업이 진행되도록 하였으며, 안전작업허가서의 작업 전 점검 항목에 대한 1차 체크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가연성 가스 체크 이행여부에 관한 감독 및 현장 작업 감시·감독자들이 제대로 근무하고 있는지에 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맨홀설치를 위한 용접 작업이 실시되는 현장 주변에서 비계설치작업 등이 동시에 진행되도록 하여 비계설치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사일로에 충격이 가해져 사일로 내부에 플러프 분진이 생성되도록 하였다 주2) .

3) 피고인 7

피고인은 사일로 맨홀설치작업의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고 변경관리요청서 및 정기보수기간 동안 실행할 작업의 선정 및 인력운용계획을 포함한 생산팀 정기보수계획을 기안하는 업무를 맡은 변경관리절차상 변경요청 담당자 및 안전작업허가서의 중간결재권자로서, 사일로 맨홀설치작업 시 잔류 플러프로 인한 화재·폭발가능성에 대하여 정확하게 위험성 평가를 하고, 사일로 내부의 플러프를 완전히 제거하는 클리닝 공정 및 충분한 안전담당인력이 확보된 정기보수계획을 수립하며, 안전작업허가서의 중간결결재권자로서, 맨홀설치 등의 작업 중 발생 가능한 모든 위험성을 평가하여 안전작업허가서가 발행되도록 하고, 작업 전 안전교육 및 가연성 가스 1차 점검과 안전작업허가서 발급업무의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관련 교육을 실시하며, 사일로에 충격이 가해질 경우 사일로 내부 벽면에 붙어있던 플러프가 떨어져 분진을 발생시킬 위험성이 크므로 사일로에서 용접작업 등이 진행되는 시간에는 사일로에 충격이 가해질 수 있는 다른 작업이 실시되지 않도록 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사일로 맨홀설치작업 시 사일로 내부의 잔존 플러프로 인한 환경오염 가능성만을 검토한 채 플러프의 화재·폭발가능성은 고려하지 않은 내용의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여 정기보수계획에 사일로 내부의 플러프를 완전하게 제거하기 위한 클리닝 공정을 포함시키지 않았으며, 정기보수기간 동안 안전담당인력을 충원하거나 인력상황에 맞게 보수기간 및 작업일정을 조정하지 아니한 결과 사일로 맨홀설치작업 시 작업감시자와 작업감독자가 1인당 두 개 이상의 작업장을 감시·감독하게 되어 현장 안전감시·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을 초래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작업 전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았고, 사일로 내부 클리닝 작업이 완전하게 되었는지 확인하지 않고 작업허가서를 중간 결재하여 화기작업을 포함한 맨홀설치작업이 진행되도록 하였으며, 안전작업허가서의 작업 전 점검 항목에 대한 1차 체크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가연성 가스 체크 이행여부에 관한 감독 및 현장 작업 감시·감독자들이 제대로 근무하고 있는지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맨홀설치를 위한 용접 작업이 실시되는 현장 주변에서 비계설치작업 등이 동시에 진행되도록 하여 비계설치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사일로에 충격이 가해져 사일로 내부에 플러프 분진이 생성되도록 하였다.

4) 피고인 2

피고인은 안전작업허가서를 기안하고 작업감시자를 관리·감독하며, 작업 관련 위험의 확인 및 필요한 안전조치와 작업준비 업무를 담당하는 자로서, 작업허가서 작성 시 작업감시자와 함께 현장을 답사하고 작업장 조건 및 작업과 관련한 위험요소를 확인하고 필요한 안전조치와 작업준비를 완료한 후 허가서를 작성하여야 하고, 화기작업이나 고소작업 등 특별안전작업이 두 종류 이상 복합되어 수행될 경우에는 각각의 작업에 대한 허가서를 발행하여야 하고, 작업 전 작업감시자에게 작업장 주변 가연성 물질의 제거, 용기, 배관 등의 내부세척 및 질소치환 등을 실시하여 가연성 물질을 제거하도록 해야 하고, 화기작업을 일과시간 외에 할 경우 작업완료시까지 작업진행상황을 확인해야 하며, 작업감시자에 대한 감독을 철저히 하여 화재나 폭발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사일로에 충격이 가해질 경우 사일로 내부 벽면에 붙어있던 플러프가 떨어져 분진을 발생시킬 위험성이 크므로 사일로에서 용접작업 등이 이루어지는 시간에는 사일로에 충격이 가해질 수 있는 다른 작업이 실시되지 않도록 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사일로 맨홀설치작업과 관련하여 작업허가서를 발행하기 전 작업감시자와 함께 현장을 답사하여 작업장 조건, 작업 관련 위험요소 및 사일로 내부 가연성 물질 잔류 여부 등을 전혀 확인하지 않은 채 안전작업허가서를 발행하고, 화기작업인 맨홀설치작업과 사일로 상단의 비계설치작업을 하나의 안전작업허가서로 발행하여 동시에 진행하도록 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작업감시자에게 사일로 내부를 세척하는 등 플러프를 제거하도록 지시하지 않았고, 작업감시자인 피고인 3에게 안전작업허가서를 전달하면서 작업 내용 등을 교육하지 않았으며, 피고인 3의 작업감시지역을 중복 지정하여 제대로 작업감시가 이루어지기 어렵게 하였고, 맨홀설치를 위한 용접 작업이 실시되는 현장 주변에서 비계설치작업 등이 동시에 진행되도록 하여 비계설치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사일로에 충격이 가해져 사일로 내부에 플러프 분진이 생성되도록 하였고, 야간에 맨홀설치작업이 진행 중임에도 작업 완료시까지 작업 진행상황을 확인하지 않았다.

5) 피고인 3

피고인은 맨홀설치작업의 작업감시자로서 작업허가서의 준비사항을 확인하고, 작업 전 위험요소의 확인·제거 등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며, 위험요소를 발견한 경우에는 작업을 중지시키고 최종허가권자에게 보고한 후 안전조치를 완료한 후 작업을 진행시켜야 하고, 작업자들에게 안전교육을 실시해야 하며, 작업허가서를 현장에 게시하고 1시간 이상 작업 중단 후 재개 시 안전조치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확인한 후 작업을 시작해야 하고, 사일로에 충격이 가해질 경우 사일로 내부 벽면에 붙어있던 플러프가 떨어져 분진을 발생시킬 위험성이 크므로 사일로에서 용접작업 등이 이루어지는 시간에는 사일로에 충격이 가해질 수 있는 다른 작업이 실시되지 않도록 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사일로 맨홀설치작업 시 사고 사일로 하부에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도의 플러프가 떨어져 사일로 하부에 약 10kg가량의 플러프가 쌓이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고 오히려 바닥이 더러워 질 것을 우려하여 사일로 하부 밸브를 잠가 사일로 하단에 플러프가 쌓이고 사일로 내부의 환기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없도록 하였으며, 작업자들에게 작업내용, 작업방법, 안전수칙 등의 내용을 교육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여 작업자들이 폭발의 위험성에 대해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작업하게 함으로써 작업감시자의 임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맨홀설치를 위한 용접 작업이 실시되는 현장 주변에서 비계설치작업 등이 동시에 진행되도록 하여 비계설치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사일로에 충격이 가해져 사일로 내부에 플러프 분진이 생성되도록 하였다 주3) .

6) 피고인 8

피고인은 변경관리절차상의 변경검토 및 안전작업허가절차상의 작업수행을 맡고 있는 공무팀장으로서, 생산팀에서 수립한 정기보수기간의 작업내용 및 기간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작업계획 및 인력운용계획 등을 포함하여 적정한 정기보수계획이 수립되도록 할 책임이 있고, 특히 사일로 맨홀설치작업의 주무부서장으로서 위 작업이 피고인 12 회사 ○○공장 설립 이래 처음 실시하는 것임을 감안하여 그 위험요소에 대한 평가를 적정히 함으로써 사일로 내부에 남아있는 플러프를 완전히 제거하는 클리닝 작업 또는 공정을 포함시키는 등 빈틈없는 작업계획을 만들도록 지시·감독해야 하며, 정기보수기간 동안 ○○공장 내 70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보수작업을 진행하게 된 이상 작업현장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한 보수기간을 설정하고 적정한 안전담당 인력을 배치하여 안전하게 작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정기보수계획을 수립하고, 작업에 필요한 특수안전공구를 확보하고, 작업 전 안전교육을 실시하며, 작업 전 점검 항목에 대한 2차 체크를 실시하고, 나아가 협력업체의 안전관리와 관련하여 유해위험기구의 반·출입 및 안전성 확인, 공사안전관리계획서검토 및 작업감독자 선임, 작업안전지침 및 절차 등의 준수여부 감독, 안전교육실시 등을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생산팀 등과 함께 피고인 12 회사 ○○공장의 2013년도 정기보수계획을 수립하면서 사일로 맨홀설치작업을 정기보수기간 내의 작업내용에 포함시켰으나 그 구체적인 작업계획을 작성하지 않았고, 나아가 사일로 맨홀설치작업에 내재하는 위험성 평가를 하지 않음으로써 사일로 내부 플러프를 완전하게 제거하기 위한 클리닝 공정은 작업과정에 포함시키지 않았으며, 정기보수기간 동안 안전담당인력을 충원하거나 인력상황에 맞게 보수기간 및 작업일정을 조정하지 아니한 결과 사일로 맨홀설치작업 시 작업감시자와 작업감독자가 1인당 두 개 이상의 작업장을 감시·감독하게 되어 현장 안전감시·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을 초래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안전작업허가서상의 점검항목을 2차로 체크하거나 공무팀 직원 및 감독자에게 이를 하도록 지시하지 않음으로써 사일로 내부의 플러프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자들이 불꽃이 발생하는 절삭기 및 용접기를 반입하여 작업을 실시하는 것을 방치하였으며, 한 사람을 수개의 작업 현장에 작업감독자로 중복 지정하여 사일로 맨홀설치 작업에 대한 작업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하였다.

7) 피고인 9

피고인은 공무팀장을 보좌하여 정기보수계획을 수립하는 업무 등의 담당자로서, 사일로 맨홀설치작업은 피고인 12 회사 ○○공장 설립 이래 처음 실시하는 것임을 감안하여 그 위험요소에 대한 평가를 적정히 함으로써 사일로 내부에 남아있는 플러프를 완전히 제거하는 클리닝 작업 또는 공정을 포함하도록 업무를 추진하여야 하고, 정기보수기간 동안 ○○공장 내 70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보수작업을 진행하게 된 이상 작업현장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한 보수기간을 설정하고 적정한 안전담당 인력을 배치하여 안전하게 작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정기보수계획을 수립하고, 작업에 필요한 특수안전공구를 확보하고, 작업 전 안전교육을 실시하며, 작업 전 점검 항목에 대한 2차 체크를 실시하고, 나아가 협력업체의 안전관리와 관련하여 유해위험기구의 반·출입 및 안전성 확인, 공사안전관리계획서검토 및 작업감독자 선임, 작업안전지침 및 절차 등의 준수여부 감독, 안전교육 등을 실시하고, 작업감독자를 관리·감독하여 작업감독을 제대로 하게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사일로 내부 플러프를 완전하게 제거하기 위한 클리닝 공정은 정기보수기간의 작업내용에 포함시키지 않았으며, 정기보수기간 동안 안전담당인력을 충원하거나 인력상황에 맞게 보수기간 및 작업일정을 조정하지 아니한 결과 사일로 맨홀설치작업 시 작업감시자와 작업감독자가 1인당 두 개 이상의 작업장을 감시·감독하게 되어 현장 안전감시·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을 초래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안전작업허가서상의 점검항목을 2차로 체크하거나 작업감독자에게 이를 하도록 지시하지 않음으로써 사일로 내부의 플러프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자들이 불꽃이 발생하는 절삭기 및 용접기를 반입하여 작업을 실시하는 것을 방치하였으며, 작업감독자인 피고인 4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아니하여 피고인 4가 작업현장을 이탈하는 것을 방치함으로써 작업감독의 공백상태를 초래하였다.

8) 피고인 4

피고인은 사일로 맨홀설치작업의 작업감독자로서 작업이 시작되기 전 미리 작업현장에 진출하여 작업장 조건 및 작업과 관련한 위험요소의 유무 및 공정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안전작업허가서 점검항목에 대한 2차 체크를 실시한 후 확인서명을 해야 하고, 작업자들을 상대로 안전교육을 실시한 후 작업이 진행되도록 해야 하며, 그 작업 진행과정에 있어서도 작업자들이 규정된 화기작업 공구 등을 이용하여 정해진 절차에 따라 안전하게 작업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위험요소 발견 시 곧바로 시정지시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등 작업현장을 전반적으로 감독하고, 사일로에 충격이 가해질 경우 사일로 내부 벽면에 붙어있던 플러프가 떨어져 분진을 발생시킬 위험성이 크므로 사일로에서 용접작업 등이 이루어지는 시간에는 사일로에 충격이 가해질 수 있는 다른 작업이 실시되지 않도록 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사일로 맨홀설치 공사와 관련하여 작업현장 조건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고, 사일로 내부에 많은 양의 플러프가 남아 있는 등 위험요소가 있었음에도 생산팀에 플러프를 제거하도록 요청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작업자들에게 작업 관련 위험요소에 대한 안전교육조차 실시하지 않아 이로 인해 작업자들이 폭발의 위험성을 전혀 예견하지 못한 채 작업을 진행하게 하였으며, 작업현장에 입회하여 안전작업허가서의 규정대로 작업을 진행하는지 감독하지 않은 채 사일로 폭발직전에 작업현장을 이탈하고, 사일로 맨홀설치작업 및 사일로 상부 비계설치작업 과정에서 발생한 충격으로 사일로 내벽에 흡착되어 있던 플러프가 밑으로 떨어져 바닥에 쌓이게 되자 피고인 3의 지시에 따라 피고인 13 회사 작업자들이 작업과정에서 계속 공기순환을 위해 열려져 있어야 할 사일로 하부 밸브를 마저 잠그는 상황을 방치시킴으로써 폭발 위험을 가중시켰고, 맨홀 설치를 위한 용접작업이 실시되는 현장 주변에서 비계설치작업 등이 동시에 진행되도록 하여 비계설치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사일로에 충격이 가해져 사일로 내부에 플러프 분진이 생성되도록 하였다.

9) 피고인 10

피고인은 산업재해 예방계획과 안전교육, 유해·위험 예방조치 등을 총괄 관리하는 안전관리자로서, 직접 안전작업허가서의 준비상황을 확인하고, 현장 안전 변수를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안전조치가 미비하거나 위험요소를 발견하였을 때에는 작업허가서의 발행을 중지하도록 하고, 작업 중 현장순찰 및 점검을 실시하거나 적정한 인원의 안전순찰자를 배치하여 이를 실시하도록 철저히 지휘·감독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맨홀설치작업 시 안전작업허가서의 준비상황을 확인하지 않았고, 현장 안전 변수를 최종적으로 확인하지도 않았으며, 사일로 맨홀설치 작업의 위험요소를 사일로 내부에 남아 있을 가연성 가스로만 파악하고 질소퍼지에 의한 가스 제거만으로 위험요소가 제거되었다고 오판하여 사일로 내부에 남아 있는 가연성 물질인 플러프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도 없이 작업을 그대로 진행하도록 하였고, 정기보수기간 동안 안전순찰을 할 안전환경팀원이 부족함에도 적정한 인원을 충원하지 않고 정기보수작업을 진행하여 안전순찰자들이 맨홀작업현장에 대한 순찰업무를 제대로 할 수 없게 하였다.

10) 피고인 5

피고인은 사일로 등 고정기기 유지·보수업무를 오랫동안 해왔으므로 사일로 내부에 가연성 물질인 플러프가 남아 있을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고, 2012. 6. 발생한 ▷▷ 폭발사고 현장에 투입되어 수리작업에 참여한 경험도 있어 화기작업이 예정된 사일로 맨홀설치작업이 매우 위험한 작업으로 사일로 내부 및 주변에서 플러프가 완전히 제거된 후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러한 경우 수급업체 안전관리책임자로 소속 작업자들이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작업을 진행하도록 하게 할 책임이 있는 피고인으로서는, 작업자들에게 플러프의 위험성을 고지하고, 작업시작 전 작업현장에 임하여 플러프가 사일로 내부에 남아 있는지 확인하거나 안전관리자에게 확인하도록 지시하여야 하고, 작업자들이 맨홀설치작업을 진행하는 중에는 가연성 물질인 플러프가 남아있는지 확인하면서 작업을 진행시켜야 하고, 작업자들이 작업 중 플러프가 남아 있는지 여부를 보고하도록 하거나 직접 작업 현장에서 플러프 잔존 여부를 확인하여, 플러프의 존재를 확인하였을 대에는 작업자들에게 작업을 중지하도록 한 다음 원청업체인 피고인 12 회사에 플러프 제거를 요청하여 플러프가 완전히 제거된 후 맨홀작업을 실시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사일로 맨홀설치 작업을 진행하면서 피고인 12 회사 소속 직원들의 작업요구에 따라 작업환경에 플러프 등 폭발요인이 있는지 면밀히 확인하거나 현장 안전관리자를 통해 확인하지 않았고, 작업자들에게 플러프의 위험성을 고지하지 않았으며, 화기작업공정 안전점검표를 작성하지 않았고, 현장대리인으로서 현장에 상주하며 작업이 안전하게 마무리되도록 하여야 함에도 작업이 끝나기도 전인 17:00경 퇴근하였다.

11) 피고인 11

피고인은 작업현장의 안전관리 담당자로서, 작업자들에게 플러프의 위험성을 고지하고, 작업시작 전 작업현장에 임하여 플러프가 사일로 내부에 남아 있는지 확인하거나 확인하도록 지시하여야 하고, 작업자들이 맨홀설치작업을 진행하는 중에는 가연성 물질인 플러프가 남아있는지 확인하면서 작업을 진행시켜야 하고, 작업자들이 작업 중 플러프가 남아 있는지 여부를 보고하도록 하거나 직접 작업 현장에서 플러프 잔존 여부를 확인하여, 플러프의 존재를 확인하였을 때에는 작업자들에게 작업을 중지하도록 한 다음 원청업체인 피고인 12 회사에 플러프 제거를 요청하여 플러프가 완전히 제거된 후 맨홀작업을 실시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작업 전 작업현장에 임하여 플러프가 사일로 내부에 남아 있는지 확인한 사실이 없고, 작업자들에게 플러프의 위험성을 고지하거나 작업자들에게 작업 중 플러프가 남아 있은 것을 확인하였을 때 이를 보고하도록 지시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사일로 하부로 플러프가 떨어지는 것을 확인하고도 작업을 중지하지 않고 그대로 작업을 진행하였다.

나. 사일로의 폭발로 인한 사망 및 상해사고의 발생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공동의 업무상 과실로, 사일로 4기에 대한 맨홀설치작업이 순차로 진행되면서 맨홀설치작업 시 진동공구에 의한 진동 및 사일로 상부의 비계설치 작업으로 인하여 사일로 1기(V-059 D)의 내부 벽면에 전체적으로 부착되어 있던 플러프 분진이 부유하며 사일로 하부에 퇴적되다가, 피고인 13 회사 작업자들이 맨홀 설치를 위한 용접작업을 하면서 발생한 용접불똥 등이 사일로 내부의 플러프에 착화되어 폭압이 발생하였고, 그로 인하여 사일로 하부 및 벽면에 있던 플러프 분진이 부유하면서 2013. 3. 14. 20:51경 위 사일로 내부에서 급격한 폭발이 발생하여, 그 폭발화염이 사일로간 마주보게 뚫린 구멍 또는 사일로들을 연결하는 배관을 통해 다른 사일로(V-059 B) 내부로 들어가 위 사일로 1기 내부에서도 급격한 폭발이 발생하였다

위와 같은 폭발로 사일로(V-059 D) 상부 27m 지점에서 비계작업을 하여 사일로(V-059 D 및 E) 간 연결통로를 만들고 있던 피고인 13 회사 소속 작업자인 피해자 공소외 3(52세), 공소외 4(41세), 공소외 5(37세), 공소외 6(41세), 공소외 7(53세), 공소외 8(37세), 공소외 9(55세), 공소외 10(47세), 공소외 11(52세), 사일로 상부 약 9m 지접에서 맨홀 용접작업을 하고 있던 피고인 13 회사 소속 작업자인 피해자 공소외 12(38세), 공소외 13(42세), 공소외 14(32세), 공소외 15(42세), 공소외 16(40세), 공소외 17(46세), 현장작업감시를 하고 있던 피고인 12 회사 소속의 피해자 피고인 3(41세) 등 총 16명의 피해자들이 폭발 화염에 노출되어 폭발로 인한 비산물에 충격되거나 바닥으로 추락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그리하여 피해자 공소외 3, 4, 6은 다발성 손상으로, 피해자 공소외 5는 다발성 흉복부 손상으로, 피해자 공소외 7은 다발성 가슴부위 손상으로, 피해자 공소외 12는 화염에 의한 전진 화재로 각각 그 자리에서 사망하였고, 피해자 공소외 15는 약 3개월간의 치료가 필요한 41%의 화염화상과 전신 3도 화상 등의 상해를, 피해자 공소외 11은 약 3개월간의 치료가 필요한 20%의 화염화상과 전신 3도 화상 등의 상해를, 피해자 공소외 8은 약 3개월간의 치료가 필요한 60%의 화염화상과 전신 3도 화상, 두개골 골절 등의 상해를(상해진단서), 피해자 공소외 17은 약 1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5, 6, 8번 흉추 골절상을, 피해자 공소외 10은 약 6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심재성 2도 및 3도 화상, 얼굴, 체간, 양측 손목 및 양측 다리 부위의 화상 등의 상해를, 피해자 공소외 9는 약 6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심재성 2도 화상, 얼굴, 체간 및 우측 팔과 양측 수부의 화상, 흡입손상(의증), 좌측 10번 늑골 골절 등의 상해를, 피해자 공소외 13은 약 6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심재성 2도 및 3도 화상, 얼굴, 양측 손목 및 다리 부위의 화상 등의 상해를, 피해자 공소외 16은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심재성 2도 화상, 얼굴, 양측 수부와 좌측 다리부위의 화상 등의 상해를, 피해자 공소외 14는 약 3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심재성 2도 화상, 얼굴, 양측 수부 및 등 부위의 화상 등의 상해를, 피해자 피고인 3은 약 6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오른쪽 얼굴 부위의 화상 등의 상해를 각각 입었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동하여 위와 같은 업무상의 과실로 피해자 공소외 3 등 6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피해자 공소외 8 등 10명에게 상해를 입게 하였다 주4) .

2. 피고인 1, 피고인 12 회사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 2013고단1469 )

사업주는 근로자가 작업장에서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는 등의 위험이 없도록 작업장 바닥 등을 안전하고 청결한 상태로 유지하는 등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정한 안전 및 보건조치를 취하여야 하고,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기구를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1은 피고인 12 회사 ○○공장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서 2013. 3. 18.부터 2013. 4. 1.까지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서 실시한 특별감독 시 폐수처리장 옥내 작업장 바닥을 안전하고 청결한 상태로 유지하지 않은 것을 포함하여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총 429건에 걸쳐 안전 및 보건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기구를 사용하였으며, 피고인 12 주식회사는 피고인의 사용인인 피고인 1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이 위반행위를 하였다.

3. 피고인 5, 피고인 13 회사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

가. 폭발사고 관련 산업안전보건법위반( 2013고단954 , 2013고단1469 )

사업주는 ① 위험물이 있어 폭발이나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 또는 그 상부에서 불꽃이나 아크를 발생하거나 고온으로 될 우려가 있는 화기·기계·기구 및 공구 등을 사용해서는 아니 되고, ② 위험물, 위험물 외의 인화성 유류 또는 인화성 고체가 있을 우려가 있는 배관·탱크 또는 드럼 등의 용기에 대하여 미리 위험물 외의 인화성 유류, 인화성 고체 또는 위험물을 제거하는 등 폭발이나 화재의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한 후가 아니면 용접·용단 그 밖에 화기를 사용하는 작업이나 불꽃을 발생시킬 위험한 작업을 시켜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5는 피고인 13 회사가 피고인 12 회사로부터 도급받은 ○○공장 내 사일로 맨홀설치작업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서 위와 같은 유해·위험예방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소속 근로자들이 내부의 인화성 고체인 플러프 분진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사일로에 야간이라 분진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 측정조차 되지 않는 상태에서 용접, 용단작업을 계속하도록 하여 위 제1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 공소외 3 등 6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피고인 13 회사는 피고인의 사용인인 피고인 5가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이 위반행위를 하였다 주5) .

나. 특별감독 관련 산업안전보건법위반( 2013고단1727 )

사업주는 근로자의 추락 등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안전난간을 설치하는 경우에는 발끝막이판이나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이 없도록 망을 설치하는 등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정한 위험예방조치를 취하여야 하고,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기구를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5는 피고인 13 주식회사 소속 근로자에 대한 실질적인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서 2013. 3. 20.부터 2013. 3. 27.까지 피고인 12 주식회사 ○○공장 및 △△공장에서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서 실시한 특별감독 시 작업발판 단부에 발끝막이판 또는 수직보호망을 설치하지 아니한 것을 포함하여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와 같이 총 53건에 걸쳐 위험예방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기구를 사용하였으며, 피고인 13 회사는 피고인의 사용인인 피고인 5가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이 위반행위를 하였다.

증거의 요지

[판시 제1 및 3의 가 범죄사실]

1. 피고인 1, 3, 4, 6, 7, 8, 9, 10의 각 법정진술, 피고인 2, 5, 11의 각 일부 법정진술

1. 피고인 3, 4, 5, 11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공소외 18, 19, 13, 20, 21, 22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1. 공소외 14, 23, 17, 16,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10, 9, 38, 39, 40, 41, 42, 43, 44, 45, 46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실황조사서

1. 각 내사보고 및 수사보고[사고현장 배관반장 공소외 16 진술에 대하여, 작업자 진술청취건, 폭발당시 생존자 공소외 16, 13, 14 진술 청취 요점, 사일로 맨홀작업에 사용된 공구 설명 및 사진자료 첨부, 사일로 분진 제거 클리닝에 대해, □□공단 내 석유화학제품 생산업체들의 사일로 분진제거 작업방법에 대해, 사일로 물세척건, ◈◈◈◈ 공소외 47 이사 진술건, 압 제1호 이메일 자료(익일 08:00부터 화기작업 예정), 피고인 12 회사 작업감시, 감독인력 부족 문제건, ♤♤화학 ○○ HDPE 공장에서 사일로 수리작업 시 사일로를 물세척한 내용 관련 자료 첨부]

1. 사체검안서, 각 사망진단서, 부검감정결과회보

1. 각 진단서

1. 사고현장 CCTV 영상출력물, 피고인 12 회사 ○○공장 변사사건 현장사진

1. 안전작업허가서

1. 작업자 현장 배치도

1. 안전작업허가절차서, PT자료, 생산팀 작업절차서, 공무팀 업무절차서, 변경관리절차서사본

1. 물질안전보건자료(고밀도 폴리에틸렌), V-059 A~D 사일로 방폭구분도

1. V-059 A~D M/H 작업에 대한 위험성 평가(K-PSR기법)사본

1. ○○ 피고인 12 회사 폭발원인 감정서(2보)

1. 화학공장의 정비·보수에 관한 안전관리지침

[판시 제2 범죄사실]

1. 피고인 1의 법정진술

1. 제조업 등 안전·보건(통합) 감독점검표

[판시 제3의 나 범죄사실]

1. 피고인 5의 법정진술

1. 공소외 20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1. 공소외 48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1. 건설업 안전, 보건 감독점검표

쟁점에 관한 판단

1. 폭발원인에 관한 판단

가. 공소사실 및 피고인들의 주장

검사는 ‘맨홀 설치 작업 시 진동공구에 의한 진동 및 사일로 상부의 비계설치 작업으로 사일로 내부 공간에 부유하면서 하부에 퇴적된 플러프 분진 또는 불완전한 퍼지작업 및 가스측정으로 확인하지 못한 잔류 가연성 가스에 맨홀설치를 위한 용접작업 시 발생된 용접불똥 등이 착화되어 폭압이 생겼고, 이로 인해 사일로 하부 및 벽면에 적체된 플러프 분진이 부유하여 사일로 내부에서 급격한 폭발이 발생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취지로 공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 1, 2, 3, 6, 10, 8, 7, 9 및 변호인은 사일로 내에 잔존하였거나 제3의 열원에 의하여 축적된 가연성 가스가 폭발하였을 가능성은 희박하고, 사일로 내부의 플러프에 용접 시 발생한 점화원이 작용하여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더라도 구체적인 사고발생의 기전(mechanism)이 명확하게 밝혀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하므로, 그에 관하여 본다.

나. 인정사실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2013. 3. 14. 20:51경 최초 폭발이 일어난 사일로(V-059 D)의 상부에서는 피고인 13 회사 작업반장인 공소외 16의 지휘 아래 상층부에서 인부 9명이 비계작업을 하던 중이었고, 사일로의 하부(2층)에서는 용접공 공소외 13이 배관공 공소외 15, 조공 공소외 14, 52와 함께 아르곤 용접기를 이용하여 절단된 구멍에 맨홀 보강판을 가용접하고 있었다.

2) 피고인 12 회사 ○○공장에서는 2013. 3. 12.경부터 이 사건 사고 당일인 2013. 3. 14. 오전까지 폴리에틸렌 공정의 가동을 중지하고 사일로를 비운 다음 그 안에 질소를 투입하는 퍼지작업을 실시하여 가연성 가스를 제거했고, 사고 당일 13:00경에는 사일로에 전기드릴 등으로 작은 구멍을 뚫고 그 사이로 가스측정기를 넣어 가스 잔류 여부를 확인한 다음 맨홀설치작업을 진행하였다.

3) 피고인 13 회사 작업자들이 맨홀설치를 위하여 구멍을 뚫을 때부터 사일로 내부에서는 플러프 분진이 떨어지는 것이 목격되었고, 사일로 안쪽을 들여다보았을 때에는 사일로의 깔때기 모양 하단부(Cone, 콘)에 손으로 쓸어 담으면 한 움큼 쥘 수 있는 분량의 분말이 남아 있었으며, 사고 당일 18:00 이후 야간작업을 시작할 무렵에는 사일로 아래의 바닥으로 10kg 부대자루 분량의 분말이 흘러나와 있어 피고인 12 회사 현장직원인 피고인 3의 지시에 따라 피고인 13 회사 작업자들이 사일로 하부 밸브를 잠근 다음 흘러나온 플러프를 치우고, 다른 일부 사일로에는 마대포대를 가져와 그 하부 입구를 묶어 놓기도 했다.

4) 피고인 13 회사 작업자들은 이 사건 사고 당일 오후에 사일로 2기에 구멍을 뚫고 맨홀 보강판을 가용접하였으나, 피고인 12 회사 공무팀 대리인 공소외 33으로부터 ‘가용접이 잘못되었으니 다시 작업하라’는 지시를 받고 보강판을 뜯어내고 그라인더로 구멍을 넓히는 절삭작업을 한 다음 20:00부터 20:30까지 휴식시간을 가졌고, 이후 공소외 13 등이 다시 가용접을 실시하였다.

5) 위와 같은 절삭작업 및 18:00경부터 사일로 상부에서 철판을 사용하여 사일로간 이동통로를 만드는 비계설치작업이 진행되면서 사일로에 상당한 진동이 발생하였고, 현장에 있던 피고인 12 회사 및 피고인 13 회사의 직원들은 그로 인하여 사일로 내부에서 플러프 분진이 떨어져 내리는 것을 목격했다. 또한 용접공 공소외 13은 이 사고 직전 가용접을 할 당시 내부는 안이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빛이 비쳐서 보이는 부분에는 뿌연 분진이 있었고, 맨홀 구멍 밖으로도 분진이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고 진술했다.

6) 맨홀 보강판을 가용접하는 과정에서 실시된 아르곤 용접(티그 용접)은 용접봉과 모재 사이에 공간방전을 일으키고 그 때 발생하는 초고온의 전기방전열을 이용하여 용가재를 녹여 용접하는 방식으로서, 직접적인 전기충격을 이용하는 통상의 아크용접에 비해 비산성 용해물이 적게 발생하기는 하나, 용접봉과 모재간의 직접접촉 또는 용가재를 통한 모재와 용접봉간의 간접접촉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상당한 양의 금속용융립이 생성되어 주변으로 다량 떨어져 나갈 수 있다. 이 사건 사고 직전에 용접공 공소외 13이 가용접을 할 때에는 용접기 토치 끝에서 불꽃이 10cm 길이로 분사되었으며, 용접봉 불꽃 내지 불똥 일부가 맨홀 뚜껑과 사일로 표면의 경계 틈 사이를 통하여 사일로 안쪽으로 지속적으로 유입되었다.

7) 이 사건 사고 당시 현장에서 비계작업을 하고 있던 피고인 13 회사 소속 비계공인 공소외 25, 28은 옆 사일로의 작업을 마치고 사고 사일로에 대한 작업을 돕기 위해 이동하던 중 사일로 옆에 설치된 파이프가 심하게 요동치는 것을 목격했고, 사고현장에서 크레인을 타고 올라가고 있던 비계공 공소외 24는 사일로 쪽에서 반짝반짝하는 불빛이 위로 올라가는 것을 보았으며, 잠시 후 ‘꽝’하는 굉음과 함께 폭발이 발생했다. 한편, 사일로에서의 최초 폭발은 용접공 공소외 13이 맨홀 구멍 주위에 보강판을 대고 4번째 접합부에 가용접을 실시한 직후에 일어났는데, 당시 맨홀 구멍으로는 화염과 함께 분진 및 가스가 ‘쉬이익’하는 소리를 내며 매우 빠른 속도로 역류하듯이 뿜어져 나왔다.

다. 폭발원인에 관한 전문가들의 감정 및 분석결과

1)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부분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부분원(이하 ‘국과수’라고 한다)은 2013. 3. 15.부터 2013. 3. 21.까지 3차에 걸친 현장조사를 통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감정의뢰회보를 경찰에 제출하였다.

가) 이 사건 사고로 폭발한 사일로(V-059 B, D)의 내부 벽면 등에 폴리에틸렌 용융물이 융착되어 있고, 폭발하지 않은 사일로(V-059 C)의 내부 벽면 등에 폴리에틸렌 분말이 다량 부착되어 있는 점 등으로 보아, 폭발이 발생되기 이전에 사일로의 내부에는 폴리에틸렌 분말이 다량 존재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나) 폭발 사일로 내부의 잔해에서 절단된 조각 등이 식별되는 점 등으로 보아 사일로 하부의 절단작업 과정에서 발생된 절단조각 등이 내부로 유입되어 폴리에틸렌 분말과 접촉하면서 축열 등의 과정에 의해 가연성 가스가 발생하여 분포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 최초 폭발 사일로(V-059 D)의 원형 절단 부분 테두리 6곳에 용접흔이 남아 있는 점 등으로 보아 용접작업의 과정에서 발생된 불씨 등으로 인해 사일로 내부에 분포된 가연성 가스에 착화하여 폭발이 발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라) 최초 폭발 사일로(V-059 D)의 내부에서 발생된 폭발로 인해 유출된 열기 및 화염에 의해 주변의 가연물이 연소되고, 그 여파로 인접한 사일로의 내부에 분포된 가연성 가스 등에 불이 붙어 인근 사일로(V-059 B) 또한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2) 대검찰청 과학수사담당관실 화재수사팀

대검찰청 과학수사담당관실 화재수사팀(이하 ‘대검 화재수사팀’이라고 한다)은 2013. 5. 16.부터 2013. 5. 17.까지 그라인더 절삭·연마 및 아르곤 용접 과정에서의 불티 비산 실험, 폴리에틸렌 분진 착화 재연 실험을 실시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폭발원인감정서를 검찰에 제출하였다.

가) 폴리에틸렌 분진이 열분해되어 인화성 가스가 생성되기 위해서는 인화점(국과수가 사고현장에서 수거하여 분석한 폴리에틸렌 분말은 590℃~670℃에서 열분해되어 가연성 가스인 탄화수소류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상의 열이 지속적으로 공급되어야 하나, 사고 사일로에서 분리된 알루미늄 판을 그라인더를 이용하여 절삭·연마한 결과 불티는 비산되지 않고 절삭칼날 접촉면의 최고온도는 71.2℃, 절단 파편의 최고온도는 38.5℃에 불과하였으며, 위 알루미늄 판에 아르곤 용접을 하는 경우 다량의 알루미늄 불티가 발생하기는 하나 알루미늄의 높은 열전도성으로로 인하여 불티의 온도는 최초 발생 시 291.1℃ 정도에서 급격하게 떨어지는 점에 비추어, 절단작업의 파편이나 아르곤 용접 시에 발생하는 알루미늄 불티가 인화성 가스를 생성하기 위한 지속적인 열을 공급하기는 어렵다.

나) 사고 발생 50시간 전에 사일로 내 블로워(바람을 불어 플루프를 압출기로 보내는 기계)의 전원이 차단된 후 퍼지 및 환기가 이루어졌고 사고 당일 잔류가스 측정 시 이상이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사일로 내부에 치환되지 않은 잔류가스에 의한 폭발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 폭발한 사일로 내부 벽면에 연소 및 용융된 폴리에틸렌 잔해물이 식별되었고, 분진이 담긴 분채를 각목으로 쳐서 분진을 촛불 위로 낙하시키는 실험을 실시한 결과 분진이 최고온도 1,200℃인 촛불에 닿아 착화, 연소하면서 압력을 생성하였으며, 같은 조건에서 분진을 부유시킨 후 전기 스파크를 가하였을 때에는 더 급격한 연소 및 강한 압력이 발생된다.

라) 아르곤 용접 시 용접기 접촉면에서 발생하는 불티의 온도는 최고 520.6℃에 달하고, 이는 분진 물질의 직접 점화원이 되기에 충분한 온도이다. 따라서 그라인더 작업 등 충격에 의해 사일로 내부 벽면에 붙어있던 분진이 떨어지면서 아르곤 용접에서 발생한 점화원에 의해 착화 및 폭압이 발생하였으며, 그로 인하여 사일로 하부 및 벽면에 적체된 분진이 부유하면서 분진의 농도가 높아져 급격한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3) ◇◇대학교 교수 공소외 49

◇◇대학교 ☆☆공학과 교수인 공소외 49는 사고 당시 CCTV 영상 및 2013. 4. 17.과 2013. 4. 26. 피고인 12 회사 ○○공장 내 사고현장에서 실시한 현장조사결과를 토대로 다음과 같이 사고원인을 분석하였다.

가) 냉각이 빠른 알루미늄의 특성상 그라인딩에 의한 열원이 착화원으로 작용하거나 폴리에틸렌 분말과 접촉함으로써 다량의 가연성 가스가 발생되어 화재·폭발이 발생하기는 어렵다.

나) 작업자들이 사일로 내부 용접을 하던 중 용접 부재인 알루미늄 봉의 일부가 용융된 것이 떨어져 사일로 하부에 있던 폴리에틸렌 분말에서 최초 화재가 발생됨과 동시에, 하부의 분말 및 내벽에 부착되어 있던 폴리에틸렌이 빠른 속도로 상부 방향으로 연소하여 화염의 전이로 생성된 가연성 가스가 순간적으로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4) 전문심리위원 공소외 50

이 법원이 전문심리위원으로 지정한 공소외 50에 대한 의견청취결과는 다음과 같다.

가) 검찰 화재감식반의 실험에서 측정된 온도에 비추어 볼 때 절삭 및 연마작업 시에 발생한 불티나 불똥 등은 고밀도 폴리에틸렌을 가열하여 인화성 가스를 발생시키기에는 매우 부족하므로, 국과수의 감정결과와 같이 위 물질에 의하여 가연성 가스가 생성된 후에 화원이 추가되어 폭발이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분진폭발농도 하한계 이상이 되려면 육안상 상당량의 부유량이 관찰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그런데 사고 발생 전까지 수회 용접을 실시하였음에도 폭발이 일어나지 않았고, 용접 당시 많은 양의 분진이 사일로 내부에 넓게 부유했다는 구체적인 증언이 없는 점에 비추어, 처음부터 부유성 분진에 직접 점화가 일어났다고 보기는 무리가 있다.

다) 사고현장 사진을 보면 사일로의 내벽면에는 최소한 수 mm 이상의 분진층이 흡착되어 있었는데, 용접 과정에서 발생한 고온의 용융립이 비산하여 수직 또는 대각선으로 떨어지면서 수십 cm 거리의 벽면에 부딪혀 벽면에 흡착된 분말층에 둘러쌓여 떨어지는 경우 그 냉각속도가 급격히 떨어져 축열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위와 같은 여건이 생성되었다고 보면, 맨홀 하단에 흡착되어 있던 분말층에 용융립이 떨어져 그 영역에서 가스의 생성을 동반한 연소가 개시되고, 다시 그 아래의 콘(Cone) 부분을 향해 연소물과 용융립이 산발적으로 떨어짐으로써 콘과 인근의 굴절부(사일로의 본체와 하부의 콘이 만나는 지점)에 있었을 분말 퇴적층을 소규모로 유동하게 만들어 재차 가스 생성과 연소를 수반한 낮은 폭연이 일어나며 팽창압력을 배가시킴과 동시에 벽면에 좀 더 큰 충격을 동반한 연소가 이어짐으로써, 벽면에 흡착되거나 바닥에 쌓였던 넓은 면적의 분말층이 동시에 유동하여 공간 속 전체의 농도 상 대규모적으로 진한 분진운을 형성하면서 연쇄적으로 폭굉(폭굉)에 버금가는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

다. 판단

1) 잔류 가스의 폭발 여부에 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12 회사에서는 사고 발생 수일 전에 사일로 내부의 플러프를 비운 다음 사고 당일 오전까지 퍼지 및 환기작업을 실시하였고, 사고 당일 오후 1:00경 맨홀설치작업을 하기에 앞서 사일로 하부에 구멍을 뚫고 가스측정을 하였으나 잔류 가스는 검출되지 않은 점, 지속적인 열원이 없는 이상 퍼지작업 등을 통하여 1차적으로 가스가 제거된 사일로 내에서 벽면과 바닥의 잔류 플러프가 자연적으로 분해되어 발생하는 가스만으로는 폭발이 가능한 가스농도에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고, 용접작업 전에 진행된 맨홀 구멍 절삭작업 시에 발생하는 절단조각이나 불티는 그 재질 및 온도 등에 비추어 가스 발생에 필요한 지속적인 열을 플러프에 전달할 수 없다는 점에 관하여 국과수를 제외한 나머지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는 점, 국과수의 감정의뢰회보에도 사일로의 절단작업 이전에 잔류 가스가 남아있었는지에 대한 확인은 불가하고 잔류 가스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상당량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추정 가능하다고 기재되어 있고, 국과수 소속으로 이 사건 사고의 현장조사 및 사고원인 감정을 담당하였던 증인 공소외 51은 용접작업 당시 다른 진동은 없다는 전제 하에 위와 같은 감정의뢰회보를 작성하였으며, 상부에서 진동을 발생시키는 작업이 같이 이루어지거나 내부로 플러프가 계속 떨어지는 상황이었다면 분진폭발의 가능성도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처음부터 사일로 내부에서 가연성 가스로 인한 폭발이 일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2) 분진폭발 여부에 관하여

용융된 용접부재나 용접불똥이 최초 착화한 지점이 사일로 바닥에 쌓여있던 플러프인지, 사일로 내벽에 붙어 있던 플러프 분말층인지, 아니면 진동으로 인하여 낙하하면서 부유하던 플러프 분진인지에 관하여는 대검 화재감식반과 ◇◇대학교 교수 공소외 49, 전문심리위원 공소외 50의 의견 사이에 차이가 있다.

위 전문가들의 의견과 그 근거들 및 일반적으로 분진폭발의 폭발한계는 분진의 화학적 성질과 조성, 입도의 크기와 분포, 입자 및 표면의 상태와 점화원의 세기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가스폭발에 비하여 그 상·하한의 폭이 상당히 넓은 편이고, 높이가 20m가 넘는 사일로 내부에서 외부의 진동으로 인하여 내부 표면에 붙어있던 플러프가 떨어지는 경우 공기와의 저항으로 인하여 비교적 천천히 흩날리며 떨어지면서 부유하다가 불이 붙었을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사고 후 피고인 12 회사에서 자체 실시한 실험 영상에 의하면 아르곤 용접작업 시 발생하는 불똥은 폴리에틸렌 물질에 직접 착화하여 불꽃과 동시에 약간의 연기 및 기류를 발생시키기도 하는 것으로 확인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사일로 내부 벽면 또는 바닥에 있던 플러프에서 최초 연소가 발생하고 부근에 있던 분말 또는 분진이 반응하면서 폭발의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최초 발화가 사일로 하부의 어느 지점에서 발생하였는지가 분명하지는 않다.

그러나 위와 같은 전문가들의 견해들도 용접작업의 비산물 및 사일로 내부의 플러프 분진으로 인하여 폭발조건이 형성되면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대체로 일치하고 있고, 여기에 위 인정사실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용접공 공소외 13이 맨홀 뚜껑을 가용접하는 작업을 할 당시 용접기에서 나온 화염 및 불똥이 뚜껑과 사일로 사이의 틈을 통하여 사일로 내부로 들어갔던 점, ② 4번째 가용접 직후에 폭발이 발생하면서 사일로 안쪽에서부터 화염과 함께 분진 및 가스가 빠른 속도로 밖으로 뿜어져 나온 점, ③ 용접 작업을 전후하여 사일로의 외벽과 상부에서는 상당한 진동을 수반하는 작업들이 진행 중이었고 그로 인하여 사일로 내벽에 붙어 있던 플러프 가루가 아래로 떨어지고 있었던 점, ④ 사고 현장 주변에 있던 인부들은 폭발 직전 사일로 내부에서 불꽃이 위로 올라가는 것과 사일로에 연결된 배관이 심하게 요동치는 것을 목격하였는바, 이는 최초 발화 시의 압력으로 사일로 내부의 플러프 분말이 부유하여 연쇄적인 폭발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발생한 진동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사고 사일로 내에 폴리에틸렌 플러프 외의 다른 물질은 없었고 용접불똥 외에 다른 점화원이 될 수 있는 화기작업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이 최초 발화지점이 다소 불분명하다고 하더라도 용접불똥이 사일로 하부에 있던 플러프에 착화하였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고, 사일로에서 진행되었거나 진행 중이던 작업들에 의한 진동으로 사일로 내부의 플러프 분진이 낙하하던 가운데 최초 착화에 의하여 발생한 폭압으로 분진의 부유농도가 더욱 높아져 급격한 폭발이 일어나게 되었다는 점에 대하여도 충분한 증명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사고의 폭발원인에 관하여는, 공소사실 중 용접불똥 등이 잔류 가연성 가스 및 부유 중인 분진에 착화하였다는 부분만을 제외하고, 판시와 같이 피고인 13 회사 작업자들의 용접작업으로 발생한 용접불똥 등이 사일로 내부에 있던 플러프에 착화하여 폭압이 발생하고 사일로 하부 및 벽면에 있던 플러프 분진이 부유하면서 급격한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사실인정을 하기로 한다.

2. 피고인 2 및 그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신규 사일로 설치작업 및 비계작업 등과는 별도로 맨홀설치작업에 대한 작업허가서를 발행하면서 맨홀 구멍을 뚫는 작업만을 허가하고 용접작업과 같은 직화작업은 금지하였으므로, 하나의 작업허가서로 맨홀설치작업과 비계작업을 동시에 하도록 한 것은 아니다.

나. 판단

1) 이 사건 사고 직후 피고인 13 회사 측에서는 사고 현장에 있던 작업허가서(작업장소란에 ‘Silo/Blender BTM', 작업내용란에 ‘신설 Silo & Blender 설치 위한 화기 고소 Crane 작업, 신설 Silo & Blender 설치 관련 비계작업’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이하 ‘작업허가서 ①’이라고 한다)를 회수하였다가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2013. 3. 19. 이를 제출하였고, 피고인은 사고 발생 다음날인 2013. 3. 15.에 사고 현장에서 발견하였다면서 경찰관에게 피고인 13 회사가 제출한 것과는 다른 작업허가서(작업장소란에 ‘Silo & Blender Area’, 작업내용란에 ‘V-059 A~D SideM/Hole 제작, Blender V-059 G~J BTM Nozzle 제작’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예방대책 및 준비사항란에는 ‘직화작업금지’라는 문구가 있다, 이하 ‘작업허가서 ②’라고 한다)을 제출한 이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위 작업허가서가 맨홀설치작업에 대하여 별도로 발행된 허가서이고, 자신은 이를 발행하면서 사일로에 대한 천공작업 후 플러프가 남아 있는지를 확인하여 제거조치를 취한 다음에야 화기작업을 하게 할 생각으로 이 사건 사고 당일에는 맨홀설치작업 중 불꽃이 발생하는 용접작업을 하는 것을 허가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2) 그러나 앞서 든 증거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작업허가서 ①을 발행하면서 피고인 13 회사에 대하여 용접작업을 포함한 맨홀설치작업과 비계작업을 동시에 허가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반면 작업허가서 ②는 그 기재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가 이 사건 사고 후에 작성된 것으로서 작업 전에 정상적으로 발행된 작업허가서라고 할 수 없다.

가) 이 사건 사고 당일 사고 사일로에서는 실제로 맨홀설치작업 중 용접작업과 비계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졌다.

피고인 13 회사에서는 이 사건 사고 당일 오후부터 맨홀을 설치할 사일로 일부에 맨홀 구멍을 뚫고 그 주위에 보강판을 가용접하는 작업을 실시했고, 18:00경부터는 사일로 상부에서 비계설치작업을 동시에 진행하였다. 그런데 현장에 있었던 피고인 12 회사의 직원 중 직화작업이 금지되었다며 용접을 제지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뿐더러, 작업감시자인 피고인 3은 구멍을 뚫었으니 용접작업을 해도 되겠냐는 피고인 13 회사 근로자들의 질문을 받고는 곧바로 이를 허락하였고, 작업감독자인 피고인 4는 저녁에 용접작업을 하는 것을 보고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으며, 공무팀 직원 공소외 33은 보강판 가용접이 잘못되었다며 이를 떼어내고 신형 사일로와 같은 모양으로 다시 붙이라고 지시하기까지 했다. 또한 피고인은 사고 당일 오후에 작업현장을 찾아와 맨홀설치 위치에 뚫은 구멍을 통하여 플러프 가루가 사일로 내에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당시 보강판 용접에 사용할 아르곤 용접기가 오전에 크레인으로 옮겨져 맨홀설치작업 현장에 놓여있던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13 회사 작업자들에게 플러프를 제거하는 조치를 먼저 취해야 한다거나 당일 용접작업을 해서는 안 된다는 지시를 전혀 내리지 않고서 야간작업을 허가했다.

나) 작업허가서 ①만을 교부받았다는 점 및 그 당시 맨홀설치작업 전부에 대한 작업허가가 있었다는 점에 관하여 피고인 13 회사 근로자들의 진술이 일치한다.

피고인 13 회사 직원인 공소외 18이 경찰 및 검찰의 수회에 걸친 조사에서 ‘이 사건 사고 전날인 2013. 3. 13. 15:00경에 피고인 5 소장을 대신하여 생산팀 사무실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여 다음날에 신규 사일로의 설치작업과 맨홀설치작업을 하겠다고 말하였는데, 피고인 6 팀장이 신규 사일로 작업을 먼저 해야 하니 맨홀설치작업은 16일에 하라고 말했다. 회의를 마친 후 16:00경에 돌아가 피고인 5에게 보고를 하니 피고인 5가 작업이 늦어지면 배관팀이 쉬게 되므로 신규 사일로를 설치한 후에 곧바로 맨홀설치작업을 할 수 있도록 피고인 4 감독관에게 요청해보자고 하여 피고인 4를 찾아가 부탁을 했고, 피고인 4는 생산팀에 한 번 더 말을 해보겠다고 하였다. 사고 당일 06:40경에 출근하여 휴게실에 있던 중 피고인 4가 작업허가서 ①을 주면서 피고인 5, 공소외 19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생산팀과 협의가 다 되었으니 작업을 하라고 말했다. 작업허가서 ①의 작업내용란에 맨홀설치작업이 기재되어 있지는 않지만 종래에 피고인 12 회사에서는 작업허가서를 발행하면서 작업내용을 세세히 기재하지는 않았고, 작업허가서 ①의 작업위치란에 하부를 의미하는 BTM이라는 기재가 있었으며, 화기작업 표시도 되어 있어 피고인 4의 말대로 맨홀설치작업도 허가가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고 당일 받은 작업허가서는 작업허가서 ① 뿐이고, 작업허가서 ②는 본 적도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피고인 13 회사 현장소장, 차장인 피고인 5와 공소외 19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내용도 동일하다. 또한 위 공소외 18, 피고인 5, 공소외 19를 비롯하여 이 사건 사고 현장에서 작업을 했던 피고인 13 회사의 근로자들 중 작업허가서 ②를 보았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다) 피고인 3과 피고인 4는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사고 당일 피고인이 전반적인 맨홀설치작업을 허가한 사실 및 작업허가서 ②가 사후에 작성된 사실을 인정했다.

현장 감시자 및 감독자인 피고인 3과 피고인 4는 경찰에서 처음에는 이 사건 사고 당일 오전에 피고인으로부터 ‘직화작업금지’ 문구가 기재된 작업허가서 ②를 받아 이를 근거로 작업을 진행하였다고 주장하였는데, 그 전달 경위 등에 관한 진술이 피고인과 일치하지 않는 점 및 작업허가서상의 점검항목 및 지시사항에 관한 조치가 현장에서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에 관하여 집중적인 추궁을 받게 되자, 피고인 4는 4회 피의자신문에서 이 사건 사고 전에 작업허가서 ②를 보지 못하였으며 작업감독자란에 있는 서명과 사인은 자신의 필체가 아니라고 하였다가 다시 이를 번복하는 등 진술이 계속 바뀌었고, 피고인 3은 작업허가서의 서명은 자신의 것이 맞지만 내용을 자세히 보지 않아 조작된 것인지는 모르겠다는 등의 애매한 태도를 보였었다.

그러다가 검찰에서 조사를 받기 시작하면서, 피고인 3은 검사에게 ‘사실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은 피고인 2씨가 구멍을 뚫는 작업만 한다는 말을 한 사실이 없습니다. 사고 당일 아침에 맨홀작업이 있다는 말만 했습니다. 작업허가서 ①에 맨홀설치작업을 허가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청회사에서 가까운 지역에서 여러 공사를 하면 그 중 대표적인 공사만 허가한다는 내용의 허가서를 발부하여 다른 공사도 하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가 바로 그런 경우였습니다. 저는 사고 당일 작업허가서 ②를 보고 작업감시자로서 결재를 한 사실이 없습니다. 작업허가서를 발행하는 피고인 2 대리가 아침에 발행할 작업허가서가 많다보니 미리 그날 예정되어 있는 작업 종류에 대해 간단하게 기재한 작업허가서를 주면서 사인을 하라고 했습니다. 제가 미리 사인한 허가서에 작업내용을 추가로 기재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사실과 다르게 진술한 점에 대해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라고 피고인이 용접 등의 화기작업을 따로 금지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맨홀설치작업을 허가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고, 피고인 4 또한 검찰 1회 피의자신문에서 ‘사실 제가 경찰 조사부터 지금까지 사실과 달리 말한 부분이 있습니다. 사실은 피고인 13 회사 공소외 18 대리의 말이 맞습니다. 작업허가서 ②로 작업이 진행된 것은 아닙니다. 저도 위 작업허가서를 사고가 난 후에 경찰서에서 수사관이 제시하여 처음 본 것입니다. 위 작업허가서상의 연장시간 작업감독자란의 서명과 사인은 제 것이 맞지만, 그 위에 있는 허가시간 작업감독자란의 서명과 사인은 제가 한 것이 아닙니다. 사고 당일 아침에 피고인 2 대리로부터 작업허가서 ①을 받아서 피고인 13 회사 공소외 18 대리에게 주었고, 공소외 18 대리가 작업자들 서명을 받아서 생산팀에 다시 가져다 주고, 작업감시자가 작업현장에 가지고 나온 작업허가서로 알고 있습니다. 위 허가서에 작업자들 서명을 받는 것까지 보았고, 당시 공소외 18 대리에게 작업허가서 뒤에 TBM 일지를 첨부하라고까지 하였습니다. 위 작업허가서가 발행된 데다, 생산팀 작업감시자도 이미 사고 당일 오후에 맨홀작업이 진행된다는 것을 알았기에 작업허가서대로 작업감시를 했던 것입니다’라고 다시 진술을 번복했다.

이어서 피고인 3과 피고인 4는 피고인과 대질조사를 받으면서도 위와 같이 작업허가서 ②가 가짜라는 입장을 그대로 유지했고, 피고인 4는 작업허가서 ②의 기재내용을 손으로 짚어가며 의심스러운 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대질조사 직후에 실시된 3회 피의자신문에서 피고인 3은 ‘이 사건 사고로 부상을 입고 구급차를 타고 후송되던 와중에 피고인 2 대리인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작업허가서를 제시하여 사인을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고, 피고인 4도 4회 피의자신문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 발생 후 작업허가서를 제시하며 서명을 요구하여 작업허가서 ②의 연장시간란에 서명 및 사인을 하게 되었고, 작업승인란의 서명 및 사인은 다른 사람이 자신의 필체를 흉내내어 기재한 것이라고 밝히면서, 그 동안 회사와 동료의 입장을 생각하여 사실대로 진술하지 못하였다고 고백을 했다.

위와 같은 피고인 4와 피고인 3의 진술번복 경위, 진술내용의 구체성과 합리성, 사고 전후 상황 및 피고인 13 회사 직원들을 비롯한 참고인들 진술과의 일치 정도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 4와 피고인 3이 검찰에서 거짓진술을 하였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라) 작업허가서 ②는 정상적인 작업허가서가 아니다.

하나의 작업에는 통상 하나의 작업번호가 부여되므로 만약 피고인이 신규 사일로 설치작업 및 비계작업과 별도로 맨홀작업허가서의 작업허가서를 발행하였다면 두 작업허가서에는 서로 다른 작업번호가 매겨져 있어야 함에도, 작업허가서 ②에는 작업허가서 ①과 동일한 작업번호가 기재되어 있고, 작업허가서 ②의 작업내용 중 ‘Blender V-059 G~J BTM Nozzle 제작’ 부분은 피고인 13 회사가 아니라 ◁◁◁◁이 도급받은 작업인데, 경찰 조사에서 이 사건 사고 당일 ◁◁◁◁은 피고인으로부터 위 작업을 포함한 ‘B-005 Line 설치 및 비계설치작업’에 대한 작업허가서를 발급받아 사일로 및 블렌더 구역에서 작업을 실시한 사실이 밝혀졌으며, 작업허가서 ②에는 현장감독자가 작업 전 점검 및 요구사항에 대한 2차 체크를 하였다는 기재가 전혀 없고, 작업자들의 확인서명도 누락되어 있다.

이와 같이 작업번호와 작업내용의 기재에 중대한 결함이 있고, 같은 날 발행된 다른 작업허가서들과 달리 작업 실시 전에 반드시 이행되었어야 할 2차 점검 및 작업자들에 대한 확인서명에 관한 기재가 전혀 없는 점에 비추어 보면, 작업허가서 ②는 작업 전에 정상적으로 발행된 것이라고 보기 힘들다.

마) 피고인은 작업허가서 ②의 제출 과정에서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했고, 그 입수 경위에 관한 진술도 신빙성이 없다.

피고인은 사고 발생 후 약 5시간이 지난 2013. 3. 15. 01:38경에 경찰에 의하여 출입이 통제된 사고 사일로 주변 계단에 서 있다가 경찰관으로부터 무슨 이유로 폴리스라인 안으로 들어왔냐는 추궁을 받고서 사일로 부근에 떨어져 있었다며 손에 들고 있던 작업허가서 ②을 제출했다.

그러나 이 사건 사고 직후 경찰인력 등이 현장에 출동하여 피고인 12 회사 및 피고인 13 회사의 근로자들과 함께 사고수습을 했고, 피고인 12 회사와 피고인 13 회사는 사고 당일 작업허가서를 확보하기 위해 각자 직원들을 동원하여 현장을 수색하였는데, 사고 사일로 주변에 떨어져 있었다는 작업허가서가 사고발생 후 5시간여가 지나 피고인이 나타날 때까지 발견되지 않았던 점에 비추어 보면, 작업허가서의 입수경위에 대한 피고인의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또한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작업허가서의 기안 및 발행담당자로서 장차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수사를 받을 것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경찰 통제구역 중에서도 가장 중심부인 사고 사일로 부근에까지 진입하여 사고현장에 보전되어 있었어야 할 작업허가서를 임의로 들고 나옴으로써 의심을 자초한 것인데, 피고인에게 작업허가서의 작성, 발행, 게시에 관한 정황을 조작하거나 은폐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지 않는 이상 피고인이 위와 같은 행위를 한 이유를 합리적으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3)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피고인 5, 11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주장의 요지

피고인들은 피고인 12 회사가 퍼지 및 청소 작업을 제대로 실시하였다고 신뢰하고 있었으므로, 위와 같은 상황 하에서는 피고인들에게 사일로 내부에 플러프가 남아 있는지를 확인하여 작업을 중단할 업무상의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피고인들로서는 작업 전에 실시한 피고인 12 회사의 가연성 가스측정 결과만 가지고는 사고발생의 위험성을 예견할 수가 없었고, 원청업체인 피고인 12 회사의 직원들이 구체적으로 작업지시를 하는 상황에서 플러프가 떨어진다는 이유만으로 하청업체인 피고인 13 회사에서 작업을 중단할 것을 기대할 수도 없었다.

나.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들은 일용직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하여 도급사업을 수행하는 피고인 13 회사의 현장책임자 및 안전관리자인 점, 피고인 13 회사에서 맨홀설치작업을 도급받으면서 작업장 내 안전에 관한 사항을 전적으로 도급사업자인 피고인 12 회사에 맡겼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도 없는 점, 이 사건 사고 당일 사일로에 맨홀설치를 위하여 구멍을 뚫은 직후부터 용접작업 시까지 사일로 내에서 가연성 물질인 플러프 가루가 떨어져 내리는 것이 관찰되었던 점, 원청업체의 지시를 따를 의무가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배려의무보다 우선한다고 볼 수 없는 점, 피고인들의 경력과 현장 경험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인들은 피고인 12 회사에서 실시한 퍼지 및 가스측정 작업의 결과를 무조건 신뢰하기에 앞서 사일로 내 화기작업을 실시하는 지역에 플러프가 남아있는지, 남아있다면 그로 인한 폭발사고 발생의 위험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하여 적절한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나아가 피고인들에게 적법행위에 대한 기대가능성 및 예견가능성이 없었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 피고인 1: 각 형법 제268조 , 제30조 (업무상과실치사의 점), 각 형법 제268조 , 제30조 (업무상과실치상의 점), 각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 제67조 제1호 , 제23조 제1항 , 제3항 (안전조치 불이행의 점), 각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 제67조 제1호 , 제24조 제1항 (보건조치 불이행의 점), 각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 제67조의2 제1호 , 제34조의4 제1항 제1호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기구 사용의 점)

· 피고인 2, 3, 4, 6, 7, 8, 9, 10, 11: 각 형법 제268조 , 제30조 (업무상과실치사의 점), 각 형법 제268조 , 제30조 (업무상과실치상의 점)

· 피고인 5: 각 형법 제268조 , 제30조 (업무상과실치사의 점), 각 형법 제268조 , 제30조 (업무상과실치상의 점),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 제66조의2 , 제23조 제1항 제2호 (안전조치 불이행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 각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 제67조 제1호 , 제23조 제1항 , 제3항 (안전조치 불이행의 점), 각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 제67조의2 제1호 , 제34조의4 제1항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기구 사용의 점)

· 피고인 12 주식회사: 각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 제67조 제1호 , 제23조 제1항 , 제3항 , 제24조 제1항 (안전조치 불이행의 점), 각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 제67조 제1호 , 제24조 제1항 (보건조치 불이행의 점), 각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 제67조의2 제1호 , 제34조의4 제1항 제1호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기구 사용의 점)

· 피고인 13 회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 제66조의2 , 제23조 제1항 제2호 (안전조치 불이행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 각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 제67조 제1호 , 제23조 제1항 , 제3항 (안전조치 불이행의 점), 각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 제67조의2 제1호 , 제34조의4 제1항 제1호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기구 사용의 점)

1. 상상적 경합

· 피고인 1, 2, 3, 4, 6, 7, 8, 9, 10, 11: 형법 제40조 , 제50조 (각 업무상과실치사죄 및 각 업무상과실치상죄 각 상호간)

· 피고인 5: 형법 제40조 , 제50조 {각 업무상과실치사죄, 각 업무상과실치상죄 및 안전조치 불이행에 따른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각 상호간, 형이 가장 무거운 위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1. 형의 선택

· 피고인 1: 업무상과실치사죄에 대하여는 금고형을,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 대하여는 각 징역형을 각 선택

· 피고인 2, 3, 4, 6, 7, 8, 9, 10: 금고형 선택

· 피고인 5: 각 징역형 선택

· 피고인 11: 벌금형 선택

1. 경합범가중

1. 노역장유치

1. 집행유예

피고인 1, 2, 3, 4, 5, 6, 7, 8, 9, 10: 형법 제62조 제1항 (아래 양형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가납명령

피고인 11, 피고인 12 회사, 피고인 13 회사: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피고인 1, 2, 3, 4, 5, 6, 7, 8, 9, 10, 11)

1. 사안의 중대성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6명의 작업자들이 사망하고 10명이 중·경상을 입었으며, 그 중 3명은 심한 화상을 입고 지금까지도 계속하여 치료를 요하는 등 피고인들의 안전조치의무위반으로 인한 피해가 매우 크고 무겁다. 비록 사고 후 피고인 12 회사에서 사망한 피해자들의 유족들에게 3억 9000만 원에서 4억 원을, 피고인 13 회사에서는 상해를 당한 대부분의 피해자들에게 2,780만 원에서 9,900만 원을 각 치료비 및 재해보상금 명목으로 지급하였으나, 피해자들이 입은 신체적, 정신적 충격과 후유증 및 그로 인한 가족들의 고통은 금전적인 보상만으로 회복될 수 없다.

2. 사고발생에 대한 책임 및 비난가능성

이 사건 사고는 고밀도 폴리에틸렌 중간제품 저장고인 사일로에 있던 인화성 물질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은 채 화기작업 및 진동발생 작업을 실시함으로써 벽면에 흡착되어 있던 분진이 떨어져 내리는 사일로에 용접작업에서 발생한 열원이 유입되어 폭발이 일어났다는 점에서, 현장 관계자들의 부주의로 인하여 산업현장의 전형적인 사고위험이 현실화된 인재(인재)라고밖에 볼 수 없다.

또한 피고인들은 피고인 12 회사 또는 피고인 13 회사의 직원으로서 ○○산업단지 내 화학공장에서 오랫동안 석유화학제품의 제조·보관 또는 그 시설의 유지·보수에 관한 업무에 종사하여 왔고, 더욱이 피고인 12 회사 ○○공장에서는 2012. 6.경에 블렌더 폭발의 여파로 파손된 사일로 2기에서 쏟아진 플러프가 발화하여 화재가 발생한 사실이 있으며, 위 화재사고에 따른 후속조치로 옆에 있던 사일로의 내부를 클리닝하는 과정에서 사일로 내벽에 다량의 플러프가 붙어 있음이 확인되는 등 플러프의 위험성 및 사일로 내 잔류가능성을 쉽게 알 수 있었다 할 것임에도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이 사건 사고를 발생시킨 점에 비추어, 피고인들의 의무위반에 대한 비난가능성도 크다 할 것이다.

3. 개별적 양형사유

가. 피고인 1

피고인은 피고인 12 회사 ○○공장의 직원 및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안전을 총괄하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인 점, 피고인은 ◎◎대학교에서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다음 피고인 12 회사의 유화분야에서만 약 30년간 근무하여 폴리에틸렌의 성질 및 화학물질 분진의 폭발위험성에 관하여 상당한 정도의 지식을 갖추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특히 공장장 부임 이후인 2012. 6.경에 발생한 ○○공장 내 블렌더 폭발사고의 처리를 처리하고 사후대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폴리에틸렌 저장시설에 대한 안전조치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던 점, 고밀도 폴리에틸렌 중간제품을 저장하는 사일로의 내부는 최종제품의 저장고인 블렌더보다도 더 불안정하고 여기에 절삭 및 용접작업을 가하면 폭발사고 발생의 위험성이 크게 높아진다는 사실은 주로 부하 직원들을 통하여 현장상황을 보고받는 피고인으로서도 쉽게 예견할 수 있었던 점, 피고인은 화재 및 폭발사고 발생을 방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조치인 사일로 내부 물청소 작업을 지시하지 않고, 2013년 정기보수기간 동안 ○○공장 전체에서 동시에 보수작업을 실시하면서 사고방지를 위한 안전인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보강하지 않음으로써 현장 안전감시·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구조적인 원인을 제공한 점에 비추어 그 죄질이 무겁다.

다만, 피고인이 초범이고 반성하고 있는 점, 이 사건 사고에 있어 피고인이 자신의 업무영역에서 이행하였어야 할 핵심적인 업무상의 주의의무는 공장 내 안전보건에 관한 총괄책임자로서 작업자들이 사일로에 화기작업을 함에 있어 화재나 폭발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일로 내부를 완전하게 청소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하였어야 한다는 것인데, 사일로 설비의 보수작업 실시를 관장하는 어느 부서에서도 피고인에게 사전에 물청소 등과 같은 플러프 분진 제거조치의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사고는 2012년의 폭발사고에 따른 안전대책의 일환으로 사일로 내부 관리작업의 안전과 편의를 높이기 위하여 하단에 맨홀을 설치하던 중 발생한 사고인 점, 피고인은 상시근로자가 306명에 이르는 ○○공장의 공장장으로서 현장관리업무의 상당부분을 직원들에게 위임할 수밖에 없고, 규모가 큰 다른 설비보수공사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공정이 단순하고 투입인원이 적은 편인 맨홀설치작업에 주의를 덜 기울이게 된 면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 당일 오전에 실시된 신규 사일로 설치작업은 직접 참관했다), 이 사건 사고는 작업현장의 위험요소가 제거되지 않았음에도 작업을 허가하고 작업감시·감독을 소홀히 한 현장관리직원들의 과실에 보다 직접적인 원인이 있다고 할 것인 점,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 후 ○○공장에 대하여 실시된 노동청의 특별감독에서 적발된 안전상의 지적사항을 모두 이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나. 피고인 2, 3, 4

피고인 2는 이 사건 사고의 발단이 된 화기작업과 비계작업 등을 허가하고 안전작업허가서를 발행한 실무자로서 작업현장의 위험요소를 1차적으로 파악해서 이를 제거할 책임이 있음에도 작업현장을 확인하지 않은 채 작업허가서를 발행하였고, 피고인 3은 현장 작업감시자로서 사일로에서 상당한 양의 플러프가 떨어지는 것을 확인하고도 작업을 중지시키지 않고 오히려 바닥 청소 등을 이유로 사일로 하부 밸브를 잠가 사일로 내부에 플러프가 축적되게 하였으며, 피고인 4는 현장 작업감독자로서 작업의 위험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생산팀에 이 사건 사고 당일 맨홀설치작업에 대한 허가를 요청하고, 사고위험이 가장 높은 용접작업 시에는 현장을 이탈하여 실질적인 작업감독을 하지 않았다. 즉, 피고인들은 작업현장의 위험요소가 제거되지 않았음에도 작업을 허가하고 작업감시감독을 소홀히 함으로써 사고 발생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현장담당 직원들로, 이 사건에서 가장 무거운 과실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2는 사고 후 본인이 가지고 있다가 경찰에 제출할 때까지 피고인 13 회사의 작업자 중 그 누구도 본 적이 없는 작업허가서의 ‘직화작업금지’ 문구를 들어 하청업체인 피고인 13 회사 측에서 작업금지지시를 어기고 무리하게 용접작업을 하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주장을 했고, 피고인 3, 4 또한 이에 동조하면서 책임을 피고인 13 회사 근로자들에게 전가하려는 태도를 보인 바 있는데, 이와 같은 피고인들의 태도로 인하여 대부분이 하청업체의 일용직 근로자인 피해자들 및 유족들이 또 다시 마음의 상처를 입고, 여론의 관심 및 수사기관의 역량이 모두 작업허가서의 사후조작여부를 둘러싼 피고인 12 회사와 피고인 13 회사 직원들 사이의 책임공방에 집중됨으로써 사고의 재발방지대책에 관한 논의는 상당기간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을 엄히 처벌할 필요가 매우 크다.

다만, 피고인들이 4개월 넘게 구속되어 있으면서 현장 확인 및 관리를 게을리한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또한 향후 산업현장에 복귀하는 경우 이 사건 사고를 교훈삼아 보다 철저한 안전관리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점, 장기간에 걸친 ○○공장 내 구조조정으로 인하여 안전관리인력이 부족하게 됨으로써 피고인들이 개개의 작업현장에 대하여 적절한 감시·감독을 하기가 어려워지게 된 측면도 없지 않은 점, 피고인 12 회사의 대리 또는 주임인 피고인들을 지휘·감독하여야 할 상급자들이 적절하게 그 권한을 행사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플러프 분진이 날리는 상태에서 그 위험성이나 안전조치의 필요성에 관하여 의문을 제기하지 않은 채 작업을 강행한 피고인 13 회사 현장관리자들의 과실 또한 사고 발생에 기여하였다고 할 것인 점, 피고인들은 재판의 최종 단계에서 뒤늦게나마 피고인 13 회사 측에 적절한 작업지시를 하거나 이를 전달하지 못함으로써 사고가 발생하게 된 점에 관하여 참회의 의사를 표시한 점, 피고인 2, 4는 초범이고, 피고인 3은 1회의 벌금전과만이 있는 점, 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가정환경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다. 피고인 5, 11

하청업체가 원청업체의 산업현장에서 구체적인 지시를 받아 생산설비에 대한 변경·보수공사를 진행하는 경우에도,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하여 작업을 하고 그로써 경제적인 이익을 얻는 하청업체로서는 당연히 원청업체의 지시를 따르기에 앞서 작업환경 및 작업방식이 근로자의 안전에 적합한지 여부를 확인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맨홀설치 및 비계작업에 투입된 작업자들의 안전을 확보하여야 할 가장 직접적인 의무를 지는 고용주 피고인 13 회사의 현장대리인 및 안전관리자로서, 사고현장의 위험 요소를 미리 조사하거나 원청업체인 피고인 12 회사에 문의를 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하거나 작업자들에게 위험성을 고지하지 않고 야간에 사일로 내에서 플러프가 떨어지는 가운데 무리하게 화기작업을 진행하였고, 그로 인하여 일용직 근로자들이 위험성을 인식하지도 못한 채 작업을 하다가 큰 사고를 당하였다는 점에서 그 책임이 무겁다.

다만, 이 사건 사고 당시 사일로 설비를 비롯한 작업현장은 주로 피고인 12 회사의 관리 하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들도 피고인 12 회사의 직원들로부터 플러프의 위험성에 대한 구체적인 고지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가스측정결과 이상이 없으니 작업을 해도 된다는 지시를 받고 화기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5는 초범이고 이 사건 사고로 상당한 기간 구속되어 있었던 점, 피고인 11은 현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위험운전치사상)죄 등으로 인한 집행유예기간 중에 있는 점 및 다른 피고인들에 대한 양형과의 형평, 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가정환경,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라. 피고인 6, 7, 8, 9, 10

피고인들이 피고인 12 회사 ○○공장 내 중간관리자의 지위에 있으면서 플러프 분진의 위험성을 인식하여 공장장에게 보고하거나 적절한 안전대책을 수립하지 못하고 현장관리를 담당하는 직원들을 제대로 지휘·감독하지 못한 데에 따른 책임이 가볍지 않다. 다만, 피고인들이 반성하고 있는 점, 실제로 작업허가서를 발행하고 작업현장을 감시·감독하는 업무는 생산팀과 공무팀의 대리 및 주임들에게 맡겨져 있었던 점, 공장 내 인력 부족으로 인하여 피고인들의 노력만으로는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기 어려운 사정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6, 8, 9는 초범이고 피고인 7, 10은 1~2회의 벌금전과만 있는 점, 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가정환경,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부분(피고인 1, 12 주식회사에 대한 2013. 3. 14.자 폭발사고 관련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

1. 공소사실

사업주는 ① 인화성 액체의 증기, 인화성 가스 또는 인화성 고체가 존재하여 폭발이나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서 해당 증기·가스 또는 분진에 의한 폭발 또는 화재를 예방하기 위하여 통풍·환기 및 분진 제거 등의 조치를 하여야 하고, ② 위험물이 있어 폭발이나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 또는 그 상부에서 불꽃이나 아크를 발생하거나 고온으로 될 우려가 있는 화기·기계·기구 및 공구 등을 사용해서는 아니 되고, ③ 위험물, 위험물 외의 인화성 유류 또는 인화성 고체가 있을 우려가 있는 배관·탱크 또는 드럼 등의 용기에 대하여 미리 위험물 외의 인화성 유류, 인화성 고체 또는 위험물을 제거하는 등 폭발이나 화재의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한 후가 아니면 용접·용단 그 밖에 화기를 사용하는 작업이나 불꽃을 발생시킬 위험한 작업을 시켜서는 아니 되고, ④ 인화성 고체를 제조·사용하는 장소에 대하여 가스폭발 위험장소 또는 분진폭발 위험장소로 설정하여 관리하는 경우에 가스폭발 위험장소 또는 분진폭발 위험장소에서 전기기계·기구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산업표준화법에 따른 한국산업표준에서 정하는 기준으로 그 증기, 가스 또는 분진에 대하여 적합한 방폭성능을 가진 방폭구조 전기기계·기구를 선정하여 사용하여야 하며, ⑤ 화재 또는 폭발의 위험이 있는 장소에 화기의 사용을 금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1은 사업주인 피고인 12 회사 ○○공장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서 2013. 피고인 12 회사 ○○공장 정기보수계획 수립 및 2013. 3. 14. 실시된 맨홀설치작업 과정에서 위와 같은 유해·위험예방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소속 근로자들이 내부의 인화성 고체인 플러프 분진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사일로에 피고인 13 회사 작업자들이 불꽃이 발생할 수 있는 기구를 사용하여 작업을 하는 것을 감시·감독하도록 하고, 피고인 12 회사는 그 사용인인 피고인 1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은 위반행위를 하였다.

나. 판단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 , 제23조 제1항 의 위반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소속 근로자들에게 위 법 제23조 제1항 각 호 에서 정한 안전상의 위험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였을 때에 성립하는 것이므로, 사업주가 그 소속 근로자들로 하여금 직접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한 것이 아니라 위 작업을 도급을 준 다음 하청업체에서 수행하는 작업을 감시·감독하도록 한 데에 불과한 경우에는 사업주에게 위 근로자들에 대하여 위 조항의 안전조치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하청업체의 작업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여 원청업체의 근로자들이 인명피해를 입었다면 원청업체의 대표자 또는 사용인 중 하청업체의 작업에 대한 지휘·감독상의 과실이 있는 자를 형법에서 정한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처벌하면 될 것이다).

검사는 피고인 12 회사 및 그 사용인인 피고인 1이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피고인 12 회사 소속 근로자들에게 사일로에 맨홀을 설치하는 작업을 감시·감독하게 하였다고 기소를 했고, 기록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사고 당일 피고인 3을 비롯한 피고인 12 회사의 직원들은 맨홀설치작업에 앞서 사일로 내부의 가스체크를 하거나 가용접 상태를 검수하는 등의 감시·감독 업무만을 담당하였으며, 용접작업을 비롯하여 인화성 물질 등에 의한 화재 및 폭발의 위험이 있는 작업은 하청업체인 피고인 13 회사의 근로자들이 수행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이 피고인 12 회사 소속 근로자들이 산업재해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직접 수행하지 않고 하청업체의 작업자들을 감시·감독하는 데에 그쳤다면, 피고인들에게 위 근로자들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1항 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는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피고인 12 회사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 1에 대하여도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상상적 경합관계로서 일죄의 관계에 있는 판시 각 업무상과실치사 및 각 업무상과실치상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별지 생략]

판사 이대로

주1) 피고인들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줄 염려가 없는 한도에서 오기를 바로잡고 공소사실을 다듬어 범죄사실을 인정한다.

주2) 검사는 위와 같은 업무상 주의의무위반 외에도 피고인이 2013. 2. 중순경 공무팀 작업감독자인 피고인 4로부터 맨홀설치작업 시 사일로 내부 물세척의 필요성을 전해 듣고도 이를 무시하였다고 기소하였으나,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경찰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 4로부터 사일로 물세척을 건의받은 사실이 없다고 일관되게 부인을 하였고, 피고인 4 또한 이 법정에서 사실은 피고인에게 그와 같은 말을 한 적이 없음에도 경찰 및 검찰에서는 처벌이 두려워 자신의 책임을 면해보고자 거짓말을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수사기관에서의 피고인 4의 진술 외에 다른 증거는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로 인정하지 않는다.

주3) 검사는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 당일 13:00경 이후로는 작업 중인 사일로에 대하여 가스측정을 실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업무상 주의의무위반에 포함시켜 공소를 제기하였으나, 아래 ‘쟁점에 관한 판단’ 중 ‘폭발원인에 관한 판단’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일로 내부의 잔류 가스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의 과실로 인정하지 않는다.

주4) 다만, 피고인 3이 피해자인 업무상과실치상의 점은 위 피고인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의 공동범행으로 인정한다.

주5) 검사는 피고인들이 위와 같은 위험예방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외에, 사업주는 화재 또는 폭발의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화기의 사용을 금지하여야 하고, 폭발이나 화재에 의한 산업재해 발생의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즉시 작업을 중지시키고 근로자를 안전한 장소로 대피시켜야 함에도, 피고인들은 이를 이행하지 않아 근로자들을 사망하게 하였다고도 기소를 했다. 그러나 산업안전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242조가 화재 등 위험장소에서 화기의 사용을 금지하도록 한 취지는 사고발생을 방지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강구해야 할 구체적인 조치를 정한 것이 아니라 사업주의 일반적인 주의의무를 선언한 것에 불과하므로, 위와 같이 피고인들이 폭발위험물질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고 화기작업을 하게 한 사실이 유죄로 인정되는 이상 화기의 사용을 금지하지 않았다는 것이 별도의 의무위반이 되는 것은 아니고,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인 5 등이 사일로 내부에서 떨어지는 플러프의 위험성을 간과한 채 작업지시를 하여 용접작업이 진행되던 중에 작업자들이 미처 피할 틈도 없이 급격한 폭발이 일어난 것이므로, 사고 전에 폭발의 급박한 위험이나 징후가 보였다거나 피고인 5가 이를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들의 위험예방조치의무위반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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