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제2조의 '국내에 널리 인식된 상표·상호'의 의미
[2] 주지성을 획득한 상품표지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표지를 사용하여 상품을 생산·판매하는 경우, 그 상품이 주지성을 획득한 상품표지의 상품과 다른 상품이라 하더라도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제2조 제1호 소정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되는지 여부(적극)
[3] 상표권의 등록이 자신의 상품을 타인의 상품과 식별시킬 목적이 아니고 국내에서 널리 인식되어 사용되고 있는 타인의 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사용하여 타인의 상품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여 이익을 얻을 목적인 경우,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제15조의 적용 여부(소극)
판결요지
[1]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의 '국내에 널리 인식된 상표·상호'라 함은 국내 전역에 걸쳐 모든 사람들에게 주지되어 있음을 요하는 것이 아니고 국내의 일정한 지역적 범위 안에서 거래자 또는 수요자들 사이에 알려진 정도로써 족하다.
[2] 주지성을 획득한 상품표지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표지를 사용하여 상품을 생산·판매하는 경우 비록 그 상품이 주지성을 획득한 상품표지의 상품과 다른 상품이라 하더라도, 한 기업이 여러 가지 이질적인 산업분야에 걸쳐 여러 가지 다른 상품을 생산·판매하는 것이 일반화된 현대의 산업구조에 비추어 일반 수요자들로서는 그 상품의 용도 및 판매거래의 상황 등에 따라 당해 상품표지의 소유자나 그와 특수관계에 있는 자에 의하여 그 상품이 생산·판매되는 것으로 인식하여 상품의 출처에 혼동을 일으킬 수가 있으므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소정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
[3]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는 상표법 등 다른 법률에 부정경쟁방지법과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하고 다른 법률의 규정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상표권의 등록이 자기의 상품을 타인의 상품과 식별시킬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고 국내에서 널리 인식되어 사용되고 있는 타인의 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여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타인의 상품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여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형식상 상표권을 취득하는 것이라면 그 상표의 등록출원 자체가 부정경쟁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가사 권리행사의 외형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이는 상표법을 악용하거나 남용한 것이 되어 상표법에 의한 적법한 권리의 행사라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할 것이다.
원고,피상고인
주식회사 산리오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정수 외 5인)
피고,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진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박성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 2점에 관하여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2001. 2. 3. 법률 제64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의 '국내에 널리 인식된 상표·상호'라 함은 국내 전역에 걸쳐 모든 사람들에게 주지되어 있음을 요하는 것이 아니고 국내의 일정한 지역적 범위 안에서 거래자 또는 수요자들 사이에 알려진 정도로써 족하다 (대법원 1995. 7. 14. 선고 94도399 판결, 1996. 5. 13.자 96마217 결정 등 참조). 그리고 주지성을 획득한 상품표지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표지를 사용하여 상품을 생산·판매하는 경우 비록 그 상품이 주지성을 획득한 상품표지의 상품과 다른 상품이라 하더라도, 한 기업이 여러 가지 이질적인 산업분야에 걸쳐 여러 가지 다른 상품을 생산·판매하는 것이 일반화된 현대의 산업구조에 비추어 일반 수요자들로서는 그 상품의 용도 및 판매거래의 상황 등에 따라 당해 상품표지의 소유자나 그와 특수관계에 있는 자에 의하여 그 상품이 생산·판매되는 것으로 인식하여 상품의 출처에 혼동을 일으킬 수가 있으므로 위 법조 소정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대법원 2000. 5. 12. 선고 98다49142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위와 같은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 사실과 같은 이 사건 캐릭터의 개발과정과 국내에서의 사용기간, 그 상품표지가 부착된 상품의 종류와 판매실적 및 국내 취급점 현황, 이 사건 캐릭터의 국내 이용계약자들의 상품 광고의 정도 및 이 사건 캐릭터의 국제적인 지명도 등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이 소외인의 상표가 출원될 당시 이미 이 사건 캐릭터는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주지의 상품표지가 되었으며, 적어도 원심 변론종결시에는 국내외적으로 저명한 상품표지가 되었다고 한 다음, 그렇다면 피고가 이 사건 캐릭터와 유사한 원심판결 별지 제1도면 기재 도안을 부착한 물건을 제조·판매하는 행위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피고 또는 피고의 상품이 이 사건 캐릭터의 상품화 사업을 영위하는 원고와 일정한 영업상의 관계에 있다는 인상을 줌으로써 출처에 대한 오인·혼동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 및 (나)목 소정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심리미진, 상품표지의 주지성, 상품 주체의 오인·혼동행위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2. 제3점에 대하여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는 상표법 등 다른 법률에 부정경쟁방지법과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하고 다른 법률의 규정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상표권의 등록이 자기의 상품을 타인의 상품과 식별시킬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고 국내에서 널리 인식되어 사용되고 있는 타인의 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여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타인의 상품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여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형식상 상표권을 취득하는 것이라면 그 상표의 등록출원 자체가 부정경쟁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가사 권리행사의 외형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이는 상표법을 악용하거나 남용한 것이 되어 상표법에 의한 적법한 권리의 행사라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3. 1. 19. 선고 92도2054 판결, 1995. 11. 7. 선고 94도3287 판결, 2000. 5. 12. 선고 98다49142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 사실에 터잡아 1982. 4. 3. 소외인의 상표등록출원 당시 원고의 이 사건 캐릭터가 상품표지로서 주지성을 획득하였고 소외인의 상표등록출원은 아직 원고의 상표등록 사실이 폭넓게 알려지지 않은 것을 기화로 널리 알려진 이 사건 캐릭터의 이미지와 고객흡인력에 무상으로 편승하여 자신의 상품판매를 촉진할 의도에서 행하여진 것이므로 피고가 사용하는 상표가 등록상표라고 하더라도 그 사용은 상표권의 남용으로서 상표권자로서 보호받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바, 이는 위에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상표권의 남용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