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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1. 9. 14. 선고 99도691 판결
[부정경쟁방지법위반][공2001.11.1.(141),2287]
판시사항

[1] 상품의 포장용기가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 소정의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표지)'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

[2]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 소정의 '상품표지로서 주지성 취득 여부'의 판단 기준

[3] 등록상표인 "보디가드"나 "제임스딘"이 표시된 상품포장용기가 상품표지로서의 주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그와 유사한 상품포장용기를 사용한 상품을 제조·판매한 행위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일반적으로 상품의 포장용기는 상품의 출처를 표시하는 기능을 가진 것은 아니고, 다만 어떤 포장용기에 표시된 문양, 색상 또는 도안 등이 상품에 독특한 개성을 부여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그것이 장기간 계속적, 독점적, 배타적으로 사용되거나 지속적인 선전광고 등에 의하여 그 색상, 도안 등이 갖는 차별적 특징이 거래자 또는 수요자에게 특정한 품질을 가지는 특정 출처의 상품임을 연상시킬 정도로 현저하게 개별화되고 우월적 지위를 획득할 정도에 이른 경우에만 비로소 구 부정경쟁방지법(1998. 12. 31. 법률 제5621호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 (가)목에서 정하는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표지)'에 해당된다.

[2] 구 부정경쟁방지법(1998. 12. 31. 법률 제5621호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 (가)목에서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가 국내에 널리 인식되었는지 여부는 그 사용기간, 방법, 태양, 사용량, 거래범위 등과 상품거래의 실정 및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널리 알려졌느냐의 여부가 일응의 기준이 된다.

[3] 등록상표인 "보디가드"나 "제임스딘"이 표시된 상품포장용기가 장기간 계속적, 독점적, 배타적으로 사용되거나 지속적인 선전광고 등에 의하여 국내에서 일반 수요자들에게 특정한 품질을 가지는 특정 출처의 상품임을 연상시킬 정도로 개별화되고 우월적 지위를 획득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어 상품표지로서의 주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비록 상품이 동일하고 고객층이 중복되는 등 경업·경합관계에 있고, 또 피고인에게 부정경쟁의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그와 유사한 상품포장용기를 사용한 상품을 제조·판매한 행위가 피해회사의 상품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는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및 검사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전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주식회사 좋은사람들(이하 '피해회사'라 한다)에서 제조, 판매하는 '보디가드', '제임스딘'의 상품포장용기에 관한 부정경쟁방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피해회사는 다년간 막대한 광고비를 투자하여 피해회사의 내의제품을 광고, 선전하는 한편, 그 내의제품의 포장용기로서 '보디가드', '제임스딘'의 상품포장용기를 도안, 제작하여 다년간 위 상품포장용기로 포장된 피해회사의 내의제품이 전국 각지의 매장에서 소비자들에게 막대한 양이 판매되어 왔으며, 피해회사의 위 상품포장용기의 도안에 관하여 상품포장에 관한 기사를 취급하는 잡지인 포장세계 76호에 게재하기도 하였으므로 위 상품포장용기 또한 국내에 널리 인식된 주지성이 있다 할 것이고, 피고인은 그 남편의 형제들이 종전에 피해회사로부터 하도급을 받아 제품을 납품하다가 거래중단 조치를 당한 적이 있었고, 통상 내의제품 포장용기의 경우 피해회사의 위 상품포장용기와 동일한 도안을 선택할 여지가 거의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위 상품포장용기와 비슷한 상품포장용기를 사용하였는바, 피고인의 상품포장용기 상단에 사용된 'JAMES CLUB'이라는 상표와 'JC'라는 글자 자체는 피해회사의 이 사건 상품포장용기에 사용된 그것과 다르다고 하겠으나, 그 상품포장용기의 바탕표지의 색상, 바탕 도안, 글자의 크기, 배열, 색상 및 그 농도, 중앙에 부착된 사진의 크기, 색상, 촬영된 신체부위 및 각도, 상단 및 하단 도안의 모양, 크기, 색상, 글자의 크기, 자획의 모양, 글자의 수, 자간간격 등이 피해회사의 그것과 거의 동일한 관계로, 위와 같은 상표 내지 글자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위 상품포장용기의 도안구성 전체의 결합이 주는 외관, 관념과 시각적 심미감은 피해회사의 상품포장용기와 매우 유사하여 혼동을 초래할 위험성이 매우 높다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사실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회사의 위 상품포장용기와 유사한 포장용기를 사용하여 소비자에게 혼동을 일으켜 부정경쟁행위를 하려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하여,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를 구 부정경쟁방지법(1998. 12. 31. 법률 제5621호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위반죄로 처벌하였다.

나. 일반적으로 상품의 포장용기는 상품의 출처를 표시하는 기능을 가진 것은 아니고, 다만 어떤 포장용기에 표시된 문양, 색상 또는 도안 등이 상품에 독특한 개성을 부여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그것이 장기간 계속적, 독점적, 배타적으로 사용되거나 지속적인 선전광고 등에 의하여 그 색상, 도안 등이 갖는 차별적 특징이 거래자 또는 수요자에게 특정한 품질을 가지는 특정 출처의 상품임을 연상시킬 정도로 현저하게 개별화되고 우월적 지위를 획득할 정도에 이른 경우에만 비로소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에서 정하는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표지)'에 해당된다 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1. 2. 23. 선고 98다63674 판결, 2001. 4. 10. 선고 98도2250 판결 등 참조).

또한, 같은 규정에서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이하 '상품표지'라 한다)가 국내에 널리 인식되었는지 여부는 그 사용기간, 방법, 태양, 사용량, 거래범위 등과 상품거래의 실정 및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널리 알려졌느냐의 여부가 일응의 기준이 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7. 2. 5.자 96마364 결정, 1998. 7. 10. 선고 97다41370 판결 등 참조).

다. 우선 이 부분 공소사실에서 피고인이 부정경쟁행위를 하였다는 피해회사의 상품포장용기는, 피해회사의 등록상표인 '보디가드'(그 영문약자인 'BG'), '제임스딘'을 포함하여 그 상품포장용기에 표시되어 있는 문자, 바탕색상, 모델 사진, 도안 등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고, 원심도 이를 전제로 하여 위와 같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피해회사의 등록상표인 '보디가드'(그 영문약자인 'BG')나 '제임스딘'이 내의제품에 관하여 국내에 널리 인식되어 있다는 점은 인정된다고 하겠으나, 나아가 이들 상표 부분을 포함하여 그 상품포장용기에 표시되어 있는 문자, 바탕색상, 모델 사진, 도안 등 전체가 피해회사의 상품표지로서 국내에 널리 인식되었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이 점을 인정하기 위하여 내세운 증거들 즉, 공소외 서종각의 제1심, 검찰 및 경찰에서의 각 진술, 수사기록에 편철된 방송광고내역서, 광고비지출내역서, 채수삼 작성의 확인서 사본, 광고사진 및 신문공고사진의 사본 등에 의해서는 단지 피해회사의 등록상표인 '보디가드'나 '제임스딘' 등으로 알려진 피해회사의 제품 전체에 대한 판매량, 텔레비전, 신문잡지 등의 광고기간 및 광고량, 전국의 점포수, 그리고 위 등록상표들 및 피해회사에 대한 인지도 등을 알 수 있을 뿐이고, 피해회사의 제품의 일부를 포장하는 위 상품포장용기에 대하여 그 사용기간이나 방법, 사용량, 매상액, 선전광고의 실태, 영업의 규모 기타 거래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으며, 달리 위 상품포장용기가 장기간 계속적, 독점적, 배타적으로 사용되거나 지속적인 선전광고 등에 의하여 국내에서 일반 수요자들에게 특정한 품질을 가지는 특정 출처의 상품임을 연상시킬 정도로 개별화되고 우월적 지위를 획득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할 만한 뚜렷한 자료가 없으므로, 등록상표인 '보디가드'나 '제임스딘'이 아닌, 이들 상표가 표시된 상품포장용기가 피해회사의 상품표지로서 국내에 널리 인식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비록 상품이 내의제품으로서 동일하고 고객층이 중복되는 등 경업·경합관계에 있고, 또 피고인에게 부정경쟁의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그러한 상품포장용기를 사용한 상품을 제조·판매한 행위가 피해회사의 상품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는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해회사의 위 상품포장용기가 주지성을 취득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증거들을 제대로 살피지 아니한 채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만으로 그 주지성이 있다고 인정한 다음 피해회사의 위 상품포장용기와 피고인 사용의 상품포장용기는 매우 유사하여 혼동을 초래할 위험성이 매우 높으므로 피고인의 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에 위반된다고 단정하고 만 것은,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 소정의 상품표지의 주지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검사의 상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회사에서 제조, 판매하는 '돈앤돈스'의 상품포장용기에 관한 부정경쟁방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피해회사의 '돈앤돈스'의 상품포장용기와 피고인의 상품포장용기는, 중앙에 부착된 사진의 크기, 영문으로 된 'DON & DONS'와 'JAMES CLUB'이라는 글자의 배치 등 일부 비슷한 점이 있으나, 위 'DON & DONS'와 'JAMES CLUB'이라는 글자는 확연히 구분되고, 위 상품포장용기의 도안구성 전체적 결합이 주는 외관이 수요자로 하여금 혼동을 가져올 만큼의 유사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피고인이 피해회사의 위 상품포장용기와 유사한 포장용기를 사용하여 소비자에게 혼동을 일으켜 부정경쟁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 하여 이를 무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기록상 피해회사의 위 '돈앤돈스'의 상품포장용기 또한,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 소정의 상품표지로서의 주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검사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에 대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이용우 강신욱(주심) 이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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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전주지방법원 1999.1.22.선고 98노1155